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공부하고, 기부하고.. 수입車, 한국에 뿌리내리다

수입차 10만 시대 도래..국산차 자극해 소비자 혜택 증가
도요타·BMW 중심으로 사회공헌 활동도..높은 부품값과 공임은 해결과제
  • 등록 2011-10-24 오전 6:20:19

    수정 2011-10-23 오후 8:51:40

[이데일리 김현아, 정병준 기자] 수입차가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1987년 1월. 당시 수입차는 과소비의 상징이었고, 수입차 오너들은 세무조사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24년이 지난 지금, 수입차는 연간 10만 대가 팔릴 정도로 익숙하다.

수입차가 한국에 뿌리내리게 된 것은 가격과 품질, 애프터서비스에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 여기엔 수입차 CEO들이 실천한 현지화 노력도 한몫했다.

드라마를 보며 한국어를 배우는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이나, 미래재단을 설립해 기부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수입차는 FTA를 계기로 점유율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기업들도 전시장과 서비스 센터의 수를 늘리고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산 대비 2.2배~8배까지 비싼 부품값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 한국과 소통하라..한국어 배우고 기부하고
▲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은 한국어 실력이 남다를 뿐 아니라 부대찌개와 신라면, 못난이 김밥을 좋아한다. 고객 속으로 들어가 영업 현장과 잘 소통하기 위해서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사장은 "의미가 잘 전달됐는지 모르겠지만 최근 제주도 렉서스 자선골프대회에서 한글 발음 토시를 달지 않은 순수 한국어 원고를 읽어 고객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참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대찌개와 삼겹살을 거의 매주 먹으면서 뜨거운 열정을 가진 한국도요타 직원들, 딜러분들과 소주잔을 기울인다"면서 "차를 이야기하고, 회사의 나아갈 바를 토론하는 요즘이 인생에서 가장 보람있는 시기"라고 했다.

한국도요타는 수입차 업계에서 대표적인 '사회공헌우등생'으로 통한다.

지난 해 리콜 등의 영향으로 큰 적자를 봤지만 학업지원장학금, 교환학생 장학금 등으로 4억8700만원을 기부했다. 환경학교,교통안전학교 어린이 실습 등에 쓰인 5억 2천만원을 합치면, 총 10억원 정도를 쓴 셈이다.

한국도요타는 지난 2000년 출범원년에 1036만원의 기부금으로 시작, 지난해 약 47배(4억8700만원)로 늘렸다. 비율상으로는 연평균 매출 성장세(54.6%)보다 높은 비율(66.5%)로 매년 기부금을 늘려온 셈. 벤츠 코리아(3056만원), 폭스바겐 코리아(4200만원) 등과 비교하면 상당하다. 회사 관계자는 "도요타는 '기업활동을 통한 지역 사회의 공헌'을 대표적인 기업철학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 김효준 BMW 코리아 대표이사
BMW코리아도 차원 높은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   지난 7월 출범한 'BMW코리아 미래재단'은 수입차 업계 최초의 사회공헌을 위한 공익재단이다. 환경보호, 글로벌 인재양성, 나눔 문화 확산 등을 한다.

BMW 코리아 및 7개의 국내 공식 딜러들이 우선 30억원을 공동 출연했는데, 운영기금을 고객과 함께 만든다. BMW와 미니 차량이 1대 팔릴 때마다 고객이 자발적으로 3만원을 재단에 기부하면, BMW 코리아와 딜러사, BMW그룹 파이낸설 서비스 코리아가 각각 3만원씩 기부하는 매칭 펀드의 형태. 차 한대를 팔면 12만원이 적립되는 셈이다.

BMW를 사랑하는 소비자가 기부하면, 기하급수적으로 기부금이 늘어나는 방식이어서 기부 문화 확산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BMW 코리아는 한국과 유럽을 잇는 가교 역할도 한다. BMW 그룹에서 유일한 아시아계 임원인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지난 7월 독일 본사에서 전 세계 BMW 임원들 앞에서 한국과 한국의 자동차 시장에 대해 강연하기도 했다.

이밖에 폭스바겐코리아는 2011 서울모터쇼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350ppm으로 줄이기 위한 전 세계 기후방지 프로젝트 '350 캠페인' 동참을 선언, 고객 이벤트로 모은 소나무 묘목 202그루를 환경재단에 기부했다.

아우디 코리아는 신흥·여주·오산대학 등에 각 1대씩 총 3대의 아우디 A4 2.0 TFSI 콰트로 차량을 지원하고(약 1억 5천만원 상당), 장학금 및 해외견학 및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도 총 2억원을 마련, 지난 9월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오르간·발레· 미술 등 3명의 10대 예술가를 후원하는 것으로 사회공헌에 시동을 걸었다.

◇ 수입차 서비스 센터 업그레이드..높은 부품값은 해결과제 국내 수입차 판매는 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263대에 불과하던 게 지난 2007년 5만3390대, 2010년 9만562대로 증가했다. 올해 1~9월까지 7만9694대를 기록했으니, 연말까지 10만대는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특정계층의 사치품'에서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차'로 변신한 수입차의 비결은 뭘까.

수입차 업계 1위인 BMW 코리아의 김효준 사장은 "빠르고 다양한 신모델 출시를 통해 선택의 폭을 넓힌 점과 고객 맞춤형 제품 덕분에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520d, 528i 등 뉴 5시리즈는 더 가벼워진 차체와 강력한 동력성능, 재질의 고급화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합리적으로 선보여 BMW 판매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트레버 힐 아우디 코리아 사장


수입차는 8% 정도의 내수시장 점유율을 기록중이나 FTA(자유무역협정)를 계기로 더 올라갈 전망이다.

아우디재팬, 아우디차이나 등에서 근무한 바 있는 트레버 힐 아우디 코리아 사장은 "한국의 수입차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지만 OECD 국가 중 수입차 점유율이 가장 낮은 수준이라 성장 가능성 역시 높다"면서 "한국 고객들은 디자인과 감성 품질, 성능과 운전의 즐거움 등에 높은 기준을 갖고 있어, 이에 부응하려는 수입차들의 움직임이 국내 자동차 브랜드와 경쟁적 분위기를 도모하며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해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입차 업체들은 늘어나는 수요를 감안, 전시장을 늘리고 서비스 센터를 업그레이드 하는 데 한창이다. 서비스 센터 수는 현재 BMW 그룹(33개, 미니 포함) 도요타(24개, 렉서스 포함), 벤츠(24개), 아우디(19개), 폭스바겐(18개), 혼다(17개, 협력점 3개) 등의 순.

'정비 명장'이라 불리는 국가 기능장 35명을 보유한 BMW는 전국적인 광역 서비스망을 구축, 서비스 권역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올 상반기 경기 최대규모인 BMW 일산 서비스센터를 비롯, 순천, 송파, 분당, 대구 서비스센터(오픈 예정) 등을 차례로 오픈한다.  
▲ 혼다 카즈 D3 판금 도장 전경


혼다는 국내 진출 초기부터 판매와 정비, 판금도장을 한 곳에서 해결하는 '1 Roof 3S(Sales, Service, Spare Parts)' 원칙을 따른 결과, 마케팅 인사이트 조사에서 다년간 종합체감만족률 1위를 기록했다. 지난 여름 부산 혼다 카즈 D3 전시장에서 만난 김대동 대표는 "2004년에 200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3층의 혼다차 딜러샵을 만든다니 모두들 이해 못했지만, CS 넘버원이 돼야 판매 넘버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입차 업체들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산 대비 2.2~8배에 달하는 높은 부품값과 1.5~2배에 달하는 공임 문제는 대중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FTA를 계기로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으로 탈바꿈 하고 있다"며 "수입차는 국산차만 선호하던 소비자 성향을 '가격, 품질, 애프터서비스' 등의 시각으로 보는 글로벌 마인드로 전환시킨 성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하지만 일부에선 수익을 신차 판매가 아닌 높은 부품과 공임으로 메우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를 해결해야 진정한 수입차 대중화 시대가 열릴 것이며, 부품 병행 수입이나 국산 주문자상표부착(OEM) 부품 생산, 공임 공개 등을 통해 부품값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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