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자주포 사고 원인, 軍 "장비 오작동 때문"…제조사 "동의못해"(종합)

민관군 합동조사위 조사결과 발표
"폐쇄기 완전히 안 닫혀 화염 유출"
제조사 "조사에서 배제돼, 추가검증 필요"
  • 등록 2017-12-26 오전 11:30:00

    수정 2017-12-26 오전 11:30:0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군 당국이 지난 8월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육군 K-9 자주포 사고 원인을 기계적 문제로 결론지었다. 장비의 오작동으로 인한 화재로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K-9 자주포 개발 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제조사인 한화 측은 이번 사고원인 조사 과정에서 참여가 배제됐다며 이번 조사결과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의 공식 발표 이후에도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한동안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는 26일 국방부에서 이같은 내용의 사고원인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8월 18일 강원도 철원군 소재 지포리 사격장에서 K-9 자주포 사격 훈련 중 장비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해 고 이태균 상사, 고 위동민 병장, 고 정수연 상병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은 사고에 대한 것이다.

군 당국은 사고 직후 기계·재료·화재·폭발 등의 분야 민·관·군 전문가와 한국재료연구소 등 8개 전문기관, 군·경 수사기관 등 113명의 조사위원이 참여하는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를 꾸렸다.

“승무원 격발 안했는데도 장비 오작동”

조사위는 명확한 사고 원인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87개의 검증과제를 도출해 지난 4개월 간 현장감식 8회, 전문 감정기관의 채증물 감정 76건, 임상신문 13회, 관련 실험 23회 등을 통해 조사와 검증 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조사위의 이날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선 승무원이 격발 스위치를 작동하지 않았음에도 격발 해머와 공이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있었다. 이후 중력 및 관성 등에 의해 뇌관이 이상 기폭해 포신 내부에 장전돼 있던 장약을 점화시켰다는게 조사위 측 설명이다.

지난 8월 20일 K-9 자주포 사격훈련 중 발생한 사고로 숨진 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빈소를 찾은 군 장병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사고 K-9 자주포는 당시 폐쇄기가 내려오던 중 뇌관집과 격발장치의 일부 부품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해 뇌관이 삽입링 화구에 정상적으로 삽입되지 않아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 완전히 닫히지 않은 폐쇄기 아래쪽으로 포신 내부에 장전돼 있던 장약의 연소 화염이 유출됐다는게 조사위의 결론이다. 조사위는 “유출된 연소 화염이 바닥에 놓아 두었던 장약을 인화시켜 급속 연소되면서 승무원이 순직하거나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조사과정서 제조사 배제…조사결과 동의 어려워”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ADD와 제조사인 한화지상방산과 현대위아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육군이 공정성과 투명성을 기한다는 명목으로 조사에서 자신들을 배제시켰다는 것이다. 제조사 측 관계자는 “육군이 조사를 마무리했지만, 지금까지도 업체는 공식 조사결과를 받아보지도 못했고 어떤 내용으로 작성돼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육군이 제시한 사고원인은 여러 가지 가설 중의 하나이며, 그 또한 정확하게 검증된 것이라기 보다 추정에 기반한 것”이라면서 “자체 조사한 내용과 차이가 있어 동의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사고원인 분석 결과는 군과 개발기관, 제작업체 등 누구에게도 과학적인 억울함이 없도록 근거가 명확해야 하고 객관성이 담보돼야 한다”면서 “정확한 사고원인 조사를 위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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