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7,878건

철옹성같은 휴미라, 삼성바이오에피스·셀트리온 대응전략은
  • 철옹성같은 휴미라, 삼성바이오에피스·셀트리온 대응전략은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들이 미국에서 힘을 못 쓰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관계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나 셀트리온(068270)의 ‘유플라이마’ 등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쏟아진지도 반년이 훌쩍 지났지만 오리지널이 96%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나 셀트리온 등이 예고한 것처럼 올 하반기부터 ‘인터체인져블 시밀러(교체 처방) 지위’ 등을 더해 철옹성처럼 굳건한 휴미라의 장벽을 허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금은 미국 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처방량을 높일 유통망을 구축하는 시기이며,1~2년 내 그 성장성이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자료=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시장 보고서)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휴미라의 성분인 아달리무맙의 미국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148억~150억 달러(한화 약 20.3조~20.6조원)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휴미라와 그 바이오시밀러 9종이 등장해 아달리무맙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오리지널인 휴미라가 지난해 144억3270만 달러(한화 약 19조47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아달리무맙 시장의 9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1월 암제비타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중 최초로 출시됐다. 하드리마나 유플라이마 등을 포함해 총 9종의 바이오시밀러는 2023년 7월부터 미국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지난해 하반기부터 바이오시밀러가 아달리무맙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음에도 오리지널인 휴미라의 시장성이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아달리무맙 시장 내 휴미라의 점유율은 96%로 집계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의 시장 점유율은 1.4%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중 점유율이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암젠의 암제비타(0.9%) △프랑스 산도스의 ‘하이리모즈’(0.8%)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테조’(0.2%) 등이 추격하고 있다. 유플라이마의 경우 0.2% 내외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휴미라 시밀러 유통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의 점유율이 오리지널 대비 미미한 상황인 것이 사실이다”면서 “지금은 각 시밀러 개발사가 미국 내 처방을 늘리기 위한 PBM(처방약급여관리업체) 확보 등 기반 작업을 닦는 시기다. 이런 것들이 자리를 잡은 이후 1~2년 내 점유율이 비교적 의미있는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현재 휴미라 시밀러 개발사가 제품 차원에서 확보해야할 경쟁력으로 꼽는 것은 고농도 버전 출시와 교체 처방 바이오시밀러 지위 획득 등 크게 두 가지다.미국 내 아달리무맙 시장 점유율의 85% 이상이 고농도(80㎎/1㎖) 제품에서 나온다. 휴미라를 내놓은 애브비 이외에 고농도 아달리무맙 제품을 승인받은 곳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산도스, 아이슬란드 알보텍 등 네 곳 뿐이다. 이중 알보텍은 지난 2월 고농도 제품을 가장 늦게 승인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나머지 3곳은 지난해 7월 이미 해당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일례로 암제비타의 경우 저농도 버전만 시장에 등장해 지난해 8월경 점유율 1.1%로 최고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같은해 12월 기점으로 고농도 및 저농도 제품이 동시에 유통되는 하드리마에게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중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교체 처방 바이오시밀러 지위를 가장 먼저 획득해 오는 7월까지 그 독점권을 부여받은 곳은 베링거인겔하임이다. 아달리무맙 성분은 약국에서 처방되는 약물이다. 이런 약물에서 교체 처방 지위를 획득하면 의사의 개입없이 오리지널 약물을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대체해 제공해도 무방하다. 이달 초 기준 교체 처방 지위를 획득한 바이오시밀러는 실테조를 비롯해 미국 화이자의 ‘아브릴라다’와 알보텍의 ‘심란디’ 등 3종뿐이다. 이 때문에 삼성바이오에피스나 셀트리온 등도 줄곧 7월 이전 자사 제품의 대한 교체 처방 지위 획득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먼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하드리마의 교체 처방 지위 획득을 위한 허가심사를 받는 중이다. 셀트리온도 지난 1월 유플라이마에 대해 해당 지위 획득을 위한 허가 신청서를 FDA에 제출한 바 있다. 이날 회사 관계자는 해당 신청 건이 수락돼 FDA의 심사가 실제로 진행 중인지에 대해 “전략적인 부분과 밀접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양사 모두 아달리무맙 제품에 있어 비교 우위에 설 수 있는 두 가지 경쟁력을 확보한 다음, 본격적인 유통 경쟁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의 미국 내 유통은 머크(MSD)에서 분사한 오가논이 맡고 있다. 셀트리온은 미국 전문 약국체인 케어파트너스 등과 협력해 직접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들은 1% 미만의 미미한 점유율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마저도 언제 어떻게 집계한 자료인지에 따라 다르다”며 “보다 의미있는 점유율 확보를 위한 PBM을 확보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시장 내에서 여러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플라이마의 성장세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05.07 I 김진호 기자
한미약품, ‘안전성+효능’ 잡자 연매출 33조 키트루다가 러브콜
  • 한미약품, ‘안전성+효능’ 잡자 연매출 33조 키트루다가 러브콜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한미약품(128940)의 항암치료제 BH3120이 MSD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북경한미약품이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3)에서 발표한 BH3120의 작용 기전. (제공=한미약품)한미약품은 지난 23일 다국적 제약사 MSD와 이중항체 BH3120의 병용 임상 연구를 위한 ‘임상시험 협력 및 공급 계약(Clinical Trial Collaboration and Supply Agreement?CTCS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BH3120’은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펜탐바디’를 적용한 항암 신약이다. 현재 한미약품과 북경한미약품이 공동 개발 중이다. 펜탐바디는 하나의 항체를 두 개의 서로 다른 표적에 동시에 결합해 면역 항암치료와 표적 항암치료를 모두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 면역력 떨어진 암환자에 항암제 효능↑BH3120은 면역항암제 효능을 극대화한다.한미약품 관계자는 “BH3120은 이중 항체로 PD-L1과 면역세포 표면의 4-1BB를 동시 표적한다”며 “암세포를 억제하면서, T세포 활성도를 높여 면역항암제 효능을 높인다”고 설명했다.PD-L1은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것을 방해하는 물질이다. 암세포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PD-L1을 내놓는다. 이 PD-L1은 T세포 표면의 PD-1과 결합한다. PD-1과 PD-L1이 결합하면 T세포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등의 면역작용이 중단된다. 암세포는 T세포로부터의 공격을 피해 성장·전이한다.4-1BB는 T세포에 표면에 존재하는 면역 조절 수용체다. 이 수용체는 T세포를 활성화하고 성장·생존하는 데 필요한 신호를 전달한다. 4-1BB는 면역 치료 분야에서 중요한 표적으로 부상했다. 4-1BB를 활성화하면 T세포가 활성화돼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면역체계가 무너진 암환자에게 4-1BB 치료제를 병용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BH3120이 등장한 이유는 기존 면역항암제가 일부에선 치료 효과가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바이오벤처의 한 연구원은 “암환자는 면역체계가 이미 무너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상황에선 T세포를 비롯한 면역세포 활성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즉, T세포 공격력이 약화된 상태”라며 “면역항암제를 통해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 길을 터줘도 약발이 안 오르는 이유”라고 덧붙였다.BH3130은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암세포 방어기제를 파괴하면서도 T세포 활성을 높였다. 적군 방패는 파괴하고, 아군 살상무기는 강화시킨다는 얘기다. ◇ 이중 결합에서만 반응...안전성 높여 문제는 4-1BB 안전성이다.한미약품 관계자는 “4-1BB를 표적으로 하는 기존 항암제 대부분은 안전성 측면에서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4-1BB 치료제는 면역을 활성화하지만, 이 면역활성화가 독이 되기도 한다. 4-1BB의 활성화 치료제들은 과도한 면역활성화,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 면역 관련 독성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 대부분 4-1BB를 잘못 건드렸다가 강력한 면역 반응에 의해 정상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경우다. 잘 쓰면 약이지만, 잘못쓰면 독이 되는 것이 바로 4-1BB인 셈이다. 실제 4-1BB 표적 치료제 가운데 임상 시험이 중단되거나 수정된 사례가 여러 건 있다. BMS의 ‘BMS-663513’은 초기 임상 단계에서 심각한 간독성이 나타나 임상 시험이 중단됐다. 화이자의 유토미루맙(Utomilumab) 역시 BMS-663513과 비슷한 이유로 임상디자인이 수정됐다.BH3120은 이 같은 안전성 문제를 극복했다.한미약품 관계자는 “BH3120은 암세포의 PD-L1과 T세포의 4-1BB과 모두 결합해야만 작동한다”며 “정상인에게선 암세포의 PD-L1이 없기때문에 BH3120이 작동하지 않는다. 반대로 암환자에게선 BH3120이 4-1BB와 PD-L1과 모두 결합해 작동한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실제 BH3120이 정상 세포나 조직에선 면역 시스템이 과도화하게 활성화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치료제는 암과 같은 비정상적인 세포를 대상으로 면역 반응을 촉진하면서도, 건강한 세포나 조직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아 부작용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AACR 발표에서 PD-1 항암제와 BH3120 병용요법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했다”면서 “BH3120은 여타 치료제와 달리 뛰어난 안전성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키트루다 무상지원으로 기술수출 가능성↑ 한미약품이 안전성 높은 4-1BB 활성화 치료제를 내놓자, MSD가 러브콜을 보냈다.업계 관계자는 “사실 이전에는 MSD가 키트루다를 병용요법으로 임상하는 제약사나 바이오텍에 공급을 많이했었다”면서 “하지만 MSD의 이 같은 기조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180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유명 제약사 가운데서도 키트루다를 지원받아 병용요법 임상 계획을 세웠지만, MSD가 약품 지원을 거절해 무산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BH3120이 기술수출 가능성을 높였단 의미로 해석된다. MSD는 키트루다가 지난해 글로벌 매출 250억달러(33조 5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의약품 가운데 글로벌 매출 1위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현재 BH3120은 한국과 미국에서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라며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별도 코호트를 신설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키투르다+BH3120 병용요법은 PD-1·PD-L1을 모두 억제하면서 4-1BB 활성하게 돼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4.05.07 I 김지완 기자
의료AI 웨이센, 헬스케어·디지털치료제로 다각화…IPO 도전장
  • 의료AI 웨이센, 헬스케어·디지털치료제로 다각화…IPO 도전장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2세대 기업인 웨이센이 디지털헬스케어, 디지털치료제(DTx)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AI를 기반으로 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 창출 시점을 앞당겨 이른 시일 내 코스닥 상장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예방부터 진단, 치료, 관리를 아우르는 ‘AI 메드테크 기업’을 만들겠다는 김경남 대표이사의 목표와도 가까워지고 있다.강릉아산병원 의료진들이 ‘웨이메드 엔도’를 활용해 환자의 소화기 내시경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웨이센)2일 웨이센에 따르면 웨이센의 매출은 2022년 1억원에서 지난해 12억원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해외 사업의 원년이 될 올해 매출 목표치는 50억원으로 잡았다. 회사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베트남에서 연내 수출 본격화를 알리는 상징적인 매출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지난해까지 매출은 실시간 위·대장 내시경 AI 분석 소프트웨어인 ‘웨이메드 엔도’에서 나왔다. 웨이메드 엔도는 실시간으로 소화기의 이상 병변을 감지해 내시경 검진의의 내시경 검사를 돕는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이 제품은, 현재 강릉아산병원, 일산병원, 중앙보훈병원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연초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소재 중동 최대 의료전문기업인 메가마인드와 제품 공급계약을 맺었다. 회사는 연내 중동 11개 병원에서 웨이메드 엔도가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웨이메드 엔도를 시범설치한 베트남에서도 유의미한 매출이 나오고 있다.글로벌 위암 및 대장암 신규 환자 수는 연간 300만명으로 계속 증가하는데 내시경을 통해 조기발견한다면 90%의 확률로 완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웨이메드 엔도의 성장성이 기대된다. 회사는 내시경 영상 분석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기관지 초음파내시경과 복부 초음파, 관절 내시경 등으로도 의료 AI 제품군을 확장할 계획이다.웨이센의 호흡기 건강 셀프스크리닝 서비스 ‘웨이메드 코프’ (사진=웨이센)지난달부터는 두 번째 제품인 ‘웨이메드 코프’로도 매출을 내고 있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 투숙객 및 웰니스 클럽 ROO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호흡기 건강 셀프스크리닝 서비스 ‘웨이메드 코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웨이메드 코프는 한 달 사이 워커힐 외 일부 정보기술(IT) 회사에서도 매출을 내고 있다. 이것은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으로, QR코드를 통해 5초간 기침음을 녹음하면 현장에서 신호등 형태로 호흡기 건강상태의 위험도를 알린다.회사 관계자는 “웨이메드 코프는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문경민 교수 연구팀 및 전진희 원장(전 연세비앤에이의원)와 공동연구한 결과”라며 “실제 호흡기 질환자들의 기침음 데이터를 호흡기 전문 의료진이 직접 라벨링함으로써 AI 알고리즘을 개발해 자체 엔진성능 테스트 결과 96% 이상의 정확도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이처럼 정확도가 높고, 손쉽게 호흡기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두 차례나 CES 혁신상을 받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기도 했다. 하지만 의료기기나 디지털치료제가 아닌 디지털헬스케어 제품으로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인허가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빠르게 매출을 내고자 이 같은 결정을 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호흡기 건강을 관리하는 모바일 서비스는 웨이메드 코프가 ‘최초’는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자리잡은 현 시대에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분야라는 점은 명확하다. 실제로 웨이메드 코프와 유사한 서비스를 개발한 미국 스타트업이 나스닥 상장 후 글로벌 빅파마에 매각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화이자가 인수한 ResApp 얘기다. ResApp은 ‘ResAppDx’라는 스마트폰 기반 급성 호흡기 질환 진단테스트로 유럽에서 CE인증을 받은 의료기기다. 이 회사는 ResAppDx의 기술을 높게 평가한 화이자에 의해 약 2200억원에 매각됐다.웨이센의 공황장애 디지털치료제 ‘웨이메드 패닉’ 제품개요 (자료=웨이센)내년에 선보일 새 제품도 대기 타석에서 준비 중이다. 공황장애 환자를 돕는 ‘웨이메드 패닉’이다. 현재 확증임상을 진행 중인 웨이메드 패닉은 연내 품목허가를 신청해 국내 제1호 공황장애 디지털치료제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웨이메드 패닉은 스마트폰 센서로 들숨과 날숨을 측정해 공황장애 증상이 나타나면 환자가 심호흡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돕는 ‘바이오피드백’ 서비스와 챗봇으로 심리적 안정을 주는 ‘동행서비스’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 분당차병원, 단국대학교병원, 한양대학교병원 등에서 다기관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삼성종합기술원 출신의 김경남 대표는 웨이센 이전에는 셀바스AI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로, AI 기술에 해박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은 웨이센 경영과 더불어 대한디지털치료학회 산학협력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AI와 관련된 그의 다양한 이력이 AI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 모델 구상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회사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매출이 본궤도에 오르는 내년께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웨이메드 엔도의 경우 구독형 서비스이므로 올해를 거치며 매출이 누적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지난해 말 기준 최대 주주는 김경남 대표로 17.59%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난 2019년 설립, 이듬해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기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최종 선정돼 인포뱅크의 투자를 받은 웨이센은 이후 시리즈A, 시리즈A 브릿지를 거치면서 총 75억원의 투자금을 수혈받았다. 최근에 마무리된 시리즈B에서는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CJ인베스트먼트, KB증권 등으로부터 90억원을 추가로 투자받았다.
2024.05.07 I 나은경 기자
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 "mRNA 항암 치료백신 승부수"
  • 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 "mRNA 항암 치료백신 승부수"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차백신연구소(261780)가 제약·바이오산업의 미답지(未踏地)인 항암 치료백신 개척에 본격 나선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시장의 주목을 받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플랫폼을 항암백신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어서 향후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아울러 올 하반기 회사의 첫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에 대한 1상 임상시험계획(IND)도 신청해 암 치료와 관련된 영역에 도전할 방침이다. ◇“하반기 ‘엘-팜포’ 활용 면역항암제 IND 신청”25일 차바이오그룹의 백신개발 계열사인 차백신연구소에 따르면 회사는 올 하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고형암 대상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CVI-CT-001’의 1상 IND를 신청할 계획이다.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이사는 이데일리에 “올해 가장 집중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면역항암치료제 CVI-CT-001”이라며 “국내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기 위해 올 하반기 IND를 신청할 예정이며, 분당 차병원 암센터에 종양 내 직접 투여(intratumoral injection)를 잘하는 교수님들이 있어 임상 진행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자료=차백신연구소)면역항암제의 기반은 차백신연구소의 면역증강제 ‘엘-팜포’(L-pampo)다. 차백신연구소는 지난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의 바이오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과제를 수주해 차세대 항암치료제 CVI-CV-001을 개발 중이다. 동물실험에서 효능을 입증한 회사는 연내 GMP 생산을 시작해 IND 자료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CVI-CV-001은 엘-팜포가 암 세포를 사멸하는 과정에서 암 항원이 노출되고, 엘-팜포의 면역증강 효과에 의해 암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이 유도됨으로써 이것이 전신면역으로 확장되는 개념의 치료제다. 염 대표는 “최근 진행한 동물실험에서 엘-팜포와 면역관문억제제를 병용투여했을 때 면역 세포가 결핍돼 치료가 어려운 콜드 튜머(cold tumor)에서 치료가 용이한 핫 튜머(hot tumor)로 종양미세환경을 바꿔 면역관문억제제 활성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동물실험에서 면역효과로 인해 항암제를 직접 투여한 부위 외 몸의 다른 부분에서도 종양이 줄어드는 효과도 나타났다고 했다. 염 대표는 “동물의 양쪽 다리에 암을 만들고, 왼쪽에 투약하면 오른쪽도 함께 종양이 줄어들더라”라며 “왼쪽에 투여했지만 거기서 생긴 면역이 혈류를 통해 체내 다른 곳으로도 이동하므로 재발 위험이 낮아진다. 조그만 전이암에 대해서도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그는 “산업부 지원 목적이 면역관문억제제를 더 잘 쓸 수 있게 만들 병용약물을 만들자는 것인데, 엘-팜포가 면역을 증강시키며 암 세포를 죽이기 때문에 장점이 있다”며 “병용투여 실험도 하고 있지만 엘-팜포 단독으로도, 병용으로도 효과가 있어 두 가지 방법 모두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차백신도 mRNA 출사표…첫 타자는 ‘항암치료백신’항암제가 암세포에 직접 작용한다면, 치료백신은 환자의 면역반응을 활성화해 T세포나 항체와 같은 체내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죽인다. 항암제보다 간접적인 방식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성공적으로 작용하면 면역반응에 의한 치료이므로 효과가 유지돼 암의 재발이나 내성, 부작용과 같은 문제에서 기존 항암제 대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항암치료백신은 2010년 미국에서 승인된 최초의 암치료백신인 전립선암 치료백신 ‘프로벤지’가 있지만, 흥행에 실패해 사실상 미답지로 분류된다.차백신연구소는 기술이전 및 자체개발 투 트랙으로 항암치료백신을 개발 중이다. 먼저 앞서 지난 2021년 항원 개발에 강점을 가진 애스톤사이언스에 엘-팜포를 기술이전했다. 애스톤사이언스는 Erbb2/neu 발현 유방암 마우스 모델에 애스톤사이언스가 기존에 보유한 AST-021p 단독 투여와 차백신연구소로부터 기술이전받은 엘-팜포(AST-065)와의 병용 투여를 비교 실험했다. 애스톤사이언스는 이 실험에서 병용 투여시 항암 면역원성 증강의 시너지가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이밖에 자체적으로도 항암백신 개발을 준비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백신 기술의 대세로 자리잡은 mRNA 기술을 차백신연구소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염 대표는 “mRNA가 대세로 자리잡았는데 백신회사가 mRNA 플랫폼 기술을 활용하지 않을 수가 있겠나”라고 반문한 뒤 “기존에 항암치료백신으로 생각했던 펩타이드 기반의 항원들을 mRNA로 전환하려 한다. 어차피 항암치료백신이 없다면 mRNA 플랫폼을 항암백신에 도입해보자고 생각했다”고 했다.mRNA는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유전정보(DNA)를 담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1960년대 처음 발견돼 꾸준히 연구가 진행됐지만, 인간에게 사용하도록 승인된 최초의 mRNA 약물은 화이자가 2020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승인을 받은 코로나19 백신이 처음이다. mRNA는 특정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 역할을 하므로, 어떤 바이러스든 유전정보만 알면 이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 단백질을 체내에서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백신을 가장 먼저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이다.염 대표는 “mRNA 플랫폼은 아직 안전성이 확실하게 입증되지 않았고 미처 모르는 부분들이 있어 ‘코로나19처럼 새로운 감염병이 아니라면 기존 백신을 굳이 mRNA 플랫폼이 대체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있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mRNA 기술은 미충족 의료수요가 큰 중증질환 치료제로 개발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봤다. 이것이 항암치료백신에 mRNA 플랫폼을 우선 적용하기로 결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차백신연구소는 기존에 mRNA 백신 전달체로 사용 중인 지질나노입자(LNP) 대신 자체 개발한 ‘리포플렉스’를 개발해 활용할 방침이다. 리포플렉스는 리포좀 기반의 mRNA 전달체에 회사가 독자 개발한 TLR2 기반 면역증강제를 첨가한 mRNA 전달체다.(자료=차백신연구소)염 대표는 “기존 감염질환 백신이나 대량공급을 전제로 하는 필수접종 분야에서는 바이오텍이 글로벌 빅파마와의 경쟁에서 이겨 백신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것은 어렵다”며 “다만 백신의 타깃을 암, 치매 등으로 확장하거나 모더나처럼 mRNA 같은 새로운 기술을 보유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차백신연구소도 타깃 확장이나 신기술 도입의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2024.05.03 I 나은경 기자
PARP저해약 ‘린파자’ 2027년 매출 최고조 전망...제일·일동 후발약 승부수는?
  • PARP저해약 ‘린파자’ 2027년 매출 최고조 전망...제일·일동 후발약 승부수는?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의 항암제 ‘린파자’의 매출이 2027년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최초의 PARP 저해 신약인 린파자는 4종의 난치암 치료 옵션으로써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후발물질 개발의 성공한 미국 화이자나 일본 다케다 등도 AZ와 주도권 경쟁을 펼치기 위한 추가 적응증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제일약품(271980)과 일동제약(249420) 등이 연구 전문 자회사를 통해 보다 성능 좋은 PARP 억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제일약품은 PARP 관련 이중 억제 기전을, 일동제약은 린파자와 다른 신규 적응증 개발로 승부를 걸고 있다.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은 DNA 손상을 복구하는 PARP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졌다. 제일약품과 일동제약도 PARP 억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제공=AZ, 각 사)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암세포의 손상된 DNA 복구에 관여하는 PARP(폴리 ADP 리보오스 폴리머레이즈) 저해 기전의 신약은 총 4종이다. 앞서 언급한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를 비롯해 △다케다와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제줄라’(성분명 니라파립), 화이자의 ‘탈제나’(성분명 탈라조파립) 등 3종은 미국과 유럽연합(EU), 한국 등 세계 각국에 진출해 있다. 이외에 스위스 파마앤슈바이츠가 보유한 ‘루브라카’(2016년 미국 승인)의 경우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승인됐으며, 기존 난소암 적응증이 여러 번 축소되는 등 제동이 걸린 상태다. 실제로 린파자나 제줄라, 루브라카 등은 모두 난소암 분야에서 치료 단계에 관계없이 사용하도록 승인됐었다. 하지만 이들을 4차 이상 난소암 환자의 치료단계에 적용했을 때 환자의 생존율이 기존 요법 대비 떨어지는 것이 확인돼 3차 이하 단계에서 쓰도록 제동이 걸린 바 있다. 루브라카의 경우 한번 더 제동이 걸려 2차 이하 치료 단계에서 사용가능한 상황이다. 이것이 루브라카가 주요 PARP 치료제에서 제외된 이유기도 하다.전립선암 치료제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제줄라가 포함된 복합성분 약물인 ‘아키가’(얀센)나 탈제나 병용요법이 전립선암 분야에서 신규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PARP 신약 후보가 전립선암 분야에서 확장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PARP 신약들이 난소암과 전립선암, 유방암 등 3종의 난치성 고형암을 중심으로 시장성을 넓혀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국내에선 제일약품과 일동제약 등이 PARP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먼저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테라퓨틱스는 PARP와 탄키라제를 동시에 억제하는 ‘네수파립’(프로젝트 명 OCN-201)의 난소암 대상 임상 2상과 췌장암 대상 임상 1b상 등을 국내에서 병행하고 있다. 탄키라제 역시 PARP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효소로 알려졌다. 네수파립은 지난 2021년 미국과 한국에서 췌장암 대상 희귀 지정을 받기도 했다. 온코테라류틱스 측은 “린파자 같은 1세대 PARP 억제제에 대한 내성을 극복할 약물로 네수파립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 치료제와 겹치는 적응증에서 네수파립이 보다 폭넓은 사용범위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셈이다.일동제약은 자회사 아이디언스를 통해 PARP 억제 신약 후보 ‘베나다파립’(프로젝트명 IDX-1197)과 화학항암제 병용요법에 대해 위암과 유방암, 난소암 등을 목표로 내년 임상 2/3상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월 위암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3~4차 치료 시점에서 해당 병용요법을 적용한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중간 결과에 따르면 베나다파립 병용요법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약 36%였으며, 상동재조합결핍(HRD) 유전자 이상을 가진 위암 환자군에서 ORR은 60%로 높아지는 것이 확인됐다.하지만 이들의 시장 진입은 비교적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네수파립이 희귀 지정을 받은 췌장암이 아닌 가장 단계가 빠른 난소암 적응증은 3상까지 모두 거쳐야 한다”며 “베나다파립이 주력하는 위암 적응증 임상 2/3상도 승인시점부터 계산해도 2~3년은 걸릴 것”이라고 운을 뗐다.그는 이어 “사실상 허가 심사기간을 고려해 국산 신약이 등장하려면 최소 4~5년은 소요될 것이다”라며 “이런 약물이 국내 임상만 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무슨 적응증이든 2상 단계에서 효능을 입증하면 글로벌 개발 권리에 대한 기술수출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05.02 I 김진호 기자
  • 화이자, 1Q 호실적·가이던스 상향…개장전 1.8%↑
  • [이데일리 정지나 기자] 제약회사 화이자(PFE)가 1분기 월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한 후 1일(현지시간) 주가가 상승했다. 이날 개장전 거래엣어 화이자의 주가는 1.83% 상승한 26.09달러를 기록했다. 마켓워치 보도에 따르면 화이자의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82센트로 예상치 51센트를 넘어섰다. 1분기 매출은 총 148억7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지만 예상치 138억7400만달러를 웃돌았다. 항바이러스제 팍슬로비드(Paxlovid)와 백신 코미르나티(Comirnaty)를 포함한 코로나19 관련 제품 판매 감소가 전년 대비 매출 감소를 주도했다. 팍슬로비드 매출은 50% 감소한 20억35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코미르나티 매출은 88% 감소한 3억5400만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화이자는 암 치료제의 새로운 성장을 모색하고 파이프라인을 발전시키고 있다. 화이자의 1분기 총 종양학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35억4900만달러를 기록했다.화이자는 심장병 치료제 빈다켈(Vyndaqel) 그룹의 매출이 미국과 유럽의 강한 수요 속에 66% 증가한 11억3천7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지난해 FDA 승인을 받은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백신인 아브리스보(Abrysvo)는 1분기 1억4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화이자의 프레브나(Prevnar) 폐렴구균 백신 제품군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16억91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화이자는 광범위한 비용 절감 프로그램에 따라 예상했던 대로 올해 말까지 최소 40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조정 EPS 가이던스는 기존 2.05~2.25달러에서 2.15~2.35달러로 상향 조정했으며 연간 매출 가이던스는 585억~615억달러 범위로 유지했다.
2024.05.01 I 정지나 기자
  • ‘초고령 사회’ 초읽기... 꼭 필요한 예방접종은?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지하철의 일반석과 노약자석의 위치가 바뀌겠다”는 웃지 못할 얘기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인구(고령인구)는 2020년 815만 명에서 2025년 1000만 명, 2035년 1500만 명을 각각 넘어설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16.1%에서 2025년 초고령 사회 기준인 20%를 넘어선 뒤 다시 약 10년 후 30%를 훌쩍 뛰어넘게 된다. 전 국민 10명 중 3명을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셈이다. 유엔(UN)은 고령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은 고령 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한다. 노인은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면역력이 취약한 계층으로 꼽힌다. 김윤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건강관리에 있어 예방접종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적절한 예방접종만으로도 코로나19, 폐렴, 대상포진, 인플루엔자, 파상풍 등 감염병으로 인한 노인 사망률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은 크게 떨어졌지만, 코로나19의 위협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실제 올해 발생한 바이러스성 입원환자 중 코로나19 환자 비율은 34.7%로 가장 많았다. 독감(15.8%)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코로나19 치명률은 0.15%로 65세 미만의 약 40배의 달한다. 올해 1월 첫째 주부터 8주간 수집된 급성호흡기감염증 감시 결과에서도 코로나19 입원환자 중 65세 이상이 약 67%로 나타났고, 낮은 중증화율과 치명률을 보인 오미크론 유행 당시에도 사망자의 90% 이상을 60세 이상이 차지했다. 최근 질병관리청은 현재 유행하는 변이(JN.1)에 대한 백신의 효과성,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의 짧은 면역 지속 기간 등을 고려해 2024년 상반기 코로나19 접종계획을 수립 발표했다. 이에 따라 4월 15일부터 마지막 코로나19 백신 접종일로부터 3개월이 지난 65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중 5세 이상이면서 23-24절기 업데이트된 백신 접종자, 지난 동절기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추가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접종 백신은 현재 국내와 전 세계에서 유행 중인 변이에 맞춘 XBB.1.5 화이자·모더나 백신이다. XBB.1.5 백신을 접종한 65세 이상 고령층은 미접종자 대비 감염·입원·중증 예방 효과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 접종자의 감염 위험은 미접종자의 3분의 1 수준인 32.5%였고, 입원 예방 효과 73.5%, 중증 예방 효과 78.1%로 높게 나타났다. 김윤정 교수는 “다만 백신 접종 후 수개월이 지나면 항체면역이 감소할 수 있고,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해서 등장하고 있는 만큼 고위험군에서 연간 충분한 면역수준을 유지하는 데 추가접종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폐렴구균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은 폐렴을 비롯해 정맥동염, 중이염, 수막염 등 침습적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이다. 건강한 성인에서는 대부분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이나 영유아에서 침습적 감염을 일으키며 치명적일 수 있다. 폐렴구균은 대개 무증상 보균자의 비인두에 집락화돼 있다가 호흡기 비말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접종하는 23가 다당질 백신과 일반병원에서 접종하는 13가 단백접합 백신으로 나뉜다. 23가 다당질 백신은 다양한 혈청형의 감염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접종 후 1년이 지나면 항체 역가가 감소하기 시작해 5년 후에는 재접종이 필요하다는 게 단점이다. 13가 단백접합 백신은 23가 다당질 백신의 한계를 보완한 백신으로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적인 폐렴구균 감염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 김 교수는 “현재 기존 13가 단백접합 백신에 혈청형이 추가된 15가 단백접합 백신이 국내에 도입됐고, 미국에서 허가된 20가 단백접합 백신이 국내 도입될 예정으로, 앞으로 보다 넓은 혈청형의 폐렴구균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상포진대상포진은 ‘띠 모양의 발진’이라는 뜻이다. 과거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예방접종 한 사람에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ZV, Varicella Zoster Virus)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감각 신경절로 이동해 잠복 상태로 존재하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다시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붉은 반점, 수포, 농포 등 다양한 피부병변과 신경통을 일으킨다. 성인의 90% 이상이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 대개 나이가 들거나 몸이 지치고 피로한 경우,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 재활성화된다. 보통 45세 이후 급격히 증가해 7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만 50세 이상에서 접종이 권장된다. 대상포진을 앓은 적 없는 65세 이상 노인 3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 후 3.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대상포진 발생률이 51% 감소했다. 50~59세 70%, 60~69세 64%, 70~79세는 42%, 80세 이상 18% 감소 효과를 보였다. 또 백신 접종 시 대상포진을 앓아도 증상이 약했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 같은 후유증 발생도 최대 74% 줄었다. ◇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Influenza)는 급성 인플루엔자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분비되는 호흡기 비말(droplet)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따라서 인플루엔자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할 때 감염 가능성이 높다. 흔한 증상은 갑작스러운 발열(38℃ 이상), 두통, 전신쇠약감, 마른기침, 인후통, 코막힘, 근육통 등이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지정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쉽게 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예방백신 무료접종 대상은 만 65세 이상 노인, 생후 6개월~12세 어린이, 임신부 등이다. 인플루엔자 유행이 주로 12월에 시작되고, 접종 2주 후부터 예방 효과가 나타나 약 3~12개월(평균 6개월) 유지되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11월까지 가까운 동네 의료기관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겨울철 주로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며 “65세 이상 고령자에서는 낮은 백신 효능을 극복하기 위해 2023년 개정된 대한감염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파상풍파상풍은 상처에 침입한 균이 생성하는 독소가 사람의 신경에 이상을 유발해 근육 경련, 호흡 마비 등을 일으키는 감염성 질환이다. 토양이나 분변에 있는 파상풍균이 피부나 점막의 상처로 들어가 발생한다. 넘어져 상처가 났을 때, 피어싱이나 타투를 했을 때, 곤충에 쏘였을 때도 감염된다. 최근 생활환경 개선으로 발생률은 크게 낮아졌지만, 아직도 연간 10~20건 정도가 보고된다. 고령자나 영유아의 경우 일단 감염되면 예후가 좋지 않은 만큼 예방이 중요하다. 김윤정 교수는 “과거 파상풍 예방접종 기록을 확인해 파상풍균 독소에 대한 면역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예방백신인 파상풍 톡소이드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며 “다만 면역 유지를 위해서는 10년마다 재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4.04.27 I 이순용 기자
‘알테오젠·리가켐·에이비엘바이오’ 플랫폼 3총사...에이비엘이 탈락한 까닭
  • ‘알테오젠·리가켐·에이비엘바이오’ 플랫폼 3총사...에이비엘이 탈락한 까닭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글로벌 제약사에 1조원 이상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한 알테오젠(196170)과 리가켐바이오(141080), 에이비엘바이오(298380) 등은 얼마전까지 플랫폼 3총사 기업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승승장구하는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와는 대조적으로, 에이비엘바이오는 맥을 못추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알테오젠의 플랫폼은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약물에 적용돼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리카켐바이오가 뛰어든 항체약물접합체(ADC) 업계는 고형암에서 가능성을 입증하며 급부상했다. 이에 비해 에이비엘바이오가 보유한 이중항체 플랫폼 분야 역시 신약이 다수 나왔지만, 혈액암 적응증에 국한돼 비교적 주목도가 낮다는 분석이다.2022년 당시 1조원 이상의 기술수출에 성공한 국내 바이오텍 알테오젠과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등이 보유한 플랫폼 기술력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했다.(제공=게티이미지, 각사)2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의 인간히알루로니다제 기반 제형변경 플랫폼 ‘ALT-B4’의 누적 기술 수출 규모는 7조원, 리가켐바이오의 ADC 플랫폼의 공개된 누적 계약 규모는 약 3조원이다. 양사는 2010년대 중후반부터 꾸준히 조 단위의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주목받은 바 있다,여기에 에이비엘바이오가 추가된 건 지난 2022년 1월이다. 당시 회사는 자체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B’를 활용한 신약 후보 ‘ABL301’에 대해 프랑스 사노피와 1조3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알테오젠과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등은 조 단위 기술수출 플랫폼을 보유한 대표적인 K바이오텍으로 평가됐다.◇알테오젠·리가켐 승승장구...“글로벌 훈풍이 불어와”이로부터 2년이 지난 현재 알테오젠과 리가켐바이오 등은 여전히 주목받는 플랫폼 기업으로 통한다. 이들의 선전은 글로벌 업계에서 불어온 훈풍의 영향이란 평가가 나온다.지난해 의약품 중 매출 1위를 달성한 미국 머크(MSD)의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의 피하주사(SC) 제형 관련 임상 3상이 올해 완료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현재는 키트루다SC 개발에 쓰인 기술이 ALT-B4다. 지난 2월 알테오젠은 MSD와 ALT-B4 활용해 키트루다SC를 설계하는 글로벌 독점 개발 권리를 부여하도록 과거 계약을 변경했다. 키트루다SC 성공이 가시권에 접어든 시점에 양사가 글로벌 개발을 위한 추가 계약에 합의한 것이다. 결국 해당 제품의 판매 로열티 등이 알테오젠으로 꾸준하게 유입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는 분석이다.글로벌 기업이 개발한 ADC 신약의 고형암 치료 효과가 거듭 인정받으면서, 관련 기업인 리가켐바이오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미국 기준 현재까지 승인된 ADC는 13종 뿐이다. 특히 지난 2022년~2023년 사이 미국에서 승인된 ADC 신약은 1종 뿐이었다. 그 주인공은 미국 애브비의 난소암 치료제 ‘엘라히어’이어다. 사실상 최근 개발 성공 사례는 매우 적은 셈이었다.하지만 2019년 미국에서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 승인됐던 ADC ‘엔허투’(다이이찌산쿄)가 종횡무진하고 있다. 2021년~2022년 사이 엔허투는 HER2 저발현 유방암부터 위암, 폐암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했다. 그러더니 지난 14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HER2 양성 모든 고형암에 엔허투를 쓸 수 있도록 사용승인했다.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엘라히어는 2022년 미국에서 가속승인됐지만, 확증 임상을 통해 효능을 입증하면서 지난 3월 완전승인을 획득했다. 또 2020년 대장암 적응증을 획득했던 ADC 신약 ‘투키사’(화이자)의 경우 지난해 12월 동종계열의 ‘캐싸일라’(로슈)와 병용하는 요법으로 유방암 적응증을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ADC 개발 업계 관계자는 “리가켐의 물질이 1상에서 일부 효능이 나오긴 했지만, 환자 수를 늘려 실제 효능 지표를 평가하는 2상 이상 단계에서 효과를 보였다는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그는 이어 “그럼에도 엔허투를 비롯해 ADC 약물이 난치성 고형암에서 적응증을 확장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해당 분야에 대한 주목도가 커진 상황에서 가장 돋보이는 회사로 리가켐바이오이 꼽히면서 꾸준한 관심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한 기자)◇ADC보다 이중항체 신약이 더 등장...주목도 낮은 ‘에이비엘’ 왜?알테오젠이나 리가켐바이오와 함께 삼각편대를 이뤘던 에이비엘바이오에 대한 주목도는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후 추가 기술수출이나 임상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서다. 미국 기준 이중항체 신약은 총 9종이 승인됐다. 이중 7종이 2022년 이후 승인된 약물로, ADC 보다 많은 신약이 배출됐다. 하지만 이 기간 나온 ‘룬수미오’와 ‘테크베일리’, ‘탈베이’, ‘엘렉스피오’, ‘엡킨리’ 등 6종의 이중항체 신약은 모두 혈액암 적응증을 얻었으며, 로슈의 ‘바비스모’ 만이 안과 질환 치료제로 이름을 올렸다. 상업화 한계가 크다는 얘기다.이중항체 신약 개발 업계 한 임원은 “테크베일리나 탈베이 등 이런 약물이 다발성 골수종 환자 4~5차 치료제로 쓰인다. 해당 단계에서 CAR-T 신약인 ‘카빅티’ 등이 있고 이런 경쟁 약물이 이미 초기 치료제로 적응증까지 확장하면서 더 이목을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중항체 신약의 비교적 제한된 적응증과 경쟁약물로 인해 덜 주목 받았다는 설명이다.에이비엘바이오가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ABL301에 대한 임상개발도 2년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2022년 10월경 회사가 해당 물질의 1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FDA에 제출했지만, 고용량 설정 문제로 추가 실험 계획 등을 요청하는 등 부분 보류 통보가 돌아왔다. 지난 1월에서야 FDA가 ABL301의 변경 1상 계획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ABL301은 뇌질환분야에서 효능이 크게 주목받았다. 전임상 단계에서 크게 기술수출이 가능했던 이유다”며 “사노피의 요청으로 정확하게 일정을 말할 순 없다. 변경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저용량군은 투약하고 있었다. 올해 말에는 1상의 예비 결과가 나올것으로 예상하는 정도다”고 말했다.이에 더해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고형암을 노릴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의 비임상에 집중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4월 초 ‘미국암학회(AACR) 2024’에서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112’와 PD-1 타깃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비임상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ABL112는 면역관문 수용체인 TIGIT와 T세포 조절에 관여하는 4-1BB를 동시에 타깃하는 이중항체로 알려졌다.회사 관계자는 “이중항체 연구는 약 10년으로 ADC보다 짧다. 초창기 혈액암 분야 연구에서 최근 임상에 진입한 물질들은 고형암을 노리는 편이다”며 “우리도 관련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있으며, ABL 301과 달리 고형암 대상 물질은 1상까지 완료한 데이터가 있어야, 기술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04.26 I 김진호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수출이 끌고 내수가 밀었다…1분기 1.3% 깜짝 성장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다음은 26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수출이 끌고 내수가 밀었다…1분기 1.3% 깜짝 성장-고인의 뜻 무시한 형제 상속 위헌-삼성 이어 SK하이닉스…AI 훈풍 올라탄 반도체-손실은 회사가, 이익은 고객에게…한국투자증권 ‘대상’△반도체 기술경쟁 격화-셀 묶음 두개냐, 세개냐…낸드, 높게쌓기 넘어 ‘스택 최소화’ 전쟁-TSMC “2026년 1.6나노 생산” 깜짝 발표…초미세공정 경쟁 활활△1분기 기업 실적 발표-깜짝 실적 K반도체, 첨단제품 투자 확 늘려 선두 지킨다-B2B·구독 체질개선 성과…LG전자 1분기 실적 선방-인도 간 정의선 회장 “지원 아끼지 않을 것”-고수익 차종 선전에…현대차 매출 40.6조 ‘역대 최대’△종합-고인 뜻 무관한 ‘패균가족 상속 보장’ 안된다…볕 드는 ‘구하라법’-의대 교수들 사직 첫날…의사 없는 의료개혁 특위-1년째 국회 계류 중인 ‘AI기본법’…멀어지는 ‘3대 강국’ 꿈-연태고량주도 가격 오른다△1분기 성장 ‘서프라이즈’-IT제품 수출 호조…늘어난 민간소비, 껑충 뛴 건설투자가 힘 보태-“올해 잘하면 3% 간다”…성장률 전망치 점프-‘슈퍼 엔저’에 막혀…성장률 호조에도 힘 못쓰는 ‘원화’△정치-“의제 제한 두지 말자” vs “사전 조율해야”…영수회담 난항-박주민까지 불출마…민주 원내대표 사실상 ‘찐명’ 박찬대-“국민의힘 경쟁 상대는 野 아닌 2년 전 尹정부”-범야 위성정당 역사 속으로…시민단체 추천 서미화·김융 당선인, 민주당 합류△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올드 보수로 되돌아간 與 참패…尹, 대연정 카드 주저말고 던져야”-“지방선거 1년 전 조기공천…2030세대 정치 통로 역할”△경제-안전관리 1등급 4년 연속 ‘제로’…새만금개발공사 ‘미흡’-축구장 3800개 넓이…김 양식장 신규 개발-“업종 다르다고 최저임금 적게 주는 국가 없다”-“특정품목 가격보장 시 쏠림 심화…양곡법·농안법 개정 우려”△금융-금융권은 왜 PF정상화 방안에 시큰둥할까-우리금융 참여에…롯데손보 인수전 가열-부자 10명 중 7명 “올해 시장 지켜볼 것”-‘홍콩ELS 배상 악재’ KB금융 1분기 순이익 30% 감소△글로벌-샤오미 전시관 구름 인파…레이 회장 “애플 고객도 품을 것” 자신감-바이든 “우크라로 무기 보냈다”-‘160년 전 낙태금지법 부활 안돼’…美애리조나주 폐지 추진-美태양광업계 “중국산에 270% 관세 부과해야”△산업-장인화의 자신감…불황에도 10.8조 뚝심 투자-“전기차 캐즘은 SK온에 위기이자 기회…수요 회복시 선도할 준비 철저히 해야”-AI시대 대비하자…구자은 LS회장, 獨박람회 참관-“당분간 전방 수요 개선 어렵다”…LG엔솔, 출범 후 첫 투자 축소-신재생에너지 부진에…한화솔루션 1분기 어닝쇼크-픽업트럭 종결자 ‘GMC 시에라’ 2024년형 출시△산업-韓진출 앞두고 급제동…크립토닷컴, 바이낸스 전철 밟나-삼성SDS 영업익 ‘껑충’ 1분기 2259억…16.2%↑-화이자 낄 틈 없다…K성장주사제 승승장구-현대바이오, 세계 첫 ‘p53 유전자 변이’ 타깃 항암제 순항△2024 이데일리 금융투자대상-리스크 관리 강화·혁신 지속…위기서 더 빛난 금융투자사들-“글로벌화·디지털화·소비자 보호에 최선…신시장 개척 집중”-리서치 ‘하나증권’, 리테일혁신 ‘메리츠證’-“금투업 활성화에 아낌없이 정책지원”-“금투업, 쇄신 통해 위기 돌파구 차아”△소비자생활-“가격인상 자제해라” vs “대규모유통업 풀어달라”-롯데·코카콜라 ‘민희진의 난’에 촉각-중고TV 중개상이 만든 ‘B급 식품 전성시대’-화장품 살아난 LG생건, 10분기 만에 반등△이우석의 食史-삼국지의 고장 中 쓰촨성에서 내려온 대륙의 맛 ‘마라’△증권-반도체→배터리→금융주…순환매 장세 다음 주자는?-미국채 3배 추종 ETN…메리츠증권 국내 첫선-투심 살아나나 했더니…엔터주 ‘민희진의 난’에 제동-불법공매도 방지 시스템 공개한 금감원…기대반, 우려반△부동산-옅어진 금리 인하 기대…서울 아파트 매울 8.4만건 쌓였다-터널 맞춤 스마트 안전…현대건설 ‘HITTS’ 적용-‘1기 신도시 선도지구’ 분당서 4개 단지 나온다-귀한 몸 서울 신규단지 ‘신길 AK 푸르지오’ 분양△여행-통영에 밤이 내려앉으면…무지갯빛 조명이 물든다-“여행 경험 공유하면 누구나 돈 벌 수 있어요”-관광공사, 글로벌 OTA와 K관광 콘텐츠 발굴△오피니언-‘정답’의 장벽에 갇힌 그대들에게-중기 R&D 발목잡은 최저임금-친윤·찐명 활개에 질식하는 협치△피플-“전기설비에 국제기준 도입…시행착고 겪어도 더 안전해졌죠”-“벤츠, 프리미엄 경쟁 집중…전기차 할인경쟁 안 할 것”-박지연 큰희망 팀장 국무총리 표창 영예-이수형·김종화 신임 금통위원…“물가·금융안정 목표”-산은 실리콘밸리서 K스타트업 투자유치△사회-의대정원, 국립대 ‘50% 감축’·사립대 ‘원안 유지’-4대 OTT가 공짜라고?…‘제2 누누티비’ 판친다-‘저출생 타개’ 온국민 함께 고민해요-서울 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 개관…‘바이오 유니콘’ 키운다-‘고양국제꽃박람회’ 역대 최대 규모 개막
2024.04.25 I 한광범 기자
장기지속·경구약 플랫폼 각광...‘인벤티지랩·디앤디파마텍’ 관심 집중
  • 장기지속·경구약 플랫폼 각광...‘인벤티지랩·디앤디파마텍’ 관심 집중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약물의 투약 편의성을 확보하는 핵심 기술로 장기지속형 약물전달시스템(DDS)과 경구제 전환 플랫폼 등이 각광받고 있다.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는 일찍이 이 두 가지 기술을 바이오텍으로부터 수혈받아, 당뇨 및 비만 시장을 이끄는 기업으로 우뚝서는 데 성공했다.최근 미국 애브비도 에스테틱 분야를 주름잡는 ‘보톡스’의 투약 주기를 늘리기 위해 한 바이오텍으로부터 DDS 플랫폼을 기술이전받았다. 국내에서 관련 기술을 보유한 인벤티지랩(389470)과 디앤디파마텍 등을 재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덴마크 노보노디스크가 장기주사제 및 경구제 변경 기술을 확보하며 당뇨 비만 시장을 선점했다. 국내 인벤티지랩, 디앤디파마텍 등도 관련 기술을 확보해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제공=게티이미지, 각사)장기지속형 주사 플랫폼은 약물방출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유효 성분을 서서히 방출하게 만드는 기술을 통칭한다. 흔히 약물전달시스템(DDS) 플랫폼으로 통하며, 그 역사 또한 40년에 걸쳐 발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덴마크 노보 노디스크는 2009년 일찍이 아일랜드 메리온과 DDS 기술 제휴를 맺었다. 그 결과 양사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의 투약 주기를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회사가 개발한 비만약인 ‘삭센다’와 ‘위고비’다. 전자는 하루에 1번 먹는 약물로 미국 기준 2014년에, 후자는 주1회 투약하는 방식으로 2021년에 각각 승인됐다. 노보 노디스크는 2020년 주사제를 경구제로 변형하는 DDS 플랫폼을 보유한 에미스피어 테크놀로지(에미스피어)를 18억 달러에 인수했다. 회사가 2007년부터 협력을 이어온 에미스피어를 결국 흡수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를 통해 노보 노디스크는 현재 위고비의 경구약 버전인 ‘리벨서스’(혹은 라이벨서스)의 임상 3상을 진행하는 중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급성장을 지켜본 빅파마들은 모든 질환 분야에서 치료 주기를 늘리는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 플랫폼이나 경구약 전환을 위한 신약 개발 플랫폼을 보유한 바이오텍을 발굴해 적극적으로 기술제휴 또는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애브비도 프랑스 메딘셀과 차세대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을 위한 19억 달러 규모의 DDS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애브비는 주름개선 및 치료 목적으로 널리 쓰는 ‘보톡스’의 장기 지속형 버전을 개발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DDS 기술 보유한 ‘인벤티지랩·디앤디파마텍’ 경쟁력은?글로벌 제약사의 DDS 기술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관련 바이오텍의 성장성 제고가 이뤄질 수 있을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미세 유체역학 기반 차세대 DDS를 보유한 인벤티지랩이나 장기지속형 주사 및 경구용 변경 기술을 모두 보유한 디앤디파마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인벤티지랩은 일정한 크기의 미세 구체를 생산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 플랫폼 ‘IVL-GenFludic’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에 있던 미세 구체 기반 DDS 기술은 일정한 크기의 미세 구체를 생성하지 못해 그 전달 효율이 들쭉날쭉했다. 회사가 개발한 플랫폼을 활용하면 지름 50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크기의 구체를 일정하게 생성할 수 있으며, 그 봉입률(타깃 물질을 감싸는 비율)도 95%이상으로 확인되고 있다. 화이자나 모더나 등이 보유한 미세 구체 기술의 봉입률(90%)보다 높다는 얘기다. 이를 바탕으로 인벤티지랩은 지난 1월 유한양행(000100)과 비만 당뇨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인벤티지렙이 발굴한 ‘IVL-3021’을 유한양행과 공동개발하게 된 것이다. IVL-3021은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1개월 장기 지속형 주사제 후보물질로 알려졌다.이영미 유한양행 최고기술책임자(CTO)는 “GLP-1 계열의 물질로 기존에 선도 약물이 있는 비만 시장에 진입하려는 곳이 많다”며 “투약 측면에서 비교적 확실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일지를 검토했다. 그 중 하나가 인벤티지랩의 물질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후발물질도 그 기저 효능이나, 투약적인 부분이 확실한 차별점이 있어야 관심을 끌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오는 22~23일 코스닥 상장을 청약을 앞둔 디앤디파마텍도 재조명된다. 디앤디파마텍은 물질의 반감기를 늘리는 페길레이션 기술을 바탕으로 효과의 지속시간을 늘리는 기술로 출발한 바이오텍이다. 회사는 앞선 에미스피어처럼 주사제를 경구제로 바꾸는 제형 변경 플랫폼 ‘오랄링크’도 보유하고 있다.현재까지 디앤디파마텍은 미국 멧세라에게 경구용 비만약 후보 ‘DD02’를, 중국 살리브리스에게는 주1회 투약하는 방식으로 설계한 대사이상지방간엽(MASH) 신약 후보 ‘DD01’ 등을 각각 기술수출했다. DD02는 오랄링크가, DD01은 페길레이션 기술이 각각 접목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회사의 누적 기술수출 규모는 약 1조원에 이른다. 특히 디앤디파마텍은 자사의 DD02의 체내 흡수율이 위고비의 경구약 버전인 ‘리벨서스’ 보다 5배 높다고 자신하고 있다.DDS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의 요구가 까다로워지고 있지만, 그만큼 경쟁력있는 DDS 플랫폼을 보유한 바이오텍이 국내에서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이들이 설계한 물질을 가져가는 기업부터 그들의 플랫폼을 수혈해 약물개발을 하겠다는 기업까지 다양한 기술수출 사례가 이어지길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04.24 I 김진호 기자
압타머사이언스 “ADC보다 원가 낮고 안전한 ApDC, 임상서 기술력 입증할 것”
  • 압타머사이언스 “ADC보다 원가 낮고 안전한 ApDC, 임상서 기술력 입증할 것”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고형암치료제 후보물질인 ‘AST-201’의 임상 진입이 조금 늦었지만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한 지금 이 단계부터는 빠르게 진행될 것입니다. 회사도 신규 간암 환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내년 중 AST-201 기술이전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지난 16일 경기도 판교 압타머사이언스(291650)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이광용 압타머사이언스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지난 9일 식약처로부터 검토의견을 수령했고, 이에 대한 대응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오는 6월 말까지는 승인을 예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광용 압타머사이언스 CBO가 지난 16일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답변하고 있다.이광용 CBO는 지난해 10월 압타머사이언스에 임상 전반과 사업개발(BD)을 담당하는 총괄임원으로 합류했다. 그는 카이스트(KAIST)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한국얀센, 한국화이자, 올림푸스한국 등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의 임상개발 및 마케팅 분야에서 30여년의 경력과 네트워크를 쌓은 인물이다.앞서 올릭스(226950)에서는 비대흉터치료제 ‘OLX101A’의 영국 임상 1상을 진행하고 미국 임상 2상을 준비한 경험이 있다. 프랑스 안과전문기업 떼아(Thea)와 약 6억7000만 유로(약 916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 등 성과도 이 CBO가 올릭스 재직시절 달성했다.이 CBO는 “압타머라는 기술이 상당히 전망이 밝은 기술이라고 판단했고, 임상단계에 돌입했다는 데서 기술적으로 큰 허들 하나를 넘겼다고 봤다”며 압타머사이언스의 제안을 수락한 이유를 설명했다.AST-201은 압타머사이언스의 첫 본임상 진입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상 1상은 국내 4곳의 종합병원에서 1a와 1b 두 단계로 진행된다. 1a에서 최대 5가지 용량에 대한 안전성을 중점적으로 확인한 뒤, 1b에서는 약효가 가장 좋게 나타날 수 있는 타깃 적응증을 선정하기 위해 추가 안전성 및 예비효력을 확인할 예정이다. 임상시험 총괄책임연구자는 전홍재 분당차병원 교수로, 간암, 췌담도암 치료 분야 권위자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간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당장은 임상 1상에서 다양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회사측은 간세포암에서 AST-201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본다. 이 CBO는 “중국 및 국내의 외부 비임상시험수탁회사(비임상CRO)에 맡겨 진행한 마우스 효력 실험에서 우수한 효과를 확인했는데, 여기 사용한 용량을 인체 용량으로 환산하면 1000㎎/㎡를 투약해야 하는 젬시타빈 대비 AST-201의 젬시타빈 성분 환산량은 30~40㎎/㎡에 불과해, 적은 용량으로도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며 “인체에서도 적은 용량으로 높은 약효를 냄으로써 효율적인 표적항암제 성분 전달을 기대하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1996년 췌장암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일라이릴리의 ‘젬시타빈’(상품명 ‘젬자’)은 그간 췌장암, 폐암, 방광암 등의 1차치료제로 적응증을 넓히며 다양한 암종에 쓰이고 있다.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를 표적으로 새 DNA의 생성을 막아 세포 사멸을 일으키는데, 암 세포뿐만 아니라 피부, 골수, 위장관벽 등 정상세포에도 작용하는 전신항암제여서 독성 이슈가 있다. 아울러 간에 있는 효소가 젬시타빈을 분해하기 때문에 간암치료제로는 적응증을 받지 못했다. 반면 AST-201은 변형핵산을 사용한 2세대 압타머 기술을 통해 젬시타빈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므로 마우스 실험에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이 CBO는 “젬시타빈은 가장 전통적으로 쓰이는 항암제 중 하나로, 개발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 약값도 굉장히 저렴하고 효능도 입증돼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간암은 약물이 대사되는 기관이기 때문에 너무 독성이 강한 페이로드(약물)를 달아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약한 성분을 투약하면 항암효과가 없다. 반면 AST-201은 압타머라는 미사일이 암 세포를 정확하게 겨냥하기 때문에 간과 같은 표적기관 외 다른 인체 내 기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고, 그러므로 더 적은 양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압타머사이언스의 고형암 치료제 ‘AST-201’의 기전 (자료=압타머사이언스)타깃은 고형암 환자 중에서도 GPC3 단백질을 발현하는 환자들이다. 압타머가 GPC3에 선택적으로 결합하기 때문에 항암제 젬시타빈을 운반하는 ‘미사일’의 역할에 최적화돼 있다고 보고 있다. 이 CBO는 “간 세포암 환자 중 75% 정도에서 GPC3가 양성으로 나올 정도로 GPC3는 간암의 훌륭한 바이오마커”라며 “간암 1차치료제로 쓰이는 ‘아바스틴+티센트릭’ 요법이 GPC3가 높은 환자군에서는 큰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AST-201이 타깃하는 시장은 매우 밝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AST-201의 약효가 1상에서 어느정도 확인된다면, 장기적으로 GPC3가 발현되는 담도암, 췌장암으로도 AST-201의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압타머를 전달체로 사용하는 기술을 항체를 전달체로 활용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에 빗대 ‘압타머-약물접합체’(ApDC)라고 부른다. ApDC는 최근 바이오업계에서 가장 ‘핫’한 기술인 ADC 대비 장점도 뚜렷하다.이 CBO는 이에 대해 “생물학적 배양기술로 제조하는 ADC대비 ApDC는 화학적 합성과정을 거치므로 품질관리나 제조원가 면에서 장점이 있다”며 “아울러 ApDC는 siRNA(소간섭RNA)나 안티센스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ASO)와 같은 올리고 핵산물질이므로 개발단계에서 규제기관의 인지도나 친숙도가 높은 편이 또다른 장점”이라고 강조했다.회사는 고유의 ApDC 플랫폼 기술을 가진 만큼 주력 파이프라인인 AST-201 가치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압타머사이언스가 보유한 기술이전 사례가 없다는 것이 향후 원활한 딜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회사는 부족함을 보완하기 위해 이달부터 중국 현지 에이전트와 함께 기술수출 등 활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 CBO는 “이 에이전트는 유한양행(000100)과 나스닥 상장사인 미국 소렌토 테라퓨틱스의 합작 바이오벤처인 이뮨온시아의 4억7050만달러 규모 기술이전을 이끌어냈고, 국내·외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이전 딜을 성사시킨 이력이 있다”며 “최소 70군데 중국 내 바이오 제약사와 태핑을 하기로 에이전트사와 목표를 세웠고 연말까지 딜 구조를 만들어 내년 초까지는 의미있는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중국을 첫 기술이전 국가로 타깃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신규 간암 환자가 많은 나라라서다. 간암은 중국에서 두 번째로 흔한 악성종양으로, 연간 36만명의 신규 간암환자가 생겨나는 것으로 집계되는데 이는 연간 신규 발병하는 세계 간암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숫자다이 CBO는 “AST-201 임상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개념검증(PoC·Proof of Concept) 데이터가 확보되는 시점을 내년 여름으로 보고 있고, 이때쯤엔 라이선스 딜을 클로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귀띔했다.전공의 파업이 하반기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면 외부 요인으로 인한 임상 지연은 거의 없을 것으로 봤다. 이 CBO는 “오는 5~6월 중 식약처의 AST-201 1상 IND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이 경우 환자 모집 등 본격적인 절차는 3분기부터 개시되므로 전공의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2024.04.24 I 나은경 기자
화이자도 무릎꿇은 K성장주사제 저력…LG화학·동아ST 승승장구
  • 화이자도 무릎꿇은 K성장주사제 저력…LG화학·동아ST 승승장구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화이자가 야심차게 선보인 주 1회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GHD) 치료제 ‘엔젤라’가 한국에서는 LG화학(051910)과 동아에스티(170900)(동아ST) 제품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엔젤라는 매일 한 번 맞는 기존 제품보다 편의성이 높아 시장 침투가 빠를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엔젤라가 통증 문제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면서 주 소비자인 어린이와 보호자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자주 맞아도 덜 아픈 게 낫다’…엔젤라 침투율 미미17일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화이자가 국내 출시한 엔젤라(성분명 소마트로곤) 매출은 지난해 4분기 1억2585만원을 기록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국내 성장호르몬 주사제 시장의 ‘투톱’은 소마트로핀 제제인 LG화학의 ‘유트로핀’과 동아ST의 ‘그로트로핀’이다. 엔젤라가 지난해 9월 1일 출시됐음을 감안해 아이큐비아가 집계한 두 제품과 엔젤라의 4분기 매출만 비교하면 유트로핀은 270억원, 그로트로핀은 18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엔젤라는 지난해 첫 제품 출시를 했기에 아직 완전히 시장에 자리잡았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엔젤라 출시가 두 제품의 성장세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것은 매출액 및 점유율 변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유트로핀과 그로트로핀은 엔젤라 판매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난해 3분기 대비 매출액과 점유율이 모두 늘었고 그 전인 2분기와 비교해도 4분기 매출과 점유율이 모두 성장했다. 엔젤라 출시 이후 오히려 매출액과 점유율이 감소한 것은 화이자의 소마트로핀 성분 일 1회 주사제인 ‘지노트로핀’이었다.엔젤라는 임상시험에서 하루에서 일주일로 투약 간격이 늘어났음에도 기존 제품인 소마트로핀 제제보다 효능이 열등하지 않음을 입증했다. 화이자는 투약 12개월 시점에서 엔젤라 투여군은 평균 10.1㎝, 지노트로핀 투여군은 같은 기간 약 9.8㎝ 성장했다고 밝혔다.하지만 기존에 쓰던 약을 장기 신규 의약품으로 교체하지 않는 경향이 큰 어린이 의약품 시장의 특성상 엔젤라가 시장 침투에 속도를 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어린이 의약품은 처방 약물을 다른 것으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성인용 의약품보다 적어 새로 출시된 의약품은 결국 신규 환자를 주 타깃으로 해야한다”며 “저출생으로 신규 환자가 줄어든 것도 저조한 성적표에 한 몫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무엇보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의약품은 통증 및 부작용 여부가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주 1회 제제는 현장에서 매일 맞는 약보다 아이들이 아파하는 경우가 있어 일 1회 맞는 기존 소마트로핀 제제가 더 많이 쓰이고 있다”고 귀띔했다.실제 화이자가 진행한 글로벌 3상에서도 엔젤라는 주사 통증으로 인한 이상반응이 소마트로핀 제제 대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엔젤라 투여군에서는 868건의 이상반응이, 지노트로핀 투여군에서는 570건의 이상반응이 보고된 것이다. 당시 연구진은 두 제품간 통증의 차이가 “참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통증보다는 불편하더라도 잦은 투여횟수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앞서 LG화학 역시 주 1회 제제인 유트로핀 플러스의 매출 성장에 고전을 겪다 지난해 출시 13년 만에 생산을 중단했다. 유트로핀 플러스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국내 유일의 주 1회 성장호르몬 주사제였음에도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유트로핀 플러스가 주 1회 제제로 용량을 늘리면서 주사 후 통증을 줄이는 데 실패한 것으로 봤다.한국화이자의 주1회 성장호르몬 주사제 ‘엔젤라’ (사진=한국화이자)엔젤라는 프리필드펜 제형으로 바이알 제형으로 직접 주사를 준비해야했던 유트로핀 플러스보다 편의성이 개선됐다. 아울러 엔젤라는 바늘 굵기도 31·32G로 유트로핀 및 그로트로핀과 동일하게 만들어 통증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했지만 시장을 완전히 설득하진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이에 대해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현재 각각 8년, 5년의 데이터가 쌓인 글로벌 2상, 글로벌 3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매일 투여 성장호르몬 치료 환자의 39%는 주 1회 이상 투여를 놓치고 있다. 오랜 기간 치료를 지속해야 하는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 또는 매일 투약 순응도가 낮은 환자에게 엔젤라는 주 1회 치료제로서 순응도와 지속성을 개선해 그것이 치료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저출생에도 韓시장 급성장…국내사도 연구개발 몰두아이큐비아 기준 2019년 1457억원에 불과했던 한국 성장호르몬 시장은 지난해 2775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두 배에 가까운 규모가 됐다. 출생아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음을 감안하면 예상 밖의 모습이다.제약업계에서는 태어나는 아이의 수가 줄면서 오히려 한 아이 양육에 쓰이는 평균 지출액은 늘어났고 이 같은 흐름이 성장호르몬 주사제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보통 저출생·고령화 현상이 나타나는 나라에서는 한 명의 자녀를 위해 부모와 조부모는 물론 주변 친척 및 지인들까지 열 명의 어른이 지갑을 연다는 의미의 텐 포켓 현상이 도드라진다.국내 시장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일 1회 성장호르몬 주사제인 LG화학의 ‘유트로핀’(위)과 동아ST의 ‘그로트로핀’(아래) (사진=각 사)이 때문에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가진 LG화학과 동아ST도 유트로핀, 그로트로핀의 적응증을 확대하고 관련 의약품을 연구개발하는 데 지속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동아ST는 그로트로핀의 적응증을 소아 GHD 외 다른 질환으로도 꾸준히 넓히며 실적 성장을 위한 동력을 얻어왔다. 2015년에는 특발성 저신장증으로, 2019년에는 터너 증후군으로 인한 성장부전으로, 2020년에는 임신 주수 대비 작게 태어난 저신장 소아(부당경량아)에서의 성장장애로 적응증을 각각 확장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유트로핀 역시 성인 GHD, 터너 증후군, 만성신부전증, 부당경량아, 특발성 저신장증(ISS) 등에 처방이 가능하다. 동아ST는 상반기 중 고용량 투여가 가능한 일체형 펜형 주사인 그로트로핀Ⅱ 아이펜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중인 그로트로핀Ⅱ는 별도의 카트리지를 펜형 주사와 결합하는 형태여서 LG화학의 원터치 펜형 주사 유트로핀S보다 편의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었다. 새로 출시되는 제품은 이 같은 단점을 개선함으로써 유트로핀S와 맞대결을 노린다.LG화학도 지난해 11월 펩트론(087010)의 성조숙증 치료제 루프원의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루프원은 류프로렐린 제제의 1개월 지속형 의약품으로 연내 식약처의 품목허가가 기대된다. 성조숙증은 결국 저신장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장호르몬 주사제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또 다른 선택지를 개발하고 있는 셈이다. 품목허가를 받으면 펩트론은 제조, LG화학은 판매를 맡게 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성장치료 제품 포트폴리오의 지속적인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04.23 I 나은경 기자
박세진 리가켐바이오 사장 “글로벌 제약사 ADC 기업인수 붐은 하늘이 준 기회"
  • 박세진 리가켐바이오 사장 “글로벌 제약사 ADC 기업인수 붐은 하늘이 준 기회"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글로벌 제약사에 인수·합병(M&A) 된다는 의미는 그 회사의 내부화가 되는 것이다. 그 회사를 위해서만 개발하는 것이다 보니 더 이상 기술이전을 할 수 없다. 리가켐바이오는 ADC 파이프라인을 기술이전 하는 회사다 보니 시젠 등 ADC 선두 기업이 글로벌 기업에 인수되면서 강력한 경쟁자가 사라진 셈이다.”박세진 리가켐바이오 사장.(사진=리가켐바이오)16일 이데일리와 만난 박세진 레고켐바이오(141080)(現 리가켐바이오) 사장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와 ADC 선두 기업 간의 M&A가 리가켐바이오 입장에서는 ‘천운’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바이오 업계에서는 ADC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ADC를 안 하는 기업을 찾아보기가 더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글로벌 기업들은 ADC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데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시젠, 이뮤노젠 등 ADC 선도기업들이 관련 파이프라인 기술이전으로 성장해왔지만, 이제 글로벌 기업 품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ADC 파이프라인을 기술이전 할 수 있는 기업은 리가켐바이오가 유일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애브비는 지난해 12월 ADC 항암제 전문기업 이뮤노젠을, 화이자 역시 ADC 선도기업인 시젠을 각각 인수한 바 있다.박 사장은 “최근 1년 사이에 글로벌 기업들이 ADC 기업들을 인수하는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리가켐바이오) 입장에서는 하늘이 준 기회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ADC는 폭발적인 수요가 발생하고 있지만 공급은 한정적이다. 앞서 얀센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을 당시에도 글로벌 기업 3개사가 동시에 관심을 보였고, 우리가 가장 좋은 조건을 골라 계약한 것”이라고 귀띔했다.리가켐바이오는 2020년 초 비전 2030 전략을 수립했는데, ADC의 폭발적인 수요를 예상해 파이프라인 가치를 키워 더 큰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는 오리온과의 거래와 기술이전에 따른 기술료 등을 통해 확보한 1조원 규모 자금을 활용해 이런 계획이 생각보다 빨리 도래할 수 있다고도 했다.박 사장은 “현재 약 7000억원의 자금이 있다. 여기에 기술이전에 따른 기술료 등이 들어오게 되면 약 1조원의 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며 “과거 기술이전은 초기 개발단계에서 이뤄졌다. 이제는 우리가 직접 파이프라인을 임상 1상 또는 임상 2상까지 개발한 후 지금보다 더 큰 규모로 기술이전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박 사장에 따르면 리가켐바이오는 1조원 규모 자금을 통해 2030년까지 최소 5개~최대 10개 정도의 파이프라인을 직접 임상 1상 및 임상 2상 개발에 나선다. 여기에 약 5000억~60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나머지 자금은 기존 ADC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버전의 ADC를 개발하기 위해 면역항암제, 인공지능(AI) 및 유전자 치료(Gene Therapy)를 접목시켜 새로운 분야의 퍼스트무버 지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내년 실적 턴어라운드도 조심스럽게 점쳤다. 그는 “바이오벤처의 파이낸셜 예측은 쉽지 않다”면서도 “지난해 말 기술이전 계약금으로 받은 1300억원이 작년 매출로 인식되지 않았다. 회계 인식에 따라 올해 1월부터 내년 상반기 사이에 나눠서 인식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깔고 가게 되고, 거기에 새로운 기술이전과 기존 기술이전을 통한 마일스톤 수입을 감안하면 턴어라운드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 매출 840억원, 영업적자 64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 대비 매출은 146% 증가하고, 영업적자는 20.7% 감소한 수치다.특히 리가켐바이오는 김용주 대표와 박세진 사장 등 그동안 회사를 이끌던 핵심 경영진과 인력을 대신할 2세대 인력을 키워왔다. 빠르면 3년, 늦어도 5년 내 능력을 갖춘 회사 내 인재들을 기용해 2세 경영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사장은 LG화학에서 김용주 리가켐바이오 대표와 연을 맺었고, 회사 창립멤버로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그는 “바이오 벤처 경영자는 사이언티스트가 되고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후계자가 돼야 한다. 단순하게 가족에게 경영권을 넘겨줄 수 있는 제조업 기반 기업이 아니다”라며 “바이오 1세대 기업들의 창업자가 현역으로 있을 날은 얼마 멀지 않았다. 수년 내 어떤 형태로든지 후계자들이 나와야 한다. 리가켐바이오도 마찬가지다. 이를 위해 우리는 수년간 후계자들을 체계적으로 키워왔다”고 말했다.이어 “리가켐바이오는 창업자인 김용주 대표의 신약연구에 대한 철학이 전 조직에 강하게 뿌리 내린 회사다. 김 대표가 하는 여러 전략적 판단이나 의사결정의 그 DNA가 경영철학과 신약에 대한 여러 노하우가 조직 전체에 스며들어야 한다. 그게 진정한 승계”라며 “김 대표가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과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는지를 다 지켜보게 했고, 그렇게 5년동안 해왔다. 오리온과는 끝까지 리가켐바이오 경영진이 경영 주도권을 갖는 것으로 계약서에 사인했다. 앞으로 최소 3년은 기존 체제(김용주-박세진)로 가고, 늦어도 5년을 넘기지 않는 시점에 우리가 키운 리가켐바이오 인재들의 2세 경영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04.19 I 송영두 기자
美 AI신약업계, 생성형 AI 돌풍...K바이오 여파는
  • 美 AI신약업계, 생성형 AI 돌풍...K바이오 여파는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술 환경이 가파르게 변화하고 있다. 클릭 한번으로 직접 신약 후보물질을 뽑아내는 ‘생성형 AI기술’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생성형(Generative) AI 신약개발은 이용자가 요구한 질문이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데이터를 찾아 학습한 후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기존의 AI 기술이 단순히 기존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하거나 분류하는 정도였다면 생성형AI는 딥러닝(자가학습)을 통한 창의적인 사고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전문가들은 2~3년 이내 AI 신약개발 기술이 안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신약개발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은 신약개발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AI 신약 개발을 도입 중인 제약바이오기업들도 대응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1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탠퍼드 대학의 카일 스완슨이 이끄는 연구팀은 항생제 같은 특정 목적의 분자를 생성하는 생성형 AI인 ‘신스몰’을 개발했다. 물론 분자 자체를 무작위적으로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 가능한 분자식을 생성하는 AI다. 항생제 내성은 21세기 인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꼽혔다. 항생제 내성균을 없애기 위한 신약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는 하나 신약을 개발하는 속도보다 항생제 내성균이 생기는 속도가 더 빨라 문제가 됐다. 하지만 생성형 AI 신스몰은 기존 항생제와 완전히 다르고 아시네토박터가 쉽게 내성을 발현하기 어려운 물질 70가지를 골랐다. 이 가운데 58개가 실제로 제조할 수 있었는데, 최종적으로는 6개가 실제 아시네토박터 내성균을 죽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중 2개를 물에 녹인 후 쥐에 주입했을 때 심각한 부작용이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 미국 주요 AI신약개발사 임상 현황 (자료=각사 증권보고서, 미래에셋)◇ 구글·엔비디아도 생성형 AI 개발 집중...美 AI 신약개발사, 주가도 오름세내리막길을 걷던 미국 AI 신약개발사의 주가도 상승세로 바뀌었다. 대표적인 미국 AI신약개발 회사는 리커전, 슈뢰딩거 등이다. 이들 기업은 임상2상 물질을 보유했음에도 주가 상승이 더뎠다. 하지만 빅테크의 참여와 구체적인 기술 성과로 최근 분위기가 바뀌는 추세다. 구글·엔비디아 등 빅테크(대형 IT기업)도 빅파마와 협업, 생성형 AI 신약 개발에 힘주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는 신약 개발 생성형 AI모델 ‘바이오네모’로 시장 주도에 나섰다. 바이오네모는 DNA 서열분석 및 단백질 구조예측 등을 목적으로 설계됐다. 이미 로슈 자회사 제넨텍, 암젠, 아스텔라스 등 제약·바이오사를 비롯해 AI신약 개발사 총 100여곳이 바이오네모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벳(구글) 자회사 아이소모픽랩스도 일라이릴리·노바티스와 신약물질 개발계약을 하고 단백질 구조예측 플랫폼 ‘알파폴드(AlphaFold)2’를 통해 협업 중이다.미국 주요 AI신약개발사 주가 추이 (자료=QuantiWise, 미래에셋)카이스트 화학과 교수이자 학내 벤처로 AI 신약개발 기업 ‘히츠’를 설립한 김우연 교수는 “최근 빅데이터 기반 AI 시대에서 생성형 AI 시대가 도래했다”며 “AI 신약개발도 CADD(Computer Aided Drug Discovery, 컴퓨터를 이용한 신약개발) 방식에서 생성형 방식으로 빠르게 변화 중”이라고 설명했다.일반적으로 AI신약 개발은 기초연구인 R단계(Research)에서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주로 쓰였다. 하지만 최근 신약 임상 개발 디자인을 짜는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할 정도로 중요도가 올라가는 추세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AI 신약개발 기술 분야는 △분자역학 시뮬레이션 △컴퓨터 기반 약물 디자인 분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2015년에는 GPU 기반 나노스케일 분자역학 프로그램으로 분자 바이오 시뮬레이션이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원자 크기 분자 예측이 AI로 단 몇 초만에 가능해졌다. 또한 화이자 등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시 약 2128게 의약품에 대한 단백질 결합 프로세스 시뮬레이션에 사용된 슈퍼컴퓨터(Fugaku)로 후보물질을 12개로 추리는데 1년 걸리던 것이 이제 10일 만에 가능하게 바뀌고 있다. 김 교수는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 정확하게 계산, 결과를 도출하는 CADD 방식에서 나아가, 시뮬레이션과 분석을 통해 고차원의 결과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 한국 AI 신약개발 적용 기업, 글로벌 추세 따라가야국내에도 AI 신약개발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유한양행(000100), 한미약품(128940), HK이노엔(195940), JW중외제약(001060) 등 여러 대형 제약사들이 자체적으로 AI 기술을 도입하거나 AI 전문기업과 협업해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양물재창출, 타켓발굴, 의약품 후보물질 발굴 등에 있어 AI 기술력 도입이 진행되고 있다.동아제약의 경우, 지난해부터 AI 플랫폼 기술기업들과 연달아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지난 2월에는 AI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 아론티어와 협약을 맺고 첨단의약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 계열사인 동아에스티(170900)도 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 심플렉스, 연세암병원과 함께 고품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치매치료제 등 약물 개발에 나서고 있다.AI 신약개발 프로세스 (자료= Drug Discovery Today)한미약품은 아이젠사이언스의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항암 분야에서 신규 후보물질 발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월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양사가 ‘AI 플랫폼 기반 항암신약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이젠사이언스가 독자 보유한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규 항암 후보물질을 발굴 및 제안하면, 한미약품이 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서 축적한 연구개발(R&D) 역량을 토대로 해당 물질의 도입 여부를 평가한다는 계획이다.한미약품 측은 이번 협약으로, 첨단 AI 기술을 활용해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이를 통해 임상 단계에서 효율성과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JW중외제약 신약연구센터와 자회사 C&C신약연구소의 ‘주얼리’와 ‘클로버’는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퍼스트 인 클래스는 새로운 작용 기전을 사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최초의 약물 즉 신약개발을 의미한다. ‘주얼리’와 ‘클로버’는 항암이나 면역질환, 재생의학 분야의 물질을 연구하고 있다. 여기에 AI·딥러닝(기계학습)을 더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진제약은 뇌 질환 AI 솔루션 전문기업 ’뉴로핏‘에 1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AI 희귀질환분석 및 신약 개발 기업인 쓰리빌리언 금창원 대표는 “국내의 경우 신약후보물질 파이프라인 임상 개발에 집중, 임상 성과를 올리는 것이 중요한 성과로 귀결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약개발사에 대한 기업 가치 평가도 개발된 신약 파이프라인 전임상 및 임상 개발 수준에 따라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AI신약개발을 기치로 내걸고 상장한 국내 기업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신테카바이오(226330), 파로스아이바이오(388870)(구 파로스아이비티) 등이 대표적이다.업계에 따르면 파로스는 기존에 약물 디자인과 독성 예측, HTS 등 다양한 AI 신약개발 기반 기술을 가지고 있는 곳인데, 최근 빠르게 신약후보물질 파이프라인으로 임상 개발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신테카바이오 또한 비슷한 상황으로 관측된다. 비상장사로는 스탠다임이 800억원 이상을 투자를 받으며 화제를 모았고 현재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AI 신약개발기업 다른 한 임원도 “AI 신약개발 성과를 숫자로 내는 것은 △ AI 플랫폼 기술 가치산정의 어려움, △ AI 신약개발 기술의 기존 방식 대비 임상 성공률 책정의 어려움 △ 다수의 파이프라인이 초기 개발 단계 후보물질이라는 점 때문에 결과를 도출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국내도 충분히 발전할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은 있다”며 “결국 AI 신약개발도 임상시험이라는 허들을 통과해야 되기 때문에 임상 성공률 개선을 확인할 수 있는 2024~2025년이 AI 신약개발 기술 증명에 매우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4.04.19 I 김승권 기자
5가 수막구균 백신 나이지리아서 최초 도입...서두르는 유바이오로직스
  • 5가 수막구균 백신 나이지리아서 최초 도입...서두르는 유바이오로직스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프랑스 사노피가 개발한 5가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백신 ‘MEN5CV’(또는 MENFIVE)가 나이지리아를 기점으로 아프리카 지역에 도입될 예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30년까지 아프리카 내 뇌수막염 근절 목표로 내세우고 있고, 그 최일선에서 MEN5CV가 활용될 수 있는 셈이다. 국내 유바이오로직스(206650)도 5가 수막구균 백신 후보물질 ‘EuMCV5’을 확보, 올 하반기 아프리카 지역 내 글로벌 임상 2/3상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이르면 2025년 해당 지역에서 EuMCV5의 상업화에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랑스 사노피, 미국 화이자, 국내 유바이오로직스 등이 5가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사노피와 화이자는 관련 물질의 상용화에 성공했고, 유바이오로직스는 올하반기 글로벌 임상에 나선다.(제공=게티이미지, 각 사)지난 12일(현지시간) WHO는 나이지리아에서 세계 최초의 5가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백신 MEN5CV가 출시됐다고 발표했다. 나이지리아는 WHO가 권장하는 5가 백신을 처음으로 출시한 국가가 됐다.WH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매년 50만 명의 신규 뇌수막염 환자가 발생하며, 대부분 환자는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지역에서 나온다. 이중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아프리카 지역 26개 국가는 이른바 ‘뇌수막염 벨트’로 지칭될 만큼 위험 지역으로 알려졌다. 뇌수막염은 바이러스나 세균 등 다양한 항원(외부물질)에 노출돼, 뇌와 뇌조직을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전체 환자의 90%가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이며, 나머지가 세균성 뇌수막염이다. 세균성 뇌수막염의 치사율은 최대 30%로 매우 높은 편이다. 세균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균으로는 수막구균과 폐렴구균,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 등이 꼽힌다. 이중 6가지 수막구균 혈청군(A, B, C, W135, X, Y등)이 특히 감염 위험이 높다. 학계에 따르면 영유아기에는 주로 A형이나 C형 수막구균 혈청군에 의한 감염이 발생하며, 대학생 이후 성인에서는 주로 B형 수막구균 혈청군에 의한 감염이 많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초반이후 개발된 사노피의 ‘메낙트라’나 노바티스의 ‘멘비오’ 처럼 A, C, W135, Y 등의 혈청군을 예방하는 4가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백신이 널리 쓰여왔다. 이중 멘비오의 경우 2014년 노바티스의 백신사업부를 인수한 GSK가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4가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백신이 B형 혈청형을 예방하지 못해, 이를 예방하는 GSK의 ‘백세로’ 등을 성인이 된 시점에 추가로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했다.이런 불편함을 해소할 5가 수막구균 백신이 지난해 주요국에서 상업화에 성공한 사노피의 MEN5CV와 화이자의 ‘펜브라야’다. 이 두 종은 A, B, C, W135, Y 등 5가지 수막구균 혈청군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WHO의 사전적격성 평가(PQ) 인증을 획득한 사노피는 MEN5CV로 아프리카 공공 시장 진출을 시도했다. 반면 화이자는 펜브라야를 통해 미국 등의 지역에서 성인 뇌수막염 위험을 낮추기 위한 사설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도세럼연구소가 PCMV라는 5가 뇌수막염백신을 개발해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확장된 뇌수막염 벨트는 서쪽의 세네갈부터 동쪽으로 에티오피아까지(26개 국가) 뻗어있으며, 높은 질병 보유율을 기록하고 있다.(제공=CDC)◇유바이오로직스, “아프리카 특화 5가 백신 8월께 글로벌 임상 진입”한국보건산업 진흥원 자료를 보면 수막구균 백신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30억 달러(3조원)에서 매년 9%씩 성장해 2027년 경 51억 달러(한화 약 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중 아프리카 공공시장은 전체 시장의 3% 안팎을 차지한다. 국내 유바이오로직스도 EuMCV5를 통해 2025년경 아프리카 공공시장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EuMCV5는 라이트재단과 빌&멀린다 재단의 지원을 받아 유바이오로직스의 주도로 임상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 물질은 MEN5CV 등과 달리 B형 혈청형 대신 X혈청형을 포함한 5가지 혈청형을 예방한다.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5가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백신에 B형 혈청군이 들어간 것은 보통 (성인이 되서 이를 챙겨 맞을 여력이 있는) 선진국을 위한 제품이다”며 “신규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사실상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X혈청군에 의한 감염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에서 유니세프를 통해 공공(퍼블릭)으로 들어갈 때 X혈청군을 예방하는 EuMCV5가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다.그는 이어 “우리 제품이 노리는 시장에서 경쟁할 주요 상대는 오히려 인도세럼연구소의 제품이다. 그곳도 X혈청군을 넣은 5가 백신을 완성해 아프리카 지역에서 이미 출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아프리카 내 2개 국가에서 EuMCV5에 대한 글로벌 임상 2/3상이 개시될 예정이다. 백 대표는 “EuMCV5의 글로벌 임상은 당초 계획이었던 5월보다 조금 늦은 올해 8월부터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니세프를 통한 공공시장 입찰은 저가 경쟁이기도 하지만, 생산량과 계획 등을 따져서 3~5년간 적절한 보상을 주면서 시장에 공급할 기회를 따내는 것”이라며 “우리가 실제 상용화 가능한 시점에 맞춰 WHO의 사전적격성 인증 및 입찰 절차를 밟아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한편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9월 남아프리카 공화국 백신전문 기업 ‘바이오백’과 EuMCV5 공급 및 생산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백 대표는 “코로나19 때 아프리카 지역에서 백신 불균형 문제가 불거졌다”며 “아프리카 현지에서 생산하는 백신은 우선 공급하는 기회 등이 주어진다”고 귀띔했다.그는 “EuMCV5 백신의 원액은 우리가 만들고 바이오백에서 완제품 제조 및 충전을 담당할 것이다. 바이오백이 관련 시설을 보유했는지 평가했고, 그 결과 협력을 맺게 됐다. 우리 제품의 상용화 이후 보다 안정적인 공급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유바이오로직스는 콜레라 공공 백신인 ‘유비콜’ 제품군에 이은 두 번째 현금창출원으로 EuMCV5에 시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674억원을 올렸으며, 올해는 유비콜 제품군에서만 1200억원대의 매출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EuMCV5가 안착하는 2026년경에는 회사의 매출은 2000억원대로 이를 것이란 분석이다.
2024.04.19 I 김진호 기자
엔클로니, 지난해 매출액 208억원…설립 이후 최대치
  • 엔클로니, 지난해 매출액 208억원…설립 이후 최대치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제약 외관 검사 및 인쇄 겸용 자동화 장비 전문 업체 엔클로니가 2023년 실적을 지난 12일 공시했다. 엔클로니 CI (사진=엔클로니)엔클로니의 지난해 연결 실적은 매출액 208억9800만원, 영업이익 15억900만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98.2%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엔클로니 관계자는 “주력 장비인 PLPI의 판매량이 2022년 대비 400% 증가한 점이 지난해 실적 견인의 주요 요소”라며 “그 외에도 설계 변경 등을 통한 원가 절감에도 성공해 마진율 증가 또한 실적에 반영됐다”라고 말했다. 엔클로니의 주력 장비 ‘PLPI(PLANET Laser Printing & Inspection)’는 비전 머신을 활용한 정제 검사와 함께 레이저 인쇄 작업까지 가능한 자동 선별·인쇄 통합 장비다. 엔클로니는 지난해 글로벌 빅파마 화이자와 PLPI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엔클로니는 올해 독일과 일본의 현지 법인을 기반으로 해외 영업에 역량을 집중해 성장세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신규 설립된 일본 법인을 통해 검사 장비의 본고장이자 최대 시장인 일본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또한, 엔클로니는 이번 실적의 회계 기준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로 변경하고 내부 관리 회계제도 도입까지 완료했다. 상장 예비 심사 청구를 위해서는 K-IFRS 적용이 필수적이다. 이경호 엔클로니 대표이사는 “K-IFRS 전환으로 회계 객관성과 완성도가 높아졌으며,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반 닦기를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사업적으로도 국내외 영업망 확대뿐만 아니라 연구개발 활동 등 다방면으로 매진해 올해에도 꾸준히 성장하는 엔클로니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2024.04.12 I 박순엽 기자
ADC 신화 써내려가는 다이이찌산쿄, 입지 좁아지는 레고켐바이오
  • ADC 신화 써내려가는 다이이찌산쿄, 입지 좁아지는 레고켐바이오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일본 다이이찌산쿄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가 공동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의 글로벌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Trop2를 차용한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으로 다시 한 번 후발주자를 멀찍이 따돌리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미국을 기점으로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 약물을 허가 심사대에 올려 놓겠다는 전략이다.다이이찌산쿄가 엔허투에 성공에 이은 또다른 ADC 신화를 써내려갈지 관심을 모은다. 회사는 최근 미국 머크(MSD)와 220억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새로운 공동전선도 구축했다. 국내 레고켐바이오(141080)(새사명은 리가켐바이오)가 ADC 각 고형암 분야 2~3순위권 후발 개발주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빅파마의 다각적인 확장 공세에 밀려 그 성장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일본 다이이찌산쿄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유전자 변형 Trop2 타깃 ADC 후보물질에 대한 각국 허가절차에 돌입하는 동시에 미국 머크와의 새로운 연합전선으로 시장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제공=각 사)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다이이찌산쿄와 AZ가 공동개발한 차세대 ADC인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이 미국에서 일부 유방암과 폐암 환자 대상 적응증 획득을 위한 최종 관문에 연이어 진입했다.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에 대해 호르몬 수용체(HR) 양성 및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HER)2 음성 절제불가성 전이성 유방암 적응증에 대한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의 허가 심가 건을 수락했다. 앞선 지난 2월 FDA는 비편평 조직유형을 가진 비소세포폐암 적응증에 대한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 허가 심사에도 착수했다. 늦어도 내년 1분기까지 해당 약물이 미국에서 2종의 적응증을 획득할 잠재력을 가지게 된 셈이다. HR 양성 HER2 음성 유방암 적응증은 다이찌산쿄의 전작인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가 확보하지 못한 적응증이다. 엔허투는 미국과 EU 등에서 HER2 양성 유방암 및 위암과 HER2 저발현 유방암,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 등 4종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다이이찌산쿄는 엔허투에 쓴 트라스투주맙 대신 유전자 변형 Trop2 타깃 항체인 다토포타맙을 적용한 ADC를 발굴했다. HER2 음성 유방암 환자는 전체의 75~80%로 알려졌으며, 이들에게서 폭넓게 발현하는 단백질이 Trop2다. 항체와 접합체, 톡신(페이로드) 등 ADC의 주요 구성요소 중 1가지를 변경한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으로 엔허투가 누리지 못한 시장까지 진출하려는 것이다.정보분석 기업 클래리베이트가 지난 1월 연례보고서에서 5년 내 10억 달러 이상 매출을 기록할 약물로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을 주목했다. 이 약물이 유방암과 비소세포폐암 적응증을 획득해 2029년경 27억 달러(한화 3조6000억원)이상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이런 예상이 다소 낙관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ADC 개발 업계 관계자는 “HER2 음성을 포함한 삼중음성유방암으로 개발된 약물 ‘트로델비’ 역시 Trop2 항체다”며 “트로델비는 비소세포폐암 관련 적응증 확장 임상에서 유의미한 생존기간(OS)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지난 1월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자사 ADC ‘트로델비’(성분명 사시투주맙 고비테칸)의 폐암 적응증 확장 임상이 실패했다고 밝힌 바 있다.그는 이어 “다이이찌산쿄의 유전자 변형 항체인 다토포타맙이 유방암 적응증은 무리없이 넘을 수 있지만, 폐암 적응증을 획득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엔허투 개발사라는 후광에 힘입어, 여러모로 성공할 것이란 전제가 포함된 매출 전망치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Trop2 타깃 ADC 중 트로델비에 이어 두 번째로 시장에 등장할 약물로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이 유력한 물질임에는 변함이 없는 상황이다. ◇뒤쫓는 레고켐에 닿지 않는 다이이찌산쿄다이이찌산쿄가 걸어간 길을 뒤따르고 있는 기업이 레고켐바이오다.레고켐바이오는 미국에서 Trop2-ADC 후보물질 ‘LCB84’의 고형암 대상 임상 1/2상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회사가 확보한 트라스투주맙 기반 ADC인 ‘LCB14’는 임상 초기 단계에서 엔허투를 능가하는 효능을 보였다. LCB14는 현재 글로벌 임상(HER2 유방암 대상 중국 임상 3상 및 호주 임상 1상 등)에 올라 있는 상태다. 하지만 그 성과를 제대로 보여줄 새도 없이 빅파마의 폭풍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이이찌산쿄는 물론 화이자에 인수된 ‘시젠’, ‘티브닥’(티소투맙 베도틴) 개발에 성공한 덴마크 젠맙 등 ADC 선도 기업들이 빅파마와 연합전선을 구축한 지 오래다. 이를 통해 앞서 언급한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과 같은 신규 ADC 개발도 속속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최근 MSD는 면역항암제인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ADC를 꼽았다. MSD는 다이이찌산쿄가 발굴한 3종의 ADC 신약 후보물질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총 220억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바이오 업계 한 임원은 “AZ가 엔허투의 개발 권리를 가져가서 빠르게 글로벌 상업화에 성공했다”며 “이번에는 항암제 제왕이라 불리는 ‘키트루다’를 보유한 MSD와 손잡으면서 그 가능성이 재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젠맙 역시 티브닥을 공동개발한 시젠이 화이자에 흡수된 만큼 이들과 긴밀히 연결된 상태다, 그 외에도 젠맙은 미국 애브비 등과도 다양한 ADC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국내 바이오텍의 성장을 위해 세계적인 기업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자사의 연구 성과나 후보물질 정보를 알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묵현상 퍼스트바이오이사회 의장(전 국가신약개발재단 단장)은 “바이오텍이 초기 연구성과를 해외 제약사에 보여주는 것이 기술이나 정보 유출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이런 것은 빨리 잊어야 한다. 빅파마에게 평가받고 될성부른 것을 빠르게 골라낸 다음, 일부 연구 성과를 내서 기술수출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홀로 개발하는 시대가 아니다. 글로벌 기업의 전문가와 공유하고 거기서 상생할 길을 재설정하는 작업을 거쳐야만 상업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04.12 I 김진호 기자
알테오젠, 신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개발로 '초격차' 확보
  • 알테오젠, 신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개발로 '초격차' 확보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알체오젠이 기존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과는 다른 신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을 개발했다. 피하주사(SC)제형이 최근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 판도 변화를 이끌자 해당 기술을 보유한 알테오젠 몸값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이에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 개발 경쟁에 불이 붙은 상황에서 알테오젠이 지속적 시장 선점을 위해 선제적 공격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196170)은 최근 신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변이체를 개발하고 이를 PCT 출원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재조합 효소 단백질이자 약물확산제다. 약물 전달 능력 매우 우수해 정맥주사(IV) 제형 항체의약품을 피하주사(SC)제형으로 변경하는 기술의 핵심으로 꼽힌다. 알테오젠이 앞서 PH20이라는 효소를 활용해 개발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가 대표적이다.알테오젠은 이번에 신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변이체 PCT(Patent Cooperation Treaty)를 출원했는데, PCT는 국내에서도 해외 국가별 특허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 중 대표적 제도다. 일반적인 특허 출원 대비 난이도가 높고, 준비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아 어렵지만, PCT(특허협력조약) 제도에 가입된 국가들에 한번에 특허를 출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이 뜨는 이유는 환자가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자가 주사가 가능한 SC제형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이번 PCT 출원은 신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에 대한 새로운 플랫폼 개발 가능성을 구축하기 위한 지적 재산권 확보 차원”이라며 “향후 인간 히알루로니다제에 관하여 가장 진보된 회사로 자리 매김을 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를 가진 회사로 발전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알테오젠 본사 및 연구소 전경.(사진=알테오젠)◇남들 하나 개발하기도 힘든데...항암제 타깃 신규 플랫폼 개발글로벌 제약사들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 도입 경쟁에 한창이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을 보유한 곳은 세계적으로 할로자임과 알테오젠 단 두 곳 뿐이다. 화이자, 얀센, BMS, 다케다 등 SC제형 치료제 개발을 위해 할로자임 기술을 도입했다. 머크는 조 단위 금액을 투자해 알테오젠 기술을 사들였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면 기술수출은 물론 자체 치료제 개발이 가능해 기업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 아미코젠(092040), 휴온스(243070) 등 국내 기업들도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 기술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알테오젠은 경쟁 기업들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시장 추가 진입을 막고, 또 다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기존과 다른 신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을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앞서 개발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 기술(ALT-B4)은 PH20 효소 기반으로 개발된 것이다. PH20은 PH가 중성에서도 활성이 유지되는 성질이 있어 현재 피하 주사용 제제 플랫폼 기술 기반이 됐다”며 “그러나 인체 유래 히알루로니다제는 다양한 종류가 있어 체내 다른 히알루로니다제를 선택해 연구를 진행하고, PCT 출원을 했다”고 말했다.여기에는 알테오젠만이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의 높은 난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깔려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는 무엇보다 활성과 생산성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효소 특성을 개량해야 하고, 체내에서 높은 산성도에서 반응하게끔 안정성도 확보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 기술 개발의 허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재 이런 허들을 뛰어넘어 글로벌 기업들이 탐낼만한 기술을 개발하고 보유한 곳이 알테오젠이다.◇항암제 직접 투여 기술-특허 장벽 높이는 이중 효과특히 알테오젠의 신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는 기존 ALT-B4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다른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피하 주사용 히알루로니다제는 당사가 개발하고있는 ALT-B4를 능가하는 물질을 고안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ALT-B4를 대체한다기 보다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암세포에 직접 투여(Intratuoral) 방식 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즉 알테오젠은 기존 항체의약품은 물론 항암제, ADC 등에서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 확장과 특허 장벽을 높이기 위해 PH20 기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과는 또 다른 신규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미국 위스콘신대 생화학박사 및 로스쿨, 인디애나 의과대 연구교수, 다래전략사업화 센터 미국 특허 변호사 출신의 전테연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알테오젠 관계자는 “항암제의 경우 해당 부위를 직접 주사로 투여하는 방식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면서 “ADC의 경우에도 일각에서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가 필요없다곤 하지만 동물실험을 통해 당사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확인했다. 임상시험을 통해 증명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분명 허가받은 ADC 제품들은 히알루로니다제 없이는 피하 주사로 개발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이어 “ADC를 피하주사할 경우 피하 지역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신속히 체내로 흡수가 돼야 하는데, 이럴 경우 히알루로니다제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과학적 진보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예비 파트너사들과 활발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와 관련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해당 분야에서 가장 진보한 회사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2024.04.11 I 송영두 기자
1 2 3 4 5 6 7 8 9 10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