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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도 일주일에 한 번은 재택근무한다[BOK잡담]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최근 서울, 충남도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저출산 대책으로 ‘일·육아 동행 근무제’, ‘주 4일 출근제’ 등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도 재택근무를 장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주요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없애거나 줄이는 추세를 보였지만, 한은에서는 ‘재택근무’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것이다.서울 중구 한국은행.(사진=이데일리DB)◇일상 재택근무제, 작년 7월 도입22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한은은 작년 7월부터 ‘월 4회’ 재택근무를 장려하는 ‘일상 재택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전염병 예방 차원에서 시행됐던 재택근무를 엔데믹 이후에도 업무 효율성 차원에서 유지하자는 논의가 나왔고, 결국 문화로 뿌리내렸다. 일상 재택근무제는 노사 합의를 거쳐 작년 1월부터 6개월간 시범 운영 기간을 가졌다.한은 직원들은 일상 재택근무 제도를 잘 활용하고 있는 분위기다. 4일 중 3일 정도를 활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록 국·실·부·팀장 등 관리자급은 대면 회의나 보고 때문에 제도를 활용하기 어렵지만, 조사역·과장 등 팀원들은 대체로 잘 쓰고 있다는 것이 한은 설명이다.특히 업무량이 많아 야근이 잦기로 소문난 조사국도 재택근무를 장려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조사국 관계자는 “조사국에서 재택근무를 하지 않으면 다른 부서는 더 못할 것”이라며 “관리자들이 직원들이 일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밝혔다.한은 관계자는 “회의를 해야 한다든지, 자료를 좀 더 심도 있게 봐야 한다든지, 단말기를 사용해야 한다든지 등 재택근무가 어려운 일들이 있다 보니 업무별 차이도 있다”며 “집에서 근무를 하게 되면 집중도가 떨어지는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선호하지 않기도 해서 개개인의 성격마다 다른 측면도 있다”고 부연했다.◇美 연준은 ‘주 3일’ 재택근무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재택근무를 뿌리내리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연근무제를 적용, 재택근무를 주 3일 정도 하는 게 일반적인 문화로 자리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문화는 5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 직원들의 업무 성과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서영경 전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지난달 퇴임을 한 달 앞두고 연 세미나에서 연준 사례를 소개하면서 “자녀를 둔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유연한 형태의 근무를 적용하면 저출산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은 재택근무도 육아기 직원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재택근무 외에도 육아기 직원들의 활용도가 높은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시차 출퇴근제’로 출퇴근 시간을 앞뒤로 1시간 정도 조정할 수 있는 제도다. 자녀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보낸 뒤 출근할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또 한은은 육아기 직원만을 특정해 퇴근 시간을 앞당기는 ‘1시간 단축근무제’도 시행하고 있다.이밖에 한은은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탄력 근로시간제’도 시행하고 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일주일 단위로 40시간을 정산하는 제도이고, 탄력 근로시간제는 2주 단위로 80시간을 정산하는 방법이다.한은은 현재로서는 제도가 안착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유연근무제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앞으로 2~3년 더 시행한 뒤 필요성이 있다면 확장 여부를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한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좀 더 과감한 재택근무가 여성의 경력 단절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휴직보다 육아기에 있는 직원에게 과감하게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관행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며 “특히 육아기 근로시간 유연화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필요하다”고 했다.
- 저출생 초고령화 그늘…노인·청년 1인가구 '쑥'(종합)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출생아수가 줄며 가족형태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2세대 가구가 줄고 나혼자 살거나 부부만으로 구성된 1세대 가구가 늘었다. 30세 미만 3명 중 2명 가까이는 자녀 계획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며 젊은 청년들 사이에서 2세 계획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 청년세대 미래 자녀 계획無 ‘쑥’사진=게티이미지17일 여성가족부가 공개한 2023년 가족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 가구 33.6%로 2020년(30.4%) 보다 3.2%포인트 늘었다. 부부 등으로 구성된 1세대 가구도 25.1%로 2020년(22.8%)과 비교해 2.3%포인트 늘었다. 반면 부부+자녀, 모+자녀 등으로 구성된 2세대 가구(43.2%→39.6%)와 부모+자녀부부+손자녀 등으로 구성된 3세대 가구(3.2%→1.6%)는 감소했다. ‘나혼자 산다’이거나 아이가 없는 ‘딩크’족 형태의 가구가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1인가구를 살펴보면 여성(62.3%)이 남성(37.7%) 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70세 이상(27.1%) △60대(25.7%) △50대(13.6%) △30대 (13.1%) △30세 미만(10.8%) △40대(9.8%) 순으로 많았다. 혼인 상태는 사별(37.8%)과 미혼(37.2%)의 비중이 비슷한 수준으로 높았다. 김영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노인과 젊은 1인가구가 쌍봉 형태로 늘어나는 모습”이라며 “특히 젊은 연령대 1인가구가 느는 건 저출생과 관련 있다”고 지적했다. 저출산 초고령화의 그늘이 가족형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청년세대는 자녀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자녀를 (더) 가질 계획’에 대해 30대는 27.6%만, 30세 미만은 15.7%만 ‘있다’고 답했다. ‘생각해본적이 없다’는 답변은 30세 미만이 65.3%로 3년 전(58.6%)보다 6.7%포인트나 늘었다. 30대는 27.9%로 0.9%포인트 늘었다. 결혼에 회의적인 반응도 늘었다.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는 것에 동의한다’는 답변은 2020년 34.0%에서 2023년 47.4%로 증가했다. ‘결혼하지 않고 남녀가 함께 사는 것에 동의한다’는 답변도 26%에서 39.1%로 13.1%포인트 늘었다. ‘이혼이나 재혼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답변도 36%에서 47.2%로 11.2%포인트나 증가했다.김영란 연구위원은 “29세 이하 청년들이 생애 과업에서 결혼이나 애를 낳는 일을 머릿속에 두고 있지 않는 경향을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이라며 “집단별로 추가분석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가정 양립 어려움…유연근무제 등 必부부의 가사분담 비율은 젊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가사노동은 ‘아내’가 하는 비율(73.3%)이 높으나, 연령이 낮을수록 ‘남편과 아내가 똑같이’ 가사를 수행하는 비율(20대 56.4%, 30대 44.1%, 40대 25.7%)이 높게 나타나, 연령층이 낮을수록 가사를 평등하게 분담하는 양상을 보였다. 40세 이상은 아내의 가사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했지만, 30대와 30대 미만에서는 54.9%, 42.3%에 그쳤다. ‘부부가 똑같이 한다’는 응답은 30세 미만이 56.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70세 이상은 18.6%로 가장 낮았다. 남성과 여성, 모든 연령대에서 ‘직장일 때문에 개인 생활이 부족하다’에 대한 동의 비율은 24.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40대 응답자 5명 중 1명(20.5%)은 ‘현재 내 삶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런 답변은 30대도 18.3%나 됐다.이들은 일·생활 균형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에 대해 △일하는 여성을 위한 보육지원 확대(25.2%) △인식 확산(17.1%) △유연근무제 확산(15.7%) 등을 꼽았다.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은 “자녀 양육 부담 경감, 일·생활 균형 지원 등 함께 돌보고 함께 일하는 가족친화 사회 조성을 위한 정책방안을 관계부처와 협력해 적극 추진함으로써 저출산 극복에 힘쓰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가족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실시한 국가승인통계다. 만 12세 이상 가족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전국 1만2044가구가 참여했다. 당초 5년을 주기로 실시했던 것을 2020년부터 3년단위로 단축했다.
- 저출생의 그늘…나혼산·딩크 ‘껑충’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출생아수가 줄며 가족형태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2세대 가구가 줄고 나혼자 살거나 부부만으로 구성된 1세대 가구가 늘었다. 30세 미만 3명 중 2명 가까이는 자녀 계획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며 젊은 청년들 사이에서 2세 계획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 청년세대 미래 자녀 계획無 ‘쑥’17일 여성가족부가 공개한 2023년 가족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 가구 33.6%로 2020년(30.4%) 보다 3.2%포인트 늘었다. 부부 등으로 구성된 1세대 가구도 25.1%로 2020년(22.8%)과 비교해 2.3%포인트 늘었다. 반면 부부+자녀, 모+자녀 등으로 구성된 2세대 가구(43.2%→39.6%)와 부모+자녀부부+손자녀 등으로 구성된 3세대 가구(3.2%→1.6%)는 감소했다. ‘나혼자 산다’이거나 아이가 없는 ‘딩크’족 형태의 가구가 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청년세대에서 자녀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자녀를 (더) 가질 계획’에 대해 30대는 27.6%만, 30세 미만은 15.7%만 ‘있다’고 답했다. ‘생각해본적이 없다’는 답변은 30세 미만이 65.3%로 3년 전(58.6%)보다 6.7%포인트나 늘었다. 30대는 27.9%로 0.9%포인트 늘었다. 결혼에 회의적인 반응도 늘었다.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는 것에 동의한다’는 답변은 2020년 34.0%에서 2023년 47.4%로 증가했다. ‘결혼하지 않고 남녀가 함께 사는 것에 동의한다’는 답변도 26%에서 39.1%로 13.1%포인트 늘었다. ‘이혼이나 재혼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답변도 36%에서 47.2%로 11.2%포인트나 증가했다.◇ 일·가정 양립 어려움…유연근무제 등 必부부의 가사분담 비율은 젊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가사노동은 ‘아내’가 하는 비율(73.3%)이 높으나, 연령이 낮을수록 ‘남편과 아내가 똑같이’ 가사를 수행하는 비율(20대 56.4%, 30대 44.1%, 40대 25.7%)이 높게 나타나, 연령층이 낮을수록 가사를 평등하게 분담하는 양상을 보였다. 40세 이상은 아내의 가사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했지만, 30대와 30대 미만에서는 54.9%, 42.3%에 그쳤다. ‘부부가 똑같이 한다’는 응답은 30세 미만이 56.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70세 이상은 18.6%로 가장 낮았다. 남성과 여성, 모든 연령대에서 ‘직장일 때문에 개인 생활이 부족하다’에 대한 동의 비율은 24.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40대 응답자 5명 중 1명(20.5%)은 ‘현재 내 삶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런 답변은 30대도 18.3%나 됐다.이들은 일·생활 균형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에 대해 △일하는 여성을 위한 보육지원 확대(25.2%) △인식 확산(17.1%) △유연근무제 확산(15.7%) 등을 꼽았다.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은 “자녀 양육 부담 경감, 일·생활 균형 지원 등 함께 돌보고 함께 일하는 가족친화 사회 조성을 위한 정책방안을 관계부처와 협력해 적극 추진함으로써 저출산 극복에 힘쓰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가족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실시한 국가승인통계다. 만 12세 이상 가족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전국 1만2044가구가 참여했다. 당초 5년을 주기로 실시했던 것을 2020년부터 3년단위로 단축했다.
- 저출생 해법…유연 근무에 있다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개원 41주년을 맞아 오는 18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제회의장에서 ‘유연한 근무를 뉴노멀로-성 격차 해소와 저출생 해결의 열쇠’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첫 주제발표자로 나서는 정성미 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업체패널조사자료를 토대로 분석했을 때 2019~2021년 사이 유연근무제 시행 사업체에서 미시행 사업체에 비해 여성 취업자 4.7% 증가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성미 연구위원은 “유연근무제 시행에 따른 여성 고용 효과가 특히 중소기업에서 크게 나타나 제도 확대의 긍정적 잠재력을 확인했다”며 “여성 고용률과 출산율이 모두 높은 유럽 국가에서 남녀 모두의 유연근무제 사용이 높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게티이미지)두 번째 주제발표자인 신우리 부연구위원은 “여성가족부의 가족친화인증이 기업의 출산휴가·육아휴직 및 유연근로제 등 일·생활 균형 제도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 효과가 뚜렷하지만, 중소기업에서의 근로시간 유연성 개선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세 번째 발표자인 구미영 연구위원은 지난 11월, 자녀 양육 근로자의 근로시간 조정 요청에 대한 사용자의 배려 의무를 적극적으로 인정한 대법원 판결의 의의를 짚어보며, 가족 돌봄 근로자의 일·생활 균형과 차별 없는 경력개발 지원을 위한 노동법제 정비방안을 제안한다.패널 토론에는 김진환 고용노동부의 워킹맘&대디 현장멘토단으로 활동 중인 김진환 모션 경영지원팀장과, 임영미 고용부 통합고용정책국장, 임호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인구전략국장, 최성지 여성가족부 가족정책관, 장수정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조인숙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나선다. 김종숙 여성정책연구원장은 “현재 우리 사회는 노동시장의 심각한 성 격차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동시에 겪고 있다”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유연한 근무환경 조성이 어떻게 근로자와 기업 모두에 이득이 되고,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지,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 출산시 경력단절 확률 최소 14%p 높아져…KDI "일·가정 양립방안 필수"
-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30대 여성이 출산을 하면, 자녀가 없는 여성에 비해 경력단절 확률이 최소 14%포인트 높아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에 출산율 제고를 위해서는 경력단절을 막고 일·가정 양립을 도울 수 있는 10년 이상 장기적인 시계를 바탕으로 한 유연근무제도 도입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30대 女 출산하면…비출산보다 경력단절 확률 14%p↑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일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KDI 포커스 ‘여성의 경력단절 우려와 출산율 감소’를 내놓았다. KDI는 작년 합계출산율 0.72명으로 전세계 최하위권이었던 한국의 출산율 제고를 위해서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정책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그간 전통적인 경제이론은 출산율과 여성의 소득수준에 음(-)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해석했다. 고소득 여성일수록 자녀를 적게 낳고, 적은 수의 자녀에게 더 많은 교육비를 지출해 ‘자녀의 질’을 높이는 선택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로는 고소득 국가를 중심으로 여성의 출산율과 소득(경제활동 참가율)이 함께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는 양질의 공교육과 보육 서비스 등이 제공되는 사회구조적 변화, 여성의 높아진 인권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조덕상 KDI 연구위원은 “현대 사회에서 출산은 여성과 남성이 모두 동의해야 이뤄지며, 양질의 보육 서비스와 남성의 육아·가사 분담이 이뤄질수록 계속 일을 하고 싶은 여성이 출산을 거부할 확률이 낮아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소득이 꾸준히 높아졌음에도 출산율이 꾸준히 낮아진 국가다. 이는 한국의 노동시장 환경이 여전히 여성에게 불리하며, 여성 혼자 출산과 육아의 부담에 노출돼있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국의 남성 가사 참여도는 일본과 튀르키예 다음으로 낮다. 이러한 사회에서 여성은 경력단절을 경험하게 되고, 이는 곧 소득 감소로 이어지며 각종 불이익을 만들어내 출산을 꺼리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KDI는 지난 10년간 연령대 및 사유별 경력단절 등을 분석한 결과 일하는 30대 여성이 출산을 선택할 경우,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경력단절 확률이 최소 14%포인트 높아진다고 봤다. 조 연구위원은 “14%포인트는 개인의 평생 소득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수준이며, 출산 이후 양육 비용 등까지 고려하면 출산을 포기함으로서 얻는 경제적 편익은 상당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10년 이상 장기적 접근하는 제도로 출산·육아 부담 줄여야”KDI는 성별·연령별 고용률과 합계출산율 등을 분석한 결과 여성의 고용상 불이익이 전체 출산율 하락의 약 40%를 설명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조 연구위원은 “청년층 성별 고용률 격차는 축소됐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자녀 유무에 따른 경력단절 확률 격차의 확대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출산을 포기하는 청년 여성을 늘리게 된다”고 해석했다. 출산하는 여성이 양육 부담과 경력단절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되는 상황에서 사회적 뒷받침은 중요한 요소다. KDI는 합계출산율이 증가했던 2006~2012년에는 영유아 교육·보육 시설이 늘어났고, 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일·가정 양립 여건이 개선된 시기였음에 주목했다. 또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경제성장률과 유사해 청년 세대와 신혼부부들에겐 경제적 여건이 개선된 시기기도 했다. KDI는 출산율 제고를 위해서는 유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을 낮출 수 있는 각종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 연구위원은 “시간 제약을 완화할 수 있는 재택·단축근무 제도와보조금 정책 확대, 남성의 영유아 보육 비중 확대를 통한 여성의 비대칭적 육아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몇 달의 출산휴가, 1~3년의 육아휴직 등 단기적인 출산율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10년 이상 장기적 시계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자녀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아야 거시경제 관점에서도 노동공급 증가에 따른 경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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