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주주제안서 공개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던 엔씨소프트 측은 관망적인 분위기로 전환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수용 혹은 거부 두 입장 모두 현재로서는 밝힐 수 없다”며 “앞으로의 향방은 넥슨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답변 시한 전날인 9일 내용 증명 형태로 넥슨에 답변서를 보냈다”며 “넥슨이 받아볼 시간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넥슨 측은 “답변서를 받고 진지하게 검토한 후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답변이 없을 시 ‘거부’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선 모습이다. 넥슨 측은 일단 엔씨소프트의 답변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엔씨소프트 측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 전과 다름없이 진행됐다. 주된 의제는 다음날 발표되는 실적이었다. 넥슨의 주주제안서 안건에 대한 논의는 따로 없었다. 엔씨소프트 측은 “답변서가 이미 송부된 상태라서 특별히 넥슨과 관련돼 할 얘기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일촉즉발로 치닫던 양사간 감정싸움이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지나친 여론전에 대한 비판도 흘러나왔다. 넥슨이 최대주주로서의 권리를 명분으로 이례적으로 주주제안서를 먼저 공개하면서 언론을 통한 상호 비방전이 가열됐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양사가 모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추측성 보도만 키웠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답변 시한이던 이날 양사가 일제히 입을 닫았다. 경영과 관련된 중요한 결정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주주들의 권리가 침해됐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