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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尹 정부, 韓-日 바이오 협력 첫 성과...韓 AI·항암제 기업 다케다가 키운다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윤석열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벤처와 일본의 협력 방안이 나왔다. 작년 5월 정부가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인 다케다약품공업(다케다)과 국내 바이오텍의 기술 협력을 추진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기업과 방식이 나온 것이다. 다케다가 선택한 국내 바이오텍은 종양학 전문 기업과 인공지능(AI) 기반 신경과학 기업 각각 한 곳, 총 두 곳이다.1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원과 다케다는 국내 유망 바이오텍인 뉴로그린(AI 기반 신경 질환 진단)과 이피디바이오테라퓨틱스(표적단백질 신약)를 엑셀러레이션 협력 대상 기업으로 선정했다. 이들 기업은 다케다로부터 1년 동안 연구비를 지원받게 되고 멘토링 지원을 받는다. 금액적인 지원과 협력이 선행되면 다케다는 향후 해당 바이오텍이 성장한 후 파이프라인 협상우선권 등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엑셀러레이션 외에도 향후 다케다 쇼난아이파크인스티튜트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기술개발 방식)에 참여하는 기업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쇼난 아이파크는 매출 기준 세계 10위권인 일본 다케다가 사내 연구센터를 대학, 외부 기업 등에 개방해 만든 오픈 이노베이션 거점이다. 2022년 연결 기준 다케다의 매출액은 37조 3756억원에 달한다. 그간 다케다는 두둑한 실탄을 바탕으로 한 인수합병(M&A)를 통해 몸집을 키운 바 있다. ◇ 한국 정부, 일본 방문해 제약바이오 협력 논의...오픈이노베이션 더 늘어난다그동안 한국과 일본과의 공동 연구는 있었지만, 정부가 공식적으로 나서서 바이오 기업간 협력을 유도한 경우는 드물었다. 하지만 이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작년 5월 일본을 방문했고 후지모토 도시오 쇼난아이파크 대표와 한일 바이오 클러스터 간 협력 체계 구축과 세부 지원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주요 협력 방안은 △한일 바이오 공동 연구 △한국 첨단 바이오 스타트업 지원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공동 기획 운영 등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작년 5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이 끝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처럼 한국과 일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건 각국의 제약바이오 분야 강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은 빅파마(연 매출 약 19조원 이상) 반열의 기업을 보유했지만 바이오벤처 생태계가 활성화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한국은 신약 후보 물질을 연구개발하는 바이오 벤처·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돼 있지만 대규모 자금과 네트워크가 필요한 임상 시험 등 본격적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빅파마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즉 임상 3상까지 많게는 조 단위가 드는 임상을 감당할 회사가 드문 것이다. 이 때문에 다케다제약이 조성한 바이오 클러스터 내에서 국내 기업들이 임상을 하고 일본 다국적 제약사와도 협업할 수 있게 되면서 양국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은 바이오벤처나 스타트업에 강점이 있고, 일본은 글로벌 빅파마를 보유하고 있어 두 나라 기업이 협력한다면 첨단 바이오 신기술 개발 및 글로벌화 촉진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다케다, 뉴로그린·이피디바이오테라퓨틱스 선택한 까닭은 이번에 다케다의 선택을 받은 뉴로그린은 뇌 영상, 뇌파 및 딥러닝 기반 뇌신경질환 진단·치료 기술 선도기업이다. 딥러닝을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환자의 뇌 상태를 판독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딥러닝 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등록 1건 및 미국 특허출원 1건을 포함, 그외 국내 특허출원 4건, PCT 2건을 기술력을 보유 중이다.최근에는 ‘뇌 청소’ 기전을 통해 혈관성 치매 치료기기의 전임상에 성공하기도 했다. 자체 개발한 뇌신경-AI 기반 진통제 전임상 효능평가 플랫폼을 통해 생쥐가 느끼는 통증의 실시간 측정에 세계 최초로 성공, 연구결과가 의학 연구·실험 분야 세계 톱 저널 중 하나인 ‘EMM’지에 게재됐다.이피디바이오테라퓨틱스는 차세대 ‘바이오프로탁’ 기술로 표적단백질 분해제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텍이다. 이 회사는 특정 단백질에 결합이 어려운 기존 프로탁의 한계를 극복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항체 단백질 조작기술을 접목한 이피디바이오의 ‘EPDeg’ 바이오프로탁 기술은 항암신약 개발의 차세대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다케다 쇼난 혁신 R&D 현장 모습 (사진=다케다)그렇다면 일본 다케다와 협력으로 국내 기업의 기술 유출이 부담은 없을까. 업계에서는 일단 기술 수출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기술 수출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안정적으로 다음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게 국내 바이오텍의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과 일본 정부가 협력 강화를 추진하며 향후 업무협약(MOU) 형태를 넘어 컨소시엄을 꾸리는 등 보다 강화된 협력 체계가 구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바이오 분야의 국제 표준화를 한국이 주도하면 개발 초기 단계부터 국제 표준 채택과 이후 기술 탈취 방지까지 원스톱으로 업계의 성장이 가능해질 수 있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한일 공조로 국내 기업에 시너지가 발생하는 부분은 무엇보다 특허를 먼저 획득하고 있는 기술일 것”이라며 “또한 장기적으로 보면 바이오시밀러나 바이오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도 국익을 챙길만한 것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태진아, 치매 아내 투병 일상 공개…"절대 내 얼굴 잊지 마" 오열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TV조선 ‘조선의 사랑꾼’에서 ‘국민 사랑꾼’ 태진아의 아내 ‘옥경이’ 이옥형 씨의 치매 투병 일상과 그리고 아주 특별했던 디너쇼가 공개됐다. ‘조선의 사랑꾼’지난 12일 방송된 ‘조선의 사랑꾼’은 시청률 7.2%(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로 시즌1 포함 자체 최고 시청률을 돌파했다. 분당 최고시청률 또한 8.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최고치를 찍었다.이날 방송된 ‘조선의 사랑꾼’에서는 ‘트롯킹’ 태진아의 히트곡마다 영감을 준 영원한 뮤즈 이옥형 씨(애칭 옥경이)의 치매 투병 일상이 최초 공개됐다. VCR의 배경은 태진아가 운영하는 카페였고, 태진아는 두 사람의 사진이 빼곡하게 전시된 ‘옥경이 지정석’에 앉은 옥경이를 살뜰하게 챙기며 제작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태진아는 “나는 옥경이 옆을 벗어나지 못해. 치매는 다른 환자하고 달라서, 본인이 꽂힌 사람만 생각하는 거야”라며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전했다. 지켜보던 강수지도 어머니의 치매 투병 경험담을 전하며 “우리를 아무도 못 알아보고 아빠만 알아보셨다. 전화하면 아는데, 만나면 모르셨다”고 돌아봤다. 태진아는 “아내의 치매 투병 사실이 언론에서 알려지면서 많은 분들이 전국에서 몸에 좋다는 것들을 보내주신다”고 근황을 전했다.태진아는 옥경이와 1981년 뉴욕에서 운명 같은 첫 만남을 가진 후, 고단하지만 행복했던 사랑을 이어온 과거를 전했다. 그리고 “처음 봤을 땐 아내가 ‘당신 베트남 갱처럼 생겼다’고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국진은 “미국에서 새벽 1시에 워커를 딱 신고 나갔더니 사람들이 날 베트남 갱으로 보더라”며 과거 ‘라떼 이야기’를 시전했다. 김국진의 ‘뉴욕 밤거리 평정기’에 최성국은 “형은 뭘 모르고 나간 거냐, 아니면 그냥 안 무서웠던 거냐”며 웃었다. 태진아는 히트곡 ‘옥경이’뿐 아니라 ‘노란 손수건’, ‘거울도 안 보는 여자’, ‘미안 미안해’ 등 희대의 명곡들이 모두 아내와의 추억으로 만들어졌음을 밝혔다. 김국진은 “아내 분이 그냥 노래였네”라며 감탄했다. 그런 아내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안타까운 상황에 대해 태진아는 “하루 종일 손을 잡아줘야 한다. 본인도 손을 나한테 내미니까. 나를 기억하고 더 천천히 나를 잊어버리면 좋겠다”고 심정을 밝혔다.옥경이의 절친 선우용여와 윤미라가 태진아와 옥경이를 찾았다. 선우용여는 “82년에 제가 미국에 이민 갔었다. 83년도 뉴욕 행사 일정 때는 옥경이네서 10일간 잤었다. 원 베드룸에서”라고 옥경이와 첫 만남을 회상했다. 하지만 태진아가 잠시 자리를 비우자 옥경이는 남편을 찾으며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선우용여는 “내가 볼 때는 옥경이보다도 동생(태진아)이 더 힘들다. 우리는 연예인이기 때문에 사람들 보면 괜히 즐거운 척해야 한다”며 “(치매 남편 병간호할 때)나도 뇌경색이 왔다”고 고백했다.옥경이와 대학병원에서 정기 검진을 받고 집에 돌아온 태진아는 아내의 시선이 닿는 곳곳에 두 사람과 아들의 사진으로 장식한 집 내부도 공개했다. 그는 “절대 내 얼굴 잊어버리지 말라고 해 놓은 거다”라며 아내의 기억을 잡기 위한 노력을 전했다. 강수지는 “저 정도로 노력하시는 분은 처음 본다. 눈물 나올 일이 많으셨을 거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마침내 태진아 디너쇼의 날이 밝았다. 태진아는 “아내와 ‘옥경이’를 함께 불러보고 싶었다. 아내의 컨디션이 제일 중요하다”며 살뜰하게 아내를 챙겼다. 하지만 ‘옥경이’ 듀엣의 리허설까지 마친 뒤 옥경이의 컨디션이 급격하게 나빠져졌다. 컨디션 회복 후 대기실로 찾아온 선우용여와 윤미라를 맞이한 옥경이에게 태진아는 “이제 당신이 노래하고 내가 매니저하고”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옥경이는 “싫다”고 즉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스튜디오까지 한바탕 뒤흔들 정도로 신나게 노래를 마친 태진아는 팬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가 담긴 큰절을 올리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태진아의 ‘노부부의 노래’가 시작되자 김국진은 “원래 노래가 좋았지만 오늘은 다르게 들린다”며 여운에 빠졌다. 후에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태진아는 “젊었을 때 방송, 행사, 방송, 행사 이거만 했다”며 “이 사람이 기억하고 있을 때 잘해줘야 했는데 미안하고 앞에서 울면 상태가 더 나빠질 것 같아서”라고 진심을 털어놓았다. 이 모습을 스튜디오에서 지켜본 사랑꾼들은 오열했다.디너쇼 무대에서 “사랑해”라는 가사에 눈물 어린 진심을 담아 옥경이에게 고백하는 태진아의 모습은 객석의 팬들은 물론, 절친들과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는 MC들의 마음까지 흔들며 현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마음을 가다듬은 태진아는 아내를 무대 위로 불러 대망의 ‘옥경이’ 듀엣을 시도했다. 한 소절 한 소절 가사를 읊어준 태진아와 이를 따라온 옥경이는 성공적으로 감동의 ‘옥경이’ 듀엣을 마쳤다. 감동의 여운에 젖은 ‘사랑꾼’들의 따뜻한 시선 속에 태진아는 “5년간 이 사람을 병간호하면서 일기장같이 메모해 둔 것을 가지고 ‘나를 영원히 기억해라’라는 뜻으로 만든 노래가 ‘당신과 함께 갈 거예요’다”라며 마지막 곡 ‘당신과 함께 갈 거예요’를 아내와 함께 불러 대미를 장식했다. ‘조선의 사랑꾼’은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TV조선에서 방송된다.
- 뇌전증 환자의 가장 큰 고통…편견, 오해 없어져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뇌전증은 수천 개의 질환 중 아직까지 사회적 편견과 오해가 있는 질환이다.2월 12일은 ‘세계 뇌전증의 날(매년 2월 두 번째 월요일)’로 세계뇌전증협회(IBE)와 세계뇌전증퇴치연맹(ILAE)에서 뇌전증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리고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2015년 제정했다.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뇌전증 환자들은 여전히 사회적인 편견과 오해로 인해, 병에 따른 고통보다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주위에 뇌전증(epilepsy)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3년 11월 발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뇌전증 환자 수는 15만747명으로 2020년부터 매년 평균 2,093명씩 증가하고 있다. 이는 등록된 환자 수로, 뇌전증 학회 조사에 따르면 실제는 약 36만 명 이상의 뇌전증 환자가 있어 인구 150~250명당 한 명 정도의 비율로 추정하고 있다.이렇게 뇌전증은 희귀한 질환이 아니다. 뇌전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우리가 희귀한 질환으로 인식하는 이유는 사회적 편견이 긍정적이지 않아 환자가 스스로 병을 숨기기 때문이다.강릉아산병원 신경과 임수환 교수는 “뇌전증으로 진단을 받으면 일상적인 대인관계, 취업, 결혼 등 사회적으로 여러 제한이 있어 병을 숨기는 환자가 있다 보니 보고되는 수치보다 적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뇌전증이란 뇌 질환 중에 하나로, 뇌전증(腦電症)은 한자로 “전”이 전기를 의미하는 전기 전(電)이다. 뇌실질 조직에서 특정 부분의 전기적 과활성화로 의식소실 및 경련을 동반한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반복될 것으로 예측될 경우를 뜻한다. 뇌의 신경세포는 전기적인 활동을 통해서 기능을 발휘한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신경세포가 병들거나 신경세포에 불필요한 자극이 가해지면 전기활동에 이상이 생길 수 있고 비정상적인 전기활동이 가해질 경우, 경련이 생기거나 정신을 잃는 발작이 발생하게 된다. 뇌전증의 원인은 연령에 따라 다른 경향을 보인다. 신생아의 경우 선천성 뇌질환, 임신ㆍ출산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뇌 손상 등이 원인이며, 어린이~청소년의 경우 뇌가 완전히 성숙하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집안 내력이 있는 경우에도 해당 연령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청ㆍ장년층의 경우 사고, 과도한 음주 등 외부 요인에 의한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노년층의 경우에는 뇌혈관 질환이나 치매와 같은 뇌 질환의 후유증으로 많이 발생한다. 어릴수록 선천적 문제일 가능성이 높고 나이가 많을수록 후천적 문제일 가능성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더불어 임 교수는 “중추신경계 감염질환의 일종인 세균 뇌수막염 혹은 바이러스뇌염에 의한 뇌병변이 있을 경우, 뇌감염의 후유장애로서 뇌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뇌전증의 오해뇌전증은 과거 간질로 불리었다. 잘못된 용어는 아니지만, 사회적 편견과 오해가 심해 2009년 뇌전증이라는 용어로 변경되었다. 편견과 오해가 생긴 이유로는 뇌전증 발생 시 동반하는 발작 증상의 영향이 크다. 증상 중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목격한 ‘전신강직간대발작’은 전신이 뻣뻣해지고 팔다리가 떨리며 입에서 침과 거품이 나온다. 이런 모습은 과거부터 ‘악마에 씐 모습’, ‘지랄병’ 등 인식이 부정적이었고 질병에 대한 정보가 없다 보니 사회적 편견과 오해가 꾸준히 쌓인 것이다.◇ 뇌전증은 정신병일까?뇌전증은 발작의 특성상 예측하지 못하고 사회적인 편견이 있는 질환으로 우울증 및 불안증이 공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현병이나 반사회인격장애와 같은 정신병은 아니다.뇌전증은 그 발생원인 및 나이에 따라서 항뇌전증 약제를 완전히 중단할 수도 있고, 고혈압 및 당뇨를 관리하는 것처럼 꾸준히 복용해야 할 수도 있다. 다만, 뇌경색ㆍ뇌출혈ㆍ외상성 뇌손상 등 뇌병변이 동반돼 발생하는 뇌전증은 약제를 중단하기 힘든 경향이 있지만, 뚜렷한 뇌병변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는 2년 이상의 추가적인 발작이 없을 시 항뇌전증 약제를 감량 혹은 중단을 시도하기도 한다.이에 임 교수는 “일반적인 경우는 이렇지만, 세부적으로 개인에 따른 뇌전증의 병인이나 기저질환의 상황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며, “뇌전증은 불치병이 아닌 치료 가능한 질환이다”고 말했다.◇ 뇌전증은 인지 기능에 영향을 줄까?뇌전증은 2가지 측면에서 인지 기능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첫째, 뇌전증으로 인한 발작이 없더라도 뇌파에서 확인되는 뇌전증모양파방전과 같이 전기적으로 과활성화된 부위를 중심으로 기능이 저하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FDG-PET) 검사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둘째, 항뇌전증 약물복용에 의해 경미한 인지 기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이전에 개발된 항뇌전증 약제는 진정효과 혹은 약간의 졸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근래에 개발된 약제는 이러한 부작용이 덜한 편이다.임 교수는 “특히 노인 뇌전증의 경우, 인지 기능 저하의 증상이 뚜렷하여 간혹 치매 증상과 오인하기도 한다”며, “고령에서 인지 기능 저하로 내원하면 선별검사로써 뇌파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뇌전증은 전염과 유전이 될까?뇌전증은 전파시키는 전염성 질환이 아니다. 그러나 일부 유전적인 측면이 있는데, 소아 뇌전증에서 유전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전체 뇌전증 환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다. 또한, 외부 요인에 의한 후천적 뇌전증의 경우 유전이 되지 않는다.◇ 뇌전증 환자는 일상생활이 가능할까?물론, 기본적인 일상생활은 가능하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되도록 조심해야 하는 것과 법에 의해 제한되는 측면이 있다. 의학적으로 조심해야 하는 것은 음주와 야간 근무를 포함한 교대근무다. 뇌전증 환자는 알코올을 극도로 자제해야 한다. 1~2잔의 음주도 발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취한 상태에서 발작 시 2차적으로 머리 부위가 손상되면서 뇌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야간근무로 인한 수면 부족 및 수면박탈은 전기적으로 비정상적인 과활성화를 조장할 수 있으므로 하루 이틀 밤을 새워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법으로 제한되는 것은 도로교통법에 의거하여 부분적인 제한이 있을 수 있고, 완전한 금지도 있을 수 있다. 부분적인 제한은 운전 중에 발작이 발생하는 경우 운전자인 환자를 포함하여 동승자, 그리고 보행자의 위험을 우려하여 운전면허 결격사유에 해당한다. 하지만 뇌전증 환자가 항뇌전증 약제를 복용하는 상태에서 1년 이상 추가적인 발작이 없는 경우 의사소견서 첨부에 따라 운전이 가능하다. 다만, 상업적으로 장기간 운전을 하는 대중교통, 항공기, 열차를 운전하는 경우에는 공익적인 측면에서 예외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뇌전증 환자 발견 시 대처방법뇌전증 환자가 발작 증세를 보인다면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작 때 발생하는 경련으로 신체 부위를 부딪혀 크게 다칠 수 있다. 이때는 방석이나 쿠션 등을 받쳐 부상을 방지해야 한다. 혹여나 침과 같은 분비물, 넥타이 등으로 인해 질식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환자를 옆으로 돌려 눕혀 입안의 분비물이 자연적으로 배출될 수 있게 도와주고, 넥타이 및 꽉 끼는 옷들을 느슨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경련이 생겨서 떨리거나 뒤틀린 손과 발을 바늘로 따는 등 민간요법은 발작 완화 효과가 거의 없고 과하게 마사지를 할 경우 환자가 다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결국, 질식되거나 다치지 않게 보호해 주면서 발작이 자연적으로 멈출 때까지 지켜보는 것이 가장 좋다.뇌전증은 생각보다 흔한 병으로 누구나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선천적으로 뇌병변을 갖고 태어나는 소아나 뜻밖의 감염, 그리고 외상으로 인하여 뇌전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그 원인 또한 다양하다. 단적으로 정상인도 극단적인 수면 부족이나 알코올에 장기간 노출이 된 상황이라면 일회성으로 발작이 유발되기도 한다. 임수환 교수는 “실제 성인의 8분의 1이 일생 동안 이런 식으로 발작을 한다”며, “누구나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질환이기 때문에, 오해와 편견 없이 일반적인 시선으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 심방세동 사망률 2배... 심부전으로 진행되는 건 시간문제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심방세동은 비정상적인 심장의 리듬을 특징으로 하는 부정맥 질환의 일종으로, 두근거림, 실신, 흉통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특히 심부전, 뇌경색, 치매, 허혈성 심장질환 및 신장질환 등의 위험뿐만 아니라 사망률 또한 높이는 만성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두근거림이 느껴지면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환자의 약 30%는 두근거림과 같은 자각증상이 없어서 조기 진단과 치료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흔하다. 더욱이, 같은 심방세동 환자라도 증상이 없거나 전형적이지 않은 경우에는 증상이 있는 경우보다 사망률이 3배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심장은 2개의 심방(Atria)과 2개의 심실(Ventricles)로 이루어져 있어 각각 체순환(좌심방, 좌심실)과 폐순환(우심방, 우심실)을 담당하고 있다. 심방은 심장으로 들어오는 혈액을 모아 심실로 전달하고, 심실은 혈액을 온몸으로 뿜어 전달한다. 원활한 혈액 순환을 위해서는 심방과 심실의 조화로운 수축 및 이완이 중요한데, 이에 관여하는 신호가 바로 “맥(脈)”이라고 하는 미세한 전류다. 맥은 심장의 동결절에서 주기적으로 만들어져서 심장의 규칙적이고 힘 있는 수축과 이완을 돕는다.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심실로 혈액이 잘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심실이 불규칙하게 수축하므로 충분한 양의 혈액을 힘 있게 짜내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심장의 전체적인 기능이 감소하게 되어, 신체 각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심부전(Heart failure) 상태가 된다.그 외에도 혈액의 흐름이 정체되어 심장 안에 혈전이 잘 생기는데, 이것이 주변 혈액과 결합되고 커지다가 떨어져 나와 뇌혈관을 막으면 뇌 조직을 괴사시키는 뇌경색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심방세동에 의한 뇌경색은 큰 혈관을 다발성으로 근위부에서 막아 광범위한 뇌 손상을 일으키므로 동맥경화성 뇌경색보다 사망률이 2배가량 높고, 더 심한 후유 장애를 일으킨다. 다행인 것은, 적절한 항혈전 약물치료로 뇌경색 위험을 60~90%까지 낮출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종합적이고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치료의 최종 목표는 뇌경색을 최대한 예방(“A”void stroke)하고, 정상맥을 회복하고 유지하는 것(“B”etter symptom & rhythm control)과 동반된 위험인자들의 종합적인 관리(“C”ontrol comorbidities)이다. 이 같은 치료 전략(ABC pathway)의 적극적인 활용을 위해서 유럽과 미국의 치료 지침에서는 “ABC만큼 쉽다!(As easy as ABC!)”고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면서 치료 결과를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심방세동의 진단에서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심전도 검사로, 심장의 리듬을 확인할 수 있다. 부정맥을 처음 진단받았다면 본인의 병명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고, 심방세동이라면 본인의 뇌경색 위험도를 평가(stroke risk stratification)하고 그 위험도가 정말 낮은 것(truly low stroke risk)이 아니라면 항혈전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 심방세동 환자의 80~90%가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일차적으로 항부정맥약물을 사용하여 정상 리듬을 회복하고 유지시키는 시도를 해 볼 수 있지만 항부정맥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하는 환자들에게는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 또는 최근 도입되어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냉각풍선 절제술 등의 비약물적, 침습적 치료가 도움이 된다. 또한, 정상 리듬을 회복한 후에도 고혈압, 당뇨병, 비만, 수면 무호흡과 같은 동반 위험인자 관리와 금연, 금주 등을 통해서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신승용 교수는 “약 10년 전부터 국내에 도입되어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새로운 항응고제인 비(非)-비타민 K길항제 경구항응고제(Non-vitamin K antagonist oral angicoagulant, NOAC)는 매우 효과적이고 안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의료진으로부터 항응고치료를 권유받았다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의 연구 결과들에서 알 수 있듯이 일찍 치료할수록 정상맥 회복 가능성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치료 결과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고주파 절제술 또는 냉각 풍선 절제술의 적합한 대상이라면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고 말했다.고려대안산병원 순환기내과 신승용 교수(앞쪽)가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 수면장애가 위암 등 암의 주요 원인?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수면 중, 특히 깊은 수면 중에 신체는 손상된 세포와 DNA를 복구하고 건강한 새로운 세포 성장을 촉진하고 면역 체계를 강화하게 된다. 수면이 부족하게 되면, 세포 손상이 증가되고, 세포 복제 오류 위험이 증가하는 등 DNA 손상, 세포 손상 및 세포 기능 장애가 증가한다.암은 여러 형태의 질병으로 나타나지만 모든 유형의 암은 통제가 어려운 성장과 손상된 비정상 세포의 복제를 한다. DNA는 암에서 원소 역할을 한다. 때문에 수면부족은 암 발생위험을 높힐 수 있다. ◇ 수면장애 별 관련 암 유형 △ 불면증 : 유방, 코, 간, 구강, 결장, 갑상선, 전립선, 방광, 신장 및 림프 종양 △ 수면무호흡증 : 유방암, 자궁, 신장, 췌장, 대장암, 중추신경계 암 및 방광암 △ 수면리듬장애 : 위암 및 유방암, 갑상선암 및 전립선암, 림프종 및 만성 골수성 백혈병 등.야간 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암 발생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미국 수면학회 Michael J. Breus, DABSM 박사에 따르면 “유방암, 대장암, 위장암, 피부암 및 폐암의 위험이 밤에 깨어있는 경우 증가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기 야간 근무한 여성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장기 근무를 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암 발생 위험이 19%나 높았다.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암환자 중에는 불면증이 있다고 말하게 되면 항암치료 과정에 지장이 생긴다고 생각해 의사에게 말하지 않고 참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해”라며 “오히려 불면증으로 인해 치료효과가 더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불면증의 원인을 빨리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 오히려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수면 중 심하게 코를 골면서 호흡이 자주 끊어지는 수면무호흡증도 암 위험을 증가시킨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 의과대학 연구진은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산소결핍이 새로운 혈관 형성을 자극해 종양 형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수면연구에 참가한 1500여명을 2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수면무호흡증의 정도에 따라 암 사망위험이 10% 에서 최고 5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수면무호흡증 빈도에 따른 암 사망위험은 시간당 경증의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10%, 중등도는 2배, 중증 이상은 4.8배였다.이에 대해 한진규 원장은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해 혈액 내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면 뇌와 심장에 산소 공급이 저하되면서, 암뿐만 아니라, 두통, 치매,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고혈압, 심장발작 등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말했다.수면무호흡증은 대부분 구조적인 문제로 그냥 놔 둔다고 개선되지 않기 때문에 심한 코골이를 하거나,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면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 최선의 치료방법은 양압기 치료이다. 양압기는 잘 때 착용하는 장치로 자는 동안 공기를 인위적으로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감소된 산소 농도를 정상으로 회복시키고, 뇌‘심혈관 질환을 예방 할 수 있다.한 원장은 “양압기는 잠을 잘 때마다 입에 장착하고 자야 하므로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며칠만 사용하면 금세 적응할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양압기 치료를 하면 치료 성공률은 거의 100%에 가깝기 때문에 꾸준한 사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부모님 건강, 영양제보다 더 값진 선물은?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설 연휴,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빠질 수 없는 대화 주제는 건강이다. 부모님과 대화하다 보면 ‘괜찮아, 나이 들어서 그래’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해 가볍게 여기기보다, 건강 이상 신호일 수 있으니 잘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1. 전립선질환과 배뇨장애, 화장실 방문횟수 8회 이상이라면?중장년 남성이라면 반드시 확인해봐야 할 질환, 바로 전립선 질환이다. 전립선암, 전립선 비대증이 가장 대표적이다. 평소와 달리 빈뇨, 지연뇨 등 배뇨장애를 겪고 있다면 반드시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전립선암과 비대증은 증상이 비슷해 정확한 검진은 필수다.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전승현 교수는 “전립선 질환을 방치하면 방광, 신장기능 악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히 전립선암의 경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배뇨에 불편감이 느껴진다면 참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라며 “주로 60~70대에 주로 호발했던 과거에 비해, 최근에는 젊은 층 발병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50세 이상이라면 1년에 한번 정도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 검사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중년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배뇨장애가 있다. 요실금과 방광염, 그리고 야간 빈뇨다. 특히, 수면 중 자주 소변이 마려운 야간 빈뇨는 나이가 들수록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나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 호르몬 변화 등으로 4050 여성에서도 많이 발생한다.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선주 교수는 “소변을 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모든 이상 증상을 배뇨장애라고 하는데, 소변을 너무 자주 보거나(정상 : 하루 8회 미만) 배뇨시간이 길거나 소변이 새어나오는 등의 배뇨 이상은 폐경 이후 여성이 주로 겪는 질환 중 하나”라며 “야간 빈뇨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수면을 방해해 신체 피로를 유발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삶의 질 유지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간 빈뇨는 원인에 따라 다뇨, 야간다뇨, 방광저장기능 이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야간 빈뇨가 의심된다면 3일간의 배뇨시간과 양을 기록한 후, 요역동학검사, 혈장전해질, 삼투압을 측정해 진단한다. 치료법에는 의식적인 수분섭취 제한 외에 이뇨제 및 항이뇨호르몬제를 사용한다. 2. 건망증과 치매 구분하기, 특정 힌트에 기억하신다면?치매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발생률이 올라간다. 치매 발병 원인 중 약 70%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초기에는 사소한 기억력 감퇴로 시작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사고력, 이해력, 계산능력 등 인지기능 문제로 이어진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박기정 교수는 ”뇌세포 손상이 비교적 적은 초기에는 건망증과 증상이 유사해 주변사람들이 쉽게 지나치는 경향이 있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특정 힌트를 제시해 기억을 해내는지 여부를 확인해 건망증과 치매를 구별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건망증이라면 뇌에 각종 정보들이 입력되어 있는 상태에서 단서가 주어지면 다시 기억해낼 수 있다. 반면, 치매는 정보 입력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지난 일들을 회상하는 데 한계가 있다. 물론, 인지저하 상태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기억성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약 10~15%가 매년 알츠하이머병 치매로 발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박기정 교수는 “치매는 완치가 어려운 질환으로 약물·비약물 요법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있다”며 “알츠하이머병의 명확한 발병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진 바 없으나, 우울증, 유전적 요인 등이 위험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는 만큼,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조절,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전 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3. 노인성 난청, 큰 목소리로 자꾸 되묻는다면?노인성 난청은 나이가 들면서 청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증상이다. 청력의 노화는 30대 후반부터 시작되어 65세가 되면 4명당 1명, 75세에는 3명당 1명, 85세는 2명당 1명, 95세가 되면 누구나 난청이 생긴다.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여승근 교수는 “대화 중 상대방의 말을 한 번에 이해하지 못해 자꾸 되묻고 목소리가 커진다면 노인성 난청을 의심해 볼 수 있다”면서 “난청을 방치하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생기고, 뇌세포가 함께 퇴화해 우울증이나 치매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인성 난청이 발생하면 청력을 예전 상태로 회복할 수는 없고, 노화에 따라 더 나빠진다. 따라서 조기에 보청기 착용으로 청각 재활을 시행한다. 보청기는 병력 청취, 이학적 검사, 청력 검사, 그리고 필요에 따라 영상학적 검사로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받은 후 나이, 귀의 상태, 난청의 정도와 생활 습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보청기를 착용하면 착용하자마자 만족할 만큼 잘 들리지 않는다. 보청기 소리에 적응하는데 6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인내심과 꾸준함을 가지고 조용한 곳에서 시작해 점점 시끄러운 환경으로 옮겨가며 서서히 착용 시간을 늘려가게 되면 소리가 잘 들리게 된다. 여승근 교수는 “노인성 난청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정서적 지지도 중요하다”며 “보청기 적응 기간에는 착용에 대한 확신과 용기를 북돋아 주고, 대화할 때는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큰 목소리로 또박또박 천천히 대화를 나누며, 사회적인 격리감을 줄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4. 노인성 우울증, 의욕 없이 여기저기 아프다고 한다면? 노인들은 신체적 질병, 신경의학적인 변화, 줄어든 사회활동, 경제적 어려움, 사별, 인지기능 저하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우울증이 발생하기 쉽다. 2021년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70~79세의 우울장애 1년 유병률은 3.1%로 전 연령층 중 가장 높다.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선제영 교수는 “노인들은 정신적인 문제를 부정하거나 숨기기도 하고, ‘우울하다’고 표현하기보다 ‘몸이 아프다’, ‘소화가 안 된다’처럼 신체적인 증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 우울증이 있음을 알아채기 어렵다”며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적 증상을 이전보다 많이 표현하거나 갑자기 무기력해져 외출 빈도수가 낮아지고 평소 해오던 일도 하지 못한다면 노인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노인 우울증은 치매의 위험 요인이자 자살의 주요 원인인 심각한 질환이다. 그러나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 기능을 되찾고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병원에서의 치료와 더불어 규칙적인 생활 습관, 운동, 금주, 긍정적인 생각, 다양한 사람과의 교류, 가족과 사회의 적극적인 관여와 관심은 노인 우울증 치료에 도움된다. 선제영 교수는 “노인들은 이미 신체질환으로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고 있기 때문에 약물치료 시 약물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성인 복용량 반에서 시작해 점차 늘려가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거나 기피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 [아는 것이 힘] 냄새 잘 못 맡으면 '파킨슨병' 의심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평소와 다른 행동과 변화를 감지하고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간 건강을 놓칠 수 있다. 글씨·목소리 크기가 작아졌거나 냄새를 잘 맡지 못하고 침을 흘리는 횟수가 빈번해진다면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뇌질환으로 손꼽히는 파킨슨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안태범 교수는 파킨슨병에 대해 “환자마다 나타나는 증상의 양상과 발생 시기가 천차만별이다보니 과거에는 떨림, 느려짐 같은 운동이상 증상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치매를 포함한 우울증, 후각이상, 수면장애 등 비운동 증상도 복합적으로 고려한다”며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떨림이 있거나 느려지고 둔해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노화 현상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신경과 진찰과 검사를 진행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은 뇌신경세포가 파괴되고 수년이 지나야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 증세 또한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의 관찰 하에 정확하게 진단 받는 것이 우선이다. 파킨슨병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특발성 파킨슨병 △ 뇌졸중, 감염 후 뇌병증 등에 의한 이차성 파킨슨병 △ 파킨슨병과 유사하나 치료 반응이 미약하고 진행이 빠른 파킨슨증후군이다. 안태범 교수는 “파킨슨병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신경학적 진찰 소견으로 필요 시 뇌 MRI와 페트(PET)검사를 병행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으며, 진단 후에는 당장 증상 치료만을 생각하기보다는 질환 전체의 진행 과정을 살펴보며 치료계획을 알맞게 세워야 한다”며 “환자마다 동일한 증상을 보이더라도 증상의 중증도와 약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 개인별 맞춤화된 치료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료 방법에는 약물, 재활, 운동 등이 있다. 증상이 가볍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약물치료를 미뤄서는 안된다. 도파민 부족 상태가 비정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랜 약물 복용으로 운동 동요 증상(경직, 서동, 보행장애 등)이 악화됐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에는 뇌조직 일부를 파괴시키는 방법과 뇌에 전기 전극을 삽입한 뒤 전류를 통하게 하는 뇌심부자극술이 있다. 안 교수는 “현재 사용하는 어떤 치료법도 소실된 뇌세포를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없지만, 초기 비운동증상 발견 시 조기 진단과 함께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파킨슨병은 환자와 보호자가 질병에 대해 잘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치료과정에 참여한다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조기 발견과 적절한 운동, 약물 치료가 잘 이루어진다면 상당 기간 안정적인 삶을 유지해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파킨슨병 환자에게 운동은 약물복용만큼이나 중요하다. 운동 종류에는 제한이 없다. 걷기, 맨손체조, 러닝머신, 요가 등 본인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되도록 매일하고 한번에 30분 정도는 숨이 찰 정도의 강도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안태범 교수가 파킨슨병 전조증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간병비 국가 부담·재택의료 도입'…與, 노인 공약 발표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국민의힘이 6일 고령화 사회 속 세대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노인 관련 공약을 발표했다. 간병비 부담에 대한 국가 책임을 대폭 강화하고, 병원에 가지 않아도 편리하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는 재택의료를 도입하는 내용이 골자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서민·소상공인 새로 희망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민의힘 공약개발본부는 이날 ‘어르신 든든 내일’ 공약을 발표했다. 우선 ‘편찮으신 어르신을 위한 공약’에는 간병 부담을 대폭 낮추기 위해 간병비용의 연말정산 세액 공제와 간병비 국가 책임을 단계적으로 강화한다. 어르신 간병 학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요양병원 간병 체계를 마련하고, 방문간호·방문요양서비스 대상을 가족돌봄청년(영케어러) 돌봄 가족으로 확대한다. 편리한 의료·간호 서비스 구축을 위해 집에서 진료받을 수 있는 재택의료를 도입한다. 이를 위해 가정간호·방문간호 등 재택간호 서비스 통합 제공하고, 원하는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어디서나 신청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 연계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당은 ‘의료·요양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해 중앙정부·지자체의 조직·예산·사업운영의 법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치매 노인을 위해선 희망자에 한해 ‘위치 감지기’ 보급해 반복되는 치매 노인 실종 문제를 예방할 방침이다. ‘건강하신 어르신을 위한 공약’에는 식사와 일상생활 지원을 확대 내용을 담았다. 경로당·노인복지관을 통한 점심 제공을 주7일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경로당·노인복지관의 수도 늘린다. 아파트·일반주거지 등의 공용 공간을 활용한 식사 기반을 마련하는 등 공공주택, 일반주거지, 취약계층 노인을 지원한다. 아울러 어르신 생활지원서비스(이동·세탁·가사 등) 확대하고, 경로당 냉·난방비와 양곡비를 유연한하게 통합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노인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선 노쇠예방 운동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전 예방적 건강관리를 강화한다. 공원, 폐교 등 유휴부지를 적극 활용해 도심 인접 녹지에 파크골프장 설치하며 노인 운동·여가 인프라를 늘린다. 시니어 친화 종목 시설과 메디컬룸, 건강 측정실 등 건강 증진시설을 접목한 체육시설 설치도 확대한다.국민의힘 관계자는 “어르신들의 든든한 내일을 위한 공약이고, 평안하고 건강한 노후를 보장하기 위한 공약”이라며 “어르신들의 의료-요양-돌봄-일상생활에 대한 국가 지원을 강화하면 어르신들의 삶의 질 개선뿐만 아니라 자녀에게도 부양의 부담을 덜고 일상과 경제활동에 더 집중하시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 경기지역 최초 ‘치매안심병원’ 지정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병원장 임성희)이 치매안심병원으로 지정됐다. 경기지역 대표 공립요양병원으로서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은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치매안심병원으로 지정받았다고 6일 밝혔다. 전국 17번째이자, 경기지역 의료기관 최초다.치매안심병원은 치매관리법에 따라 치매의 진단과 치료, 요양 등 치매 관련 의료 서비스를 전문적·체계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인력·시설·장비를 갖췄다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의료기관이다.치매안심병원은 신경과 전문의, 치매 전문간호사, 작업치료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치매 전담팀을 운영한다. 행동심리증상, 섬망 등 증상이 있는 치매 환자에게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지역사회 복귀를 지원한다.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은 치매안심병원 지정을 위해 건물 3층 일반병동을 111병상 규모의 치매전문병동으로 탈바꿈시켰다. 이곳에 치매 환자의 재활을 돕는 프로그램실과 가족 상담실, 공용거실(빛의 정원) 등 공간을 마련됐다. 아울러 노인용 전산화인지재활시스템 등 총 20종 313대 장비 확보와 의료진 재배치도 완료했다.앞서 병원은 지난 2012년 보건복지부로부터 공립요양병원 기능보강사업 대상자에 선정, 사업비 13억8천500만원(국비 50%·지방비 50%)을 확보하고 이 같은 치매전문병동 확보를 추진했다.임성희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장은 “이번 치매안심병원 지정으로, 치매 환자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양질의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기지역을 대표하는 공립요양병원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은 심장전문병원 부천세종병원과 인천세종병원을 보유한 혜원의료재단이 부천시로부터 위탁운영하고 있다.3회 연속 의료기관평가인증 취득, 적정성 평가 1등급 획득은 물론 지난해 공립요양병원 운영평가 최우수 등급, 공공의료 유공 최우수기관 선정,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 등 성과를 내며 지역 내 든든한 공립요양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