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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록의 여행] 일본과 고하도의 질긴 악연의 비밀
- 목포해상케이블카를 타고 바라본 고하도의 모습. 섬 모양이 ‘용’을 닮았다고 해서 ‘용섬’이라고도 불린다. 판옥선전망대 너머로 해안데크길과 목포대교, 그리고 신안의 섬들이 보인다.[목포=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전남 목포는 수많은 시간을 품은 도시다. 원도심에 있는 수많은 일제 강점기 근대 건축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길은 임진왜란 시절 조선에까지 이른다. 이순신 장군의 지략담을 전하는 유달산 노적봉과 최후의 전투였던 노량해전을 준비했던 고하도(高下島) 등. 항구도시 목포는 겹겹이 쌓인 시간 속으로 사람들이 오가며 수많은 이야기를 품었다. 올 초 목포는 지역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됐다. 내륙과 다도해 2000여개 섬들을 이어주는 허브도시가 바로 목포여서다. 또 대양과 대륙을 이어주는 통로다. 호남선의 종착지이면서, 끊어진 남북 철도가 다시 이어지면 유라시아 대륙횡단의 출발지가 바로 목포다.목포 고하도 바다 사이를 건너가고 있는 목포해상케이블카◇목포대교로 육지가 된 섬 ‘고하도’이번에 소개하는 곳은 목포의 부속섬, 고하도(高下島)다. 고하도는 목포항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다. 목포항에서 약 2km 지점에 있다. 목포항의 방파제 역할을 하는 중요한 섬이다. 여기에 서남해에서 배를 타고 내륙의 영산포까지 연결하는 영산강의 관문 역할을 한다. 목포 사람들은 흔히 ‘용섬’이라 부르는 섬. 섬 모양이 풍수지리적으로 용(뱀의 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2012년 개통한 목포대교를 통해 쉽게 고하도에 들어갈 수 있다. 양쪽에 다리가 놓이기 전, 고하도 사람들은 ‘바다의 시내버스’라 하는 근해 순회관광선을 타고 뭍을 오갔다. 정기항로인 여객선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또 다른 방법은 지난해 9월 개통한 목포해양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것이다. 북항~유달산~고하도로 이어진 이 케이블카는 국내 최장인 3.23km에 달한다. 특히 바다 위 150m가 넘는 높이에서 목포의 진산인 유달산 등 숨겨진 비경을 볼 수 있어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삼학도 크루즈에서 바라본 고하도와 목포 대교의 야경목포 북항에서 차를 타고 목포대교를 건너 고하도로 들어서면 왼쪽으로 나지막한 언덕이 나타난다. 이곳이 예전에는 섬이었는데, 지금은 주변을 막아 고하도와 하나가 됐다. 이 섬이 바로 ‘장구섬’이다. 섬의 모양이 장구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장구섬을 지나면 작은 마을이 있다. 고하도에서 가장 큰 마을인 원마을, 고하리다. 4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적막했던 이 마을이 최근 활기를 찾고 있다. 목포시가 고하도 개발에 발벗고 나서면서부터다. 지난해에는 목포해상케이블카가 개통했고, 올해는 목화체험장도 개장한다.목포해상케이블카를 타고 바다 건너편 고하도로 가고 있다.◇일제강점기의 한을 품은 고하도일제강점기였던 약 100년 전. 당시 목포항은 부산, 인천과 함께 전국 3대항으로 명성을 떨쳤다. 이 배경에는 역사적인 장소, 고하도가 있었다. 일제는 고하도에 목화밭을 조성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육지면을 재배한 곳이 바로 고하도였다. 고하도 선착장에는 ‘조선육지면발상지비’(朝鮮陸地綿發祥之碑)가 있다. 이 비에는 ‘1904년에 고하도에서 처음으로 육지면 재배를 시작하였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육지면은 고려시대 문익점 선생이 들여온 재래면과는 다른 종이다. 원산지가 남미로, 따뜻한 곳에 잘 자라는 면화로 미국면이라고도 한다. 일제는 미국산 육지면을 고하도에 시험재배했고, 재배에 성공하면서 전국적으로 퍼졌다. 당시 고하도에서 생산한 면화는 국내 생산량의 30∼40%를 차지할 만큼 번창했다. 이후 목포는 ‘삼백(三白·목화, 소금, 쌀)의 도시’라는 타이틀과 함께 급성장했다. 최근 고하도에 목화체험장도 문을 열었다. 최근 목포시는 고하도에 체험관, 전시관, 테마길 등을 조성해 ‘육지면의 발상지’라는 역사적 가치에 의미를 더하고 있다.최근에 개장한 고하도 목화체험장제국주의를 꿈꾸던 일제의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다. 태평양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5년. 일제는 조선의 민간인을 징병해 고하도 해안 곳곳에 진지 동굴을 팠다. 유달산이 바라보이는 해안가에는 당시에 판 그리 깊지 않은 동굴이 여럿 있다. 동굴에는 단단한 해안 암반을 정과 폭약으로 판 흔적이 남아 있다. 75년 전 이곳에서 일제의 감시하에 정으로 굴을 팠을 선조들의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이 동굴 진지는 일제가 목포항으로 접근해 들어오는 적선을 공격하기 위한 ‘자살특공대’를 숨겨놓으려 파 놓은 것이다. 고하도 외에도 여수시 삼산면 동도리 해안, 해남군 송지면 어란리 어불도 해안에서도 발견됐다. 조금 다른 형태의 동굴도 있다. 입구는 조그마하지만, 들어가 보니 ‘Y’자형으로 갈라져 제법 길게 파여 있다. 상당히 넓은 공간이다. 아마도 수상특공부대의 지휘본부와 관련된 듯했다. 고하도 진지 동굴은 모두 20여 곳이었지만, 목포대교 건설 도중 상당수가 사라지고 지금은 10여개가 남아 있다. 모두 목포가 바라다보이는 해안가에 자리잡고 있다.고하도 일본진지에서 바라본 유달산◇임진왜란 때 조선을 지켰던 파수꾼임진왜란 때 조선을 지킨 섬도 고하도였다. 명량대첩에서 대승을 거둔 이순신 장군도 고하도를 중요하게 여겼다. 제주도와 울돌목으로 통하는 바닷길에 자리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바닷길과 영산강의 내륙 수로가 연결되는 지점이기도 했다. 고하도가 무너지면 호남의 곡창지대를 일본군한테 고스란히 내줄 수밖에 없다고 봤다. 작은 섬 고하도가 조선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한 셈이다.이순신 장군은 고하도를 전략적 요충지로 삼았다. 이순신 장군은 ‘난중일기’에 ‘(고하도가) 서북풍을 막아주고, 수군의 배를 숨기기에 아주 제격’이라고 적었을 정도였다. 이순신 장군은 완도 고금도로 통제영을 옮겨가기 전까지 108일 동안 이 섬에 머물렀다. 그는 이곳에서 군량미를 확보하고, 조선 수군의 전열을 가다듬었다.충무공을 기리기 위해 만든 모충각고하도에는 진의 성터가 남아 있다. 진영이 있는 곳은 불당골, 용오름길의 큰산 아래 부근이다. 칼바위에서 말바위 가는 길에는 성터의 흔적도 남아 있다. 자연적인 바위를 이용하여 쌓은 석성의 형태다. 난중일기에 그 건설 과정을 자세하게 기록했다. 당시 비축된 군량미는 486석에 달했다. 유달산이 보이는 바닷가 해안길을 따라가면 충무공을 기리는 모충각(慕忠閣)이 있다. 군량미가 많게 보이기 위해 쌓았다는 유달산 노적봉을 마주하고 있다.최근 설치한 용머리 해안데크에도 이순신 장군의 조형물이 있다. 해안데크는 고하도 판옥선전망대에서 용머리까지 해상에 설치한 연장 약 1km 폭 1.8m의 해안 산책로다. 목포시는 이 산책로 용머리와 중간지점에 넓은 광장 형식의 포토존 2개소를 설치했다. 용머리 포토존에는 높이 4m의 용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중간지점에는 4m 높이의 이순신 장군 조형물을 설치했다.목포 대반동 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본 고하도와 목포대교◇여행메모△잠잘곳= 목포의 하당신도시에 호텔들이 몰려 있다. 상그리아 비치호텔, 폰타나비치관광호텔, 유토피아가족호텔, 샤르망호텔, 시월애호텔 등이 있다. 유달산 아래 유달유원지 부근의 신안비치호텔도 오래되긴 했지만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먹을곳= 온금동의 선경준치횟집은 준치회비빔밥과 아귀탕이 별미다. 특히 가시가 많은 준치를 잘게 썰어서 채소와 고추장에 무치고 밥을 넣어 쓱쓱 비벼 먹는다. 조기구이·갈치구이·병어찜 등 구이·찜류와 마른우럭맑은탕 등도 낸다. 하당로에 있는 명인집은 간장게장 정식이 유명하다. 선경준치횟집의 병어회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개미에 양도세 받겠다는 정부
-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다음은 26일 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 ◇1면-사모펀드 타짜 뛰는데 금융당국 늑장 대처만-증권 거래세 둔 채...개미에 양도세 받겠다는 정부-해외 주재원, 유학생에 원격 의료 허용-“코로나에 월급 못줄판...최저 임금 올리면 직원 다 잘라야”◇줌인&-코로나가 띄운 K드라마...日아저씨마저 무너뜨렸다-의료한류 이끈 주역을 찾습니다◇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삼성전자 투자해 5천만원 번 동학개미..600만원 양도세 폭탄-거래세 폐지 언급 없어 아쉽다...여권 반발-모험자본 육성한다더니..혁신성장 펀드도 양도세 부과◇최저임금 동결론 확산-기술 못지않게 가격 경쟁력 중요한데...인건비 때문에 사지 몰릴 판-“집 나간 기업들에 돌아오라 하면서 최저임금 올리면 쳐다보겠나”◇지뢰밭 사모펀드-투자 내역 비공개, 사기 쳐도 몰라..당국 뒷북대응에 투자자만 분통-집단소송 나서는 피해자들...배상까지 첩첩산중◇국제-美하루 확진자 수만 여명...코로나 재유행 공포에 멀어지는 경제회복-지지율 반전 노리는 트럼프...반이민, 무역분쟁 카드 통할까◇정치-與협치냐, 독식이냐 원구성 갈림길...돌아온 주호영 “마음대로 해봐라”-“취준생 예민해서”...인천공항 논란 더 키운 靑해명◇경제-이주열 총재 “IMF 너무 비관적...올 성장률 -0.2% 전망 변함없다”-공정위, 네이버·배민 갑질 방지법 만든다-정부, 1인 가구 사회안전망 강화◇금융-석달만에 7조7천억 해약....코로나 버티려 보험마저 깬다-재난지원금 효과...카드 소비, 코로나 이전 회복◇산업&기업-협력사와 초격차 동행..K칩시대 여는 JY-기아차 美 신차품질조사 전체 1위◇소비자생활-재밌어야 먹는다..펀슈머 겨냥 이색젤리 봇물-해외서 불티나는 K푸드...2분기도 어닝서프라이즈-제주 삼다수, 3년 연속 국제 우수 미각 스리스타 수상◇혁신@미술-해봤어? 통념 깨부순 그리스 각성◇증권-언택트 진짜 수혜주는 웹툰...실적 앞세워 주가 날개-증권가 출신 3인방 “ESG투자, 연기금이 끌고 가야”◇여행-임진왜란과 일제 수탈 견디며..한반도 지켜낸 파수꾼 섬◇스포츠-KLPG투어...코스 쉬워졌나, 실력 좋아졌나-토론토, 코로나 확진자 발생...류현진은 음성 판정◇피플-첫 시행 공익직불제, 부정수급 예방에 최선 다할 것◇부동산-투기 틀어막았다는데...갭투자 바람 여전한 잠실, 왜-6·17 대책 풍선효과...집값 상승률 1위는 김포◇사회-추미애 초강수...검언유착 의혹 한동훈 좌천성 인사 이어 직접 감찰
- [목멱칼럼]절망에 빠진 자를 유혹하지 마라
- 정의란 높은 곳에 우뚝 솟아 있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일상생활 주변에 가까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잘못을 부끄럽게 여기는 수오지심(羞惡之心)과 남의 잘잘못을 가리는 시비지심(是非之心)이 정의의 원천이다. 남의 권리는 소중하게 여기면서 나의 의무를 다하려는 의지와 실천의 밑바탕이 정의감이다. 불의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 일은 사리사욕, 당리당략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위한 차원이어야 한다. 정의를 지키는 길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역지사지 자세로 생각하면 금방 답이 나온다.정의는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또는 의무로 공동체의식의 바탕을 이룬다. ‘탈무드’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일은 관용이나 자비가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라 하고 있다.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회에서 서로를 지켜주는 일은 납세의무나 국방의무처럼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다. “힘이 정의다”라는 억지소리는 원칙 없는 약육강식 세계에서 살아야한다는 푸념이다. “정의는 힘이다”는 정의가 이겨야 된다는 당위성에 더하여 힘이 있어야 내 이웃을 더 많이 도울 수 있다는 뜻이 아니겠는가.1000가지 인간의 심리를 꿰뚫었다는 셰익스피어(W. Shakespeare)는 ‘로미오와 줄리엣’ 5막 3장에서 “절망에 빠진 자를 유혹하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계상황에 이르러 어찌할 수 없는 사람들을 놀려대거나,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취하는 일은 인간의 길이 아니라는 뜻이다. 부모 슬하에서 놀아야 할 미성년 처자로서 남의 나라 전쟁터에 끌려가 짐승보다 못한 삶을 강요받았던 할머님들은 절망의 밑바닥에서 헤맸던 분들이다. 개인 소견으로는, 인류가 빚은 3대 죄악은 중세암흑시대 마녀사냥, 제3제국의 아우슈비츠 살육, 일제군국주의의 위안부 만행이다. 제 딸이 그렇게 되었다면, 그 보다 더한 지옥을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단테(A. Dante)는 배신을 용서받지 못할 불의로 보았다. 신곡(神曲)의 마지막 부분 34곡을 보면 예수를 팔아먹은 유다, 자신들을 철석같이 믿어줬던 카이사르를 찌른 브루투스와 카시우스의 망령들은 지옥의 마지막에서 마왕 입에 머리를 물려서 신음소리만 낸다. 그들은 정의라는 가면을 쓰고 저를 믿어주는 주인을 배신했다. 정의의 이름으로 불의를 저지르는 ‘정의의 탈’을 과감하게 벗겨내는 일이 바로 정의를 지키는 길이다. 외국에서 법무부를 ‘정의부’(Ministry of Justice)라 부르는 까닭은 법은 정의를 지키는 파수꾼이라는 뜻일 게다.이웃을 위하는 길이기도 하지만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길이 정의다. 불의를 정의로 위장하거나 이웃을 속이면 잠시 넘어갈지는 몰라도 자기기만(self-deception) 행위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스스로 불행해진다.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일은 어떠한 위선자라 할지라도 가슴속에 남아 있는 회한의 응어리가 스멀대고 옴지락거리기 때문이다. 정의를 말로 부르짖지 말고 아무도 없는 건널목에서 신호를 지켜야 정의로운 자세다. 정의라는 말에는 각자 자신의 위치에 합당한 사회적 도리와 책임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자식들에게 열심히 노력하여 경쟁력을 갖추되, ‘네트워크’를 동원하거나 속임수로 남의 기회를 빼앗지 않도록 가르치는 일이 가장의 정의다. 더 좋은 상품을, 더 싼 가격으로, 더 빨리 공급해 공동체에 이바지하는 일이 기업가의 정의다. 다원적 가치관을 조화시켜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고 서로 애정을 가지도록 솔선수범하는 노력이 지도자의 정의다.
- "경제산업 집약 강남 뚫리면 끝장…감염병 관리센터 만든다"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이 뚫리면 대한민국이 뚫리듯이, 경제·산업·문화가 총체적으로 집약된 ‘대한민국 제1의 도시’ 강남이 뚫리면 끝장이라는 생각으로 코로나19 사태에 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감염병은 시시때때로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대비해 기초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감염병관리센터를 설립할 예정입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사진=이데일리 방인원 기자)지난달 27일 만난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인터뷰 약속시간을 5분여 지나 구청장실로 헐레벌떡 뛰어들어왔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같이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시간대별로 이어지는 4번의 릴레이 회의를 주재하고, 수시 상황 보고, 코로나19 긴급발생 브리핑 등을 챙기려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올 1월 26일 국내 세 번째 확진자가 관내를 거쳐가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한 이후 주말, 밤낮을 가리지 않고 4개월째 단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져 온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조금 지치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감염병 차단은 조기 발견(진단)과 선제 대응이 대원칙”이라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방역 파수꾼 역할을 게을리할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이중 검사에 증상 없어도 무료…검사건수 지자체 최다 하루 유동인구 100만명, 통행차량 180만대, 7만개 법인이 몰린 강남구. 전국에서 인구 밀집도나 경제활동 인구수가 타의 추종을 불허해 도심 중의 도심으로 꼽힌다. 특히 지역 특성상 해외 유학생 등이 많아 감염병 차단을 위해서는 입국자 관리가 필수다. 정 구청장은 “현재 강남구서 발생한 74명의 확진자 중 절반 이상인 39명이 해외접촉 감염자로 분류돼 있다”면서 “여전히 매일 100여명 정도의 해외입국자가 들어오며, 관내 1200여명 정도가 격리돼 있을 정도로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구는 지난 4월부터 모든 해외 입국자들을 상대로 인천공항에서 리무진버스로 강남구보건소에 데려온 뒤 검체검사 이후 구급차로 거주지까지 후송하는 ‘원스톱서비스’를 운영해 오고 있다. 또 격리 이후에도 구 자체 예산을 써서 코로나19 재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입국자 5762명 중 41명의 확진자를 추가로 밝혀냈다. 정 구청장은 “무증상 감염자가 많기 때문에 2주 격리 이후 사회로 돌아가기 직전에도 또 한번 검사를 진행, 추가 확산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며 “구민이 아닌 타지역 사람이라도 증상이 없더라도 누구나 원하면 무료로 검사를 해주기 때문에 226개 기초 지자체 중 검사 건수도 2만여건 이상으로 가장 많다”고 말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임하는 구의 기민한 대응은 지난 2015년 발생한 ‘메르스 악몽’이 큰 교훈을 줬다. 당시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의료진, 환자 등 85명의 집단감염이 발생, 전체 메르스 환자의 절반이 이 병원에서 나올 정도로 파장이 컸다. 앞서 지난달 19일 삼성서울병원 내 간호사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우려를 높였지만, 방역망 관리 등 발 빠른 대처로 원내 추가 환자는 더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는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음압실 설치 등 병원 내 시스템이 대폭 개선됐고, 지자체 차원의 빠른 검사와 역학조사로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남구청 선별진료소.(강남구 제공)◇별관 통째로 감염병 센터로 운영…이르면 연말 가동 정 구청장은 이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기후 변화나 다양한 식습관, 다민족 접촉 등으로 감염병이 수시로 찾아올 것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행정 시스템은 물론 방역 의료체계 전반을 손본다는 차원이다. 이를 위해 감염병 정보를 통합 관리하고, 지역 내 대규모 감염을 조기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감염병 관리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현재 자원봉사센터와 선별진료소 등으로 운영 중인 구청 별관 건물(지하 1층~지상 2층)을 통째로 감염병 대응에 최적화된 센터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정 구청장은 “감염병 대응 전담 의사 2명과 간호사 6명을 상시로 두고, 비상시에는 찾동(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방문 간호사를 투입해 운영할 예정”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다면 이르면 올 연말이라도 즉시 가동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언텍트(비대면) 사회로 접어든 만큼 비대면 복지행정 시스템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6월부터는 대면상담이 필요치 않은 단순 의료·복지급여 관련 서류는 모바일을 통해 신청을 받고, QR코드(전차출입명부)를 활용한 ‘복지시설 방문자 스마트 출입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 구청 홈페이지와 ‘더강남’ 어플을 통해 민원 대기시간과 민원인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스마트 민원서비스를 추진한다. 구 자체적으로는 부구청장을 단장으로 31개 전 부서장이 참여하는 포스트코로나 TF(태스크포스)가 출범했다. 앞으로 주 1회씩 회의를 열어 비대면 민원행정, 온라인 복지 서비스, 지역경제 체질 개선, 웰니스 관광 등 새로운 정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정 구청장은 “올 하반기에는 현실세계와 디지털 세계가 상호 보완해 안전, 사이버폭력, 감염병 등에 특화된 강남만의 새로운 스마트시티의 청사진을 완성할 것”이라며 “감염병으로 생활고를 겪는 소상공인, 취약 계층을 돕기 위해 구 자체의 모든 자원을 총동원함으로써 경제살리기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