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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관에서 온 편지]서아프리카 무역 허브 꿈꾸는 토고
- [임정택 주가나대한민국대사(토고 겸임)] 올해는 우리나라가 토고와 외교 관계를 수립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수교 이래 반세기가 넘게 지났지만, 대다수 우리 국민들에게 토고는 여전히 멀고도 낯선 나라로 남아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토고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에게 역사상 첫 월드컵 원정 승리를 안겨준 나라 정도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토고는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한반도 4분의 1 크기의 작은 나라다. 하지만 토고는 지리적·전략적 요충지로서 서쪽으로 가나, 동쪽으로 베냉, 북쪽으로는 부르키나파소와 국경을 맞대고 남쪽으로는 대서양으로 이어지는 해안을 끼고 있다. 이에 따라 19세기부터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열강의 침략이 이어졌고, 36년간 프랑스의 지배를 받아 1958년 독립 이후 불어권 국가로 남아 있다.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토고는 천연자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으로, 국토 면적의 60%가 농경지이고 인구의 65% 이상이 농업에 종사할 정도로 농업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이처럼 농업에 편중된 경제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토고 정부는 산업 다각화를 통한 경제발전전략 아래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를 적극 모색 중이다.토고 수도에 있는 로메항(港)은 기니만에서는 드물게 대형 선박들도 접안할 수 있는 심해 항구인데, 토고 정부는 이러한 장점을 십분 활용하여 서아프리카의 무역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무역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다.토고는 경제발전에 성공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우리나라와의 협력 확대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에 호응해 우리 정부는 경제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교육, 보건, 농업 등 여러 분야에서 개발협력사업을 전개해 왔다. 최근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토고 북부 지역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교육 접근성과 공중보건 환경 개선 사업을 시행했고, 새마을세계화재단을 통해 토고의 농산물 생산 증대와 빈곤 감소를 지원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토고는 아프리카 내 주요 교역 대상국 가운데 하나로서 지난해 우리나라의 아프리카 교역에서 10%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양국 간 교역규모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토고에 석유제품과 합성수지를 주로 수출하고, 토고로부터 인산칼슘, 동괴 등을 수입하고 있다. 토고 현지에는 우리 교민이 운영하는 기업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수도 로메에 현지인만 3천 명 이상을 고용하는 가발 생산업체가 운영 중이다.토고는 우리 기업들의 진출 확대를 포함 양국 간 경제협력 심화를 적극 희망하고 있다. 토고는 정부의 각종 지원 정책과 함께 정세가 비교적 안정돼 있고 양질의 값싼 노동력을 갖고 있어 아프리카 진출을 고려 중인 우리 기업들이 투자 대상지로 고려해 볼만하다.13억명의 인구와 3조 4000억 달러의 국내총생산(GDP)을 가진 아프리카가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를 통해 단일시장 형성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역내 무역 허브로 도약을 꿈꾸는 토고는 아프리카 진출을 계획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주요 관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60년 동안 쌓아온 우호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다음 60년은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양국 간 교류·협력관계가 더욱 강화되어 양국이 역내 성장 엔진과 무역 허브로 우뚝 서길 바래본다.
- "남북, `워싱턴 선언` 이후 공포의 균형 이루며 잠시 휴지기"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정찰위성 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했다. 현지 지도에는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지난달 우주개발국에 이어 동행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한미 `워싱턴 선언` 이후 공포의 균형을 이루며 잠시 휴지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열린 `2023 상반기 한반도 정세분석 기자간담회`에서 현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한미 양국이 군사연습을 강하게 하지 않는 가운데 북한도 농번기에 주력하면서 정체 국면에 들어갔다”고 이 같이 분석했다. 공포의 균형이란 공포를 통해서 상대방과의 전쟁을 막는 현상을 의미하는 말로, 핵무기 보유국 간 전쟁억제를 뜻한다.북한은 지난달 13일 고체연료를 사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형’ 시험 발사 이후 한 달 넘게 무력 도발을 자제하고 있다. 그 사이 한미 양국은 정상들이 만나 미국의 확장억제를 강화한 `워싱턴 선언`을 합의·발표했다. 북한에서는 이달 중순부터 모내기를 시작, 관개공사 독려 등 식량 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원장은 “`쌀은 곧 사회주의`라고 하는 북한은 농번기를 맞아 당분간 식량생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강 대 강 대치 국면이었다가 한미 군사연습(프리덤실드·FS)이 끝나고 지금 잠잠한 기간이라 북한도 강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에게는 대외적인 국방력 과시도 중요하나, 심각한 식량난을 해결하는 일도 발등의 불이다.다만, 고 원장은 북한이 언제든 새로운 무기체계는 주저 없이 실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김정은 시대의 핵실험 등 모든 과정을 보면, 새로운 무기 체계를 개발하면 좌고우면 하지 않고 바로 쏜다. 전략적인 도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신무기가 개발되면 언제든 쏠 것”이라고 강조했다.초미의 관심사인 북한의 7차 핵실험 여부와 관련해선, 고 원장은 북한이 쉽사리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추가적인 경제 제재, 중국과 러시와의 관계에서 부담감을 감수할 수 있겠는가”라면서도, 워싱턴 선언에 따라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이 한반도에 본격 기항할 경우 무력 도발을 비롯해 어떠한 형태로든 반발에 나설 것이라고 봤다.이외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가 장녀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는 없지만, 주애가 맏이일 가능성이 높다”며 “후계자인지 아닌지는 봐야 하지만 후계군에는 있다고 본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김 위원장 슬하에는 삼남매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그러나 최근 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 지인이 모 언론매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아들이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고 하면서, 그간 둘째딸로 추정됐던 주애가 첫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 KT 정관개정 관여하는 국민연금, 사외이사 심사하는 현대차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6월 초 KT(030200)가 새로운 사외이사로 활동할 7명의 후보를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대주주인 국민연금과 현대자동차그룹의 행보가 관심이다.국민연금은 KT 지분 8.53%, 현대차·현대모비스는 KT 지분 7.79%(3월 3일 기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둘의 차이는 채 1%도 안 난다.올해 대표이사(CEO)후보자 연속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KT여서 새로운 리더십을 만드는 과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이데일리 취재 결과, KT 정관 개정을 맡을 뉴거버넌스 구축 TF(지배구조 개선 TF)에는 국민연금 추천 전문가가 활동 중이고, 현대자동차그룹 추천 인사가 사실상 사외이사를 정할 제 3자 인선자문단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배구조TF는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제도를 만드는 곳이고, 인선자문단은 20명이 넘는 사외이사 후보들에 대한 1차 평가를 맡는 곳이다. 인선자문단 의견이 사외이사 결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T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는 현 사외이사들 4명이 있지만, 3명은 퇴임이사들인 이유에서다.국민연금공단, KT 정관 개정만 관여…사외이사 추천 안 해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연금 공단은 “KT 사외이사 예비 후보를 추천한 바 없다”고 답했다. KT는 앞서 주식 1주라도 있는 주주들에게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요청했고, 그 결과 회원 1만 9천여명을 보유한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은 카페 개설자를, KT새노조(제2노조)는 민변 출신의 김종보 변호사를 추천하는 등 19명의 주주추천 사외이사 후보자가 정해졌다. 사외이사 후보는 주주추천뿐 아니라 서치폼 추천도 있어 20명이 넘을 전망이다.국민연금이 추천한 전문가는 KT의 정관 개정 작업을 하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 TF에서 활동하고 있다. 해당 TF에는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 주형환 세종대 석좌교수(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준기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한국공기업학회 회장), 선우석호 홍익대 명예교수(전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앨리샤 오가와(Alicia Ogawa)컬럼비아대 국제관계대학원 조교수 등 5명이 활동 중이다.통신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KT CEO 최종후보 결정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설명자료를 한밤에 내는 등 KT 대표 인선에 과도하게 개입한 국민연금으로선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데 대한 후폭풍을 걱정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뉴거버넌스 구축 TF는 ▲KT CEO 후보 자격 요건 검토 ▲사내이사 수 축소(사내이사 3인→1인)▲ CEO 선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적용 등의 사안을 검토해 6월 임시주총에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KT 사외이사 심사 영향력6월 셋째 주 정도 열릴 KT 임시주주총회에선 새로운 CEO 선출 요건 등을 담은 정관 개정 뿐 아니라 7명의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들이 정해진다.현재 KT 이사회는 김용현 이사회 의장(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임기 2년 남음) 외에 퇴임 이사인 표현명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외이사,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가 활동 중이다. KT 이사회는 총 8명으로 운영되는데, 표현명·강충구·여은정 이사는 새로운 이사회 구성 업무까지만 맡고 빠진다.KT의 사외이사후보심사위는 전원 사외이사로만 구성되나, 인선자문단과 함께 심사하는 만큼 인선 자문단 의견이 사실상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외부 인선 자문단은 포스코 등도 운영 중이나, 심사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름은 비공개다. 이처럼 중요한 인선 자문단에 현대차그룹이 전문가를 추천했고, 활동 중이다.업계 관계자는 “6월 임시주총에서 사외이사를 뽑고, 7월에 차기 CEO를 뽑는 주총을 한 번 더 여는 숨 가쁜 일정을 고려하면 사외이사가 누가 되느냐가 KT 차기 리더십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사외이사 선임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인선자문단에 현대차그룹 추천 인사가 활동하는 것은 그만큼 영향력이 크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 글로벌 빅3 반열 오른 지놈앤컴퍼니, 마이크로바이옴 판도 바꾼다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지놈앤컴퍼니가 면역항암 마이크로바이옴 임상 2상 중간결과 성공적인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연일 주목받고 있다. 단순 임상 성공이 아닌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바이옴 업계에서 항암 유효성을 입증한 기업으로, 스위스 페링제약, 미국 세레스테라퓨틱스와 함께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글로벌 톱3으로 올라섰다는 평가다. 향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2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놈앤컴퍼니는 최근 면역항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GEN-001’과 바벤시오(성분명 아벨루맙) 위암 병용 요법 임상 2상 중간 분석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가 ‘GEN-001’의 위암 대상 임상 2상을 기존 계획대로 계속 진행하라고 의견을 냈다. 이는 ‘GEN-001’이 임상 2상 중간 분석 목표를 초과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세계 최초 항암 효과 입증, 블록버스터 항암제 넘는다지놈앤컴퍼니의 ‘GEN-001’의 병용 임상 2상에서 도출된 이번 데이터는 그 의미가 상당하다는 평가다. 윤영광 지놈앤컴퍼니 연구개발 그룹장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대부분 소화기 질환에 집중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면역항암 분야 세계 최초로 임상 2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이는 면역항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재까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기업 중 면역항암 임상 2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한 결과는 내놓은 곳은 전무하다.‘GEN-001’ 위암 대상 임상 2상(21명) 중간 분석 데이터를 살펴보면, 기존 경쟁 치료제 대비 우수한 객관적 반응률(ORR)을 나타냈다. 지놈앤컴퍼니의 임상 2상 중간 분석 목표는 ORR 5% 이상인데, 이를 상회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ORR 목표치는 현재 3차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는 바이엘 론서프(성분명 트리플루리딘/티피라실)의 ORR 5%, 머크·화이자 바벤시오(성분명 아벨루맙) ORR 4.8%를 근거로 설정됐다.지놈앤컴퍼니 관계자는 “이번 임상 2상 중간 분석 결과 ORR이 5%이거나 그보다 낮게 나왔다면 GEN-001의 항암 효과는 아예 없다고 판단했을 수밖에 없다. 더 이상 해당 연구를 끌고 갈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목표보다 더 잘 나왔다는 것은 전임상에서 확인했던 항암 효과가 인체에서도 효과를 확인했다는 것이고, 회사는 물론 마이크로바이옴 업계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회사는 나아가 임상 2상 최종 분석 목표로 42명 환자를 대상으로 ORR 18%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블록버스터 항암제보다 뛰어난 유효성을 입증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그룹장은 “이는 옵디보와 키트루다가 2차 표준 치료에 실패한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선행 임상시험 ORR이 각각 11%, 15.5%인 것을 고려한 수치”라며 “이를 통해 GEN-001의 유효성 및 안전성 측면에서의 상승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항암제로서 마이크로바이옴이 뚜렷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중요한 결과로, 향후 승인을 목적으로 하는 확증적 임상시험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마이크로바이옴 주요 기업 현황.(자료=지놈앤컴퍼니)◇세레스-페링 넘어 제3의 물결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은 ‘리바이오타(디피실 감염증)’와 ‘보우스트(디피실 감염증)’가 각각 지난해 12월, 올해 4월 허가받으면서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다. 리바이오타를 개발한 스위스 페링제약이 세계 최초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사로 이름을 올렸고, 보우스트를 개발한 세레스테라퓨틱스는 세계 최초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사로 글로벌 반열에 올라섰다. 그 뒤를 잇는 기업이 지놈앤컴퍼니다. 지놈앤컴퍼니는 세계 최초 면역항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글로벌 도약이 유력한 상황이다.그동안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불분명한 작용 기전과 동물실험과 임상시험 간의 괴리 때문에 항암제 개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지놈앤컴퍼니가 임상 2상 중간 분석 결과를 통해 항암 기전을 명확하게 밝히고,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부정적인 인식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만큼, 장내 질환 치료제 일색이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 패러다임 변화 선두두자로 나설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실제로 ‘GEN-001’의 항암 기전은 다양한 대사물질(Metabolite)이 역할을 하는데, 그중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특이적인 대사물질을 활용한다. 즉 특정 대사물질 증가가 항암효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윤 그룹장은 “GEN-001 유래 특정 대사물질의 증가가 중요하다. 대사물질 증가는 직접적인 분비와 체내에서 대사물질을 억제하는 효소를를 억제함으로써 이뤄진다. 장 내 세포에서 특정 유전자 발현 증가를 통해 체내 면역반응을 증가시킴으로써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많은 사람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지에 대해 걱정했다. 하지만 2022년 최초 치료제가 FDA 승인됐고, 2023년에는 경구용 치료제가 최초 승인되면서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며 “하지만 허가받은 두 개의 치료제는 장내 미생물 환경 변화를 통해 장내 질환을 치료하는 보다 덜 정밀한 1세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다. 관련 업계는 그 다음 단계를 바라보고 있다. 장내 질환이 아닌 암, 당뇨, 뇌질환 등의 시스테믹 질환에도 마이크로바이옴이 역할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GEN-001이 그 주인공이 될 것이고, 밸류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패밀리카는 역시 SUV..K-Car(케이카) 선호도 조사 1위 ‘싼타페’
- (자료=K-Car)[이데일리 박민 기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높아진 인기가 패밀리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플랫폼 K Car(케이카(381970))는 가정의 달을 맞아 전국 30~49세 남·여 800명을 대상으로 패밀리카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선호 차종으로 SUV가 39%를 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고 26일 밝혔다.SUV 중 선호하는 국산 모델은 현대 싼타페(21.9%)와 기아 쏘렌토(20.5%)로, 국내를 대표하는 중형 SUV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수입 모델에선 볼보 XC60(28.7%)가 가장 높았다. 선호 차종 2위는 MPV-RV(다목적 차량)로 나타났다. 선호 국산 모델은 기아 카니발(24.3%), 수입 모델은 토요타 시에나(12.2%)로 나타났다. 세단도 MPV-RV와 유사한 20.8% 선호도로 국산 모델은 제네시스 G80(15.7%), 수입 모델은 BMW 5 시리즈(9.6%)가 가장 선호도가 높았다.패밀리카를 중고로 구입 시 선호 가격대는 2000만원 이상~3000만원 미만이 34.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3000만원 이상~4000만원 미만 28.7%, 2000만원 미만 18.5% 순으로 나타났다.패밀리카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으로는 ‘안전성’이 꼽혔다.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자동 긴급 제동장치(AEB) 등 사고 예방 옵션이나 충돌 테스트 결과 등을 중요시한다는 응답이 35.1%로 가족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유지비, 연비, 수리비 등을 고려한 ‘가성비’가 33.1%, 트렁크 적재 공간과 넓은 차량 실내 공간을 보유한 ‘실용성’이 31.5%로 뒤를 이었다.안전성에 대한 관심은 선호 옵션에서도 이어졌다. 패밀리카 차량에서 포기할 수 없는 옵션을 물었을 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이탈방지’ 등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 선호도가 34%가 가장 높았다. 통풍, 열선 시트나 메모리 시트 등 시트 관련 옵션이 33.9%로 뒤를 이었고, 선루프(파노라마)가 18.6%, 오디오 업그레이드가 13.1%로 나타났다구매 주요 목적으로는 장보기·출퇴근 등 일상생활 목적이 40.9%로 가장 높았고, 차박·캠핑·여행 등 목적이 34.1%, 자녀 등원·등하교 등 목적이 24.7%로 뒤를 이었다. 다만 40·49남성의 경우 차박이나 캠핑, 여행 등 목적으로 구매하고자 하는 비율이 36.5%로 가장 높아 가족과의 여가를 위한 목적으로 구매하는 행태가 두드러졌다.정인국 K카 사장은 “SUV는 2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차종으로 등극할 만큼 전 세계적 인기를 누리고 있고, 특히 가족과 함께하는 레저 활동이 증가한 만큼 패밀리카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패밀리카는 가족과 함께 이용한다는 목적성이 분명한 만큼 안전한 차량을 찾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알 수 있는 조사 결과”라고 말했다.한편 2021년 10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K Car(케이카)는 23년 업력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이다. 직접 매입해 온 차량을 직접 판매하는 직영시스템으로 운영되며, 국내 최대 규모인 전국 40여개 직영 네트워크(2023.5.)를 기반으로 이커머스(e-commerce) 서비스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내차사기 홈서비스는 2015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이래 매년 성장해 전체 소매 판매량 중 약 50%가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이는 국내 중고차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약 81%에 달하는 것으로 자동차 업계 이커머스 분야의 선두주자 입지를 굳혀나가고 있다.
- 코스피, 강보합 출발…반도체 강세에 2560선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코스피 지수가 반도체주의 강세에 힘입어 강보합 출발했다.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오전 9시12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3%(5.82포인트) 오른 2560.51에 거래 중이다.수급별로 외국인이 이날 1190억 원어치 사들이며 3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선 가운데 개인과 기관은 팔고 있다. 개인은 1억 원, 기관은 1173억 원어치 순매도 중이다.간밤 미국 뉴욕 증시는 지지부진한 부채한도 협상에 따른 신용 등급 강등 위기 속에서도 엔비디아의 주가 폭등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27포인트(0.11%) 하락한 32,764.65로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6.04포인트(0.88%) 오른 4,151.28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13.93포인트(1.71%) 뛴 12,698.09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에 대한 낙관론이 퍼지고 있으나 미국 재무부의 현금이 고갈되는 ‘X-데이트’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건 상당한 압박으로 남았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전날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관찰 대상’에 편입했다. 신용 등급 강등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로 미국의 신용 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나스닥이 엔비디아가 급등하며 AI 관련 종목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으나, 여타 종목 대부분은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부채한도 협상 관련 바이든 미 대통령 등의 긍정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지연되고 있는 협상이 결국 디폴트 우려를 자극한 점은 투자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업종별 하락 우위가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 상승 수혜로 반도체 주가 강세를 보이며 전기전자와 제조업이 강보합권인 가운데 대다수 업종이 약보합권에서 하락하고 있다. 보험업은 1%대 넘게 빠지고 있다.시가총액 상위주는 혼조세다. 엔비디아 주가 상승 영향으로 삼성전자(005930)가 1%대, SK하이닉스(000660)가 3%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삼성SDI(006400), 현대차(005380)는 약보합권에 머물고 있다.종목별로 삼성제약(001360)이 가격제한폭(상한가)까지 올랐다. 국보(001140)가 10%대, 금강공업우(014285)가 9%대 오름세다. 반면 상신브레이크(041650)는 6%대, 현대건설우(000725)와 유니온머티리얼(047400), 고려산업(002140)이 4%대 하락 중이다.
- "풍부한 에너지 자원 넘치는 중동…오일머니 시너지 기대"
- [이데일리 김대연 이건엄 김연지 송재민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로 중동 국가들이 막대한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제2의 중동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고유가 시대에 풍부한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중동 지역에서 새로운 투자기회를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특히 새로운 에너지 자원이 넘치는 중동지역을 ‘기회의 땅’이라며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내다봤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장동헌 법무법인 율촌 고문, 박인대 삼일PwC 파트너, 이종천 한·사우디 친선협회 회장. 윤지선 사학연금 대체투자실장, 이태우 알케믹인베스트먼트 투자부문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글로벌대체투자컨퍼런스(GAIC)’에서 ‘확산하는 중동 붐, 투자협력 통한 시너지 창출’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대체투자, 다시 짜는 전략’을 주제로 열리는 ‘2023 글로벌대체투자컨퍼런스’는 코로나19로 기존에 금융시장에서 통용되던 많은 공식이 깨진 상황에서 대체투자에 대한 전략을 어떻게 짜야할지를 논의하는 자리다.2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 2023 세션4에서는 ‘확산하는 중동붐, 투자협력 통한 시너지 창출’이라는 주제로 자본시장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이종천 한·사우디 친선협회장은 “첨단기계 등 산업 다각화로 국부펀드의 운영 전략이 바뀌고 있고,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한국이 전략적 파트너라고 강조했다”며 “최근 콘텐츠를 향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현지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다만 박인대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중동국가들도 나라마다 투자 환경이나 법률, 규제 등이 달라 여러 가지 이슈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며 “투자 초창기에 투자 유치 경쟁에 힘쓰다 안정기에 접어들 때쯤 세무적인 문제로 발목 잡힐 수 있어 초창기부터 충분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중동의 오일머니를 끌어오기 위한 국내 투자업계의 관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부터 중동시장에 대한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었지만,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연기금과 공제회 등 국내 기관투자가 입장에선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윤지선 사학연금 대체투자실장은 “사학연금은 지난 2018년부터 해외대체와 해외주식에 대응해왔다”며 “중동은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라서 향후 투자 다변화를 위해서는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장동헌 법무법인 율촌 고문도 “지금까지 국내 연기금들은 해외 연기금과 공동 투자하는 것이 활발하지 않았는데, 국가 간 공통 투자분모를 찾아보면 상호적 협력관계를 도모할 수 있는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특히 장 고문은 “사우디아라비아가 태양광이나 풍력, 암모니아 등 새로운 에너지에 대해 앞서가는 나라라서 한국 투자전문 인력들도 사우디아라비아에 많이 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전 세계에서 이런 성장성이 나올 만한 시장이 어딨을까 의문이 들 정도”라며 “물론 ‘기회의 땅’이라면 리스크도 있겠지만, 지혜로 헤쳐나간다면 분명히 좋은 투자 기회를 발굴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이태우 알케믹인베스트먼트 투자부문 대표는 “오일머니 유치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동에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많고, 한국 기업 중에서도 새로운 에너지원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곳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생각을 잘 하고 전략을 잘 짜야 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 대법 “택시 기사에게 유류비 부담시키는 약정은 무효”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택시 회사가 기사들에게 유류비를 부담시키는 것은 합의 하에 별도 약정을 맺었더라도 현행법 위반으로 무효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대법원.(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김선수)는 택시근로자 A씨가 유류비를 부담하는 약정은 무효라는 이유로 택시여객 운송사업 B회사를 상대로 유류비 상당 임금을 구한 사건에서 원고 승소판결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피고는 경북 경산시에서 택시여객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 소속 택시운수종사자로 재직 중인 근로자다.택시발전법 제12조 제1항이 경산시 지역에 시행된 2017년 10월 1일 이후 택시운송사업자가 차량 구입 및 운행에 소요되는 제반 경비를 택시운수종사자에게 부담시키는 행위가 금지됐다. 해당 조항 시행 후에도 피고와 원고를 포함한 피고 소속 택시운수종사자들은 종전과 동일하게 택시운수종사자들이 초과운송수입금에서 유류비를 부담하기로 약정했다.원고는 위 약정이 택시발전법 제12조 제1항에 위반돼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원고가 2017년 10월부터 2019년 6월까지의 기간 동안 부담한 유류비 상당 임금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원고 승소판결했다. 재판부는 “택시발전법 제12조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하고, 이를 위반해 택시운수종사자에게 운송비용을 전가한 이 사건 유류비 부담 약정은 무효라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특히 “피고는 피고가 부담해야 하는 유류비를 원고에게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그에 상당하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피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결을 수긍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규정 제2호에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구역의 택시운송사업자는 택시의 구입 및 운행에 드는 비용 중 유류비를 택시운수종사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유류비를 택시운수종사자에게 전가한 택시운송사업자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장관이 택시운송사업면허의 취소, 일정기간 사업의 정지, 감차 등이 따르는 사업계획 변경을 명할 수 있고,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옛 택시발전법은 택시운송사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해 택시운수종사자의 복지 증진과 국민의 교통편의 제고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것으로서, 이 사건 규정의 취지는 택시운수종사자가 부당한 경제적 부담을 지지 않도록 함으로써 열악한 근로 여건에서 초래되는 과속운행, 난폭운전, 승차거부 등을 미연에 방지해 승객들이 보다 안전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에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택시발전법의 제정목적, 이 사건 규정의 도입취지 및 내용, 이 사건 규정을 위반한 행위가 각종 행정제재 및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는 점, 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과 택시운송사업자에 대한 택시운수종사자(택시운전근로자)의 종속적 지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택시운송사업자의 운송비용 전가를 금지하는 이 사건 규정은 강행규정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대법원은 “따라서 택시운송사업자와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 사이의 합의로 이 사건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유류비를 택시운전근로자들이 부담하기로 약정하는 것은 무효”라며 “나아가 택시운송사업자가 유류비를 부담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노동조합과 사이에 외형상 유류비를 택시운송사업자가 부담하기로 정하되, 실질적으로는 유류비를 택시운전근로자에게 부담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가 납부할 사납금을 인상하는 합의를 하는 것과 같이 강행규정인 이 사건 규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적인 행위 역시 무효라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 밤의 레고랜드에는 기차가 다니지 않는다
- 춘천 도심과 의암호를 배경으로 불을 밝힌 레고랜드의 야간 개장 전경 (사진=김명상 기자)[춘천=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가족나들이 하기 좋은 계절이다. 더욱이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 자연스레 어디로든 떠나 가족과 좋은 추억을 쌓고 싶은 욕구가 절로 생길 정도다. 이왕이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동심의 세계로 빠져보는 게 어떨까. 수도권에서도 멀지 않은 가까운 강원도 춘천은 최근 아이들을 위한 최적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어른의 마음마저 홀리는 테마파크와 동화 속 세계에서 해맑게 웃는 아이들을 보면서 일상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어보자. ◆어린 시절의 꿈 레고, 거대한 테마파크로 레고랜드의 식당인 브릭스 패밀리 레스토랑의 내부 조형물 (사진=김명상 기자)어린 시절 ‘레고’는 아이들 세계에서 부의 상징과 같았다. 생일잔치를 하는 초등학교 친구네서 처음 레고를 봤을 때 ‘와~’하는 감탄사를 터뜨린 것은 신기하면서도 높은 가격 때문이었다. 작은 블록을 조립해 형태를 만들어 내는 아기자기함은 그때까지 다른 장난감에서 본 적 없는 레고만의 특징이었다. 한참을 놀다 친구네를 나올 때 레고를 바라보던 아이들의 눈에 부러움과 아쉬움이 반씩 섞였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 성인이 돼 춘천에 레고랜드가 개장한다는 소식을 듣고 옛 기억이 떠올랐다. 어린 시절 쉽게 가질 수 없었던 레고가 지천으로 널린 세상이라니. 지난해 어린이날 개장한 레고랜드는 1년간 누적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춘천시 인구 약 28만 명의 3배가 넘는 인원이 찾은 것이다. 국내에 처음 선보인 글로벌 테마파크인 데다 ‘어른이 된 아이들’에겐 단순한 놀이공원 이상의 의미를 지녔기 때문이었다.레고랜드 정문에 있는 거대한 붉은 용 조형물 (사진=김명상 기자)레고랜드가 있는 춘천 하중도는 멀리서 보면 섬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꿈동산처럼 느껴진다. 도착 전부터 기대감이 가슴 속을 꽉 채운다. 레고랜드에는 미니랜드를 비롯해 브릭토피아, 브릭 스트리트, 레고 시티, 레고 닌자고 월드, 해적의 바다, 레고 캐슬 등 7개 테마구역이 있다. 놀이기구가 목적이라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레고로 만든 세상 자체를 즐기고 싶다면 천천히 돌아다녀도 충분히 즐길 만하다. 입구의 거대한 붉은 용부터 성의 수문장, BTS 피규어, 닌자고 캐릭터 등 어디에나 레고 조형물이 있다. 그 정교함과 규모에 놀라지 않는 것이 힘들 정도다.레고랜드 호텔 입구에 있는 체크인 키오스크 (사진=김명상 기자)레고의 정체성을 제대로 살린 곳은 미니랜드를 꼽을 수 있다. 전체 레고랜드를 꾸미는 데 사용한 브릭(레고의 개별 조각) 3000만 개 중 700만 개 이상이 미니랜드에 사용될 정도로 많은 공을 들인 곳이다. 국내 주요 명소들이 충실하게 재현돼 있는데 주요 작품으로는 경복궁, 남산서울타워, 롯데월드타워, 국회의사당, 서울시청사를 비롯해 부산 누리마루, 영도대교, 부산타워, 조선소를 오가는 대형 선박 등이 있다. 미니랜드 내부의 레고로 만든 경복궁 (사진=김명상 기자)그중 서울 구역에 쓰인 기본 사이즈 브릭은 83만 2000여 개에 이르고, 부산 구역에 쓴 물은 8만 리터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커 ‘미니랜드’라는 이름이 어색할 정도다. 특히 경복궁은 레고 모형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빌더 100명이 약 3개월에 걸쳐 제작한 대작으로, 궁의 세부적인 사항까지 구현한 것은 물론 움직이는 레고 인형들이 수문장 교대의식까지 보여준다. ◆한국에 적응하며 진화하는 레고랜드 불을 밝힌 레고랜드 정문 (사진=김명상 기자)사업 추진 11년 만에 개장한 레고랜드는 한국에 특화된 정책을 시행하며 발전하고 있다. 전 세계 레고랜드 최초로 야간 개장을 시작한 것도 현지화 전략 중 하나다. 오는 10월 29일까지 금·토·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오후 9시까지 운영한다. 밤늦게까지 활동하는 한국인의 생활방식을 고려한 것으로 환한 조명과 함께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레고랜드 ‘해적의 바다’ 구역 (사진=김명상 기자)대부분의 레고랜드 놀이기구는 자극적이지 않다. 그래서 성인들은 ‘심심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다른 테마파크가 공포감을 극대화한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과 대조적이다. 레고랜드의 롤러코스터 격인 드래곤 코스터는 360도 회전 구간이 없고, 바이킹과 비슷한 앵커스 어웨이도 배가 원형으로 회전하는 대신 상승 고도가 낮은 편이라 무서움이 덜하다. 음악에 맞춰 춤을 배우는 야외공연 ‘렛츠고! 파티고!’ (사진=김명상 기자)레고를 즐기는 주 고객은 어디까지나 어린이다. 그래서 레고랜드의 놀이기구 역시 만 12세 미만 어린이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시설로 채웠다. 가족 여행객이 즐겨 찾는 테마파크에서 정작 아이들이 탈 만한 놀이기구가 부족했던 다른 테마파크에 도전장을 내민 격이다.레고랜드 관계자는 “국내 다른 테마파크의 경우 나이, 신장에 따라 탑승을 제한하다 보니 어린이들이 마음 놓고 탈 수 있는 놀이기구가 그리 많지 않다”며 “하지만 레고랜드는 전체를 어린이 친화적으로 디자인해 모든 시설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레고로 만든 BTS 조형물 (사진=김명상 기자)레고랜드는 7개 구역마다 각기 특징이 다르고 넓기까지 해 취향에 맞는 곳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브릭토피아에선 전망대를 겸한 시설인 ‘레고랜드 룩아웃’이 제일 인기다. 43m의 높이까지 올라가 레고랜드의 화려한 전경과 의암호의 호젓한 분위기를 한눈에 볼 수 있어 관람객이 늘 줄지어 서는 곳이다. 레고랜드 입구 근처에는 ‘BTS 포토존’이 있다. BTS 멤버 7명의 대형 조형물이 늘어서 있어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해적선을 타고 물총 싸움을 펼치는 ‘스플래시 배틀’ (사진=김명상 기자)날이 더워지는 날에는 물놀이가 제맛. 레고시티의 ‘웨이브 레이서’는 수상보트를 타고 조종을 통해 회전력을 이용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기구다. 해적선을 타고 물총 싸움을 펼치는 ‘스플래시 배틀’은 수면 위를 잔잔하게 항해하는 배를 타고 다른 배에 탄 탑승객과 물총 싸움을 하는 시설이다. 비옷을 입고 탄 아이들이 맞은편 배 탑승객에게 물세례를 퍼붓자 상대방도 흥분해서 열을 내며 맞대응한다. 난데없이 물벼락을 맞은 사람들의 비명과 환호성이 여기저기서 터진다. 흠뻑 젖어도 그저 즐겁기만 했던 옛 추억이 떠오른다. 이순규 레고랜드 대표 (사진=김명상 기자)인기가 높아질수록 레고랜드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안전이다. 대부분의 놀이기구는 밤에도 이용할 수 있지만, 파크를 도는 기차인 레고랜드 익스프레스는 야간 보행객의 안전을 위해 운행하지 않는다. 밤에는 느린 열차라도 시야 확보가 어려워 보행자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순규 레고랜드 대표는 “레고랜드의 안전담당자는 사장을 거치지 않고 본사에 직접 보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만큼은 다른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레고랜드의 완성은 호텔 레고랜드 호텔의 해적 테마 객실 (사진=김명상 기자)레고랜드를 제대로 즐기려면 레고랜드 호텔에 숙박해야 한다. 방문 전에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레고랜드보다 호텔에 더 오래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레고랜드가 지은 환상적 공간에서 편안한 하루를 보내고 여유롭게 숙소를 오가면서 야간 개장까지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숙박은 매력적인 옵션이 될 것이다. 호텔 입구에서 객실로 들어가는 거의 모든 곳은 레고 브릭으로 채워져 있다. 복도 곳곳에 놓인 레고 인형, 층별로 다르게 디자인된 카펫, 알록달록한 무늬의 벽지, 레고로 만든 벽 장식 등이 그야말로 ‘레고천국’을 이루고 있다. 네온 조명이 불을 밝힌 엘리베이터에 타자 아바의 댄싱퀸 등 익숙한 팝송이 흘러나오며 흥을 돋운다. 레고랜드 호텔의 ‘닌자고’ 테마 객실 (사진=김명상 기자)다양한 테마룸은 레고랜드 호텔을 찾는 이유다. 객실은 총 154개이며 해적, 킹덤, 닌자고, 레고 프렌즈 등 4가지 콘셉트로 구성돼 있다. 선택 장애를 유발하는 개성 넘치는 디자인들은 예약 시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드는 요인이다. 객실에선 보물찾기 게임을 꼭 해야 한다. 방에 그려진 바나나 개수, 카펫의 열쇠 숫자 등을 물어보는 퀴즈를 풀면 나오는 비밀번호를 조합해 금고를 열 수 있다. 안에는 소정의 상품이 있는데 추억을 돌아볼 좋은 기념품이 되어 준다. 야간에 본 레고랜드 호텔 (사진=김명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