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찬의 뉴스쏙] 가짜 백수오 '결정적 증거' 없다니..

홈쇼핑에 판매된 백수오는 가짜가 아니라 '확인불가' 판정
"백수오인지 이엽우피소인지 명확하게 모르겠다는 뜻"
원료 창고에서 이엽우피소 검출됐지만, 아직 제품화 안돼
결정적 증거 못찾아 환불 논란 더 커져..검찰 조사결과 주목
  • 등록 2015-05-16 오전 6:00:00

    수정 2015-05-16 오전 6:00:00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가짜 백수오 논란이 정말 뜨겁습니다. 코스닥시장이 들썩일 정도였죠?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발 빠르게 전액 환불을 결정했는데, 정작 홈쇼핑 업체들은 부분적으로만 환불을 해주기로 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좀 복잡한 사연이 있습니다. 가짜 백수오 제품이라는 의심이 들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가짜라는 발표가 다 나왔는데 무슨 소리냐?’ 싶으실텐데요, 하나하나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백수오는 은조롱이라는 식물의 뿌리인데요, 갱년기 여성들한테 효과가 좋다고 알려지면서 몇 년전부터 아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저를 포함해서 주위에 어머니께 선물로 사드렸다는 분들이 꽤 많더군요.)

그런데 지난달 한국소비자원이 백수오 제품이 대부분 가짜더라, 이렇게 발표해서 사달이 난 겁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중인 32개 백수오 제품을 조사해봤더니 실제로 백수오로 만든 제품은 3개뿐이더라, 나머지는 이엽우피소라고 부르는, 백수오하고 모양은 비슷하게 생겼지만 간독성 같은 부작용이 의심되는 짝퉁 백수오가 들어가 있더라, 이렇게 발표를 한 겁니다.

백수하고 이엽우피소를 함께 섞은 건 그나마 가짜 제품중에서 양심적인 편이고요, 아예 백수오가 하나도 없이 이엽우피소로만 만든 제품이 12개로 3분의1이었습니다. 백수오도 검출이 안되고 이엽우피소도 검출이 안된 황당한 것도 있었으니까(이건 도대체 뭐로 만들었을까요?), 당연히 소비자들의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비자원 발표에 따르면 진짜 백수오 제품으로 드러난 건 한밭식품, 건우, 감사드림이란 곳에서 만든 백수오 제품이었는데요, 이런 건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난리가 났는데 정작 홈쇼핑은 환불에 소극적입니다. 백수오 제품은 70~80%가 모두 홈쇼핑을 통해서 팔렸기 때문에 몸통이 홈쇼핑인데요, 대부분의 홈쇼핑 업체들은 전액 환불해주는 게 아니고, 제품이 남아 있는 만큼만 환불해주겠다, 이렇게 발표했습니다. 포장을 뜯어서 반은 먹고 반만 남았다, 그러면 절반만 환불해주겠다는 겁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와 달리 홈쇼핑은 워낙 많이 팔렸기 때문에 금액이 상당하거든요. 많은 곳은 1000억원 정도 판 곳도 있는데요, 1000억원을 판 홈쇼핑은 자본금이 500억원 정도라서, 이걸 다 환불해 해주면 자본잠식에 빠지거든요. 그러니까 엄두가 나지 않는 측면도 있습니다만, 더 복잡한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 홈쇼핑 업체들은 환불 이후 잘못된 제품을 공급한 제조회사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면 문제가 해결되는데, 이게 좀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게 이 문제의 핵심인데요, 홈쇼핑는 전부 건강기능식품으로 등록된 5가지 백수오 제품만 팔았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이름을 쓰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원료로 만들어야만 가능한데요, 우리나라에서 식약처에 등록된 백수오 원료 공급업체는 내츄럴엔도텍이라는 회사 딱 하나 뿐입니다. 결국 홈쇼핑에서 판매된 모든 제품은 내츄럴엔도텍(168330)이란 회사에서 전부 원료를 공급해서 만든 제품입니다.

그런데 이 제품들의 특성이 백수오를 그대로 넣은 게 아니고, 전부 불에 가열해서 농축액이나 농축환 형태로 만든 것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번 원료를 불에 변형을 시키면 원료의 DNA 형태가 파괴되기 때문에 나중에 DNA 검사를 하더라도 정확한 원료를 구별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소비자원 조사 때에도 홈쇼핑에서 판매된 모든 제품들은 이엽우피소가 있는지 없는지 정확하게 모르겠다는 의미의 ‘확인불가’ 판정을 받았습니다.

물론 소비자원과 식약처가 내츄럴엔터텍의 원료 창고를 급습해서 조사했더니, 여기서는 이엽우피소가 섞여 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만, 문제가 이 원료들은 또 아직 제품화가 안된 상태였어요.

그러니까 다시 정리하면, 기존에 홈쇼핑에서 판매된 백수오 제품은 물론 의심은 되지만, 가짜 원료가 섞여 있는 게 확인이 안됐고, 원료에는 가짜가 포함이 된 게 드러났지만 이건 아직 제품화가 안된 상태니까, 결국 홈쇼핑에서 판매된 백수오 제품은 가짜라는 결정적인 증거가 하나도 없는 거에요.

결국 홈쇼핑 역시 판매된 제품이 이엽우피소가 섞여 있다는 게 증거가 안나왔기 때문에 법적인 책임은 없는 상태입니다만, 그래도 도의적 책임을 지고 약간만 환불해주겠다고 나오는 겁니다. 검찰이 빨리 명확한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내야 논란이 매듭지어 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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