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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수사, 삼성 등 재계 전방위로 확산..다음은 누구?
  • 특검 수사, 삼성 등 재계 전방위로 확산..다음은 누구?
  • 특검의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를 피의자 신분 소환에 이어 SK·롯데·CJ·포스코·KT 등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6일 국회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출석한 재벌 총수들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데일리DB][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2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면서 재계 전체로의 수사 확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특검이 재계 순위 1위인 삼성의 수장 소환은 물론 구속 영장 청구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향후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된 다른 기업에 대해서도 고강도 수사가 예상된다.삼성에 대한 특검 수사는 지난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찬성을 이끌어 내기 위해 이 부회장 지시로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정유라씨 모녀에게 수십억원을 대가로 건낸 부분을 입증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부회장 소환은 삼성 수사가 마무리 단계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따라서 조만간 다른 기업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특검의 다음 수사 대상은 이 부회장과 함께 지난달 13일 최태원·신동빈 회장 등 총수들을 출국금지한 SK와 롯데그룹이 될 전망이다.SK는 최태원 회장이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 발표 전 교도소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사면을 해 줄테니 경제 살리기에 나서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받고 수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얼마 전 김영태 SK 부회장이 작년 8월 10일 서울 영등포교도소에서 최 회장과 만나 “왕 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 우리 짐도 많아졌다. 분명하게 숙제를 줬다”고 말한 녹음 파일도 확보한 상태다. 특검은 ‘왕 회장’은 박 대통령, ‘귀국’은 사면, ‘숙제’는 재단 지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특검은 그보다 앞선 그해 7월 24일 박 대통령과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의 독대에서도 최 회장에 대한 사면 요청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최 회장 사면 이후 미르·K스포츠재단에 111억원을 출연했다.미르·K스포츠재단에 45억원을 출연한 롯데도 특검의 주요 수사 대상이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2015년 7월 박 대통령과 독대한 후 70억원을 추가로 냈다가, 지난해 6월 경영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전액 돌려받은바 있다. 특검은 롯데의 면세점 인·허가 과정에서도 최순실씨 등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청와대가 이미경 부회장에 대한 경영 일선 후퇴와 손경식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 사퇴 등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진 CJ그룹도 특검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CJ는 이재현 회장의 사면을 위해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던 차은택씨가 주도한 ‘K컬처밸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CJ는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13억원을 출연했다.특검은 지난 6·11·12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차 씨를 소환해 조사를 벌여 그와 연관된 포스코그룹도 수사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차씨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함께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인 ‘포레카’ 지분 강탈을 시도하고 자신 소유의 아프리카픽처스 공금 1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포스코는 포레카 매각 과정에 권오준 회장이 개입한 의혹과 함께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49억원을 냈다. KT도 차씨 광고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18억원을 출연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어 특검의 수사가 예상된다.특검 수사 강도가 예상보다 높아지면서 재계 일각에서는 특검의 수사 행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특검이 일단 몇몇 언론에 정보를 흘려주고 여론의 분위기를 살피고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같다”며 “특검의 수사 방향이 지금 정국에서 그림을 그리면 다 된다는 식의 일방통행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검 수사가 재계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새해 사업전략 수립은 물론 기업 운영자체에도 차질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이재용 부회장 피의자 소환..삼성, 새해에도 `시계 제로`☞'고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 소니가 선택한 승부수는☞급등사유가 없다? 무료어플 ‘테마몬’ 독점공개!
2017.01.12 I 양희동 기자
`다보스포럼` 트럼프 시대 개막 전 마지막 소통의 장
  • `다보스포럼` 트럼프 시대 개막 전 마지막 소통의 장
  • 스위스 다보스에서 오는 17~20일(현지시간) 열릴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첫 참석하는 등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측근들과의 소통 창구를 만들기 위한 치열하게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눈으로 뒤덮힌 다보스포럼장 전경. [세계경제포럼 제공][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재계 총수들의 다보스포럼 참석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사실상 막혀버린 정부 차원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측과의 소통 창구를 다시 잇는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또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인 차원에서의 전략 수립 및 인맥 확보에도 더없이 좋은 기회다. 이미 중국 알리바바 마윈 회장과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 프랑스 LVMH그룹 베르나르 아르노 최고경영자(CEO) 등은 일자리를 무기로 트럼프 당선인과의 만남을 성사시켰다.삼성·현대차·LG 등 주요 수출기업들도 관세 장벽 등으로 인해 미국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라 이번 포럼에서 트럼프 측과 만나 일자리 확대 등을 당근책으로 제시, 유리한 고지를 반드시 선점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검이 하루빨리 결단을 내려 주요 기업 총수들의 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한 출국금지 일시 해제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발빠른 中·日 해외 정치·기업인들의 행보중국과 일본, 프랑스 등 주요 국가의 정치·기업인들은 오는 20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이전 사실상 마지막 소통의 기회인 다보스포럼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사상 처음으로 다보스포럼에 직접 참석하는 등 트럼프 시대 개막에 대비한 광폭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시 주석은 포럼에서 트럼프 측근들과도 회동해 양국 간 다양한 의제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시 주석의 포럼 참여는 트럼프 측 인사들과 중국 기업인들의 만남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시 주석과 포럼에 동행하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 당선자와 만나 일자리 100만개 창출을 논의하며 향후 미국 시장 진출 및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마윈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 협력에 대한 청사진을 그린만큼 포럼에서 만날 트럼프 측 핵심 인사들과는 보다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마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을 만난 직후 “미국 농가와 소기업들이 알리바바를 통해 중국 등 아시아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방안과 미국 중서부지역의 100만여개 소기업의 판로 개척 지원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힌바 있다. 일본도 아베 신조 총리가 미국을 방문 중인 가와이 가쓰유키 총리 보좌관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이후 조기 정상회담 실현을 타진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도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500억 달러 투자와 일자리 5만개 창출을 약속했다.패션 브랜드 ‘루이비통’으로 유명한 프랑스 패션업체 LVMH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CEO도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약속하며 수출 관세 등 불이익을 피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했다.◇미국 공장 이전 등 현안 산재…곳곳에서 엇박자우리나라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0일 트럼프 당선인과 10여 분간 첫 전화통화를 성사시켰지만 탄핵 사태로 인해 외교 채널이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현재 우리 기업에 가장 시급한 현안은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한 경영 전략 수립이다.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CES 2017’에서도 윤부근 삼성전자(005930) CE(생활가전) 부문 사장과 조성진 LG전자(066570) 부회장 등 주요 가전업체 수장들이 한 목소리로 트럼프 시대를 맞아 관세 위험을 회피해 미국으로의 공장 이전 및 신설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하지만 이번 다보스포럼에 각 기업의 의사 결정권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총수들이 특검의 출금금지로 발이 묶이면서 사전 협상이나 관련 논의가 차단될 위기에 놓였다. 트럼프 취임 이후의 미국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더 큰 문제는 최순실 게이트 수사로 인해 우리 기업이 기존에 구축해놓은 네트워크조차 무력화 돼 활용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전경련이 지난 2009년부터 8년간 다보스포럼에서 열었던 ‘한국의 밤’ 행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행사는 국내외 정·재계 인사들이 함께 모이는 협력의 장으로 활용돼 왔지만 이번엔 개최 자체가 무산됐다.갈길이 바쁜 상황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는 기업 규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대기업 출자총액제한제 부활과 금산분리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재벌개혁안’을 발표했다. 문 전 대표가 삼성·현대차·LG·SK·롯데 등 10대 그룹을 청산의 대상 지목하면서 그의 집권 여부에 따라 향후 기업 경영 활동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한 대기업 고위관계자는 “중국·일본 등 주변국들은 시 주석과 아베 총리가 직접 나서 트럼프 당선인과의 소통 창구를 열어주고 경제인들은 일자리를 무기로 보호무역의 충격을 선제 방어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도 트럼프 시대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특검 수사와 정치권의 재벌 개혁 추진 등이 오히려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특검, 총수들 `다보스포럼` 참석 許하라☞‘신고가 랠리’ 삼성전자, 200만원 시대 개막 ‘초읽기’ (종합)☞[특징주]‘신고가 랠리’ 삼성전자, 190만원도 돌파
2017.01.11 I 양희동 기자
  • 특검, 총수들 `다보스포럼` 참석 許하라
  •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전 세계 주요 기업인·경제학자·정치인 등 각계 인사들이 모여 새해 경제 전망과 발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 재계 총수들이 무더기로 출국금지와 줄소환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올해 다보스포럼은 오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맞물려 앞으로 미국 보호무역주의 대응을 위한 각국 참가자들의 정보 교환과 네트워크 구축 등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 측근들이 대거 포럼 참석을 예고하면서 앞으로 최소 4년간의 미국 경제 정책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이번 행사가 예년보다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도 직접 다보스포럼에 참석하고 마윈 알리바바 회장과 왕젠린 다롄완다 회장 등도 함께 동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시아 주변국들의 발 빠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특검의 ‘최순실 게이트’ 수사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정책 방향과 접점을 모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 위기에 처해있다.11일 특검과 재계 등에 따르면 국내 5대 그룹 총수 중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3명이 최순실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출국 금지를 당해 불과 엿새 앞으로 다가온 다보스포럼 참석이 원천 봉쇄된 상황이다. 트럼프 정부 인사들과 취임 이전 만나 소통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고스란히 날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재기되면서 특검이 포럼기간에 한시적으로 기업 총수들에 대한 출국금지를 해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특검이 이들 총수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지난달 13일로 벌써 한달 가량이 지났다. 출입국관리법 제 4조에는 ‘범죄 수사를 위해 출국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해 1개월 이내 기간을 정해 출국을 금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특검이 아직 총수들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는 상황이라 출국금지 조치는 연장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이처럼 총수들에 대한 정확한 조사 시점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특검 수사 때문에 트럼프 취임 이전 가장 중요한 경영 활동인 다보스포럼 참석이 무산되는 것은 국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재계 한 관계자는 “특검이 수사를 위해 출국금지를 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출금 이후 한달 가까이 총수들에 대한 소환이나 별다른 조사를 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발만 묶어둔 꼴이 됐다”며 “총수들이 다보스포럼 참석으로 인해 소재 불명이 되거나 도주 및 증거인멸을 할 여지가 없다면 일시 출국을 허용해 중요한 경영 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한편 다보스포럼은 민간회의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국제적 영향력을 감안해 2010년부터 대통령 특사가 참석해 왔다. 지난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탄핵정국으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만 참석한다. 또한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지난 8년간 다보스포럼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가 취소되면서 세계 경제 리드들과의 소통의 장이 무너졌다.▶ 관련기사 ◀☞‘신고가 랠리’ 삼성전자, 200만원 시대 개막 ‘초읽기’ (종합)☞[특징주]‘신고가 랠리’ 삼성전자, 190만원도 돌파☞코스피, 2070선 회복…철강株 급등
2017.01.11 I 양희동 기자
'신동빈도 없고, 권오준도 없고'..무늬만 '신년인사회'
  • '신동빈도 없고, 권오준도 없고'..무늬만 '신년인사회'
  •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2017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심재철 국회부의장과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추미애 더불어 민주당 대표(사진=대한상공회의소)[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 앞. 4시30분쯤 되자 검정색 고급 승용차가 줄지어 늘어섰다. 구자열 LS(006260)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손경식 CJ(001040)그룹 회장등 대기업 주요 인사들이 ‘2017 경제계 신년인사회’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행사 시작까지 더 이상 코엑스를 찾은 거물급 재계 인사는 없었다. 참석 의사를 밝혔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막판에 마음을 바꿨다. 권오준 포스코(005490)그룹 회장과 허창수 GS(078930)그룹 회장도 불참했다. 재계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무성 의원도 인사회에 참석하려다가 불참으로 돌아섰다. 주요 인사들이 모인 ‘헤드 테이블’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40여명 정도가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1962년부터 1월 첫째 주에 열리는 신년인사회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행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이 자리에는 대통령부터 경제5단체장과 경제계 인물, 정·관계 인사가 한자리에 모여 덕담을 나누고 경제 활로를 모색한다.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암울한 분위기를 떨치지 못한 것이다. 대한상의가 초청한 정·재계 주요 인물 67명 가운데 상당수가 불참 의사를 피력했다. 경제 단체들도 마찬가지.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임원진의 모습을 거의 보이지 않았다.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 정도만 눈에 띄었다.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일부 기업이 논란의 중심에 서 고개를 들기 어려울 정도로 송구하다”라며,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대국민 사과로 인삿말을 했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신년인사회는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자는 건배사를 끝으로 오후 5시50분쯤 마무리됐다. 몇 명 안되는 재계 인사들마저 입을 굳게 닫았다. 현정은 회장은 쏟아지는 질문 공세에도 웃으며 자리를 떴다. 손경식 회장은 주변에 있던 지인들과 짧게 담소를 나누다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그나마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사업 얘기를 잠깐 나눴을 뿐이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코엑스에 입점한 일렉트로마트 PK마트 전문점처럼 고양에도 야심차게 준비하는 게 있으니 기대해달라”고 말했다.평년보다 줄어든 참석 인원은 이날 분위기를 대변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신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가 참석하겠다고 말했다가 행사 직전 취소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라면서도 “올해 신년회에 참석한 인사는 예년보다 약 300명 줄어든 1000여명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LS전선, 국내 첫 육상 HVDC사업에 제품 공급..1243억 규모☞LS전선, 삼호와 1243억 규모 납품 계약 체결
2017.01.04 I 성세희 기자
고개 숙인 대한상의 회장 "최순실 게이트, 송구스럽다"
  • 고개 숙인 대한상의 회장 "최순실 게이트, 송구스럽다"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4일 오후 5시부터 열린 ‘2017 경제계 신년인사회’ 포문을 열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신년이 밝았는데 연이어 터지는 악재에 경제단체장이 머리를 숙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일부 대기업 연루 여파에 예년보다 차분한 신년 인사회를 진행했다.대한상의는 4일 오후 5시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경제계와 정·관계, 주한 외교관 등 1000여 명을 초청해 ‘2017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열었다.이날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유일호 경제부총리 등 정부 관료가 참석했다. 경제계 인사로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허진수 GS(078930)칼텍스 회장, 손경식 CJ(001040)그룹 회장과 구자열 LS(006260)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심재철 국회부의장과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가 정계 대표로 자리했다. 주한 외국 대사인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와 롤프 마파엘 주한독일대사 등도 자리를 빛냈다.그러나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직무가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대기업 주요 총수도 모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허창수 GS(078930)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002320)그룹 회장 등 10대 그룹 총수가 대거 불참했다.박 회장은 경제단체장으로서 최근 ‘최순실 게이트’ 사태로 대기업이 국민에게 실망을 안긴 점을 사과했다. 그는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또다시 대기업 일부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돼 국민에게 머리를 들기 어려울 정도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경기 부진의 늪이 생각보다 깊어서 새해임에도 마음이 밝지 않다”라며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으면 경제뿐만이 아니라 이 사회의 맥박도 뛴다”라고 강조했다.아울러 “논란의 중심에 설 이유도 없는 대다수 성실한 기업이 절실히 활력을 원한다”라며 “입법부와 사법부, 행정부 모두가 올해 험난한 경제 상황을 돌파할 수 있도록 응원해달라”고 덧붙였다.박 회장은 올해 국가 경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곳곳에서 변화와 개혁을 바란다고 여겼다. 아울러 국가가 이 열망을 외면하지 않고 새로운 희망을 키워달라고 주문했다.박 회장은 “수많은 경제 전문가가 시장경제 원칙부터 다시 확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는 경제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아울러 “그동안 자유로운 시장 활동을 막았던 일부 관행과 규제, 진입 장벽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혁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라며 “개혁을 바라는 열망을 혁신으로 바꿔 모두가 공감할 청사진을 만들고 새로운 희망을 키워달라”고 말했다.
2017.01.04 I 성세희 기자
黃대행 "서비스법·규제프리존법, 하루빨리 처리돼야"
  • 黃대행 "서비스법·규제프리존법, 하루빨리 처리돼야"
  • 사진=뉴시스 제공[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황교안(사진)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4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규제프리존특별법이 국회에서 하루빨리 처리될 수 있도록 경제인 여러분께서도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황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내수 활성화를 위해 서비스산업 육성과 규제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그러면서 “서비스산업은 내수 활력을 회복하는 핵심산업이며 일자리의 보고”라며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신산업 육성,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산업구조 조정, 자유무역협정의 지속적인 확대 등을 통해 경제 재도약의 전기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황 권한대행은 또 “재정과 공공부문의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경제 활력을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금년 예산도 국민체감도가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최대한 조기에 집행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세계적 금리상승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불안요인이 되지 않도록 시장안정화 조치를 추진하겠다”며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중소기업, 영세서민 등 취약계층의 부담을 완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은 “청년 창업의 모든 단계를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창업성공 패키지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대학 창업펀드도 조성하겠다”며 “공공부문이 앞장서서 6만명 이상을 신규 채용하고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취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황 권한대행은 경제계 인사들을 향해 “작년 4분기 수출이 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외국인 투자가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200억달러를 기록했다”며 “세계적인 신용평가 기관들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고 지금도 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경제계와 정·관계, 주한 외교관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허창수 GS(078930)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002320)그룹 회장 등 10대 그룹 총수는 대거 불참했다.▶ 관련기사 ◀☞[포토]여수공장 현장경영 나선 허진수 GS칼텍스 회장☞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새해 여수공장 현장경영..“안전 최우선”☞허창수 GS 회장 "과감한 투자 통해 수익기반 다변화"
2017.01.04 I 이준기 기자
특검·탄핵·대선 ‘불확실성 3각 편대’..손발 묶인 총수들
  • 특검·탄핵·대선 ‘불확실성 3각 편대’..손발 묶인 총수들
  • [이데일리 김보경 윤종성 성문재 기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 탄핵과 특검, 대선으로 이어지는 ‘불확실성 3각 편대’가 기업들을 옥죄면서 재계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 상황에 놓였다. 의사 결정을 해야 할 기업 총수들이 검찰 조사로 인해 경영에 신경을 못써 정유년(丁酉年) 첫 스텝부터 꼬이더니, 아직 경영계획조차 확정짓지 못한 기업이 태반이다.주요 대기업의 투자와 채용은 늦춰지거나 미정이다. 한 해 성과를 좌우할 인사, 조직 개편 등도 뒷전으로 밀리면서 조직은 온통 뒤숭숭하다. 바짝 엎드려 있던 재계에서는 조금씩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다가올 조기 대선이라는 커다란 불안 요인도 재계의 큰 걱정거리. 5년 전 ‘경제민주화’ 홍역을 치뤘었기에 또 다시 정치 싸움에 휘말려 기업들이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비선실세 최순실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관들이 지난 11월 8일 오후 ‘정유라 특혜지원 의혹’과 관련해 삼성 서초사옥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물품을 가지고 사옥을 나서고 있다./권욱기자◇멈춰선 1등 기업..기약없는 사장단 인사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출국금지 조치 후 삼성의 ‘경영 시계’는 멈췄다. 사장단 인사를 비롯해 조직개편,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 사장단 워크샵 등 연말연초 연례행사 일정들이 줄줄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사장단 인사가 미뤄지면서 투자, 채용 계획은 ‘안갯속’이다. 삼성은 지금의 경영 상황을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삼성의 사장단 인사가 해를 넘긴 것은 8년 만이다. 지난 2008년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특검을 맞은 삼성이 이듬해 5월 사장단 인사를 낸 후 처음 있는 일이다. 게다가 그룹 전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줘야 할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은 해체가 예고돼 손을 놓고 있는 상황. 오너와 미전실 지시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던 삼성 계열사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요즘 삼성은 당장의 경영 리스크보다는, 이 부회장의 특검 소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경영 계획을 논할 여유 조차 없어 보인다는 얘기다 ◇목표치 최대 현대車..실행할 임원이 없다임원 인사를 내지 못한 것은 재계 2위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다. 그룹 임원 인사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재가를 해야 하는데 특검 등의 영향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해 말 신년 정상 업무를 위해 부장급 이하 인사만 실시했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올해 825만대의 그룹 출범 이후 최대의 판매목표를 발표한 상태. 글로벌 자동차 산업수요가 1.9% 증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선 다각적인 전략이 필요하지만, 임원 인사가 주춤하면서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지난해 판매 부진 여파로 많은 수의 임원 변동 및 교체가 예상되는 현대차그룹이기에 인사가 나지 않은 채로 현직 임원의 책임 아래 판매 전략을 짜는 것이 난감한 상황이다. ◇특검에 발목잡힌 최태원·신동빈..경영일정 차질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지난달 17일 최순실 게이트 특검팀으로부터 출국금지 조치를 받으면서 글로벌 경영에 발목이 잡혔다. 최 회장은 매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 참석, 해외 주요 인사들과 글로벌 네트워킹을 다지고 협력방안을 모색해왔다. 특히 올해 경영계획을 수립하면서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을 강화할 구상이었지만, 첫 단추부터 잘못 꿰인 것. 다만 특검팀이 한시적으로 최 회장의 출국금지를 해제해준다면 다보스포럼 참석이 가능해진다. SK그룹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와 정유, 석유화학 등은 수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롯데그룹도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시계제로’ 상태다. 1년 이상 지속된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면세점 사업 선정과 관련한 대가성 여부에 대해 특검 수사가 이어지면서 아직 조직개편과 인사도 하지 못했다. 신동빈 회장은 작년에 만신창이가 됐던 그룹의 분위기를 다잡고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가 않다.재계 관계자는 “국가 시스템이 흔들리고 총수가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거래 지속에 대해 우려할 수 있다는 것도 글로벌 경영에는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새해 경영 계획보다 수사 대응이 우선순위가 돼버렸다”며 “대내외 불안요인이 어느 해보다도 많아 보이지만, 특검팀만 바라볼 수밖에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2017.01.04 I 윤종성 기자
탄핵 증인신문 ‘정→안→최’ 순…죄수의 딜레마 전략
  • 탄핵 증인신문 ‘정→안→최’ 순…죄수의 딜레마 전략
  • 최순실씨가 지난달 24일 박영수 특별검사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자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핵심증인인 최순실(61)씨의 자백을 이끌어내기 위해 국회가 ‘죄수의 딜레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호성(48) 전 부속실비서관과 안종범(58) 전 정책조정수석의 신문 내용을 토대로 최씨를 압박하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이다. 이를 통해 굳게 닫혀 있던 최씨의 입이 열릴 지 주목된다. 이와 더불어 국회는 첫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의견을 밝히고 있는 박 대통령을 향해 “법정 밖에서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재판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증인신문 ‘정→안→최’ 순으로 헌법재판소는 3차 탄핵심판 변론기일이 열리는 오는 10일 오전 정 전 비서관, 오후 2시 안 전 수석의 진술을 각각 듣고 난 뒤 최씨에 대한 신문을 진행하기로 3일 결정했다. 신문 시각과 순서는 국회의 요청을 수용한 결과다. 국회는 검찰과 특검 수사 단계에서 각종 혐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 중인 최씨의 증언을 받아내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소추위원장을 맡은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최순실 증인은 대체로 검찰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만큼 정호성과 안종범 증인의 증언을 토대로 신문하기 위해 마지막에 배치했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정씨는 검찰 공소사실을 대체로 자백하고 있어 증인 신문이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고 안씨는 대통령 지시사항을 소상하게 진술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 전 비서관과 안 전 수석이 최씨와 박 대통령의 공모관계를 인정하고서 객관적인 사실관계 및 평가가 담긴 증언을 하게 되면 최씨도 마냥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국회의 판단이다. 격리된 상황에서 범인들이 입을 맞추지 못하도록 만들어 심리적 압박 강도를 높이는 ‘죄수의 딜레마’ 전략을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공무상 비밀누설(정호성)과 대기업 출연금 등 뇌물죄(안종범) 부분은 탄핵사유에서 큰 축을 이루고 있는 혐의여서 두 사람의 증언에 들어맞는 최씨의 증언이 더해진다면 박 대통령에게 치명타다.◇ 이재용 신동빈 헌재 출석 朴대통령 손에 달려 박 대통령은 이날 헌재가 개최한 첫 변론기일에 불출석했다. 향후 출석 여부도 미지수다. 대통령 대리인인 이중환 변호사는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회는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간담회 개최 등 장외 언론플레이에 나선 데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권 위원장은 “대통령은 피청구인이므로 탄핵 법정에서 모든 사실을 소상하게 밝히는 게 예의이지만 언론을 상대로 법정 밖에서 이러쿵저러쿵 얘기하고 있다”며 “내가 변호인이었다면 간담회 개최를 말렸을 것”이라고 비판했다.또 국회는 박 대통령의 기자간담회 발언 내용을 헌재에 증거로 추가 제출했다. 국회 측 대리인 황정근 변호사는 “기자간담회 당시 박 대통령이 탄핵 사유를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고 부연했다. 박 대통령의 불출석 입장이 확고한 만큼 탄핵심판 심리는 증인신문을 위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법정에 서게 될 지 주목된다. 두 사람의 법정출석 여부는 박 대통령 손에 달린 상황이다. 이 부회장과 신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기록을 박 대통령이 인정하면 굳이 증인신문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박 대통령 측은 검찰의 수사결과를 대부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권 위원장은 “헌재가 채택한 증인이 28명인데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해 이를 10여명 수준으로 줄이려고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박 대통령이 혐의를 부인하면 (이 부회장과 신 회장 등) 관련 증인을 추가로 부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대치동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지난달 25일 서울 대치동의 박영수 특별섬사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17.01.04 I 전재욱 기자
최태원 회장 글로벌 경영 첫 출발..' 다보스포럼 가나'
  • 최태원 회장 글로벌 경영 첫 출발..' 다보스포럼 가나'
  • 최태원 SK 회장[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이달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출국금지 해제를 타진하고 있다. 특검팀이 최 회장의 사업상 사유를 인정하면 한시적으로 출금 해제가 가능하다. 지난 2014년 경쟁사 세탁기 고의 파손 혐의로 고소당해 재판을 받으면서 출국금지 대상이 됐던 조성진 LG전자(066570) 부회장이 출국금지 일시 해제 승인을 받아 2015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에 참석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조 부회장이 두 차례 소환에 응하며 수사에 협조한 만큼 기업 활동 보장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출국금지를 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이 같은 사례를 비춰볼 때 최 회장의 일시 출국금지 해제 신청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새해 5조원대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글로벌 파트너링 등 협력과 인수합병(M&A)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최 회장으로서는 해외 주요 인사들과 만날 수 있는 다보스포럼이 새해 글로벌 경영의 첫 출발점이다.3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최순실 게이트 특검팀이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을 출국금지 조치한 이후 SK그룹은 최 회장의 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출국금지 해제 신청을 검토, 조만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다보스포럼이 17일부터 열리는 만큼 늦어도 다음 주중에는 해제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최 회장은 그룹경영 및 사업과 관련해 계열사 경영진과 함께 매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해왔으며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크다고 보기도 어렵다.검찰 측 관계자는 “출국금지 일시 해제와 관련해서 신청 기한 등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면서 “해당 검사가 판단할 문제이지만 수사가 끝날 때까지는 쉽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은 ‘소통과 책임 리더십’을 화두로 17일부터 나흘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다. 각국의 정계와 재계, 학계를 대표하는 2500여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적인 행사다. 비즈니스 협정이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자리는 아니지만 글로벌 네트워킹을 다지고 협력방안을 상호 교환하는 데는 다보스포럼만한 만남의 장이 흔치 않다. 최 회장은 지난 2010년 다보스포럼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사빅(SABIC) 최고경영진을 만나 이후 수차례 설득 끝에 울산 넥슬렌 공장 합작을 이끌어낸 바 있다.SK그룹 관계자는 “올해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경영진 명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올해 글로벌 경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정작 총수의 경영활동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내부적으로 아쉬움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도 무리한 특검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제약을 받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2017.01.03 I 성문재 기자
위기의 재계..'변화· 혁신· 신뢰'에서 답을 찾다
  • 위기의 재계..'변화· 혁신· 신뢰'에서 답을 찾다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2일 일제히 시무식을 갖고 정유년(丁酉年) 첫 걸음을 내딛은 삼성·현대자동차·SK·LG·롯데 등 5대 그룹의 새해 화두는 변화와 혁신, 신뢰 회복 등 크게 세 가지 키워드로 압축된다. 대내외 정치·경제 환경이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뼛속까지 쇄신해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국가 전체를 뒤흔든 최순실 게이트는 재계 쪽으로 들불처럼 번지며 총수들을 압박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의 경기 둔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 시장 불안 등 세계 경제는 저성장의 덫으로 빠져 들어가는 조짐이다. 안팎으로 시련을 맞은 총수들은 위기 극복을 새해 첫 메시지로 제시하며,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좌로부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변화·혁신 없이는 생존 못해”..절박함 엿보여총수들이 이날 발표한 신년사에 가장 눈에 띄는 단어는 변화와 혁신이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던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만큼이나 절박하게 끊임없는 변화를 주문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새롭게 일궈낸 창업정신을 되새겨 우리의 사업구조와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앞에 전개된 새로운 경영 환경을 볼 때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길을 개척한다는 각오를 다지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해 경영방침으로 ‘딥 체인지(Deep Change, 근본적 변화)’를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을 제시했다. 그는 “새해 우리는 더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변화와 혁신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면서 “근본적인 혁신으로 이전보다 더 큰 행복을 만들어 사회 공동체와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을 통해 이룬 성과물이 투자, 고용 등의 형태로 나타나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와 열정으로 변화와 혁신에 힘써달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신 회장은 “올해도 중국 경제의 감속 성장과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질적 경영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각 사는 기술개발·생산·마케팅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수준에 맞는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혁신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삼성전자도 마찬가지. 지난해 갤럭시노트 7 발화 사태로 힘든 한 해를 보낸 삼성전자의 권오현 부회장은 “지난해 치른 값비싼 경험을 교훈 삼아 올해 완벽한 쇄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기를 만들거나 극복하는 주체도 모두 우리”라며 “엄중하고 냉엄하게 현실을 직시해 자신감을 갖고 위기를 돌파하자”고 말했다.◇정경유착 논란 의식..신뢰 회복도 핵심 키워드로정경유착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점을 의식한 탓인지 총수들은 이날 주요 키워드로 ‘신뢰 회복’을 꺼내들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투명 경영과 사회공헌 활동을 더욱 강화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국민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는 내실 강화와 책임경영을 통해 외부 환경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신동빈 회장도 기업윤리을 강조했다. 그는 “높은 도덕성과 윤리성을 갖춘 기업만이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건전한 기업철학에 기반한 준법경영을 실천하자. ‘준법경영위원회’ 등 도덕성 확보와 준법경영을 위해 마련한 제도적 장치가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임직원 개개인이 도덕적 판단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구본무 회장은 “아무리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경영 시스템을 혁신해도 사회로부터 인정과 신뢰를 얻지 못하면 영속할 수 없다”면서 “경영 투명성을 한층 더 높여 투자자와 사회 믿음에 부응하고 배려가 필요한 곳에 먼저 다가서자”고 강조했다.
2017.01.02 I 윤종성 기자
내년 주요그룹 경영화두 '생존'을 위한 변화..'살아남자'
  • 내년 주요그룹 경영화두 '생존'을 위한 변화..'살아남자'
  • 지난 6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참석한 재계 총수들.(왼쪽부터) 손경식 CJ 대표이사, 구본무 LG 대표이사,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 대표이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공동취재단)[이데일리 김보경 이진철 성문재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맞이하는 새해. 특검과 탄핵 등 복잡한 국내 정국 탓에 기업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다 정부는 미국 금리 인상과 통상정책 불확실성 등 대외적인 악재로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하향했다. 2%대의 성장률은 IMF 외환위기 여파가 몰아쳤던 1999년 이후 18년만에 처음이다. 대내외적 악재가 겹친 2017년 10대 그룹의 경영화두는 ‘생존을 위한 변화’.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의 한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10대 그룹 임원은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가 앞으로 짧아도 2~3년 계속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며 “2017년의 첫번째 목표는 일단 생존이며 투자보다는 미래 새먹거리가 무엇인지 고심하는 한해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12월 초에 하던 사장단·임원 인사를 비롯해 연말 행사도 대부분 무기한 연기된 채 그야말로 경영시계가 멈춘 상황이다.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해체를 앞두고 있고, 현재 수사중인 특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민연금 합병 찬성에 뒷거래가 없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삼성은 지금 내년의 ‘화두’를 거론할 여유 조차 없어 보인다. 새해 투자계획이나 신사업 계획은 뒷전이고 곧 가시화될 이 부회장 특검 소환 대비가 급선무인 분위기다. 현대자동차그룹에게 2017년은 장기 침체로 가느냐 위기를 돌파하느냐를 가늠할 중요한 시기다. 2016년 현대차는 18년만에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내수 점유율도 최저치를 찍었다. 이러한 저성장 분위기가 계속되다가는 국내 자동차업계 1위, 세계 자동차업계 5위 회사의 위상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글로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위기 대응 시나리오를 수립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미국과 중국이 각각 금리 인상과 구매세 인하 등의 악재가 예고돼 있어 위기의식은 더 커지고 있다. 각각의 상황에 따른 대응을 위해 올해와 마찬가지로 해외 주요시장에서는 조직개편과 인사가 수시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2017년을 어떻게 견디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보인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기 임원 인사가 새해로 미뤄지긴 했지만 이미 중요한 해외 시장에 대한 인사와 국내영업본부장 인사는 이미 진행됐다”며 “그만큼 상시 비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지난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강조한 ‘딥체인지(Deep Change)’가 내년 경영활동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CEO 세미나에서 계열사 사장단에 “2~3년 적자가 나도 좋다. 당장에 성과가 나는 사업도 좋지만 장기적으로 미래 투자 가치가 있는 신사업을 찾아내라”는 특명을 내렸다. 지난 21일 발표한 임원인사에서 이를 철저하게 반영한 깜짝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SK그룹의 새로운 10년을 만들어나갈 사장단 진용이 꾸려졌다. 그룹 전체가 변화를 통한 성장체제로 신발끈을 고쳐맨 셈이다.SK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들은 사업별 특성에 맞게 혁신을 모색하는 것은 물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며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는 ‘따로 또 같이’ 전략에 따라 서로 협력하고 시너지낼 수 있는 부분에서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올해 가장 우환이 많았던 롯데. 롯데그룹 비리에 대한 전방위적인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자 신동빈 회장은 결국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그리고 경영쇄신 개혁안을 발표했다. 2017년은 개혁안 실천의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혁안 내용 중 호텔롯데의 상장은 롯데=일본기업이라는 고정관념을 없애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 계기가 될 전망이다.한진그룹 역시 올해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재계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조양호 회장의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사임 등이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되면서 그룹의 규모나 이미지에서 체면을 많이 구긴 상황이다. 주력 회사라 할 수 있는 대한항공도 조종사 노조의 파업과 안전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양호 회장은 최근 기내난동 사건 이후 직원들에게 “소송 걸려도 좋다. 안전을 제 우선으로 하자. 회사가 서포트 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서비스와 이미지에만 치중했던 대한항공이 2017년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포인트다. 한진그룹은 내년에는 경영계획 기조를 수익성 강화와 안전 운항에 두고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2016.12.30 I 김보경 기자
3차 면세대전의 '진정한 승자' 신세계·현대百
  • [비즈 인사이드]3차 면세대전의 '진정한 승자' 신세계·현대百
  •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관세청의 3차 면세특허 경쟁에서 진정한 승자는 신세계(004170)와 현대백화점(069960)이란 게 일반적인 평가다. 롯데면세점이 월드타워점 재개장에 성공했지만 면세특허 로비 의혹 특검 수사와 사법절차 결과에 따라 특허가 취소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3차 경쟁에서 승리해 각각 서울 2호점 건립, 면세사업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둠으로써 치열한 유통업계 2위 다툼을 벌이게 됐다.△신세계의 서울 2호 면세점이 들어서는 센트럴시티관세청이 지난 10월4일 신규 면세특허 입찰을 마감했을 때 업계에서는 3장의 대기업 전용 티켓 가운데 1장은 롯데면세점의 것이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롯데면세점이 지난해 11월14일 2차 경쟁에서 탈락한 이후 철저히 사업재개를 준비를 해왔고 국내 1위, 세계 3위의 경쟁력은 독보적이었기 때문이다. 대외변수를 제한한다면 롯데면세점이 면세특허를 다시 획득할 것이란 게 중론이었다.신세계·현대백화점은 각각 SK네트웍스·HDC신라(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합작사)와 경쟁하는 구도가 그려졌다. 신세계는 지난해 11월 2차 경쟁에서 SK네트웍스의 면세특허를 빼앗은 데 이어 이번에도 경쟁하는 악연이 재연됐다. 현대백화점과 HDC신라는 모두 서울 삼성역 인근에 면세사업장을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는데 자연스럽게 둘 중 한 기업은 탈락하는 시나리오가 예상됐다.신세계는 3차 경쟁에서 총점 1000점 가운데 769.60점을 얻어 3위로 면세점행 막차를 탔다. 그만큼 최종승리까지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신세계의 아킬레스건은 2차 경쟁의 승자여서 두 번 연속 특허를 따낼 경우 특혜 시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과 관세청이 올해 초 추가 특허를 부여하는 방안을 놓고 업계 의견을 수렴할 때 공급과잉을 이유로 반대의견을 피력했다는 점이다.업계에서는 신세계가 근소하게 최종 승리를 거둔 배경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롯데·SK는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출연하면서 그 대가로 면세특허를 추가로 내달라는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두 기업 모두에 특허를 내줄 수 없으니 롯데에 비해 상대적으로 면세사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SK가 손해를 봤을 수 있다는 것이다.△현대백화점의 첫 면세점이 들어설 무역센터점현대백화점은 이번 심사에서 총점 1위(801.50점)로 면세특허를 따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작년 7월 1차 경쟁에서 7곳 중 꼴찌를 기록했다가 불과 1년 반 만에 반전을 이룬 것이다. 경영능력과 경제 및사회발전 공헌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특히 국내 면세업계 1~3위인 롯데면세점, 호텔신라, 신세계를 모두 앞선 것에 주목할 만하다. 현대백화점은 면세사업 진출이라는 그룹 40년 숙원을 이뤘다는 점에서 이번 3차 경쟁은 현대백화점을 위한 무대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이번 경쟁은 신세계·현대백화점의 승리로 마무리됐지만 최종 승부는 이제부터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서울지역에 사업장을 연 5곳의 신규 면세사업자들이 수백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할 만큼 ‘승자의 저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세계·현대백화점은 유통업계의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면세사업에서도 저력을 발휘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앞으로 두 기업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관련기사 ◀☞ [특징주]서울 시내 면세점, 선정 3사 상승…탈락사↓☞ '3차 면세대전' 신동빈·정용진·정지선 웃었다☞ [줌인]면세업 진출 숙원 이룬 정지선 현대百 회장☞ "이것이 끝이 아니다"…면세점, 무한경쟁·후폭풍 예고☞ 롯데·신세계·현대百, 서울 신규 면세사업자 선정(종합)
2016.12.20 I 김진우 기자
400일만에 특허 회복…신동빈 회장 무슨 일 있었나
  • [비즈 인사이드]400일만에 특허 회복…신동빈 회장 무슨 일 있었나
  •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2015년 1월8일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부회장이 등기이사에서 전격 해임됐다. ‘한국롯데=신동빈, 일본롯데=신동주’라는 공식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신 부회장은 3월23일 롯데건설, 3월26일 롯데리아, 6월8일 롯데알미늄 등기이사에서 연달아 물러났다. 절정은 신동빈 회장이 7월15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되고 28일 신격호 총괄회장이 대표이사에서 해임되면서다. 그 직후 신 부회장이 한국에 입국해 신동빈 회장에게 반격을 시작하면서 세간이 잘 알려진 롯데그룹 ‘형제의 난’이 본격화됐다.롯데면세점이 지난해 11월 관세청의 2차 면세특허 경쟁에서 탈락한 이후 400일만인 지난 17일 3차 특허경쟁에서 월드타워점을 부활한 배경을 알기 위해서는 시계추를 2015년 1월로 되돌려야 한다. 국내 1위, 세계 3위 면세사업자인 롯데가 면세특허를 잃고 다시 따낸 것은 사업경쟁력 문제가 아니라 형제의 난이 시초가 된 정치적 배경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게 유통업계에서는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신동빈(왼쪽)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석연치 않은 면세특허 탈락 후 절치부심롯데면세점 임직원들은 2015년 11월14일 관세청의 2차 면세특허 경쟁에서 탈락해 월드타워점의 문을 27년 만에 닫게 될 가능성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한다. 롯데면세점의 경쟁력은 이미 국내를 뛰어넘어 세계를 향하고 있을 만큼 독보적이었다. TV를 통해 발표를 지켜보던 임직원들은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눈물을 흘렸고 이후 이홍균 대표 등 수많은 인재들이 회사를 떠났다. 롯데면세점의 한 관계자는 “어떻게 준비해 온 경쟁인데 우리가 절대 떨어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한 달 이상 슬럼프에 빠져 헤어나오질 못했다”고 회상했다.실의에 빠진 롯데가 다시 희망을 품은 것은 정부가 서울지역에 추가 면세특허를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하면서다. 관세청은 지난 3월4일 면세업계 대표이사(CEO)들과 간담회를 개최한 데 이어 16일에는 면세점 제도개선 공청회를 열고 신규 특허 문제를 공론화했다. 관세청은 4월29일 서울에 시내면세점 4곳(대기업 3곳, 중견·중소기업 1곳)과 부산·강원에 각각 1곳씩 총 6곳의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관세청이 추가 면세특허를 부여하는 것을 놓고 5곳의 신규 면세사업자들이 격렬히 반대했지만 관세청은 ‘보세판매장 운영에 관한 고시’ 기준(외국인 관광객 수 전년대비 30만명 이상 증가, 시내면세점 이용자 수와 매출액 외국인 비율 각 50% 이상)을 들어 신규 특허 부여를 강행했다.◇비자금 조성·특허 로비 의혹 등 끝없는 악재신동빈 회장이 세 차례 걸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부회장에게 승리하며 그룹 지배구조 경쟁에서 우위에 섰지만 문제는 다시 밖에서 튀어나왔다.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롯데그룹 2인자이자 신 회장의 오른팔인 이인원 부회장이 8월26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자살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신 회장은 한 달여 후인 9월29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영장이 기각되고 불구속기소로 검찰 수사 결과가 마무리되면서 롯데는 그룹차원의 위기를 다시 한 번 넘겼다.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롯데그룹이 최순실 국정논단 의혹 사건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면서다. 롯데그룹은 최순실씨의 영향력 아래 있는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총 45억원을 출연했고 추가로 70억원을 전달했다가 검찰 수사 직전에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재계 총수들과 가진 독대에서 재단 출연을 요구받고 이를 실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형제의 난에서 불거진 위기가 비자금 조성 의혹, 면세특허 로비 의혹으로 번지며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인 것이다. 정부는 신규 면세사업자 선정을 늦추라는 야권의 요구에도 일정 연기·취소 규정이 없다는 이유를 들며 예정대로 심사를 진행했다.△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롯데면세점은 지난해 2차 경쟁에서 탈락하고 연말 이홍균 대표에서 장선욱 대표 체제로 변경된 직후 곧바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사업재개를 준비했다. TF팀은 장 대표가 직접 책임지고 운영했다는 전언이다. 롯데면세점은 관세청이 추가 면세특허를 부여한다고 밝힌 지난 4월 이후 본격적으로 심사에 대비했다. 운영인의 경영능력,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 등 배점이 높은 평가기준을 중심으로 어필을 하는 전략을 택했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 프레젠테이션(PT)에 직접 참가해 “신규 면세점 특허의 목적은 대한민국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등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라며 사업경쟁력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특허 다시 따냈지만 문제는 현재진행형롯데면세점은 3차 면세특허 경쟁에서 승리하면서 지난 6월30일 문을 닫은 월드타워점의 영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월드타워점 재개장은 내년 4월 완공을 앞둔 제2롯데월드타워의 성패와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하지만 관세청의 결과발표가 끝이 아닌 상황이다. 면세특허 로비 의혹 특검 수사 결과와 이어지는 사법절차에 따라 면세특허가 취소될 수도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관세청 감사를 요구하는 등 야권을 중심으로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기류가 강한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 입장에서는 작년 말 경쟁에서 석연치 않은 탈락 이후 특허를 회복한 것일 뿐인데 억울해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공은 이미 떠났고 특검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특징주]서울 시내 면세점, 선정 3사 상승…탈락사↓☞ '3차 면세대전' 신동빈·정용진·정지선 웃었다☞ [줌인]면세업 진출 숙원 이룬 정지선 현대百 회장☞ "이것이 끝이 아니다"…면세점, 무한경쟁·후폭풍 예고☞ 롯데·신세계·현대百, 서울 신규 면세사업자 선정(종합)
2016.12.20 I 김진우 기자
崔게이트, 진실의 문 열리나…'탄핵·수사·재판' 이번주 동시 돌입
  • 崔게이트, 진실의 문 열리나…'탄핵·수사·재판' 이번주 동시 돌입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바라본 청와대의 모습.[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최순실 게이트’가 촉발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특별검사 수사를 비롯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범죄 혐의자 재판이 이번 주를 기점으로 본격 시작된다. 대한민국을 혼돈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최순실 게이트’ 문이 활짝 열릴 전망이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는 19일 오후 2시10분 대법정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최순실(60)씨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수석비서관,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를 강탈하려던 혐의(강요미수 등)로 구속 기소된 최씨의 최측근인 차은택(47)씨와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김홍탁(55) 플레이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등의 첫 공판준비기일도 같은 날 오후 3시 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검팀은 이번 주부터 현판식을 열고 본격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최순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은 임명된 시점부터 20일 안에 수사 준비를 마쳐야 한다. 지난달 30일 임명된 박 특검은 오는 20일이 수사 준비 만료 기한이다. 특검팀은 수사 준비를 마친 다음 날인 21일 현판을 걸고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선다. 특검팀은 일단 이 기록을 근거로 수사 우선순위를 정할 예정이다. 특히 박 대통령에 대한 제3자뇌물수수 혐의 등의 사안을 중심으로 사안을 살펴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를 위해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을 출국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 탄핵을 심리하는 헌재도 주말도 반납하고 법리 검토에 몰두하고 있다. 헌재는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이번 주 중으로 첫 준비절차 기일을 열고 탄핵 심리에 돌입할 예정이다. .
2016.12.19 I 성세희 기자
전경련 쇄신안 모임 기업들 '싸늘'.. "회장단 나서 진로 결정해야"
  • 전경련 쇄신안 모임 기업들 '싸늘'.. "회장단 나서 진로 결정해야"
  •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정경유착 의혹으로 해체 압력을 받고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자체 쇄신안 마련을 위해 회원사 의견수렴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지만 10대 그룹 대부분이 불참해 반쪽 행사에 그쳤다.일각에서는 사태의 발단이 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정에서 기금모금을 주도한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쇄신안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경련이 사실상 10대 그룹 오너 회장들 모임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회장단 회의에서 해체든 쇄신이든 향후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지난 6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 자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한대욱 기자)전경련은 15일 서울시내의 한 호텔에서 쇄신안 마련과 관련한 회원기업들의 의견수렴을 위해 주요 그룹 대외업무를 담당하는 사장급 실무자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승철 부회장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는 시간과 장소, 참석자, 회의내용 등을 모두 비공개로 했다.전경련은 “회원사들의 참석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다”며 “쇄신안 마련을 위한 테스크포스(TF)를 구성, 회원사 개별 접촉 또는 모임을 통해 의견수렴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이날 회의에는 10대 그룹인 삼성, 현대차, SK, 롯데 등 핵심 회원사 다수가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6일 청문회에서 탈퇴를 시사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그룹 총수가 공개석상에서 탈퇴를 언급한 상황에서 전경련 모임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안 좋게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대기업 한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청문회가 열리고 있고, 향후 특별검사 수사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경련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면서 “전경련에 대한 비판여론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개별기업이 선뜻 총대를 메기 어려워 분위기만 살피며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회비 납부나 영향력 측면에서 주요 그룹이 전경련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회원사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주요 그룹들이 전경련 관련 활동에 참여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면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2월까지 쇄신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전경련이 특검수사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도 쇄신안 마련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전경련이 특검에서 민법을 위배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관련 인사의 사법 처리는 물론 정부가 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도 있다.재계 고위 관계자는 “전경련 해체론을 야기한 현재의 사무국 인사들이 쇄신안을 주도해 마련한다는 것은 실행력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전경련 회장단에서 향후 진로를 논의해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대기업들이 굳이 전경련을 통하지 않고서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도 관심이 낮은 이유”라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경련의 위상과 역할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전경련은 국회 청문회에서 구본무 LG 회장이 싱크탱크 전환 방안을 언급한 후 유관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과 통합 등 다양한 쇄신안이 거론되고 있다. 전경련 직원들은 해체 압박이 거세지고, 금융권과 공기업 회원사들의 잇단 탈퇴신청으로 존폐 자체의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자칫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걱정에 어수선한 분위기다.전경련은 내년도 신입사원 채용 일정도 전면 중단했다. 지난 9월 말 지원을 받은 뒤 필기시험과 1차 면접까지 마치고 다음달 초까지 임원 면접과 최종 면접만 남겨둔 상태였다. 전경련 관계자는 “매년 한 자릿수의 신입 직원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분위기상 채용절차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응시자들에게 채용중단 안내를 보내고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다.[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전경련 해체에 반대하는 재계 총수들이 손을 들고 있다. (손든 사람 순서대로 왼쪽부터)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2016.12.15 I 이진철 기자
삼성, 최순실 게이트 `산넘어산`…22일 5차 청문회 초긴장
  • 삼성, 최순실 게이트 `산넘어산`…22일 5차 청문회 초긴장
  •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대한승마협회 회장인 박상진(사진) 삼성전자(005930) 대외협력담당 사장이 오는 22일로 예정된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삼성그룹에는 또다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사실상 마지막이 될 5차 청문회에 출석이 예상되는 증인은 1~4차에 나오지 않았던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정호성·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 등 이번 사태의 핵심 당사자가 총망라돼 있다. 특히 최씨 모녀에 대한 삼성의 승마 특혜지원 의혹과 관련된 인물들이 모두 증인으로 거론되면 청문회에서 관련 발언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 입장에선 이번 사태와 관련해 연내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사실상 마지막 청문회에 승마 의혹 관련자 총출동15일 국회에 따르면 22일 열릴 5차 청문회에는 최씨 모녀와 우병우 전 수석 등 모두 18명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박상진 사장은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이기우 GKL 대표이사 등과 함께 참고인 출석이 예상된다. 증인과 달리 참고인은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할 법적 의무는 없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등 일부 야당 의원들은 정유라씨 승마 특혜지원과 관련해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과 장충기 미전실 차장(사장) 등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여야 협의 과정에서 부르지 않는 것으로 정리된 상태다. 대신 국조 특위는 박상진 사장의 참고인 출석으로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삼성은 지난 1차 청문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증인으로 나서 의원들의 집중 질의를 받았고 ‘전경련 탈퇴’와 ‘미전실 해체’ 등의 강도 높은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삼성 관련 의혹들에 대해 쏟아진 질문은 비교적 차분히 대응해 안정적으로 청문회를 마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진 2~4차 청문회 명단에도 삼성 관련 증인 및 참고인은 없었다. 또 검찰 수사 역시 삼성 관련 의혹 부분은 중간 및 최종 발표에서 뺀 채 모두 특검으로 넘겨졌다.삼성은 연내에는 최순실 게이트에선 한숨 돌렸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미뤄졌던 사장단 인사나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 등에 대한 논의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던 상태였다. 하지만 박상진 사장이 지난달 검찰 조사에 이어 또다시 청문회 참고인 출석 요구를 받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업계 한 관계자는 “박상진 사장이 비록 참고인으로 청문회에 나가더라도 최씨 모녀를 비롯해 박원오 전 승마 국가대표팀 감독 등 승마 관련자들이 출석해 돌발 발언을 하면 동요할 수 있다”며 “1차 청문회에서는 이 부회장이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는 정도로 관련 의혹을 정리를 했지만 5차에서 여러 증인이 함께 나오면 같은 방식으로 대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 출석한 9대 그룹 총수들과 관련자들이 증인석에 앉아있다. (왼쪽부터)구본무 LG 대표이사,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이데일리 DB]◇국내외 기업 환경 악화 속 청문회 재차 출석 요구 부담재계 일부에서는 이미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9대 그룹 총수들을 모두 출석시켜 13시간에 걸쳐 청문회를 벌인 이후 또다시 기업 관련자를 불러내는 것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가 나온다.검찰은 박상진 사장을 포함해 이재용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 등에 대한 소환 조사를 벌였고 서울 서초구 삼성서초사옥을 3차례에 걸쳐 압수수색까지 벌였다. 박상진 사장은 지난달 중순 검찰 조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최씨 모녀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배경이나 사실 관계를 잘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은 관련 기업 중 가장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도 검찰 공소장이나 발표에서는 유일하게 언급되지 않았다. 검찰은 삼성 관련 수사 내용을 모두 특검에 넘긴 상태다. 특검은 일단 올 연말까지는 넘겨받은 자료를 검토한 뒤 내년 이후 삼성에 대한 추가적인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삼성 내부에서는 더이상 내년 사업계획이나 인사 등을 미룰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5차 청문회에서 박상진 사장이 출석하게 돼 다시한번 내년도 기업 경영에 차질을 빚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삼성은 일단 청문회 과정을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재계 관계자는 “검찰이 집중 수사를 벌여 대통령까지 공범으로 지목했는데도 삼성만 기소하지 않았다면 의혹에 비해 충분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특검 수사를 앞두고 또다시 의혹만으로 청문회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변수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기업에 큰 부담을 지우는 일”이라고 의견을 전했다.지난달 이후 삼성 관련 ‘최순실 게이트’ 검찰 조사 및 청문회 내용. [자료=검찰·국회]
2016.12.15 I 양희동 기자
박지원 “4년여 동안 박 대통령은 없었고 최순실 대통령만 있었다’”
  • 박지원 “4년여 동안 박 대통령은 없었고 최순실 대통령만 있었다’”
  •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5일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가 열려 세월호 7시간 의혹이 도마에 오른 것과 관련해 “헌재의 탄핵 인용사유가 더욱 분명해졌다. 아무것도 모르고 책임을 지지 않는 대통령, 설사 알았더라도 책임을 질 능력이 없는 대통령은 국정에 복귀할 수도, 복귀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국회에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가 실시되었다. 확인된 사실은 박근혜정부 3년 10개월 그 자체가 세월호 7시간이었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당일 컨트롤 타워도 없었던 것처럼 지난 3년 10개월 동안 대통령은 없었고, 최순실 대통령만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참모들은 늘 허둥지둥했고, 대통령 심기관리와 사생활에 밝은 문고리 3인방, 비선 실세, 법률 미꾸라지, 법률 뱀장어만 득세했다. 3년 10개월 동안 대한민국 경제, 외교, 안보 등 모든 것이 이 모양이었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어제 청문회로 청와대는 유령의 집이라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세월호 참사 때 해군참모총장이 해군 투입을 두 번이나 지시했지만 해군은 투입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안보실장은 해군 투입을 막은 사람은 없다고 한다. 대통령의 얼굴에 필러 시술 자국이 있는데도 대통령의 주치의, 의무실장, 간호장교 그 누구도 ‘나는 시술을 안 했다, 주사제도 누가 놓았는지 모른다’고 한다. 발포는 했는데 발포명령을 한 사람은 없다는 5.18 광주와 똑같다”고 질타했다. 특검은 국회 청문회를 모니터링해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검이 청문회에서 범죄혐의 등이 포착되면 곧 수사에 착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고영태 전 블루K 이사는 ‘최순실씨가 대통령의 옷값을 수차례에 거쳐 대납했고, 그 액수가 4500만원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씨가 의상비를 지급하는 CCTV영상 역시 일부 언론을 통해서 공개된 상태이다. 법조계에서는 고 전 이사의 주장이 사실로 들어날 경우, 박근혜대통령에게 뇌물수수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뇌물죄 적용을 기정사실화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면세점 관계로 70억을 최순실에게 주었다가 압수수색 하루 만에 돌려받았다. 이 사실도 명확히 밝혀지면 뇌물수수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대통령이 안종범 전 수석에게 ‘국정조사에 출석해 미르 K스포츠 모금 과정에서 청와대의 관여가 없었다고 위증 할 것을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한다. 이는 위증죄가 적용될 수 있다. 특검과 국정조사는 이 모든 혐의를 전부 조사해서 헌법재판소 탄핵안 인용심사에 완벽한 증거 자료로 제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언하는 박지원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관련기사 ◀☞ 박지원 "黃대행, 새 시대 여는 맏형 아냐..대정부질문 출석해야"☞ 박지원 "조기대선 文 유리?..그렇게 되지 않을 것"☞ 박지원 "야권통합 논의 안해..민주당, 국민의당 모략하지 마라"☞ 박지원 "총리 욕심? 의원회관서 책 장사하던 노영민의 모략질"
2016.12.15 I 선상원 기자
ⓛ청문회로 본 재계 총수들..경영 스타일도 닮았네
  • [비즈인사이드]ⓛ청문회로 본 재계 총수들..경영 스타일도 닮았네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한 기업총수들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우측부터 허창수 전경련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대표이사,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 구본무 LG 대표이사, 손경식 CJ 대표이사. (사진공동취재단)[이데일리 김혜미 최선 임성영 기자] ‘뚝심 경영’·‘선 굵은 카리스마’…. 그동안 한 마디로 요약됐던 대기업 총수들의 경영 스타일이다. 전문경영인이 많은 선진국 기업들과 달리 오너 경영이 많은 한국 기업 총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그동안 언론지면상으로만 전달됐을 뿐 직접 확인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난 6일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는 평소 베일에 가려져 있던 기업 총수들의 면면을 오랜 시간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재용 부회장, 개인 이미지 포기하고 실리(實利) 취해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한 마디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엿보이게 했다. 전반적으로 다소 어눌해보이는 말투를 유지했지만 내용상으로는 완벽하게 원하는 내용을 전달했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은 우선 말투에 있어서는 “어…, 그…, 정말로 기억이 안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등의 말을 반복해 어눌해보일 수 있었지만 이는 고도의 계산된 전략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재계 1위인 삼성이 수백억원 단위의 의사 결정을 내리면서 총수가 몰랐다는 점을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말투와 표정 등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이미지보다는 기업의 이익을 우선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부인하는 내용에 관해서는 고개를 크게 가로저었고, 개선하겠다는 내용에 대해선 ‘절대’ 등의 단어를 사용해 강력히 표현하기도 했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평소 얼굴 표정이 일반인들이 보기에 ‘웃는 상(像)’인 이 부회장은 엄숙한 표정을 유지하기 위해 자주 입을 굳게 다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모습은 지난해 메르스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 사과에서도 목격됐다.내용상으로는 가장 큰 의혹을 받았던 ‘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 지원에 연관이 없으며 자신의 승계구도와도 무관하다는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 동시에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와 기부금 중단, 미래전략실 해체 등의 공언은 글로벌 기업 삼성을 이끄는 총수로써 결단력을 보여주는 한편 변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는 기회가 됐다.아울러 “시간의 95%를 삼성전자에 쓰고 있다”, “삼성은 나 혼자 할 수 있는 기업이 아니다”, “검찰 조사가 모두 끝난 뒤 책임이 있다면 저도 물러나겠다”, “훌륭한 분이 있다면 언제든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 넘기겠다”, “광고를 통한 언론사 압박을 하지 않겠다”는 등의 발언으로 외부는 물론 삼성 내부 임직원들의 신뢰와 결속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지선다 돌려막기 이재용’ 등의 발언으로 이 부회장을 자극하려 했지만 잘 참아냈다”며 “전체 질문의 90% 이상이 쏟아지는데도 일관성을 유지하고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비교적 나이가 젊은 편이지만 삼성 같은 대기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냉정함과 결단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했다.◇구본무·최태원·신동빈, 흔들림 없는 소신발언 ‘눈길’구본무 LG(003550)그룹 회장은 평소 알려진 대로 ‘뚝심 경영’ 스타일을 보여줬다. LG는 실적 부진에 따른 즉각적인 경질을 하지 않으며 기회를 주고 사람을 중시하는 ‘인화’ 경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올해 71세로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과 마찬가지로 고령에 속하지만 흔들림 없는 표정과 힘있는 음성으로 거침없이 소신을 밝혔다.대표적인 사례가 전경련 해체 찬성과 준조세 성격의 출연금을 국회에서 막아달라고 한 것이다. 구 회장은 전경련에 대해 “헤리티지 재단처럼 재단으로 운영하고 각 기업 간의 친목단체로 남아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고, “앞으로도 (정부가) 뭐 좀 내라고 하면 들어주고 청문회 나올 것인가”라는 안민석 의원 질의에는 “국회에서 입법으로 막아달라.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솔직하게 말했다.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는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의 청문회 스타일도 구 회장과 비슷한 경영스타일로 요약된다. 청문회에서 최 회장은 9명의 기업 총수 가운데 가장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다. 의원들이 자극적인 질의를 던질 때면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속으로 말을 정리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대답할 때는 당당한 태도로 짧지만 명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최 회장은 준조세를 폐지하고 법인세를 올리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효과가 난다면 찬성이지만 꼭 그렇게만 이뤄지는 지는 모르겠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전경련을 폐지하는 데 반대하는 사람만 손을 들라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손을 들지 않았고,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느냐는 다짐을 받는 자리에서도 “네”라고 확실히 대답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소신 답변’으로 이목을 끈 총수 중 하나다. 신 회장은 “청년 일자리를 늘려달라”는 의원 질의에 “우리도 많이 투자하고 싶지만 마트나 쇼핑 규제 때문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규제를 완화하면 좀 더 좋은 일자리를 젊은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잘하겠다”는 식의 두루뭉술한 답변 대신 나름의 해결방안을 제시한 것이다.“전경련 해체를 반대하시는 분은 손을 들어달라”는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도 신 회장은 가장 먼저 손을 들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질의한 의원이 “롯데 한 분인가”라고 다시 한번 묻자 다른 회장들도 하나 둘 손을 들기 시작했다.신 회장이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한다는 핸디캡에도 불구, 소신발언을 보여준 것은 그간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대외발언이 잦았던 경험을 십분 발휘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정몽구·김승연 ‘강력한 카리스마’..조양호 세심한 ‘실무형 오너’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79세의 최고령 총수로 청문회에서 다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강력한 카리스마를 표출했다. 정 회장은 전경련에 대해 “현대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 계속하고 있어요”고 답해 할 말은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 회장을 과잉경호한 수행원들이 민간인을 다치게했다며 사과하라는 요구에는 “그럴 리가 없다”고 답했으나 곧바로 “그런 일이 있으면 안된다. 부딪히게 되면 사과를 드려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바른 말에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김승연 한화(000880)그룹 회장은 29세부터 리더의 모습을 갖춰온 만큼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청문회를 “기업 입장을 설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김 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과 관련해 어떤 의도로 냈느냐는 질문에는 “기꺼이 냈다”고 답했고,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최순실을 봤느냐는 질문에는 “얼굴도 모른다”며 짧지만 강력하게 의사를 피력했다. 박범계 더민주 의원이 ‘삼성과 빅딜로 한화가 재계 순위를 9위로 높일 수 있었던 것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별로 신경 안 쓴다”고 말해 보는 이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단순히 재계 순위를 높이기 위해 경영을 펼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조양호 한진(002320)그룹 회장은 기업 사정을 세세하게 신경쓰는 ‘실무형 오너’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조 회장은 너무 쉽게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당시 상황과 법적문제, 자금규모 등을 조목조목 설명해 회사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상세히 판단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그는 이날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의 “한진해운을 위해 희생한 것이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 비교적 담담하게 설명하는 듯 했으나 마지막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는 대목에서 목소리가 떨리고 낯빛이 붉어져 회사에 대한 애정을 엿보게 했다.
2016.12.12 I 김혜미 기자
 해체 위기 몰린 전경련의 자업자득
  • [사설] 해체 위기 몰린 전경련의 자업자득
  • 결국 올 것이 오고 말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해체 얘기다. 전경련이 창립 55년 만에 최대 위기에 처했다. 그제 열린 ‘최순실 청문회’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SK 최태원 회장, LG 구본무 회장 등 주요 재벌 총수들이 탈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존립 자체가 위협받게 됐다. 정치권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해체 요구도 거세다. 당장 해체되지는 않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전경련의 변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결국은 자업자득이다. 전경련은 최순실 사태를 통해 부도덕한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청와대 요구에 주요 기업들로부터 774억원을 거두는 ‘수금창구’ 노릇을 했다. 국민들은 전경련의 정경유착 역할에 분노를 감추지 못한다. 회원사들로부터는 재계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탈퇴 선언에 해체 요구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대기업 총수들이 ‘전경련 해체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손경식, 구본무, 김승연, 최태원, 이재용, 신동빈, 조양호, 정몽구. 뒷줄 오른쪽 허창수. (사진공동취재단) 전경련은 자유시장경제 창달을 목표로 설립된 1961년 이래 산업화 초기 경제발전에 긍정적 역할을 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본래 역할보다는 대기업 옹호에 권력과의 ‘검은 거래’ 창구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는 등 위상이 바닥인지 오래다. 최근에는 이념단체 지원 논란도 불거졌다. 오죽하면 주요그룹 총수들이 회장 자리를 고사해 현 허창수 회장이 5년째 맡고 있을 정도다. 역할과 수명이 다했다는 얘기다. 환골탈태해야 한다. 정경유착의 창구라는 검은 그림자를 떨쳐버리고 시대 변화에 맞게 기능과 역할을 새로이 정립해야 한다.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 해체한다면 사회적 손실이 될 수도 있다. 청문회에서 허 회장을 비롯한 6명의 총수가 해체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은 그런 의미일 것이다. 발전적 해체도 하나의 방안이다. 그런 점에서 “헤리티지재단처럼 운영하고 친목단체로 남아야 한다”는 LG그룹 구 회장의 제안은 새겨들을 만하다. 회원사들의 중지를 모아 한국 경제의 미래를 연구하는 싱크탱크로 거듭날 길을 모색하기 바란다. 차제에 권력에 빌붙어 기업의 팔목을 비틀어가며 모금책 노릇을 한 관련자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묻는 등 전횡을 저질러 온 사무국 조직도 일대 혁신해야 함은 물론이다.
2016.12.08 I 허영섭 기자
"기업할 재미가 없다"..총수 청문회, 끝났지만 9개 기업 긴장 '여전'
  • "기업할 재미가 없다"..총수 청문회, 끝났지만 9개 기업 긴장 '여전'
  • [이데일리 김혜미 임성영 최선 임현영 기자] “(사장단)분위기요? 숙연하죠. 기업하는 사람들이…. 어제 혼만 났으니까요.”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028050) 사장은 7일 오전 서울 강남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협의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6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을 비롯한 9개 기업 총수들이 전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순실 국정농단 진실 규명을 위한 국회 특별조사위원회에 출석, 13시간 동안 집중 질의를 받은 데 대한 소감이다. 박 사장은 앞서 “기업할 재미가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재계그룹 총수들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전날 청문회에서 각 기업 총수들은 비교적 침착하게 잘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충격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특히 전체 질의의 90% 이상이 집중된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여러 의원들의 질의 끝에 미래전략실 해체 의사를 밝힌 뒤 이를 위한 기능 재편 작업에 조만간 돌입하는 한편 앞으로 남은 특검에도 대비하고 있다. 한화(000880)그룹과 SK(034730), 롯데 등 나머지 기업들도 대가성 자금지원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삼성, 미전실 해체 작업 본격화..“특검에 대비”삼성은 조만간 미래전략실 개편작업에 돌입하는 한편 20일 전후로 있을 특검에 철저히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측은 미래전략실 해체에 대해 당혹해하면서도 이 부회장에게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이야기였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자연스레 지주사로 컨트롤타워가 이전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많았다. 미래전략실은 최근 삼성전자를 담당하는 1팀과 삼성전자 외 계열사를 담당하는 2팀을 통합하는 등 이미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었다.다만 이 부회장 발언으로 미전실 해체 시기는 예상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CFO인 이상훈 사장이 지난달 29일 컨퍼런스 콜에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지주회사 합병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만큼 지주사 전환은 단기간 내 현실화되기 어렵다. 따라서 당분간 미래전략실 기능을 분산·이전하거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새로운 조직이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 이준 삼성 미전실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미전실 해체와 관련해 향후 구체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특검과 관련해서는 청문회 당일과 마찬가지로 삼성이 집중포화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추가적인 압수수색과 이 부회장 등 관계자 소환에 대비할 계획이다. 특검은 지난 11월30일 출범 이후 현재 준비작업 중이며,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강제수사와 소환조사 등이 가능한 공식 수사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특검은 준비기간을 포함해 최장 120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롯데·SK·한화 등 안도의 한숨..긴장감 유지롯데그룹과 SK그룹, 한화(000880)그룹 등은 평소대로 업무를 유지하는 한편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어눌한 한국어가 혹시 부정적 여론을 일으키지 않을까 불안해했으나 무난히 끝났다고 보고 있다. 신 회장은 전날 청문회가 밤 늦게 끝났지만 이날도 서울 소공동 롯데정책본부 집무실로 정상 출근해 현안을 보고받았다. 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밝혔던 사실여부를 솔직하게 전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아직 특검 등 현안들이 남아 차분히 현안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SK그룹은 전날 청문회와 관련해 최태원 회장이 가감없이 회사 측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보고 있으며 이어지는 국조특위에서 대기업 관련 내용이 나올 수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꼼꼼히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한화그룹도 삼성과 마찬가지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승마 지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보고서, 삼성그룹 빅딜 등과 관련한 의혹을 받고 있어 긴장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 청문회 출석이 끝나면서 한시름 놓았다”면서도 업무는 정상화하고 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현대차(005380)는 정몽구 회장이 청문회 당일 장시간 스트레스로 출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것 외에는 평소 모습을 되찾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초 목표했던 판매량이 미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루 하루가 중요하다. 차분한 분위기로 돌아가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며 “특검과 관련해 해당 팀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6.12.07 I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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