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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뮬리 성지' 양주 나리공원, 올해 축제준비도 이상無!!
  • '핑크뮬리 성지' 양주 나리공원, 올해 축제준비도 이상無!!
  • 지난해 축제현장 모습.(사진=양주시)[양주=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양주시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며 2019년 경기관광유망축제에 이름을 올린 ‘양주 천만송이 천일홍 축제’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25일 경기 양주시에 따르면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12만3637㎡의 양주 나리공원에서 열리는 올해 ‘양주 천만송이 천일홍 축제’는 천일홍과 핑크뮬리 외에도 코스모스, 구절초 등 신규작물을 포함, 14여종의 대단지 꽃단지로 조서돼 관광객을 맞는다.축제가 열리는 양주 나리공원은 전국 최대의 천일홍 군락지이자 핑크뮬리 전국 4대 성지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서울 근교의 관광명소로 유명하다.시는 나리농원을 찾는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수세미터널 조명과 관람로 가로등, 방송 설비, 그늘막 쉼터, 방범용 카메라, 전광판 등을 확충했으며 관람객 안전보험을 비롯해 매표, 주차관리, 환경미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축제 관람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며 9월 9일부터 22일까지 2주간은 저녁 10시까지 야간개장을 실시한다.9월 21일과 22일 개최하는 메인축제 ‘2019 양주 천만송이 천일홍 축제’에는 어린이 그림대회와 전국 사진공모전, 공개방송과 공연, 시가지 버스킹, 꽃과 연계한 특색있는 체험프로그램 등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시 관계자는 “올해 양주 천만송이 천일홍 축제는 시민참여를 극대화한 열린 축제로 시민이 주체자로 참여하고 지역상권과 연계해 지역경제에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유구한 역사와 수련한 자연경관, 풍부한 유·무형 문화재를 간직한 문화관광도시 양주에서 소중한 추억을 쌓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9.07.25 I 정재훈 기자
“삼계탕은 잊어라”, 특급호텔 이색 ‘보양식’ 열전
  • “삼계탕은 잊어라”, 특급호텔 이색 ‘보양식’ 열전
  • 반얀트리 충칭 베이베이_어성초와 콩 케이크.(사진=반얀트리호텔앤리조트)[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임페리얼 참 오브 투 시티즈’ ‘스피릿 오브 네이처’ ‘영웅호걸의 여름 보양식’…. 특급호텔에서 여름철 보양식으로 이색적인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상급 식자재를 엄선, 유명 셰프가 만들고 호텔에서 우아하게 즐길 수 있어 미식가들 사이에서 인기다. 1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반얀트리 그룹은 플래그십 리조트 오픈 25주년을 기념해 그룹 산하의 31개의 호텔 및 리조트에서 고객들의 건강과 웰빙을 위한 다채로운 미식 특선을 선보였다.모든 메뉴는 각 호텔·리조트의 셰프들이 국가별·지역별로 전해 내려오는 웰니스 전통과 현지 식재료를 활용해 창작한 요리이다. 대표적으로 중국 시안시에 있는 앙사나 시안 린퉁은 ‘임페리얼 참 오브 투 시티즈’라는 세트 메뉴를 개발했다. 시안 지역이 진(秦)나라와 한(漢)나라에 이어 당(唐)나라까지 모두 13개 왕조의 수도로 번성한 역사적 도시로 잘 알려져있는 만큼 제국주의 번성에 따른 화려한 식단과 고대 중국의 건강 전통에서 영감을 받은 코스다.세트 메뉴로는 비타민과 콜라겐이 풍부한 △산시성(陝西省) 흑돼지 연골 요리 △산시성 양링 스타일의 돼지갈비, 면역력 증강에 효과가 좋아 당 태종에게 바쳤던 △국화와 무를 곁들인 스지탕 등이 포함돼 있다.반얀트리 충칭 베이베이에서는 충칭시 진윈산의 천연보호구역 기슭에 자리한 리조트의 지리적 특징을 반영해 ‘스피릿 오브 네이처’라는 특선 세트를 마련했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고 설탕과 소금 등 조미를 최소화 한 건강식을 선보였다. 반얀트리 충칭 베이베이는 △야생 뽕나무버섯 퓨레와 발사믹 글레이즈드를 곁들인 유기농 체리 토마토 절임 △진윈 산에서 채취한 찻잎을 곁들인 민물생선찜 등의 다채로운 메뉴들로 본 세트를 구성했다.웨이루 여름보양식.(사진=인터컨티넨탈서울)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34층 중식당 ‘웨이루’는 다음달 31일까지 중국 소설 ‘삼국지연의’ 속 유비, 관우, 장비의 보양식을 모티브로 한 ‘영웅호걸의 여름 보양식’을 선보인다. “전란 중 눈병으로 고통받던 관우가 먹은 뒤, 증상이 호전해 전쟁에서 맹활약할 수 있었다”는 일화가 깃든 ‘전복 요리’를 비롯해 30가지 넘는 재료가 들어간 최고급 보양 음식인 ‘불도장’, 마늘 소스를 올린 ‘활 바닷가재 찜’, 웨이루의 시그니처 메뉴인 ‘베이징 덕’ 등 총 7코스다.서울신라호텔 내 중식당 ‘팔선’은 이색 식자재인 열대과일 파파야를 ‘라연’은 이색 조리법 ‘삼계말이’로 출사표를 던졌다.팔선 보양식보.(사진=서울신라호텔)‘팔선’은 무더운 여름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보양식보’ 코스 요리를 선보인다. ‘팔선’의 시그니처 메뉴 ‘불도장’부터 열대과일 파파야까지 맛과 건강은 물론 새로움까지 잡는 여름 한정 코스로 오는 16일부터 8월 31일까지만 맛볼 수 있다.‘보양식보’는 △궁보소스 바닷가재 △고법 황실 불도장 △파파야 원즙 장어 △특제소스 한우 갈비 등으로 구성된다. 이 코스에서는 장어 튀김을 열대과일 파파야 위에 얹은 이색 메뉴 ‘파파야 원즙 장어’를 맛볼 수 있다. “냄새에 이끌려 수도 중이던 스님이 절의 담을 뛰어넘었을 정도의 맛”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불도장’은 서울신라호텔 ‘팔선’이 국내 최초로 소개한 대표 보양식이다. 자연송이, 건해삼, 건관자, 오골계, 도가니 등 최고급 식재료 약 20가지를 넣고 중탕법으로 고아내 깊은 맛이 특징이다.
2019.07.15 I 강신우 기자
신라호텔 여름 보양식, 식탁 위 ‘이색’ 한차림
  • 신라호텔 여름 보양식, 식탁 위 ‘이색’ 한차림
  • 팔선 보양식보.(사진=서울신라호텔)[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서울신라호텔의 각 레스토랑에서는 여름철 원기회복을 돕는 특선 보양식에 ‘이색’을 더했다. 중식당 ‘팔선’은 이색 식자재인 열대과일 파파야를, ‘라연’은 이색 조리법 ‘삼계말이’로 출사표를 던졌다.15일 서울신라호텔에 따르면 중식 레스토랑 ‘팔선’은 무더운 여름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보양식보’ 코스 요리를 선보인다. ‘팔선’의 시그니처 메뉴 ‘불도장’부터 열대과일 파파야까지 맛과 건강은 물론 새로움까지 잡는 여름 한정 코스로 오는 16일부터 8월 31일까지만 맛볼 수 있다.‘보양식보’는 △궁보소스 바닷가재 △고법 황실 불도장 △파파야 원즙 장어 △특제소스 한우 갈비 등으로 구성된다.이 코스에서는 장어 튀김을 열대과일 파파야 위에 얹은 이색 메뉴 ‘파파야 원즙 장어’를 맛볼 수 있다. 대표 여름 보양식인 장어는 원기회복과 성인병 예방에 좋으며 면역체계와 산화방지에 탁월한 효능을 갖는다. 비타민 A, E가 풍부한 장어와 비타민 C가 많은 파파야를 활용해 건강하고 신선한 퓨전 요리를 구성했다.“냄새에 이끌려 수도 중이던 스님이 절의 담을 뛰어넘었을 정도의 맛”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불도장’은 서울신라호텔 ‘팔선’이 국내 최초로 소개한 대표 보양식이다. 자연송이, 건해삼, 건관자, 오골계, 도가니 등 최고급 식재료 약 20가지를 넣고 중탕법으로 고아내 깊은 맛이 특징이다. ‘불도장’은 기력을 북돋아 주고 식용을 증진시켜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팔선’의 ‘3저1고(低지방, 低칼로리, 低콜레스테롤, 高단백)’ 요리 원칙에도 가장 부합하는 요리다.한편 한식당으로서 세계 최초로 미쉐린 3스타로 선정된 서울신라호텔 ‘라연’에서는 오는 9월 초까지 기존 코스요리에 특별 보양식을 추가해 한정 판매한다.정통 한식을 추구하는 만큼 ‘라연’은 국내의 대표 보양 식자재인 삼계탕·전복·민어·장어를 활용해 전통 보양식을 선보인다. 특히 ‘라연’의 코스요리 중 ‘신라’ 메뉴는 ‘전복삼계탕’과 ‘민어 만두’, ‘장어 양념구이’ 등 3개의 특선 보양식이 추가되어 기존 메뉴인 구절판, 신선로 등과 함께 영양 가득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다.‘라연’의 ‘전복삼계탕’은 닭이 통째로 들어가는 일반 삼계탕과 달리 얇게 편 닭고기에 찹쌀과 인삼, 대추를 넣고 둥글게 말아 쪄낸 ‘삼계말이’가 특징이다. 여기에 전복, 낙지, 은이버섯 등을 넣고 육수를 한번 더 우려내 보양의 기운을 더한다. 엄선한 닭과 전복을 장시간 끓여 보다 진한 풍미와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민어 만두’는 밀가루 대신 얇게 포를 떠낸 민어살을 만두피로 쓴다. 만두소로 소고기, 표고버섯, 숙주 등을 넣었으며, 민어를 끓여 우려낸 육수로 만두를 쪄 어만두만의 풍미를 한껏 끌어올렸다. 민어는 산란 전 몸을 기름진 상태로 만드는 6월부터 8월까지가 제철인 생선으로, 삼복더위에 지친 기력 회복은 물론 다이어트, 성장발육, 노화방지, 피부미용에 좋다고 알려져있다.‘장어 양념구이’는 잔가시를 하나하나 발라내 더욱 부드러운 식감과 참숯향이 돋보이는 요리다. 한 차례 구운 뒤 쪄내고, 양념을 골고루 발라가면서 다시 은은한 불로 구워내는 정성이 가득 담겼다. 생강 절임, 어린 산초잎, 산초 장아찌를 함께 곁들여 제공한다.
2019.07.15 I 강신우 기자
 빗방울 가득 머금은 자태에 '흠뻑', 산상정원을 거닐다
  • [여행] 빗방울 가득 머금은 자태에 '흠뻑', 산상정원을 거닐다
  • 강원도 태백 두문동재에서 금대봉으로 난 숲길로 들어서면 야생화 군락지가 나타난다.[강원 태백=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강원도 태백. 백두대간 자락 1000m 이상 고봉들 사이에 자리한 고장이다. 평균 해발고도가 600m를 넘는다. 고도가 높으니 바람이 잦고 서늘하다. 한여름에도 아침저녁에는 긴 소매 옷이 필요할 정도다. 야생화로도 유명하다. 국내에서 첫손에 꼽을 정도로 화려한 꽃밭을 자랑하는 도시가 바로 이곳이다. 두문동재(싸래재)에서 금대봉·분주령·대덕산에 이르는 야생화 군락지는 대표적인 야생화 탐방코스다. 봄꽃을 보내고 여름꽃을 맞는 7월 초. 장맛비에 우중충한 날씨, 비와 안개 속에서 더욱 돋보이는 여행지다. 비바람 몰아치는 숲길에서 늦은 봄꽃이며, 여름꽃을 만난다. 빗방울 머금은 꿩의다리, 노랑장대, 미나리아재비, 꽃쥐손이 등이 지천으로 늘린 산상의 화원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강원도 태백 두문동재에서 금대봉으로 난 숲길로 들어서면 야생화 군락지가 나타난다.◇야생화 트레킹의 시작점 ‘두문동재’정선군 고한읍에서 태백시 화전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인 두문동재. 이 고개는 두문동이라는 마을과 닿는다. 집에만 틀어박혀 바깥출입을 하지 않는다는 ‘두문불출’의 어원이 바로 ‘두문동’이다. 조선이 개국할 무렵,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는 고려 유신들이 개경의 두문동에 숨어 살았는데, 그중 7명이 고한 땅까지 피신해 ‘두문동’이라 불렀다. 두문동재 바로 아래다. 그들이 흥얼거린 애절한 노랫가락이 정선아리랑의 유래라고도 전해진다.두문동재는 야생화 트레킹의 시작점. 정선과 태백의 경계를 따라 길이 이어진다. 구불구불 두문동재까지 올라오면 이미 해발 1000m가 넘는다. 여기까지 차량이 닿아 쉽게 찾아갈 수 있다.본격적인 트레킹 시작점은 두문동재 감시초소다. 여기서 금대봉(1418m)과 대덕산(1307m) 향하는 길이다. 건너편은 은대봉과 함백산으로 이어진다. 야생화로 유명한 이 일대는 ‘금대봉 대덕산 생태 경관 보전 지역’으로 1일 출입인원을 3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미리 예약을 하거나 일찍 움직여야 한다. 1993년 환경부와 전문가들은 조사를 통해 금대봉, 대덕산 일대가 우리나라 자연생태 자원의 보고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120만평이 넘는 이곳을 자연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꿩의다리그렇다면 대체 어떤 식생이 자리하기에 ‘자연생태 자원의 보고’라고 했을까. 꿩의다리, 기린초, 터리풀, 홀아비바람꽃, 미나리냉이, 앵초, 노루오줌 등 이름도 생소한 한국 특산식물이 곳곳에 자리한다. 대성쓴풀과 모데미풀, 한겨령풀 등 이곳에서 처음 발견한 희귀식물도 빼놓을 수 없다. 겨울을 뺀 나머지 계절에는 새로운 꽃을 피워내는 통해 ‘산상화원’이라고도 불린다. 이 길에 들어서면 왜 그렇게 부르는지 저절로 이해하게 된다.두문동재 감시초소에서 채 1km를 못가 이곳이 야생화 보호구역임을 알리는 입간판이다. 고목나무샘(이어 분주령과 대덕산)과 금대봉 갈림길이다. 변덕스러운 장맛비의 상황과 컨디션에 따라 동선을 정하기로 했다. 오늘 트레킹의 주인공은 야생화이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길을 나선다. 임도에서 벗어나 금대봉으로 난 숲길로 들어선다. 보드라운 흙길이라기에는 거친 돌이 많다. 키 작은 신갈나무들이 흔해지면서 야생화는 점점 모습을 감춘다.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무난한 길만은 아니다. 고도로 따지면 200m 조금 넘게 올라가면 금대봉과 닿는 셈이지만 계속해서 자작한 오르막이 이어진다.수정란초◇숲의 요정을 만나다수정란초뜻밖의 희귀식물도 만났다. 식물체 전체가 수정체처럼 하얗고 투명한 수정란풀이었다. 하얗게 투명한 잎과 줄기를 가진, 풀이라고 할 수 없는 이질적인 느낌이 들고 식물이 아닌 듯했다. 버섯 같기도 하고 약간 괴기스러워 보이기도 하며 살아 있는 것 같지도 않아 보였다.금대봉 트레킹 입구는 나뭇잎이 무성한 숲속으로 들어간다. 이곳에서 키 작은 식물들이 살기란, 쉽지 않다. 숲속에는 꽃가루받이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벌이나 나비를 보는 일도 쉽지 않다. 여름 숲에는 화려한 꽃들을 대신해 낙엽 속에서 남은 양분을 먹고 살아가는 부생식물이 있다. 이 수정란풀도 대표적인 부생식물이다. 오랜 시간 나뭇잎이 쌓여 만들어진 부식토에 뿌리를 내리고, 그 속에 남은 양분을 먹고 자란다. 그래서 수정란풀을 만나려면 비교적 오래된 숲으로 가야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정란풀 대부분은 키가 작고 꽃도 정상적인 구조를 갖지 못해 굉장히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줄기는 투명에 가까운 흰색을 띠고, 꽃 역시 투명한 흰색에 가까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수정란풀은 발견하기 쉽지 않은데, 무리 지어 자라기 때문에 하나가 있으면 주변에 더 있을 확률이 높다주로 숲속 그늘지고 습한 곳에서 번식하며 독특한 생김새와 새 하얀색 때문에 ‘숲의 요정’이라는 별칭이 있다. 엽록체가 없이 다른 동식물의 사체나 썩은 나무에 붙어살고 새하얀 잎과 줄기 탓에 ‘시체꽃’이라고도 한다. 거무튀튀하게 썩어가는 것들을 정화해 저 흰색을 길어 올리는 풀. 이 길에 어울리는 식물을 꼽는다면 수정란풀이 아닐까 싶다.물참대◇여름 길목에서 마지막 봄꽃의 향연 만끽하다범꼬리지금 이곳은 마지막 봄꽃이 향연을 펼치고 있다. 이제 막 여름꽃들이 꽃대를 세워 작은 꽃봉오리를 내밀기 시작했다. 고개 정상 낙엽송 숲에서부터 만항재 들머리 산자락까지, 봄부터 가을까지 자연산 꽃들이 쉴새 없이 피고 지며 꽃다운 정원을 이룬다. 아직 이르다고 해도, 한두번 허리 굽혀 풀숲을 들여다보면 금세 알 수 있다. 그 예쁘고 씩씩한 것들이 곳곳에서 깨끗한 얼굴로 세상을 향해 고개 들고 있다는 것을. 보라색 모양의 범꼬리, 노란색 꽃들을 피워올린 미나리아재비, 연분홍 꽃쥐송이, 얼핏 보면 먼지가 뭉친 것처럼 지저분해 보이는 산꿩의다리, 전호씨방, 노랑잔대까지 앙증맞고 여리고 우아한 꽃들이 총천연색 빛깔로 돋아났다.아쉽게도 거센 장맛비에 대덕산까지 가지는 못하고 다시 두문동재로 돌아왔다. 날씨가 허락한다면 금대봉을 지나 분주령 대덕산까지 걸어보는 게 좋다. 다만, 대덕산까지 갔다 다시 두문동재로 원점회귀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대덕산에 올랐다 검룡소까지 보고, 검룡소에서 택시를 타고 두문동재로 돌아와야 한다. 두문동재~금대봉~분주령~대덕산~검룡소 전 구간 트레킹은 최소 6시간 이상 필요하다. 물과 간식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만약 대덕산 트레킹이 우선이라면 검룡소~분주령~대덕산~검룡소 이렇게 움직여도 좋다. 분주령과 대덕산 일대에도 야생화가 가득하다. 봄에는 선괭이눈, 얼레지, 갈퀴현호색, 꿩의바람꽃, 애기괭이밥, 피나물이, 여름에는 요강나물, 할미밀망, 하늘나리, 큰앵초, 태백기린초, 일월비비추, 동지꽃을 볼 수 있다. 가을도 야생화 천국이다. 개쑥부쟁이, 큰제비고깔, 흰물봉선, 넓은잎노랑투구꽃, 물매화풀 등이 사람들을 반겨준다.꽃쥐손이◇여행메모△가는길= 수도권에서 영동고속도로 타고 강릉 쪽으로 가다 원주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제천나들목에서 나가 38번 국도를 따라 영월·정선 거쳐 두문동재로 간다.△먹을 곳= 황지동 태백닭갈비의 국물 있는 닭갈비, 상장동 태성실비·배달실비식당의 한우생고기구이, 황지동 강산막국수의 돼지고기 수육, 황지동 초막고갈두의 생선찜·두부찜 등. 산괴불주머니
2019.07.12 I 강경록 기자
⑨ 38선을 넘나들며 피난민들을 만나다
  • [등짐쟁이 기파리의 유랑]⑨ 38선을 넘나들며 피난민들을 만나다
  • [이데일리 트립 in 정기영 기자] 새벽 어스름한 시간. 눈을 비비고 텐트 밖으로 나와 임도 한쪽에 쪼그리고 앉아 소변을 보는데 마주 보이는 한천산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내려오는 게 보였다. 수십 명의 사람이 일렬로 내려오는 행렬에는 말소리도, 발자국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들은 오로지 맨 앞의 흰 옷을 입은 사람을 따라갔으며, 그들 역시도 흰색의 무명천 옷을 입고 있었다. 밤새 참았던 소변이 어느새 찔끔거릴 즈음 머리가 멍해졌다. 눈을 뜬 건지, 잠을 잔건지 모를 상황에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모로 누웠던 몸을 똑바로 눕히니 진즉에 날이 밝았는지 텐트 밖이 훤했다.길은 양양의 38 휴게소부터 시작되었다. 평화를 상징하는 벽화가 그려진 지하보도를 지나 ‘잔교리 38 평화마을’에 이른다. 마을 중심으로 흐르는 잔교천을 따라 남북으로 갈린 잔교리는 전쟁으로 인해 다니던 학교와 마을이 갈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던 곳이다. 남쪽 방향을 가리키는 파란색 리본과 북쪽 방향을 가리키는 붉은색 리본. 이 시그널이 38선 숨길을 알려주는 이정표이다. ‘38선 숨길’은 전쟁으로 인해 생긴 비극적인 과거 위에 평화를 빌고 통일을 위한 마음을 담아 양양군에서 만든 길로 소통이 이루어지는 들숨, 날숨이 되기를 바라기에 ‘숨길’이라는 명칭이 붙었다.이미 해가 머리꼭지에 올라 있어 잔교리에서 대치리까지 가는 길은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지열로 뜨거웠다. 아스팔트 도로 끝 임도로 접어들고 나서야 나뭇가지가 내어주는 그늘에 턱밑까치 차오르던 뜨거운 숨이 편해졌다. 그렇게 한참을 임도를 걸어 명지리에 들어섰다. 강원도 청정 계곡인 법수치 계곡으로 들어서는 길목이다. 앵두나무가 많아 해마다 5월이면 앵두나무 축제를 하는 이 마을은 38선 숨길과 티모테오 순례길이 만나는 곳이다.우리는 곧 순례길에 접어들 예정이기에 마을의 유일한 식당인 향림면옥에서 송이 칼국수로 뱃속 허기를 달랬다. 티모테오 순례길. 양양 본당의 제3대 주임 신부였던 이광재 티모테오 신부가 공산당의 삼엄한 감시 속에서 남하한 북한 동포들을 숨겨 주고 본당 교우들을 통해 무사히 38선 이남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도와주다가 순교한 것을 기리기 위해 양양 성당에서 만든 길이다. 마을 뒤편 한천산으로 들어서는 초입에 순례길의 표시인 예수 14처 중 마지막 14처 십자가를 만나면서 순례길을 역방향으로 걷는 여정을 시작하며 양양 시내에 다다를 것이다. 한천산의 임도를 걷는 내내 끝도 없는 초록의 향연이 길가에 펼쳐졌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이 산의 넓이는 여자들 한복 치마폭처럼 넓었다. 지난 가을 송이 채취 때 쳐놓은 금줄은 느슨한 채로 여전히 이 산에 구역을 만들 듯 쳐져 있지만 송이 계절이 아닌 탓에 인적이 거의 없는 지금은 야생동물이 주인인 산이다. 간혹 나오는 멧돼지 식흔은 생각보다 많고 깊어 보는 순간 쫄보가 되어 스틱을 탁탁 치며 쇳소리를 내 ‘인간이 이 산에 왔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임도를 걷는 사이사이 38선을 알리는 표지목을 만났다. 정치적이고 이념적적인 38선이 이곳에서는 단지 이정표에 불과했다. 우리는 지금 이 38선을 중심으로 때로는 북쪽으로, 때로는 남쪽으로 오르내리며 걷는 중이다. 오늘 저녁은 이 산 어디 메에서 머물 예정이다. 임도를 걸었던 경험상 산의 한쪽 면을 깎아내고 8부 능선쯤 올라가는 임도는 조망이 좋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리라.드디어 전망이 탁 트인 곳에 닿았다. 역시나 38선 표지목이 있다. 게다가 넓기까지 하니 숙영지로는 최고의 장소였다. 걸음을 멈추기에는 좀 이른 시간이었지만 이곳에서 머물 수밖에 없는, 아니 머물러야 하는 이유는 딱 하나, 우리가 언제 또 ‘38선 위에서 잠을 자보겠는가’였다. 숙영지는 정해졌지만 무작정 텐트를 펼치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오가는 곳은 아니지만 ‘해가 내려갈 때쯤에 집을 짓고, 사람들이 오가기 전에 집을 철수하자’는 나름의 원칙은 이곳에서도 여지없이 적용시킨다.38선 표지목을 중심으로 넓을 임도 한쪽에 쪼르륵 하루 저녁을 머물 집을 지었다. 지금 우리가 머무는 곳은 북쪽이 될 수도 있고, 남쪽이 될 수도 있으며, 38선 한 가운데일 수도 있다. 생애 처음인 이 생소한 경험은 정치적인 이념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무엇인가 묘한 쾌감과 이질감을 동시에 느낀다. 돌을 옮겨 테이블을 만들고 배낭에 넣어온 음식들을 올리니 자연 식탁이 따로 없다. 미세먼지로 인한 흐릿한 조망이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산을 잘 아는 일행들이 중첩된 능선을 가리키며 ‘저기는 설악산, 저기는 점봉산..’등을 얘기해 주니 앉은 자리에서 이곳이 주는 풍경을 실컷 누린다.어둠이 내려앉았다. 그나마 희끄무레 보이던 조망도 깜깜한 밤에 묻혔다. 별이라도 보일까 싶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지만 밤새 비가 안 내리면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하다. 여름이면 흔하디흔한 홀딱벚고새의 울음소리조차도 들리지 않는 적막강산의 시간. 그르렁대며 하루를 마감하는 소리가 각자의 텐트 밖으로 새어 나왔다. 38선에서 잠을 자고 일어난 아침. 새벽 꿈 이야기를 일행에게 했더니 “그들과 눈이 마주쳤다면 너는 지금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거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 날 새벽, 내가 보았던 사람들은 38선을 내려오는 피난민들이었다. 이념으로 인해 갈라진 이 땅에서 종교적인 신념을 위해 목숨을 걸고 내려왔던 그들은 그들의 신앙을 지켰을까.
④ 바람이 키운 산수국, 사려니숲길
  • [진서우의 제주살이]④ 바람이 키운 산수국, 사려니숲길
  • [이데일리 트립 in 진서우 기자] ‘너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라는 드라마의 대사처럼 숲과 함께하는 모든 날이 좋았다. 햇살이 따스해서, 날이 흐려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서, 눈이 내려서, 숲은 모든 게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사려니숲길’이라는 이름은 사려니오름 가는 길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동안은 사려니오름을 오르지 못한 채 사려니숲길을 걸었는데 드디어 오늘, 사려니오름 가는 길 위에 있다. 길이 평탄해서 걷기 좋은 숲길은 입구부터 삼나무가 피톤치드를 뿜어내며 맞이한다. 고도가 높은 지대라 5월의 마지막 날인데도 활엽수들이 연한 초록으로 물들어 있어 숲은 더 생생하고 더 깊다.사려니숲길의 화산송이는 자연적으로 깔려있던 것이 아니다. 숲길을 조성하면서 깔았다고 하는데, 색감도 예쁘지만 사그락 사그락 나는 소리가 음악소리처럼 들린다. 비가 와도 물 빠짐이 좋아서 질퍽대지 않는다. 화산송이길과 함께 사려니숲길의 산수국은 환상적이다. 파랗고 하얀 산수국이 길 양쪽을 따라 끝도 없이 늘어서 있다. 꽃봉오리만 잔뜩 맺힌 채 아직 피지 않아서 2주만 늦게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입구에서 3.6km 지점에 있는 월든삼거리이다. 옆 길로 빠지면 사려니오름 가는 길이지만 물찻오름을 향해 직진했다. 한낮인데도 햇빛은 숲을 장악하지 못한다. 초록 잎새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청량하다. 하늘을 이불 덮고 살아가는 사려니숲에는 오래된 침묵이 있다. 때로는 침묵보다 더 큰 위로는 없을 것이다.드디어 물찻오름 입구다. 남조로 쪽 입구에서 5.4km 떨어져 있다. 뱀이 자주 출몰하는 곳이라고 안내판이 떡하니 있지만 여행자들은 사진 찍는데 열중하고 있다. 이곳에서 모여 30분 간격으로 물찻오름에 오른다. 일 년에 한 번뿐인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여행자들이 삼삼오오 즐거운 표정으로 모여 있다. 물찻오름은 전체 길이가 1.42km이고 50분 정도 소요되는 작은 오름이다. 분화구에 물이 고인 화구호를 가지고 있다. 물찻은 ‘물이 차있는 성’이라는 뜻이다. 오랜 세월 분화구의 화산송이(스코리아)가 점토질로 바뀌면서 물이 고이게 되었다고 한다. ‘오랜 세월’이라고 표현했지만 겨우 몇 십만 년 전일까? 아님 겨우 몇 만 년 전일까? 내 머리로는 느낌이 오지 않는다. 물찻오름에 들어서자마자 박새꽃이 기다리고 있다. 숲을 여행한다고 해서 단번에 모두와 친구가 되는 건 아니다.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이름을 알아가야 하고 이름을 불러줘야 한다.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친구가 되기 어렵다는 걸 안다. 이 아이도 ‘박새꽃’이라는 것을 아는데 1년이 넘게 걸렸다. 추위가 물러가지 않은 이른 봄, 사려니숲길에 연둣빛 잎을 피워내는 모습이 신기했었는데 이제야 이름을 알았다.물찻오름 탐방로는 두 사람이 지나가기에 매우 좁다. 그래서 올라가는 길과 내려오는 길이 따로 있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야자수 매트 위로만 걸었다. 숲은 나무와 조릿대로 빽빽하고 빛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물찻오름의 화구호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우거진 나무 사이로 호수에 하늘이 잠겨있다. 봄에 새로 깨어난 초록들도 잠겨있다. 마음이 설레었다. 호수로 내려가는 길이 있지만 통행로가 제한 구역으로 되어 있다. 올해부터는 평상시에도 개방하려고 했는데 심하게 훼손된 오름의 복원 속도가 늦어서 어쩔 수 없이 개방이 연기되었다고 한다.물찻오름 정상이다. 어둡고 깊은 숲을 한참을 지나온 후 바라보는 한라산이 눈부시다. 이 느낌이 좋아서 오름을 오른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하늘과 숲, 알콩달콩 모여 있는 오름들과 바닷가 마을까지 모두 내게 주어진 선물이다. 보라. 한라산 자락을 타고 내려온 초록의 원시림에 마음이 설레지 않나? 저 끝없는 깊은 숲은 무엇을 감추고 있을까?물찻오름에서 내려와 월든삼거리 쪽으로 갔다. 사려니오름 가는 길을 평소에는 갈 수 없다니 아쉽다. 해마다 초여름에 열리는 에코힐링 체험 기간을 기다려야 한다. 길은 넓지만 공중 위에 천막이라도 쳐놓은 듯 시원하다. 사려니숲길은 여름에도 걷기 좋다.사려니오름으로 가는 월든삼거리이다. 사려니오름까지 8킬로미터를 가야 한다. 이미 8킬로미터를 걸어왔는데 앞으로 걸어온 만큼 더 걸어야 하고, 오름까지 올라야 한다. 이때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숲길인 지라 어떻게든 걸어야겠지.사려니오름 가는 길에 접어들자 평평한 곳부터 찾았다. 아까부터 몰려온 허기를 채우려 돗자리를 깔고 김밥과 김말이 튀김, 닭강정을 꺼내놓았다. 막걸리로 목부터 축이니 행복한 기분이 두 배로 부푼다. 지나가는 어느 부부가 맛있겠다며 말을 건넸다. 시선이 돗자리 위에 잠시 머물렀다. 몇 초 후에 같이 먹자는 말을 하지 못한 걸 후회했다. 행동과 생각이 엇박자가 잘 나는 편이라 굼뜨고 곧잘 후회가 뒤따른다.화산송이 밟는 소리가 경쾌하다. 동영상을 찍어도 배경음악이 따로 필요 없다. 화산송이의 노래가 더 근사하니까. 때때로 내가 사려니숲길을 걷는 건지 사려니숲길이 나를 걷는 건지, 집에 돌아와 누우면 내 마음을 오래도록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 그 길이 생각난다.숲길을 걷다 보면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을 향해 걸어갈 때도 있고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을 향해 걸어갈 때도 있다. 마치 우리 인생처럼. 지금 나도 어두운 곳을 통과해 가고 있다. 다섯 달 전, 상실감에 망가진 마음으로 제주에 내려왔다. 숲에서 울고 또 울었는데, 뿌려진 눈물만큼 숲은 나를 위로했다. 마음이 가득 채워져서 제주를 떠나는 날에는 더 이상 슬프지 않겠지. 그리고 제주에 다시 돌아오는 날에는 강해진 모습으로 숲을 여행하겠지.오래되어 갈라진 표피층과 이끼를 뒤집어쓰고 있는 이 나무는 몸통을 봐서는 알아보기 쉽지 않다. 잎을 보니 후박나무 같다. 이 정도 굵기가 되려면 아마 백 개의 나이테를 몸에 숨기지 않았을까. 봄이 되면 내면에 잠들어 있는 연둣빛 싹을 깨워서 사려니 숲을 온통 초록으로 뒤덮었을 테지. 후박나무를 어루만지며 빛나고 있는 저 태양은 백 년 동안 교감을 나누고 있는 친구일 테지. 사약의 재료로 쓰였던 천남성이라는 독초가 숲에 널려있다. 머리를 쳐들고 있는 독사의 형상이라 더 신기하다. 작년에 치유의 숲에서 빨간 천남성 열매가 예뻐서 손에 들고 걸었던 일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열매의 맛이 궁금했는데 먹어보지 않은 것은 조상의 은덕이다. 거문오름에서 만났던 한 해설사의 말이 생각난다. 앞으로 과학이 발달하여 이 독초로 어떤 불치의 병을 치료하는 약을 만들지 모르므로 자연이 키우는 대로 그대로 두는 게 옳다고.나는 직선의 길보다 굽은 길이 좋다. 저 길을 돌면 뭐가 있을까 상상할 수 있으니까. 때로는 구불구불한 길이 우리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숲에 들면 하늘을 향해 나뭇잎 사진 찍는 일에 열중하기도 한다. 빛 때문에 나뭇잎의 농담이 수묵화를 그려놓은 것 같다. 사려니오름 가는 길에는 하천이 몸의 혈관처럼 여기저기 뻗어 있다. 제주 화산섬의 특징상 평소에는 건천이지만 오늘은 이틀 전 내린 비로 물이 고여 있다. 제주 산간지역은 비가 오면 하룻밤에도 몇 백 밀리미터씩 폭우가 쏟아지기도 한다. 그 빗물이 거대한 물길이 되어 온 숲길을 적시며 지나간다.월든삼거리에서 4km 정도 걸었을 때 여행자들을 태운 트럭이 지나갔다. 세워 달라고 손짓 한 적 없는데, 트럭이 저 앞에 멈춰 서 있다. 두 다리의 애원에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트럭에 올라탔다. 뚜벅뚜벅 걷다가 트럭을 타고 숲길을 달려가니 편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건성으로 보고 지나쳤을 숲이 궁금하다. 트럭은 사려니오름 앞에서 멈추었다. 제주의 숲길에는 삼나무가 많다. 하지만 사려니오름에 있는 삼나무는 보기에도 아찔하다. 심한 경사 지역에서 자라고 있어서다. 화산체에 우뚝 버티고 서서 무슨 생각에 잠겨 있을까? 계단의 경사가 꽤 가파르다. 계단이 모두 770개다. 작년에 올랐던 물영아리오름의 계단은 천 개가 넘고 경사도 훨씬 가팔랐다. ‘이 정도쯤이야’ 하는 마음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계단 사이에 좁은 오솔길이 있다. 흙길을 밟는 게 좋아서 오솔길로 걷는다. 급경사를 크게 지그재그를 그리며 완만한 길을 걸어 올라가는지라 고도가 높아지지 않는다. 빽빽하게 자라는 삼나무 때문에 하늘이 열리지 않는다. 그래서 삼나무 아래 세상에는 다양한 식물이 형성되지 못한다. 어린 나무가 큰 나무로 자라지 못하고 스러진다. 삼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새와 벌과 나비의 접근도 막는다. 삼나무 숲에 들면 새소리가 안 들리는 이유다. 그런데도 사람에게는 피톤치드가 좋다고 하는데, 과학을 잘 모르는 나는 이해하기 어렵다.결코 끝나지 않을 듯 뻗어있더니 계단 끝에 하늘빛이 보였다. 조금 후에 정상에 서 있을 내 모습이 떠올랐다. 정상에 오른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른다. 그냥 오른다. 숲을 떠나면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나는 아주 조금 성숙해져 있을 테지.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먼 바닷가 마을에는 창백한 하늘이 내려앉아 있다. 그러면 그런대로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에 빠져든다. 그곳에서 아름다운 제주의 숲이 더 이상 사람들에 의해 훼손되지 않기를 빌었다. 숲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이 울창한 숲을 걸어갈 수 있기를 소망했다.먼 길을 걷고 또 오름을 두 개나 올랐으므로 전체 여정이 19km쯤 되었을까? 트럭 타고 온 거리를 빼도 대략 15km 이상 걸은 듯하다. 관리사무소를 지나면 셔틀버스를 타는 곳이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이, 십여 분을 못 참고 고사리 서너 주먹을 따다가 버스 한 대 놓치고 마지막 버스를 잡아탔다. 사려니숲에 아침 10시에 들어와서 오후 5시에 떠났다. 나는 숲에 어떤 이로움도 주지 못하고 숲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숲은 내게 많은 것을 주었다. 내 몸의 세포들이 숲이 주는 시원으로 인하여 깨어나는 순간들은 기쁨이다. 내 안의 아픔을 강물처럼 흘려보내라는 숲의 이야기도 들었다. 다음에 사려니숲에 가면 오랜 친구처럼 진한 포옹을 해 주어야겠다.[여행 Tip]사려니 숲길은 비자림로 쪽보다 남조로 쪽에서 진입하는 것이 편하다.사려니 숲길을 끝없이 수놓을 산수국은 6월 중순 이후 활짝 필 것으로 기대된다.
올 여름, 특별한 리미티드 화장품이 몰려온다
  • 올 여름, 특별한 리미티드 화장품이 몰려온다
  • 사진제공=이니스프리.[이데일리 뷰티in 문정원 기자]화장품 브랜드들이 확연한 더위가 느껴지는 6월 범여름 시즌을 맞아 특별한 한정판부터 리뉴얼 제품까지 다양한 시즌 상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때이른 더위와 연일 이어지는 자외선 주의보에 피부진정 효과를 볼 수 있는 나만의 기초 스킨케어 제품을 만나보자.아모레퍼시픽 설화수는 고농축 적송의 강인한 생명력으로 눈가피부에 깊이 있는 안티에이징을 선사하는 진설아이크림과 아이에센스를 업그레이드 출시한다. 업그레이드된 ‘진설아이크림’은 기존 것 대비 적송의 피부노화 케어 성분을 더욱 강화하고, 탄력을 높여주는 복령 추출물을 추가하여 업그레이드 출시했다.사용감 또한 한층 더 부드러워진 발림성과 촉촉한 감촉으로 개선했다. ‘진설아이에센스’도 이번 업그레이드 출시로 기존 대비 적송의 피부노화 케어 성분을 더욱 강화하고, 노화 피부 정화 기능 활성화 성분을 신규 추가했으며, 송이 추출물을 함유해 외부 저항력 강화 기능도 추가했다.LG생활건강은 궁중 백자에 생기롭게 피어난 모란과 국화, 연꽃을 담은 디자인으로 궁중 예술작품의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는 ‘후 비첩 순환 에센스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했다. ‘비첩 순환 에센스’는 공진비단 배양액과 해울환 등 궁중 비방 성분을 함유해 피부 순환을 도와주는 제품이다. 세안 후 첫 번째로 사용하면 좋은 첫 단계 에센스로, 아침 세안 후 얼굴을 산뜻하게 가꿔주고 저녁에는 하루 종일 지친 피부에 생기를 더해 준다. 건조와 더위에 지친 피부를 맑고 청아하게 가꿔주어 빛나는 수분 안티에이징을 선사한다.사진=각사 제공이니스프리는 2019 에코손수건 캠페인 런칭과 함께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했다. ‘에코손수건 캠페인’은 손수건을 사용하는 작은 습관을 통해 자연을 지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니스프리가 2010년부터 꾸준히 진행해온 글로벌 친환경 캠페인이다. 2019년 에코손수건은 발랄한 모습의 캐릭터 일러스트와 선명하고 다채로운 컬러로 세 가지 디자인을 선보인다. 텀블러를 사용하고 에코백을 메는 등 ‘플레이그린을 실천하는 나의 기분 좋은 순간’을 표현하여 캠페인의 의미를 더한다. 동일한 디자인 테마를 베스트셀러 제품들에 적용한 2019 에코손수건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했다. 리미티드 에디션은 ▲그린티 씨드 세럼 ▲그린티 밸런싱 스킨 ▲그린티 밸런싱 로션 ▲마이 메이크업 클렌저 - 미셀라 오일 워터 ▲그린티 립밤 ▲그린티 립 슬리핑 마스크로 구성된다.뉴욕 코스메틱 브랜드 키엘은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쿨링 수분 젤 크림 125ml 대용량 제품을 한정 출시했다. 쿨링 수분 젤 크림은 남극에서 발견된 빙하 당단백질 추출물과 사막 식물 추출물이 함유 되어 있어 즉각적으로 수분을 공급하고 피부를 보호해준다. 산뜻한 젤 제형의 가벼운 오일 프리타입으로 인공 향, 인공 색소를 함유하지 않아 모든 피부 타입에 사용이 가능하다.더마톨로지 브랜드 셀퓨전씨는 강한 자외선과 기온 상승으로 인한 피지 분비량 증가로 피부트러블이 많은 여름 시즌을 맞아 저자극 트러블 케어 폼 클렌저를 출시했다. ‘트리악 데일리 트러블 케어 폼 클렌저’는 과잉 피지와 오래된 각질뿐 아니라 미세먼지/초미세먼지도 꼼꼼하게 클렌징 해 반복되는 트러블 요인을 제거하는 여드름성 피부 완화 기능성 폼 클렌저다.식약처 여드름 기능성 성분 ‘살리실산’을 함유해 모공 속에 쌓인 과잉 피지와 오래된 각질을 딥클렌징 하여 여드름성 피부 완화에 도움을 준다.
2019.06.05 I 문정원 기자
대상웰라이프, 뷰티음료 '히비스커스&레몬밤' 선봬
  • 대상웰라이프, 뷰티음료 '히비스커스&레몬밤' 선봬
  • 히비스커스&레몬밤. (사진=대상)[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대상웰라이프가 자연에서 얻은 허브를 활용한 녹즙 신제품 ‘히비스커스&레몬밤’을 출시했다고 8일 밝혔다. 최근 건강 관리를 통해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이너뷰티(Inner Beauty)’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몸 속부터 건강을 채우는 ‘이너뷰티’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대상웰라이프는 트렌드 원료인 히비스커스와 레몬밤을 담은 녹즙을 선보였다.‘히비스커스’는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찾던 꽃으로, 화려한 붉은 빛깔이 특징이다. 히비스커스에는 ‘하이드록시시트릭산(HCA)’ 이외에도 ‘갈산’, ‘카테킨’ 성분이 함유되어 있고, ‘퀘르세틴’, ’안토시아닌’ 성분도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레몬밤’은 은은하고 상쾌한 향을 지닌 지중해 연안과 중부 유럽에 자생하는 허브의 일종이다. 레몬밤은 주로 분말 형태로 사용되는데, 레몬밤에 다량 함유된 로즈마린산 성분은 다양한 기능으로 모든 연령층으로부터 주목 받고 있다.히비스커스&레몬밤은 한 병에 히비스커스 꽃 3송이 분량의 성분이 함유돼 있으며, 레몬밤의 핵심 성분인 ‘로즈마린산’ 함유량은 레몬밤차 로즈마린산(0.64㎎)의 약 15배에 달하는 10.12㎎이다. 가격은 120㎖ 용량 한 병에 2400원이다.대상웰라이프 관계자는 “바쁜 일상으로 건강 관리에 소홀하기 쉬운 현대인들을 위해 간편하게 섭취 가능한 녹즙을 출시하게 됐다”며 “평소 이너뷰티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을 비롯해 간편하게 건강을 챙기고자 하는 분들께 추천한다”고 전했다.
2019.05.08 I 이윤화 기자
이마트, 최대 40cm ‘킹 블랙타이거새우’ 선보인다
  • 이마트, 최대 40cm ‘킹 블랙타이거새우’ 선보인다
  • 킹 블랙타이거새우(사진=이마트)[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이마트(139480)는 오는 8일까지 블랙타이거새우의 최대 8배, 흰다리새우의 최대 20배 사이즈에 달하는 ‘킹 블랙타이거새우’를 4980원에 판매한다고 1일 밝혔다.이마트에 따르면 킹 블랙타이거새우는 블랙타이거새우 중에서도 길이가 20cm에서 최대 40cm까지 달하는 ‘자연산’ 새우다. 육질이 단단하고 탱글탱글해 대표적인 고급 갑각류 중인 하나인 랍스터와 식감이 비슷한 것이 특징이다.킹 블랙타이거새우는 일부 수산시장과 온라인 등에서만 구매가 가능했지만,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초대형 수산물이 인기를 끌자이마트는 협력사와 협력해 시중 대비 평균 20% 가량 저렴한 가격에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이마트가 이처럼 저렴한 가격에 킹 블랙타이거 새우를 선보일 수 있는 이유는,해외 원양산(대서양)으로 대량의 물량을 준비했기 때문이다.원양산은 국내 원양어선이 어획하기 때문에 내국물품으로 간주돼관세가 부가되지 않고, 국내로 들어오기까지 원양 운반 외에는 별도 유통 절차가 없기 때문에 수입산에 비해 20~30% 가량 저렴하다.이에 더해 이마트는 올해 초부터 사전기획을 통해 국내로 운반하는킹 블랙타이거새우 원양산 5톤을 대량 매입해 가격을 한번 더 낮췄다.이 외에도 이마트는 블랙타이거를 1만800원에, 흰다리새우는 9960원에 판매한다.이마트는 이밖에 오는 8일까지‘어메이징 피자(18인치)’도 9900원에 선보인다. 이마트e카드로 결제할 시 30% 추가 할인된 6930원에 구매 가능하다.기존 이마트 즉석피자 코너에서 판매하는 18인치 피자 중에서 가장 저렴한 비프 콤비네이션 피자(1만2500원)와 비교해도 20% 가량 저렴한 가격이다.어메이징 피자는 불필요한 토핑들을 제외하고 치즈(99% 자연치즈), 베이컨, 스모크 햄, 양송이로만 토핑을 단순화해 피자 본연의 맛을 살린 제품이다.트레이더스의 인기 상품인 소시지 빵을 이마트용으로 재해석한‘어메이징 소세지몽땅’도 5입 6980원에 선보인다.또한, 국내산 돈육으로 만든 ‘어메이징 양념 돈까스’는 100g당 990원에 판매한다. 양념 돈까스 8~14장을 1만원 가량에 구매 가능하다.국내산 계육을 가공한 뼈 있는 닭강정 ‘어메이징 닭강정’은 9980원에 선보인다. 이밖에 이마트는 본격적인 물놀이 시즌을 앞두고 레저·휴양시설‘오션월드’ 제휴 상품도 5월 한 달동안 국민가격으로 저렴하게 준비했으며, 숙박권이 포함된 특가 상품도 내놓는다.최훈학 이마트 마케팅 담당은 “기존 대형마트에서 취급해왔던 상품의 경계를 허물고 킹블랙타이거새우, 오션월드 입장권, 어메이징 피자 등을 선보인다”며 “앞으로도 오프라인 점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2019.05.01 I 함지현 기자
①한라산 깊은 물, 국민건강水 ‘삼다수’
  • [식품박물관]①한라산 깊은 물, 국민건강水 ‘삼다수’
  • (사진=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이데일리 강신우 기자]“건강에 해로운 성분 전무(全無)”‘제주삼다수(이하 삼다수)’가 출시되기 3년 전인 1995년, 제주특별자치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삼다수의 수원지인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산70번지, 지하 420m에서 끌어 올린 물의 수질검사 결과이다. 일반 세균은 물론 불소, 암모니아성 질소, 카드뮴 등의 성분이 단 하나도 검출되지 않았다. 화산암반수로 제주의 청정 자연을 담은 깨끗함과 우수한 맛, 균형 잡힌 영양으로 ‘국민생수’로 자리 잡은 삼다수는 1998년 3월 먹는 샘물시장에 첫 등장, 이후 현재까지 21년째 압도적인 점유율로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삼다수는 2018년 기준 시장점유율 40.2%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어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12.3%), 농심 백산수(8.2%), 해태음료 강원 평창수(4.5%) 등의 순이다. (그래픽=이동훈 기자)◇1998년 출시하자마자 시장 1위지금은 삼다수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수가 됐지만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제주도는 물이 귀한 섬으로 인식됐다. 지형 특성상 지표수 발달이 덜 됐기 때문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제주지하수는 도민들의 생명수나 다름없었다. 그러던 중 1970년대 수원 조사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지하수를 발견하면서 제주지하수는 산업적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이후 1995년 제주도지방개발공사(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설립되면서 삼다수 개발에 탄력이 붙었다.삼다수는 한라산과 물허벅 등 제주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직사각형 모형으로 디자인 했다. 생산 시설 시험가동기간을 거쳐 1998년3월5일 500㎖와 2ℓ 제품 총 343t이 처음 출하됐다. 시장에 첫 등장한 삼다수는 출시 한 달 만에 5000t(2ℓ 제품 기준 250만병)이 팔렸다. 소규모 먹는샘물 업체의 1년 판매량보다도 많은 양이었다. 출시 3개월 만에 당시 빅3 브랜드였던 ‘진로석수’ ‘풀무원샘물’ ‘스파클’을 제치고 페트병 샘물시장을 한 번에 장악했다. 출시 4개월째에는 판매량 급증으로 품절 사태까지 벌어질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지하 420m서 끌어 올린 화산 암반수삼다수가 출시와 동시에 이 같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천혜의 자연환경이 그대로 보존된 한라산의 지하 420m에서 끌어올린 청정 화산암반수였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약 190만 년 전부터 5000여 년 전까지 이어진 화산 활동에 의해 형성된 화산섬이다. 평균 2~3m 두께의 용암층과 퇴적층이 시루떡처럼 겹겹이 쌓인 지층 구조를 이루고 있고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기능이 매우 탁월한 송이(scoria)와 클링커(clinker)가 풍부하게 분포돼 있다. 화산송이.(사진=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땅 위로 떨어진 빗물(눈 녹은 물 포함)이 용암층 사이로 깊숙이 침투하면서 지하수가 되는데 그 과정에서 구멍 뚫린 현무암과 화산송이 등이 불순물을 깨끗하게 거른다. 제주도를 지구상에서 가장 큰 천연정수기로 비유하는 이유다. 국내 일부 생수가 활성탄을 이용한 고도 정수 처리과정을 거쳐 생산되고 있으나 삼다수는 여과 및 자외선 살균 과정만을 거친 후 생산되고 있어 자연의 물맛 그대로를 간직한 살아 있는 물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지하수의 연령은 18년으로 추정된다. 빗물이 18년 동안 2000m에 달하는 거대한 천연 화산암반 필터를 거치며 지상의 오염물질들이 모두 제거되는 대신 화산 암반층에 포함된 바나듐과 실리카와 같은 미네랄 성분들을 함유한 경도가 낮은 알칼리 물로 탄생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삼다수는 건강 측면에서도 뛰어난 효과를 자랑한다. (자료=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오상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장은 “지하수 내 미네랄 함유량은 식품에 비해 소량이지만 물에 녹아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체내 흡수율은 훨씬 높다”면서 “지하수에 포함된 건강 기능적 특성들이 하나로 모여 시너지를 발휘해 면역 활성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 연구원장은 제주 지하수가 마그네슘, 실리카, 바나듐 등 천연 미네랄 함유량이 높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제주 수자원 보존 위해서도 노력제주의 청정 자연 속에서 탄생한 귀한 물은 제주의 브랜드가 돼 2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국내 먹는샘물 시장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제주삼다수를 생산·판매하는 제주개발공사는 제주지하수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해 제주 수자원에 대한 연구와 보존, 나아가 제주의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사는 앞으로 한라산에서 해안에 이르는 표선유역 전체 지역의 지하수 생성과 순환, 수질 특성을 종합적으로 연구해 제주 수자원의 보전 관리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제주 수자원과 관련한 과학적 연구와 제주물의 가치 보존 및 세계화를 위해 유네스코 파리 본부와도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2019.04.26 I 강신우 기자
 튤립·벚꽃·장미…이번에 ‘매화’가 ‘활짝’
  • [여행+] 튤립·벚꽃·장미…이번에 ‘매화’가 ‘활짝’
  • 에버랜드 하늘매화길 달마당에 심어진 ‘만첩홍매’[용인=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가 에코파크라는 개념으로 내방객을 만난다. 수도권 처음으로 만든 매화정원인 하늘매화길을 시작으로 포레스트캠프와 스피드웨이 등 단지 내 인프라를 활용한 체험 요소를 지속해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29일 여는 ‘하늘매화길’로 에버랜드는 ‘튤립·매화·벚꽃·장미’로 이어지는 대표 봄꽃 라인업을 완성했다고 자평했다.에버랜드 하늘매화길에서 흐드러지게 핀 매화 사이를 걷고 있는 관람객◇만첩홍매 등 전국에서 11종 700여 그루 가져와하늘매화길은 매실 재배가 목적이 아닌 순전히 매화꽃 감상만을 위해 꾸민 테마정원이다. 하늘 정원길은 에버랜드 내 아메리칸어드벤처 지역의 콜럼버스대탐험 뒤쪽 부지에 조성했다. 기존의 포시즌스가든(1만㎡)이나 장미원(2만㎡)보다 더 넓은 3만3000㎡(1만 평). 에버랜드 정원 가운데 최대 규모다. 정원에 놓인 1㎞ 길이의 하늘매화길에는 관람 동선을 따라 전국 각지에서 만첩홍매, 율곡매, 용유매등 11종 700여 그루의 매실나무를 가져와 심었다. 또 소나무, 벚나무, 버드나무 등 수목 1만여 그루와 무스카리, 수선화, 유채 등 24만 송이의 봄꽃도 함께 심었다.에버랜드 하늘매화길에서 흐드러지게 핀 매화 사이를 걷고 있는 관람객매화는 최상단 전망대인 ‘향설대’와 중간의 달마당에 심어진 ‘만첩홍매’. 여러 겹 붉은 꽃잎의 만첩홍매는 경북 구미의 삼성전자 공장에서 옮겨 온 수령 50년 이상의 고목으로 수형이 크고 아름답다. 하늘매화길에는 신사임당과 율곡 선생이 직접 가꿨다고 문헌에 전해지는 강원 강릉의 천연기념물 ‘율곡매’의 재배 묘목을 비롯해 구불구불한 가지 모양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용을 닮았다는 ‘용유매’, 가지가 땅으로 늘어지는 ‘수양매’ 등이 있다. 하늘매화길의 매화의 개화율은 30% 남짓. 매화는 옮겨 심고서 몇 년간은 개화가 늦어져 에버랜드에 벚꽃이 만개하는 4월 중순까지도 매화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에버랜드 하늘매화길에서 흐드러지게 핀 매화 사이를 걷고 있는 관람객하늘매화길은 마중뜰에서 시작해 대나무숲길, 꽃잔디언덕, 달마당, 하늘길, 향설대, 탐매길, 해마루의 순서로 1㎞ 남짓한 산책로를 따라 이어지는데, 길 곳곳에서 다양한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마중뜰에는 송백, 동백, 벚나무 등 30여 개 분재가 전시돼 있고, 대나무숲길에는 대숲 그늘이, 꽃잔디언덕에는 진달래와 꽃잔디 군락이 펼쳐져 있다. 달마당은 그늘 아래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조성한 보름달 모양의 공간이고, 해마루는 에버랜드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들어선 전망대다. 해마루에 서면 우주관람차, 티익스프레스 등 놀이시설과 함께 정원 가득 피어난 매화를 감상할 수 있다.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직업 체험 프로그램을 체험 중인 학생들◇포레스트캠프·스피드웨이 등 인프라 활용해 체험 기회 늘려에버랜드는 숲속 생태체험장 ‘포레스트캠프’를 새로 조성한다. 포레스트캠프는 국내 최대 은행나무 군락지가 있는 에버랜드 인근 ‘더 숲 신원리’(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신원리) 속 약 7만 6000㎡(2만 3000평) 부지에 새롭게 만들어진 숲속 생태체험장이다. 1960~70년대 에버랜드(당시 자연농원)를 개발하면서부터 심고 가꿔온 은행나무 숲이다. 이 숲을 시민들의 휴식과 힐링 공간으로 개발 중이다. 그 첫 프로젝트가 포레스트캠프다. 포레스트캠프에서는 자연 그대로의 생태 체험은 물론, 휴게 시설 인프라까지 갖춰져 있다. 여기에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일상에서 벗어나 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에버랜드는 포레스트캠프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생태 체험은 물론, GWP(Great Work Place)나 단체 행사를 위한 숲속 음악회, 명상 요가 등의 별도 프로그램도 연중 진행할 예정이다.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직업 체험 프로그램을 체험 중인 학생들자동차 경주가 펼쳐지는 스피드웨이(모터파크)도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서킷 투어’ 직업 체험 프로그램을 새로 마련했다. 학생들의 미래 진로 설계를 돕는 사회공헌활동이다. 자동차나 모터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학생은 카레이서나 미케닉, 오피셜 등의 다양한 직업을 체험할 수 있다. 실제 스피드웨이 서킷 시설을 돌아보는 것은 물론, 슈퍼카 택시 드라이빙 체험도 가능하다. 자동차 경주 관람석도 6200석 규모의 좌석을 새롭게 추가한다. 모터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해 자동차 경주를 가장 스릴 있는 위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관람석 규모도 3배 확대했다. 더 많은 고객이 스피드웨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정병석 에버랜드 리조트사업부장은 “고객 니즈와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된 체험과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에버랜드의 자산들을 융합한 새로운 경험요소를 강화해 국내 레저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에버랜드는 하늘매화길을 봄·가을 시즌에만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봄에는 5월 6일까지 열기로 했다.
2019.03.29 I 강경록 기자
도다리쑥국에 봄나물까지…특급호텔에 찾아든 '봄'
  • 도다리쑥국에 봄나물까지…특급호텔에 찾아든 '봄'
  • 켄싱턴호텔 여의도 ‘한식 고메 프로모션’ (사진=이랜드파크)[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호텔업계가 봄을 맞아 제철 음식으로 식음업장을 재단장하고 있다. 올해는 연초부터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만큼, 봄나물 등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한식으로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8일 이랜드파크에 따르면 켄싱턴호텔 여의도는 뷔페 레스토랑 ‘브로드웨이’에서 오는 26일까지 봄을 맞이해 봄나물과 제철 해산물 등을 맛볼 수 있는 ‘한식 고메(Korean Gourmet) 프로모션’을 진행한다.주요 메뉴로는 도다리와 쑥이 어우러진 도다리쑥국, 봄나물의 제왕이라 불리는 두릅초회, 냉이·달래 된장 무침, 두릅과 메밀을 넣은 도미 비빔밥 등이 있다. 이밖에도 낙지호롱, 인삼 갈비찜, 육회, 소고기와 보리순, 더덕, 피꼬막, 깻잎생선전, 전복장, 양송이 조림, 왕갈비 치킨, 도미 스시 등 한식을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했다. 밀레니엄 서울 힐튼도 일식당 ‘겐지’에서 자연산 도다리를 넣은 도다리쑥국을 포함한 특선메뉴를 선보인다. 일본식 계란찜 ‘차완무시’와 도다리 회, 계절과일 등이 함께 나온다. JW 메리어트 서울은 뷔페 레스토랑 ‘플레이버즈’에서 오는 4월30일까지 10종류 이상의 다양한 봄나물을 선보인다. 이번 봄나물 프로모션에는 △냉이나물 △세발나물 △씀바귀 △유채나물 △두릅 △달래 △원추리 △돈나물 △방풍나물 △참나물 △가죽나물(참죽나무 순) △돌미나리나물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또 봄 더덕을 이용한 무침과 튀김, 봄동 겉절이, 달래봄동 된장국, 봄 미나리 전, 시래기 밥 등 나물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도 준비돼 있다. 봄나물 메뉴는 플레이버즈 내 한식 코너에서 제공한다.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용산 봄 프로모션.(사진=서울드래곤시티)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용산의 ‘푸드 익스체인지’에서는 제철 봄나물과 더불어 여러가지 새싹을 이용한 10여종의 메뉴를 선보인다. 제철 한식재료를 해외 음식에 접목시킨 것이 특징이다. 피로회복에 좋은 달래나물을 첨가한 사천식 팔보채, 시저 샐러드 스타일로 만든 달래무침 샐러드 등이 대표 메뉴다. 두릅을 곁들인 잡채나 다양한 새싹을 곁들인 비빔밥도 맛볼 수 있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은 강원도 평창의 다양한 특산물로 봄 음식을 제공하는 ‘서울 강남에서 평창을 맛보다’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뷔페 레스토랑 ‘더 스퀘어’에서 평창에서 공수한 신선한 특산물로 특별 코너를 구성했다. 고사리, 시래기, 곰취나물등 다양한 종류의 제철 산나물들과 △명이나물 장아찌 △곤드레나물밥 △평창 대관령 한우구이 △동치미 메밀국수 △오삼불고기 메밀피자 △더덕구이 △황태구이 △한우사골우거지국 등 30여가지의 메뉴를 기존 메뉴에 더했다.그랜드 하얏트 인천도 제철 재료들을 이용한 ‘봄나물 특선 요리’ 뷔페 프로모션을 선보인다. 이번 ‘봄나물 특선 요리’ 에서는 돈나물, 세발나물, 유채 등의 제철 나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봄나물 비빔밥을 포함한 다양한 봄나물 요리와 신선한 육회 비빔밥을 제공한다. 여기에 팬지, 소국 등의 식용 꽃으로 입맛을 돋운다.호텔업계 관계자는 “올해 호텔업계 봄 미식 프로모션은 나물처럼 입맛도 살리고 미세먼지에 지친 몸까지 생각한 메뉴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2019.03.08 I 이성웅 기자
JXJ MALL 론칭..."제조공장이 건강하게 만든 착한 뷰티제품 모아"
  • JXJ MALL 론칭..."제조공장이 건강하게 만든 착한 뷰티제품 모아"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제조공장이 만든 건강한 뷰티 브랜드 제품이 모두 모인 쇼핑몰 JXJ MALL(제이바이제이 몰)이 지난달 27일 론칭했다.JXJ MALL에는 제주이야기와 CANA(카나), LUBAS(루바스), AQURABO(아쿠라보), PRUSIA(푸르시아) 등 다양한 뷰티 브랜드 제품이 가득하다.JXJ MALL에 따르면 제주의 자연에서 찾은 원료로 만든 제주이야기는 제주 특산품은 물론, 동백꽃, 인삼, 화산송이 등을 주 재료로 삼았다. 100년 역사를 가진 테디베어와 함께하는 CANA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쓸 수 있는 안전하고 건강한 제품으로, 프로폴리스와 로얄젤리, 꿀 추출물이 주된 재료다. 지난달 27일 오후 첫 방송된 JTBC4 ‘마이 매드 뷰티 3’에서 민감한 피부로 고생하는 이들을 위한 맞춤 아이템으로 소개되기도 했다.LUBAS는 기능성 치약 브랜드로, 한방 성분과 천연 성분 배합으로 구강 내의 복합적 문제를 해결한다. 순도 높은 감초 추출물 등 한방 성분과 제올 라이트, 함수규산(부드러운 연마제)을 사용해 치아를 보호한다.AQURABO는 10억 매출 신화 엘컨과 CGMP인증 에스겔이 만든 새로운 제품으로, 수분을 뜻하는 프랑스어 AQUA와 실험실의 합성어다. 스킨케어 본질인 수분에 대한 수년간의 연구 그리고 알부틴보다 뛰어난 미백효과를 지닌 고미신N(오미자 추출물)이 주된 재료다.국제천연비누연구원인 PRUSIA는 국내 최초 USDA(농지 개발과 농업, 임업, 축산업, 식품에 대한 정책을 담당하는 미국 연방 행정부의 부처) 유기농 인증 제조 공장에서 만든 브랜드다. 이외에도 JXJ MALL에는 BLANC&ECLARE(블랑 앤 에끌레어), Glamfox(글램폭스), Reddy(레디), ELKURN(엘컨), Bolang(볼랑) 등이 있다.JXJ MALL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규회원을 위한 다양한 론칭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2019.03.04 I 박지혜 기자
⑤ 저 산줄기의 끝은 어디일까 방태산 구룡덕봉
  • [등짐쟁이 기파리의 유랑]⑤ 저 산줄기의 끝은 어디일까 방태산 구룡덕봉
  • [이데일리 트립 in 정기영 기자] “겨울에는 눈이잖아요.. 눈 보러 가야죠.”임도를 따라 오르는 등짐걸음은 ‘눈’이라는 한 단어부터 시작되었다. 저질의 체력이라도 설마 묻히겠나 싶어 그를 따라 나섰다. 8년만이다. 모두가 아침가리 계곡으로 넘어갈 때 월둔재 쪽으로 왔던 그 길을 계절이 수십 번 바뀌어서야 다시 왔다. 오래된 기억은 실낱같이 가늘어졌고 걸음은 처음 시작하는 백지장 걸음이다.홍천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을 했으니 시작부터 늦었다. 해가 나지 않은 흐린 날이었지만 걷는 내내 쌓인 눈으로 인해 고개를 떨궈 발끝만 보고 걷기 시작했다. ‘쌓인 눈이 반사되어 시릴 정도로 눈이 아파서’라는 건 핑계였다. 고개를 들지 않은 건 한 눈에 봐도 쉬워 보이지 않는 까칠스러운 개인산 줄기의 위압감에서 자유롭고 싶어서였다.월둔마을의 월둔교에서 시작하는 길. 백두대간 트레일 중 인제 6구간에 속하는 길로 동계를 제외한 나머지 계절에는 사전 신고 후 걸어야 하는 길이다. 식생 보존과 산불방지를 목적으로 5월부터 10월까지 하루 100명에게만 예약, 개방되는 트레일이지만 겨울에는 걸음이 비교적 자유롭다. 하늘은 금방이라도 눈이 쏟아질듯 잔뜩 찌푸렸지만 걸으니 몸에서 열이 나는지 두껍게 입은 옷 안쪽으로는 땀이 질질 흐른다.간혹 고개를 들어보면 하나, 두울, 세엣, 한복 치마 주름 접히듯이 산자락이 접혔다. 월둔재 삼거리에서 구룡덕봉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오르는 방향을 따라 계속 걸으면 아침가리가 시작되는 조경동교를 만나게 되지만 오늘의 목적지지가 아니기에 마음을 접는다. 느린 걸음으로 두어 시간동안 걸었으니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어깨를 쉬어주었다. 아무리 가볍게 패킹한다고 해도 50리터 동계 배낭은 물을 포함해 12kg 정도라 결코 가볍지 않다.눈이 담뿍 쌓인 겨울 산. 나무가 겨울을 나기 위해 제가 가진 것들을 다 비워내는 나목이 되면 그 시린 몸뚱이를 감싸 안듯 하얀 옷으로 입혀주는 눈이 있어 겨울산은 더 멋있다. 반복되는 산허리 임도가 마술을 부리는지 도무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산은 생각보다 어둠이 빨리 찾아왔고 결국 배낭 헤드에 넣어 두었던 헤드랜턴을 꺼냈다. 그리고 정말 얼마 가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했다.5시간 40분. 남들은 서너 시간이면 간다는 그곳을 느리고 길게도 올랐다. 해가 떨어지기 전에 도착했다면 눈물을 왈칵 쏟았을 것 같은 이 먹먹한 느낌은 또 뭐지. 재빨리 텐트 펼친 후 좁은 텐트에 몸을 구겨 넣듯 들어가서는 먹을거리를 찾았다. 긴 시간 이동하는 동안 제일 힘들었던 건 할딱거리는 숨도 아니었고, 무거웠던 배낭도 아니었다. 바로 뜨겁고 진한 커피 한 잔이었다. 언제부터 커피 마시고 살았다고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몰랐지만 꿀맛보다 더 맛있는 커피 한 잔에 힘들었던 하루가 봄눈 녹듯이 싹 녹아내렸다.텐트 안에서 살짝 지퍼를 열고 밖을 내다보니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얘기 한 자락, 사락사락 내리는 눈, 음악, 좋은 사람. 편하고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주어진 것에서 최대한 만족감을 느끼는 게 백패킹의 매력임을 우리는 안다. 눈꺼풀이 천근만근이지만 자면서도 생리현상은 어쩌지 못하고 밤중에 텐트 밖으로 기어 나와 보니 눈이 제법 내린다.아침 6시 40분. 텐트 지퍼를 빠꼼 열고 밖을 내다보니 구름이 하늘을 잔뜩 덮었다. 오늘은 일출 보기 글렀다며 속으로 혀를 차고는 무슨 생각인지 텐트 밖으로 나가 어슬렁대다가 허벅지까지 발이 푹 빠졌다. 바람이 만들어 놓은 눈구덩이에 다리가 파묻혔는데 웃음이 났다. 겨울이잖아, 눈이잖아. 텐트를 펼친 구룡덕봉 헬기장 앞뒤로 높은 산군들의 장쾌한 능선들이 날을 세우듯 깃을 펼쳤다.정확히 1/2. 내 눈 앞에 펼쳐진 자연이 그린 그림의 비율이었다. 어제 저녁부터 내리는 눈은 모처럼 이쪽 산군을 덮어줄 모양인지 민둥머리 계방산 정상을 눈구름이 휘감았다. 우리가 어제 올라왔던 저쪽 어느 골짜기에도 하얗게 상고대가 피어났다. 텐트 뒤쪽으로 펼쳐진 방태산 자락과 그 너머 설악산에도 눈구름이 자리하기 시작했다. 모처럼 내리는 눈이 맨숭맨숭한 산을 덮어줄 모양이다.눈 내리는 풍경을 보면서 먹는 빵 한 조각, 스프 한 컵. 조식에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다. 짐을 정리 후 구룡덕봉 정상에 오르니 눈은 그 기세가 사나워지면서 볼때기 싸다구를 날렸다. 살아있는 눈송이가 만들어내는 하얗게 덧칠이 되는 설국. 탐방로는 선행자의 희미한 발자국 표시를 따라가다가 한 발자국만 옆으로 가도 발이 푹푹 빠졌다. 비박배낭을 맨 탓에 둔한 몸뚱이가 거북이 뒤집어지듯 자빠져서는 파닥파닥. 이런 오랜만의 상황이 즐거워 괜스레 발을 헛디디는 척 눈밭에 빠뜨리고는 바지가 젖거나 말거나 헤벌쭉 거렸다. 습설이라 걷다가 발이 무거우면 멈추고는 발끝을 툭툭 치며 눈덩이 털기 바쁘다.월둔재를 내려오기 전. 눈구덩이에 처박혀 안간힘을 써대며 엔진소리를 으르렁대는 오프로드 차량 몇 대를 잠시 만났을 뿐, 길은 여전히 둘이 전세를 낸 듯 조용하다. 걸으며 입안에서 흥얼거렸던 음악이 국이의 핸드폰에서 흘러나왔다. 하와이의 전설인 ‘이즈라엘 카마카위올레’의 우크렐레 반주로 흐르는 ‘Over The Rainbow’. 말이 필요 없었다. 짙은 하늘 아래 굵고 나지막하게 울리는 이즈의 노래가 우리의 마음을 대신해 주는 듯 했다.마치 우리가 눈구름을 달고 온 듯 산 위부터 내리던 눈이 산 아래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눈 위에서의 하룻저녁은 세상이 보이든 말든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이었다. 계속 되는 오르막에 10% 체력이 끝까지 10%였던 구룡덕봉 가는 길이었지만 겨울이 이렇게 끝나간다고 해도 우리는 결코 아쉽지 않다. 눈과 함께 하는 달콤한 겨울의 아름다움을 맛봤으니까.
그 많던 ‘과자종합선물세트’는 다 어디 갔을까
  • 그 많던 ‘과자종합선물세트’는 다 어디 갔을까
  • (사진=롯데제과)[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어릴 적 명절 때 ‘과자종합선물세트’를 친척들이 사오면 그 안에 어떤 과자가 들었을지 비닐포장을 뜯으며 설렌 적이 있다. 동생과 함께 가위 바위 보를 하며 과자를 나눠 갖는 재미도 쏠쏠했다.”(직장인 송 모(35) 씨)1980년~90년대 아이들 명절 선물세트로 인기를 누렸던 ‘과자종합선물세트’. 박스 크기와 포장 상태에 따라 3000원, 5000원, 1만원짜리로 나뉘며 과자와 초콜릿, 사탕, 껌 등 다양한 제과제품이 들어 있어 ‘가심(心)비’가 좋았던 과자종합선물세트가 이제는 ‘추억 속 상품’이 됐다.◇수작업 포장, 공장 자동화 후 쇠퇴24일 제과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 농심, 크라운해태, 오리온 등 주요 제과업체들은 1970년대 중반부터 과자종합선물세트를 생산했다. 1990년대까지 명절이나 크리스마스 등 특별 시즌이면 온 국민이 한 번쯤 받거나 선물해본 ‘인기선물’로 꼽혔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TV 광고까지 방영하며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과자선물세트가 쇠락의 길을 걸은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다. 과자 이외에도 간식거리가 다양해진데다 제과업체도 자동화 공장 설비를 갖추면서 과자선물세트의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자선물세트를 포장하기 위해서는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많이 들어간다”며 “공장 자동화 이후 과자선물세트를 따로 만들기 위해서는 인력을 별도로 뽑아야 해 비용 대비 효율성이 떨어져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소포장 ·인기제품 묶음형으로 진화과자종합선물세트는 2000년대 이후부턴 새로운 포장 형태로 진화했다. 같은 과자를 소포장 생산해 인기과자를 묶어 따로 파는 방식이다. 이렇게 묶어 파는 과자는 아이들 간식용이나 어른들 안주용으로 주로 소비되고 있다. (사진=농심)농심은 일명 ‘깡삼형제’인 감자깡과 양파깡, 고구마깡에 꿀꽈배기를 묶은 ‘스낵기획팩’을 2007년부터 생산해 창고형 할인매장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스낵모음은 깡삼형제 이외에도 농심의 장수 히트 브랜드인 자갈치, 포스틱 등의 스낵 36봉으로 구성했다. 농심스낵모음은 해마다 꾸준히 판매가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농심 관계자는 “스낵모음 기획팩은 다양한 맛의 스낵을 한 번에 즐기는 재미와 만족감 등으로 소비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며 “창고형 할인매장 중심으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오리온)오리온 역시 인기 스낵인 ‘감자스낵’을 소용량(30g)으로 만들어 묶음 판매 하고 있다. 이 제품은 야외활동이 많은 여름 바캉스철 매출이 높다. 지난해 7월 한 달 매출액만 4억5000억원 가량 나왔다. 오리온 관계자는 “소용량 팩은 여름철 안주로 여러 제품을 다양하게 맛보고 여러 명이 나눠먹기에 좋다”며 “야외 활동 시 들고 다니기 편하고 한 번에 부담 없이 먹을 정도의 적당한 양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패키지 상품”이라고 말했다. ◇특별한 날 한정수량으로 만들기도과자종합세트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제과업계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기 있는 만화 캐릭터로 포장한 상자에 인기 과자를 넣은 상품을 명절 등 특별시즌에 한정수량으로 팔고 있다. (사진=오리온)오리온은 이번 설을 맞아 ‘상어 패밀리 선물세트’와 ‘정(情) 파이 선물세트’를 온라인에서 판매한다. 상어 패밀리 선물세트는 고래밥과 상어밥을 비롯해 초코파이, 초코송이, 왕꿈틀이 등 11종의 인기 과자로 구성됐다. 아이들을 겨냥해 상어를 연상시키는 재미있는 패키지 모양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정 파이 선물세트에는 초코파이와 후레쉬베리, 카스타드 3종이 담겼다.(사진=롯데제과)앞서 롯데제과는 지난 추석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의 캐릭터를 활용한 과자선물세트를 선보였다. 과자선물세트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7종의 다양한 제품이 들어있다. 과일 맛이 일품인 ‘수박바 왓따’, ‘청포도 캔디’ 등 인기 껌, 캔디 제품과 ‘칸쵸’, ‘꼬깔콘’ 등 비스킷과 스낵 제품으로 구성했다.
2019.01.25 I 강신우 기자
자연송이 된장·캐비어…설 선물에도 '작은 사치' 바람
  • 자연송이 된장·캐비어…설 선물에도 '작은 사치' 바람
  • 신세계백화점 맥 자연송이 된장.(사진=신세계백화점)[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신세계(004170)백화점은 최근 ‘작은 사치’ 흐름에 맞춘 설 명절 선물을 선보인다고 15일 밝혔다.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우선 올해 설 선물로 눈에 띄는 상품은 ‘맥 자연송이 된장’이다. 1년 이상 발효한 맥 된장에 국내산 자연송이를 넣고 한번 더 숙성시킨 프리미엄 된장으로 가격은 11만8000원이다. 일반적인 전통장 선물에 비해 많게는 2~3배 가량 가격이 높음에도 지난 추석 준비된 100세트가 거의 모두 판매됐다.식료품도 작은 사치로 대변되는 프리미엄 선물을 다양하게 내놨다.세계 진미 세트(30만원)는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캐비어 푸아그라와 함께 하몽, 프리미엄 치즈로 구성된 명절 선물이다. 일반적인 식료품·치즈선물 세트에 비해 7~8배 가격이 높음에도 문의하는 고객이 많다.고가의 한우와 굴비 가격에 버금가는 발사믹 식초도 있다. ‘주세페 주스티 리저브 50년산 발사믹’으로 100㎖ 용량에 가격은 95만원에 이른다. 17대째 이어온 주세페 주스티 가문의 전통 방식으로 한정 수량만 생산하는 제품으로 깊은 향이 특징인 50년 숙성 발사믹 식초다.김은구 신세계백화점 가공식품팀 팀장은 “같은 상품군으로 비교하면 가격이 높지만 한우나 굴비 중저가 라인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격으로 프리미엄급 선물을 준비할 수 있어 찾는 고객이 많다”며 “같은 비용으로 선물 받는 사람에게 오래 기억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차별화된 프리미엄 선물이 올해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19.01.15 I 함지현 기자
'곤충=못 먹는 것' 선입견 버리면 훌륭한 '미래 식량'이죠"
  • '곤충=못 먹는 것' 선입견 버리면 훌륭한 '미래 식량'이죠"
  • 국내 2호 곤충 요리 전문조리사인 남유섭 셰프.(사진=이윤화 기자)[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인구급증·환경오염에 따른 식량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눈앞에 닥친 현실이다.”지난해 7월 민간자격증인 식용곤충식 전문조리사 과정을 마친 남유섭(34) 셰프는 미래세대의 식량안보를 위해 식용곤충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2호 곤충 요리 전문조리사인 남 셰프를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 호텔에서 만났다. 경주대 외식조리학과를 졸업한 이후 10년 이상 양식 조리를 해 온 남 셰프는 현재 리베라 호텔 소속으로 일하면서 ‘한국식용곤충연구소(KEIL·케일)’에서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케일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5년 전이다. 새로운 요리 분야를 찾아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것저것 연구하다 식용곤충에 대해 알게 됐다. 처음에는 국내 최초로 식용곤충식 전(全) 공정에 대한 실용 특허를 보유한 케일 측의 요청으로 양식조리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역할 정도였다. 그는 식용곤충에 대한 필요성과 가능성을 인지했고 연구 서적도 찾아 보면서 전문 조리사 과정까지 공부하게 됐다. 남 셰프는 집단 사육에 대한 폐해를 자각하면서 식용곤충식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자신이 성장한 경상북도 봉화군 시골 마을에 대형 돈사가 들어섰고 강물 오염과 해충 발생으로 주민 간 소송이 생기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지역 특산물인 사과도 재배가 어려워졌다. 자연산 송이버섯도 기후 변화 등의 이유로 자취를 감췄다. 그로서는 안타까운 경험이었다. 음식을 만드는 일을 업(業)으로 삼고 있는 셰프의 입장에서 미래 식량 위기와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식용곤충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그는 “곤충은 소나 돼지 등 기존 가축에 비해 환경오염 요소가 적다”면서 “돼지고기를 1㎏ 생산할 때 5㎏의 사료가 필요하고, 소고기는 10㎏이 필요하지만 곤충은 1.7㎏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집단 사육으로 키워낸 육류는 지구 온실가스의 20% 가까이를 방출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곤충 사육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일반 육류와 비교해 100분의 1 수준이다. 2013년 식량·농림수산 국제기구인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식용곤충을 ‘미래의 식량’으로 지정할 만큼 기대도 크다. 문제는 ‘곤충을 식재료로 사용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과 거부감이다. 상용화·대중화 단계까지 나아가기 힘든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산업발전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더뎌지고 있다. 케일이 만든 밀웜 애견 간식과 에너지바, 건빵 등 식용 곤충 제품 (사진=이윤화 기자)현재 국내 식용곤충 사업 분야는 민간 기업인 케일이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시장 규모가 작다. 시장이 형성되지 않다보니 가격이 비싸다. 굼벵이 1kg에 35만원을 호가할 정도다.그는 “중소·중견 기업들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는 기업과 농가를 연결하고 제도적, 금전적 지원을 해야 하고 국내에 전문 인력 교육 양성 기관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식 전환에 대한 근본 해결책으로는 ‘미각 교육’이 꼽힌다. 대중이 식용곤충도 훌륭한 식재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실제로 조리했을 때 느낄 수 있는 맛을 경험한다면 30년 내에 일반적인 식재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사람들이 번데기탕은 먹지만 밀웜 에너지바, 메뚜기 파스타를 꺼리는 이중적인 현상을 보이는 이유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교육기관 등을 대상으로 미각 교육을 실시해보면 식용곤충임을 모르고 먹었을 때 10명 중 9명은 그 식재료만 더 달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케일이 식용곤충을 원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특허 기술력으로 과수분해 단백질, 오일 등의 형태로 추출해 생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거부감을 줄이고 식재료로써 범용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그는 “국내 식용곤충 조리 기술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해 봤을 때에도 앞선 상태”라며 “식용곤충을 물에 완전히 녹는 설탕이나 소금처럼 과수분해 단백질로 만들어 내는 기술은 한국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케일은 현재 식용곤충의 원재료 가격 안정을 위해 대량생산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남 셰프 역시 앞으로도 식용곤충을 활용한 요리를 연구하고 관련 제품 생산에 꾸준히 참여할 계획이다.
2019.01.04 I 이윤화 기자
이니스프리, 필리핀 진출…1호점 오픈
  • 이니스프리, 필리핀 진출…1호점 오픈
  • (사진=이니스프리)[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지난 23일(현지 시각) 필리핀 첫 공식 매장을 오픈했다고 26일 밝혔다.이니스프리 필리핀 1호점은 수도 마닐라에 위치한 필리핀 최대 쇼핑몰 SM Mall of Asis에 총 148㎡(약 44평) 규모로 마련됐다. 필리핀은 동남아시아에서 영 밀레니얼 고객 비중이 높은 편으로 특히 한류 및 K-뷰티에 관심이 많은 국가다.이니스프리는 필리핀 고객들의 뷰티 니즈와 경험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뷰티 녹차, 화산송이 등 제주 자연 원료와 효능을 소개할 예정이다. 그린티 씨드 세럼, 한란 인리치드 크림 등 국내외에서 인기가 많은 제품은 물론, 더운 기후에 모공과 유분 고민을 덜어줄 화산송이 모공 마스크, 노세범 파우더를 주력으로 선보인다.이 외에도 브랜드 철학을 담아 친환경 그린 라이프 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그랜드 오픈을 기념해 방문 고객 대상으로 특별 선물과 에코백 증정 이벤트가 진행됐다. 오픈 당일 매장은 많은 고객들로 북적여 1호점에 대한 뜨거운 성원과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이니스프리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메트로마닐라 빅3 핵심 쇼핑몰과 온라인 채널도 출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2018.11.26 I 송주오 기자
  • [스냅타임] 남북 외교 테이블에 오른 음식은?
  • [장휘의 북한엿보기]南문배주·두견주…北평양주 테이블 올라평양냉면 최고 화제…‘냉면 신드롬’ 일으켜 北칠보산 송이버섯, ‘방사능 버섯’ 논란 일어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인 옥류관 평양냉면을 먹고 있다. 테이블에 문배주와 두견주가 놓여있다. (사진=공동취재단)남북 교류가 활발한 요즘 회담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키워드가 있다. 바로 ‘음식’이다.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여러 차례 남북 교류에서 음식들은 여러 차례 화제가 됐다.빠질 수 없는 잇템 ‘술’이야기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단연 술이 빠질 수 없다. 문배주는 이번 제1차 남북정상회담의 공식 만찬주다. 2000년,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도 빠지지 않았다.문배주는 현재 대한민국 국가무형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본래는 북한 평양 인근에서 마시던 향토주였다. 한국 전쟁 발발 이후 대한민국에 양조장이 생기면서 남한에서 제조되기 시작했다. 문배주는 술에서 문배 향기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두견주도 함께 올랐다. 충남 당진 면천 두견주도 국가지정 무형문화재다. 면천두견주는 100일 간의 발효와 숙성기간을 유지하기 때문에 고운 빛깔과 달콤한 향이 일품이라고 한다. 정상회담 이후 두견주 주문량이 대폭 늘었다고도 알려졌다.지난 9월 평양에서 진행된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평양주가 테이블에 올랐다. 두 정상은 오찬에서 평양주를 두고 대화를 나눴다. 평양주는 잡냄새가 나지 않고 깨끗한 맛이 특징이다. 평양에 있는 대동강식료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지난 4월 청와대는 제1차 남북정상회담 B컷에 회담장에서 제공된 평양 옥류관 냉면사진을 공개했다. (사진=공동취재단)'냉면 신드롬' 일으킨 北 대표 ‘평양냉면’평양냉면은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대표 음식이라는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이뤄진 제1차 남북정상회담과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각각 옥류관 냉면을 준비했다.제1차 정상회담 이후 북한에서 열린 ‘봄이 온다’ 공연을 위해 방북한 남한 예술단 가수들도 옥류관을 찾았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0년,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이곳에서 식사했다. 이렇게 옥류관 냉면은 방북 필수 코스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지난 9월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한 래퍼 지코도 평양냉면 시식 소감을 전했다. 그는 맛이 어떠냐는 질문에 “늘 먹어왔던 평양냉면이라고 생각하고 먹었는데 전혀 다르더라. 살짝 매콤하면서도 맛이 많이 다른 것 같다. 맛있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평양냉면은 남쪽에서 ‘냉면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방사능 송이 논란…칠보산 송이버섯김 위원장이 선물한 칠보산 송이는 방사능 송이 논란을 면치 못했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북측이 선물한 송이버섯이 방사능 검사 등을 거치지 않고 배포됐다는 의견에 청와대는 보도자료까지 내며 반박했다. 청와대는 검사 결과, 송이버섯의 방사능 수치 0.034μsv로서 자연 상태의 일반적 수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김 위원장은 지난 9월 평양을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송이 2t을 선물했다. 이 송이버섯은 상봉에 참가하지 못한 이산가족 4000명에게 선물로 전달됐다. 북한은 지금까지 남북정상회담 이후 자연산 송이를 남측에 여러 차례 보낸 바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송이 3t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는 칠보산 송이버섯 4t을 보냈다.이 송이는 시가로 약 150만달러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남한의 강원도 송이가 1등품 가격이 kg 당 76만원, 미화로 700달러에 낙찰되는 점을 고려하면 북에서 재배되는 칠보산 송이도 1등품은 그만한 수준에 해당한다는 평가다.
2018.11.21 I 장 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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