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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되풀이된 美총기참사, 총기규제 힘 받나
- 사진=AP연합뉴스[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에서 18일(현지시간) 또다시 총기난사 사건이 터졌다. 텍사스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17세 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10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진 것이다. 이른바 ‘미 넥스트’(Me Next·다음은 내 차례) 운동을 촉발시켰던 플로리다 고교 총기참사 이후 불과 3개월여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총기규제’ 촉구 목소리가 다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CNN방송·AP통신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곳은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남동쪽으로 48㎞ 떨어진 소도시 산타페에 있는 산타페 고교. 수업이 한창이던 오전 7시45분께 이 학교 소속 학생이 교실 안팎에서 총기를 난사했다. 해리스카운티 경찰국은 “최대 10명이 사망한 것 같다”고 했고, 이후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사망자 수는 10명”이라고 확인했다. 부상자 수는 경찰관 2명을 포함해 모두 10여명인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들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일부는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생은 지역방송 KTRK에 “화재경보가 울렸고 친구들이 대피했다. 길을 가로질러 달아났다. 모두 공포에 질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른 학생은 CNN방송에 “선생님은 우리한테 머무르라고 했지만, 우리는 모두 도망갔다”고 했다. 경찰은 총격범이 파이프와 압력밥솥 등으로 만든 사제 폭탄들을 곳곳에 던진 정황도 포착했다. 다만, 폭탄이 실제 터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의심스러운 장치가 발견되면 911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총격범은 이 학교 11학년생인 디미트리오스 파구어티스(17)로 확인됐다. 총격에 사용한 엽총과 38구경 리볼버 모두 합법적으로 사들인 아버지 소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일급살인 혐의로 보석이 불가한 조건으로 구금됐다. 자택에는 화염병과 사제폭탄 등이 발견됐다고 한다. 그의 가족들은 언론의 접촉 요청에 “시간을 달라”며 응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파구어티스는 평소 조용한 성격이었다고 친구들이 전했다. 이 학교 2군 풋볼팀 선수였으며, 댄스팀에서도 활동한 적이 있다. 애벗 지사는 “그의 신상에서 레드 플래그(위험을 아리는 전조)는 거의 없었다”고 했다. 다만, 파구어티스는 페이스북에 ‘본투킬(Born To Kill)이라고 쓰인 티셔츠를 게재했는데, 여기엔 독일 국수주의의 아이콘으로 추정되는 문양이 장식돼 있었다고 현지 언론들이 썼다. 자신을 파구어티스의 친구라고 소개한 한 학생은 “그가 총이나 전쟁 시뮬레이션게임에 대해 이야기한 적은 있지만, 살해나 총격 등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 “우리나라에서 너무 오래 지속됐다. 수십 년간 이어졌다”고 애도한 후 “우리 정부는 학생을 보고하기 위해 모든 권한을 행사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후 공공건물과 군 시설에 조기게양을 지시하는 선언서에 서명했다. 조기게양은 오는 22일 일몰까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플로리다 고교 총기참사 이후 ‘미 넥스트’ 운동을 비롯한 총기규제 촉구 목소리가 미국 전역에서 최고조에 울려 퍼졌을 때에도 사실상 이를 외면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표적인 ‘총기 소유 옹호론자’다. 이번 참사로 또다시 총기규제 여론이 불타오를 것이 확실해 보임에 따라 그의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