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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전부 아냐"…요즘 직장인들 달라졌다
  • "돈이 전부 아냐"…요즘 직장인들 달라졌다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최근 들어 근무 유연성, 업무 자율성 등 근무여건을 임금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기는 근로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향후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근무여건이 양호하지 않은 일자리의 인력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따랐다.사진=이데일리DB한국은행은 23일 ‘근무여건(Job amenity) 선호와 노동시장 변화’라는 BOK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보고서에 따르면 직업을 선택할 때 근무여건을 주요 고려사항으로 여기는 취업자 비중이 계속 증가했다. 근무여건을 중요시하는 취업자는 작년 31.5%로 5년 전(22.4%)보다 9.1%포인트 증가했다. 임금수준을 주요하게 여기는 비중은 같은 기간 26.5%에서 26.8%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한은이 산출한 근무여건 지수가 가장 높은 직업은 △법률 및 감사 사무 종사자 △상품 기획·홍보 및 조사 전문가 △기타 전문 서비스 관리자 △법률전문가 △디자이너 등이다. 해당 직업들은 육체적 활동이 적고 유연근무·재택근무 등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개인의 업무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특징을 보였다. 반면 근무여건 지수가 낮은 직업은 △건설 및 광업 단순 종사자 △기계장비 설치 및 정비원 등 육체적 활동이 수반되고 단순 반복 위주의 강도 높은 업무가 많은 특징을 보였다.산업별로 봤을 땐 △정보통신 △금융보험 △교육 △전문과학기술 등에서 근무여건 지수가 높은 직업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과 건설업은 근무여건 지수가 평균을 밑돌았다.출처=한국은행한은 분석 결과 여성, 저연령, 고학력 근로자들이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많이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경우 육체적 활동이 수반되는 일보다는 유연한 근무 형태가 가능한 일자리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고학력 근로자들은 인지적 일자리, 개인 발전 가능성이 큰 전문직 일자리에 더 많이 근무하기 때문으로 평가됐다.반면 고령층은 낮은 교육 수준 등으로 취업 경쟁에서 밀리며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이 작았다.한은은 직업 만족도와 관련해서도 임금뿐 아니라 근무여건도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직업 만족도가 높다고 응답할 확률은 근무여건 지수가 가장 높은 그룹이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14.9%포인트 높았다. 특히 여성, 고연령, 고학력 근로자가 남성, 저연령, 저학력 근로자보다 근무여건에 따른 직업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출처=한국은행한은은 근무여건의 화폐적 가치를 반영해 소득 불평등을 새롭게 측정했다. 측정 결과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값인 소득 5분위 배율이 4.0에서 4.2로 증가했다. 이는 고소득 근로자들이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은 데 주로 기인했다.하지만 성별 간 임금격차는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남성 대비 여성의 상대임금은 70.5%에서 73.6%로 상승했다. 이는 여성들이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더 많이 종사할 뿐만 아니라, 근무여건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으로 평가됐다.한은은 앞으로 저출산, 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직업을 선택 시 근무여건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여성, 고령층의 근무여건에 대한 높은 선호를 고려하면 근무여건이 낮은 일자리의 인력난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됐다.보고서를 집필한 이수민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여성,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유인하기 위해선 국내 노동시장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기술 발전에 따라 근무방식 변화가 이뤄진다면 장기적으로 근무여건 개선 효과가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으로 보이지만, 더욱 유연한 근무여건을 제공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 또한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출처=한국은행
2024.04.23 I 하상렬 기자
철강분야 연 1兆 원가 절감…3년 내 유망선도기업 M&A 추진
  • 철강분야 연 1兆 원가 절감…3년 내 유망선도기업 M&A 추진
  •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보수적인 국내 기업문화를 대표했던 포스코그룹이 변화의 바람을 맞았다. 후드티와 반바지 복장을 허용하는 것은 물론 직급별 호칭도 새롭게 검토한다. 지난달 취임 후 100일 현장 경영에 돌입한 장인화 회장이 직원들 의견을 수용해 파격적인 조직 문화 개선에 나선 것이다.◇수평적, 도전적 조직문화 만들 것포스코그룹은 22일 ‘7대 미래혁신 과제’와 함께 기업문화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포스코그룹은 이달부터 복장 완전 자율화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자율복장제도를 도입했으나 청바지와 운동화 등까지만 허용해 왔다. 이번 확대 조치로 직원들은 후드티와 반바지, 샌들 등을 착용하고 출근할 수 있게 됐다.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직급 호칭도 개편한다. 지시·보고·회의를 간소화하는 등 일하는 방식도 혁신할 계획이다. 반면 임원들을 대상으로는 고삐를 죈다. 임원들은 이달부터 급여를 최대 20% 반납하기로 했다.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스톡그랜트(주식 보상) 폐지 안건도 의결한다.성과 우수자를 과감하게 발탁 승진하는 능력 기반 인사는 확대 시행한다. 수평적이고 도전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다. 이는 장인화 회장이 지난 19일 열린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전략 세션에서 “7대 미래혁신 과제를 통해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영체제 전반을 혁신해 초일류 기업 도약을 위한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언급한 데 따른 조치다.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사진=포스코그룹)◇‘캐시카우’ 철강, 매년 1조 원가절감 나서장인화 회장은 지난달 취임 후 ‘포스코미래혁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그룹 경영 현황 전반을 점검했다. 이를 토대로 △철강 경쟁력 재건 △이차전지 소재 시장가치에 부합하는 본원 경쟁력 쟁취 및 혁신기술 선점 △사업회사 책임경영체제 확립, 신사업 발굴체계 다양화 △공정·투명한 거버넌스 혁신 △임직원 윤리의식 제고 및 준법경영 강화 △원칙 기반 기업 책임 이행 △조직·인사쇄신 및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등 7대 과제를 마련했다. 과제 대부분이 그룹의 새로운 경영 비전인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 달성을 위한 내용이다.최근 포스코그룹은 주력인 철강과 신사업인 이차전지 소재 모두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에 놓여 있다. 특히 그룹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인 철강은 2022년 태풍 ‘힌남노’로 인한 제철소 침수와 업황 악화로 2년째 부진한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포스코는 설비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철강에서 매년 1조원 이상 원가 절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각국의 친환경 규제 강화로 시급해진 철강 저탄소 전환도 서두른다. 전기로를 활용한 고급강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수소환원제철기술을 확대 적용해 저탄소 생산체제로 전환한다. 탄소 배출량을 줄인 제품을 출시해 저탄소 제품 시장 선점에도 나선다. 고부가가치 전기차 강판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도 확대한다.◇우량자원 투자 확대…3년 내 M&A 추진포스코그룹은 철강 저탄소 생산체제 전환과 인수합병(M&A) 등 대형 과제를 2026년까지 점차 실행하기로 했다. 사업회사 사장이나 본부장이 책임지고 과제를 추진하고 CEO가 주기적으로 진행사항을 점검해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유망 선도기업에 대한 M&A는 3년 내 추진할 계획이다.신사업인 이차전지 소재 분야는 전기차 시장 둔화로 캐즘기(둔화기)를 겪고 있으나 리튬 염호, 광산과 같은 우량자원 투자를 확대한다. 당장은 리튬·니켈 등 올해 양산을 시작하는 이차전지 소재 핵심 원료 공장을 조기 안정화하는 게 목표다.이번 포스코그룹이 발표한 미래혁신 과제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그룹을 이끌게 된 장인화 회장의 위기의식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는 “철강업계가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하기 위해 수백조원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서 원가 절감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라며 “그럼에도 친환경 전환 노력을 하지 않으면 회사의 미래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장인화 회장은 이러한 위기 속 철강 본원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내부 조직 재정비 차원에서 준법과 효율 원칙을 함께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2024.04.22 I 김은경 기자
  • 오늘의 부고 종합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반형식(제12·14대 국회의원)씨 별세, 이윤식씨 남편상, 반미영씨 부친상, 권오성(권이비인후과의원 원장)씨 장인상 = 15일 오후 6시 47분,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7호실, 발인 17일 오전 11시. 02-2258-5963.▲한석규(전 KBS부산총국 촬영기자)씨 별세, 강미연(KT 영도지사 CM 1팀)씨 남편상, 한준영(미국 조지아주 동원오토파트테크놀로지 생산기술팀)·한준호(구미 KLA-tencor korea)씨 부친상 = 16일 새벽, 부산 영도구민장례식장 4층 VIP실, 발인 18일 오전 8시. 051-416-0004.▲이달호(경북 고령군의원·향년 66)씨 별세, 이상운·이세련·이상원씨 부친상 = 15일 오후 4시, 칠곡경북대병원 장례식장 VIP 201호실, 발인 18일 오전 5시30분, 장지 경북 고령군 다산면 선영. 053-200-2501.▲류경선씨 별세, 류제국(인천 중부경찰서 형사과장)씨 부친상 = 16일, 충북 단양군 단양읍 상진리 단양장례식장 3호실, 발인 18일. 043-422-4440.▲조남호(전 서울 서초구청장·향년 86)씨 별세, 조승연(업플라이코리아 사장)씨 부친상, 김재민(동화일렉 대표)·차용진(숙명여대 교수)씨 장인상 = 15일 오후 7시 24분,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4호실, 발인 18일 오전 9시40분, 장지 천안공원 묘원. 02-2258-5940.▲이병하씨 별세, 이기택(휴메딕스 생산지원실 실장)씨 부친상 = 16일, 원광대학교병원 장례문화원 202호 특실, 발인 18일. 063-855-1734.
2024.04.16 I 이연호 기자
봄 되자 빨갛고 가려워진 눈...알레르기 결막염, 왜 생길까
  • 봄 되자 빨갛고 가려워진 눈...알레르기 결막염, 왜 생길까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기온이 오르는 봄이 찾아오면서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봄만 되면 눈이 가렵거나 충혈 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평소와 다르게 눈곱이 많이 생기거나 눈이 화끈거린다면 알레르기결막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는 4월에 가장 많았고, 마찬가지로 환절기인 9월에도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알레르기 반응이란 외부 물질에 우리 몸의 면역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안구의 가장 바깥쪽을 덮고 있는 ‘결막’에 반응을 보이는 경우를 알레르기결막염이라고 한다. 결막은 외부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공기 중 미세먼지, 꽃가루, 화장품 등 다양한 외부 물질에 의해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알레르기결막염 대부분은 가려움증과 충혈이 주된 증상이다. 다만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의 화끈거림, 눈부심 등을 호소하며 결막이 부풀어 오르는 ‘결막부종’이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다. 노란 눈곱보다는 끈적하고 투명한 분비물이 동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계절성’으로 분류되는 알레르기결막염은 공기 중의 꽃가루, 먼지, 집먼지 진드기 등이 항원으로 작용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다. 증상은 눈에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가끔 인후부나 비강의 염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알레르기결막염이라고 하면 계절성 알레르기결막염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특히 봄철각막결막염은 4월에 많이 발병되며, 일반적으로 알려진 계절성 알레르기결막염은 주로 꽃가루나 먼지 등에 의해 발병되는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결막염 환자의 약 70%는 알레르기 비염, 천식, 아토피피부염 등 다른 알레르기 병을 갖고 있다. 알레르기결막염 환자는 점차 늘고 있는데, 이는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노출 감소, 대기 오염 등으로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감수성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알레르기결막염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시력 이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안과를 방문해 다른 합병증이 동반됐는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알레르기결막염은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항원을 제거하지 않으면 재발하며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지만 병이 호전된 후에는 대부분 시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세란병원 안과 강민재 과장은 “만성화된 결막염을 제대로 치료되지 않으면 결막의 흉터성 변화와 각막의 반복적 염증으로 각막신생혈관, 각막혼탁 등이 발생해 시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강 과장은 “알레르기결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알레르기 원인 물질 노출을 최대한 피하고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야 한다”며 “특히 먼지가 많은 날에는 렌즈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예방책으로도 증상이 심해진다면 점안약, 경구약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4.04.13 I 이순용 기자
탄약고에서 만난 사슴 한 마리…옛 미군기지 '캠프그리브스'를 가다
  • 탄약고에서 만난 사슴 한 마리…옛 미군기지 '캠프그리브스'를 가다 [여행]
  • 캠프그리브스의 여름 풍경 (사진=경기관광공사)[파주(경기)=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1988년에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전쟁 영화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주인공 라이언이 소속된 506연대는 한국전쟁 이후인 1953년 7월부터 한국에 주둔했다. 이후 2004년 철수 때까지 50여년 간 미군기지로 사용한 곳이 바로 경기 파주 ‘캠프그리브스’다. 분단의 역사, 격동의 세월을 품은 캠프그리브스는 이제 평화관광의 명소로 변모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이어진 긴장의 끈을 여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민간인 통제구역 내에 있는 이색적인 평화 관광지미군의 퀀셋 막사를 리모델링한 ‘NNSC(중립국감독위원회) 박물관’ 외관“실물 신분증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에서 겨우 2㎞ 떨어진 곳에 있는 캠프그리브스로 가는 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우선 민간인 통제구역 안에 있어 출입 전 철저한 신분 확인은 필수다. 캠프그리브스로 연결되는 통일대교 앞에서 이뤄지는 신분 확인은 실물 신분증만 허용된다. 최근 사용이 빈번해진 모바일 신분증만 들고 갔다가는 코앞에서 발길을 돌리는 낭패를 맛볼 수 있다. 실제로 공연을 위해 이곳을 찾은 한 연예인은 신분증을 깜빡해 서울까지 다녀온 적도 있다. 분단된 조국의 현실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캠프그리브스는 드라마 팬들에게 무척 유명한 곳이다. 최고 시청률이 40%에 육박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가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미군 철수 이후 경기도, 경기관광공사가 평화통일 체험시설로 바꾼 뒤 DMZ 역사와 생태, 문화·예술 체험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과거 미군이 쓰던 건물 원형이 최대한 보존된 만큼 캠프그리브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꽤 이채롭다. 캠프그리브스 내 탄약고 2동에 있는 설치미술작품 ‘원’(ONE)장교 숙소는 유스호스텔로 바뀌면서 민간인 통제선 안에 있는 유일한 숙박시설로 남아 있다. 화약 냄새가 진동하던 탄약고는 예술과 문화 공간으로 변했다. 탄약고 1동 내부에 마련된 ‘이 선을 넘지 마시오’는 전체를 영상과 음향, 향기로 채운 미디어 아트 프로젝트다. 어두운 바닥에 그어진 빨간 조명선의 이동을 따라가다 끝에 이르면 평화가 가득한 DMZ가 나타나도록 연출했다. 탄약고 2동에 설치된 작품 ‘원’(ONE)은 금방이라도 움직일 듯한 모습의 박제 사슴을 배치한 미술 프로젝트다. 사슴뿔에 매단 나뭇가지를 탄약고 천장까지 이어놓은 모습이 무척이나 강렬한 인상을 전한다. 미군의 퀀셋 막사를 리모델링한 ‘NNSC(중립국감독위원회) 박물관’ 내부막사로 쓰이던 반원형 건물은 정전 후 휴전 상황을 감시하던 NNSC(중립국감독위원회)의 박물관으로 사용 중이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배우 이영애가 NNSC의 감시관으로 등장한 바 있어서인지 왠지 친숙하게 다가온다. 박물관 내부에는 NNSC의 회의실인 판문점 T1의 가구가 실물 그대로 재현돼 있다.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후 판문점 일원에서 휴전 상황을 감시하던 NNSC의 각종 사진과 물품도 볼 수 있다. 미군 부사관 숙소로 사용됐던 건물을 리모델링한 ‘스튜디오 BEQ’ 외관부사관 숙소(BEQ)를 개조한 ‘스튜디오 BEQ’는 호텔처럼 여러 개의 방이 있는 건물로 방마다 번호가 붙어 있다. 현재는 스위스, 폴란드, 스웨덴, 체코슬로바키아 NNSC 4개국 파견단이 찍은 사진 등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쓰인다. 이곳은 촬영 장소로도 인기인데 아이돌 그룹 ‘엔시티 드림’이 첫 정규 앨범 ‘맛’(Hot Sauce) 앨범 속 사진을 이곳에서 찍었다. 과거 미군들의 물품이나 가구 등을 전시한 다큐멘타관 3관 내부다큐멘타관(1관·2관·3관)은 비품실, 화장실 및 샤워실, 보일러실, 중대사무실, 저장고와 보급소 등으로 사용됐던 곳으로 미군의 물품과 침대, 의류, 각종 집기 등이 놓여 있어 당시 군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이다.미군이 볼링장으로 쓰던 곳을 전시관으로 만든 ‘갤러리 그리브스’ 내부조금 더 올라가면 미군이 볼링장으로 사용한 곳을 리모델링한 ‘갤러리 그리브스’가 나타난다. 입구에 네온사인을 켜고 마이클 잭슨의 앨범 등을 전시한 것이 이색적이다. 안에서는 영화 ‘포화 속으로’의 모티브가 된 16세 학도병 이우근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과 사연 등을 볼 수 있다. 김일성 서명이 들어간 한국전쟁 정전협정서 사본 등도 보유 중이다.한국전쟁 정전협정서 협정문 사본. 중간에 김일성의 사인이 보인다.전쟁과 분단의 역사를 오롯이 품은 캠프그리브스 방문 방법은 두 가지다. 통일대교를 통해 들어가려면 미리 캠프그리브스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한다. 개인 신청은 받지 않고 20명 이상 단체만 신청이 가능하다. 좀 까다롭긴 하지만 캠프그리브스 내부 곳곳을 관람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두 번째는 임진각 관광지에서 출발하는 ‘파주 임진각 평화 곤돌라’를 타는 것이다. 사전 예약이나 단체가 아니어도 이용이 가능하다. 임진각 탑승장에서 곤돌라로 임진강을 건너 내리면 볼링장으로 쓰이던 갤러리 그리브스까지 걸어갈 수 있다. 지난해 이렇게 방문한 국내외 관광객만 50만 명에 육박한다.임진각 관광지에서 출발하는 ‘파주임진각평화곤돌라’. 곤돌라를 타고 임진강을 건너가 ‘갤러리 그리브’스에 방문할 수 있다.김용완 경기관광공사 DMZ운영팀장은 “지금은 곤돌라를 이용할 경우 보안 이유로 캠프그리브스 전체가 아닌 갤러리 그리브스에 한해서만 관람이 허용되지만, 올 9월부터는 유스호스텔과 일부 시설을 제외한 대부분 전시관과 시설 방문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DMZ 관광에 최적화된 최신식 캠핑장평화누리캠핑장 중앙 잔디마당에 있는 평화(PEACE) 조형물임진각 내 ‘평화누리 캠핑장’은 캠프그리브스와 함께 즐기기에 제격이다. 총 118면 캠핑 공간을 갖춘 이곳은 일반·오토 캠핑은 물론 캠핑 초보를 위한 카라반, 글램핑, 타프존 등을 두루 갖췄다. 4월부터는 경기관광공사가 직접 캠핑장을 운영하게 되면서 시설이 대폭 업그레이드됐다. 평화누리캠핑장의 카라반 시설 전경카라반의 경우 내부 욕실은 호텔처럼 깔끔하게 정비했다. 부엌에는 인덕션, 전자레인지, 냉장고, 식기류가 있고 이외에 TV, 침구, 에어컨, 난방시설 등을 두루 갖춰 맨몸으로 가도 캠핑이 가능할 정도다. 편리함에 더해 캠핑의 매력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각 카라반의 외부에는 조명 시설을 갖춘 별도의 천막을 설치했다.평화누리 캠핑장은 추첨제로 방문객을 뽑기 때문에 다소 행운이 따라야 한다. 한꺼번에 예약하고 되파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떨어지더라도 추첨 후 남은 자리를 선착순으로 접수받으므로 잔여석 상황을 계속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5월 예약은 4월 5일부터 6일까지 응모를 받고 결과는 7일에 발표한다. 일반·오토캠핑, 타프존 응모는 4월 8일부터 9일까지 받고, 11일에 선정자를 발표한다.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군인 등은 최대 50%까지 요금을 할인해준다.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 있는 바람개비 언덕평화누리 캠핑장의 또 다른 차별점은 DMZ 관광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주위에 낮과 밤에 가볼 만한 흥미로운 장소가 지천이다. 도보로 10분 거리에 파주 임진각 평화 곤돌라 탑승장, 임진각 관광지, 제3땅굴을 비롯해 알록달록 수백 개 바람개비로 유명한 바람개비 언덕 등이 있다. 야간 산책도 추천할 만하다. 캠핑장 바로 옆 수풀누리 공원에는 높이 15m 규모의 미디어 조형물 ‘하나그루’가 있는데 밤에 가면 다양한 영상을 투사해 펼쳐지는 환상적인 미디어 쇼를 볼 수 있다. 나비와 꽃 영상이 하나그루를 뒤덮는 장면은 아름다운 색감과 음악이 조화된 하나의 축제와 같다. 파주 임진각 수풀누리공원에 있는 높이 15m 크기의 야간관광 시설인 ‘하나그루’이재백 경기관광공사 캠핑장운영TF팀 과장은 “지난 3월 공식 개장 전 진행한 무료 체험 이벤트는 경쟁률이 200대 1에 달할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면서 “주변의 광장과 야간관광 콘텐츠, DMZ관광지와 연계해 방문하기 좋은 곳으로 대대적인 시설 개선을 통해 더욱 쾌적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04.05 I 김명상 기자
  • 오늘의 부고 종합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강형모씨 별세, 강유진·강현진 씨 부친상, 서호석(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총무부 재무회계팀장)·윤석찬 씨 장인상 = 31일, 서울성모장례식장 1호실, 발인 3. 02-2258-5940△박용남씨 별세, 이영필(경기남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장) 씨 장인상 = 1일, 충남 천안하늘공원장례식장 6호실, 발인 3일 오전 7시, 장지 국립 괴산 호국원. 041-553-8000 △하완숙(향년 77)씨 별세, 김중현(전 대우증권 이사)씨 부인상, 김성혜(한양대 의대 교수)·김태연(코오롱모빌리티그룹 재무IR팀장)씨 모친상 = 1일 오전 3시10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 3일 오전 9시. 02-3010-2000 △유현숙(향년 88)씨 별세, 강형윤(제주 강형윤가정의학과 원장)·강진상·강형찬(바엔아이시스템 대표)·강형택(한국도로공사 선임연구위원)씨 모친상, 고영일(전 우리회계법인 대표)씨 장모상, 고유경·정은주·김민정(산업통상자원부 과장)씨 시모상 = 1일 오전 1시53분,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5호실, 발인 3일 오전 8시, 장지 전북 정읍 선영. 02-3410-3151 △장인순 \씨 별세, 박형주(목원대 입학부처장)·형길(무주 바람의 언덕 대표)·남주(KG모빌리티 옥천대리점 지점장)씨 모친상 = 1일, 충북 옥천군 옥천농협장례식장 102호, 발인 3일 오전 9시. 043-731-4443
2024.04.01 I 백주아 기자
경찰, 교통사범 특별수사 기간…"보험사기·음주운전 잡는다"
  • 경찰, 교통사범 특별수사 기간…"보험사기·음주운전 잡는다"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경찰청은 교통사고 보험사기 범죄와 상습음주운전 위반자에 대해 4월 1일부터 7월 9일까지 100일간 특별수사 기간을 운영해 집중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경찰청 (사진=이데일리DB)교통사고 보험사기 경우 접근 장벽이 낮고, 범죄 수법 학습도 쉬워 범조에 가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찰은 강도 높은 단속을 통해 범죄 분위기를 사전에 제압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 3년간 특별단속을 통해 총 7947건의 교통사고 보험사기를 적발, 6218명을 검거하고 165명을 구속했다.경찰 관계자는 “고의 교통사고, 교통사고 후 허위·과장 보험금 신청 및 병원·정비소 등과 공모하여 보험금을 과다 신청해 보험금을 수령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그 미수범까지도 면밀한 수사를 통해 검거할 것”이라며 “서민경제와 보험체계 근간을 흔드는 교통사고 보험사기 근절에 앞장설 예정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감독원·보험업계와 공조해 보험사기에 억울하게 관련된 교통사고 보험사기 피해자의 할증된 보험수가 및 행정처분(벌점)을 되돌려 실질적 피해 회복에도 힘쓸 것이다”고 강조했다.경찰은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상습 음주운전자의 차량을 적극 압수하고, 음주운전 방조범을 엄정하게 처벌하는 등 대응할 방침이다.경찰은 지난해 7~10월 ‘경·검 합동 음주운전 근절 대책’을 시행해 △특가법 위반(위험운전치사상) 1123명 △방조범 30명 △범인도피 75명 등을 검거했다.재범 우려가 높고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큰 운전자 경우엔 재범 의지를 꺾기 위해 162대의 차량을 압수했다.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는 “교통사고 보험사기 및 악성 음주운전 위반자 근절을 위해 여러모로 노력할 예정”이라며 “교통 범죄는 사람의 생명을 빼앗고 재산을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고히 정착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상시 단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024.04.01 I 손의연 기자
"AI에 내 주민번호가?"…개인정보위, 구글·메타에 AI 정보처리 개선 권고
  • "AI에 내 주민번호가?"…개인정보위, 구글·메타에 AI 정보처리 개선 권고
  • [이데일리 최연두 기자] 구글과 메타 등 글로벌 기업이 활용한 인공지능(AI) 학습 데이터에 한국 이용자의 주민등록번호와 계좌·카드번호, 여권번호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학수 개인정보위원장(사진=개인정보위)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주요 AI 서비스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 같은 사전 실태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에는 구글과 메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해외뿐 아니라 네이버와 뤼튼 국내 업체도 포함됐다.조사 결과, 구글·메타·오픈AI 등 세 곳은 자체 AI 모델을 학습시킬 때 크롤링 데이터에서 주민번호 등 주요 식별정보를 사전 제거하는 조치를 충분하게 진행하지 않았다. 크롤링 데이터는 웹사이트나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공간에 퍼져있는 각종 데이터를 대량으로 수집한 것으로, 주로 AI 거대언어모델(LLM) 학습에 쓰인다.강대현 개인정보위 조사1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터넷에 공개된 오픈 데이터를 AI 모델 개발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우리 국민의 주민번호나 신용카드번호와 같은 개인식별정보가 우발적으로 포함돼 학습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이어 “식별정보를 우선 배제한 다음 AI를 학습하는 방식을 취하고는 있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는 우리 국민들의 중요한 식별 정보들이 AI 학습 데이터에 포함되는 것을 완전하게 차단하지는 못한다. 철저한 개인정보 사전제거 조치가 미흡하게 이뤄진 측면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개인정보위는 이번 조사 대상 업체 6곳에 AI 서비스 제공 단계별 보호조치를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AI 사전 학습단계에서 개인 식별정보 등이 제거될 수 있도록 인터넷에 한국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탐지한 데이터를 AI 사업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다.개인정보위는 이용자가 AI와 질의응답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넣은 개인정보에 대한 처리도 권고했다.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작년 12월30일부터 올해 1월5일까지 국내 이용자가 특정 AI 서비스에 입력한 데이터 가운데 △전화번호 672건 △이메일 주소 142건 △여권번호 34건 △주민번호 2건 등 개인정보가 총 850건에 달했다.강대현 과장은 “개인정보나 이메일 등 민감한 내용을 입력하거나 AI 서비스 제공자가 식별자 및 개인정보 제거 등 조치 없이 해당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할 경우,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AI 모델 등 개선 목적으로 이용자 입력 데이터에 대한 인적 검토 과정을 거치는 경우 이용자에게 관련 사실을 명확하게 고지하는 한편, 이용자가 입력 데이터를 손쉽게 제거·삭제할 수 있도록 해당 기능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도록 권고했다.강 과장은 “향후 AI 모델의 고도화, 오픈소스 모델의 확산 등 새로운 AI 기술·산업 변화에 맞춰 정보주체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겠다”고 했다.개인정보위는 SK텔레콤 ‘에이닷’ 등 소비자 대상(B2C) 및 기업 대상(B2B) 서비스 제공 사업자 5곳에 대한 조사 결과는 상반기 내 공개할 방침이다.
2024.03.28 I 최연두 기자
김선호, 초급간부 수급난 '소방수' 자처…주1~2회 현장行
  • 김선호, 초급간부 수급난 '소방수' 자처…주1~2회 현장行[차관열전]
  • [편집자주] 차관의 사전적 정의는 ‘소속 장관을 보좌해 소관 업무와 공무원을 지휘하는 정무직 공무원’입니다. 정무직이면서도 실질적인 행정 업무도 수행하기에 안팎살림을 모두 맡고 있지만, 장관의 그늘에 가려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데일리는 아직은 대중에게 친숙하지 않은 각 중앙행정부처의 차관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 현안 중 초급간부의 안정적 획득과 복무여건 개선 문제는 말 그대로 ‘발등의 불’이다. 부사관·장교의 지원율과 충원율이 해를 거듭할수록 급락하고 있어서다. 18개월의 병으로 입대할지, 아니면 4년의 단기복무부사관, 혹은 28개월의 학군장교(ROTC)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청년들을 끌어들일 유인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의 업무 최우선 순위다. 지난 해 10월 19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제45대 국방부 차관 취임식에서 김선호 차관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그는 박근혜 정부 이후 8년 만에 민간 출신이 아닌 예비역 장성 출신 국방부 차관이 됐다. 포병 장교였던 김 차관은 중장까지 올라 수도방위사령관을 지냈다. 군 전력과 정책통으로 알려져 있는 김 차관을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직접 추천했다. 김 차관은 과거 현역 때부터 ‘답은 현장에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임무를 수행했다고 한다. 정책은 책상에 앉아서 하는 게 아니라는 철학이다. 지난 해 10월 취임 후 얼마 안돼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달려간 이유다. 국방부 관계자는 “차관님은 취임 이후 일선 현장을 주 1~2회 직접 방문하고 있다”며 “최근 불편한 구두를 벗고 캐주얼한 신발로 바꿔 신을 정도로 열심”이라고 전했다. ◇간부 지원율 제고 방안 마련 ‘올인’김 차관은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장교 지원율 하락이 사회적 위상과 금전적 이점 감소, 열악한 사회 진출 여건 등의 문제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단기복무장려금과 학군생활지원금을 인상하는 경제적 보상 외에도 선발 평가 시 필기시험을 대학성적으로 대체하고 학군단 설치 대학을 내년까지 4개 더 추가하는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김 차관은 직접 학생중앙군사학교와 일선 대학 학군단, ROTC 중앙회 등을 찾아 정책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초급간부 복무여건 개선 정책도 이의 연장선이다. 현장 부대를 찾아 의견을 듣고 기획재정부를 설득해 GP·GOP와 함정 등 24시간 경계작전 중인 초급간부의 시간외 근무수당 상한시간을 월 57시간에서 100시간으로 확대했다. 당직근무비도 평일 2만원·휴일 4만원으로 인상하고 노후화 한 간부숙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김 차관은 정신적 가치 함양에 초급간부 조기 이탈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고 보고 간부로서 복무하는 것에 대한 자긍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과제를 선정하고 있다. 학군후보생 해외연수 기회를 늘리고 공수훈련 기회를 확대하는가 하면, 정신전력 강화를 위해 전·사적지 답사와 전쟁영웅을 포함한 예비역 선배 장군의 초빙 강연 등을 교육 과정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이 지난 3월 14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를 방문해 학군단(ROTC) 모집 홍보 부스를 찾아 학생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이와 함께 김 차관은 또 다른 과제로 현장 지휘관들의 어려움과 애로사항을 듣고 이들이 임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병사들의 인권을 고려한 각종 신고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 선임병을 쫓아내거나 간부나 지휘관을 길들이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지휘관은 강도 높은 훈련을 시키기 어렵고, 병사들의 불만을 살만한 일을 피하기 마련이다. 김 차관이 월 1회 이상 전투휴무 보장과 전투지휘활동비 증액 뿐만 아니라 지휘·감독 책임 경감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이유다. ◇전력 프로세스 개선, 미래 국방 대비김 차관은 현 정부의 ‘AI 과학기술 강군’ 건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곧 문을 여는 국방AI센터가 대표적이다. 국방AI센터는 AI 기반 무기체계 개발과 국방분야에 적용 가능한 민간기술 발굴·적용을 위한 조직이다. 첨단기술 등장에 따른 전장 환경 변화와 병력감축 등 국방 환경 변화에 대안을 제시하는 게 주 임무다. 김 차관은 부임 후 관련 부서와 토의하며 수준 높은 AI 인재가 보직되고 최적의 조직을 갖출 수 있도록 꼼꼼히 확인하고 있다. 오랫동안 군에서 전력 건설 업무를 한 김 차관은 무기체계 등의 획득 정책도 관심사다. 군 무기체계는 소요제기부터 군에 배치되기까지 10년 이상의 기간이 걸린다. 이를 단축해 필요 전력을 적기에 획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기재부와 협의해 최근 ‘국방사업 총사업비 관리지침’을 바꾼 이유다. 이를 통해 국방 연구개발사업 예산 편성시 ‘연구개발’과 ‘양산’에서 각각 하도록 했던 사업타당성 조사를 한 번으로 통합했다. 지난 3월 7일 육군 75보병사단 동원훈련장을 방문한 김선호 국방부 차관이 부대 관계자로부터 지휘통신 장비(TICN)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국방부)국방부는 민간 공무원이 70%다. 김 차관이 아무래도 군 장성 출신이다 보니 ‘딱딱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게 내부 평가다. 차관 자신의 주관은 있지만, 정책부서 등의 의견을 들어 수정할 건 수정하고 설득을 통해 의사 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국방부 현역 장성들 역시 차관이 군 선배일 경우 의견 개진을 꺼리는 경향이 있었지만, 김 차관은 얘기를 들어주고 합리적으로 결정하려고 노력해 소통이 잘 되는 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김 차관은 주1회 차관실 보좌진과 식사를 하며 업무 관련 토의를 하고 우선순위를 조율한다. 80명이 넘는 국방부 과장들과 전부 만나 식사를 하는가 하면 각 과 사무실로도 직접 찾아가 소통한다. 병사들에게도 각별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영내 병사들과 눈을 마주치며 인사하고, 현장 부대 점검에서도 만나는 병사들에게 ‘덕분에 잘 왔다 간다’는 등의 말을 하며 배려한다”고 말했다. ◇김선호 차관은△육군사관학교 43기 △육군 제22사단 부사단장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 2차장 △육군 수도기계화사단장 △합동참모본부 전력기획부장 △수도방위사령관 △제45대 국방부 차관
2024.03.27 I 김관용 기자
27년만 의대정원 5000명대…의대발 ‘입시 노미노’ 부른다
  • 27년만 의대정원 5000명대…의대발 ‘입시 노미노’ 부른다
  •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의 대입 반영에 쐐기를 박으면서 올해 입시의 판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장 올해 9월부터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2025학년도 대입부터 의대 정원이 27년 만에 5000명 대로 불어나기 때문이다.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에서 한 학생이 교실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교육부 “의대 정원 불가역적”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번에 의대 정원을 추가로 배정받은 32개 대학에 지난 20일 공문을 발송했다. 늘어난 의대 정원을 반영해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신청서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토록 한 것. 대교협이 이를 승인하면 2025학년도 대학별 모집인원으로 확정된다. 강정자 교육부 인재양성정책과장은 “추가 배정된 의대 정원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국가가 인력수급과 관련해 정책적으로 결정한 사항”이라며 “대학이 임의로 정원을 변경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1998년 이후 27년 만에 5000명대로 증가한 의대 정원이 올해 치러질 입시부터 영향을 주게 됐다. 의대 정원은 2006년부터 3058명으로 19년간 유지되다가 이번 정부의 증원 결정으로 5058명으로 65%(2000명)나 증가하게 됐다. 정부가 “27년 만에 증원”이라고 밝힌 이유는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사단체 달래기 차원으로 351명을 줄여줬기 때문. 이를 감안하면 1998년 이래 처음 이뤄진 증원 조치이다. 의대 정원 5058명은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이른바 ‘SKY 대학’ 자연계 모집인원(5443명)의 93%에 달하는 규모다. 입시전문가들은 의대 증원으로 인한 입시 판도의 변화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 SKY대 준비생들이 의대로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차순위 대학을 준비하던 수험생들이 채울 것이란 얘기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이공계에서 2000명이 빠져나가면 그 빈자리는 성균관대·한양대·서강대 갈 학생들이 채울 것”이라며 “이들 대학에서 생긴 빈자리는 또 다른 대학에 갈 학생들이 채우는 연쇄 이동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의대 선발인원이 확대되면서 합격점 하락도 예상된다. 종로학원은 의대 2000명 증원으로 정시 합격선이 수능 국어·수학·탐구 백분위 기준 4.5점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의대 합격점수가 285.9점이라면 2000명 증원 뒤에는 281.4점으로 내려갈 것으로 본 것이다. 치과대·한의대·약대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의대’로 진로를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이들 대학에 입학한 학생 중에서도 휴학·자퇴를 통해 의대에 가려는 반수생 증가도 예상된다. 2022년에도 약대(206명)·치과대(56명)·한의대(80명)·수의대(66명)에서 중도 탈락한 인원 중 상당수가 의대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교육부에 따르면 지방 거점국립대의 의대 9곳 중 7곳은 정원이 200명으로 늘어난다. 정원 50명 미만 ‘미니 의대’의 경우도 증원분을 합해 100명 수준이 되도록 배정했다.(그래픽=뉴시스)◇의대 지역인재전형도 변수 특히 이번에 정원이 1639명이나 추가된 지방권 의대의 변화폭은 상당할 전망이다. 임성호 대표는 “지방권은 수학 1등급 학생보다 의대 모집 정원이 더 많아졌다”며 “통계적으로 보면 지방권 의대는 1등급 학생 간 각축전이 아니라 2등급, 상황에 따라서는 3등급도 입학할 수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대학에 따라서는 의대 합격생 중 ‘수학 3등급’ 등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강원·제주·충청권 등의 경우 의대 정원이 확대되면서 대학에 따라선 수학 3등급의 합격 가능성도 점쳐진다. 예컨대 강원도에선 강원대(132명) 연세대원주(100명) 한림대(100명) 가톨릭관동대(100명)의 정원이 432명으로 증가하는 데 비해 이 지역 고3 수험생 중 수학 1등급 인원은 97명으로 추정되는 탓이다. 의대 지역인재전형 확대 방침도 변수로 꼽힌다. 지금도 지방 의대들은 신입생 40% 이상을 지역 학생들로 충원하고 있는데 이를 60% 이상으로 높이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지역인재전형은 일반전형보다 합격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학들은 현재 의대 지역인재전형의 약 79%를 수시에서 선발하고 있다. 대학들이 입학 이후 수학능력을 고려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게 되면 탈락자가 대거 발생, 정시 이월 인원이 폭증할 수 있다. 대학도 이런 상황을 원치 않기에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시모집에선 학생 선발도 지역보다는 전국단위 전형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임성호 대표는 “지방에 거주하는 수험생의 경우 수시 지역인재전형을 노려야 할 것”이라며 “정시로 넘어갈 경우 수도권 학생들이 대거 내려올 수 있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했다.
2024.03.23 I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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