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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형(사진) 한국회계기준원 원장은 초대 원장 이후 15년만에 학계가 아닌 회계업계 출신으로 원장에 올랐다. 대우조선해양 등 회계 이슈가 한창이던 지난해 2월 신임 원장에 오른 후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면서 높은 기대치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1년여를 맞아 지난해를 되돌아본 그는 “회계기준원에게 주어졌던 여러 가지 숙제를 비교적 순조롭게 풀었던 한 해”라고 자평했다. 회계기준원은 기업 회계처리기준을 제정하는 민간기구다. 2000년부터 국내 회계처리 기준의 제정·개정 등을 맡고 있다. 현재 사용 중인 한국채택회계기준(K-IFRS)을 제정·공표하기도 했다. 삼일PwC 대표를 맡기도 했던 그는 “컨설팅 업무가 새로운 업무 개발에 치중했다면 회계기준원은 위임 받은 업무를 정해진 틀 안에서 진행한다는 점이 다르다”며 “업무는 제한적이지만 그만큼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 환경”이라고 술회했다.
김 원장은 “2016~2017년 회계기준제정기구(AOSSG) 의장국 역할을 맡아 치른 4차례의 회의를 잘 마무리한 것도 개인적으로 의미가 컸다”며 “전세계에 있는 여러 기구 중 결집력이 강하고 활동이 활발한 AOSSG 내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단기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지만 중장기로는 다양한 자산에 대한 회계기준 제정을 세우는 것이 그의 포부다.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분야는 바로 무형자산이다. 김 원장은 “현재 회계 기준은 돈을 주고 산 무형자산만 기록하고 스스로 창출한 것은 기록하지 못하게 돼있다”며 “회사 브랜드나 확보한 고객, 정부 인허가 등도 중요한 자산인데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갈 길은 녹록치 않다. 과거에도 다른 나라에서 무형자산의 회계 기준 제정을 시도했다가 결국 중단되기도 했다. 김 원장은 “무형자산을 어떻게 인식하고 기록할 수 있을까에 대한 자체 연구나 연구용역 등을 수행해나가면서 향후 새로운 회계기준을 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