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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의 블루스’ 정은혜 작가에게 포옹이란?
- '이데일리 초대석' 화면캡처[이데일리TV 이지혜 기자]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영옥(한지민)의 다운증후군 쌍둥이 언니인 영희 역을 연기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발달장애인 배우 정은혜(33). 그는 옴니버스 영화에서 주연을 맡는 등 꽤 오래전부터 배우로 활동해 왔다. ‘우리들의 블루스’ 극본가인 노희경 작가도 정 작가가 출연한 영화 ‘다섯개의 시선’을 보고 정 작가를 찾아왔다고 한다. 드라마 출연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정 작가의 주업은 캐리커처 작가다. 2016년부터 양평의 문호리 리버마켓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려왔다. 그가 화폭에 담은 사람이 4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달 5일 열리는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는 정 작가를 경기도 양평 화실에서 만났다. '이데일리 초대석' 화면캡처◇“포옹은 사랑, 우정이죠..꼭 안아주고 싶어요”정은혜 작가의 화실 안은 마치 드라마 속 한 장면 같았다. 얼굴을 맞대고 환하게 미소 짓고, 서로를 끌어안고 해맑게 웃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캔버스가 화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원색의 강렬하면서도 선 굵은 붓터치가 인상 깊은,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화풍의 작품들이 봄 햇살로 가득 찬 화실을 따뜻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정 작가는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앞세워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며 경력을 쌓아 왔다. 문호리 리버마켓 야외 전시장에서 진행한 ‘천명의 얼굴(2017)’을 시작으로 ‘니얼굴 2000(2019)’, ‘개와 사람전(2021)’, ‘내가 그리는 너(2022)’, ‘만나면 기분 좋아지는 니얼굴(2022)’, ‘니얼굴 은혜씨(2023)’ 등이 대표적이다.정 작가가 붓을 들게 된 데는 어머니 영항이 컸다. 홍익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정 작가의 어머니 장차현실씨의 작은 화실에서 동네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배웠다. “잘하는 게 아니라, 그냥 묵묵히 하루하루 그리다 보니까 이렇게 작가가 됐어요.”정 작가가 준비 중인 이번 전시회 주제는 ‘포옹’이다. ‘포옹은 어떤 전시회냐’는 질문에 정 작가는 “따뜻함, 사랑, 우정, 그 안에서의 포옹”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시고, 그림도 많이 봐주시고, 많이 사랑해줬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림을 그릴 때 행복해요” 정 작가의 얼굴에는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사람들처럼 환한 미소가 떠 올랐다. 정 작가가 전하는 ‘따뜻한 감동, 위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작품 60여점을 공개하는 이번 전시회는 갤러리 ‘아트스페이스선’(서울시 중구 통일로92)에서 4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관람료는 무료다. '이데일리 초대석' 화면캡처◇“그림이란 도구로 세상과 연결” 10년전 붓을 들기 전까지 정 작가는 방안에서 뜨개질로 시간을 보냈다. 세상의 불편한 시선이 만들어낸 시선강박과 조현병까지 겹치면서 가족 외에 다른 이들과의 소통은 끊어졌다. “은혜가 세상과 단절됐던 것은 언어적 소통이 어려웠던 탓이 커요. 은혜 뿐 아니라 대부분 발달장애인들이 겪는 어려움이죠. 은혜는 그림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었던 거죠.” 정 작가의 아버지 서동일 감독은 정 작가가 사람들을 그리며 소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니얼굴’을 통해 정 작가를 세상에 알렸다. 정 작가의 어머니 장차현실씨에게 은혜씨는 드라마속 영희와 닿아 있다. “제 삶의 가장 어려움이 은혜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했거든요. 젊었을 때는 삶이 왜 이렇게 가혹한건가 하며 한탄할 때도 많았어요.” 그러나 지금 장차현실씨는 ‘딸카’(딸 카드)를 쓰는 엄마가 됐다고 했다. 정 작가는 자신이 가족 중에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소녀가장’이라고 거들었다. “은혜가 이전에는 그저 장애인으로, 저 사람은 뭘 할 수 있을까? 이런 시선을 받다 이제는 ‘작가시군요’. ‘감동했어요’ 이런 시선을 받아요. 이런 시선 속에서 은혜는 또다시 성장하고요. 다른 발달장애인들도 용기 내어 바깥으로 나왔으면 해요.”정 작가에게 앞으로 계획을 물었다. “지금까지는 사람만 그렸으니까. 동물, 고양이, 사계절, 풍경들, 나무들, 많잖아요. 그려야죠.”마지막으로 정 작가가 쓴 시 한편을 소개한다. 그가 세상에 전하는 위로와 격려다. -하면 돼요-포기하지 말고 힘들어하지 말고 억지로 하지 말고 그럼 돼요
- [단독]'예스맨' 사외이사 소속기관에 117억 기부한 금융지주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지난해 5대 금융지주가 1년 동안 개최한 이사회는 총 72차례다. 사외이사들의 참석률은 100%에 달할 정도로 적극 임했지만 수십여개가 넘는 안건 중 반대는 단 4표에 그쳤다. 3표는 올해 초 자진 사임한 변양호 전 신한금융 사외이사 한명이 던진 것이었다. 회장·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역시 후보자에 대해 소신 있게 반대표를 던지는 경우는 없었다. 거대 금융그룹의 경영을 감시하기 위해 선임된 사외이사들이 찬성표만 던지는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지만 높은 연봉은 물론 유관기관에는 대규모 기부금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들은 기부금 지원이 이해 상충에 해당하지 않다고 설명하지만 거액의 지원 속에서 독립성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금융지주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사외이사 역할의 재정립과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주주와 고객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사진=이미지투데이)◇사외이사 자녀 근무하는 병원에 수십억 기부 ‘쾌척’22일 이데일리가 5대 금융지주의 지배구조·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0~2021년 사외이사에 대한 기부금 지원 규모는 총 117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기부금을 받은 사외이사는 총 8명으로 1인당 평균 15억원 정도다. 이들이 소속된 대학교(서울대·연세대·홍익대), 의료기관(연세의료원), 학회(한국세무학회·한국재무학회·한국회계학회 등)에 지주 또는 자회사들이 기부금을 집행했다.2년간 사외이사 소속에 기부금을 가장 많이 지출한 곳은 우리금융이다. 박상용 우리금융 사외이사가 감사로 있는 연세대·연세의료원에 63억6000만원을 기부했다. 신한금융은 윤재원·이용국 사외이사가 각각 교수로 근무하는 홍익대와 서울대에 총 36억원을 기부했다. 다만 이는 주거래은행 협약에 따른 출연금 지급의 영업목적 기부금이라고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부연했다.농협금융은 하경자 사외이사의 자녀가 전임의로 일하는 연세의료원에 13억원을 기부했다. KB금융은 선우석호·오규택 사외이사가 소속된 학회들에 4억원대 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농협금융 측은 1966년 농협공제 전국 순회 진료 최초 실시한 이래 의료취약계층 및 의료시설이 부족한 농촌지역 의료지원사업 협약에 따른 내용이라고 밝혔다.금융지주들은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비영리법인 등에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사외이사와 배우자의 직계혈족이 수탁자·임직원 등인 곳은 사외이사 선임 전 2년과 이후 2년간 기부금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사외이사 선임 이후 기부금이 급격하게 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시해 이해 상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 금융지주들이 기부금을 지원하고 있는 곳들도 병원, 대학 등 통상적으로 기부금 지원이 많은 편이다.하지만 금융지주의 경영 활동을 감시하기 위해 선임된 사외이사들의 독립성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자신이 소속된 기관·단체에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기부금을 제공하고 있는 금융지주에 날 선 의견을 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일부 사외이사 자리의 경우 재무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특정 분야에서 인물을 발굴, 선임하는 만큼 이들이 소속한 단체도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해도 ‘자리 물려주기’가 되고 기부금 지원 등도 ‘연례 행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고액 연봉인데 활동 미미…반대 고작 ‘4표’사외이사에 책정하는 연봉은 갈수록 높아지는 반면 경영진 견제 등의 역할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여전하다.5대 금융지주 연차보고서에 공시된 사외이사 44명의 지난해 평균 보수는 6948만원이다. 금융지주별로는 KB금융이 8814만원, 신한금융 7854만원, 하나금융 7484만원, 우리금융 6370만원, 농협금융 4530만원 등 순이다.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지난해 연간 활동한 시간은 평균 374시간 정도다. 사외이사 활동에는 정기적인 이사회와 대표이사 등 추천위원회 등과 간담회·교육 등도 포함된다. 한달에 약 32시간을 활동한 수준으로 하루에 한시간 정도 일하고 7000만원 안팎의 보수를 받은 셈이다. 시급으로 나누면 최저임금(9620원)의 20배 정도인 18만6000원이다.활동한 시간에 비해 높은 연봉을 받지만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는지에 대해선 의문 부호가 매겨진다. 금융지주는 연차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의 역할을 ‘경영진 견제’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회의에서 소신 있게 반대 의견을 내는 경우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5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개최한 이사회에서 나온 반대표는 4건에 그쳤다. 변양호 전 사외이사는 지난해 2021년 결산, 장기보수 취소 결정, 자사주 취득·소각 등 3개 안건을 반대했다. 윤인섭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벤처캐피털 인수의향서 제출에 반대한 바 있다. 나머지 안건은 모두 100% 찬성으로 가결됐다.사외이사들의 ‘셀프 평가’도 도마에 올랐다. 5대 금융지주는 해마다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는데 본인을 제외한 사외이사 등 내부 평가를 통해 대부분 ‘최고 수준’이나 ‘기대 이상’ 또는 ‘S급’의 점수를 받았다. 외부 평가를 실시한 경우는 한 곳도 없었다. 공신력 있는 외부 평가기관이 없고, 외부 평가에 대한 요청이 없었다는 게 이유다.금융지주와 전·현직 사외이사들은 ‘거수기’라는 지적에 반박한다. 내부 치열한 의견 교환을 통해 도출한 안건에 찬성하고 대표이사·사외이사·임원 추천도 사측 의견이 배제된 상태에서 엄정하게 진행된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전직 대형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역할에는 전문성과 독립성이 중요한데 회사 경영을 위해 독립성보다는 전문성 있는 인물로 채우다 보니 이해 상충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며 “추천위 과정에서도 알게 모르게 회사의 의향이 반영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그는 사외이사 제도 개선에 대해 “이사회의 전반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투명하고 세부적으로 공시해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KB를 경영하라'...KB금융, 토론 마라톤 '솔버톤' 개최
-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KB금융이 ‘KB를 경영하라’를 주제로 토론마라톤 대회를 개최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왼쪽에서 세번째)과 솔버톤 대회에 참가한 인도네시아팀 대학생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KB금융)18일 KB금융그룹은 지난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KB손해보험 수원 인재니움에서 KB솔버톤 16강 본선 진출자 64명 대학(원)생의 토론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한국금융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사회적 가치 창출방안 등 KB 경영 현안에 대해 150분간의 열띤 토론을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날 토론대회에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해 대학생과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윤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2박 3일간의 KB 솔버톤 본선 일정이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KB솔버톤 대회에 참가해주시고 저희에게 소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경청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참가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고 말했다.첫 순서로 진행된 질의 응답 시간에서는 ‘KB를 경영하라’라는 대회 슬로건에 맞춰 KB금융 CEO와 가상의 대학생 CEO들간에 토론을 진행했다. 최근 금융시장의 이슈와 글로벌 트렌드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심으로 플랫폼 전략, 마이데이터 서비스, 기후금융 및 탄소중립 등 다양한 주제로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특히 인도네시아 특별팀은 동남아에 불고 있는 한류를 소개하며 한류와 금융의 연계 방안에 대해 제안 하기도 했다.이어 진행된 도시락 오찬에서도 윤종규 회장은 대학생 참가자들과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윤종규 회장은 참가자들이 궁금해하는 KB금융의 현안에 대해 열성적으로 답변하는 한편 스트레스 관리법, 슬럼프 극복법 등 인생 선배로서의 따뜻한 조언도 함께 건넸다.한 대학생 참가자는 “그룹 회장이라는 위치가 처음엔 다소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혼자 점심도 거르고 소통에 열성적인 회장님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회장님이 전해주신 좋은 기운이 참가자 모두에게 전달된 것 같아 이번 KB 솔버톤 대회 결과가 너무 기대된다”고 말했다.특히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23일 한국에 입국한 인도네시아팀 참가자는 “2박 3일 본선 기간 동안 숙박과 식사, 멘토링 프로그램 등 참가자들을 위한 KB금융의 세심한 배려와 진심 어린 환대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특히 글로벌 테마에 대해 연구하면서 인도네시아와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을 이해하기 위한 KB의 엄청난 노력을 느끼게 되어 KB와 한국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다”고 말했다.KB금융 관계자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금융회사가 국가와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최상의 솔루션을 찾는 ‘토론’을 통한 집단지성의 활용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KB금융의 경영 판단과 의사 결정이 이 같은 ‘토론’에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한국의 토론문화가 더 나은 해결책 마련을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는 ‘솔버톤’의 방식으로 진화해 나가는데 기여하고자 금번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말했다.한편 24일에서 26일까지 2박 3일간 진행된 KB솔버톤 본선은 디지털, ESG, 글로벌, 신성장 4가지 주제에 대해 팀별 발표와 토론 등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으며, 혜자(성균관대), 리바리(한양대), 투모로우(홍익대), 파이클(서울대), KBJG(한국외국어대), 황금나침반(전북대), 성대한 KB(성균관대), White Hat(고려대)등이 8강에 진출했다. KB솔버톤 8강은 오는 11월 28일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대망의 결승은 12월 1일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진행된다.
- 올해도 문·이과 통합시험…가채점 결과로 수시·정시 선택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인 17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청주고등학교 교문 앞에서 한 학부모가 수험생을 끌어 안으며 격려하고 있다.(사진=뉴시스)[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7일 마무리되면서 대학별 수시전형, 정시 원서접수 등 대입 2라운드가 시작된다. 대입전문가들은 수험생들에게 수능 가채점을 가급적 시험 당일 끝내라고 조언한다. 수험표 뒷면에 답을 적어 나온 수험생은 문제가 없겠지만 기억에만 의존해야 한다면 가능한 빨리 가채점을 해야 비교적 정확하다. ◇대학별 수능 반영방법 파악해야 수능 가채점이 끝났다면 대학별 수능 반영방법에 따른 유·불리를 파악해야 한다. 대학별로 국어·수학·영어·탐구 등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하는 곳도 있지만, 3개 영역 또는 2개 영역만 반영하는 곳도 있다. 수능 성적 중에선 표준점수·백분위·등급 등 대학별 반영 지표가 다르다. 특정 영역에 가중치를 부여하거나 영역별 반영 비율을 달리 적용하는 대학도 있다. 대학별 수능 반영방법을 파악한 뒤에는 본인에게 유리한 모집 단위를 찾아 따로 정리해 두자. 예컨대 국어·영어 성적이 잘 나올 것 같다면 해당 영역을 비중 있게 반영하는 대학 명단을 따로 적어두는 방식이다. 가채점 결과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면 일단 남은 수시전형에 주력해야 한다. 상위권 대학 중에선 수능최저기준을 반영하는 곳이 많은데 이를 충족할 수 있다면 합격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만약 그 반대의 경우라면 다음 달 29일부터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정시모집에 주력해야 한다. 김원중 강남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가채점 결과 예상 점수가 낮아 정시에서 원하는 대학을 지원하기가 어렵다고 판단이 되면 남은 수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 수능도 문·이과 통합시험으로 치러졌다. 국어·수학은 ‘공통+선택과목’으로 출제돼 표준점수는 보정 과정을 거친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수험생들은 본인이 속한 응시집단의 공통과목 성적에 따라 표준점수가 상향 또는 하향 조정된다.(표=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수능 직후 18일부터 논술고사 시작 이런 점수 보정 방식에 탓에 가채점 결과로 본인의 등급·표준점수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들다. 가채점은 빨리하되 결과는 보수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 점수 산출방식의 변화로 정확한 성적 예측이 어려워졌다”며 “올해도 가채점을 통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는 어느 정도 편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판단이 애매하다면 남은 수시 대학별고사에 응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대학별 논술(인문계) 시험은 18일 숭실대를 시작으로 다음 달 4일까지 이어진다. 19일에는 건국대·경희대·단국대·서울여대·성균관대·한국항공대가 논술시험을 치르며 20일은 경희대·동국대·서강대가, 24일 가천대, 25일 연세대(미래)·한국기술교육대, 26일은 경북대·고려대(세종)·부산대·세종대·이화여대·한국외대·한양대(서울), 27일 광운대·덕성여대·중앙대·한국공학대, 12월 3일 인하대·한양대(ERICA), 4일 아주대 등의 논술시험이 예정돼 있다. 자연계는 19일 건국대·경희대·서강대·서울여대·숭실대·울산대·한국항공대, 20일 가톨릭대·경희대·단국대·동국대·성균관대·홍익대(세종), 21~22일 서울과학기술대, 24일 가천대, 25일 연세대(미래)·한국기술교육대, 26일 광운대·경북대·고려대(세종)·부산대·중앙대·한국외대(글로벌) 등의 논술 시험이 예정돼 있다. 김원중 실장은 “각 대학의 논술시험은 문제 유형 등이 어느 정도 표준화돼 있어 특정 유형의 논제들이 자주 출제된다”며 “기출문제를 통해 지원 대학의 출제 유형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 신한은행, 홍대와 '헤이영 캠퍼스' 업무협약
-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신한은행이 홍익대와 ‘헤이영 캠퍼스’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신한은행은 지난 25일 이같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헤이영 캠퍼스’는 신한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추진하는 MZ 대학생 전용 모바일 플랫폼이다. 하나의 앱에서 전자 신분증(모바일 학생증)ㆍ학사 관리 서비스를 통합해 대학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신한은행은 이번 협약을 통해 기존 홍익대학교에서 운영 중인 앱을 새롭게 리뉴얼해 △모바일 학생증 △전자출결 △주요 학사 공지에 대한 ‘Push 알림서비스’ △성적, 시간표, 등록금 납부내역 조회가 가능한 ‘학사관리’ △도서관 출입 및 열람실 좌석배정 등의 주요 학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특히, 지난 2월에 출시한 ‘헤이영 캠퍼스’는 최근 고도화를 통해 대학의 정체성을 반영한 앱 테마, 나만의 모바일 학생증 꾸미기 등 대학 및 학생 대상 커스터마이징 영역을 강화했고, 향후 각 대학의 현장 의견을 반영한 △커뮤니티 및 소모임 △총학생회 투표 △강의 평가 △셔틀버스 운행 시간표 등 대학생활 부가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홍익대학교 학생들의 창의적 인사이트를 적극 반영해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대학생활 필수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신한은행은 현재 ‘헤이영 캠퍼스’를 이용중인 숙명여자대학교, 한양대학교에 더해 경기대학교, 수원대학교, 수원과학대학교, 용인대학교, 인천재능대학교 등에서 헤이영 캠퍼스를 9월 신학기부터 순차적으로 오픈할 계획이다. 지난 25일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홍익대학교에서 진행된 업무협약식에서 신한은행 진옥동 은행장(가운데)과 홍익대학교 서종욱 총장(오른쪽), 홍익학원 이면영 이사장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제공)
- 금빛 스무살 '동구리'에게 털어놓은 출생의 비밀…"넌 산수화였어"
- 작가 권기수가 서울 성동구 아뜰리에아키서 연 개인전 ‘골든아이 속 우주’에 건 자신의 작품 사이에 섰다. ‘두 눈-실버’(Two Eyes-Silver·2021, 60×60㎝·왼쪽)와 ‘우주의 숲-금’(Universe Forest-Gold·2022, 227.3×181.8㎝)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삐죽이 솟은 머리카락은 늘 열 가닥이다. 나침반처럼 늘 북쪽을 향해 뻗쳐 있는 이들 열 가닥은 처음 봤던 그 길이 그대로다. 하얗고 동그란 얼굴 아래로 까맣고 긴 팔다리가 쭉 뻗은 각진 몸통도 변함이 없다. 씩씩하게 혼자 다닐 때도 있지만 판박이처럼 닮은 친구들과 어울리는 걸 더 좋아하나 보다. 함께일 때 표정이 훨씬 밝아 보이니까. 이렇게 모인 무리는 붉은 매화 뚝뚝 떨어지는 알록달록한 숲을 날아다니다가 작은 배에 올라타기도 하고 푸릇한 대나무 뒤로 몸을 숨기는 숨바꼭질도 즐겨 한다. 요즘은 커다란 파초잎이 무성한 새로운 장소를 찾았다. 덕분에 몸놀림도 부산해졌다. 눈빛도 반짝인다. 까만 눈동자 안으로 그가 선 세상이 훤히 들여다보일 만큼. 아, 빠뜨릴 수 없는 한 가지, 반달 미소가 있다. 늘 웃는다. 웃고 있다. 사는 일이 웃을 일뿐이진 않았을 텐데 어찌 그리 한결같은지, 20년째 환한 얼굴이다. ‘동구리’. 잊을 만하면 찾아왔다. 다시 올 땐 늘 다른 옷을 입었다.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알려주려 했는지 공간의 색, 만남의 구도, 서사의 질감을 매번 달리 휘감고 등장했던 거다. 바뀌지 않은 건 오로지 동구리, 그 하나뿐. 한국미술사를 통틀어 이처럼 명쾌하고 선명한 ‘캐릭터’가 있었던가. 아뜰리에아키서 연 권기수의 개인전 ‘골든아이 속 우주’ 전경. 배경부터 부분까지 금박을 정교하게 입힌 작품들이 나란히 걸렸다. 왼쪽부터 ‘초록 테이블-골드’(Green Table-Gold·2021, 162.1×130.3㎝), ‘우주의 숲-금’(Universe Forest-Gold·2022, 227.3×181.8㎝), ‘금의 수명’(Longevity in Gold·2022, 78×162㎝), ‘눈 속의 우주: 색, 나무, 금’(The Universe in the Eye: Color, Tree, Gold·2022, 116.8×91㎝)(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래, 그렇다면 이번엔 어떤 변화를 안고 왔을까. “우주다. 작품을 통해 꾸준히 찾아왔던 이상향, 그 오래된 테마가 우주로 확장한 거다. 사실 사람의 눈 속에 우주가 있다는 뻔한 주제를 시각화한 것이긴 한데, 그중 가장 귀하다 할 ‘골든아이’ 속에 비친 우주로 의미를 넓혀보려 했다.”바로 개인전 타이틀을 말하는 거다. ‘골든아이 속 우주’(The Universe in the Golden Eye)라고. 세상에서 가장 빛나고 가장 넓은 두 개의 가치를 한꺼번에 품고 온 거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아뜰리에아키. 넋 놓고 빠져 있던 ‘동구리 삼매경’에서 건져내 준 건 작가 권기수(50)였다. 2000년대 초반 세상에 처음 동구리를 내놓고 지금껏 품고 키워온 작가. 20년 스무 살, 동구리가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는 동안 그이 역시 ‘중견’이 됐다. 그 세월의 무게를 좀 더 진중하게 가늠하려 했을까. 뭔가 특별한 매체가 보인다. ‘금’이다. 금색 물감으로 흉내만 낸 게 아닌 순도 90% 이상의 금박을 입혀낸 작품을 대거 걸었다. 아뜰리에아키서 연 권기수의 개인전 ‘골든아이 속 우주’에 건 전시작 20여점 중 가장 아낌없이 금박을 붙여낸 4점이 나란히 걸렸다. 연작 ‘금처럼 영원한 건 없다’(Nothing Gold Can Last·2022, 각각 162×78㎝). 왼쪽부터 핑크, 후프, 블루, 토우란 부제가 달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애니·영상·입체 등 숱한 변화 거쳐 태어난 ‘동구리’ “금색 물감을 쓰는 것과 금박을 입히는 것은 전혀 다르다. 시간이 지나면 다른 세계가 보인다. 사실 처음엔 터부시했다. 인위적인 가짜의 세계인 듯해서. 하지만 언제부턴가 원시적인, 원초적인, 바로 우주에서부터 비롯된 원형질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동구리를 등장시킨 이번 전시작 20여점에는 대부분 금박이 눌려 있다. 넓게는 바탕 전체에, 좁게는 테두리 하나에도 금을 입혀 스펙트럼을 넓혔다. 가로세로 11㎝ 정방형의 금박을 아교성분이 든 접착제를 이용해 붙여낸단다. 얼마나 정교하게 그림에 안착하는가는 전적으로 작가의 손끝 기량에 달려 있다. 혹여 실수나 오염이 생기면 그대로 ‘꽝’이란다. 부분이든 전체든 수정은 아예 불가능하니까. 작가 권기수가 서울 성동구 아뜰리에아키서 연 개인전 ‘골든아이 속 우주’에 건 자신의 작품 ‘숲의 눈 속 우주’(Universe in the Forest Eye·2022, 지름160㎝) 옆에 섰다. 커다란 눈을 형상화한 화면에 비친 동구리와 친구들이 파초잎 무성한 숲속을 나는 한때를 그려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재료의 물성이란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똑같은 회사에서 나오는 재료를 가지고 무슨 물성? 그랬던 거다. 하지만 금이란 재료만큼은 물성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그렇게 때론 겸허하게, 때론 정복감을 안겨주며 작가를 주물러 대더라고 했다. 그렇다면 과연 투입한 금값만큼 작품값도 따라 올랐을까. “제작비는 상승했는데 회수가 안 되더라”며 작가는 껄껄 웃는다. 그저 “금빛이 물감의 색을 모조리 흡수해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했는데 오히려 더 돋보이게 하더라”며 그 때문에 망설여왔던 오랜 숙제를 해결한 듯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그 얼굴에서 얼핏 동구리가 스친다. 권기수의 ‘숲의 눈 속 우주’(Universe in the Forest Eye·2022) 중 부분. 정교하고 세밀하게 작업한 선과 면, 색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2002년 8월 1일 태어나 이제 막 20세가 된 동구리를 두곤 그간 말들이 많았다. 낙서를 하다가 튀어나왔다는 둥, 그래픽 작업으로 만들어냈다는 둥. “눈이 있다가 없다가, 치아가 보이기도 했고 팔도 길게 빼는 등 1990년 후반부터 숱한 변화와 단계를 거친 셈이다. 시작은 드로잉에서다.” 어느 날 서울 사간동 한 미술관 작은 공간에 전시의뢰를 받았단다. 좁은 장소의 문제로 큰 그림을 걸진 못하고, 대신 드로잉 속 캐릭터를 잘라 우드락으로 제작해 벽면에 맞춰 걸었는데, 바로 그 속에서 동구리가 탄생한 거다. “당시는 캐릭터, 특히 기호화한 형태가 거의 없던 때라 희한한 작업처럼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그 이후 가히 폭발적으로 전시의뢰가 밀려들었단다. 그래도 말이다. 그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생명이란 게 있던가. 지금처럼 동구리가 해맑게 캔버스에서 뛰놀기까지의 과정은 절대 수월하지 않았다. 애니메이션, 영상, 입체까지 다 거친 뒤에 돌아온 페인팅이라니까. “회화의 새로운 기법은 하룻밤 새 나오긴 어렵다. 10년은 걸려야 맛과 깊이까지 제대로 살려낼 수 있다.” 권기수의 ‘샴페인-노란배-금’(Bubbly-a Yellow Boat-Gold·2021∼2022, 90.9×1167.7㎝). 선명한 색채감이 빛을 내고 있다. “금빛이 물감의 색을 모조리 흡수해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했는데 오히려 더 돋보이게 하더라”는 작가의 말 그대로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한국화에서 쫓겨난 한국화?…“난 산수화를 그리고 있는데” 맞다. ‘내공’이 필요하단 얘기다. 그런데 이 치열한 내공을 인정받지 못한 데가 딱 한 군데 있다. 홍익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가 서양물감으로 캔버스에 그리는 그림이 여전히 못마땅한 ‘그룹’ 말이다. 처음에는 변절자 취급까지 받았다니. “장르에만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정작 중요한 미감을 읽지 못하는 거다. 도구는 시대가 변하면 따라 변해야 한다. 도구를 정체성으로 쓰면 많은 부분이 꼬인다.” 그러곤 “내 작업은 매화 꽃잎이 떨어지고 대나무가 곧게 선 사군자화며 산과 물이 흐르는 산수화라 생각한다”고 했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좋아했다는 ‘파초’가 때마침 등장한 것도 우연이 아니란 소리다. 작가 권기수가 서울 성동구 아뜰리에아키서 연 개인전 ‘골든아이 속 우주’에 내놓은 자신의 작품들 사이에서 ‘동구리 포즈’를 취하고 있다. ‘눈 속 우주: 푸른 원’(The Universe in the Eye: Blue Circle·2022)과 ‘눈 속 우주: 붉은 원’(The Universe in the Eye: Blue Circle·2022) 사이에 전시작 중 유일한 조각작품 ‘무제’(2022)가 놓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동구리란 이름도 그랬다. 동글동글하니 동구리라 부르면 되겠구나 했더란다. 지극히 우발적으로 나온 이름이려니 했는데 어느 날 문득 ‘그게 아니었구나’ 싶었단다. “어린 시절부터 체화한 마인드가 녹아있던 거더라. 세상은 돌고 도는 거야, 둥글게 살아야지 같은. 미소와 웃음은 만국의 언어라고 생각했는데, 이 역시도 내가 태어난 곳의 특수성이었다. 상사든 부모든 그 앞에선 불편해도 웃어야 하는 건 우리의 미덕이었으니까.” 알음알음 회자하던 동구리 ‘출생의 비밀’이 이제야 제대로 떠올랐다. 너는 산수화였구나. 무늬만도 아닌 뼛속까지. 웃고 있어도 웃는 게 아니었고. 고적하고 의미심장한 고수의 미소였구나. 전시는 20일까지.
- 살길 찾아 나선 공유 킥보드...주정차 문제는 여전
- [이데일리 염정인 인턴기자]도로교통법 개정 이후 공유 전동 킥보드 기업들이 ‘살 길’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공유 킥보드 기업들은 대중교통과 개인형 이동수단(PM)을 연동해 ‘환승 서비스’를 제공하는 협의체를 구성하며 이용자 확보에 나섰지만, 기존에 제기되던 주차, 과속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공유킥보드 시장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지난 3일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 ‘휙고’는 교통카드 ‘캐시비’ 운영사인 로카모빌리티와 함께 ‘중교통과 PM 연계 사업 협의체’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 협의체에는 지바이크(지쿠터), 피유엠피(씽씽) 등 PM기업도 다수 참여했다.PM기업이 교통카드 환승 할인 서비스를 위해 머리를 맞댄 것은 최근 도로교통법 개정 이후 이용자 수가 급감한 것에 대한 대응책으로 보인다. 홍익대 앞에 주차된 전동 킥보드 모습(사진=염정인 인턴기자) 공유 전동 킥보드 “관리 부족” 그러나 공유 전동 킥보드를 비롯한 개인형 이동수단(PM)의 주정차 문제는 여전하다. 이데일리 스냅타임이 지난 3일 오후 주요 시내를 돌아다니며 주정차 실태를 파악한 결과, 마구잡이로 주정차된 공유 킥보드를 쉽게 볼 수 있었다.경기도 고양시의 탄현역에서는 공유 전동 킥보드와 전기 자전거가 쓰러지듯 주차돼 있었다. 탄현역 관계자는 “역사 차원에선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의 홍대입구역에서도 쓰러진 전동 킥보드를 만날 수 있었다. 탄현역 앞에 전동 킥보드가 주차된 모습(사진=염정인 인턴기자) 홍대입구역 인근 거리에 쓰러져 있는 전동 킥보드 모습(사진=염정인 인턴기자) 홍익대학교 내부에도 주차된 전동 킥보드는 많았다. 홍익대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고 있던 재학생 최모씨(22)는 “전동 킥보드 주차 문제가 심각한 건 맞다”면서도 “아무 데나 주차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지정된 주차 구역이 있어서 집 앞 골목이나 학교 건물까지 이동하지 못한다면 전동 킥보드를 이용할 이유가 줄어든다는 거다. 홍익대 내부에 주차된 전동 킥보드 모습(사진=염정인 인턴기자) 홍익대 관리인은 “순찰할 때 보면 전체적으로 전혀 관리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모씨(23)는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킥보드가 가로막고 있거나 정말 뜬금없는 곳에 주차된 경우를 많이 봤다”며 “무거워서 옮길 수도 없다”고 답했다. 실제 전동 킥보드는 한 대에 약 25kg이다. 이어 박모씨(23)씨는 “나는 괜찮아도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여의도역 인근의 서울시립미술관의 한 출입구 바로 앞엔 전기 자전거가 주차돼 있었다. 또한 홍대입구역 9번 출구 근처에선 길 가운데 위치한 전동 킥보드를 피해 걷는 보행자들의 모습이 관찰됐다. 서울시립미술관 출입구를 막고 있는 전동 킥보드의 모습(사진=염정인 인턴기자) 한 시민이 쓰러진 전동 킥보드를 피해 걷고 있다.(사진=염정인 인턴기자) 한편 헬멧이 분실돼 따로 벤치에 놓아져 있는 경우도 발견했다. 주정차된 킥보드를 봐도 헬멧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전동 킥보드 업체 중 하나인 ‘지쿠터’ 관계자는 헬멧 분실이나 불법 주정차에 관해선 “현장 운영팀이 나가 해결하고 있다”고 답했다. 홍익대 야외 벤치에 헬멧이 혼자 놓여 있다.(사진=염정인 인턴기자) 현장 운영팀과 더불어, 주차 시 GPS를 이용해 반납 제한구역에선 반납이 불가하도록 설정해놨다. 하지만 별도의 주정차 공간을 마련해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는 이상 현장 운영팀의 순찰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쿠터’ 관계자 역시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 운영팀이 출동한다”고만 답했다. 전동 킥보드를 이송 중인 모습(사진=염정인 인턴기자)공유킥보드 시장, 지자체 관리 해결책 될까 정부와 지자체의 적절한 규제를 통해 공유킥보드의 쾌적한 이용을 유도하고, PM 시장의 ‘살 길’을 터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시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는 주정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용 주차 공간을 지정하거나 공유킥보드 총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최근 원주시는 전동 킥보드 주정차 문제에 칼을 빼들었다. 지난 1일(월) 원주시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주정차 위반 전동킥보드 민원신고시스템’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무분별하게 주차된 전동 킥보드가 보행 환경을 저해하고 있단 이유에서였다. 원주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전동 킥보드에 부착된 QR코드를 인식하면 손쉽게 신고할 수 있다.서울시는 이전부터 공유 전동 킥보드의 불법 주정차 신고제와 함께 ‘전동 킥보드 전용 주차장’을 설치했다. 하지만 찾기 어렵다는 것이 시민 의견이다. 기자가 직접 홍대입구역 인근에 있는 전동 킥보드 주차장을 2곳 방문해본 결과 각각 1대의 전동차만 주차돼 있었다. 홍대입구역 인근 킥보드 주자창 모습(사진=염정인 인턴기자) 다만 ‘지쿠터’ 관계자는 “서울시가 만든 주차장을 일일이 안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모든 지역에 전용 주차장이 마련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송파구, 서초구, 마포구, 노원구에서 전동 킥보드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전용 주차존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13~50개 수준이며 서울시는 연내 36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라 밝혔다.
- 홍익대 세종캠퍼스, 취업 확정형 빅데이터 최고전문가 양성 나선다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 산학협력단(이하 홍익대)이 전액 무료, 전원 정규직 취업이 연계된 젊은 혁신인재를 양성한다.(사진=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 산학협력단)이 교육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고급 인재를 양성하는 것으로, 디엠씨코넷 컨소시엄이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빅데이터(서울/세종), 메타버스(서울), 인공지능(대전), 로봇SW(대전), 3개 지역에 5개 과정을 개설하고 채용을 확약한 멤버십 기업과 함께 교육 과정을 설계해 기업 주도의 맞춤형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사진=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 산학협력단)본 과정은 기본교육, 팀 프로젝트와 멘토링, 현장실습 등으로 구성된 교육 커리큘럼으로, 17일까지 교육생을 모집한다. 대상은 만 34세 미만 구직자 또는 졸업 예정자이며 7월 말경 개강해 내년 2월까지 7.5개월간 진행된다. 교육을 이수한 학생은 멤버십 기업에 정규직으로 채용 연계된다.기본교육은 비전공자도 진입할 수 있는 파이썬 기초문법부터 △데이터크롤링 및 스크래핑 △전처리 △MongoDB △알고리즘 문제풀이 △머신러닝 및 딥러닝 △자연어 △스파크 △AWS으로 구성돼 있다. 이후 산업 전문멘토와 함께 실제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기업 현장실습을 통해 학습한 이론을 실제 성과로 창출할 수 있도록 멘토링을 받으며 기업에서 원하는 성과 창출형 인재로 성장하게 된다.한정희 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 산학협력단장은 “많은 SW교육들이 서울에 집중돼 있었는데, 지역 청년들에게 채용까지 연계되는 양질의 교육을 무료로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며 “취업준비생이 투자하는 소중한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교육 이수 후 더 나은 대우로 직장을 선택할 수 있는 SW 전문인재로 성장하고, 기업에도 실무에 바로 투입 가능한 수준의 전문인을 공급해 4차산업 성장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이라고 전했다.
- [edu틱!톡!]2022 대입 결과로 풀어본 ‘간판학과’ 여대 입시…‘숙명여대’편
- 이데일리는 입시 컨설턴트사 오픈스카이와 대입 성공을 위한 ‘윤영준의 edu틱!톡!’을 ‘edu틱!톡!’으로 새로 단장해 시즌2로 시작합니다. ‘윤영준의 edu틱!톡!’에서 전달했던 다양한 입시 노하우를 시즌2에선 더 많은 입시 전문가가 참여해 한층 깊이 있는 분석과 해설로 독자 여러분과 학부모, 입시생들에게 전달합니다. ‘edu틱!톡!’ 시즌2도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숙명여대 전경(사진=숙명여대 홈페이지)[한종손 오픈스카이에듀 수석 컨설턴트] 숙명여대는 이화여대를 제외하면 선호도가 가장 높은 여자대학이다. 숙명여대는 약학과가 학부모집을 시작하면서 간판학과가 됐으며 르꼬르동블루외식경영전공, 앙트러프러너십전공, 테슬(TESL)전공 등 다른 대학과는 차별화한 학과도 많다. 사회심리학과와 소비자경제학과는 인기도 많고 경쟁률이 높은 상위권 학과다.▶숙명여대, 전년도 입시결과는숙명여대는 르꼬르동블루외식경영전공, 앙트러프러너십전공, 테슬(TESL)전공 등 이색학과를 운영하고 이화여대 다음으로 상위권 여학생이 선호하는 학교다. 이색학과 이외의 학과도 정시 기준 70%컷 80%를 넘는 학과가 대부분이다. 이전에는 대부분 학과가 비슷한 커트라인을 형성하는 모습이었으나 약대 학부모집을 시작하고 80명가량의 인원을 선발하면서 최고 커트라인을 형성하는 간판학과가 됐다. ①2023 총 80명 선발, 숙명여대 약학부 전년도 입시결과·조언‘어디가’에 공개된 약학부의 정시 백분위 평균(70%컷)은 94.17이며 동국대(70%컷 96.418)보다 낮았다. 수시는 종합전형인 숙명인재Ⅱ(면접형)에서 70%컷 내신 평균등급이 2.15였는데 수능최저기준까지 없어서 학생부관리만 잘 돼 있다면 도전해볼 만하다. 단, 약학계열학과는 최상위권 학생들도 도전하는 만큼 교육과정 운영에서 강점을 보이는 특목고, 자사고 학생과의 경쟁도 염두에 둬야 한다. 교육과정 운영이 평범한 학교에서는 1등급 초중반에 비교과 관리도 어느 정도 돼 있는 학생이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한다. 교과전형인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는 선발인원이 작년 기준 5명으로 매우 적었으며 수능 최저기준 3합5(탐1)를 충족해야 최종적으로 합격할 수 있다.숙명여대 홈페이지에 있는 합격자 평균내신은 1.13으로 매우 높으나 교과전형으로 선발하는 대학과 인원이 적기 때문에 비교과 관리가 부족한 일부 학생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작년 기준으로 본다면 정시와 수시 종합전형 모두에서 비교적 낮은 컷트라인을 형성했기 때문에 올해 경쟁이 치열해질 수도 있으나 작년 결과만 놓고 생각해본다면 도전할만한 메리트가 충분하다. ②‘외식경영계열 여대 톱’…르꼬르동블루외식경영전공전년도 입시결과·조언르꼬르동블루외식경영전공은 외식경영계열 학과로 경희대의 호스피탈리티 경영학과, 세종대의 호텔관광외식경영학과와 비슷한 콘셉트를 가진 학과다. 해외 유명 요리아카데미인 르꼬르동블루에서 실제 교수진을 파견해 요리 등에 대한 기본적인 강의도 진행하며 이론적 내용과 함께 실무에 대한 것도 배울 수 있다. ‘어디가’에 공개된 르꼬르동블루외식경영전공 정시 백분위 평균(70%컷)은 82.17이며 세종대 호텔관광외식경영학과(70%컷 80.50)보다 높았다.수시는 종합전형인 숙명인재I(서류형)전형에서 70%컷 내신 평균등급이 2.62, 숙명인재II(면접형)전형 70%컷 내신 평균등급은 3.22로 면접 준비를 통해 면접전형으로 지원하는 것을 추천한다. 교과전형인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는 수능 최저기준 2합5(탐1)를 충족해야 최종 합격할 수 있다. 70%컷 내신 평균등급이 2.26으로 다소 높지만 숙명인재I(서류형)전형과 큰 차이는 없으므로 수능 최저기준 충족이 가능하다면 교과전형으로 도전하는 것이 메리트가 있다. 세종대 호텔관광외식경영학과는 70%컷이 2.22로 다소 높으나 수능 최저기준이 2합6(탐1)으로 2합5의 기준 충족이 어렵다면 대안이 될 수 있다. ③‘국제계열+경영’, 앙트러프러너십전공 전년도 입시결과·조언앙트러프러너십전공은 글로벌서비스학부의 학과로 추후 전공심화과정에서 기업 취업 트랙과 창업 트랙을 배울 수 있다. 기업 내 국제비스니스 관련된 여러 과목을 배우고 창업과 관련된 여러 과목도 배울 수 있다. 특히 스타트업 창업과 관련한 여러 과목을 배울 수 있으므로 이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교육과정을 잘 살펴보고 지원을 고려해보자. 경영학과 지원은 경영경제와 관련된 폭넓은 배움을 얻을 수 있지만 스타트업 창업만을 고려한다면 경영학과보다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어디가’에 공개한 앙트러프러너십전공의 정시 백분위 평균(70%컷)은 83.67로 숙명여대 대부분 타 학과에 비해 높다. 서울권 비슷한 선호도의 동국대, 홍익대의 경영학과에 비해 70%컷이 낮은 편으로 스타트업 창업 등을 고려하고 있다면 정시 점수 대비 가성비가 좋은 학과라 볼 수 있다.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는 어디가에 모든 자료가 공개되어 있지 않아 숙명여대 홈페이지 결과를 참고하면 숙명인재I(서류형)전형 내신 평균등급이 4.58, 숙명인재II(면접형)전형 70%컷 내신 평균등급이 3.73으로 오히려 면접을 하지 않은 서류형 전형의 내신등급이 더 낮았다.선발인원이 3명으로 적었기 때문에 위 결과를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지만, 3등급 후반에서 4등급 초반의 학생들도 비교과활동이 우수하다면 도전할 수 있으리라 보고 성적은 조금 부족하나 비교과가 우수하다면 지원을 고려해보자. 교과전형인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는 인원을 선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부 전형으로 앙트러프러너십전공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종합전형 준비가 필수다.④국내최초(1997) TESOL 프로그램 개설, 테슬(TESL)전공으로…전년도 입시결과·조언TESL전공은 2011년에 개설된 학과로 역사가 길지는 않다. 영어영문학 전공 중에 TESL전공이 있으며 숙명여대에서는 1997년 국내 최초로 TESOL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꾸준히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TESL학부전공으로 이어졌다. 영어교육과와 비슷하지만 영어교육과가 우리나라 학생에게 영어를 교육하는데 특화돼 있다면 TESL전공은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영어교육관련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준다. 블루리본 장학금 등 장학금 혜택도 많은 편이다. 단, 중등교사2급 자격증 취득을 위해서는 교직 이수가 필요하므로 자격증 취득이 목적이라면 영어교육과가 있는 다른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추천한다. ‘어디가’에 공개된 TESL전공의 정시 백분위 평균(70%컷)은 82.17이다. 백분위 컷만 비교한다면 서울권 비슷한 선호도의 동국대, 홍익대보다 70%컷이 낮은 편이다. 단, 영어영문학과보다 교육과정이 차별화돼 있어 영어에 관심이 있고 영어교육관련 여러 사업이나 교육활동을 구성하고 있다면 정시 점수대비 가성비가 좋은 학과라 볼 수 있다.수시에서는 숙명인재I(서류형)전형 70%컷 내신 평균등급이 2.97, 숙명인재II(면접형)전형 70%컷 내신 평균등급이 3.75로 면접의 영향력이 상당히 컸다. 3등급 중후반의 성적대에서 갈 수있다면 메리트가 크므로 해당 성적 대 학생들은 면접준비를 철저히 한다는 각오를 하고 지원을 고려해보자. 물론, 교과성적뿐만 아니라 생활기록부 관리는 기본이다. 교과전형인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는 수능 최저기준 2합5(탐1)를 충족해야 최종 합격할 수 있으며 숙명여대 홈페이지에 공개한 내신 평균등급이 2.21로 다소 높다. 종합전형보다 내신등급이 높고 수능 최저가 있어 작년결과만 본다면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지원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지원해보는 것이 현명한 지원전략이며 교과전형으로의 지원은 메리트가 그다지 없다.*다음 시간에는 성신여대의 간판학과와 인기학과, 이색학과 및 입시결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시대藝인] 60년을 '밀어냈다'…단색화 거장 하종현의 '마대'
- 서울 종로구 삼청로 국제갤러리 ‘하종현 개인전’ 전경. ‘단색화 거장’으로 불리는 하종현 화백의 작품세계를 집대성한 39점을 건 전시장, 한쪽 벽면의 두 작품 앞에 한 관람객이 오래도록 머물렀다. 왼쪽은 ‘접합 20-90’(2020·162×130㎝), 오른쪽은 ‘접합 21-91’(2021·162×130㎝)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하종현(87) 화백. 평생 그이가 씨름해온 대상이 있다. ‘마대’다. 흔히들 ‘마대자루’라 부르는 그거다. 과거엔 먹거리를 넣었고 지금은 폐기물이나 담아버리는. 삼실을 소재로 독특하게 만든, 표현만 그랬던 그 주머니가 아니다. 진짜 마대였다. “화가가 무슨? 예술가의 치기 아니야?” 그래, 요즘이라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한국전쟁 직후 보릿고개에 목숨을 내놓던 시절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하얗고 빳빳한 캔버스는 그이에겐 감히 넘볼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 우연찮게 발견한, 주둔했던 미군이 버리고 간, 마대는 되돌아보면 다시 없을 횡재였다. 그림이, 아니라면 뭐든 될 것 같았으니까. 시작이 그랬다. 1959년 홍익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전도유망한 예비화가’로 불렸더라도 당장은 밥벌이가 더 급한 ‘신진작가’였을 뿐. 화백은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캔버스 살 돈이 없어 원조식량을 담던 마대에라도 그려보자고 시작했다. 그게 1960년대니 평생을 마대와 싸운 셈이다.” 하종현의 ‘이후-접합 09-02’(2009·120×200㎝). 마대 대신 나무를 들여 변화를 준 ‘이후-접합’ 연작 중 한 점이다. 길게 잘라내 길이를 맞춘 나무틀을 틈새에 물감을 넣고 접합해, 물감이 삐져나오게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렇다면 그이는 마대와 어떻게 싸웠던 건가. 올이 굵고 성긴 삼실로 짠 마대 위에 정상적인 붓질로 그림을 그린다는 건 누가 해도 ‘임파서블한 미션’이 아닌가. 이리 뒤척 저리 뒤척, 마대를 펴보고 까보는 궁리가 이어졌다. 그러다가 흐느적거리는 마대를 좀 빳빳하게라도 만들어보자, 뒷면에 물감을 칠해보는 데까지 이르렀는데. 여지없이 성긴 틈새로 물감이 죄다 삐져 올라올 수밖에. 그런데 ‘이것도 쉽지 않구나’ 했던 그 순간, 뭔가 보였다. 삐져나온 물감이 만든, 아주 특별한 무늬가 보인 거다. “올이 굵고 억세 마대 위에 그리는 건 어려웠다. 결국 물감을 뒤에서 밀어냈고, 그 작업을 일생에 걸쳐 연구하고 실행했던 셈이다.” 천 뒤에서 두껍게 물감을 발라 앞면으로 밀어내는 ‘배압법’이란 그럴듯한 이름이 생긴 건 한참 뒤였다. 오롯이 혼자 만들고 활용하고 응용한, 마대로 쌓고 세운 화백 자신만의 세계를 다져나갔을 뿐. 하지만 끝이 나질 않는다. 여전히 그이는 마대와 씨름을 하는 중이라니까. 화업 60여년을 다 바쳐 밀어냈는데도 말이다. 하종현의 ‘접합 21-51’(2021·117×91㎝). ‘접합’과 ‘이후-접합’에 이어 내놓은 ‘다채색 접합’ 연작 중 한 점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원조식량 담았던 마대와 평생을 싸워 ‘단색화’의 선구자. 세계 미술시장에 내놓는 한국 현대미술의 사조로 거의 유일하다고 할 그 단색화 부문에 화백은 박서보(91)·정상화(90) 등과 함께 거장 반열에 오른 대표작가로 꼽힌다. 덕분에 원조식량을 담던 마대는 더 이상 쓰지 않아도 될 형편인데도, 화백은 아직도 ‘마포’를 주재료로 삼아 작업한다. 서울 종로구 삼청로 국제갤러리에서 연 ‘하종현 전’은 구순을 내다보는 ‘현역’ 작가의 마포작업을 집대성한 자리다. 국제갤러리에서만 세 번째 개인전(2015·2019)으로 꾸린 그곳에 화백은 39점을 내놓았다. 100호(162×130㎝) 규모 이상의 대작이 압도하는 전시에는 1990년대부터 바로 얼마 전까지 작업한 작품들을 걸었는데, 그중 2021년 신작만 16점이다. 하종현 화백이 ‘이후-접합’ 중 한 작품 앞에 섰다. 2015년, 2019년에 이어 2022년, 국제갤러리서 세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는 하종현 화백은 “언젠가 자신의 흔적을 모아두고 보여줄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사진=국제갤러리).화백의 작업은 크게 세 가지 줄기로 가름할 수 있다. 마대 뒤로 물감을 밀어내는 배압법의 오리지널 격인 ‘접합’(Conjunction)이 하나다. 이후 배압법에 진화를 끌어낸 응용버전이 태어났는데 그래서 다른 그 하나를 ‘이후-접합’(Post-Conjunction)이라 불렀다. 또 다른 줄기는 ‘다채색 접합’. 기왓장이나 백자를 떠올리게 하는 무채색 계열의 단색으로 이어가던 기존의 ‘접합’ 연작에 알록달록한 밝은 원색을 입혔다는 게 다른 점이랄까. ‘접합’과 ‘다채색 접합’이 ‘마대와의 씨름’을 이어가며 변화를 추구한 흔적이라면 ‘이후-접합’은 마대 대신 나무를 들인 진화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길게 잘라내 길이를 맞춘 나무틀을 가로 혹은 세로로 접합하는 식인데, 그 틈새에 물감을 넣어 마대 때와는 다른 형태와 힘으로 밀어낸 작업인 거다. 하종현의 ‘이후-접합 10-37’(2010·120×180㎝). 마대 대신 나무를 들여 변화를 준 ‘이후-접합’ 연작 중 한 점이다. 길게 잘라내 길이를 맞춘 나무틀을 틈새에 물감을 넣고 접합해, 물감이 삐져나오게 했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작품의 부분을 확대한 디테일(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국제갤러리 ‘하종현 개인전’ 전경. 최근에 작업한 ‘이후-접합’ 연작이 나란히 걸렸다. 나무틀 사이로 삐져나온 물감에 주걱으로 날카로운 상처를 만들어냈다. 오른쪽부터 ‘이후-접합 21-303’(2021·91×73㎝), ‘이후-접합 21-203’(2021·61×73㎝), ‘이후-접합 21-501’(2021·91×117㎝)(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물감이 마대를 타고 오른 그 지점에 얹어낸 장치는 우직한 ‘덤’이다. 삐져나온 물감을 바탕으로 그 위에 묵직하게 색을 칠하기도 하고 붓이나 주걱으로 날카로운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그 장치가 어떤 것이든 그이의 일생을 관통해온 ‘접합’은 ‘밀어내는 것’, 또 그렇게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것’과 긴밀한 연결이었다. 물질과 물질을 만나게 하고, 재료와 행위를 만나게 하는. ◇단색화 거장에서 ‘변화와 진화’의 아이콘으로 모교인 홍익대에서 미대학장(1990∼1994)을 지냈고 서울시립미술관장(2001∼2006)도 거쳤다. 그런데도 그이를 두곤 천생 ‘작가’라 한다. “한자리에 멈춰 있는 게 싫고 평생 변화한 작업이 자랑스럽다”고 하니.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었던 두 차례의 대규모 전시, ‘한국의 단색화’ 전과 ‘회고전’은 어찌 보면 신호탄 같기도 했다. ‘작가 하종현’을 알아보고 작품을 소장한 기관과 아닌 기관을 구분케 하는. 파리 퐁피두센터, 뉴욕 현대미술관, 구겐하임미술관, 시카고미술관, 홍콩 M+, 도쿄도현대미술관을 돌아 국립현대미술관과 삼성미술관 리움까지, 화백의 작품이 걸쳐 있는 스펙트럼은 그만큼 광범위하다. 하종현의 ‘접합 21-96’(2021·227×182㎝). 기왓장이나 백자를 떠올리게 하는 무채색 계열의 단색으로 이어간 가장 대표적인 ‘접합’ 연작 중 한 점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하종현의 ‘접합 21-75’(2021·162×130cm). ‘접합’과 ‘이후-접합’에 이어 내놓은 ‘다채색 접합’ 연작 중 한 점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예전엔 안 팔린 채 쌓여가는 작품이 걱정이었다면 이젠 “누가 작품을 가져갈까가 걱정”이란다. 언젠가 자신의 흔적을 모아두고 보여줄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면 좋겠다는 바람도 생겼다고 했다. 그런데 어쩌겠나. 그이의 작품은 국내 미술시장에서도 ‘없어 못 사고 못 팔 만큼’ 귀하다. 지난해 가장 뜨겁고 치열했던 경매시장은 그 한 토막이었다. ‘낙찰총액 30순위 작가’ 중 20위에 이름을 올린 화백은 출품작 35점 중 33점이 팔려나가며 낙찰률 94.29%를 써내기도 했다. 낙찰총액은 27억 2672만원. 8월 케이옥션에서 팔린 ‘접합 96-101’(1996·120×280㎝)이 가장 컸다. 4억 1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같은 달 서울옥션에선 ‘접합 99-13’(1999·120×180㎝)이 3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올해 1월 케이옥션에선 ‘접합 97-015’(1997·130×162㎝)가 3억 1000만원을 부른 응찰자와 만나기도 했다. 비록 덥석 손에 쥐진 못한다 해도 마음에 소장하려는 이들도 몰리는가 보다. 지난 15일 전시를 개막한 이후 엿새 동안 1860명이 다녀갔단다. 전시는 내달 13일까지다. 서울 종로구 삼청로 국제갤러리 ‘하종현 개인전’ 중 1990년대와 2000년대 작품을 모아둔 전시장에 걸린 하종현의 ‘접합 06-005’(2006·260×194cm)를 한 관람객이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