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화성에서 온 발레리나·금성에서 온 '뮤지컬통'

발레리나 김주원 & 떼아뜨로 김지원 대표
발레리나 첫 민간 소속사와 활동
"순수와 대중 접점"…"열린 생각 매력적"
첫만남에 "계약해요" 뒷얘기 들어보니
동양 최초 '꿈의 발레' 공연 나선 김주원
  • 등록 2013-04-05 오전 6:00:03

    수정 2013-04-05 오전 10:30:33

국립발레단을 떠나 9개월 만에 자신의 이름을 건 공연을 준비 중인 김주원은 “두렵기보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생에서 지금이 춤을 추는 최고의 시기이자 행복한 순간이라 설렌단다. 김주원을 옆에서 지켜본 김지원 떼아뜨로 대표는 “김주원은 연약한 듯 보이지만 의연한 구석이 있다”며 “일하며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여왕은 한 명이다. 발레퀸. 15년간 한국발레단을 대표하는 국립발레단의 얼굴로 활동했던 김주원에게 붙은 훈장이다. 성공한 사람의 다음은 뭘까. 다시 도전이다. 김주원은 지난해 6월 국립발레단을 떠났다. 수석무용수라는 최고의 자리에서 선택한 모험. 그의 무대는 더 넓고 깊어졌다. 성신여대 무용예술학과 전임교수 임용에 방송출연, 동양인 최초로 ‘꿈의 발레’ 공연기획까지 승승장구다. “새로운 가족이 생겨 얻은 변화다.” 김주원은 한발 물러섰다. 외로운 홀로서기에서 그를 이끌어 준 사람이 있다. 김지원. 뮤지컬배우 매니지먼트사 떼아뜨로 대표다. 김 대표는 김주원의 친구 같은 멘토다. 김주원에게 5~7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 올릴 ‘마그리트와 아르망’의 예술감독을 제안한 것도 김 대표가 낸 아이디어다. 발레리나와 ‘뮤지컬통’의 이색 만남. 둘의 만남은 짧지만 강렬했다. “첫 만남에서 바로 마음이 통했고 바로 계약했다.” 성과 이름 끝자마저 같은 ‘원자매’가 한바탕 웃었다.

- 발레스타가 발레단체 밖에서 활동하는 건 국내 처음이다

▲김주원: 국립발레단을 나오고 여러 가지 일들을 혼자 다 하는 게 쉽지 않더라. 소속사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연예인 매니지먼트사에서도 접촉이 왔지만 내 방향과 맞지 않아 고사했다. 주위에 뮤지컬 배우도 있고 안무를 하는 친구도 있는데 내가 고민하는 걸 듣더니 떼아뜨로를 추천하더라. 그래서 후배를 통해 김 대표를 만났다. 직접 만나보니 처음부터 느낌이 왔다. 사람을 대하는 진심이 느껴지더라. 철저히 아티스트 위주로 생각해줬다. 되레 김 대표가 걱정될 정도로.(웃음) 난 감이 좋은 편이다, 무당은 아니지만 이쪽 일 오래 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랄까. 확신이 섰다. 그래서 첫 만남에 ‘그냥 (계약)하시죠’라고 했다. 하나에 꽂히면 뒤도 안 돌아보는 스타일이다.

▲김지원: 좋은 아티스트를 위한 집단을 만들고 싶었다. 대중문화로만 한정하지 않고 순수영역까지 열어뒀고. 그런 상황에서 김주원을 만났다. 김주원은 발레 쪽 톱스타 아닌가. 같이 해볼 일이 많겠다 싶더라. 사실 처음 만날 때는 걱정을 많이 했다. ‘너무 예민하면 어떡하지’ 등 발레리나하면 떠오르는 선입견 같은 게 있잖나. 막상 만나니 정말 소탈하더라. 말 호응도 잘해주고. 친하면 장난꾸러기가 된다. 무용 선배를 만나면 어찌나 귀여워지는지.(웃음).

발레리나 김주원과 떼아뜨로 대표 김지원
- 그래도 ‘일’이다. 서로 어떤 비전을 봤나

▲김주원: 관객이 없으면 예술도 없다. 순수예술도 처음에는 대중예술이었다. 전설적인 발레리나 나탈리아 마카로바는 뮤지컬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에도 출연했다. 강수진 선배도 SBS ‘땡큐’에 출연했다. 순수예술도 대중과 맞닿아 있어야 한다. 순수예술이 못 지닌 요소를 대중문화에서 배울 수도 있다. 예술 사이에 선을 그을 필요가 없다. 떼아뜨로에서는 내 춤에 대한 순수함을 지키면서 대중적인 접점도 찾아갈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김지원: 김주원은 생각이 열려 있다. 이게 정말 좋다. 김주원에게 큰 국립단체에 있을 때 누릴 수 없는 자유로움을 주고 싶다. 활동의 폭을 넓히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 김주원 첫 독립작의 저작권 허가가 까다롭다고 들었다. 두 사람의 동행이 모험적이다

▲김주원:10년 전 로열발레단(영국)에 연습하러 갔다가 처음 봤다. 35분이란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충격적인 작품이 있을 수 있을까’라며 놀랐다. 그때부터 꿈꿔왔던 작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 공연을 허락받은 발레리나는 6명 정도다. 내가 허락을 받았다는 데 자부심도 있고 한국 발레계에서도 큰 의미가 될 거라 본다. 이 공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김 대표에게 많이 기댔다. 난 국립발레단 생활할 때도 누구한테 기댄 적이 없다. 아쉬운 소리하며 살아본 적도 없고. 내가 한없이 약해질 때 울면서 전화했던 유일한 사람이 바로 김 대표다.

▲김지원: 뮤지컬 등 기존에 했던 일과 판이하게 달라 준비하는 데 힘들었다. 시행착오도 많아 중간에 포기할 뻔도 했다. 그걸 잡아 준 게 김주원이다. 난 되레 김주원의 의지를 믿고 갔다. 그래서 예술감독 제의도 먼저 했다. 무엇보다 김주원의 춤을 보고 더 많은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섰다. 직접 눈앞에서 춤을 추는 그의 헉헉대는 숨소리를 듣고 전율이 왔다. 눈물이 날 것 같더라.

- 앞으로 계획은

▲김주원: 5월에 장르를 초월한 융합공연이 있다. 현대무용하는 친구와 남궁연 드러머와 록음악하는 친구 등 여러 장르 예술인들이 모여 함께 하는 형식이다. 이외에도 김 대표와 재미있는 아이템을 구상 중이다. 아직 확정되지 않아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김주원이 5일부터 7일까지 서울LG아트센터에서 ‘마그리트와 아르망’ 공연을 연다.(사진=떼아뜨로)
김주원의 첫 독립작 ‘마그리트와 아르망’은…

1988년 사망한 영국 로열발레단 예술감독 프레더릭 애슈턴이 안무해 그의 뮤즈이자 20세기 최고의 발레리나인 마고트 폰테인(1919~1991)이 1963년 초연한 작품.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춘희’와 이 소설을 오페라로 재구성한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단막발레다. 실비 길렘, 줄리 켄트 등 세계적인 프리마 발레리나에게만 허락돼온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동양에선 김주원이 최초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발레리노 이렉 무하메도프, 김현웅과 호흡을 맞춘다. ‘마그리트 아르망’ 외 애슈튼의 또 다른 작품 ‘타이스 파드 되’ ‘랩소디 파드 되’ ‘어웨이크닝 파드 되’ 등이 함께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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