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더 오른다’… 매물 품귀 속 매매계약 보류 사례도
|
경의선의 직접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파주 일대 토지시장은 정상회담 직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경의선은 2008년까지 화물차가 다녔기 때문에 긴급 점검하고 보수하면 바로 열차가 다닐 수 있다. 파주시 파주읍에 있는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어제 계약하기로 했던 건들이 남북정상회담 결과가 기대 이상으로 좋은 바람에 다 보류되고 땅주인들이 ‘그 가격에 안 판다’고 하고 있다”면서 “부산과 대구 등 지방에서 땅을 보러 오기로 했는데 난감하다”고 말했다.
파주시의 경우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DMZ(비무장지대)와 민통선(민간인출입통제선) 내는 물론 민통선 이남 지역의 토지 거래가격이 급상승한 바 있다. 지난 2월 26건이던 문산읍 토지 매매거래 건수는 지난달 40건으로 54% 증가했다. 민통선 내에 위치한 군내면의 경우 토지 매매거래량이 2월 16건에서 3월 64건으로 4배 늘었다.
정상회담 직전까지 비교적 한산했던 경기도 연천 등지도 수혜지로 부상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연천군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연천은 남북정상회담 직전까지 뚜렷한 반응은 없었으나 진전된 회담 결과가 나오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해선 권역인 강원도 접경지역도 남북 화해무드 조성 이후 토지 매매 호가가 뛰고 매물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고성군 내 집을 지을 수 있는 토지는 올 초 3.3㎡당 25만~35만원에서 5만원 가량 올라 현재 30만~40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고성군 토지 거래량은 625필지로 전월 대비 77% 급증했다. 고성군 죽왕면 한 공인중개사는 “정상회담 이후 토지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데 땅값이 급등하지 않겠는가”라고 예상했다.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묶이나
한편 경의선과 동해선 교통망 활성화로 접경지 토지시장이 계속 과열될 경우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 등 규제가 뒤따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장관은 토지의 투기 거래가 성행하거나 땅값이 급격히 상승하는 지역, 이러한 우려가 있는 지역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어 토지거래계약 체결시 허가를 받도록 규제할 수 있다. 토지거래 허가구역에서 허가를 받지 않고 체결한 토지 거래 계약은 효력이 없다.
파주시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남북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땅값이 뛰고 거래도 늘고 있다”며 “현지에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과거 해제됐던 토지거래 허가구역 등의 규제가 다시 적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