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우리말]⑨‘대체어’ 어떻게 만들어지나

“용어 몰라 정보 소외되면 안돼”
어려운 용어 쉽게 바꿔써야
문체부·국립국어원 ‘새말모임’ 대체어 마련
  • 등록 2022-09-06 오전 6:30:00

    수정 2022-09-06 오전 7:31:55

한류 열풍이 ‘한글’로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한국 가요(K팝)를 듣는 것을 넘어 한글을 배우려는 외국인이 늘고 있는 것이다. 고무적인 현실에도 외국어 홍수와 온갖 줄임말, 혐오 표현으로 우리 국어 환경은 몹시 어지럽다. 무슨 뜻인지 모를 외국어의 범람은 세대 갈등을 부추기고 알 권리를 막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말을 얼마나 알고, 잘 쓰고 있을까. 이데일리의 연재 기획 ‘반갑다 우리말’은 이런 질문에서 출발했다. 이데일리는 문화체육관광부·㈔국어문화원연합회·세종국어문화원과 함께 외국어 남용 실태를 짚고, 이를 쉬운 우리말로 개선하기 위한 기획 기사를 총 12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블랙 아이스→도로 살얼음, 자동제세동기→심장충격기, 부스터샷→추가접종. 어렵고 생소한 단어를 ‘쉬운 우리말’로 잘 다듬은 모범 사례다.

말은 위험을 빨리 알아차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뜻 모를 외래어는 이를 방해할 수 있는 만큼 쉬운 우리말을 사용하는 일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용어들을 쉬운 우리말로 신속하게 대체한 이유다. 2020년 코로나19 초창기에 자주 쓰이던 ‘비말’은 어느샌가 ‘침방울’로 대체되며 방역에 대한 이해를 높였고, 마스크 쓰기 등의 수칙들이 더 잘 지켜질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를 비롯해 국립국어원, (사)국어문화원연합회 등은 누구나 쉽고 바른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어려운 말이나 낯선 외국어를 다듬어 널리 알리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문체부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국립국어원과 함께 2019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새말모임’을 열어 대체어를 마련하고 있다. ‘새말모임’은 어려운 외국어, 신어가 널리 퍼지기 전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제공하기 위해 국어 전문가 외 외국어, 교육, 홍보, 출판, 정보통신, 언론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로 구성된 위원회다.

먼저 언론사 및 공공기관 등에서 배포한 기사와 보도자료를 매일 검토해 새로 유입된 외국 용어를 발굴하고, 새말모임에서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대체어를 선정한다. 새말모임에서 만들어진 우리말 대체어 후보군은 국민을 대상으로 한 수용도 조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다듬은 말로 결정된다.

대체어 선정 시 국민 단 한 사람이라도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쉬운 말’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국어 전문가들에 따르면 단어가 정확하게 인지돼야 사고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쉬운 말’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말이 어려우면 보통 사람들은 그게 뭔지 알아볼 생각을 별로 하지 못하고, 점차 정보에서 소외돼 간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해 새말 모임에서 만든 우리말 대체어는 71개, 2020년엔 145개에 달했다. 2020년 한 해 동안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이 선정한 다듬은 말 중에 국민이 가장 적절하다고 평가한 말은 ‘비대면 서비스’였다. 비대면 서비스는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지 않고 이뤄지는 서비스로, 코로나19 유행 속에서 새로 등장한 신어 ‘언택트 서비스’를 알기 쉽게 대체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다듬은 말의 적절성을 묻는 질문에는 98% 이상이 ‘펫 로스 증후군’을 대체한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을 꼽았다.

국어 전문가들은 “말은 소통의 다리 역할을 한다. 어려운 말을 사용하면 그 맥락과 단락을 이해하지 못하게 되고 필수적인 정보를 알지 못하게 된다”며 “원어의 함축적 맛을 살리지 못하거나 오히려 우리말 대체어가 더 길고 어려울 경우 금세 사라진다. 보다 알기 쉽고 친숙하게 말을 다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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