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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이어 벨기에·영국까지…LG, 부산엑스포 막판 유치전 총력
-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내달 말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발표를 앞두고 LG(003550)가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사들이 주로 거주하는 영국 런던, 벨기에 브뤼셀, 프랑스 파리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부산엑스포 막판 유치전에 힘을 보탠다.LG는 현지시간 23일부터 영국 런던에서 ‘부산이 엑스포를 유치할 준비가 됐다’는 의미의 ‘BUSAN is Ready’ 등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메시지를 붙인 2층 버스 ‘엑스포 버스’ 210대를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LG 엑스포 버스’가 영국 런던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빅벤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LG)‘LG 엑스포 버스’가 영국 런던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피카딜리 광장을 지나고 있다. 사진 왼쪽의 대형 전광판에는 LG의 ‘2030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LG)LG의 엑스포 버스는 런던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런던 시민뿐 아니라 런던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부산엑스포를 홍보한다.LG는 버스 광고를 통해 엑스포 개최 후보지인 부산의 매력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부산의 영문 알파벳(BUSAN) 속에 해운대 마천루, 광안대교, 해동 용궁사, 다이아몬드타워, 다대포 해수욕장 등 부산의 대표 랜드마크를 담았다.LG는 프랑스 파리에서도 엑스포 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아울러 LG는 지난 20일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중앙역 인근과 브뤼셀의 대표적 쇼핑거리 ‘뤼 뇌브(Rue Neuve)’ 등에 부산엑스포를 알리는 옥외 광고를 시작했다. 브뤼셀 중앙역은 브뤼셀 시민과 관광객 등 하루 평균 6만명이 이용하는 브뤼셀의 주요 거점이며 뤼 뇌브는 금융기업과 출판 단지가 밀접해 있는 번화가다.앞서 LG는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국제공항 내에 6개의 부산엑스포 대형 광고를, 프랑스 대표 유통채널인 ‘프낙(FNAC)’의 파리 거점 매장 4곳에 옥외광고를 선보이는 등 프랑스 파리에서도 부산엑스포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LG가 유치전에 집중하는 영국 런던, 벨기에 브뤼셀, 프랑스 파리 등은 BIE 회원국 대사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LG는 BIE 회원국의 막판 표심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LG는 이달 중순부터 국내 언론에도 부산엑스포를 응원하는 새로운 신문 광고 시리즈를 게재해 국내에서도 엑스포 유치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광고는 ‘한국 음식(자갈치 시장 상인)’, ‘미래 기술(광안리 해변의 부산드론동아리)’, ‘K-콘텐츠(부산 영화의 전당의 부산연극영화극단)’, ‘한류(해운대 거리의 부산댄스크루)’ 등 4개의 주제로 제작됐다. 주제와 연관된 부산 시민들이 부산의 주요 명소에서 엑스포 유치를 응원하는 모습을 담았다.LG 관계자는 “부산엑스포 유치가 향후 우리나라 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다음달 말까지 부산의 매력을 집중적으로 전달할 것”이라며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세계적 랜드마크 중심으로 펼치는 만큼 LG의 브랜드 위상을 높이는 브랜드 마케팅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LG 엑스포 버스’가 영국 런던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런던아이 인근을 지나고 있다. (사진=LG)
- "숨어있는 소녀에 말건뒤 총쏴"…하마스 잔학행위 영상 공개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 기습공격을 했을 때 저질렀던 잔학행위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가디언 영상 캡처)23일(현지시간) 가디언, 이스라엘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수도인 텔아비브의 한 군사기지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상영회를 열고,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기습공격했을 때 녹화됐던 43분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는 보안 카메라(CCTV), 하마스 무장대원들의 보디캠, 차량 블랙박스, 휴대전화, 소셜미디어 등의 영상을 편집한 것으로, 어린이 살해, 참수 등을 포함해 하마스의 각종 범죄행위와 희생자들의 참담한 모습이 담겼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참석자들의 녹화를 허용하지 않았으며, 대중에겐 1분짜리 발췌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엔 차량 블랙박스와 하마스 무장대원 보디캠을 통해 각각 다른 시각에서 총격을 받은 차량이 다른 차량을 들이받아 멈추는 장면이 담겼다. 하마스 무장대원이 차량 앞좌석에 두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으로 영상은 마무리된다. 비공개 영상에는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집에 들어와 테이블 밑에 숨어 있던 소녀에게 말을 거는 또다른 장면이 있었다. 이에 대해 상영회에 참석한 한 현지 특파원은 트위터를 통해 “그들(하마스)은 몇 마디 얘기를 나눈 뒤 그녀를 총으로 쏴 죽였다. 몇 살인지 잘 모르겠지만, 7~9살쯤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한 아버지가 7세, 9세쯤으로 보이는 두 아들과 속옷 차림으로 폭탄 대피소로 보이는 곳으로 달려가는 모습도 있었다. 하마스 무장대원은 수류탄을 던져 아버지를 살해했고, 두 아이들은 피를 흘리며 뛰쳐나왔다. 한 아이가 “아빠가 죽었다. 장난같은 게 아니다”라고 소리쳤고, 다른 아이는 “나도 알아. 봤어”라고 대답한 뒤 “내가 왜 살아있는 거지?”라고 절규했다. 이스라엘 측은 두 소년의 생사 여부를 알지 못한다고 했다.이스라엘 여성이 화상을 입은 다른 여성 시신 앞에서 가족인지 확인하는 모습도 기록됐다. 피해자의 드레스는 허리까지 끌어올려져 있었고 속옷도 벗겨져 있었다. 이스라엘 당국은 상영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이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땅바닥에 누워 있는 남자의 머리를 농기구로 참수하는 무장괴한의 모습, 시신에 총격을 가하며 날뛰는 모습, 부상당한 이스라엘 여성 군인을 살해한 뒤 그의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내 손으로 유대인 10명을 죽였고, 지금 죽인 유대인 여성의 전화로 당신과 통화하고 있다”고 말하는 영상부터, 스틸 사진으로 보여주는 목이 잘린 군인의 모습, 어린 아이들을 포함한 불에 탄 시신들의 모습 등까지 하마스의 잔학행위가 43분 동안 상영됐다. 가디언은 상영회에 참석한 일부 기자들이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영상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부정과 같은 현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가 대규모 전쟁범죄를 저지르고도 이를 부인하고 있어 증거 영상을 공개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또 “하마스를 괜히 이슬람국가(IS)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브랜드화하려는 노력이 아니다. 하마스의 잔인성과 야만성이 IS와 유사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에선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14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 스위프트 콘서트 영화 1억달러 수익…마이클 잭슨 넘어서나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 유명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 영상을 영화로 만들어 극장가에서 상영한 지 열흘 만에 1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마블 등 블록버스터급 영화와 비슷한 수준의 흥행 성적이다. 13일(현지시간)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의 디 에라스 투어 콘서트 영화가 상영 중인 영화관에서 스위프트의 모습을 한 팬이 사진으로 찍고 있다. (사진=로이터)2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영화흥행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는 지난 12일 개봉한 스위프트의 콘서트 ‘디 에라스 투어’가 지난 21일까지 열흘간 전 세계에서 1억6049만달러(약 2171억원)의 티켓 수입을 올렸다고 밝혔다.디 에라스 투어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1억2979만달러(약 1756억원)를 벌어들였고, 영국과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체코, 슬로바키아, 콜롬비아, 뉴질랜드 등 국가들에서는 3070만달러(약 415억원)를 기록했다. 북미에서 가수의 콘서트 영상이 영화관에서 1억달러가 넘는 흥행 수입을 기록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는 “마블이나 DC, 스타워즈 등이 제작한 블록버스터 영화들과 비슷한 흥행 기록”이라고 CNBC는 전했다.이번 주말 기준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스위프트의 디 에라스 투어는 약 3100만달러 수익을 올렸는데, 서부 범죄극을 다룬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플라워 킬링문(원제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문)의 약 2300만달러를 앞지르기도 했다.디 에라스 투어가 콘서트 영화의 역대 흥행 기록을 계속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미 언론은 스위프트가 마이클 잭슨을 넘어설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2009년 마이클 잭슨의 공연 영상 등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디스 이즈 잇’(This Is It)은 전 세계에서 2억6120만달러(약 3534억원) 수익을 거뒀다.할리우드 배우들의 파업 탓에 부진한 가을 시즌을 맞이한 영화시장에 스위프트가 반가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고 CNBC는 분석했다.
- 탄력받는 '하남 스피어' 유치, 한덕수·오세훈도 지원사격
- [하남=이데일리 황영민 기자]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조성된 세계 최고 수준의 공연장 ‘스피어’(Sphere)의 하남 유치 계획이 탄력받고 있다. 스피어사(社) 핵심 간부들이 하남시를 방문한데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원사격에 나서면서다.하남시는 미사신도시 일대 추진하고 있는 ‘K-스타월드’의 핵심축으로 ‘스피어 하남’ 유치를 계획 중이다.글로벌 엔터네이먼트업체 스피어사의 데이비드 스턴 부회장 일행들이 방한 기간 중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스피어 하남’ 유치와 관련된 내용들을 논의하고 있다.(사진=하남시)21일 경기 하남시에 따르면 미국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업체인 스피어사의 데이비드 스턴 부회장과 폴 웨스트베리 총괄부사장, 이안 휘스트 수석부사장 및 특별고문인 도영심 대사 일행은 지난 19일 하남시를 방문, 스피어 한국 공연장 대상지 현장을 점검하고 차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이번 방문은 지난 5월 18일 데이비드 스턴 부회장이 하남시를 방문한 이후 이뤄진 6월 영상회의와 9월 하남시가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해 MOU를 체결한 것에 대한 후속절차다.스피어사 방문단은 하남시 주민간담회에도 참석해 스피어 하남 건립 협의내용을 밝히기도 했다.특히 이들은 방한기간 중 한덕수 국무총리를 예방했다. 한 총리는 스피어사 방문단을 맞은 자리에서 그동안 동사업 지원을 위해 노력한 규제개선 관련 내용을 설명하면서 성공적 사업추진을 위해 계속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난 자리에서는 메트로 서울 차원의 지원을 약속받았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스피어사 방문단에 “세계적인 기업이 건설하는 ‘스피어 하남’에 국내에 많은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이현재 하남시장은 “‘스피어 하남’은 K-팝 공연장으로 활용가능한 핵심시설”이라며 “최첨단 공연장인 스피어가 하남시에 건설되면 아시아-태평양의 거점이 되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 K-팝의 허브로서 한류문화(K-팝) 확산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조성된 세계 최대 구형 공연장 ‘스피어’ 전경. The MSG Sphere July 4th fireworks show is shown on Tuesday, July 4, 2023, in Las Vegas. (James Schaeffer/Las Vegas Review-Journal via AP)한편, 세계 최대 규모의 구형 건축물로 알려진 스피어사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조성한 공연장 ‘스피어’는 내부 완공 전인 지난 7월 4일 미 독립기념일 기념으로 건물 외벽 LED 스크린(엑소스피어)에 처음으로 영상 콘텐츠를 상영해 큰 관심을 받았다.건물 규모는 높이 366피트(111.6m), 바닥 지름 561피트(157.3m)이고 외벽에 설치된 스크린 면적은 5만3884㎡에 달해 조명을 밝히면 라스베이거스 시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이 됐다.
- 서일페 주최사 오씨메이커스, SETEC에서 '굿즈이즈굿' 개최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와 부산일러스트레이션페어의 주최사 오씨메이커스는 내년 3월 ‘굿즈이즈굿(GOODS IS GOOD)’을 새롭게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사진=오씨메이커스)굿즈이즈굿은 굿즈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가치를 공유하는 행사로, 크리에이터와 팬이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오씨메이커스는 지난 10월 18일, 굿즈이즈굿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식 무빙 포스터를 공개했다. 포스터는 크리에이터의 굿즈들이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받고, 서로 소통하며 가치를 확장한다는 의미가 담았으며, 다양한 컬러를 활용하여 다양한 굿즈, 크리에이터가 모인다는 의미를 더했다.오씨메이커스 관계자는 “크리에이터는 굿즈를 제작함으로써 저마다의 가치와 스토리를 소개하고, 팬은 굿즈를 사용함으로써 그에 대한 공감, 애정 그리고 나를 표현한다”라며 “굿즈이즈굿은 이들을 이어주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굿즈이즈굿’은 오는 2024년 3월 21일부터 24일까지 SETEC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현재 참가자 모집이 진행 중이다. 참가 분야는 1인 크리에이터, 브랜드, 기업으로 구분되며, 자체 IP(이미지, 스토리, 영상 저작물)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크리에이터라면 굿즈이즈굿에 참가 신청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굿즈이즈굿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병원 폭격으로 민간인 희생…美 '하마스 고립·반격 명분 확보' 구상 차질
- [이데일리 방성훈 김정남 박종화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치적ㆍ외교적 부담을 감수하고 나선 중동 순방이 첫 발을 내딛기 전부터 대형 악재를 만났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병원이 공격을 당해 대규모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하면서다. 중동 곳곳에서 반(反)미·반이스라엘 시위가 격화하는 등 중동 정세가 크게 흔들리며 확전 우려가 커졌다. 이스라엘 인접국 지도자들을 설득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고립시키고 이스라엘의 반격 명분을 확보하려던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에도 차질이 생겼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방문을 위해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AFP) ◇바이든, 이스라엘 연대 강조…가자 병원 공습 논란 지속바이든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들의 구출·석방 문제,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 인도주의 구역 설정 및 지원 방안을 비롯해 이란과 헤즈볼라의 전쟁 개입 및 확전 가능성에 대비한 군사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도착후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맞서 전쟁을 벌이는 동안 스스로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확고한 연대 및 지지를 표명해 억지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해 “이슬람국가(IS)가 합리적으로 보일 정도로 잔학한 행위를 저질렀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전체를 대변하지 않으며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고통만 안겨줬다”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나치와 IS 때처럼 문명세계가 단결해 하마스를 물리쳐야 한다”고 답했다. 이번 방문은 전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위치한 알 아흘리 아랍 병원이 공격을 당해 최소 500명 이상이 숨진 가운데 이뤄졌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가 아닌) 팔레스타인 내 다른 팀(무장세력)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이스라엘 측의 의견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스라엘은 전날 팔레스타인의 또다른 무장세력인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발사 실패 때문에 병원이 폭발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일정에 맞춰 병원 상공에서 촬영한 영상과 사진, 하마스 첩보원들이 로켓 발사 실패 상황을 언급한 감청 녹취록 등 관련 증거를 공개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국제 여론은 이스라엘의 공습 책임으로 기운 상태였다. 중동 국가들은 이스라엘에 분노를 표했고, 이 때문에 이날 요르단에서 개최키로 했던 미국·요르단·이집트·팔레스타인 4자 정상회담도 취소됐다. 중동 국가들이 먼저 취소 방침을 밝혔다. 이들 국가와 협력해 하마스를 제거하거나 고립시키려는 계획이 사실상 무산된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날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면서 틀어졌던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인지, 나아가 향후 중동 정세를 미국과 이스라엘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여전히 병원 폭발 책임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이미 상당 국가에서 여론이 악화해 반미·반이스라엘 시위가 격화하고 있어서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병원 공격에 책임이 없는 것으로 판명나더라도 그동안 민간인 피해를 외면하는 행보를 보인 만큼, 중동 국가들의 지지·협력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에도 “누구든 우리 아이들을 살해한 사람들은 그들의 아이들도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밝혀 중동 국가들의 분노를 키웠다. 최선을 다해 인도주의적 재앙을 막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도 전보다 힘을 잃은 모습이다. 미국은 희생자가 속출하는 데도 이스라엘의 공습에 적극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지상군이 가자지구에 투입되면 민간인 피해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미국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비영리기구 국제위기그룹(ICG)의 분쟁 전문가인 리처드 고원은 로이터통신에 “(전쟁을 둘러싼) 상황이 매우 불확실하다. 끔찍한 사건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외교가 더욱 힘들어졌고 (역내) 긴장이 심화할 위험성도 커졌다”고 평가했다.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알 아흘리 아랍 병원이 공습을 당해 최소 500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레바논 베이루트 시내에서 시위대가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AFP) ◇중동 전역서 反이스라엘 시위…확전 우려 더 커져중동 정세는 쉽게 예단할 수 없게 됐다. 가자지구 병원 공격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이스라엘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선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회동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요르단에서도 시위대가 이스라엘 대사관을 습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란, 레바논, 튀니지에선 이스라엘뿐 아니라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 대사관 앞에서도 반이스라엘 시위가 이어졌다. 이외에도 중동 곳곳에서 이스라엘과 미국 등 서방 국가를 규탄하는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아울러 참전 가능성을 시사한 이란과 레바논 헤즈볼라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개입 명분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헤즈볼라는 병원 폭발 사고 직후부터 아랍 국가 국민들을 상대로 반미·반이스라엘 시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며 여론전에 나선 상황이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이날을 “전례 없는 분노의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란 역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지정학적 측면을 고려했을 때 이란의 직접 개입보단 헤즈볼라를 통한 대리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다른 무장단체들도 참전할 것으로 보인다. 피라스 막사드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헤즈볼라의 군사 장비 및 능력은 하마스와 비교해 압도적”이라며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전면전은 전례없는 대규모 전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