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의 軍界一學]또 무인기에 뚫린 영공…레이더 탐지, 못하나 안하나

  • 등록 2017-06-17 오전 10:28:54

    수정 2017-06-17 오전 10:28:54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소형 비행체가 발견된 것을 계기로 우리 군의 방공망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군은 지난 6월 9일 11시경 주민신고로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 추락한 소형무인기를 발견했습니다. 해당 비행체에는 64기가바이트 메모리 용량의 소니 DSLT(미러리스) 카메라가 장착돼 있었습니다. 군은 이 메모리를 분석했는데 강원도 지역 군 부대 뿐만 아니라 경북 성주에 위치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촬영 사진이 있었다고 합니다.

군은 해당 무인기가 성주 북쪽 수km 지점부터 사드 배치 지역인 성주골프장 남쪽 수km를 촬영하고 돌아가다가 인제에서 추락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사드 포대 배치 현황 등을 파악하기 위해 북한이 띄운 무인기라는 얘기입니다. 무인기가 촬영한 사드 기지 사진은 발사대 위치 등 포대 구성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선명했습니다.

북한 무인기가 수시로 드나드는데도 이를 포착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논란이 됐습니다. 2014년 3∼4월 북한 무인기 3대가 잇따라 발견된 이후 군은 무인기 대응작전수행체계를 정립한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무인기 탐지를 위한 전술저고도레이더를 도입하고 육군 지상 감시용 레이더 일부를 대공 감시용으로 전환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라다’의 전술저고도레이더 ‘RPS-42’는 청와대 등 서울 일부에만 배치돼 있습니다. 이 레이더가 10km 이내 전방향에서 2m 크기 이하의 소형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최대 탐지거리는 30km에 불과합니다. 작전 반경이 넓지 않아 일부 지역 감시 밖에 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RPS-42’ 전술저고도레이더 [출처=라다사 홈페이지]
또 육군 지상 감시용 레이더는 기본적으로 대공레이더가 아닙니다. 최대 32㎞에 있는 차량 탐지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이 영국제 레이더는 10km 거리의 비행체도 탐지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저속 항공기나 헬기를 탐지하기 위한 것으로 소형 비행체를 탐지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우리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관제레이더 역시 전투기 등 항공기를 탐지하기 위한 것이지 소형 무인기용이 아닙니다.

사실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레이더의 탐지고도를 낮추고 레이더 빔 반사면적(RCS)을 줄이면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긴 합니다. 무인기의 침투 고도는 1.5~3km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탐지하기 위해 레이더 고도를 낮출 경우 적 항공기 침투에 대비할 수 없게 됩니다.

또 공군 레이더와 육군 지상감시 레이더의 RCS를 줄이게 되면 탐지 범위 역시 줄어들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됩니다. 보통 레이더의 좌우 탐지 방위각이 120도로 알려져 있는데 2m 이하 소형 비행체 탐지를 위해 RCS 값을 줄일 경우 방위각은 60도 이하로 좁혀진다고 합니다.

특히 RCS 값을 줄여 소형 비행체를 탐지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항적이 위협이 되는 비행체라는 것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군이 운용하고 있는 RCS를 0.01~0.05㎡로 낮추면 관제사 모니터에는 하늘을 나는 저속의 조류 등 비행체가 모두 나타나 실제 위협을 구분할 수가 없게 됩니다. 탐지 된 저속의 소형 비행체를 분석해 해당 비행체가 무인기임을 알려주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군이 서울 일부 지역에서 운용하고 있는 이스라엘 라다의 전술저고도레이더를 전방에 배치하면 무인기 탐지력은 높아질 수 있습니다. 휴전선이 250여km 정도니 이 레이더의 탐지거리를 감안해 10대 정도 설치하면 될 듯 합니다.

그러나 무인기가 레이더 설치 지역을 피해 경로를 설정할 경우 이 저고도레이더들은 무용지물이 됩니다. 이를 전·후방 주요시설에 모두 배치할 경우 수백 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투자대비 효율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군은 국내 방산업체가 개발하고 있는 국지방공레이더에 소형 무인기 탐지 성능을 추가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위협과 새 떼 등을 구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시간이 걸려 실전 배치까지는 2년 넘게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정찰용 무인기에 고폭약이나 생화학무기를 탑재해 테러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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