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물가 최대 변수…16.4% 뛰는 최저임금

[저물가 미스터리]⑥
고용시장 초호황…내년 美 경제변수는 '인플레'
최저임금 변수 도사린 韓, 인플레 가능성 '촉각'
  • 등록 2017-12-26 오전 6:00:00

    수정 2017-12-26 오전 11:38:28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내년 미국 경제에서 주목할 만한 리스크는 뭐라고 보십니까.”

최근 미국 출장을 다녀온 한 고위 정책당국자는 기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우물쭈물 하고 있는데, 그는 대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거론했다. 그는 “미국 현지에서는 대표적인 상방 리스크(기존 경제 전망을 상회해서 벗어나는 리스크)로 인플레이션을 꼽는 것 같다”면서 “고용시장이 워낙 호황인 점을 눈여겨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11월) 실업률은 4.1%를 기록했다. 2000년 12월 이후 무려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도 질 낮은 저임금 시간제 일자리만 급증하고 있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그럼에도 초호황인 고용시장에 조금씩 불이 붙으면, 저물가 논란이 언제 있기라도 했냐는듯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감세) 경제 정책도 인플레이션을 부를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급등, 인플레 오나

이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내년부터 고용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최저임금의 역습’ 때문이다. 내년 1월부터 최저임금은 사상 최고인 16.4% 인상(시간당 7530원)된다.

일단 예상할 수 있는 건 미국과 같은 인플레이션 가능성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2015년 보고서를 보면, 최저임금 10% 인상은 전체 물가를 약 0.2~0.4%포인트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16.4% 인상될 경우 물가는 최대 0.6%포인트 이상 오를 수 있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물가 흐름 자체가 바뀔 수 있는 정도다.

특히 농림어업, 서비스업 등 저임금 근로자의 밀집도가 높은 산업의 물가 상승 정도가 제조업보다 높은 것으로 연구원은 분석했다.

지난달 기준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3.2%다. 고용시장의 질은 떨어지고 있지만, 양으로 보면 미국처럼 양호하다. 한국은행 한 금융통화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질 낮은 일자리의 임금이 올라간다면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저임금의 큰 폭 상승과 기업 수익성 개선으로 임금 상승률이 높아지면서 제품·서비스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면서 “수요 증대에 따른 물가 상승 요인은 올해보다 내년에 소폭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일부 외식업계에서는 음식값 인상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최근 “최저임금 인상은 임금 상승률을 높이는데 분명히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 위축’ 부작용 가능성도

다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탓에 고용 자체가 위축되는 부작용도 간과하기 어렵다. 구인·구직 포털사이트 알바천국이 전국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사업주 1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전체의 43.4%가 “내년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줄일 것”이라고 답한 것이다. “50% 이상 대폭 줄일 것”이라는 고용주도 10.1%에 달했다. 현재 노동력이 넘치는 만큼 최저임금 이하를 줘도 될 판인데, 일제히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예기치 못한 고용 불안을 야기할 수도 있어 보인다.

만에 하나 이런 결과가 현실화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를 더 지속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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