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없는 죄‥한국IT, '충성 할인' 받아야 하나

삼성전자, MS에 로열티 지급.."年2천억 이상"
오라클 등 美 IT 기업, 잇따른 로열티 요구 '골머리'
독자 OS 없어 당장 마땅한 대안도 없어
  • 등록 2011-09-29 오후 1:22:39

    수정 2011-09-29 오후 5:08:53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한국 IT 업계에 로열티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 로열티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가뜩이나 애플과 힘겨운 특허공방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번에는 연간 수천억원의 로열티를 내게 된 것이다.

MS뿐 아니라 오라클 등 미국의 거대 IT 기업이 잇따라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한국 IT업계가 막대한 로열티 부담을 떠안아야 할 처지에 몰렸다.

◇ 삼성이 왜 MS에 로열티를 내지?

MS는 지난 7월부터 삼성전자(005930) 스마트폰에 탑재된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로열티를 내라고 소송을 걸었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스마트폰 OS. 따라서 삼성전자는 그간 대가 없이 안드로이드를 이용했다.    하지만 MS는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MS의 PC용 OS인 '윈도'의 특허를 침해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휴대폰 제조업체가 로열티를 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드로이드가 구글의 소유지만,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통해 이익을 취한 것이 형식적으로 없기 때문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제품의 제조업체에게 로열티를 받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대만의 스마트폰업체인 HTC는 결국 MS의 압력에 굴복해 스마트폰 1대를 팔 때마다 MS에 5달러의 로열티를 주기로 합의했다. HTC는 작년 한 해에만 1억5000만달러를 MS에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 MS에 연간 2천억 넘는 로열티 낼 듯 애플과 세계 스마트폰 1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는 대만 HTC에 비해 낮은 로열티를 제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판매대수가 많으면 로열티를 낮춰주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판매량이 많은 만큼 내야 할 로열티 규모는 HTC를 넘어선다.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목표량은 6000만대. 1대당 로열티를 5달러로 계산하면 연간 3억달러(3500억원), 3달러로 계산해도 1억8000만달러(21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통신사업부문 영업이익(4.3조원)의 20분의1을 넘는 수준이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MS가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1대당 10달러의 로열티를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면서 "그나마 삼성전자와 MS가 특허공유(크로스 라이선스) 협약을 체결한 점을 고려하면 로열티는 3달러 정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독자 SW 없는 한국 IT, 휘둘리는 신세 

삼성전자와 MS의 이번 로열티 지급 합의는 소프트웨어가 취약한 한국 IT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평가다.

안드로이드 진영의 1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MS에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LG전자(066570), 팬택 등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국내 업체들의 로열티 지급 압력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다 미국의 거대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라클도 안드로이드가 자사의 '자바(java)' 프로그램을 무단으로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상태다. 만약 구글이 안드로이드 OS까지 유료로 전환하면 로열티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으로선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게 더 문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업체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8.3%로 애플을 넘어서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철저히 의존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스마트폰 OS '바다'의 점유율은 1.9%에 그친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CDMA 모뎀칩의 99%를 장악한 미국 퀄컴은 과거 다른 회사 제품을 사용하면 로열티를 추가로 부과하고 자사제품을 많이 쓰면 '충성 할인'을 해주는 식으로 시장을 독점했다"면서 "독자적인 기술력이 없으면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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