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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만에 AI 분석 뚝딱…미래에셋 리포트 혁신”
  • “5분 만에 AI 분석 뚝딱…미래에셋 리포트 혁신”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5시간 걸리던 증권사 리포트가 인공지능(AI) 분석을 통해 5분이면 뚝딱 완성됩니다. 리포트는 놀랄 만큼 정확합니다. 애널리스트가 쓴 것처럼 수치가 딱딱 들어맞습니다. 그야말로 리포트 혁신입니다.”미래에셋증권(006800) AI리서치지원팀 권영배 팀장(이사)은 최근 서울 중구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미래에셋증권 AI 리포트는 신속하고 정확하다”며 “앞으로 고차원적인 양질의 리포트를 쏟아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래에셋증권은 AI가 공시 자료를 분석한 뒤 그래프·표까지 담아 만든 기업분석 리포트를 발간하기 시작했다. 작년부터 권 팀장은 직접 코딩을 하면서 AI 리포트를 기획·제작해 이번에 서비스를 내놓았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AI리서치지원팀 팀장(이사)은 “박현주 회장이 혁신 드라이브를 걸면서 미래에셋은 혁신 분위기”라며 “지난 1년간 컴퓨터 앞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에 올인할 수 있도록 혁신 기회를 부여하고 지원해준 회사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진=이영훈 기자)권 팀장은 “로봇 만드는 회사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했고 기계공학과를 졸업해 코딩에 익숙했지만, 처음에는 ‘AI 리포트가 성공할까’하는 의문도 있었다”면서 “AI와 채팅하면서 코딩 공동작업을 했는데 ‘코딩의 신’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AI 성능이 뛰어났다”고 돌이켰다. 이를 통해 미래에셋증권은 애플·스타벅스·엑손모빌 등의 분기 실적 분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관련해 권 팀장은 ‘AI 리포트가 빠르지만 믿을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개발 단계에서 가장 집중한 게 정확성”이라며 “AI의 약점인 ‘할루시네이션’을 완전히 극복했다”고 자신했다.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은 AI가 그럴듯하게 허위 답변을 하는 것으로 ‘AI 환각’으로 불린다. 그는 “증권사 리포트는 수치 등 내용이 틀리면 안 된다”며 “출시한 미래에셋증권의 AI 리포트는 사람이 입력한 수치에서 틀린 숫자를 잡아낼 정도로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미래에셋증권은 AI 리포트 양을 늘리고 질을 높일 계획이다. 권 팀장은 “연말까지 AI 리포트 종목 수를 20~30개로 늘리고 분석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개발 테스트 연구도 진행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리포트 분석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고 종합적인 분석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AI를 통해 언어 장벽을 허물 수 있다”며 “혁신을 장려하는 회사인 미래에셋증권이 다양한 언어로 리포트를 내놓는 날도 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권 팀장은 “엑셀을 쓰는 애널리스트가 주판을 두들기는 애널리스트보다 더 나은 리포트를 쓰듯이, AI는 애널리스트에게 위협이 아닌 뛰어난 신무기”라며 “미래에셋증권은 앞으로 AI를 잘 활용하는 애널리스트로서 차별화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수·매도·목표주가까지 제시하는 AI 리포트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책임 소재를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라며 “허위정보는 확실하게 규제하되, 증권사 리포트의 경우에는 풍부한 정보 제공 취지에서 자유롭게 서비스할 수 있는 AI 지원 정책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2024.05.29 I 최훈길 기자
법인회생·파산 급증…"선제 대응해야 비용↓ 정상화 가능성↑"
  • 법인회생·파산 급증…"선제 대응해야 비용↓ 정상화 가능성↑"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위기 상황에 처하면 대부분 판단능력이 흐려진다. 그럴 땐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제3자의 의견을 묻는 것이 중요하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인데 방치하다가 결국 가래로 막는 사례를 많이 봤다. 선제적으로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법무법인 대륙아주 기업구조조정팀을 이끌고 있는 이왕민(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는 2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법인회생·파산 사건 증가 속 기업들의 선제적인 대응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법무법인 대륙아주 기업구조조정팀장을 맡고 있는 이왕민 변호사가 이데일리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 이영훈 기자)◇법인회생·파산 사건 급증…“덜 나쁠 때 선제 대응 중요”많은 기업들이 금리상승, 경기침체,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출은 정체되거나 줄었는데 비용은 늘어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해 한계상황에 놓인 기업들도 적지 않다.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회생 및 법인파산 사건은 총 2681건으로 전년(1665건) 대비 61% 급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계속돼온 공적자금 지원 및 상환유예 조치가 끝나면서 다수의 기업이 부도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문제는 이같은 추세가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접수된 법인회생 및 법인파산 사건은 총 672건으로, 전년 동기(519건) 대비 29.5% 증가했다.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회생 및 법인파산 사건 (단위: 건, 자료: 법원통계월보)이 변호사는 “회생절차를 고민하는 기업을 상담해 보면 재무상태의 파탄이 심각한 경우가 돼서야 비로소 회생절차를 검토하는 경우가 많다”며 “많은 기업들이 회생절차의 낙인효과로 인해 신용이 하락하거나 거래관계가 단절되는 것 등을 걱정해 마지막 선택지로 고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는 “그러나 재무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적시에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경우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보다 용이하게 정상화에 이를 수 있다”며 “덜 나쁠 때 조금이라도 빨리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대륙아주 기업구조조정팀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 인가 결정을 받은 토종 전기차 기업 디피코를 법률자문했다. 디피코의 경우 생산이 중단된 상태로 회생절차를 시작해 관계인집회 직전까지도 난항을 겪었다. 이 변호사와 함께 디피코를 법률자문하고 있는 김정동(변호사시험 1회) 변호사는 “디피코의 경우 공장이 멈추고 임금체불까지 발생한 상태에서 저희를 찾아왔다”며 “당장 필요한 운영자금조차도 부족한 상황에서 회생절차를 시작해 예상치 못한 우발채무가 신고되는 등 난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김 변호사는 “성공적으로 인가결정을 받긴 했지만, 관계인집회 하루 전날까지도 채권 신고가 이어져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며 “만약 생산이 중단되기 전에 조속히 회생절차를 시작했으면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9월 회생절차를 개시해 이번 달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을 받은 디피코는 향후 1~2개월간 회생계획을 수행한 뒤 회생절차 종결 신청을 한다는 계획이다.법무법인 대륙아주 기업구조조정팀 김정동 변호사가 이데일리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 이영훈 기자)◇“도산 관련 업무 스펙트럼 넓다…‘사전 컨설팅’ 확대할 것”이 변호사는 ‘도산절차에 관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담당변호사들, 고객과 긴밀한 업무 진행, 법원·조사위원·금융기관 등과 원만한 협업관계’가 대륙아주 기업구조조정팀의 강점이라고 꼽았다. 그는 “과거 동부건설(005960), 동양(001520) 그룹사 등의 회생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최근에도 부실 건설사, 골프장 등의 회생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누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절차 진행 중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채무자 대리, 채권자 대리 등 다양한 케이스를 겪어봤고 자문, 송무 등을 한 팀에서 다 처리하여 업무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도 저희 팀의 강점”이라며 “회생절차와 관련해 발생하는 각종 자문, 소송, 인가 전 M&A(인수합병) 등의 업무를 구조조정팀에서 충분히 직접 수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대륙아주 기업구조조정팀은 사전적 구조조정 컨설팅을 더 확대해나간다는 계획도 밝혔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은 호미로 막게끔 하겠다는 뜻이다.김 변호사는 “기업들이 위기가 심화된 상황에 이르러서야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위기 징조가 보일 때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고민한다면 비교적 쉽게 처방을 받고 위기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법률적인 부분은 물론, 재무구조, 경영전략 등도 사전 점검하는 서비스를 더 적극적으로 제공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2024.05.29 I 성주원 기자
"결국 중요한 건 실적"…2분기 전망치 상승 종목은
  • "결국 중요한 건 실적"…2분기 전망치 상승 종목은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코스피가 박스권을 지속하며 국내 투자자들의 눈은 실적에 쏠려 있다. 증시 상승을 이끌어줄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한 데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대한 수혜도 코스피에는 미미한 상황이어서다. 특히 투자자들은 2분기 실적을 주목하고 있다. 1분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은 상장사들이 2분기까지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경우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실적 전망치가 상향한 종목 중 최근 상승 폭이 크지 않았던 기업을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영업이익 전망치 한 달 전보다 3.5% 증가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가 3곳 이상 있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33곳의 2분기 영업이익은 54조 2559억원이다. 이는 한 달 전 2분기 영업이익(52조 4374억원) 전망치보다 3.47%(1조 8185억원) 오른 수치다. 2분기 매출액 역시 624조 6499억원으로, 한 달 전(617조 6035억원)보다 1.14%(7조원) 이상 늘어났다. 1분기 실적 시즌을 마무리하며 증권가는 2분기 실적으로 관심을 옮기고 있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기준으로 2010년 이후 역대 4번째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대부분의 업종이 전망치를 충족하는 실적을 발표했다”며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로 인해 2분기 전망치도 긍정적인 흐름이 관찰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24년 연간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으나 아직 증시 대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지난해 2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132개사,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상장사는 15개사로 전체의 63%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2분기 대비 적자가 축소될 것으로 꼽히는 상장사는 9개사다. ◇ LG이노텍 한 달 새 영업익 전망치 290% ↑한 달 전보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늘어난 주요 기업은 LG이노텍(011070), 넷마블(251270), 비에이치(090460), 풍산(103140), 삼양식품(003230), 한샘(009240), SK하이닉스(000660), SK바이오팜(326030) 등이다. LG이노텍은 한 달 사이 영업이익 전망치가 191억원에서 747억원으로 무려 291.7% 늘어났다. LG이노텍 주가는 이달 들어 7.88% 상승해 23만 9500원을 기록했다. 2개월 전(19만 6700원)과 비교하면 주가는 약 21.7% 올랐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며 애플 수혜주로 꼽힌다. 애플은 오는 9월 첫 AI 아이폰을 공개할 전망이다. 온디바이스 AI폰의 경우 대대적인 카메라 기능 업그레이드가 필수이기 때문에 향후 LG이노텍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넷마블은 지난해 2분기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은 그간 높은 고정비 탓에 오랜 기간 적자 또는 손익분기점(BEP)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최근 출시한 ‘나혼렙’의 흥행으로 실적 개선이 가능해졌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2분기보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은 아모레퍼시픽(090430), 에쓰오일(S-Oil(010950)), 한샘(009240), 삼성전자(005930), 피에스케이(319660) 등이다.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이익 개선에 대한 기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사이 37.7% 늘어 기존 3조 1915억원에서 4조 3940억원으로 상향했다. 삼성전자도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전 대비 6.4% 증가해 8조 173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최병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시장의 키는 이익이 될 것”이라며 “2024년 코스피 순이익 컨센서스는 182조원으로, 전년 105조원 보다 7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분기 실적은 해당 연도 전반적인 실적에 영향을 준기 때문에 올해 전체 이익 전망치가 상향하는 중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24.05.29 I 김소연 기자
엔비디아 7% 또 급등…나스닥, 1만7000선 돌파
  • 엔비디아 7% 또 급등…나스닥, 1만7000선 돌파[월스트리트in]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10년물 국채금리가 다시 4.5%를 웃도는 등 국채금리 상승이 증시 상승세에 부담이 됐다. 다만 곧 액면분할하는 엔비디아는 이날도 7% 가량 상승하면서 나스닥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1만7000선을 돌파했다.◇5년물 국채 수요 부진…10년물 4.5% 넘어서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5% 하락한 3만8852.86을 기록했다.반면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02% 오른 5306.04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0.59% 상승한 1만7019.88에 거래를 마쳤다. 국채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후 4시 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6.9bp(1bp=0.01%포인트) 뛴 4.54%에서 거래되고 있다. 2년물 국채금리도 2.1bp 상승한, 4.974%를, 30년물 국채금리도 7.9bp 오른 4.656%에서 움직이고 있다. 700억 달러 규모의 5년물 국채 경매 결과 수요가 부진했다는 소식에 금리가 뛰었다. 이날 응찰률은 2.3배로 10회 경매평균인 2.45를 적었고 낙찰률도 4.553%로 경매 전 수준인 4.54%를 웃돌았다. 이날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가 깜짝 상승한 것도 증시엔 일부 부담이 됐다. 미국 고용시장이 탄탄하면서 소비자들이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연준이 금리인하 시점은 더욱 늦춰질 수 있다.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5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102.0(1985년=100 기준)으로 4월(97.5) 대비 4.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96.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고 1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 몇달간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고 가계부채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소비자 신뢰도는 하락 추세를 보여왔었다.현재 경제상황에 대해 소비자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추적하는 ‘현재 상황 지수’는 4월 140.6에서 5월 143.1로 올랐다. 향후 6개월 간 경기 전망을 반영한 ‘기대지수’는 4월 68.8에서 5월 74.6으로 상승했다. 다만 4개월 연속 경기침체 위험 신호로 여겨지는 기준치 80을 밑돌고 있다.콘퍼런스보드의 데이나 피터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강한 고용시장이 현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전반적인 평가를 지속해서 북돋웠다”라고 평가했다.◇엔비디아 6.98% 급등…시총 2.8조달러까지 치솟아전반적으로 증시가 부진했던 상황에서 엔비디아만 홀로 6.98%나 급등했다. 액면분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가 약 2만개의 엔비디아의 AI칩 H100을 사용할 것이라는 소식이 영향을 줬다. 웨드부시 증권의 주식 거래 담당 상무이사 마이클 제임스는 “이 모든 것은 기술에 관한 것이며, 특히 엔비디아가 계속해서 승자가 될 것이다”고 말다.엔비디아의 시총은 이날 2조801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2위 애플(2조9130억달러)과 격차는 1100억달러 수준으로 좁혀 졌다. 이외 매그니피센트 중 메타(0.36%), 넷플릭스(0.35%), 알파벳(0.81%), 애플(0.01%), 마이크로소프트(0.04%)는 강보합을 나타냈다. 테슬라는 1.39% 하락했다. 미국 의결권 자문사가 주주들을 상대로 다음 달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560억달러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 지급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한 게 영향을 미쳤다.◇OPEC+ 감산 연장 전망에…국제 유가 상승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9.83달러로, 지난 24일 대비 2.11달러(2.7%) 올랐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84.22달러로 27일대비 1.12달러(1.4%) 올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다음달 2일 회의에서 감산을 연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줬다. 달러는 오전 내내 약세를 보이다 오후 4시기준 보합권에서 거래 중이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4.6을 기록 중이다.유럽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0.76%, 독일 DAX지수는 0.52%, 프랑스 CAC40지수도 0.92% 하락 마감했다.
2024.05.29 I 김상윤 기자
"법인세 폭탄" 글로벌 최저한세 대비 나선 국책은행
  • "법인세 폭탄" 글로벌 최저한세 대비 나선 국책은행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주요국 다국적기업에 최소 15%의 법인세를 매기는 글로벌 최저한세 제도가 도입되며 국책은행들도 자문 용역을 추진하는 등 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과세체계가 변화하면서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28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전날 글로벌 최저한세 업무 컨설팅 용역을 발주했다. 기업은행은 △글로벌 최저한세 납부금액 계산 △글로벌 최저한세 검토보고서(해설서) 최종본 작성 △국가별 실효세율 산출 등 10가지의 업무를 요구했다. 앞서 지난 2월 산업은행도 글로벌 최저한세 대응을 위한 회계법인 선정 공고를 냈다.기업은행 관계자는 “글로벌최저한세 도입에 따른 은행의 영향분석과 법인세 신고, 납부 프로세스 구축을 위한 컨설팅 용역법인 선정을 추진하는 것이다”고 말했다.글로벌 최저한세는 우리나라에 모회사를 두는 다국적 기업의 해외 자회사가 현지 최저한세율(15%)에 미달하는 세금을 내면 지주사 등 모기업에 추가 세액을 납부하도록 하는 제도다. 연결 재무제표상 매출액이 7억 5000만유로(약 1조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부터 적용하며 2025년도 법인세 부과부터 반영할 예정이다. 글로벌 최저한세 적용 대상 국내 기업은 200여 개다.글로벌 최저한세는 올해 시행됐지만 2026년까지 전환기 적용면제 특례 규정을 적용한다. 전환기 적용면제 특례는 2026년까지 매출액·이익, 이익 대비 법인세 비중, 초과이익 요건 중 하나 이상을 충족한 기업에 추가세액 납부 의무를 면제해주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 특례는 원칙적으로 모든 기업이 신청할 수 있다.글로벌 최저한세는 금융권보다는 수출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최용환 율촌 변호사는 “우리 수출기업과 각국 과세당국 간 조문 해석상 이견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글로벌 조세 분쟁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금융권은 제조업계와 달리 해외 진출 시 세제혜택 등을 거의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금융권의 해외 진출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에 따른 영향을 다른 산업군에 비해 적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해외진출 확대를 겨냥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는 게 중론이다. 실제 하나금융은 2025년까지 총수익의 40%를 해외 수익으로 채우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2030년까지 해외 사업 수익 비중을 30%로 달성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또한 지난해 10월 2030년까지 글로벌 수익 비중을 25%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4대 금융도 글로벌 최저한세 대응태세에 돌입한 상태다.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은 해외 진출 시 세제혜택 등도 거의 받지 못한다”며 “과세체계가 변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위험성 등을 점검하는 차원이다”고 말했다.
2024.05.29 I 송주오 기자
AI시대 다시 뜨는 원자력…美빅테크 수익률도 제쳐
  • AI시대 다시 뜨는 원자력…美빅테크 수익률도 제쳐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인공지능(AI) 수혜가 원전주로 확대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자 현실적인 대안으로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다.AI와 관련한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원전주에 몰리고, 이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면서 원자력 밸류체인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8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높은(레버리지 제외) ETF는 ‘HANARO 원자력iSelect’로 76.43%의 수익률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ETF는 HD현대일렉트릭(267260), LS ELECTRIC(010120), 두산에너빌리티(034020), 한국전력(015760) 등을 국내 주요 원전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두 번째로 높은 ETF 역시 ‘ACE 원자력테마딥서치’로 원전 관련 상품이다. 이 ETF는 59.0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 3위도 원자력 테마 상품으로 묶이는 ‘HANARO CAPEX설비투자iSelect(55.01%)’가 차지했다. 외국의 원전 관련 기업에 함께 투자하는 ‘KBSTAR 글로벌원자력 iSelect’도 연초 이후 47.85%의 높은 수익률을 냈다. 특히 이미 가파르게 오른 빅테크 외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투심이 몰리며 이들 원전 관련 ETF의 수익률은 같은 기간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46.62%), ‘KODEX 미국반도체MV’(46.42%)) 등 주요 빅테크 ETF의 수익률을 뛰어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AI 산업 성장에 대한 확신이 이어지는 한 원전주에 대한 기대 역시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AI 개발과 유지에 필수인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기 위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고, 지금의 인프라로는 이 같은 수요 증가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 검색은 1건당 0.3와트시(Wh)를 사용하지만 챗GPT는 이의 10배에 가까운 2.8와트시(Wh)의 전력을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적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전력 사용량 역시 계속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최대 1050TWh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2022년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460TWh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불과 4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어나는 셈이다. 씨티은행도 지금은 미국에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이 전체의 4.5%가량이지만 오는 2030년에는 10%로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이처럼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할 여러 대안 중 가장 현실적인 수단으로 원전을 손꼽고 있다. 아직 공급이 불안정한 신재생 에너지로만은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공급하기 쉽지 않아서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력은 무탄소 발전원이라는 점과 더불어 24시간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재생에너지만으론 전력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 어렵고 원자력과 같은 전환 단계 에너지원까지 필요하단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주요국들은 원전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은 지난 3월 처음으로 재가동된 폐로 원전을 지원하는 한편, 소형모듈원전(SMR) 투자에도 힘을 싣고 있다. 유럽연합(EU)도 탈원전 기조에서 회귀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3월 벨기에서 열린 원자력 정상회의에서 “원전의 안전한 가동을 연장하는 것은 청정 에너지원을 대규모로 확보하기 위한 가장 저렴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현빈 NH-Amundi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은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탈탄소화와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원자력을 확대하고 있어, 원자력 발전의 지속적인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2024.05.29 I 원다연 기자
 읽지 못하는 사람들 외
  • [200자 책꽂이] 읽지 못하는 사람들 외
  • △읽지 못하는 사람들(매슈 루버리|408쪽|더퀘스트)방대한 증언과 연구 문헌, 뇌과학과 인문학을 바탕으로 ‘읽기’의 비밀을 파헤쳤다. 난독증, 실독증, 과독증, 공감각, 환각, 치매와 같은 신경질환 때문에 ‘읽지 못하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읽기의 역사를 다룬다. 가령 영화 ‘레인 맨’의 실제 주인공인 킴 픽(자폐성장애)은 한 페이지씩 읽지 못하고 동시에 양쪽 페이지를 읽었다. 읽기란 단순한 개인 활동을 넘어 인간다움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차시 일백수(송재소|484쪽|돌베개)한자·유교·불교와 함께 동아시아의 문화적 전통을 이해하는 주요한 코드로 ‘당시’(중국 당나라의 시), ‘술’, 그리고 ‘차’(茶)를 꼽을 수 있다. 세 개의 코드 중에서 차를 노래한 주요한 시를 모았다. 차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중국에서는 수천 년 동안 차를 소재로 시를 써 왔다. 휴정의 ‘천옥선자’, 정약용의 차시 등 한국과 중국의 대표적인 차시 113수를 번역해 주석과 해설을 달았다.△대격변 AI 시대, 데이터로 사고하고 데이터로 리드하라(알렉스 거트맨·조던 골드마이어|368쪽|책만)수많은 데이터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이해하기 위한 지식과 노하우를 알려준다. 조직 구성원의 성향을 파악하는 일부터 알고리즘 이면의 수학 원리에 이르기까지 실무에서 활용되는 데이터와 통계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았다. ‘데이터를 대하는 태도와 소양’을 비롯해 ‘텍스트 분석, AI의 이면에 숨은 기본 원리와 지식’ ‘데이터를 해석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 등을 설명했다.△상상하는 공학 진화하는 인간(KAIST 기계공학과 외|316쪽|해냄출판사)첨단 기술의 오늘을 알려주고 미래를 함께 고민하기 위해 카이스트(KAIST) 기계공학과 교수 27명의 지식을 한데 모았다. 첨단 기술의 원리, 적용 사례뿐 아니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까지 깊이 있는 지식을 망라했다. ‘로봇이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해 ‘현재와 미래를 달리는 보행 로봇’ ‘박쥐와 자율주행 자동차는 어떻게 공간을 인식할까’ 등 첨단 기술의 양상과 흐름을 상세히 짚었다.△마법 지팡이 너머의 세계(톰 펠턴|416쪽|문학수첩)‘해리 포터’ 영화 시리즈에서 ‘드레이코 말포이’ 역을 맡았던 배우 톰 펠턴의 에세이다. 어느새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가 된 톰은 마법 세계의 일부로 살았던 삶과 그 너머의 인생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놓는다. 지금의 배우 톰 펠턴이 있게 한 가족들, 마법사다운 지혜를 선사한 선배 배우들, 오랜 시간 영화를 찍으며 다져온 우정과 시리즈가 끝난 후 겪은 아픔까지 담았다.△올림픽에 간 해부학자(이재호|408쪽|어바웃어북)하계 올림픽 중에서 28개 종목을 선별해 스포츠에 담긴 인체의 속성을 해부학의 언어로 풀어냈다. 복서에게 치명적인 뇌세포손상증을 가져다주는 펀치 드렁크 신드롬이 만연함에도 불구하고 국제복싱협회가 헤드기어 착용을 폐지한 연유를 파헤친다. 유도편에서는 뇌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외십자조르기를, 축구에서는 회전(스핀)킥과 무회전킥에 얽힌 종아리근육의 구조를 들여다봤다.
2024.05.29 I 이윤정 기자
재판지연 해소 열쇠였는데…여야 싸움에 '판사 증원' 무산
  • 재판지연 해소 열쇠였는데…여야 싸움에 '판사 증원' 무산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판 지연 해소책으로 적극 입법을 요청한 각급 판사 정원법 개정안(판사 정원법)이 여야 갈등으로 사실상 폐기됐다. 법조계에서는 선진국 대비 우리나라 법관 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인 만큼 재판 신속화를 위해서는 판사 정원 증원이 필수적이라고 호소했다.서울고법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여야 대치’ 국회, 법관증원법 사실상 폐기…재판 지연 어쩌나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향후 5년간 법관 370명을 단계적으로 증원하는 내용의 판사 정원법 개정안은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통과한 뒤 후속 절차를 밟지 못한채 자동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판사 정원법과 동시에 논의되는 검사 정원법을 두고 여야 의원들 사이에 이견이 있는데다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 국민연금 개혁 등 쟁점 법안의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를 벌이면서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다.앞서 정부는 지난 2022년 6월 판사 정원을 기존 3214명에서 3584명으로 5년간 순차적으로 370명 늘리는 판사 정원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아울러 판사와 검사 정원은 그간 연동해 늘려온 만큼 검사 정원을 기존 2292명에서 206명 증원하는 ‘검사 정원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했다. 이후 법관 부족으로 재판 지연 문제가 지속 제기되자 판사 정원법 입법 논의에 탄력이 붙었다. 판사 정원법과 검사 정원법은 발의 1년 반만인 지난 7일 나란히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통과했다.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검사 증원안 통과에 반대하면서 판사 정원법도 발목이 잡혔다. 민주당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행 등에 따라 검찰 수사권이 줄어든 만큼 검사 수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다음 국회에서 대대적 검찰개혁(검수완박 시즌2)을 예고한 가운데 검사 증원안을 통과시켰다가 지지층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해 검사 증원에 제동을 걸었고 2014년 이후 10년만에 이뤄질 전망이었던 판사 정원법 개정도 무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사법정책연구원이 지난 27일 공개한 ‘재판의 지연 실태와 신속화 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재판 지연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민사본안사건 평균처리기간이 △1심 합의사건은 2013년 245.3일→2022년 420.1일로 71.3% △1심 단독(소액 제외)사건은 2013년 158.5일에서 2022년 229.3일로 44.7% 각 증가했다. 형사공판사건 중 불구속사건 평균처리기간은 △1심 합의사건은 2013년 151.8일에서 2022년 223.7일로 47.4% △1심 단독사건의 평균처리기간은 2013년 102.3일에서 2022년 182.5일로 78.4% 각각 증가했다. 재판 지연의 주된 요인에는 ‘미미한 판사 증원’이 꼽혔다. 법관 정원은 2013년 2844명에서 2022년 3214명으로 10년간 370명으로 불과 13% 증가했다. 가동법관 수를 기준으로 2022년의 가동법관 수는 2013년보다 11.7%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래픽=이미나 기자)◇법원, 판사 임용 차질…“선진국 대비 법관 압도적 부족”선진국 대비로도 판사 공백은 심각한 상황이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법관 1인당 처리해야 할 민·형사 본안사건수는 독일의 약 5.17배, 일본의 약 3,05배, 프랑스의 약 2.36배에 달한다. 접수사건수와 법관 수를 독일과 같은 수준으로 맞춘다면 우리나라는 법관 1만2390명을 증원(총 1만5356명)해야 한다. 일본·프랑스와 같은 수준으로 맞춘다면 각각 법관 6102명(총원 9068명), 4038명(총원 7004명)을 증원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복잡하고 어려운 사건 증가 △변호사 수 급증 △법관 노령화 △법조일원화 △법관인사 이원화와 고등부장 승진제도 폐지 △코로나19 사태 등도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국회 법사위가 판사 정원법 통과를 위한 전체 회의 일정에 합의하지 못함에 따라 법원은 당장 내년 신규 판사 임용부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내년 신규 임용 대상자 명단 발표는 올해 10월로 예정돼 있다. 이를 위해 늦어도 6월말에는 선발 규모를 확정해야 한다. 오는 30일 개원하는 22대 국회에서 법안을 다시 마련하고 서둘러 처리한다고 가정해도 시기를 맞추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현행 판사 정원법에 따라서는 최대 109명까지 선발할 수 있지만 정원이 늘지 않으면 실질적인 선발 인원은 100명 미만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법원행정처의 설명이다. 통상 매년 신임 판사를 130명 수준으로 선발한 것과 비교하면 30∼40명이 줄어드는 셈이다. 평년 대비 75% 수준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퇴직하는 법관이 증가하는 추세인 것도 법원으로서는 불안 요소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이영창(56·사법연수원 28기) 사법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서울고법 고법판사)은 “판사 증원이 재판 지연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 법관 수는 각국의 사법제도가 여러모로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일단 370명을 증원하되 현 개정안과 같이 5년간 순차적으로 50명, 80명, 70명, 80명, 90명씩 정원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5년간 매년 74명씩 또는 위의 역순으로 법관을 증원하는 것으로 각급 법원 판사 정원법을 개정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2024.05.29 I 백주아 기자
농촌 특화관광 개발에 290억 투입…전문 엑셀러레이터 지원
  • 농촌 특화관광 개발에 290억 투입…전문 엑셀러레이터 지원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전국적으로 ‘농촌 크리에이투어(특화관광)’ 20곳을 선정해 예산 290억원을 투입한다. 이는 농촌 콘텐츠를 새로운 관광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유형의 개발·지원 사업이다. 청보리 즐기는 관광객들(사진=연합뉴스)기존 사업과 다른 점은 농촌 관광 관련 경영체가 민간 여행사와 협업해 시군별 테마관광상품을 내놓는다는 점이다. 예컨대 5개 지역의 농촌관광 콘텐츠를 연결해 ‘오감체험’이라는 여행 테마상품을 함께 개발하면, 이용객들은 여행사를 통해 각 지역의 감물 염색체험(촉각)- 마을체험(청각)-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가마솥 미식 체험(미각)-약초 체험(후각)-반딧불 탐사(시각) 등을 직접 운전하지 않고도 편리하게 관광할 수 있는 것이다.코로나19 이후 소그룹 단위로 관광 트렌드가 변화함에 따라 소규모 농촌체험프로그램 개발 사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농촌관광 경영체 40개소를 지원해 △식도락 미식탐험형 △탄소중립 및 친환경형 △가족형 △반려동물형 등 유형의 관광 프로그램을 고안한다는 계획이다.지역단위 농촌관광사업의 경우 시·군 등 지방자치단체가 주체가 돼 개발하는 여행 프로그램을 위해 진행 중이다. 3개년으로 이뤄지는 비교적 호흡이 긴 사업으로 연차별로 사업성과를 평가해 다음년도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올해는 경남 통영과 제주 등 2개소가 새로 선정됐고 이외 8개소가 성과 평가를 통과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민간 주도의 농식품 벤처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농식품 전문 엑셀러레이터(AC)’ 육성을 지원 중이다. 올해부터는 기존 지능형농장(스마트팜)·푸드테크 등 농식품 기술 분야 외 농촌융복합 분야를 신설했고, 한국사회투자와 로우파트너스·충남 기술지주 컨소시엄 2개사를 최종 선정했다. 이들은 농촌융복합 스타트업을 각각 10개사 이상 발굴하고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편성해 운영해야 한다. 농식품분야 창업기업의 신속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민간투자기반 스케일업 지원사업은 대상 기업에 정부가 투자금을 1대1 매칭해 최대 5억 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새로운 관광 문화이자 근무 형태로 자리잡은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과 관련해서도 생활인구 확대 차원에서 민관 협력을 촉진하기로 했다. 기존 농촌체험휴양마을 중 인구감소지역을 우선 검토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상지를 5곳 선정하고, 이를 워케이션 운영 전문기관에 위탁해 정부·지자체·유관기관·협력재단(상생기금)·언론매체 등이 함께 협업하는 식이다.
2024.05.29 I 이지은 기자
月 20만원에 2층 단독주택?…농촌보금자리 주택 가보니
  • 月 20만원에 2층 단독주택?…농촌보금자리 주택 가보니
  • [서천(충남)=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월 20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최대 10년까지 단독주택에 머물 수 있다니 파격적이죠.”충남 서천군에 위치한 농촌보금자리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최윤서 씨는 지난 21일 이데일리와 만나 이렇게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최 씨는 전원 생활을 꿈꾸며 서천군에 내려왔다. 가장 큰 고민은 주거지였다. 농촌에는 노후화된 주택이 많아 양질의 주거지를 마련하기 어려울꺼란 고민에서였다. 충남 서천에 위치한 농촌보금자리 주택 모습(사진=이데일리 김은비 기자)이런 고민은 농촌보금자리 주택에 들어가면서 말끔히 해결됐다. 현재 서천에 정착해 창업을 준비 중인 최 씨는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으면 가능한 만큼 이곳에 머물고 싶다”고 말했다.정부가 청년들의 농촌 유입과 정착을 돕기 위해 2019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농촌보금자리 주택이 전국 곳곳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농촌보금자리 주택은 총 사업비 90억원으로 30가구 내외의 임대주택단지와 육아·문화·여가 등 커뮤니티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서천군 청년보금자리 주택은 5년 전 사업이 처음 시작하면서 선정된 4곳 중 하나다. 당시 △충북 괴산 △충남 서천 △전남 고흥 △경북 상주 등이 선정됐다. 서천군은 2007년 폐교된 초등학교 부지에 단지를 조성했다. 시골 작은 마을처럼 정갈하게 꾸며진 단지에 들어서면, 마당이 있는 복층형 단독주택 15채와 2층으로 된 1.5룸 형 공동주택 건물 8채가 조성돼 있다. 단지의 한 가운데는 놀이터가, 가장자리에는 단지 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센터가 있다.가족형 단독주택의 월 이용료는 단돈 21만원. 청년형 주택의 경우 8만원에 불과하다. 주변 시세와 비교했을 때 60%나 저렴하다. 심지어 자녀 출산 시에는 1명 당 월 임대료 5만원 감면 혜택도 주어진다. 최초 계약 기간은 2년 이지만, 최대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이같은 파격적인 혜택에, 2022년 6월 입주를 시작할 당시 경쟁률은 1.6대 1을 보이기도 했다. 외부 인구 유입이 적은 농촌에서는 경쟁률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마을 형태의 작은 단지에서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공동 육아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이곳에는 초등학생 이하의 아동 27명이 거주하고 있다. 다른 입주자인 김다영 씨는 “아이들의 연령대가 비슷하다 보니, 각박하거나 삭막하지 않고 서로 애도 봐주면서 (내가) 어렸을 때 처럼 정겨운 느낌으로 살 수 있다”며 “아이들도 농촌 생활을 굉장히 만족스러워 한다”고 말했다.기존의 지역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젊은 사람들이 마을에 정착하면서 농촌에 활력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 이장인 김영선 씨는 “무엇보다 아기들 노는 소리가 들린다는 점이 가장 좋다”면서 “농촌 현실이 힘든데, 젊은 사람들이 많이 내려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해주면서 함께 살아간다는 점도 긍정적이다”고 말했다.이처럼 농촌보금자리 주택이 인기를 얻으면서 서천군에서는 군비를 투입해 별도로 임대주택 3곳을 지을 계획이다. 김기웅 서천군수는 “보다 많은 청년들이 내려올 수 있도록 임대주택을 3군데 더 확충할 계획”이라며 “이미 장소를 선정해 터를 닦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촌보금자리 주택이 일종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에서는 이같은 농촌보금자리 주택을 2026년까지 35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연고가 없는 지역에 청년들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주거 및 보육 등 관련 시설이 중요한 만큼 청년들이 농촌에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관련 지원을 연계·확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충남 서천에 위치한 농촌보금자리 주택 모습(사진=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2024.05.29 I 김은비 기자
일본 금융청 국장이 손꼽는 '밸류업 성공 비결 3가지
  • 일본 금융청 국장이 손꼽는 '밸류업 성공 비결 3가지
  • 호리모토 요시오 일본금융청 국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자봉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투자협회)[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기업의 내부 유보금과 가계의 초과 저축을 투자로 이끌어낸 것이 일본 증시 반등의 핵심입니다.”지난 1년간 일본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며 세계에서 가장 크게 오른 시장 중 하나로 떠오른 배경으로는 일본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손꼽힌다. 엔저에 따른 외국인의 자금 유입도 증시에 도움이 됐지만, 일본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증시 저평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실제로 니케이 지수는 밸류업 시행 전인 2022년 6월까지만 해도 2만6000선에 머물렀으나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다 올해 3월에는 4만1000선을 넘어서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호리모토 요시오(Yoshio Horimoto) 일본금융청 국장은 일본판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 전략의 중 하나로 기업과 가계의 이른바 ‘잠자는’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이끈 구조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일본이 지난해 말 발표한 ‘자산운용 입국’ 계획이다.호리모토 국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자본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에 참석해 “일본의 가계자산 2200조엔의 50%가 예금, 보험, 원금 보장형 금융자산에 쏠려 있었다”며 “이를 유가증권 시장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실행하며 증시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사는 위탁받은 자산을 적절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은 자금을 제대로 투자해 이를 가계에 환원하도록 하는 규제 감독을 강화했다”며 “또한 기업이 지배구조를 개혁, 투자자와 잘 소통하는 곳만 살아남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호리모토 국장은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위해 총리를 포함한 정부 고위 관계자가 직접 발로 뛴 것이 실제로 자금 유입에 영향을 미쳤다고도 평가했다. 그는 “총리를 비롯한 정부 고위 관계자가 국내외 투자자들과 일대일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며 “주요 금융시장을 보유한 나라와 협력을 위해 체제도 정비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구조개혁과 고위관계자의 노력에 더해 호리모토 국장은 세제 인센티브와 금융 교육 정책 등 시장 관계자가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증시를 밀어올리는 힘이 됐다고도 판단했다. 일본판 종합자산관리계좌(ISA)인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가 대표적이다.호리모토 국장은 “NISA는 지난 2014년부터 시작했는데 현재까지 5명 중 1명꼴이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며 “소액투자를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도록 투자 성과에 대한 세금을 면제한 것이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호리모토 국장은 미국과 영국 등이 국가 전략 중 하나로 금융 교육을 진행하는 것을 고려, 일본 역시 오는 8월부터 금융 교육에 나설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호모모토 국장에 이어 기조발표를 맡은 전은조 맥킨지앤컴퍼니 시니어 파트너는 이 같은 일본 밸류업 사례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 파트너는 특히 일본의 밸류업 정책이 10년 넘는 장기간에 걸쳐 시행되고, 주가순자산비율(PBR) 1% 미만 및 자기자본이익률(ROE) 8% 이상 등의 밸류업 목표치를 명확하게 제시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특히 전 파트너는 우리나라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일반투자자, 정부가 맡은 과제를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무엇보다 세제 지원과 같은 논쟁을 빠르게 풀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일반 기업은 이익 지표 등 개선과 자본효율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정부는 배당정책이나 과세 등에 대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금융투자소득세와 상속세 등 제도적 논쟁 사항에 대해 조속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금투업계 전문가들 역시 국내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하기 위해 위해선 충분한 인센티브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상무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자사주 소각에 대한 세제 혜택은 정치적 합의를 비롯한 세제 개편이 필요해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며 “밸류업 장기투자 펀드 가입 시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ISA 한도 확대 등의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황성택 트러스트자산운용 대표는 “가계소득 분포를 보면 우리나라와 일본 가계의 근로소득은 비슷한데 자산소득은 한국이 1%, 일본은 5%로 큰 차이가 난다”며 “아킬레스건인 가계부채 문제 해소하려면 가계 소득과 자산을 증가시켜야 하고, 이자와 배당소득의 원천이 자본시장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2024.05.29 I 김응태 기자
나스닥, 1만7000선 돌파…엔비디아 7%↑
  • [속보]나스닥, 1만7000선 돌파…엔비디아 7%↑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국채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증시 상승세에 부담이 됐다. 다만 곧 액면분할하는 엔비디아는 이날도 7% 가량 상승하면서 나스닥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나스닥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1만7000선을 돌파했다.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5% 하락한 3만8852.86을 기록했다.반면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02% 오른 5306.04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0.59% 상승한 1만7019.88에 거래를 마쳤다. 국채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후 4시 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6.9bp(1bp=0.01%포인트) 뛴 4.54%에서 거래되고 있다. 2년물 국채금리도 2.1bp 상승한, 4.974%를, 30년물 국채금리도 7.9bp 오른 4.656%에서 움직이고 있다. 700억 달러 규모의 5년물 국채 경매 결과 수요가 부진했다는 소식에 금리가 뛰었다. 이날 응찰률은 2.3배로 10회 경매평균인 2.45를 적었다.이날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가 깜짝 상승한 것도 증시엔 일부 부담이 됐다.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5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102.0(1985년=100 기준)으로 4월(97.5) 대비 4.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96.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고 1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 몇달간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고 가계부채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소비자 신뢰도는 하락추세를 보여왔었다.현재 경제상황에 대해 소비자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추적하는 ‘현재 상황 지수’는 4월 140.6에서 5월 143.1로 올랐다.향후 6개월 간 경기 전망을 반영한 ‘기대지수’는 4월 68.8에서 5월 74.6으로 상승했다. 다만 4개월 연속 경기침체 위험 신호로 여겨지는 기준치 80을 밑돌고 있다.콘퍼런스보드의 데이나 피터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강한 노동시장이 현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전반적인 평가를 지속해서 북돋웠다”라고 평가했다.전반적으로 증시가 부진했던 상황에서 엔비디아만 홀로 6.98%나 급등했다. 액면분할을 앞두고 매수세가 계속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2024.05.29 I 김상윤 기자
"농사 대신 창업한다"…귀촌해 억대 연봉 대표된 청년들
  • "농사 대신 창업한다"…귀촌해 억대 연봉 대표된 청년들
  • [의성(경북)=이데일리 김은비 이지은 기자] 경북 의성군은 2018년부터 전국에서 손꼽히는 인구소멸 위기 지역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년 새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오래된 여관 건물을 개조한 건물에 도시 근로자들이 며칠씩 ‘워케이션’(일과 휴가의 합성어)을 오는가 하면, 맥주 양조를 배우기 위해 일부러 의성을 찾기도 한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사업을 마중물 삼아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창업을 하기 위한 청년들이 유입되면서다. 경북 의성에 위치한 ‘워케이션’ 플랫폼 ‘금수장’의 외관 모습(사진=이데일리 김은비 기자)지난 10일 경북 의성 안계면에 위치한 ‘워케이션’ 플랫폼 ‘금수장’을 찾았다. 넓은 안계평야 한 가운데 3층짜리 건물이 혼자 우뚝 서 있었다. 주변으로 온통 펼쳐져 있는 밭을 보니 마음이 절로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엔 ‘한 달 살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이곳은, 현재 기업들과 협업한 워케이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업들이 일정기간 공간을 대여하고 직원들이 며칠 동안 머물면서 업무와 휴식을 갖는 형태이다. 하루에 최대 16명이 머물 수 있는 이 공간의 하루 이용료는 60만원이다.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1층 업무공간에는 컴퓨터와 함께 화상회의가 가능한 카메라 등 장비가 구축돼 있었다. 2·3층에는 숙박 공간과 함께 직원들이 ‘밭 멍’을 할 수 있는 전망대와 세탁실 등이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다. 근처 읍내에 편하게 나갈 수 있도록 준비된 자전거와 야외에서 저녁에는 바베큐 파티를 할 수 있는 화로도 마련돼 있었다. 장명석 메이드인피플 대표는 “코로나19로 워케이션이 유행하면서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복지 개념으로 워케이션에 관심을 갖고 찾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금수장에서 차로 3분 거리를 가면 의성의 명소로 소문난 수제맥주공방 호피홀리데이가 있다. 국내에서 드물게 홉을 재배하는 농가 옆에 위치한 공방은 수제 맥주를 만들기도 하고, 원데이클레스부터 초·중·고급과정 까지 다양한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은 경북을 넘어 전국의 수제맥주 마니아들과 맥주양조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저녁에는 수제맥주 펍에서 이국적인 분위기 속 맥주를 즐길 수도 있다.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던 김예지 호피홀리데이 대표는 의성군의 청년창업지원 사업을 통해 창업을 하게 됐다. 하지만 창업 3년째에 매출 2억원을 달성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청년창업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김 대표는 “호피 홀리데이를 성공한 청년 창업 가게를 넘어 가장 한국적인 수제맥주 양조장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경북 의성 안계면에 위치한 ‘안계미술관’ 외부 모습(사진=이데일리 김은비 기자)◇오래된 목욕탕 개조해 ‘미술관’으로…지역 문화 거점으로농촌에 완전히 정착해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의성에서 ‘안계미술관’을 운영하는 김현주 관장이 그렇다. 의성 안계면 읍내 가장 중심에 위치한 안계미술관은, 2021년 김 관장이 40년도 넘은 목욕탕을 개조해 만든 문화공간이다. 리모델링을 했지만 입구의 목욕탕 간판부터 내부의 목욕탕 타일과 사우나 시설 등 건물이 가진 고유한 매력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는 독특한 공간이다.2022년 문을 연 뒤 안계미술관은 의성군의 문화 중심지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총 30번 넘는 전시가 개최됐는데, 매번 전시때 마다 300여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다녀간다. 전시 관람료는 전부 무료다. 평일에는 인근의 초·중·고등학생들이 삼삼오오 몰려와 전시를 구경하고, 학부모들도 주요 관람객이다. 주말에는 인근인 군위, 안동, 구미 등 인근 도시에서도 관람객이 오곤 한다. 김 관장은 “안계면 인구가 4500명 정도 되는데 미술관, 전시관, 박물관 등 문화 예술 공간이 하나도 없었다”며 “지역민들이 문화적 혜택을 못 보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워, 내가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마침 의성군에서 뜬 청년 창업 지원 공고 덕에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 받아 전시관을 오픈할 수 있었다. 그는 “처음에 내려올 때까지만 해도 의성이 어딘지도 잘 몰랐는데, 막상 와보니 도시와 달리 인구 밀집도가 낮은 농촌 생활이 생각보다 몸에 잘 맞았다”며 “농촌도 도시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역량만 있다면 충분히 창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경북 의성 안계면에 위치한 ‘안계미술관’ 내부 모습(사진=안계미술관)◇농촌융복합산업 연간 매출 규모 31조…종사자 수 17% 늘어의성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 있는 농촌에서 창업의 기회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농촌융복합산업 종사자 수는 38만 3525명으로 전년(32만7645명)보다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융복합산업은 농업인 등이 농촌지역의 농산물, 자연, 문화 등 유·무형의 자원을 이용해 식품가공 등 제조업이나 유통·관광 등 서비스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을 뜻한다. 매출액 규모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22년 31조1677억원으로 2년 전인 2020년(23조2564억원)보다 34% 급증했다. 경영체당 매출액도 3억900만원으로 2020년(2억3800만원) 대비 29.8% 증가했다. 농촌의 자원을 활용한 가공식품부터 체험 프로그램 등 부가가치가 높은 2·3차 산업을 융복합 한 다양한 산업 활동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업종별 현황을 보면 2020년에는 1차과 3차 산업을 융합한 형태가 47.6%로 가장 많았다면, 2022년에는 1·2·3차를 융합한 산업이 71.3%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농촌에서 농업을 하면서 판매는 물론 체험 프로그램 까지 운영하는 형태가 제일 대표적이다.뒤를 이어 1·3차를 융합한 형태가 19.1%, 1·2차를 융합한 형태가 9.6%로 많았다. 정부에서도 농촌을 창업 친화적인 곳으로 바꿔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소멸 위기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촌형 비즈니스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금, 보금자리 주택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겠다”며 “판로·운영자금 지원 등 농촌융복합 지원 대상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4.05.29 I 김은비 기자
외국인도 갈아탔다…HBM에 희비 갈린 삼전·하이닉스, 전망은
  • 외국인도 갈아탔다…HBM에 희비 갈린 삼전·하이닉스, 전망은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사랑’도 식었다. ‘10만전자’의 꿈이 멀어질 때도 삼성전자의 주가를 지탱해준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이달 들어 꺾이면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주가 상승이 이어지는 데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 역시 지속하며 ‘20만닉스’를 넘어 ‘25만닉스’를 노릴 수 있다는 기대까지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5월2~28일) SK하이닉스는 16.25%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0.13% 소폭 오르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지난 2일 126조원에서 147조원으로 21조가량 뛰었지만, 삼성전자는 465조원에서 이날 기준 463조원으로 제자리걸음이다. 두 기업의 주가 희비를 가른 건 엔비디아다.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한 이후 우상향한 SK하이닉스는 지난 23일 종가기준 ‘20만 닉스(SK하이닉스 주당 20만원)’에 올랐다. 게다가 최근 새로운 HBM 생산기지 구축을 검토하며 수요 증가에 대응하겠다는 소식도 반영되면서 28일 20만2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실적이 공개된 지난 23일 이후 0.13% 하락했다. 엔비디아 발(發) 훈풍은커녕 HBM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했다는 악재가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특히 국내 증시의 ‘큰 손’인 외국인의 삼성전자에 대한 자금 이탈에 눈길이 쏠린다. 외국인은 올 들어서만 삼성전자를 △1월 2조3000억원 △2월 2317억원 △3월 2조9707억원 △4월 2조1184억원을 사들이며 신뢰를 보내왔다. 그러나 이달 들어 ‘팔자’로 전환해 28일까지 1조2043억원 팔았다. 월별 기준 첫 순매도 전환이다. 반면,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이달 들어 1조7046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도 시간의 문제일 뿐, 결국 HBM 시장에 들어와 인공지능(AI)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AI 수요 상승 국면에서 HBM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HBM의 1위 사업자인 SK하이닉스 외의 삼성전자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국면”이라며 “AI 강세에 따른 HBM 업황 호조가 지속되는 국면에서 반도체 업종 자체에 대한 비중 확대 논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2024.05.29 I 이용성 기자
'60초면 OK' 인뱅 3사 비상금대출, 연체액 1년새 2배
  • [단독]'60초면 OK' 인뱅 3사 비상금대출, 연체액 1년새 2배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20~30대가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은행 3사의 ‘비상금 대출’ 잔액이 3조원에 육박한 가운데, 연체액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20~30대가 연체액의 70%를 차지했다.28일 이데일리가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금융감독원의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지난 3월 말 비상금 대출 연체액은 약 276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142억원)보다 94%가량 급증한 것이다.비상금 대출은 간편한 서류 심사만으로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을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은행 가릴 것 없이 판매하지만 20~30대 고객 비중이 높은 인터넷은행이 이용자가 많은 편이다. 이날 기준 비상금대출의 금리는 카카오뱅크가 연 4.858~ 15%이며 케이뱅크 연 5.42~15%, 토스뱅크 연 5.5~15%로 신용 대출보다 훨씬 높다.비상금 대출 잔액이 가장 큰 카카오뱅크의 연체액(234억원)이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케이뱅크는 19억원, 토스뱅크는 23억원 수준이었다. 3사 비상금 대출의 평균 연체율도 작년 3월 말 0.71% 수준에서 1년 만에 0.94%로 0.23%포인트가량 높아졌다. 카카오뱅크 연체율은 0.95%, 케이뱅크는 0.9%, 토스뱅크는 0.96%였다.특히 20대 연체액이 전 연령대 중에서 가장 컸다. 3월 말 20대 비상금대출 연체액은 107억원이었다. 58억원이었던 작년 3월 말보다 84.5% 늘었다. 같은 기간 30대 연체액도 41억원에서 80억원으로 두 배 증가했다.20~30대 연체액을 합치면 187억원으로 전체 연체액의 약 67%를 차지한다. 이 기간 연체율도 20대는 0.84%에서 1.02%로, 30대는 0.61%에서 0.93%로 올랐다. 비상금대출뿐만 아니라 전체 대출을 봐도 20대 연체율은 3월 말 0.95%로 30대(0.41%), 40대(0.36%), 50대(0.43%)보다 훨씬 높다.흔히 20~30대는 40~50대와 비교하면 소득 수준이 낮은 데다 학생인 경우도 많아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최대 100만원 한도인 서민금융진흥원의 소액 생계비 대출 연체율도 올 1분기 15.5%까지 오른 상태다. 출시 직후인 작년 2분기 연체율은 2.1%였다.이런 가운데 인터넷은행은 비상금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앱에선 ‘비상금 대출, 대출까지 평균 60초’라는 내용의 배너 광고를 게시하고 있고 케이뱅크는 올 초 비상금 대출을 처음 받는 고객에게 첫 달 이자를 돌려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인터넷은행 3사의 비상금 대출 잔액은 3월 말 기준 2조 9183억원으로 작년 3월(2조 2685억원)에 비해 29% 늘었다. 2년 전인 2022년 3월 말엔 1조 6430억원이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현재 비상금 대출은 77% 늘어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 고물가 속에 경제 여건이 어려워지다 보니 소액 대출 연체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2024.05.29 I 김국배 기자
최소 50조, 최대 100조 드는 '철도지하화'…현실성 있나
  • 최소 50조, 최대 100조 드는 '철도지하화'…현실성 있나
  •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최소 50조원, 최대 100조원까지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철도지하화’ 사업을 두고 현실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민간투자 형식으로 해당 금액을 회수해야 하는데 ‘사업성’이 있는 부지가 극히 일부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지자체들은 저마다 ‘제2의 연트럴파크’를 꿈꾸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는 얘기다. 정부는 올 연말 지자체 제안을 받아 선도사업을 정할 계획이다. (그래픽=이미나 기자])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철도지하화 사업, 특별법 만으로는 부족’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구세주 입법조사관은 “사업성이 충분하지 않은 통합개발 사업을 추진할 경우 지역주민 지지를 얻기 어렵고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해 지역 주민에게 지속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사업성이 현저하게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지자체는 사업계획을 축소하거나 시행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철도지하화는 지난 1월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올해 2월에는 민생토론회에서 ‘교통 분야 3대 혁신 전략’ 중 하나로 철도지하화가 제시됐으며,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종합계획 수립에 착수했다정부는 사업비가 최소 50조원에 달한다고 했지만, 건설업계는 공사비 인상 등을 고려하면 100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시는 시내 국가철도구간 71.6㎞에 대한 지하화 사업비를 32조 6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부산시는 화명~부산역 19.3㎞ 구간 공사에 대해 8조 3000억원, 대구시는 경부선 예상 사업비를 8조 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전국 8곳 시·도에서 시행하겠다고 나선 철도지하화 길이만 총 537㎞다.재원 조달 방식은 국가철도공단을 포함한 공공기관이 채권을 발행한 후 민간의 상부부지 투자를 통해 회수하는 형식이다. 문제는 ‘사업성이 있는 땅이 얼마나 되냐’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좁은 선로만 지나는 구간, 역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다. 이선하 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전 대한교통학회장)는 “단순히 땅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민간업체가 들어와 개발 이익을 낼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2024.05.29 I 박경훈 기자
철도지하화 사업성이 핵심…"역주변 통합개발 필요"
  • 철도지하화 사업성이 핵심…"역주변 통합개발 필요"
  •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철도 지하화’는 해외에서도 성공 사례를 찾기 어려운 도전적인 과제다. 이 때문에 현실성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쉽지 않은 사업은 분명하다”면서 “주변 지역까지 묶어서 통합 개발을 모색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사업성이 떨어지는 ‘나눠먹기식 지하화’는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그래픽=김일환 기자)◇코레일, 철도공단 등 50조 채권 발행28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지자체를 대상으로 철도지하화 가이드라인 설명회를 열었다. 국토부는 오는 10월 말까지 지자체로부터 사업 제안을 받아 연말에 1차 선도 사업을 정한다는 방침이다.이에 따라 경부선·경인선·경의선 등 수도권을 포함해 지방까지 지상철도가 속한 대부분 지자체가 지하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당장 안산시는 한대앞역에서 안산역까지 5.47㎞ 구간을 지하화해 축구장 면적의 약 100배에 해당하는 70만㎡의 땅을 개발할 계획이라 밝혔다. 시는 자체적으로 진행한 비용대비편익(B/C)도 기준인 1.0을 훌쩍넘는 1.5가 나왔다며 선도사업 지정에 총력을 펼치고 있다. 철도지하화 사업은 안산과 같은 기초 지자체가 광역 지자체(경기도)에 건의한 후, 광역 지자체가 국토부에 제안하는 구조로 이뤄진다.이밖에 서울에서는 구로구(구로역~온수역 5.6㎞, 신도림역~가산디지털단지역 2.2㎞). 노원구(석계역~창동역 4.6㎞), 도봉구(녹천역~도봉산 6.0㎞), 중랑구(경의중앙선·경춘선 9.1㎞) 등이 지하화에 도전 중이다. 수도권에서도 인천시(인천역~부개역 14㎞), 남양주·구리시(경의중앙선) 등이 지하화를 추진 중이다. 이밖에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지상철도가 지나는 대부분 지자체가 관련 용역을 발주했다.관건은 역시 사업성, 돈이다. 철도 지화화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국가철도공단·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관련 공공기관으로 구성된 정부출자기관이나 특수목적법인(SPC)에서 ‘철도지하화통합개발채권’을 발행해 먼저 지하화를 진행한다. 이후 상부 땅을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형태다.가장 큰 문제는 그 규모가 최소 50조원(전체 사업비 65조 2000억원)으로 천문학적이라는 점이다. 만약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하에 지하화를 시작했는데, 정작 민간이 상부 부지를 사들이지 않으면 공공기관의 대규모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 역시 사업성을 가장 주안점으로 삼을 계획이다.다만, 사업성이 있는 부지를 찾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 한계다. 더군다나 사업성이 있다 한들 인근 지역주민이 원하는 공원이나 기업 유치보다는 사업성이 있는 ‘아파트벽’이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철도 지하화의 대표 사례인 경의선 숲길. (사진=서울시)◇“공원조성·단절해소 앞세우면 어려울 것”당장 안산시의 사례만 봐도 한대앞역에서 안산역까지 전체 부지가 넓다곤 하지만 ‘선형’으로 길쭉한 형태다. 일반적으로 개발에 유리한 땅은 정사각형 혹은 직사각형 형태다. 서울시내 1호선 구간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곳은 폭이 15m 정도로 좁은 곳이 즐비하다. 개발로서 좋은 땅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결국 단순히 철로만 있는 역이 아닌 광운대역과 같은 배후부지가 있는 곳이 있어야 지하화를 통한 상부개발이 유리하다는 논리다. 업계에서는 서울역, 수색역, 구로역, 용산역 정도만 현실성이 있지 않겠냐는 목소리다.이 때문에 사업성을 뽑아내기 위해 다양한 ‘패키지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학부 교수는 “선형으로만 이뤄진 곳은 개발이익을 내기 어렵다”면서 “역사를 포함한 인근 부지 개발 이익을 통해 인근 선형 공간 지하화를 이뤄내야 한다. 그걸로도 충분하지 않으면 선형 공간을 지하화하는 대신 그린벨트를 풀어서라도 대체토지를 주는 등 아이디어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철도 지하화에 대한 환상을 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제2의 연트럴 파크’를 꿈꾸며 주민 편의성·공원 조성·도시단절 해소와 같은 명제로는 사업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면서 “특히 ‘도시 외곽지역도 지하화를 하겠다’는 것은 사업성이 떨어지는 정치 구호”라고 지적했다.
2024.05.29 I 박경훈 기자
4선 의원 힘빼고 공기업 CEO 안착…한전 혁신 이끄는 김동철
  • 4선 의원 힘빼고 공기업 CEO 안착…한전 혁신 이끄는 김동철[기관장 열전]
  • 대통령의 손발이 돼 정책을 펴는 곳이 정부 부처라면, 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을 하는 곳은 공공기관들입니다.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무엇보다 공공기관장들의 적극적인 역할과 협력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데일리는 정부의 국정 과제와 각종 정책을 일선에서 수행하는 주요 공공기관의 CEO를 조명하는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한국전력(015760)은 올 1분기 1조3000억 원 규모의 흑자를 내면서 지난해 9월 김동철 사장 취임 후 3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김 사장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3분기째 흑자라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2023년 3분기 1조9966억원 △2023년 4분기 1조8843억원 △올 1분기 1조2993억원으로 조금씩 줄고 있다. 게다가 취임 초기부터 그의 어깨를 짓눌러왔던 ‘총부채 202조원, 누적적자 43조원’이라는 무거운 숫자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하루 이자비용만 120억원이 넘는다. 최악의 재무위기 속에 창사 이래 두 번째 명예퇴직을 단행한 한전 안팎에서는 이제 김 사장이 정치인 특유의 돌파력을 발휘해 구조적 난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비전문가 우려 털고, 대화와 설득으로 ‘위기 돌파’4선의 국회의원 출신인 김 사장은 익히 알려진대로 한전이 창립 62년 만에 처음 맞이한 정치인 출신 CEO다. 전력 분야 비전문가의 CEO 선임에 우려섞인 시각도 있었지만, 취임 첫날 단상에 오른 그의 일성을 듣고난 뒤에는 “한전을 혁신할 적임자”라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 “정말 뼈아픈 소리지만, 그동안 한전이 공기업이라는 보호막, 정부보증이라는 안전판, 독점사업자라는 우월적 지위에 안주해온 것은 아닙니까?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미래대비를 소홀히 한 채 무사안일했던 것은 아닙니까?”라며, 직원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약 3주간 고민하며 직접 썼다는 그의 취임사에 의례적인 인사말은 단 한 줄도 없었다. 한전의 참담한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통렬한 자기반성으로 꽉 찼다. 강당을 채운 직원들은 흠칫했지만, 그를 아는 지인들은 “정의(正義)동철답다”며, 껄껄 웃었다. ‘정의동철’은 정치인 시절 소신발언을 자주 해 동료 의원들이 김 사장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한전 사장 취임 후에는 ‘소통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면 브리핑과 인터뷰 등을 통해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틈 날 때마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고위 관료, 여야 핵심 국회의원들과 만나 전기요금 인상의 당위성, 자구노력 등에 대해 긴밀하게 소통해 직원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이런 김 사장의 모습은 기존 관료 출신 CEO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앞줄 세번째)이 ‘동해안-수도권 HVDC사업’의 동해안 변환소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인력·장비 등 필수자원의 수급현황을 보고받고 있다◇‘전기요금 정상화’ 시급…중재자 능력 발휘해야1955년생으로 70세 고희(古稀)를 앞둔 김 사장은 공공연하게 “한전 사장이 마지막 공직”이라며 “어떤 수고와 노력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런 그의 앞에는 전기요금 현실화, 재무구조 개선, 자구책 이행, 송배전망 확충 등 힘든 숙제들이 산적하다. 무엇보다 전기요금 현실화가 시급해 보인다. 현재의 전기요금 수준으로는 회사를 ‘빚의 수렁’에서 건져내고, 송배전망 확충 등 투자에 나서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현 추세라면 한전의 총부채는 오는 2027년에는 226조2701억원(2023~2027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기준)으로 불어나고, 연간 이자 비용은 5조 원에 육박하게 된다. 채권 발행과 자회사 배당금을 당겨쓰며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머지않아 한계 상황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김 사장은 “차입을 통한 경영은 지속불가능하며, 조속한 요금 조정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며 “상당 폭의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에 공감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3% 안팎의 고물가 속에서 하반기에도 동결 기조를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한전 직원들이 ‘소통왕’ 김 사장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20년 넘게 정치인으로 살아오면서 대화와 설득, 협상과 중재를 본업으로 해왔던 그의 장점이 빛을 발하길 바라는 것이다. 어쩌면 윤석열 대통령도 중재자, 협상가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그를 한전 사장에 앉혔을 수 있다. ◇재무 개선 위한 자구안 이행도 ‘고삐’내부적으로는 재무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안 이행에 고삐를 죄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 11월 인력감축, 조직 축소 등을 골자로 한 고강도 자구안을 발표한 바 있다. 1차 25조7000억원 규모에 이어 한전이 내놓은 2차 자구안이다. 그간 한전은 자산매각, 사업조정 등을 진행해 7조 9000억원을 확보했고, 정원 496명 감축·본사조직 20% 축소 등 2001년 발전사 분사 이래 최대 규모 조직 개편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마감한 희망퇴직에는 150명 모집에 369명이 지원했다. 그의 명함에는 ‘에너지보국’이란 단어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다. 세계 최고 품질의 에너지를 만들어 나라에 보답해야 한다는 의미다. 평소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말은 ‘주인의식’이다. 공기업 한계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 수준의 창의력과 책임감을 갖자는 취지에서다. 김 사장은 확대경영회의 등에서 “주인의식과 에너지보국 정신으로 무장해 기업체질을 혁신하고, 사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수 차례 주문했다. 거물급 정치인에서 공기업 CEO로 변신한 지 약 9개월. 취임초 사장실에 워룸을 조성해 회사에서 42일간 24시간 근무하며 현안을 직접 챙겼던 김 사장은 업무가 과중할수록 건강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잘 안다. 금연과 절주는 기본. 매일 아침 회사 헬스장에서 30분간 러닝머신을 뛴다. 그가 단기간에 에너지산업의 복잡한 현안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었던 건 40대 못지않은 체력이 근간이라 말하는 한전 직원들이 꽤 많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1955년 광주 광산 출생 △광주 북성중·제일고 △서울대 법학과 △제17·18·19·20대 국회의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청와대 정무수석실 정무기획비서관 김동철 한전 사장
2024.05.29 I 윤종성 기자
  • [사설]취약한 핵심광물 공급망, 이대로 보고만 있을 건가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 요소인 핵심광물의 공급망이 취약하기 짝이 없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글로벌 마켓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은 2022년 현재 7대 핵심광물 광산 36개를 지분보유하고 있다. 이는 중국(1992개)이나 미국(1976개)의 50분의 1에도 못 미치며 일본(134개)의 4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7대 핵심광물은 철광석 니켈 리튬 코발트 구리 아연 납으로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부상한 인공지능 전기차 2차전지 태양광에너지저장시스템(ESS)등의 신산업 분야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소재다. 중국 등 특정국가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점도 문제다. 핵심광물의 귀속생산량(총생산량에 지분율을 곱한 값)은 리튬 아연 납이 제로이며 철광석 니켈 코발트 구리도 세계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이다. 따라서 필요한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해다 쓸 수밖에 없는데 수입처가 다변화되지 못해 공급망 리스크를 더욱 키우고 있다.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은 중국 수입 비중이 87.9%이며, 황산니켈의 경우도 핀란드 수입 비중이 68.2%나 된다. 핵심광물 공급망이 이처럼 취약해진 것은 ‘잃어버린 자원개발 10년’의 결과다. 한국은 이명박 정부(2008~2013년)시절 한국광물자원공사 등을 앞세워 적극적인 해외자원 개발에 나섰다. 일부 유망 광산을 발굴하기도 했으나 경험 부족에다 때마침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와 맞물리며 대규모 손실을 냈다. 이후 박근혜 정부는 소극적인 정책을 폈고 문재인 정부 들어 ‘적폐’로 몰아 한국광물자원공사를 해체하고 해외자원 개발에서 손을 뗐다. 코로나19 이후 세계 각국은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위협 요인이 커지고 있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한국 기업들은 필요한 물량을 수입해다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구조로는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신산업 강국으로 부상하기 어렵다. 공급망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야 할 때다.
2024.05.29 I 양승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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