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강남불패’.. 직진하던 고가 아파트값도 샛길로

시총 상위 5위 단지 상승세 주춤
떨어진 곳 많아 사실상 하락 전환
매도호가 떨어지는데 매수자 없어
집주인 투자자 눈치싸움만 치열
비수기 맞아 관망세 장기화 우려
  • 등록 2018-06-07 오전 6:11:00

    수정 2018-06-07 오전 10:59:50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1.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일대에 우뚝 솟아 있는 ‘타워팰리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상복합아파트 단지로, ‘부의 상징’과도 같은 이 아파트 매매가격이 요즘 심상치 않다. 타워팰리스 1차 전용면적 175㎡는 지난 2월까지 28억원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매도 호가(집주인이 팔려고 부르는 가격)가 27억원으로 떨어졌다. 그나마도 사려는 사람이 없어 호가가 더 떨어질 것 같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2. 전국 주거지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곳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도 최근 매물이 사라진 가운데 호가가 하락했다. 이 아파트 전용 161㎡은 올 2월 30억원에 팔렸으나 현재 28억원까지 호가 빠진 상태다.

‘강남 불패’ 신화가 흔들리는 것일까. 집값 상승의 바로미터로, 서울 아파트값을 좌지우지해왔던 강남 고가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시행 등 규제 직격탄을 맞은 이후 고가 아파트 매도 호가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올해 뾰족한 상승 동력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아예 가격이 하락 전환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데일리 이서윤]
‘집값 바로미터’ 고가아파트도 약세 뚜렷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146.8로 전달 대비 0.19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이 지수의 상승폭은 작년 말과 올해 초보다는 크게 둔화된 것이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아파트 가구 수와 가격을 곱해 산정한 시가총액 상위 50위 단지의 시총 변동률을 지수화한 것이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래미안퍼스티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강동구 고덕동 래미안힐스테이트고덕 등 강남4구의 주요 단지들이 목록에 올라 있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올해 1~3월 동안 매달 3~4포인트씩 올랐으나 4월 들어 0.70포인트 상승하더니 5월에는 거의 미미하게 올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5월 지수 상승폭(0.19) 정도면 사실상 하락세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단지별로 오른 곳도 있지만 떨어진 곳이 4월보다 더 많다는 얘기”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고가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KB국민은행 시세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가격 상위 20% 단지의 평균 매매값은 15억1634만원으로 전달(15억5957만원)보다 2.77% 내렸다. 서울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값은 작년부터 급등을 거듭해 왔다. 작년 6월 13억원대를 돌파한 이후 올해 3월에는 14억원, 4월에는 15억원을 뛰어넘었다. 그러다 5월 들어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서울 전체 집값 끌어내리나

도곡동 도곡렉슬 아파트 전용 84㎡는 연초 17억원대 중반에 거래되다 3월 18억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4월 들어선 17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이 단지의 매도 호가는 현재 17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매매시장은 지난달 서초구청이 반포현대아파트 측에 재건축 부담금 규모를 통보한 이후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매수세가 주춤하면서 집값도 약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는 5월 마지막주 기준 전주보다 1500만원가량 호가가 떨어졌다.

대치동 H공인 관계자는 “집주인과 투자자 모두 서로 지켜보며 눈치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도자들은 호가를 낮춰 팔려고 하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거의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집값 잡기 기조가 이어지는 와중에 금리 상승 등 주택시장 외적 변수도 녹록지 않기 때문에 강남권 고가 단지의 침체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기와 같은 악재가 아니고서는 강남권 고가 아파트값이 내리기는 좀처럼 어려운데 6월 이후 부동산 비수기가 오고,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장기화하면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특히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5월 마지막 주까지 6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면서 서울 전체 집값도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며 “일부 단지는 재건축 진척 상황에 따라 제한적으로 오를 수 있지만 전체로 보면 특별한 상승 동력이 없어 하반기에는 고가 아파트뿐만 아니라 일반 아파트값도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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