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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상생협력이 밝힌 K조선의 길
  • 조선업 상생협력이 밝힌 K조선의 길
  • [이은창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 연구위원] 무역의 99% 이상을 해운에 의존하고 북한과 휴전 중인 우리나라는 조선업을 포기할 수 없다. 그러나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조선업은 불가능하다”라는 주장도 있다. 사이클 산업인 조선업은 장기불황을 견디려면 낮은 가격에라도 선박을 수주해 숙련 인력을 유지해야 하지만 고소득 국가에서는 낮은 인건비로 인력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진국은 대부분 조선업을 포기했고 경쟁력을 잃은 후 다시 회복하지 못했다.조선업을 포기한 대표적인 사례는 ‘말뫼의 눈물’로 알려진 스웨덴 코쿰스 조선소다. 코쿰스 조선소 노사는 1980년대 장기 불황기에 저가수주로 근로자에게 충분한 임금을 주지 못한다면 조선소의 문을 닫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럽의 다른 조선소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럽에서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주요 조선사는 상선 경쟁력을 잃고 크루즈선이나 요트, 군함과 같이 한중일과 경쟁하지 않는 시장으로 특화해 운영한다. 게다가 조금 크다 싶은 프랑스 아틀랑티크(옛 STX프랑스)나 이탈리아 핀칸티에리는 국가에 의존하고 있다.결과적으로 선진국은 국방을 위해 조선업을 유지하고 있지만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해 큰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국영으로 유지하는 규모가 큰 조선소는 비효율로 인해 민영화를 꾀하지만 민간에서 리스크가 큰 조선업을 받고자 하는 곳은 거의 없다.우리나라는 2008년 이후 장기불황으로 중소조선사가 대부분 구조 조정되면서 기술력이 높은 대형조선사가 조선업을 이끌고 있다. 우리의 경쟁자인 중국은 핵심 조선소를 국영으로 유지하면서 기술, 설계, 기자재 등은 별도의 국영기관이 담당하고 세계 1위의 해운업과 2위의 해군이 물량을 지원해 줄 뿐 아니라 서부 농민공의 낮은 인건비와 핵심 조선소 간 경쟁으로 효율을 높이고 있다. 경제적 논리로만 본다면 우리나라 조선업이 중국과 경쟁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2022년 대우조선해양의 민간 매각과 대량의 고선가 수주로 희망이 생기긴 했지만, 오랜 불황과 국민소득 수준 향상으로 조선업 유지가 어려워지는 한계점에 가까워졌다. 유럽이나 일본의 대기업처럼 조선업을 포기하거나 선진국이 가보지 못한 길을 개척하는 선택의 기로였다.우리나라가 무역국이나 휴전국이 아니었다면 다른 선진국처럼 조선업을 포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뭉쳤다. 가장 시급한 조선소와 협력사의 상행을 위해 협의체를 만들었다. 그동안 파악되지 않았던 조선업의 복잡한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됐다. 경쟁에 치중하던 조선사도 정부와 함께 수시로 모여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하기도 하면서 협력사가 선박 생산의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2023년의 상생협력으로 우리나라 조선업은 새 이정표를 만들었다. 고부가가치 선박을 충분히 수주했고 내국인과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나면서 생산도 정상화됐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상생협약에도 여전히 문제가 있다는 쓴소리도 한다. 하지만 오랜 불황에서 복잡하게 꼬인 수많은 문제를 단기에 모두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년이라는 기간은 문제점을 확인하고 빠르게 개선할 수 있는 일을 처리하기에도 부족하다. 우리나라 조선업이 가는 길은 모범 답안이 없다. 선진국도 하지 못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더 많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상생협의체에서 성과를 창출한 것처럼 해답을 찾아나갈 것이다. 나아가는 속력이 느리다고 채찍질하기보다는 새로운 길의 개척자로 응원이 필요하다.
2024.03.27 I 서대웅 기자
"기업 구조조정 큰 장 선다…받아줄 하수도 확충해야"
  • "기업 구조조정 큰 장 선다…받아줄 하수도 확충해야"
  •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구조조정을 축구에 비유하면 현재 운동장은 매우 잘 갖춰져 있다. 그런데 선수(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인력)는 육성 초기 단계고 공(구조조정을 지원할 수 있는 자금)은 이제 넣어주기 시작했다.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태영건설(009410)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자본시장이 어수선했던 지난달 28일 14년 이상 구조조정·회생기업 투자 전문가로 활약해온 김두일 유암코 CR그룹장을 만났다. 김 그룹장은 2009년 10월 금융위기로 인한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은행들이 출자해 유암코를 설립했을 때 합류해 지금까지 기업 구조조정(CR·Corporate Restructuring) 업무를 해왔다. 오랜 시간 구조조정 사이클을 지켜봐온 그는 이제 큰 장이 설 시기가 됐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다.실제 고금리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고 경기부진이 이어지면서 이미 한계에 도달한 기업들이 늘고 있다. 2019년 1719건에 달했던 기업회생신청건수는 코로나19 펜데믹 시기 부채상환 유예조치로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가 작년 11월말 기준 1432건으로 다시 늘었다. 올해에는 한계상황에 내몰리는 기업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 그룹장은 “아직 기업 부실이 본격화되지 않았는데 태영건설 여파로 자금조달이 힘들어지면 회생신청기업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역대 최대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점쳤다. 그런데 현재 시스템상으로는 이렇게 쏟아지는 기업구조조정 매물을 소화하기 녹록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 그룹장은 “은행은 자금을 공급하는 상수도라면 구조조정은 물을 재활용하고 걸러서 돌려주는 하수도와 같다”며 “부실채권(NPL)의 경우 하수 처리시스템도 잘 돼 있고 용량도 갖추고 있는데 구조조정(CR)은 처리 용량이 목전에 차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작년 10월 일몰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이 올해 부활하면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이 가능했다. 한계기업 중 살아날만한 곳들 살리기 위한 제도적 기반은 잘 돼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전문인력과 자금면에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구조조정을 수술로 비유하자면 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가 가장 응급수술을 잘하기 마련인데, 지금 현장에는 이런 경험치를 쌓은 전문가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김 그룹장은 “정책당국에서 산업차원이나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비해 전문가 육성과 재원마련에 나서야 한다”며 “임시방편으로 민간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정책형 펀드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올해 구조조정 큰 장이 열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유암코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유암코의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투자금액은 누적 2조원을 돌파했다. 직접 투자한 기업은 80개 이상이고, 30개 이상의 구조조정 펀드를 조성한 것까지 감안하면 자금 숨통을 틔워준 기업은 150개 가량이다. 그 중 정상화해서 엑시트한 기업도 있고, 김 그룹장 손으로 청산까지 한 기업도 있다. 현재 구조조정 포트폴리오에 있는 기업은 30개 수준이다. 이 중 올해와 내년에 새 주인을 찾아 졸업시킬 기업도 여럿이다. 그 중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기업은 STX엔진(077970)이다. STX엔진은 기업 자체의 문제보다는 매번 그룹 리스크 때문에 휘청였던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쌍용중공업이었던 시절 쌍용그룹 부도로 STX그룹에 넘어갔는데 STX그룹마저도 위기를 겪으면서 결국 기업회생에 들어간 경우다. 한동안 조선경기가 부진해 정상화까지 갈 길이 먼 듯 했지만, 이 시기 차세대 엔진 개발에 투자하며 버틴 결과 코로나19 이후 조선업황이 회복되면서 실적도 개선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민수 부문에선 국제해사기구(IMO) 규제로 친환경 선박엔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효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침 불어닥친 K방산 열풍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해경과 해군 선박이나 K9 자주포 등에 적용하는 디젤엔진을 만들다 보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해협 긴장 고조 등으로 각국의 무기주문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김 그룹장은 “방산수출이 본격화되고 민수 쪽에서 매출 회복이 본격화되는 시기가 매각 적기”라며 “STX엔진에 방산사업이 있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나 민간 펀드에 팔기에는 제약이 많지만 좋은 주인을 찾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K조선은 인수한지 2년 밖에 안된 곳이다. 인수 당시 수주물량이 없어서 직원들 월급 주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조선업황 호조와 함께 반등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K조선이 살아나자 경남 창원 본사 앞 문 닫았던 식당들이 다시 문을 열고 도시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구조조정은 기업 하나를 살리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와 그 가족, 협력업체, 나아가 도시 전체와 지역경제를 살리는 중차대한 일인 셈이다.지난 2021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플랜텍(옛 포스코플랜텍)도 기대주다. 영업정상화에 성공한 만큼 코스피시장 재상장을 추진 중이다.김 그룹장은 “산업 사이클에 따라 전방 대기업은 아니더라도 소부장에 속하는 기업들, 부품소재 기업들은 누군가 옥석가리기를 지원해 긴 호흡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구조조정 투자는 적어도 5~7년, 길게는 10년 보고 해야하는데 일반 투자사들은 투자 후 일정 기간 후에 수익을 내야하기 때문에 쉽지 않고 유암코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그간 사후적 구조조정에 무게를 많이 뒀지만 최근에는 사전적 구조조정 비중을 늘리고 있다. 사전적 구조조정은 그나마 중증으로 가기 전 단계에 입원해서 치료하는 것이라 난이도가 낮고 수익률은 높다. 김 본부장은 “유암코는 은행들이 주주로 민간과 공공의 중간 쯤에 있기에 수익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전적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4.01.03 I 권소현 기자
‘STX다롄 담보 미설정’ 신한·우리銀, 산업銀 상대 손배소 패소
  • [단독]‘STX다롄 담보 미설정’ 신한·우리銀, 산업銀 상대 손배소 패소
  •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중국 STX다롄 조선소 파산 후 청산 과정에서 대규모 공동 대출을 내줬던 신한은행·우리은행이 “담보권 설정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주채권은행 산업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300억원대 규모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패소했다. 지난 2015년 소송 제기 후 8년여만에 나온 법원의 첫번째 결론이다.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사진=이데일리DB)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재판장 김지혜)는 지난달 21일 우리은행·신한은행이 산업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약 316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앞서 우리은행·신한은행·국민은행은 2007년 산업은행의 주선으로 STX다롄 조선소에 신디케이트론으로 선박 건조를 위한 건조시설 건설 관련 1억2000만달러와 선박 블록 생산을 위한 제조시설 등 약 2억8000만달러, 총 4억달러를 대출하기로 했다. 신디케이트론이란 다수 은행으로 구성된 차관단이 공통 조건으로 차입자에게 융자를 내주는 중장기 대출이다. 이후 실제로는 3000여억원의 자금이 조선소 건설 목적으로 대출됐다.당시 대출약정상 주간사은행은 산업은행으로, 산업은행 광저우 지점이 STX다롄의 현지 자산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을 대리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했다. 중국의 경우 중국 국내에 위치하는 채무자가 중국 밖에 있는 채권자에게 담보권을 설정하는 경우 중국외환당국에 이를 신고해야 하는 대외담보등기 제도가 있는데 이것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며 STX다롄은 2015년 3월 결국 파산절차를 밟았다. 이 과정에서 신디케이트론으로 돈을 빌려준 산업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 등은 약 3000억원의 자금만큼의 담보를 처분해 회수하려 했지만 담보권 설정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일부 자금을 떼일 위기에 처했다. 이에 우리은행·신한은행은 산업은행을 상대로 손해금인 약 316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주간사은행인 산업은행이 부동산에 관한 담보권 설정, 유효한 담보권의 취득 등 일체의 권한을 위임받았음에도 중국의 제도를 제대로 숙지 못해 유효한 담보권을 취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산업은행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산업은행은 주간사은행이자 담보대리인이긴 하지만 각 부동산에 관한 저당권 설정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산업은행뿐만 아니라 우리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모두가 유효한 담보권 취득을 위해 대외담보등기 제도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재판부는 이같은 산업은행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대출약정에 따르면 담보대리인은 담보서류와 관련한 대주들과 차주 간의 연락을 담당하고 오로지 관리자격·사무관리 범위에 한정해 대주들의 대리인으로서 행위하는 것으로 간주된다”며 “대주의 수탁자 등으로 간주되서는 안 되고 담보대리인은 계약에 규정된 것들 이외의 임무나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즉 대출약정에 의해 규정된 내용에만 한정돼야 하기 때문에 그 외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이어 “이 사건 대출약정상 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고 부동산에 대한 저당권 설정은 모두 차주인 STX다롄 측의 의무로 규정돼 있다”며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유효한 담보권을 취득하지 못하게 된 것은 STX다롄이 각 대출약정 및 저당권설정계약의 채무를 불이행한 것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은행·신한은행 등이 담보권 취득에 대해선 상세한 의견을 제시했지만 대외담보등기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 점 역시 산업은행의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2024.01.01 I 김형환 기자
‘현대家 3세’ 정기선 HD현대 사장, 부회장 승진
  • ‘현대家 3세’ 정기선 HD현대 사장, 부회장 승진
  •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HD현대가 10일 올해 그룹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인사에서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HD현대 오너가(家) 3세 정기선 부회장은 1982년생으로 연세대학교와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한 뒤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해 경영지원실장, 부사장, 사장을 거쳐 이날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2021년 10월 사장에 오른 뒤 2년 1개월 만의 부회장 승진이다.정기선 HD현대 부회장.(사진=HD현대)정 부회장은 세계 조선경기 불황으로 전사적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회사의 체질개선과 위기 극복에 앞장섰으며 선박영업과 미래기술연구원에 근무하면서 회사 생존을 위한 일감 확보와 기술개발을 통한 미래 준비에 온 힘을 쏟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6년에는 선박서비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HD현대글로벌서비스 출범에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이후 정기선 부회장은 조선사업 외에도 정유, 건설기계, 전력기기 등 그룹 내 주요사업의 경쟁력 확보와 혁신에 앞장섰으며 동시에 수소,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도 집중해 왔다.지난 2021년에는 그룹의 수소 사업 비전인 ‘수소 드림 2030’을 통해 수소의 생산부터 운송, 저장, 활용까지 HD현대 전 계열사의 역량을 결집한 ‘수소밸류체인’ 구상을 공개했으며 지난해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에 대한 투자계약, 세계 최고 빅데이터 기업인 미국 팔란티어와의 업무협약(MOU) 체결 등 새로운 사업 영역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정 부회장은 주요 해외 사업을 총괄하며 경영자로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015년 사우디 국영회사 아람코와의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사업을 진두지휘하며 합작조선소 IMI 설립을 주도한 이후, 2021년에는 아람코와 수소 및 암모니아 관련 MOU 체결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직접 만나 양자 간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올해 초 ‘CES 2023’에서는 바다에 대한 관점과 활용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기반으로 하는 ‘오션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을 그룹의 미래전략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정기선 부회장은 내년 초에 열리는 ‘CES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정 부회장은 새로운 조직문화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12월 5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 행사에서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업문화가 필요하며 정말 일하고 싶은 회사, 직원들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이후 HD현대는 자녀 유치원비 지원, 직장 어린이집 개원, 유연근무제 도입, 임직원 패밀리 카드, 사내 결혼식장 무료 지원 및 포토부스 제공,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 행사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해 가고 있다.HD현대 관계자는 “정기선 부회장은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 속에서 기존 사업의 지속 성장은 물론, 새로운 50년을 위한 그룹의 미래사업 개척과 조직문화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사진 왼쪽부터 오승현 HD현대인프라코어 대표, 강영 HD현대중공업 사장, 노진율 HD현대중공업 사장.(사진=HD현대)이날 인사에서 오승현 HD현대인프라코어 대표(부사장)와 강영 HD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오 사장은 HD현대인프라코어 공동 대표로서 조직 안정화 및 시너지 창출에 기여했으며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술력 향상 및 회사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강 사장은 그룹 내 원가회계 전문가로서 현재 기업결합이 진행 중인 STX중공업 인수추진 태스크포스(TF)를 맡는다.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부사장, 김완수 HD현대로보틱스 부사장, 고영규 HD현대케미칼 부사장은 각각 새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노진율 HD현대중공업 사장은 공동대표로 내정돼 안전경영과 동반성장을 담당한다. 이들 내정자들은 향후 이사회와 주총을 거쳐 대표이사에 선임된다.HD현대는 이날 사장단 인사에 이어 조만간 후속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사진 왼쪽부터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김완수 HD현대로보틱스 대표, 고영규 HD현대케미칼 대표.(사진=HD현대)
2023.11.10 I 김은경 기자
HD한국조선해양, 계열사 덕에 2분기 연속 흑자…"4분기도 흑자기조"(종합)
  • HD한국조선해양, 계열사 덕에 2분기 연속 흑자…"4분기도 흑자기조"(종합)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HD현대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009540)이 지난 3분기 조업일수 감소 등 계절적 요인으로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8.1% 감소했지만,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4분기에도 흑자기조는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HD한국조선해양]HD한국조선해양은 3분기 매출액 5조112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8.1% 감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69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1% 줄었으나 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전년 동기 대비로 매출액은 17.5% 늘었고, 영업이익은 63.5% 감소한 수치다. 부문별로는 조선 부분이 게절적 요인으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로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7.9% 감소했고, 해양 플랜트 부분도 9.1% 감소했다. 엔진기계 부문은 계절요인 외에 생산공정과 납기일정의 차이로 인해 10.7% 감소했으나, 4분기 실적에 이연 반영될 전망이다.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현대미포조선 및 현대삼호중공업의 실적 개선으로 조선 부문에서 전분기 대비 56.3% 증가한 호실적을 냈다. 다만 해양플랜트는 매출 하락에 따른 고정비 미회수로 적자가 지속했고, 엔진기계에서도 일회적 요인이 사라지면서 39.3% 줄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은 3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14.5% 감소한 1조3238억원을 기록했으나, 고선가 선박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19.9% 증가한 74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미포조선은 3분기 매출액 9863억원, 영업이익 -105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가 지속했다. 회사 측은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공정 안정화 영향으로 적자폭은 전기 -585억원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한편, 최근 인수한 STX중공업과의 시너지 효과는 2025년이 돼야 본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양사 합병으로 향후 추가적인 설비 증설 등이 필요할 것”이라며 “계획은 내부적으로 세우고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시너지 내용은) 공개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2023.10.26 I 김경은 기자
STX엔진, ‘선박용 친환경 엔진’ 시동식 성공적으로 마쳐
  • STX엔진, ‘선박용 친환경 엔진’ 시동식 성공적으로 마쳐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STX엔진(077970)은 지난 8일 만 에너지 솔루션(MAN ENERGY SOLUTIONS·MAN ES)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선박용 친환경 엔진(L35/44DF CD)의 첫 시동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시동식엔 엔진 개발 주관사인 MAN ES 본사 최고 기술 경영자(CTO)인 군나르 스티쉬(Gunnar Stiesch) 박사와 임직원들이 화상 회의로 참석했다. STX엔진에선 이상수 대표이사 외 다수 임직원이 자리했다. 이번 선박용 친환경 엔진 개발은 오는 2030년까지 기존 유류 선박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70% 이상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마련됐다. 해당 엔진은 STX엔진이 2019년 국내 대형 조선소와 엔진 계약 체결·납품 완료한 L35/44DF CR 엔진을 더 개선한 모델이다. L35/44DF CR 엔진은 온실가스(GHG) 배출 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친환경 엔진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메탄 슬립 발생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100% 부하 운전 구간에서도 디젤·가스 연료 변경을 자유롭게 해 고객사의 선박 엔진 운전 경제성과 편의성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TX엔진은 이번 엔진 개발을 통해 기존 자사 친환경 엔진보다 약 10% 증가한 출력(기통 당 560kW)을 달성함으로써 주요 대형 조선소에 특화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물론, 통상 높은 출력이 요구되는 LNG 추진 대형 컨테이너 선박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이상수 STX엔진 대표이사는 “친환경 엔진 개발을 통해 앞으로 선박용 엔진 시장의 니즈를 자세히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온실가스(GHG) 배출 규제에 대해 고객사와 함께 고민하고 선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TX엔진은 선박용 엔진 전문 생산업체로 출범해 지난 1976년부터 지금까지 민수 선박용 디젤엔진 약 1만1500대, 3000만마력을 생산해왔다. (사진=STX엔진)
2023.09.12 I 박순엽 기자
HD현대 vs 한화, 군함 이어 ‘선박 엔진’ 격돌 예고
  • HD현대 vs 한화, 군함 이어 ‘선박 엔진’ 격돌 예고
  •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HD한국조선해양이 선박용 엔진 제작업체인 STX중공업을 인수하면서 군함에 이어 엔진 분야에서 한화오션과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기차로 변화한 것처럼 선박 역시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는 엔진 개발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는 시장이다. HD현대와 한화가 세계 1·2위 엔진 제조 업체를 나란히 인수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시장 변화 대응에 나선 가운데,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자체 엔진 사업이 없게 된 삼성중공업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HD한국조선해양이 건조한 11만t급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사진=HD한국조선해양)◇일감 꽉 찬 HD현대, STX 인수로 추가 여력 확보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전날 파인트리파트너스와 STX중공업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주식 652만4174주와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발행된 신주 536만4670주를 813억원에 인수해 STX중공업 지분 35%를 확보했다. 이번 인수로 HD현대는 독보적인 선박 엔진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선박 엔진 시장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를 선도하는 분야 중 하나다. HD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점유율 36%로 1위를 기록했으며 1989년부터 34년째 왕좌를 지키고 있다. 올해 3월에는 1979년 첫 대형엔진을 생산한 이래 세계 최초로 대형엔진 생산 2억 마력을 달성하기도 했다. 2위는 올해 2월 한화그룹으로 인수된 HSD엔진이다. 3위는 STX중공업으로 HD현대가 1·3위 업체를 모두 보유하게 됐다.선박 엔진은 항해에 필요한 ‘추진엔진’과 배에서 사용할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엔진’ 두 종류로 나뉜다. 통상 추진엔진은 크기가 커 대형엔진으로, 발전엔진은 중형엔진으로 불린다. 국내에서 대형엔진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HD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와 HSD엔진(082740), STX중공업(071970) 총 세 곳뿐이다.대형엔진은 선박의 크기에 따라 다시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에 들어가는 대형 선박 엔진과 비교적 크기가 작은 컨테이너선 등 중소형 선박에 들어가는 엔진으로 분류한다. STX의 경우 HD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와 HSD엔진과의 경쟁에서 밀려 중소형 선박 엔진을 주로 만들던 상황이었다. 대형 선박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중소형 선박 엔진 제조 능력까지 함께 보유한 ‘멀티형’ 업체였던 셈이다.HD현대는 기존 HD현대중공업(329180)의 대형선박 엔진 제조 능력에 더해 STX중공업의 중소형 선박 기술까지 확보하면서 사업 다각화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LNG선과 같은 초대형 선박과 작은 컨테이너선에 들어가는 엔진은 기술 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며 “HD현대는 STX중공업 인수를 통해 엔진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매출 증대를 노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조선업 호황기를 맞아 HD현대중공업의 엔진 생산능력(CAPA)이 한계치에 달했다는 점도 이번 인수에서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이미 엔진 제조 물량을 100% 확보해 공정을 풀(Full)가동하는 상태여서 추가 수주에 대응할 여력이 없었을 것”이라며 “STX중공업에 대형 엔진 생산 역량이 있다는 점이 이번 인수에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HD현대중공업이 지난 3월 울산 본사에서 세계 최초로 대형엔진 생산 2억 마력을 달성하고 기념식을 가졌다.(사진=HD현대중공업)◇삼성重, FLNG에 역량 집중…R&D 투자 강화HD현대와 한화가 앞다퉈 엔진 제조업체 인수에 뛰어든 것은 선박 제조 수직계열화의 의미도 있지만, 강력해지는 환경 규제 영향도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최근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8년 대비 최소 20%, 2040년까지 최소 70% 감축하고 2050년 100%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내용에 잠정합의했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선 수소, 메탄올 등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는 엔진을 개발하는 것이 필수다.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은 엔진 가격도 높기 때문에 수익성 면에서도 엔진 개발 능력을 내재화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의 친환경 엔진 기술을 지원하고 이중연료엔진, 디젤엔진 등 제품별 생산라인을 전문화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엔진 사업부가 없는 삼성중공업(010140)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주로 전략적 제휴를 맺은 HSD엔진에서 엔진을 공급받아 왔다. 하지만 경쟁사인 한화오션이 HSD엔진을 인수하면서 미묘한 관계를 형성하게 됐다. 당장 HSD엔진과의 거래를 중단할 수는 없지만 HD현대나 중국 제조사 등 다른 업체로 눈을 돌려 가격 협상의 여지를 마련할 가능성이 생겼다는 분석이다.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최근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을 수주했는데 이 선박 엔진을 기존처럼 HSD엔진에 맡길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오히려 HSD엔진과 STX중공업 모두 경쟁사에 인수되면서 가격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선택지를 펼쳐두고 수주전을 벌이게 할 수도 있다”고 했다.삼성중공업은 친환경 엔진의 직접적인 개발이 어려운 만큼 향후 수주 경쟁력이 약화할 여지가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경쟁력을 확보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분야에 집중하고 관련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에 나섰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1월까지 부산에 R&D 센터를 마련하고 해양 설계와 엔지니어링 역량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한편 HD현대와 한화는 내년 예정된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에서도 경쟁 구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화오션(042660)이 해군 차기 호위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것을 두고 경쟁업체인 HD현대중공업이 이의를 제기하는 등 양사가 날 선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23.08.01 I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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