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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뱅톱랭킹포인트로 살펴본 2021 KBO리그 포지션 MVP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파란만장했던 2021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이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확산과 도쿄올림픽 부진으로 쉽지 않은 시즌이었지만 그럼에도 선수들은 각자 위치에서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프로야구에서 각 포지션 별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상으로는 골든글러브가 있다. 골든글러브는 야구 기자단과 방송 관계자들의 투표에 의해 수상자가 결정된다. 객관적인 지표 외 인기나 이름값 등 주관적인 요소도 개입된다는 약점이 뒤따른다. 포스트시즌까지 모두 종료된 뒤 뒤늦게 시상식이 열리는 만큼 다소 맥이 빠진다는 지적도 있다.그래서 객관적인 지표를 활용한 2021시즌 각 포지션의 최고 플레이어를 미리 선정해본다. 그 기준은 웰컴저축은행 웰뱅톱랭킹 포인트다. 2017년부터 시작된 웰뱅톱랭킹은 프로야구 선수들의 활약상을 평가하는 신개념 시스템이다. 매 경기마다 플레이별 점수에 경기 중 상황 중요도에 따른 가산점과 승리기여도를 합산해 타자와 투수의 기록 랭킹을 매기는 독특한 방식이다.웰컴저축은행 웰뱅톱랭킹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숫자를 넘어 선수가 얼마나 팀 승리에 기여했고 실질적인 활약을 펼쳤는지 알 수 있다. 웰뱅톱랭킹 포인트를 통해 확인한 각 포지션의 최고 선수를 확인해본다.△선발투수 : 아리엘 미란다(두산) “KBO리그 역사 새로 쓴 역대급 ‘닥터K’”최근 프로야구는 두산 출신 외국인선수들의 천하였다. 더스틴 니퍼트, 조쉬 린드블럼, 라울 알칸타라, 크리스 플렉센 등이 KBO리그를 지배했다. 하지만 아리엘 미란다는 한 발 더 앞선다. 아예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바꿨다.미란다는 이번 시즌 탈삼진 225개를 잡아 고 최동원 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이 롯데 자이언츠 선수 시절 세운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1984년 223개)을 37년 만에 갈아치웠다. 9이닝 평균 탈삼진 개수가 11.7개에 이른다. 2012년 210개로 탈삼진왕을 차지했던 당시 한화 소속 류현진의 10.35개보다 1 이상 많다.탈삼진뿐만 아니라 모든 지표에서도 미란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투구내용에 비해 승운이 따르지 않은 편이지만 투구 내용면에서 가장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톱랭킹 포인트에서 3위인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1492.51점)에 410점 이상 앞서 있다.미란다는 처음 한국에 올 때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메이저리그에서 3시즌 동안 활약했지만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일본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쳐 지난해는 대만프로야구에서 뛰었다. KBO리그에 온 뒤에도 시즌 초반 도망가는 투구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적응기를 거친 뒤 전혀 다른 투수가 됐고 KBO리그를 평정했다.△구원투수 : 오승환(삼성) “40대에도 흔들리지 않는 영원한 돌부처”‘돌부처’ 오승환(39)은 나이를 먹어도 건재했다. 2012년 이후 9년 만의 구원왕 등극을 이뤘다. 그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세 시즌 연속 구원왕을 차지했고 2011년과 2012년에도 가장 많은 세이브를 수확했다.10월 13일 광주 KIA전에선 최고령 단일시즌 40세이브를 달성하기도 했다. 1982년생으로 한국나이 마흔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오승환이 일본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를 거쳐 지난 시즌 중반 복귀했을 때만해도 구위 저하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올 당시 모습은 확실히 예전 강력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나이를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변화로 받아들여졌다.하지만 오승환은 2021시즌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투수가 나이를 먹게 되면 구속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오승환은 세월을 거슬러 올라갔다. 150km를 웃도는 강속구를 뿜어냈다. 올 시즌 직구 평균구속이 145.7km에 이른다. 얼마나 철저히 몸관리를 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톱랭킹 포인트에서도 오승환은 단연 돋보인다. 투수 순위 10위 안에 든 선수 가운데 유일한 구원투수다. 겨우 62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세이브나 평균자책점 등의 수치가 워낙 월등하다 보니 쟁쟁한 선발투수들을 제치고 4위에 랭크됐다.△포수 : 양의지(NC) “독보적 타자 1위…최초 포수 MVP 나올까”KBO리그 최고 타자 양의지의 존재감은 2021년에도 식지 않았다. 양의지는 가장 체력적인 부담이 큰 포수 포지션을 맡으면서도 방망이를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타자로 자리매김했다.양의지는 이번 시즌 타점 1위(111점), 장타율 1위(.581), 출루율 4위(.414), 홈런 5위(30개), 타율 공동 5위(.325) 등 각종 공격 부문을 지배했다. 올해 4월 29일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선 KBO 리그 역사상 최초로 포수 사이클링히트도 기록했다.톱랭킹포인트에서도 양의지는 독보적인 타자 1위다. 1998.81점으로 2위 강백호(KT. 1788.13점)에 210점이나 앞서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 보여주는 기여도까지 감안하면 양의지의 존재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기록적인 부분만 놓고 보면 양의지는 올 시즌 가장 유력한 정규시즌 MVP 후보다. 양의지는 아직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적이 없다. 포수가 MVP를 수상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다. 포수로서 정규시즌 MVP를 수상한 마지막 사례는 2000년 현대 유니콘스의 박경완이었다. 그에 앞서 포수 MVP는 1983년 이만수(삼성)가 유일했다. 올해 양의지가 MVP를 수상하면 역대 세 번째이자 20년 만의 포수 MVP가 탄생하게 된다. △1루수 : 강백호(KT) “데뷔 4년 만에 KBO리그 평정한 괴물타자”양의지만 없었더라면 강백호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 타자로 불러도 손색없다. 적어도 강백호는 전반기만 놓고 보면 단연 돋보이는 타자였다. 타율, 출루율, 최다안타에서 1위를 달리며 다관왕을 노릴 수 있을 만큼 엄청난 타격감을 자랑했다. 9월부터 침체에 빠져 1위 자리에서 모두 내려오긴 했지만 여전히 강백호의 존재감은 타격 기록에서 확실히 느낄 수 있다.강백호는 올 시즌 타율 3위(.347), 최다안타 2위(179개), 타점 공동 2위(102개), OPS(출루율+장타율) 3위(.971)에 랭크됐다. 비록 1위인 타이틀은 없지만 강백호는 양의지와 더불어 가장 무서운 방망이를 휘둘렀다. KT가 올 시즌 내내 선두경쟁을 펼칠 수 있었던 중심에는 타선의 중심을 잡아준 강백호의 역할이 컸다. 도쿄올림픽에서 태도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겪기도 했지만 그런 시련도 모두 이겨냈다.톱랭킹포인트에서도 강백호의 존재감은 두드러진다. 1788.13점으로 양의지에 이어 2위를 지켰다. 1루수 가운데는 독보적인 1위다. 프로 입단 후 신인왕,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고졸신인 최다홈런 등 각종 기록도 새로 쓴 강백호. 이제 겨우 22살에 불과한 그의 야구인생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고 있다.△2루수 : 김선빈(KIA) “최초 유격수-2루수 골든글러브 수상 도전”올 시즌 KIA타이거즈는 최형우, 나지완, 프레스턴 터커 등 주축 타자들이 부상과 부진에 허덕였다. 이런 악재는 그대로 팀 성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김선빈만큼은 꿋꿋하게 자기 역할을 다했다.김선빈은 올 시즌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307(9위)를 기록했다. 이는 올 시즌 130경기 이상 출전한 2루수, 3루수, 유격수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성적이다. 최다안타(154개)도 키움 김혜성(167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올 시즌 KBO리그 2루수 가운데 김선빈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는 없었다. 유격수에서 2루수로 포지션을 바꾼 뒤 2년 만에 리그 최고의 2루수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 유격수로서 첫 골든글러브를 받았던 김선빈은 2루수로서 두 번째 골든글러브를 노린다. KBO리그 역사상 유격수와 2루수로 모두 골든글러브를 받은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톱랭킹포인트에서도 김선빈은 2루수로서 가장 돋보인다. 총점 1072.89점으로 2루수 부문 1위(전체 17위)에 자리했다. 2루수 부문 2위 안치홍(롯데. 940.04점)과 3위 정은원(한화. 858.94점), 4위 김혜성(키움. 807.36점)을 여유 있게 제쳤다. 꾸준하게 제 자리를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지 김선빈은 잘 보여주고 있다.△3루수 : 최정(SSG) “역대 두 번째 400홈런…배트를 휘두르면 역사가 된다”최정의 방망이는 2021년에도 뜨거웠다. 최정은 10월 19일 광주 KIA 타이거즈 원정에서 개인 통산 400홈런을 달성했다. ‘국민타자’ 이승엽 이어 역대 두 번째이자 우타자로선 최초 400홈런 주인공이 됐다. 2005년 데뷔한 최정은 2011년 통산 100홈런, 2016년 200홈런, 2018년 300홈런을 거쳐 17번째 시즌 만에 400홈런 대기록을 달성했다.최정은 올해 30홈런-100타점도 달성했다. 2016년 40홈런-106타점, 2017년 46홈런-113타점에 이어 개인 3번째 기록이다. 정용진 SSG 구단주조차 “최정이 배트를 휘두를 때마다 야구의 역사가 된다. 살아있는 레전드 최정”이라며 직접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올 시즌 최정은 통산 3번째 홈런왕도 달성했다. 최정은 2016년에는 40홈런으로 외국인 타자 에릭 타임즈와 공동 홈런왕에 등극했다. 2017년에는 리그 유일 40홈런 타자(46개)로 2시즌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톱랭킹포인트에서도 최정은 단연 돋보인다. 1780.96점으로 양의지,강백호에 이어 3위에 랭크됐다. 승리기여도를 의미하는 WAR에서도 6.49으로 이정후(키움. 6.84)에 이어 2위다.△유격수 : 박성한(SSG) “올 시즌 KBO리그 깜짝 최고 히트상품”올 시즌 KBO리그가 낳은 최고의 히트상품이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지명을 받고 SSG 유니폼을 입은 박성한은 이번 시즌 붙박이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302 4홈런 44타점을 기록하며 리그 유격수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박성한의 성장으로 이제 당분간 SSG는 유격수 고민을 덜 수 있게 됐다.시즌 초반에는 박성한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4월까지는 타율이 .209에 불과할 정도로 방망이가 기대 이하였다. 하지만 김원형 감독은 박성한에게 꾸준히 기회를 줬고 그 결과 5월에 타율 .352로 대반전을 이뤘다. 특히 8월 이후 3할대 중반의 맹타를 휘두르면서 시즌 타율까지 3할대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올 시즌 주전 유격수 가운데 3할 타율을 기록한 선수는 박성한이 유일하다.톱랭킹포인트에서도 박성한의 활약은 단연 눈에 띈다. 오지환(LG), 노진혁(NC), 하주석(한화), 마차도(롯데) 등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들을 제치고 톱랭킹포인트 유격수 부문 1위(663.80점)를 달리고 있다. 98년생으로 이제 만 23살인 박성한에게 이번 시즌은 더 큰 도약을 위한 출발점이다. 앞으로 박성한의 성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일이 재밌을 것 같다.△외야수 : 피렐라(삼성) “삼성 승부욕 깨운 투혼의 플레이어” 전준우(롯데) “득점권에서 가장 빛난 해결사…꾸준함의 상징” 구자욱(삼성) “잘 때리고 잘 달렸다…삼성 돌풍 일등공신”외국인타자들의 부진이 두드러졌던 이번 시즌 최고의 외국인타자는 단연 호세 피렐라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출신으로 지난 시즌에는 일본 히로시마 도요카프에서 활약했던 피렐라는 올 시즌 삼성의 ‘복덩이’다.피렐라는 타격의 정확도, 장타력은 물론 기존 외국인선수에게 기대하기 힘들었던 기동력까지 갖췄다. 무엇보다 몸을 아끼지 않는 투지는 지난 수년간 잠자고 있었던 삼성 선수들의 승부욕을 깨웠다. 피렐라 덕분에 모두 열심히 뛰고 몸을 아끼지 않는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톱랭킹포인트에서도 피렐라는 단연 돋보인다. 1577.06점으로 외야수 부문 1위이자 타자 전체 4위에 자리했다. 외국인타자 가운데서도 2위인 애런 알테어(NC. 1224.79점)를 월등히 앞섰다.전준우의 활약도 빛났다. 전준우는 톱랭킹포인트에서 1526.21점으로 외야수 부문 2위, 타자 전체 5위에 자리했다. 올 시즌 전준우는 MVP급 활약을 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다안타 1위(192개), 타율 2위(.348)에 랭크됐다. 출루율(공동 8위), 타점(11위)도 톱10에 진입했다. 특히 전준우에게 가장 돋보이는 기록은 득점권 타율이다. 전준우의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423로 리그 전체 1위다. 2위인 양의지(.379)보다 4푼 이상 앞서있다. 또한 그는 올 시즌 롯데에서 전경기를 출전한 유일한 선수다. 올 시즌 롯데의 팀성적과 상관없이 전준우의 2021시즌은 확실히 인정돼야 마땅하다.구자욱도 톱랭킹 포인트가 뽑은 올 시즌 외야수 주인공이다. 구자욱은 올 시즌 톱랭킹포인트에서 1468.42점을 기록했다. 이정후(키움. 1427.27점), 김현수(LG. 1426.94점), 홍창기(LG. 1424.23점), 추신수(SSG. 1404.67점) 등 쟁쟁한 외야수들을 제치고 톱3를 차지했다.구자욱은 올 시즌 삼성의 고공행진을 이끈 주역이다. 올 시즌 구자욱은 잘 때리고, 잘 뛰었다. 3할대 타율(.306)에 20홈런(22개)-80타점(88개)-100득점(107개)-20도루(27개)를 달성했다. 득점(1위)을 제외하고 리그 1, 2위를 다투는 부문은 없지만 공격 전부문에서 고르게 제 몫을 해냈다.보다 더 자세한 웰컴저축은행 웰뱅톱랭킹 점수 확인은 공식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웰뱅톱랭킹 포인트로 살펴본 2021프로야구 전반기 어워즈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21시즌 프로야구 전반기가 예정보다 일주일가량 앞서 마무리됐다. 일부 구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방역 당국의 감염병 확산 방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전반기 잔여경기 순연을 결정했다. 프로야구는 2주 간의 도쿄올림픽 브레이크를 포함해 약 3주간의 휴식기를 거쳐 8월 10일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전반기를 마친 시점에서 프로야구 정규시즌은 전체 720경기 가운데 384경기를 소화했다. 전체 시즌의 절반이 약간 넘는 53.3%에 해당한다.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팀은 삼성과 SSG, 키움으로 80경기를 가졌다. 반면 NC, 두산, KIA는 74경기로 가장 적은 경기수를 치렀다. 2017년부터 시작된 웰뱅톱랭킹은 프로야구 선수들의 활약상을 평가하는 신개념 시스템이다. 매 경기마다 플레이별 점수에 경기 중 상황 중요도에 따른 가산점과 승리기여도를 합산해 타자와 투수의 기록 랭킹을 매기는 독특한 방식이다.웰뱅톱랭킹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숫자를 넘어 선수가 얼마나 팀 승리에 기여했고 실질적인 활약을 펼쳤는지 확인할 수 있다. 웰뱅톱랭킹 포인트를 통해 2021시즌 프로야구 전반기의 가상 시상식을 가져본다.△전반기 MVP : 양의지...다른 선수를 생각하기 어렵다웰뱅톱랭킹 포인트로 살펴본 전반기 최우수선수(MVP)는 NC다이노스의 ‘안방마님’ 양의지다. 양의지는 NC의 주전 포수이자 4번타자를 맡으면서 전반기 홈런 공동 1위(20개), 타점 1위(71개). OPS 1위(1.111), 타율 2위(.348)에 올랐다. 지금 페이스라면 이만수(1984년), 이대호(2010년)에 이어 타격 트리플 크라운도 충분히 노려 볼만 하다.웰뱅톱랭킹 포인트에서 양의지와 대적할 자는 감히 없다. 총점 1419.10점을 기록, 2위인 최정(SSG·1168.32점)에 250점 이상 앞서 있다. 2위 최정과 6위 이정후(키움·904.81점)의 포인트 차가 260점대임을 감안하면 양의지의 독주가 얼마나 압도적인지 알 수 있다. 그나마 견줄 만한 선수는 2위 최정과 더불어 3위 피렐라(삼성·1135.54점), 4위 강백호(KT·1127.74점) 등을 꼽을 만하다.특히 강백호는 타격 1위(.395), 최다 안타 1위(107개), 출루율 1위(.492)를 지키는 등 전반기 양의지와 더불어 기록적인 면에서 단연 빛났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홈런의 점수 비중이 높은 웰뱅톱랭킹 포인트 특성상 순위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참고로 강백호보다 웰뱅톱랭킹 순위가 높은 양의지, 최정, 피렐라는 모두 홈런 공동 선두(20개)다. 강백호(10개)보다 홈런을 2배 더 때렸다.△전반기 최고투수상 : 뷰캐넌vs원태인...삼성家 집안 싸움웰뱅톱랭킹 포인트 산정은 타자와 투수의 기준이 다르다. 따라서 타자와 투수를 같이 비교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그래서 사이영상이나 사와무라상 같은 투수를 위한 별도의 상이 필요하다.웰뱅톱랭킹 포인트로 뽑은 전반기 최고투수상은 삼성의 외국인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받아야 한다. 뷰캐넌은 이번 시즌 전반기 16경기에 선발 등판해 9승 3패 평균자책점 2,43, 탈삼진 94개를 기록했다. 다승과 평균자책점은 2위, 탈삼진은 4위에 랭크됐다. 웰뱅톱랭킹 포인트에선 1033.73점을 기록, 팀 동료 원태인(삼성·1020.11점)을 근소한 차로 제치고 가장 높은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다만 승리기여도(WPA=Win Probability Added)는 뷰캐넌(163.53점)보다 원태인(200.91점)이 더 높았다. 승리기여도가 더 높다는 것은 팀의 승패와 연결되는 결정적인 상황에서의 활약은 뷰캐넌보다 원태인이 더 좋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적인 스탯은 뷰캐넌이 원태인보다 근소하게 앞서지만 다승은 원태인(10승)이 뷰캐넌(9승)보다 앞섰다.원태인을 제외하면 웰뱅톱랭킹 포인트 투수 부문은 ‘외국인투수가 상위권을 독차지했다. 3위 에릭 요키시(키움·903.70점), 4위 아리엘 미란다(두산·881.05점), 5위 앤드류 수아레즈(LG·853.12점), 6위 드루 루친스키(NC·806.21점)이 전반기 뚜렷한 활약을 펼쳤다.△전반기 구원왕 : 김재윤...KT 고공질주 이끄는 특급 마무리 부활구원투수는 선발투수에 비해 각종 시상식에서 홀대 받는게 사실이다. 등판 이닝 자체가 적다보니 수상 기회도 제한적이다. 그래서 메이저리그는 구원투수만을 대상으로 한 ’전문적인‘ 상을 제정했다. 그 대표적인 상이 롤레이즈 구원상(Rolaids Relief Award)이다. 시즌 기록을 롤레이즈 포인트로 환산, 가장 많은 포인트를 획득한 구원투수에게 상을 준다는 점에서 웰뱅톱랭킹 포인트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만약 웰뱅톱랭킹 포인트를 기준으로 구원상을 준다면 주인공은 KT 마무리투수 김재윤이다. 올 시즌 36경기에 나와 4승 1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한 김재윤은 웰뱅톱랭킹 포인트에서도 단연 두드러진다. 800.75점을 기록, 전체 투수 가운데 7위에 해당한다. 선발투수와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김재윤의 활약은 외국인투수를 포함해 리그 에이스급으로 손색없다.김재윤의 뒤를 잇는 구원투수는 올시즌 한화 불펜의 필승조로 자리매김한 강재민이다. 34경기에 등판, 2승 3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 중인 강재민은 웰뱅톱랭킹 포인트도 754.45점으로 전체 10위다. ’돌아온 돌부처‘ 오승환(삼성)도 명불허전이다. 웰뱅톱랭킹 포인트 720.66점으로 전체 12위를 달리고 있다. 그밖에도 17위 김대유(LG·620.52점), 18위 정해영(KIA·534.60점), 20위 우규민(삼성·499.24점) 등이 구원투수로서 빛났다.△전반기 신인왕 : 타자 문보경, 투수 이의리...베테랑 부럽지 않은 루키 돌풍올 시즌 신인 자격을 갖춘 선수 가운데 웰뱅톱랭킹 포인트가 가장 높은 선수는 LG 문보경이다. 2019년 입단 후 팔꿈치 수술을 받아 2년간 육성선수로 머물다 올 시즌 1군에 데뷔한 문보경은 46경기에 나와 타율 .270 7홈런 25타점을 기록 중이다.출전 경기수가 다른 주전 선수보다 훨씬 적지만 웰뱅톱랭킹 포인트는 384.68점으로 LG 타자 가운데 홍창기(906.45점), 김현수(851.27점), 채은성(775.62점)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LG의 주전 1루수였던 라모스의 부진으로 기회를 얻은 문보경은 데뷔 2경기 만에 삼성의 에이스 뷰캐넌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내며 이름을 알린 후, 전반기가 끝날 때까지 LG의 1루수 자리에서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신인 투수 가운데 웰뱅톱랭킹 포인트 1위는 벌써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도 선발된 KIA 이의리다. 올 시즌 4승 3패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 중인 이의리는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을 MLB로 떠나보내고 아쉬웠던 KIA팬들에게 한줄기 빛이 되어주었다.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가진 ’좌완 파이어볼러‘ 이의리는 전반기동안 KIA의 선발로테이션 한 자리를 굳건히 지켜내며 KIA 투수 가운데 정해영(534.60점), 브룩스(376.82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웰뱅톱랭킹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한편, ’웰컴저축은행 웰뱅톱랭킹‘은 야구, 배구, 당구의 종목별 공식기록을 바탕으로 선수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신개념 선수 평가 시스템이며, 타자/투수 부문 랭킹 차트는 물론이고, 선수 개개인의 점수 현황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KBS N SPORTS, SBS SPORTS, MBC SPORTS+등 스포츠전문채널 3사로 범위를 확대해 2021시즌 KBO 중계를 통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손태호의 그림&스토리]<8>한양시절에도 내 집 없는 설움이…
- 19세기 초·중엽에 그려진 ‘한양전경’. 북산 김수철의 작품으로 추정만 할 뿐 작가는 정확치 않다. 남산 기슭에서 한양 일대를 한눈에 바라보고 있는 작품은 화면을 위·아래 둘로 분할해 산악과 도시를 배치하는, 이전 화가들과는 ‘확연히 다른’ 한양을 그리고 있다. 종이에 그린 수묵담채화로, 가로길이 130㎝를 훌쩍 넘긴 대형화면(57.6×133.9㎝)이 눈길을 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혹독한 세상살이에 그림이 무슨 대수냐고 했습니다. 쫓기는 일상에 미술이 무슨 소용이냐고 했습니다. 옛 그림이고 한국미술이라면 더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는 일을 돌아보면 말입니다. 치열하지 않은 순간이 어디 있었고, 위태롭지 않은 시대가 어디 있었습니까. 한국미술은 그 척박한 세월을 함께 견뎌온 지혜였고 부단히 곧추세운 용기였습니다. 옛 그림으로 세태를 읽고 나를 세우는 법을 일러주는 손태호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조선부터 근현대까지 시공을 넘나들며, 시대와 호흡한 삶, 역사와 소통한 현장에서 풀어낼 ‘한국미술로 엿보는 세상이야기’ ‘한국미술로 비추는 사람이야기’입니다. 때론 따뜻한 위로로 때론 따가운 죽비로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손태호 미술평론가] 누가 ‘집은 그저 거주공간일 뿐이다’라고 했던가요.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집을 바라보는 대다수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듯합니다. 나날이 치솟는 아파트 값을 보면 집을 소유한 사람이나 무주택자나 모두 예민해지고 심기가 사나워집니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주택 수요는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최근 몇 년 동안 주택가격의 급등은 이웃 일본의 사례와 비교해도 좀 이상하긴 합니다. 최근에는 국민에게 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공기업 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투기를 했다는 뉴스로 많은 국민을 공분케 하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대한민국은 ‘부동산공화국’이란 오명을 쉽게 벗기 어려울 듯합니다. 부동산의 가장 뜨거운 진원지는 역시 서울입니다. 서울은 그야말로 부동산 불패의 도시입니다. 땅은 한정돼 있는데 너도나도 서울에만 거주하려다 보니 주택난이 해결되기 힘든 구조입니다.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나면 제주로 보내라’란 속담이 아직도 작용하고 있어서일까요. 그런데 ‘서울 집중’ 현상은 비단 요즘 문제만은 아닙니다. 조선시대 특히 조선후기에 한양의 주택난이 심각했습니다. 한양도 조선의 교육·문화·경제의 중심지였습니다. 그래서 인구는 계속 늘어났고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과연 그 모습이 어땠을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당시 한양의 모습을 큰 화폭에 담아낸 ‘한양전경’은 그래서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촘촘하게 들어찬 수많은 민가를 주인공으로 그린 ‘한양전경’ 작품은 19세기 한양의 전경을 한 화면에 담으려 가로가 긴 구도를 선택했습니다. 맨 오른쪽 도봉산부터 응봉, 삼각산, 구준봉, 백악산, 인왕산이 연이어 서 있고, 가장 왼쪽에 안산이 있으니 그 옆으로 살짝 안개 낀 곳이 무악재일 것입니다. 백악산에는 성곽을 표현하지 않았지만 인왕산에는 태점으로 성곽을 올렸습니다. 화면의 대부분에는 촘촘한 민가들이 들어차 있는데 민가의 방향을 다양하게 묘사해 단조로움을 피하려 노력했습니다. 많은 건물 중 그래도 알아볼 만한 것으로는 ‘창덕궁 인정전’이 있습니다. 응봉 아래 중층의 건물로 들어서 있습니다. 또 그 아래쪽 방향으로 탑이 하나 그려져 있는데, ‘백탑’이라 불렸던 탑골공원의 ‘원각사지십층석탑’입니다. 다만 백악산 아래 반듯이 놓였어야 할 경복궁은 보이지 않고 풀숲만 우거져 있어 이 그림이 제작된 시기가 경복궁이 중건된 1868년 이전임을 짐작케 합니다. ‘한양전경’을 그린 이가 누구인지는 확실치가 않습니다. 생애가 잘 알려지지 않은 북산 김수철(?∼1862 이후)의 작품이지 않을까 추정만 하고 있습니다. 남산 위에서 내려다본 한양을 그려낸 화가는 남산 앞 가까운 집은 짙은 먹으로 크게, 먼 집은 가는 선으로 작게 그려 원근감을 살리고자 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가옥 사이에 나무를 배치하고 안개가 낀 듯한 효과를 내 운치를 더했습니다. 묽고 연한 색으로 산뜻하고 맑은 분위기를 낸 수작입니다. ‘한양전경’ 중 일부를 확대해 클로즈업했다. 화면 대부분을 촘촘한 민가들로 채웠다. 그중 가운데 우뚝 선 탑이 ‘백탑’이라 불렸던 탑골공원의 ‘원각사지십층석탑’이다.◇정약용이 자식에게 보낸 편지엔…“절대 한양 사대문 안을 떠나지 말라”조선후기 한양은 향촌을 떠난 사람들이 몰려들고 화폐경제의 활성화로 상업이 발달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도시적 면모가 눈에 띄게 증가합니다. 돈과 물자가 돌아가는 곳에 사람이 몰리는 건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그래서인지 당시 실학자 정약용(1762∼1836)은 유배지에서 자식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절대 한양 사대문 안을 떠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한양은 늘 ‘핫플레이스’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늘 집이 부족했습니다. 이런 기록도 보입니다. “(한양에서는) 집 없는 백성들이 한 뼘의 땅을 얻고자 해도 얻을 수가 없습니다”(승정원일기 1679년 6월 23일 기사). 특히 조선후기 한양 수비를 담당하는 삼군영을 확대하고자 지방에서 대거 군인을 차출하면서 한양의 주택난은 가중됐습니다. 그래서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전세살이는 흔한 형태였고 내 집이 없는 서민은 늘 이집 저집을 떠돌아다녔습니다. 이런 한양의 모습은 조선전기와는 다른 풍경을 만들었고 시와 그림의 중요한 주제로 자주 등장했습니다. 정조가 신하들에게 한양 그림을 보고 짓게 한 ‘성시전도시’(城市全圖詩)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당시의 그림은 전하지 않지만, 규장각 검서관이던 실학자 박제가(1750∼1805)가 남긴 ‘성시전도시’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도성 4만호의 모습이 물고기 비늘 같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겸재 정선이 1741년에 그린 ‘장안연우’. 북악산 서쪽에서 남산 방면으로 바라본 한양의 모습이 담겼다. 19세기 초·중엽에 그려진 ‘한양전경’에 영향을 준 그림으로 꼽힌다. 서울 근교와 한강변 명승명소를 그린 진경산수화 등을 묶은 정선의 ‘경교명승첩’(보물 제1950호)에 실린 33점 중 하나다. 종이에 먹, 39.8×30.0㎝, 간송미술관 소장.‘한양전경’은 겸재 정선(1676∼1759)이 그린 ‘장안연우’(長安烟雨·1741)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장안연우’는 ‘한양전경’의 시점과 반대로 북악산 서쪽에서 남산 방면으로 바라본 한양의 모습입니다. 가운데 진한 산이 남산이고 오른쪽 원경이 관악산입니다. 원경에 산봉우리들을 배치하고 그 아래는 안개를 깔았으며, 먹을 진하게 사용한 근경 등이 ‘한양전경’과 흡사합니다. 바로 앞에 세운 소나무 두 그루도 ‘한양전경’에서 똑같이 차용했습니다. 다른 점은 ‘규모’입니다. ‘장안연우’의 한양은 ‘한양전경’보다 도시의 규모가 작고 민가도 적습니다. ‘한양전경’의 배경을 정선이 활동한 18세기보다 도시화가 더 진행한 19세기 초·중엽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네덜란드 화가가 그린 ‘서울풍경’…한양의 도시화 엿볼 수 있어 한양의 도시화는 20세기까지 확대됐습니다. 그 20세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작품도 있습니다. 네덜란드 화가 휘베르트 보스(1855∼1935)가 1899년에 그린 ‘서울풍경’입니다. 유럽과 미국에서 이름을 날리며 활동했던 보스가 조선을 방문한 건 1898년입니다. 고종황제 초상화를 비롯해 여러 작품을 그렸습니다. 그중 ‘서울풍경’은 당시 한양의 모습을 담고 있어 주목을 받는 작품입니다. 이곳이 한양 어디서 본 풍경인지에 대한 단서는 저 멀리 산 아래 들어선 3개의 큰 건물에 있습니다. 맨 앞의 중층 문루의 건물이 광화문이고 그 뒤가 경복궁의 근정전, 맨 뒤가 경회루입니다. 네덜란드 화가 휘베르트 보스가 1899년에 그린 ‘서울풍경’. 20세기를 앞둔 한양 풍경이다. 앞쪽 가옥들이 들어선 현재의 신문로·태평로 일대를 비롯해 광화문, 경복궁의 근정전과 경회루까지 들였다. 캔버스에 유화, 31×61㎝, 국립현대미술관 소장.경복궁이 이런 방향으로 보이는 것은 광화문 서쪽, 미국 공관이 있던 정동 쪽에서 바라봤기 때문입니다. 좀더 정확히는 옛 경기여중 옆 언덕으로, 지금의 미 대사관저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그러니 그림 앞 가옥들이 늘어선 곳은 신문로와 태평로 일대일 겁니다. 지금은 고층건물뿐이지만 이 시절에는 민가들만 있었습니다. 그림의 우측 공터에는 흰옷을 입은 사람들이 제법 눈에 띕니다. 보스는 흰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인상적이었는지 ‘1911년에 쓴 자전적 편지’에서 “그곳(조선)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민족 중 하나가 살고 있는데, 항시 유령처럼 흰옷을 입고 마치 꿈속에서처럼 아무 말 없이 걸어다녔다”라고 쓰며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만약 그림에 흰옷 입은 인물들이 없었다면 생동감이 많이 떨어진 그림이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한양전경’이 뛰어난 작품인 이유 중 하나는 기존 도성도처럼 궁궐을 비롯한 기념비적 건물 중심이 아니라 수많은 민가를 주인공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한양은 궁궐, 종묘, 사직단, 관청이 주인이 아니라 바로 한양에 거주하는 수많은 백성이 주인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세월이 무수히 흐른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여전히 서울의 주인은 시민입니다. 곧 서울에 새로운 시장을 뽑는 선거가 있습니다. 아무쪼록 서울의 주인인 시민들이 겪고 있는 집 걱정을 덜어내줄 수 있는 적임자가 뽑히기를 바랍니다. ※ 성시전도시 城市全圖詩 1792년 4월 24일, 조선 정조가 규장각 문신들에게 숙제를 낸다. 한양 전체를 그린 ‘성시전도’(城市全圖)를 주제·소재로 사흘 안에 ‘시’(詩)를 지어 바치라는 거였다. 그저 재미삼아 몇줄 쓱쓱 처리할 게 아니었다. “각자 200구 1400자가 넘는 장편시를 제출하라”는 지엄한 왕명이었으니까. ‘성시전도시’는 당시 정조의 명에 따라 신하들이 한양의 풍경·풍물그림을 보고 쓴 시를 통칭한다. 현재 남아 있는 ‘성시전도시’는 모두 12편. 신광하, 박제가, 이만수, 이덕무, 유득공, 서유구, 정동간, 이희갑, 김희순 등 규장각 문신들이 지은 9편과 신택권, 이학규, 신관호가 규장각 문신들의 ‘성시전도시’를 모방해 지은 3편이다. 이후 정조는 직접 답안지를 체크하고 등수도 매겼는데, 병조정랑 신광하가 1등을, 검서관 박제가가 2등을 차지했다. 정조는 1등 신광하의 시를 두고 ‘소리가 있는 그림’(유성화 有聲畵), 박제가의 시에는 ‘말할 줄 아는 그림’(해어화 解語畵)이란 코멘트도 달아줬다. 이중 박제가는, 정제한 언어로 한양을 표현한 다른 이들과는 달리 ‘있는 그대로의 적나라한 묘사’로 후대에 한양의 실제 모습을 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성시전도시’의 모티프가 된 ‘성시전도’는 대형그림으로 그려져 병풍 등의 형태로 제작됐지만 현재는 남아 있지 않다. △손태호 미술평론가는… 30대 중반 도망치고 싶던 때가 있었다. 세상살이가 버겁고 고달파서. 막막하던 그 시절, 늘 그렇듯 삶의 퍼즐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 풀렸다. 그즈음 눈에 띈 옛 그림이 우연이었고 그 흔적을 좇아 미술관·고서화점 등을 누비고 다닌 게 필연이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찍힌 인장 ‘장무상망’(長毋相忘·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을 보고 어째서 ‘그림이 삶, 삶이 그림’이라 하는지 깨달았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과학도의 길은 그날로 접혔다. 동국대 대학원 미술학과로 진학해 석·박사학위를 받은 뒤 한국미술 전문가가 됐다. 조선회화·불교미술에 기둥을 세우고 그 안에 스민 상징 같은 ‘옛 그림’은 거울로 곁에 뒀다. 지금은 한국문화예술조형연구소 학술이사로 있으면서 이론·현장을 연결한 연구, 인물·지리·역사를 융합한 글과 강연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 ‘조선불상의 탄생’(한국학술정보·2020), ‘다시 활시위를 당기다’(아트북스·2017), ‘나를 세우는 옛 그림’(아트북스·2012) 등이 있다.
- 양의지, 골든글러브 최다 득표율新...황재균, 15년 만에 첫 수상(종합)
- NC다이노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안방마님’ 양의지가 KBO리그 골든글러브 최다 득표율 신기록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NC다이노스를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안방마님’ 양의지(33·NC)가 KBO리그 골든글러브 최다 득표율 신기록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양의지는 11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쏠(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양의지는 총 유효표 342표 중 340표를 획득해 득표율 99.4%를 기록했다. 이는 2002년 지명타자 부문 수상자였던 마해영이 기록한 득표율 99.3%(272표 중 270표를 획득)를 0.1% 뛰어넘는 역대 최다 득표율 신기록이다. 사상 첫 만장일치 수상은 아깝게 놓쳤다. 함께 후보에 오른 박세혁(두산), 장성우(ktz)가 각각 한 표씩 얻었다.양의지 개인으로는 통산 6번째 골든글러브 수상다. 이만수 전 SK 감독, 강민호(삼성·이상 5회 수상)를 제치고 포수 부문 최다 수상 단독 2위에 올랐다. 앞으로 한 번만 더 상을 받으면 포수 부문 최다 수상자인 김동수 LG트윈스 수석코치(7회)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양의지는 올시즌 정규시즌에서 타율 .328(10위), 33홈런(공동 4위), 124타점(2위)를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특히 주장으로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NC의 통합우승을 앞장서 이끌었다.양의지는 “올 한해 많은 걸 이뤘다”며 “2019년에 NC가 5위를 했을 때 그 순간 동료들이 내게 주장을 맡기면서 ‘팀을 잘 부탁한다’고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NC 동료들에게 많은 힘을 얻었다”며 “부족한 주장을 잘 따라준 동료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양의지는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환호하는 장면이 찍힌 사진으로 ‘골든포토상’도 수상하는 등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골든포토상 수상 후 양의지는 NC 구단주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를 향해 “아낌없이 지원해주신 택진이 형께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택진 구단주의 이름을 따 ‘김택진 구단주님, 택진이 형이라 부를게요. 진짜 불러도 되죠’라는 재미있는 삼행시도 선보였다.kt wiz 3루수 황재균은 2006년 프로 데뷔 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감격을 맛봤다.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3루수 부문에서 황재균은 총 유효표 342표 가운데 168표를 받아 131표를 받은 허경민(두산)을 37표 차로 제쳤다.황재균은 “골든글러브는 평생 은퇴할 때까지 나와는 상관없는 상인 줄 알았는데 15년 만에 처음 받아본다”면서 “처음이자 마지막 상이 되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황재균의 팀 후배인 강백호(kt)도 프로 데뷔 3년 만에 첫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강백호는 총 242표를 받아 56표를 얻는데 그친 라모스(LG)를 여유있게 눌렀다. 강백호는 “정말 영광스럽다”며 “앞으로 야구하면서 이런 상을 또 받을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KIA타이거즈 최형우는 개인 통산 6번째이자 지명타자로는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앞선 5차례 골든글러브는 모두 외야수 부분에서 받은 것이었다. 최형우는 168표를 받아 나성범(NC·113표)과 페르난데스(두산·57표)의 추격을 뿌리쳤다.올 시즌 타율 .354로 타격 1위에 오른 최형우는 “건강한 몸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며 “올해 회춘했다고 하는데 지금 들을 나이는 아닌거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김하성(키움)은 유격수 부문에서 3년 연속 수상했다. 김하성은 총 277표(득표율 81%)를 받아 오지환(LG·23표), 마차도(롯데·18표) 등을 압도했다. 유격수 부문 3년 연속 수상은 김재박 전 LG 감독, 강정호(은퇴)에 이어 역대 3번째다.6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NC 박민우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박민우는 총 299표(득표율 87.4%)를 받아 최주환(전 두산, 현 SK·32표)를 월등하게 제쳤다.올해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멜 로하스 주니어(kt)는 309표를 받으며 2년 연속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221표를 얻은 김현수(LG)와 202표를 받은 이정후(키움)도 수상자가 됐다. 이정후는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 박재홍 해설위원, 이병규 LG 코치에 이어 4번째로 데뷔 4년 차에 골든글러브 3회 수상하는 외야수로 이름을 올렸다.투수 부문은 다승(20승)과 승률(.909) 부문 2관왕에 오른 라울 알칸타라(두산)가 232표를 받아 48표를 얻은 댄 스트레일리(롯데)를 여유 있게 누르고 트로피 주인이 됐다.그 밖에도 NC 박석민(NC)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선정하는 ‘사랑의 골든글러브상’, 나성범은 KBO 상벌위원회가 선정하는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했다.이날 시상식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최소 인원만 참석해 진행했다. 수상자는 골든글러브와 함께 500만원 상당의 야구용품 구매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 양의지·김하성·이정후, 골든글러브 최다 득표·득표율 기록 바꿀까
- 2019년 KBO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자. 사진=뉴시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20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오는 11일 오후 3시 40분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다.KBO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예에 도전하는 올해 후보자는 총 87명이다. 이 중 올 시즌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친 10명 만이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게 된다.이번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최다 득표, 최고 득표율 기록 경신 여부다. 역대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최다 득표를 기록한 선수는 2007년 외야수 부문 수상자인 이종욱(당시 두산)으로 총 350표를 획득했다. 이 기록은 지난해까지 12년간 깨지지 않고 있다.최고 득표율 기록은 2002년 마해영(지명타자·당시 삼성)이 가지고 있다. 마해영은 당시 만장일치에 가까운 99.3%를 기록했다. 이후 17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올해 이 기록에 도전하는 유력한 후보는 포수 부문의 양의지(NC)다. 2020 KBO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한 양의지는 NC다이노스가 첫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정규시즌 타율과 장타율에서 2위, 홈런 공동 4위 등 타격 주요부문에서 큰 활약을 펼쳤다.양의지는 3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일 뿐만 아니라 포수 부문 통산 6회 수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에 수상하면 이만수, 강민호(5회·삼성)를 제치고 포수 부문 최다 수상 단독 2위로 올라선다. 포수 부문 통산 최다 수상자는 7회를 수상한 김동수다.양의지는 지난해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득표율 91.1%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올해는 지난해 기록을 훨씬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다할 경쟁자가 없다는 점도 양의지에게 유리한 부분이다.키움히어로즈 김하성과 이정후도 새로운 기록에 도전한다. 이들은 나란히 3년 연속 수상을 노린다.김하성은 지난해 325표를 얻으며 골든글러브 최다 득표 영예를 안았다. 득표율도 93.7%로 가장 높았다. 올해도 수상은 확정적이다. 김하성은 이번 시즌 유격수 중 유일하게 30홈런-100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성적이 업그레이드 됐다. 최다 득표 및 최다 득표율 기록에 도전할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만약 김하성이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면 김재박(4회), 강정호에 이어 유격수 부문 3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지난해 외야수 부문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이정후(90.8%)도 새로운 기록에 도전한다. 이정후는 올해도 정규시즌에서 최다 2루타 신기록(49)을 세우는 등 굵직한 기록을 남겼다. 2018, 2019년에 이어 올해도 수상하면 장효조, 박재홍, 이병규에 이어 역대 외야수 중 4번째로 데뷔 4년차에 골든글러브 3회 수상을 달성한다.올해 후보에 오른 선수 중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자는 이대호(롯데)와 최정(SK)이다. 각각 6차례씩 수상했다. 올해 골든글러브를 받는다면 김동수, 이병규와 함께 통산 최다 수상 공동 3위로 올라선다. 역대 KBO 리그의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자는 총 10회 수상에 빛나는 이승엽이다.단 2표 차이로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갈린 경우도 있었다. 정구선(1983년), 김동수(1994년), 양준혁(2001년), 조인성(2010년)이 각각 경쟁자를 2표 차이로 누르고 극적으로 수상했다. 이번 시즌도 3루수, 외야수, 지명타자 등에서 각축이 예상된다.11일 시상식 무대에서 공개되는 2020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최종 수상자 10명은 KBS2와 네이버, 카카오, Seezn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생중계로 만나볼 수 있다.
- '시즌 타율 .500' 유신고 김범진, 2020 이영민 타격상 주인공
- 2020년 이영민 타격상의 주인공이 된 유신고 김범진.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유신고 3학년 김범진(18)이 올해 고교야구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에게 주는 이영민 타격상을 받는다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유신고 김범진을 ‘2020년도 이영민 타격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7일 발표했다.좌투좌타 1루수로 183cm 92kg의 당당한 체격을 자랑하는 김범진은 2020년도 주말리그 및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뛰어난 타격 실력을 발휘했다. 21경기에서 78타석 54타수 27안타 타율 .500을 기록해 2020년도 이영민 타격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이영민 타격상은 대한민국 야구의 레전드 타자인 이영민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1958년에 제정한 상이다.매년 고교야구 주말리그, 대통령배 등 전국고교야구대회, 전국체전 등에서 15경기 이상 출전, 60타석 이상을 기록한 타자 가운데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한 선수에게 수여된다.백인천(1959년), 김일권(1973년), 이만수(1977년), 김경기(1985년) 등 한국 프로야구를 빛낸 레전드들이 이 상을 받았다. 현재 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인 선수 가운데는 SK 최정(2004년), LG 김현수(2005년), 한화 하주석(2009년), NC 박민우(2011년), 키움 김혜성(2016년) 등이 이영민 타격상 출신이다.한편, 협회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우려로 2020년도 야구·소프트볼인의 밤 행사 개최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수상자인 김범진에 대한 시상은 추후 일정을 확정해 별도로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