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이미지의 시작은 지난 2012년 대선이 한창일 때 CJ가 운영하는 케이블방송채널 tvN에서 방영한 SNL코리아의 ‘여의도텔레토비’와 CJ가 투자해 만든 영화 ‘광해’ 때문이었다. 당시 두 콘텐츠 모두 여당에 유리하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었던 터라 농담처럼 “CJ가 야당을 민다”는 소문이 돌았다.
기자 역시 이런 얘기를 들었지만 말 그대로 우스갯소리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장주의의 중심에 서 있는 대기업이 ‘좌파’라는 게 남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만 들렸다.
하지만 작은 오해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는 기업은 좀 달랐나 보다. 아는 것처럼 ‘여의도텔레토비’가 갑자기 종영한 것은 물론이고 tvN의 프로그램에서 정치색이 싹 지워졌다. 이후 CJ가 ‘좌파’라는 소문은 잠잠해졌다. 최근 영화 ‘변호인’이 흥행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변호인’ 역시 CJ창투의 투자를 받았고, CJ창투는 투자사로 영화 오프닝 크래딧에 이름을 올렸다. 이것을 본 관객 중 일부가 CJ가 ‘광해’에 이어 또다시 좌파 영화인 ‘변호인’을 만들었다고 오해를 한 것이다.
이런 오해가 이번이 끝이 아니란 것이 CJ의 고민이다. 앞으로도 진보적인 내용을 담은 영화는 계속해서 만들어질 것이고 이런 영화마다 CJ창투 이름을 올려야 한다.
사연을 듣고 보니 이해가 되기도 했지만, 이런 환경의 국내 정서가 과연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고 만들어갈 수 있을지 가슴 한구석에 씁쓸함이 느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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