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얼어붙은 주택시장 투자 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빠른 후속 보완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DTI·LTV 완화, 부동산시장 불 붙일까
24일 정부가 발표한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 방향’에는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각종 정책이 총망라돼 있다. 우선 DTI는 수도권과 전 금융권에서 60%로, LTV는 전 금융권에서 70%까지 완화한다. 특히 청장년층은 DTI를 산정할 때 장래 예상 소득 인정 범위를 현행 ‘10년’에서 ‘대출만기 범위 내 60세까지’로 확대해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당장 다음달부터 대출 규제 완화 조치가 시행될 전망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융 대출 규제 완화는 주택시장의 진입 문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며 “매수세 증가로 거래량도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DTI와 LTV는 즉시 시행이 가능한 만큼 정책 효과도 즉각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무주택자에게만 제공되던 국민주택기금 대출을 유주택자에게까지 확대해 저리의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디딤돌 대출이 가능한 전국 아파트는 558만가구에 이른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큰 면적이나 신규 주택으로 주택 교체를 원하는 주택 보유자도 저리의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면서 주택 매매거래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후속조치 뒤따라야 시장 제대로 반응할 것”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DTI나 LTV가 완화됐다고 시장이 한 번에 확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집값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은 만큼 올 가을 이사철이 지나면 주택시장도 서서히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투자 수요가 있는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에만 혜택이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엄근용 건설산업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택 구입이 가능한 실수요자 계층이 포화가 된 상태에서 대출을 늘려주는 정책만으로는 전반적인 시장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며 “투자 수요가 많은 강남권과 전세 비율이 높은 곳이 대출 규제 완화의 최대 수혜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이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빠른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실장은 ”법령 정비가 필요한 개선 대책은 빠른 시일내 국회에서 입법이 완료돼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발표로만 끝난다면 일부 금융 규제 완화도 일시적 미봉책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주택 매매 거래가 활기를 띠기 위해서는 임대소득 과세에 대한 불확실성을 없애고 종합부동산세도 완화하는 조치도 추가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