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상공연] 경쾌한 '해피버스데이' 2500명 환호

- 현장스케치
'유리 바슈메트 & 모스크바 솔로이스츠 내한공연'
  • 등록 2013-06-03 오후 4:46:32

    수정 2013-06-03 오후 4:49:38

손열음 피아니스트의 연주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류태형 심사위원(오른쪽)이 “화려한 기교와 넘치는 파워가 장점”이라고 답하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류태형 심사위원의 선택은 의외로 빨랐다. 2분기 클래식 공연 중에 마침 관심이 가던 것으로 유리 바슈메트와 손열음의 협연을 선택했다. 바슈메트는 비올라의 명인으로 불리는 연주자이자 지휘자다. 손열음은 각종 세계 콩쿠르에서 입상을 해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낸 피아노 기대주다. 국내와 해외의 앙상블, 신·구세대의 조합이 만들어낼 하모니에 관심이 갔다. 주저없이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유리 바슈메트 & 모스크바 솔로이스츠 내한 공연’을 함께 관람했다.

평일 오후 8시인 데다 비가 오는 날씨인데도 제법 관객들이 많았다. 2500여 좌석이 거의 찼다. 바슈메트와 손열음에 대한 인기를 짐작케 했다.

공연 전 류 위원에게 두 가지 질문을 했다. 우선 손열음의 장점을 물었다. “화려한 기교와 넘치는 파워”라고 했다. 연주뿐 아니라 그녀의 퍼포먼스도 눈여겨 봐야 할 것 같았다. 두 번째는 좀 생뚱맞은 질문. 클래식 공연에서 ‘명당 좌석’은 어디냐는 것이었다. 한 달에 보름 이상 예술의전당을 찾는 전문가에겐 분명 노하우가 있을 터. 일반적으론 무대 정면 가운데 5번째에서 10번째 줄 사이가 좋지만 규모가 큰 오케스트라 공연이면 뒷좌석이 나을 수도 있단다. 무대 전체를 볼 수 있고 음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른쪽보다는 왼쪽이 조금 낫다. 그건 연주자가 좀더 잘 보이기 때문이다. 류 위원과 기자는 1층 B열 21줄에 자리잡았다.

역시 클래식은 쉽지 않았다. 손열음의 하프시코드적 사운드, 바슈메트의 비르투오시티, 앙코르곡의 피치카토 등은 단어조차 생소했다. 손열음이 피아노를 현악기처럼 자유자재로 연주하고, 바슈메트가 바이올린보다 큰 비올라를 마치 바이올린처럼 경쾌하고 빠르게 다루며, 앙코르곡에서는 현을 활 대신 손으로 튕기는 주법을 쓴다는 뜻임을 훨씬 나중에 깨달았다. 류 위원처럼 듣고 느끼려면 갈 길이 멀어보였다. 그리고 본 무대보다는 앙코르곡이 강렬했다. 그게 어떻게 변주가 됐든 ‘해피 버스데이’ 같은 익숙한 리듬을 들려줬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이날 연주자들은 객석의 기침소리와 신경전을 펼쳐야 했다. 클래식 공연은 매우 정숙한 관람 태도가 요구된다는 건 주지의 사실. 그러나 총 공연시간이 2시간 정도로 길어서 그런지 연주가 잠시 멈출 때마다 객석 여기저기서 기침소리가 터져나왔다. 연주에 몰입하는 시간에는 잡음을 낼 수 없으니까 참고 참다가 다음 공연으로 넘어가기 전 잠시 숨을 고르는 타이밍에 헛기침을 하거나 몸을 추스르는 거였다. 조용하고 짧은 순간에 기침소리가 몰리다보니 귀에 좀 거슬렸다. 급기야 휴식시간 이후 홀내 안내방송에서 “과도한 기침을 자제해달라”는 멘트가 나왔다. 관객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민망한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공연은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관객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기자도 이제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음량은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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