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리더②]"목표 뚜렷했던게 성공 이끌어"

이미랑 하이마트 종암지점장
여성·고졸1호 지점장 판매사원 8년만에 꿈이뤄
남성 고객에겐 상냥하게 여성엔 친가족처럼 응대
부담느낀 고객에게 `눈요기도 좋다`하니 단골생겨
  • 등록 2012-04-06 오후 1:23:37

    수정 2012-04-25 오후 4:08:36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06일자 18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문정태 기자] 집권 여당과 제1야당의 수장이 여성이지만 우리 사회에서 여성은 아직 비주류다. 세상이 바뀌어도 출산과 육아 등 부담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데일리는 사회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이 당당한 인적자원으로서 기여할 부문이 적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키고자 ‘여성리더 30인에게 듣는다’ 를 연재한다.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나의 길’을 도모해 성공한 여성 리더가 풀어내는 삶의 지혜를 나누고자 한다. <편집자>

이미랑 하이마트 종암점장이 승진발령을 받았던 작년 8월 1일. 그는 수많은 언론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가 고졸 출신 첫 여성 지점장이었기 때문이다.

"얼떨떨했죠. 실감이 나지도 않았고요. 기분이 좋았던 건 사실이지만, 어느 순간 밀려오는 인터뷰 요청에 부담감이 생겼어요. 여러 매체에 제 얼굴이 나온 걸 보고 있자니 왠지 얼굴이 화끈거리더라고요."

이 지점장은 처음부터 하이마트에서 일을 한 건 아니다. 첫 직장에서는 사무보조로 일을 했다.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일했지만, 하는 일도 급여도 직책도 변하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된 것이 이직. 하이마트의 판매사원이었다. 목표는 `지점장`이 되는 것으로 정했다. 고졸학력이 전부지만, `여성`이라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는 있었지만, 안 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하이마트가 가지고 있는 인사 정책을 믿어 보기로 했다. 판매전문직 직원 중 능력이 뛰어난 직원을 선발해 판매부장을 거쳐 판매실장(부지점장)이 되면 지점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

"모든 게 힘들었죠. 남자들처럼 힘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학력이 좋은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거기다 집안 일도 해야지, 딸까지 키워야지.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 시간을 견뎌냈는지 신기하다는 느낌마저도 들게 돼요."

잠깐 호흡을 가다듬은 뒤 이 지점장은 말을 이었다. "그런데 말이죠. 뚜렷하게 목표가 있었던 게 무엇보다도 제 삶에 가장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물론, 남편과 딸이 전폭적으로 지원해 준 게 밑바탕이 됐고요."

이를 악물고 일했다. 그리고 목표를 달성했다. 2003년 하이마트 판매전문가 자격증인 `세일즈 마스터` 자격증을 취득하고 판매전문직에 뛰어든 지 8년 만에 꿈을 이뤘다. 하이마트에서 대졸자 공채나 남자 고졸 공채가 아닌 고졸 판매전문직 여성으로 지점장이 된 것이다.

그가 지점장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여성만의 장점을 활용한 것도 주요했다. 그는 "남성고객들에게는 상냥함을 무기로 부담감을 가지지 않도록 응대했고, 여성 고객들에게는 때로는 딸처럼, 때로는 언니나 동생처럼 친근하게 대했다"고 말했다.

이 지점장은 하이마트 입사 후 줄곧 일해 온 곳은 성북/강북/도봉구 지역이다. 4년 전부터 일해온 종암점은 이들 지역으로 진입하는 길목 한가운데 있다. 이렇다 보니 꼭 물건들을 사지 않더라도 그와 잠깐 얘기를 나누기 위해 찾는 고객들이 많다고.

"그저 제품을 하나 팔아보겠다는 마음으로 (고객을) 대하면 부담감을 많이 느끼시더라고요. 지금 당장은 팔지 못하더라도 마음 편하게 제품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해 드리니까 매장을 자주 찾는 분이 생기더군요. 그런 분 중에는 단골이 된 사람들이 많아요."

지점장이 된지 7개월이 흘렀다.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구체적인 목표에 대해서는 선뜻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다만, "지점장이 되고 나니 모든 것이 내 책임이라는 것을 절감하게 됐다"며 "일단, 숫자(매출)로 확실한 성과를 보여주고 나서 그다음 생각하고 있는 것을 실현하기 위한 애를 쓸 생각이다"라는 말로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당장 힘들다고 피하면 남는 것 없다  
이미랑 지점장이 부임하고 나서부터 가장 크게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내부 인력 관리다. 실장(부지점장)이었을 때까지만 해도 물건을 잘 팔면 됐지만, 이제는 20명에 가까운 직원들을 모두 잘 챙겨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 친구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성장시켜 나가야 하는 지가 가장 큰 숙제다.

이 지점장은 "요즘 친구들은 우리 때와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며 "오늘 아침에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가 오후에 찾아보면 사라지고 없는 직원을 보면 황망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그들을 탓하지는 않는다고. 다만, 어떤 일을 하게 되든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밀어붙이는 열정이 중요하다는 게 그가 강조하는 바다.

이 지점장은 "젊었을 때에는 이런저런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게 좋다.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다른 일을 선택할 수 있는 결단력도 필요하다"며 "하지만, 일단 해야겠다고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런 조언을 남겼다. "지금 당장 힘들다고 회피해 버리면 나한테 남는 건 아무 것도 없어요. 집요하게 파고들고 시간을 들이면 성과가 안 나올 일은 없는 것 같아요. 고졸에 여성인 제가 잘 증명해 주고 있잖아요. ▶ 관련기사 ◀ ☞유진기업, 주총 신속 폐회..유경선 회장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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