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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 침략에 맞섰던 '인제 한계산성' 사적 된다
- ▲인제 한계산성 남문지 일원[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고려시대 몽골 침략에 맞서 싸웠던 ‘인제 한계산성(寒溪山城)’이 사적이 된다. 문화재청은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인제 한계산성’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인제 한계산성’은 강원도 인제군 북면 한계리 설악산 천연보호구역과 국립공원 내에 자리한 유적으로, 한계산(해발 1430.4m)을 중심으로 동남쪽과 서남쪽으로 흘러내린 자연 암벽지대를 활용해 구축한 성벽이다. 13세기경 축조된 한계산성은 입지와 양상을 볼 때 시대변화에 따른 성곽 확장과 성벽이 연장된 구조가 잘 나타난다. 특히 성벽과 별도로 축조된 돈후(토축이나 석축벽을 쌓아 만든 파수보는 망대)를 통해 몽골 침략에 맞서 사용한 입보산성(入保山城)임을 알 수 있고, 평면구조와 축성방식, 부속시설물의 변화양상을 살필 수 있는 대표적인 중세시기 산성이다. 산성의 둘레는 약 7㎞로, 상성(약 1.7~1.9㎞)과 하성(약 5~6㎞)으로 구분된다. 상성은 몽골 침입에 대비해 사용하던 곳이고, 하성은 후대에 반(反)원정책을 추진하면서 개축해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상성과 하성의 존재는 ‘세종실록’ 지리지에서도 확인된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시행한 상성과 하성 시굴조사에서는 고려~조선 시대의 다양한 유구와 유물이 발굴됐다. 상성에서는 총 15개소의 구들 건물지, 부분적으로 남아 있던 성벽 기저부(基底部)들을 확인했고, 청자와 도기 조각 등도 나왔다. 하성에서는 총 18개소의 건물지와 ‘지정십팔년(至正十八年)’명(1358년, 공민왕 7년) 기와 조각, 백자조각 등이 나와 한계산성이 13세기 축조된 이래 고려 말에 다시 보수· 증축돼 조선 시대까지 사용된 걸 알 수 있다. ‘고려사(高麗史)’에는 1259년(고려 고종 46년) 몽골에 투항한 조휘 일당이 몽골 군사를 끌고 와서 ‘인제 한계산성’을 공격했으나 점령하지 못했고, 오히려 산성을 지키고 있던 방호별감 안홍민(安洪敏)이 야별초군(夜別抄軍)을 거느리고 나아가 모두 섬멸했다고 기록돼 있다. 문화재청 측은 “‘인제 한계산성’은 30년 여몽전쟁의 최후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몽골 영향 아래 있던 쌍성총관부의 세력 확장을 저지한 국난극복의 역사적 현장”이라며 “학술적·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30일간의 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적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 2년 만에 '수중발굴조사' 재개
-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 조사지 전경(사진=문화재청)[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전라남도 진도군 명량대첩로 해역의 제 6차 수중발굴조사 시작을 알리고, 발굴단의 안전을 기원하는 ‘개수제(開水祭)’를 11일 개최했다.진도 명량대첩로 해역은 중세 국제 무역로이자 서해 해상교통로상의 기항지였던 벽파진항 인근이다. 조류가 빠르게 흘러 배가 지나가기 힘든 험로지만, 해상 지름길이어서 예로부터 많은 선박이 오갔다. 특히 임진왜란 때 전함 13척으로 일본 전함 130여 척을 대파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1597년)의 역사적인 현장이기도하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11년 이 해역에서 인양한 유물을 불법 매매하려던 도굴범이 검거된 것을 계기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긴급탐사와 5차례 수중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수중발굴조사는 약 2년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명량대첩로에서 가장 많이 발굴된 유물은 ‘고려청자’다. 강진에서 제작된 베개, 잔, 접시, 유병, 향로, 붓꽂이를 비롯해 임진왜란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 시대 개인화기인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 3점 등 전쟁유물도 발견됐다. 또 토기, 골각(骨角), 중국 선박의 닻돌(나무로 만든 가벼운 닻을 물속에 가라앉히기 위해 매다는 돌), 송나라 동전 등 다양한 인양 유물을 통해 해양교류와 해전역사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장소다.명량대첩로 해역은 유물이 넓은 범위에 흩어져 묻혀있고, 물속에서 시야(0~0.5m)가 확보되지 않아 장기적인 조사가 필요한 곳이다. 이번 조사의 경우 10월말까지 약 4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앞으로도 명량대첩로 해역의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를 통해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고, 해양문화유산의 보존·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갑자기 배낭여행] 뉴트로 감성 폭발...'바쿠'에도 DDP가 있다?
- 우즈베키스탄 여행을 마치고 나니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하나는 카자흐스탄을 여행하는 것, 다른 하나는 ‘카스피해(Caspian Sea)’를 건너서 ‘아제르바이잔(Azerbaijan)’으로 넘어가는 것. 애초에 ‘중앙아시아 여행’을 떠난 것이니 카자흐스탄까지 여행을 하는 게 원 목적에 부합하는 거였다. 하지만 이미 익숙해진 중앙아시아 대신 좀 더 새로운 환경, 예상치 못한 곳으로 가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결국 아무런 준비도 없이 덜컥 아제르바이잔행 티켓을 끊었다.이름도 생소한 아제르바이잔에서 처음 발을 내디딘 곳은 수도 ‘바쿠(Baku)’였다. 아는 게 없어서 기대도 없었지만 웬걸, 바쿠는 첫 만남부터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밤에도 환한 바쿠 시내. 유럽풍 건물들이 늘어선 뒤쪽으로 불꽃 모양의 ‘플레임 타워’가 보인다. (사진=공태영 인턴기자)중세 반 현대 반 불맛 많이, 바쿠바쿠의 첫인상은 ‘요즘것들’이었다. 작지만 세련된 디자인의 최신식 공항부터 시작해서 유럽풍 건물들이 깔끔하게 정돈돼 있는 시내까지. 도착 전까진 이름도 모르는 도시였는데 도착하고 나니 ‘왜 바쿠를 몰랐었지?’로 생각이 바뀌었다.현대적인 도시 느낌이 물씬 드는 바쿠를 상징하는 건 바로 세 개의 불꽃 모양의 ‘플레임 타워(Flame Tower)’다. 불을 숭배한다고 알려진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 ‘조로아스터(Zoroaster)’의 출생지, 그리고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한 ‘불의 나라’ 아제르바이잔을 상징하는 플레임 타워는 도시 어디서든 볼 수 있을 만큼 우뚝 솟아 있다. 또 밤에는 빌딩 전체를 둘러싼 LED 조명이 형형색색으로 바뀌어 살아 있는 불꽃처럼 보인다.플레임 타워가 바쿠의 현재라면 ‘메이든 타워(Maiden Tower)’가 있는 ‘올드 시티(Old City)’는 바쿠의 과거 그 자체다. 현대적 도시의 심장부에 위치한 올드 시티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채 7~12세기 중세시대에 만들어진 궁전, 모스크(mosque, 이슬람 사원), 탑을 간직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유명한 메이든 타워는 12세기에 건축된 탑인데, 그 위에서는 성벽 하나를 두고 과거와 현재가 같이 서 있는 바쿠의 기묘한 풍경이 보인다. 역사가 좀 오래됐다 싶은 도시에 항상 붙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이란 수식어는 사실 바쿠를 위한 말이 아닐까. 조로아스터교 세계 3대 성지인 아테시카 사원. (사진=공태영 인턴기자)플레임 타워가 보여준 ‘불맛’을 더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아테시카 사원(Ateshgah Temple)’으로 가자. 바쿠의 동쪽 외곽에 있는 사원은 세계 3대 조로아스터교 성지로 꼽히는데 불을 성스럽게 여기는 종교답게 사원 중앙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이 있다. 천연가스와 석유가 풍부하니 과거부터 불을 접하기 쉬웠을 것이고, 거기서 생긴 불에 대한 경외심이 조로아스터교로 이어진 게 아닐까 추측을 해봤다.원래 수도원이었던 사원 내부는 박물관으로, 각 방마다 조로아스터교에 대한 설명문과 사진, 모형들이 배치돼 있다. 그 중에서 제일 흥미로웠던 건 ‘배화교(拜火敎, 불을 신격화해서 섬기는 종교)’로도 불리는 조로아스터교가 불을 숭배하는 종교가 아니란(!) 점이었다. 박물관 설명에 따르면 조로아스터교의 유일신은 불의 신이 아닌 빛과 지혜의 신 ‘아후라 마즈다(Ahura Mazda)’이며, 불은 그 존재를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다. 그럼에도 조로아스터교에서 불을 신성시하는 것은 사실이다.기독교나 불교, 나아가 힌두교나 이슬람교도 아니고 조로아스터교에 대해서 배우는 경험을 바쿠가 아닌 어디서 해볼 수 있을까?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와 같은 건축가의 작품인 '헤이다르 알리예브 센터'. (사진=이미지투데이)조금 뜬금없는 얘기지만 바쿠와 서울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같은 건축가가 디자인한 건물이 있다는 것. 아제르바이잔 3대 대통령의 이름을 딴 ‘헤이다르 알리예브 센터(Heydar Aliyev Center)’는 물결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곡선형 디자인으로 보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한다. 이 건물은 영국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가 디자인했는데, 이 사람이 바로 서울의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를 디자인했다. 어쩐지 익숙한 감성이다 싶었다면 제대로 봤다. DDP의 외국 버전을 보고 싶다면 헤이다르 알리예브 센터로 가보자. 박물관, 도서관, 공연장 등 내부 시설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그 독특한 외관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가는 곳이다. 다른 나라 사람은 몰라도 한국 사람이라면 반가워서라도 한번 가보지 않을까 싶다. 고부스탄 암각화 공원에는 선명하게 그려진 암각화가 사방에 널려 있다. (사진=공태영 인턴기자)2만 년 전 암각화와 진흙 화산을 한 번에, 고부스탄바쿠를 둘러본 다음엔 약 2만 년 전 암각화들이 있는 ‘고부스탄(Qobustan)’ 암각화 공원으로 갔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곳의 암각화들은 약 5천 년에서 2만 년 전에 그려졌다고 한다. 소나 말, 낙타 등 동물의 모습, 사냥을 하는 모습 등 맨눈으로도 선명히 보이는 그림들이 넓은 사암지대에 흩어져 있어 길을 따라 돌아다니며 찾는 재미가 있다. 또 나무 하나 없이 풀과 돌, 바위벽만으로 이루어진 공원의 풍경도 이색적인 장소에 와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주 요인이다.암각화 공원 입구에 있는 현대식 박물관도 가볼 만하다. 고부스탄의 역사, 암각화에 대한 소개뿐 아니라 선사시대 생활상 전반을 보기 쉽게 설명해놓은 박물관은 여태 갔던 곳 중 손에 꼽힐 만큼 세련되고 알찼다. 암각화 공원에 올라가기 전에 박물관부터 살펴본다면 공원 구경을 더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용암 대신 진흙이 흘러내리는 고부스탄의 진흙 화산. (사진=공태영 인턴기자)고부스탄의 또 다른 볼거리로 진흙 화산(Mud Volcano)이 있다. 전 세계 700여 개의 진흙 화산 중 대부분이 아제르바이잔에 분포하는데 고부스탄에서도 진흙 화산을 만나볼 수 있다. ‘화산’이라고 해서 한라산이나 백두산처럼 큰 화산을 기대하고 간다면 규모와 크기 때문에 실망할 수도 있다. 정확히 그 이유 때문에 첫인상이 조금 실망스럽긴 했지만, 자그마한 화산 분화구에서 진흙이 끊임없이 부글거리는 모습은 볼수록 은근히 중독성이 있었다.분출된 진흙은 화산을 타고 흘러내려 빠르게 식은 뒤 굳기 시작하는데, 이때 완전히 굳지 않은 진흙을 잘못 밟는다면 발이 깊숙이 빠질 뿐 아니라 굳어 가는 진흙의 점성 때문에 신발을 빼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물론 실제로 겪은 일이다./스냅타임
- 40년 감춘 해저도굴 문화재 57점, 국외 유출 전 회수
- 회수한 유물 모습(사진=문화재청)[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전남 신안군 증도 앞바다서 도굴당한 청자 등 문화재가 회수됐다.문화재청(청장 정재숙) 사범단속반은 대전지방경찰청(청장 황운하) 광역수사대와 공조하여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앞바다(사적 제274호 신안해저유물 매장해역)에 매장되어 있던 청자접시 등 1980년대에 도굴된 유물을 취득한 후 40년간 은닉해온 A씨를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신안해저유물 57점도 지난달 회수했다.A씨는 1980년대 전남 신안군 증도면 앞바다에서 잠수부를 고용해 도굴한 신안해저유물을 자신의 집에 오랫동안 감춰둔 혐의다. 최근 경제적 어려움이 있자 신안해저유물을 국외로 반출시킬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압수한 유물 중 청자 구름·용무늬 큰 접시(청자첩화룡문대반), 청자 모란무늬 병(청자양각목단문량이병), 청자 물소모양 연적(청자우형연적) 등은 완벽한 형태를 갖추고 있어 학술적인 가치와 전시·교육 자료로의 활용도가 매우 높다. 뿐만 아니라 중세 동아시아 3국의 문화교류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신안선은 1975년에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도덕도 앞바다에서 처음 발견된 중국 원나라 시대 교역선이다. 1976년부터 1984년까지 9년간 총 11차에 걸친 수중 발굴조사 결과, 중국 경원(현재의 닝보)에서 출항해 일본 하카다와 교토의 토후쿠지로 운항하던 도중 1323년에 침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동전에 달아두었던 물표인 묵서의 표기로 확인됐다. 신안선이 침몰된 해역은 서해 남부지역의 중요한 연안항로로서 7~8세기 이후 한·중·일 무역품의 종류와 교역로의 연구에도 매우 중요한 길목이었다.이때 발굴된 유물들은 1320년대에 중국 절강성 지역과 강서성 지역에서 생산되었고, 청자는 용천요계, 백자와 청백자는 경덕진요계로 각각 확인되었다. 도자기류 2만여 점, 석재료 40여 점, 금속류 720여 점, 동전 28톤 등이 발굴되었으며, 출토 도자기의 종류로는 청자, 백자, 흑유자기, 균요계 도자 토기 등이 있다.
- 독일, 미스터리 증폭되는 '석궁사망사건' (영상)
- [이데일리 윤로빈 PD]11일, 독일 바이베른 주 호텔에서 50대 남성 1명과 30대 여성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남성 A와 여성 B는 손을 맞잡은 채 침대 위에 누워있었으며 여성 C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사망자는 모두 독일인인데 특이한 점은 시신이 모두 석궁 화살을 맞아 숨졌다는 것이다. 남성의 머리에는 석궁 두발이 관통해 있었고 나머지 여성 역시 여러 발의 화살을 맞은 상태였다. 석궁은 중세 유럽에서 쓰이던 활로, 현재 독일 내 석궁 사냥은 불법이다. 11일, 3구의 시체가 발견된 바이에른 주 호텔 인근. (사진 출처 = AEP)호텔 관계자는 사건당일에 대해 “조용한 밤이었다.”고 말하며 사건이 일어난 시각에도 별다른 소동이 없었음을 밝혔고, 사건 현장에서 타살 흔적 역시 발견되지 않아 이들이 왜 석궁 화살을 맞고 숨졌는지 정확한 원인은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상태다.13일, 2구의 시신이 추가 발견된 여성 C의 자택 인근 (사진 출처 = AP)수사 과정에서 13일, 사망한 여성 C의 집에서 시신 2구가 추가로 발견돼 사건에 대한 의문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C의 자택은 사건현장인 바이에른 주에서 660km 떨어져 있으며 2명의 사망자 중 한 명이 여성 C와 자매인 것으로 밝혀졌다.수사 결과, 바이에른 주의 사망자 3명 모두 중세시대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 중 남성 A는 중세시대의 옷, 칼, 도끼 등을 판매하는 가게를 운영했다고 한다.수사당국은 바이에른주의 사망자중 두 명의 유언이 발견됐고 타살 흔적이 없는 것 등으로 미루어 보아 공동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정확한 수사는 계속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김문영관장의 인도상인 이야기]3천년 DNA `뼛속`부터 인도상인
- [김문영 KOTRA 암다바드 무역관장] 한국의 전통 부자로 경주 최씨 가문이 유명하다. 부자 3대가 어렵다는 속설에도 10여대, 300여년 부를 유지한 그 전통과 여러 선행으로 회자되고 있다. 300년이 아니라 만약 3000여년 동안 대를 이어 장사 한길, 사업 외길로 매진한다면 아마도 그 DNA에 천착된 사업가 기질과 정신, 문화 경쟁력은 어떠할까?인도 현지에서 만나는 상인 대부분이 이와같이 3000년에 걸쳐 장사, 사업 한 우물을 파온 13억 인도 인구의 약 2%, 2500만 내외로 추산되는 Baniya 상인집단이다. Tata, Reliance, Birla, Mahindra, Adani 등 현대 인도 10대 재벌 중 아홉이 이 전통적인 상인가문 출신이다. 이중 Tata(조르아스교를 믿는 인구 6만의 페르시아계 Parsi)을 제외한 대부분이 북서부 Rajasthan주에 기반을 둔 마르와리(Marwari)와 서부 Gujarat주 출신의 구자라티(Gujarati)다. 전통산업은 물론 Flipkart, Snap Deal, Myntra 등 인도 온라인 쇼핑 3대 기업 창업주 모두 Baniya 집단(Mawari 계열의 Bansal 가문) 출신이다.고대, 중세에 걸쳐 인도아대륙에 산재한 봉건 영주나 왕에 대한 대금업, 북서부 타르사막을 배경으로 한 중개무역, 근대의 동·서양 중개무역, 19세 이후의 산업자본가로의 변신 등 시대여건과 환경에 따라 그 형태나 영역은 변해왔지만 근저의 사업, 장사 전통은 3000여년 지속되고 있다.상인 카스트, Baniya 집단은 ‘돈’에 생의 최고 가치를 부여한다. 돈을 불려 가는 것이 신이 자신에게 부여한 사명을 실현해 가는 최고의 가치이자 과정으로 여긴다. 안온한 직장생활보다는 리스크를 즐기고, 남이 아닌 자신을 위해 일하는 사업가를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인도 3대 전자상거래 기업 Snap Deal 창업자 Rohit Bansal이 세계적인 명문 인도공과대학(IIT·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 졸업 후 장래가 보장되는 미국 다국적 IT기업에 취직했을 때 가족들이 싸들고 말린 것이 Snap Deal 신화로 이어졌다는 일화는 대표적이다.정규교육보다 사업, 장사 현장의 현장교육을 중시한다. 인도 제1부자주 구자라트의 고등교육 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도 이런 정규교육보다 밥상머리 교육, 현장교육을 중시하는 상인집안 전통에 원인이라는 농담아닌 반진담도 있다. Birla(Birla Group), Bajaj(Bajaj Motor), Mittal(Arcello Mittal Steel), Adani(Adani Group) 등 인도의 기업명 대부분이 자기 가문 이름을 기업명으로 삼는다. 근래 들어 많은 변화가 있지만 아직 인도 대부분 기업 운영은 가족경영에 기반을 두고 있다. 형제, 사촌들이 한 기업에서 역할 분담을 하고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기면 분사를 하면서도 이들 간 연계를 지속시켜 전체 파이를 키워간다. 인도 현지에서 만나는 많은 기업인이 자신의 주력분야나 제품이 아닌 듯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사업 파트너 물색에 몰두하는 이유도 이와 같은 가족경영 구조에 기반을 두고 있다.마르와리, 구자라티가 자신의 출신지역을 벗어나 인도 전역과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장거리 출장자를 위한 무료숙식 제공, 씨족공동체의 사업자금 대출, 자기 자녀를 가문 내 타 기업에서 교육시키는 교차 도제교육 등 가문 내 끈끈한 연대와 상조 시스템 뿌리는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류역사에서 희소한 케이스라 할만한 이런 현상은 단순히 한 개인이나 가문의 노력이나 능력을 떠나 인도 사회가 3000여년 이상 유지해 온 카스트 시스템과 연결되어 있다. 끊임없이 바뀌는 지배계급, 이민족의 침입, 신분제 아래 자신과 가족의 안전과 번영을 담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현장(시장)과 자기 가족과 가문 간의 유대와 상조시스템뿐이라는 교훈을 오랜 기간 뼛속부터 체험한 것이라 볼 수 있다.유대상인, 객가(客家) 등 세계적인 상인그룹에게서도 이와 비슷한 문화, 전통과 시스템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세계적인 상인 집단의 형성과 번영은 한 개인을 넘는 역사적 배경과 집단적 접근의 결과가 아닐까 한다.◇김문영 코트라 암다바드 무역관장은…△서울대 법학과 △연세대경영대학원 경제학과 △브랜다이스대 국제무역발전론 △코트라 투자유치팀 △통상전략팀 △해외진출협력처 해외진출컨설팅팀장 △산업자원협력처 정부조달팀장 △방콕무역관장 △통상지원실 FTA지원팀장 △해외시장정보실 빅데이터팀장 △뉴델리무역관 △아메다바드무역관 △암다바드무역관장
- [여행팁] 낯설거나, 익숙하거나…흥미로운 유럽 여행지
- 영국 런던 전경(사진=유레일)[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유럽은 오랫동안 수많은 여행객이 선호하는 인기 여행지다. 한해 해외여행객만 무려 3000만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재방문객도 늘어나면서 새로운 국가나, 도시를 탐험하고자 하는 욕구도 동시에 늘고 있다. 이에 유럽 여행 경험이 있는 여행자마저도 구미를 당기게 할 낯설어서 더욱 매력적인 유럽 여행지를 소개한다.◇반전의 매력이 있는 영국영국은 유럽의 수많은 국가 중 단연 여행 인기 국가로서 런던만큼이나 매력적이면서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소도시도 많다. 솔즈베리 평원에서는 5000년 전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미스테리한 거대 입석 구조물 유적을 만날 수 있다. 로마시대부터 잘 알려진 온천도시이자 부유층의 휴양도시로 유명했던 바스는 런던에서 단 1시간 30분이면 쉽게 갈 수 있는 여행지이다. 극적인 자연의 풍경을 탐험하고자 하는 어드벤처 여행가라면 웅장한 산과 협곡, 호수가 펼쳐지는 스코틀랜드의 하일랜드나 그림 같은 호수에 초록이 가득한 풍경을 자랑하는 레이크 디스트릭트도 추천할만하다. 영국의 광범위하고 잘 발달한 기차 네트워크를 통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등 주요 도시를 쉽게 방문할 수 있다. 평일에만 2만여개의 기차 노선을 운행해 소도시 여행 역시 편리하다. 유레일글로벌패스 소지자는 런던 출발 파리,로테르담,암스테르담을 연결하는 유로스타를 이용할 수 있으며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마케도니아 오흐리드 호수(사진=유레일)◇독특한 문화를 지닌 마케도니아마케도니아는 유럽과 이슬람 문화가 융합되어 이루어진 흥미롭고 독특한 문화를 자랑한다. 주요 여행지로는 단연 마케도니아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유럽 최대 규모의 바르다르강을 끼고 있는 마케도니아의 수도 스코페로 ‘프로젝트 스코페 2014’로 세워진 신고전주의 양식의 여러 건축물과 도시 곳곳에 설치한 거대한 여러 동상을 구경할 수 있다. ‘본도 힐’(Vondo Hill)에서는 도시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언덕 꼭대기에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밀레니얼 십자가를 볼 수 있다. 그 외에 우거진 자작나무와 소나무로 둘러싸인 에메랄드빛 호수와 폭포를 자랑하는 마브로보 국립공원은 마케도니아의 숨은 보석이다. 11세기 이래 비잔틴 문화의 거점으로 번영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인 오흐리드는 작년 론리플래닛에 의해 여행하기 좋은 도시 5위에 올랐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되고 수심이 깊은 오흐리드 호수가 있다. 마케도니아는 터키 이스탄불,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 그리스 아테네로부터 훌륭한 기차 연결편을 자랑한다.◇중세의 향취가 가득한 리투아니아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는 세계문화유산도시이자 중세 도시의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대부분 건물이 붉은 벽돌로 지어져 있어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빌뉴스의 랜드마크로서 나폴레옹이 손바닥 위에 얹어 파리로 가져가고 싶다고까지 했던 고딕 양식의 진수를 보여주는 성안나 교회, 수많은 유명 문학가와 사상가를 배출한 빌뉴스 대학, 빌뉴스의 전경을 감상하기 좋은 게디미나스 성탑, 독특한 축제와 행사가 연중 내내 펼쳐지는 우주피스 등을 비롯해 다양한 구경거리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수십개의 호수와 외딴 붉은 성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풍경을 가진 트라카이와 십자가 언덕으로 유명한 샤울레이는 기차로 손쉽게 여행할 수 있다. 빌뉴스에서 각각 30분, 2시간 30분 소요된다.
- "미세먼지가 뭐에요?", 청정여행지 'BEST 4'
- 1년 중 300일 이상 화창하고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몰타’[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연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미세먼지 없는 여행지에 대한 관심도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미세먼지’란 검색어의 자동완성으로 ‘미세먼지 없는 나라’가 등장할 정도다. 하지만 아무리 공기청정기를 돌리고 정부에서 비상저감조치를 취한다 한들 대한민국 하늘의 빛깔을 바꾸기는 어렵다. 아이들과 혹은 반려견과 야외에서 한껏 뛰놀 수 있는 청정여행이 절실한 때다. 이에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공기 청정 해외 여행지 4선을 추천한다. 만약 직접 가기 어렵다면 눈으로라도 만족하시길….청정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시드니’◇대자연과 도심의 조화가 아름다운 ‘시드니’광활한 땅만큼 볼거리, 즐길 거리가 다채로운 호주는 우리나라와 반대 계절을 즐길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여러 도시 중 하버 브리지, 오페라 하우스, 본다이비치로 대표되는 시드니는 호주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시드니에서 살짝 벗어나면 청정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블루마운틴은 협곡, 폭포 등 경이로운 자연경관을 볼 수 있어 일일투어로도 사랑받는 곳이다.◇1년 중 300일이 맑음 ‘몰타’우리에겐 아직 덜 알려진 여행지인 몰타는 제주도 면적의 1/6 크기로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으로부터 100km 아래 있다. 쾌적한 지중해성 기후로 1년 중 300일 이상을 화창하고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다. 특히 수도 발레타는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촬영지로 중세 시대 건축 양식의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매력적이다.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 여행지 ‘괌’◇청정 바다만 바라보고 있어도 눈이 트이는 곳, ‘괌’1년 내내 온화한 기후로 에메랄드 빛 바다에서의 물놀이, 쇼핑을 좋아하는 여행자에게 괌은 지상낙원이다. 너무 멀지 않은 곳에서 최고의 휴양을 즐길 수 있는 괌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여행지다. 좀 더 편하고 재미있는 괌 여행을 즐기기 위해서는 렌터카 사용을 추천한다. 길이 복잡하지 않고 여유롭게 운전할 수 있어 사랑의 절벽, 투몬비치, 맛집을 방문하며 드라이브 여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여행지다.중국 본토에서 맑은 공기로 유명한 ‘원난’◇얄미운 중국에서 가장 맑은 곳 ‘윈난’한반도 미세먼지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유입된다. 그런데 정작 중국 본토에서는 맑은 공기와 청정 자연으로 이름난 곳이 있다. 바로 윈난이다. 중국의 남서부에 위치한 윈난은 신비로운 자연의 절경과 소수 민족의 문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반드시 가봐야 할 곳으로 꼽힌다. 또한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신서유기’,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도 등장해 소도시의 매력을 톡톡히 보여준 바 있다.
- 文대통령, 초임 해군 장교들에 "북극항로 개척, 남쪽 바다 평화 지켜낼 것"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위치한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73기 해군사관생도의 졸업 및 임관식에서 해양강국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졸업 및 임관하는 신임 해군 장교들에게 “우리 앞에 펼쳐질 새로운 시대의 해군은 선배들이 가보지 못한 바다, 북극항로를 개척하게 될 것”이라며 “더 많은 무역이 이뤄질 남쪽 바다의 평화를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대한민국 해군 역사상 처음으로 해상 입장했다. 대통령의 해상입장은 해양주권 수호와 해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라는게 해군 측 설명이다. 행사 직전 문 대통령이 탑승한 대통령 헬기는 행사장 앞바다에 도열한 독도함 갑판으로 착륙했다. 문 대통령의 독도함 방문 또한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해군사관학교 제73기 졸업 및 임관식 연설문 전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73기 졸업 및 임관식이 끝난 뒤 충무공 동상 앞에서 신임 소위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다 ‘사랑의 하트’를 그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147명의 해군, 청년 장교들이 임관합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후예들을 기쁜 마음으로 함께 축하해주시기 바랍니다.‘이 나라 해양과 국토를 지키는 길’을 기꺼이 선택하여 영광된 자리에 선 해군사관학교 제73기 생도들의 졸업과 임관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아들·딸들을 자랑스럽게 잘 키워주신 가족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호국간성(護國干城)의 양성을 위해 노력해주신 교직원, 훈육관 여러분도 수고하셨습니다.오늘 이 자리에는 우리 해군을 창설한 손원일 제독과 민영구 제독의 가족분들이 함께해주셨고, 백두산함 생존 승무원을 비롯한 해군창설 유공자 여러분께서도 자리를 빛내주고 계십니다. 후배들이 “나라를 위해 몸을 잊는” 호국망신, 역사와 전통을 늠름하게 이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며 매우 뿌듯하시리라 생각합니다. 해군의 역사가 대한민국 국군의 역사입니다. 해군의 발자취가 국민 군대의 발자취입니다. 광복 후 불과 6일밖에 되지 않은 1945년 8월 21일, ‘이 나라 해양과 국토를 지킬 동지를 구함’이란 벽보가 거리에 붙었습니다. 독립운동가와 민간 상선사관들이 애국애족의 마음 하나로 자발적으로 모였습니다. 일본군 출신이 아닌, 온전히 우리 힘으로 3군 중 최초로 창군했습니다. 해군사관학교도 1946년 1월 해군병학교로 시작하여 1949년 최초의 사관학교인 해군사관학교로 태어났습니다. 대한민국 해군의 역사적인 첫걸음이었습니다. 가난한 신생 독립국의 해군은 창군 후에도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습니다. 우리의 첫 함정 충무공함은 일본 해군이 건조하다 버리고 간 경비정이었습니다. 최초의 전함 백두산함도 군인의 부인들이 삯바느질에 세탁까지 해가며 돈을 보태고 국민 성금을 모아 마련했습니다. ‘바다를 지켜야만 강토가 있고, 강토가 있는 곳에 조국이 있다’는 해군가처럼 바다를 지키고자 고군분투한 해군의 노고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했음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창군의 어려운 와중에도 해군은 국민 군대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습니다. 해방 후 일본에서 우리 동포들은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어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우리 해군의 첫 임무는 이분들을 조국으로 모셔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전쟁 상이군인들을 위해 가장 먼저 나선 것도 해군이었습니다. 해병대 군목사로 재직 중이던 박창번 소령은 군인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기술교육에 나섰습니다. 여기에 사령부의 결단과 부인회의 모금이 더해져 최초의 군 전직지원 교육기관이 해병대에 설립되었습니다.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의 일입니다.국난의 시기에도 전쟁 이후 조국의 미래를 고민한 선구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진정한 국민의 군대’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으로서 우리 해군의 역사가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도 큰 자부심을 가슴에 품고, 선배들의 길을 따르길 바랍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청년 장교 여러분, 바다는 변화무쌍합니다. 고요했다가 갑자기 큰 파도를 만나기도 하며, 순풍이 부는 날만큼 폭풍을 만나는 날도 많습니다. 안보 환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주변국을 둘러보면, 지금은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 완화가 최우선 과제이지만, 동시에 세계 4대 군사강국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 최강의 해양강국들입니다. 이들 나라 사이에 해양력의 우위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합니다.바다를 둘러싼 다양한 갈등이 표면화되기도 합니다. 해양관할권, 통행의 자유 확보 등 자국의 해양전략을 힘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해군력을 주도면밀하게 확충하고 있습니다. 테러·재해재난 같은 비군사적 위협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 해군도 이에 대응해가야 합니다. 모든 면에서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평화를 단지 지켜내는 것을 넘어 평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더 강한 국방력이 필요합니다. 국경을 초월하는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등장할 새로운 형태의 전력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최대한 전쟁을 억제하되,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군대가 되어야 합니다. ‘국방개혁 2.0’, ‘스마트 해군’ 전략을 중심으로 우리 해군이 하나로 뭉쳐 포괄안보 역량을 갖춰 나가야 합니다. 군 스스로의 혁신을 통해 평화를 만드는 군대, 어떤 위협에도 국민을 지킬 수 있는 군대가 되리라 믿습니다. 정부는 해군의 역량이 강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해군과 함께 우리의 바다를 끝까지 수호할 것입니다.오늘 헬기로 독도함에 내렸습니다.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바다를 통해 이순신 장군이 최초로 대첩을 거둔 이곳 옥포만에 왔습니다. 지난해 국제관함식에 이어 우리 해군의 위용을 다시 한번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 앞에는 불과 20년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이지스함과 잠수함이 우리나라 해군의 달라진 위상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2045년, 해군창설 100주년에는 온전히 우리 과학과 기술로 만든 한국형 이지스함과 구축함, 잠수함, 항공기가 우리 앞에 있을 것입니다. 더욱 강력한 위용으로 해양강국의 모습을 구현하게 될 것입니다.병영문화와 장병의 복무여건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대의 장병들이 발전하는 기술 속에서 인격을 존중받으며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군대문화를 확립할 것입니다. 조국에 대한 헌신은 언제나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정부는 오늘 이 늠름한 청년 장교들과 함께 이 나라의 아들·딸들이 무사히 복무를 마치고 건강하게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청년 장교와 생도 여러분, 올해는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의 뜻깊은 해입니다. 새로운 100년은 진정한 국민의 국가, 평화로운 한반도를 완성하는 100년입니다. 우리는 국군의 강한 힘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길에 나섰습니다. 우리의 용기있는 도전으로 한반도는 평화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남북 간의 만남으로 한반도의 바다와 땅, 하늘에서 총성이 사라졌습니다. 우리가 의지를 갖고 한결같이 평화를 추구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는 반드시 올 것입니다. ‘평화경제’의 시대가 이어질 것입니다. 특히, 해군에게 많은 역할이 주어질 것입니다.우리의 고대, 중세 왕조들은 발달한 조선기술을 바탕으로 산동과 요동, 일본, 나아가 이슬람권까지 오가며 해양력을 떨쳤습니다. 우리는 해양력의 쇠퇴가 국력의 쇠퇴로, 나아가 아픈 역사로 이어졌던 지난 날을 성찰하며 절치부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10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강한 해양력을 바탕으로 우리의 바다를 지키고 대양으로 나아갈 수 있을 때 비로소 강한 국가가 될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 국익을 빼앗기고 홀대받을 수밖에 없습니다.우리 앞에 펼쳐질 새로운 시대의 해군은 선배들이 가보지 못한 바다, 북극항로를 개척하게 될 것입니다. 더 많은 무역이 이뤄질 남쪽 바다의 평화를 지켜낼 것입니다. 해군에서 배운 결속과 단합, 기술력과 전문성, 세계시민의식은 항상 여러분을 빛나게 해줄 것입니다. 여러분 앞에는 무궁무진한 기회가 열려있습니다. 가끔은 지도를 뒤집어 한반도의 눈앞에 열린 광활한 해양을 보기 바랍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기회 앞에서 거침없이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며 마음껏 꿈꾸고, 막강 해군의 기개를 떨쳐주길 바랍니다. 청년 장교들의 꿈이 국민의 꿈과 만나 해양강국, 평화로운 한반도로 꽃피기를 희망합니다. 청년 장교 여러분, 오늘 해군사관학교 제73기 신임 해군 장교들에게 국군 통수권자로서 첫 명령을 내립니다. 첫째, 함께 고된 훈련을 하며 쌓은 전우애, 세계의 바다를 누비며 경험한 동기들과의 추억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둘째, 사랑하기에 부끄러움 없는 조국, 헌신하기에 아깝지 않은 조국을 만드는 데 앞장서 주십시오.2년 전 여름, 진해만에서 전투수영훈련을 하던 여러분의 싱그러운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때의 꿈을 항상 가슴에 품고 키워야 합니다. 언제나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은 여러분이 선택한 군인의 길에 언제나 함께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무운과 영광을 빕니다.
- '화업 60년' 노화백 "나는 우산이었다"
- 황규백의 ‘우산’(An Umbrella·2018). 육중한 대리석 벽에 기대 선 ‘우산’이 보름달 아래 붉은 지붕이 사이좋은 마을을 숨어서 내다보고 있다. 쓸쓸함을 온몸에 뒤집어쓴 채 없는 듯 몸을 감춘 ‘우산’은 작가 자신을 은유한 것이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단단한 대리석 벽에 ‘그’가 비스듬히 기대어 섰다. 슬쩍 봐도 쓸쓸해 보인다. 아니 외로움이 뚝뚝 떨어져 내린다. 그가 정면으로 나서지도 못하고 옆눈으로 하염없이 내다보고 있는 것은 보름달이 훤한 아랫마을이다. 푸른 나무숲 사이로 붉은 지붕이 드문드문 무리지어 있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가 다른 장소에 나타났다. 역시 보름달이 뜬 밤. 이번엔 작은 창 하나 낸 것이 전부인 견고한 벽돌집을 훔쳐본다. 아무도 내다볼 것 같지 않은 그 창에서 그는 무엇을 보고 싶은 건가. 그러던 그가 이번엔 전혀 예상치 못한 전경 앞에 섰다. 햇살이 비치는 창가다. 밖으론 긴 강이 보이고 그 강을 가로지른 푸른빛 긴 다리도 눈에 띈다. ‘도보다리’란다. 비로소 그는 창틀 위로 삐죽이 얼굴을 내밀고 그 풍경을 내다보는 중이다. 창틀에 놓인 동그란 회중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은 5시 5분. 황규백의 ‘남북정상회담’(South and North Summit·2018). 회중시계가 5시 5분을 가리키는 그림은 지난해 4월 남북 정상이 회담 중 거닐었던 그 시간의 도보다리를 배경으로 했다. 삐죽이 얼굴을 내민 ‘우산’이 그들의 대화에 바짝 귀를 기울이고 있다(사진=가나아트).자,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그’다. 고독과 적적함을 온몸에 뒤집어쓴 채 없는 듯 몸을 감춘 ‘존재’. 그래, 그는 ‘우산’이다. 황금색 둥근 손잡이를 머리로 삼은 검은 우산. 하지만 그들 우산을 따라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 보면 오래 걸리지 않아 알 수 있다. 우산은 결국 화가 자신이었단 것을. ‘우산’(2018), ‘집 3’(2018), ‘남북정상회담’(2018)으로 그 몸을 곧추세운 장소만 바꾸었을 뿐. 황규백(87). 그이의 60년 화업이 절정의 서정성으로 살아났다. 묵직한 정서와 절절한 은유가 녹아내린 회화 30여점을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 펼친 ‘황규백 개인전’에 걸었다. 나이 따위는 내다버린 듯한 섬세한 붓질이 긴 세월과 사연에 뒤엉켜 있는, 노장의 최근작이다. 황규백의 ‘집 3’(A House 3·2018). 다시 외로운 우산이다. 역시 보름달이 뜬 밤, 작은 창 하나 낸 것이 전부인 벽돌집을 ‘우산’이 훔쳐보고 있다. 모델로 삼은 우산은 작가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구입한 거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판화 접고 회화로…절정의 서정성 끌어내 처음부터는 아니었다. 작가의 작업은 몇 단계를 거쳤다. 시작은 추상화였단다. 1954년 작가의 길로 들어선 뒤 1968년 프랑스로 공부하러 떠나기 전까지였다. 이후 3년여 파리에서 유학생활을 거치고 1970년 미국 뉴욕에 정착한 뒤론 그제까지와는 다른 작업을 했다. 판화다. 동판에 가늘고 예리한 선을 긋고 그 선을 메우거나 깎아내 명암을 채우는, 판화 중 가장 정교한 손길이 필요하다는, ‘메조틴트’ 기법이었다. 그렇다고 전통만 고수하지 않았다. 잔잔하고 절제된, 한국적 감수성을 현대적 조형감각에 입히는 자신만의 방식을 띄웠는데, 그것이 서구에 ‘먹히더라’는 거다. 덕분에 그는 판화가로서의 이름을 국내보단 해외에 단단히 심었다. 슬로베니아 루브리아나(1979·1981), 미국 브래드포드(1974), 이탈리아 피렌체(1974) 등서 연 판화비엔날레에서의 수상은 물론 1984년 사라예보동계올림픽 포스터 제작에도 나설 수 있었으니. 작가 황규백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 건 자신의 작품 ‘빨간 우산이 있는 풍경’(Landscape with a Red Umbrella·2018) 옆에 섰다(사진=가나아트).그러던 그가 판화를 접었다. 30년 외국생활을 정리하고 2000년 영구귀국을 하면서다. 마음도 화폭도 바꿔 세워, 처음 그 자리로 되돌아가자 한 거다. “힘에 부쳐서”가 가장 큰 까닭이라고 했다. 단순한 이유였다. 하지만 캔버스에 얹는 붓질까지 단순해지진 않았다. 회화만을 위한 또 다른 고안에 몰두한 건데. 이른바 ‘프레스코 벽화 기법’. 이를 위해 이탈리아로 종종 날아가 여행은 물론 벽화공부까지 했다고 했다. 그이의 그림이 유독 돌가루가 묻어날 듯한 거칠한 질감을 품고 있는 건, 또 주황색 지붕을 얹은 한적한 이탈리아 시골풍경이 자주 보이는 건 그 때문이다. 황규백의 ‘일곱 개의 별’(Seven Stars·2018). 시계, 둥근 테이블과 의자는 작가가 즐겨 앉히는 소재다. 바깥 풍경이 바로 보이도록 방문을 열어두는 것도 작가만의 장치인데, 이번 배경은 ‘북두칠성’이다(사진=가나아트).△일상 소재로 일상적이지 않은 세상을 그려 작가에게는 특별한 재주가 있다. 우산과 시계, 바위와 호수, 바이올린과 첼로, 백조와 나비, 구두와 토슈즈, 의자와 테이블, 호롱불과 촛불 등. 일상의 소재를 대거 등장시켜 일상적이지 않은 세상을 꾸며 놓는 거다. ‘바위 위의 시계’(2018)란 작품을 보자. 작품명으로 뽑아낸 바위·시계는 물론 늘 등장시키는 산·나무·집·하늘이 보인다. 좀 독특한 설정이라면 바위에 걸쳐 둔 꽃분홍색 가운이라고 할까. 그런데 이 모두가 든 화면은 현실세계를 한참 벗어난 저 어디쯤에 가 있는 듯하단 거다. 황규백의 ‘바위 위의 시계’(A Watch on the Rock·2018). 거대한 바위가 왕관 같은 회중시계를 머리에 얹고 꽃분홍색 가운을 걸치고 있다. 금빛 섞인 육중한 무게감이 마치 중세시대 어느 왕의 초상화를 연상시킨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바로 며칠 전 완성해 개막 이후에 전시장에 걸었다는 ‘나무 위의 새’(2019)도 다르지 않다. 작가가 좋아하는 보름달 아래 무성한 나무 한 그루, 그 나무 아래 보가 덮인 식탁, 그 위에 예의 회중시계와 찻잔이 올라 있다. 여기에 새와 나비까지 하나하나의 사물과 생물이 특이할 건 없다. 그런데 이들이 뭉친 장면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닌 듯하다. 당장 달빛 아래 파닥거리는 하얀 새와 노란 나비를 본 적이 없으니. 황규백의 ‘나무 위의 새’(A Bird on the Tree·2019). 보름달, 나무, 탁자, 컵, 시계, 새, 나비 등 우리가 늘 보는 사물·생물을 데려다놨지만 작품은 우리가 늘 볼 수 없는 세상을 향해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결정적으로는 ‘사람이 안 보인다’는 거다. 그저 뜻 모를 일상의 사물을 입고 등장하는 작가만 보일 뿐, 그게 아니라면 다른 생물을 입은 그이의 마음만 보일 뿐이다. 그러니 바빠진 것은 보는 이의 눈인 거다. 전혀 ‘친절하지 않은’ 작가의 붓길을 좇아 온갖 상상력을 총동원해야 하는 미로를 헤매는 느낌이라고 할까. 처연한 감성이 터질 듯 응어리진 이 방(‘두 개의 할아버지 시계’ 2018) 저 방(‘일곱 개의 별’ 2018)의 문을 열고, 이 집(‘집 1’ 2018) 저 집(‘집 3’ 2018)의 닫힌 창을 두들기고, 이 바위(‘중절모 쓴 바위’ 2018)와 저 나무(‘나무와 나비들’ 2018) 아래 기대고 서야 한다. 그러곤 기어이 다들 놀랄 만한 장소에까지 따라나서게 되는데. 우산으로 데려간, 회중시계가 가리켰던 5시 5분의 그곳 ‘도보다리’ 말이다(‘남북정상회담’ 2018). 황규백의 ‘중절모 쓴 바위’(A Rock with Hat·2018). 거대한 바위 역시 작가가 자주 등장시키는 소재 중 하나. 중절모를 얹고 구두를 놓았더니 체구가 큰 신사처럼 보인다(사진=가나아트).황규백의 ‘두 개의 할아버지 시계’(Two Grandfather’s Clocks·2018). 그림에 항상 들여놓던 동그란 회중시계 대신 기둥시계 둘을 가져다놨다. 할아버지 없는 공간을 대신 지키게 했다고 할까. 그래도 외로워 보인다. 작가의 쓸쓸함은 이렇듯 수시로 치고 올라온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타고난 서정성과 절제된 간결성, 과감한 구도와 디테일한 묘사, 일관된 균형미와 차분한 색감. 어느 한 점도 여기서 벗어나지 않고 모두가 한 데 농익은, 전시장의 이들 그림 때문에 정작 노 화백은 병이 났단다. 전시를 하느라 작품을 뺀 작업실을 바라보는 허전함에 며칠을 앓아누웠다고 전한다. “그림으로 살다가 그림으로 죽겠구나!” 했다니, 어찌 그저 한 번 던질 수도 있는 엄살로만 듣겠는가. 전시는 10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