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수뇌, 윤 일병 지속 구타 보고 받아..국회에 왜곡보고 의혹

윤 일병 사망 다음날 '중요사건'으로 장관·합참의장 등에 보고
사건 당일 구타사실 보고 받았다는 군 설명, 축소공개 지적
국회 보고서에는 '지속구타 사실 4월15일에 확인됐다'고 밝혀
  • 등록 2014-08-06 오전 10:51:54

    수정 2014-08-06 오전 10:54:32

윤 일병 사망 다음날인 4월 8일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등으로 송신된 보고서. 이 보고서에는 윤 일병에 대한 선임병들의 ‘지속적인 구타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보고됐다. [자료=윤후덕 의원실]
[이데일리 최선 기자] 지난 4월 선임병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해 숨진 28사단 윤 일병 사건 관련,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속적인 폭행과 가혹행위’가 있었던 사실 등을 보고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윤 일병이 사고 당일 회식 중 한차례 구타로 인해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사망한 사실’을 김 안보실장이 한 차례 보고받았다고 밝혀 누락 보고 쪽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에 따라 군 총 책임자를 사망 사건 책임에서 빗겨가도록 하는 일종의 ‘꼬리 자르기’ 시도였지 않느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6일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국회 국방위원회)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안보실장은 윤 일병이 숨진 다음날인 지난 4월 8일 오전 7시 30분께 ‘중요 사건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는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백낙종 조사본부장, 박대섭 인사복지실장이 참석해 김 안보실장에게 보고했다.

당시는 북한의 소형무인기 침투로 정국이 어수선하던 때였지만 윤 일병 사건은 ‘중요 사건’으로 보고됐다. 윤 일병이 마지막으로 구타를 당하던 4월 6일의 상황이 자세히 묘사됐다. 특히 보고서에는 “병영 부조리 확인 결과, 사고자(가해자)들이 사망자(윤 일병) 전입 후 지속적으로 폭행 및 가혹 행위한 사실이 확인됨.(계속 확인 중)”이라고 굵은 글씨로 명시됐다.

이 내용은 국방부 장관·차관, 인사복지실장, 군사보좌관, 합참의장·차장, 대변인 등에게 보고된 것이었다. 특히 권오성 육군 참모총장은 이날 외에도 4월 9~10일 세차례 보고를 받았다. 세세한 부분이 제외됐다는 군 당국의 설명을 납득하기 힘든 이유다. 국방부 공보담당관은 지난 4일 오후 기자실을 찾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4월 8일 윤 일병이 폭행에 의한 기도 폐쇄로 사망했으며 회식 중 쩝쩝 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구타당한 사실을 전달받았을 뿐 추가 보고는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날부터 사단-군단-군사령부-육군본부-국방부·합참으로 이어지는 보고 계통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윤 일병 사망 다음날에 ‘지속적인 구타’를 확인했기 때문에 국방부의 대대적인 감사 착수 방침은 일종의 ‘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국방부가 지난 4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 때 ‘지속적 폭행’ 내용을 축소 보고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군이 제출한 자료에는 사고 당일인 4월 7일 ‘사고 당일 폭행 등 구체적인 행위를 확인’했다고만 밝혔을 뿐 지속적인 폭력이 있었던 사실은 기재하지 않았다. 군은 일주일 뒤인 4월 15일 검찰 수사 과정에서 ‘매일 야간 지속적인 폭행·가혹 행위 등을 추가 확인’했다고 국회에 밝혀 군내 보고서와는 다른 내용을 보고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4일 언론에 공개한 내용은 중요사건 보고서를 중심으로 알린 것”이라며 “지속적인 구타 내용은 미처 알리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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