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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켜 먹기 두렵다"…성장세 꺾인 배달앱의 미래를 묻다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가끔 ‘끼니가 뭐기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느 날에는 한 상 흐드러지게 차려 먹다가도, 또 어떤 날은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다(사실 좀 잦은 게 문제다). 이럴 때 주섬주섬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배달앱을 켠다. 숨겨왔던 내면의 식욕을 소환하면서 집 근처(또는 거리가 있는) 식당을 검색한다. 음식값과 메뉴를 나의 식욕과 대조해보는 ‘신성한 과정’을 거쳐 마침내 중차대한 결정(메뉴선정)을 한다. 신중하고도 담대했던 이 결정은 애석하게도 얼마 가지 못한다.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오른 배달비와 마주치면서다. 정적이 감돌며 결제 버튼을 누르기 망설여진다. ‘뭐야…왜 이렇게 올랐어…’ 이때 명분을 찾는다. 같이 먹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음식을 시킬지를 두고 찬동 여부를 묻는다. “배달비가 0000원인데 어때?” 돌아오는 대답은 “그까짓 거 내지” 할 법한데, 현실은 녹록지 않다. “너무… 비싼거 아냐? 그럴 거면 차라리 집에서 간단히 해먹자.” 부쩍 오른 배달비에 정신이 번쩍 든 나머지 나태했던 몸과 마음이 주방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이다. 지난 21일 서울시내에서 배달기사들이 음식배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부쩍 오른 배달료에 ‘멈칫’…공감하시나요? 한때는 떼놓고 생각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배달음식을 대하는 우리 일상의 한 장면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절, 비대면(또는 격리) 스트레스를 배달음식으로 풀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적잖은 이들이 그랬으니 소비가 급증하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25조6783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9조7365억원)과 비교하면 2년 새 2.6배 급성장한 수치다. 배달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시기도 이맘때다. 2021년 3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을 7조6735억원에 인수했다. 입이 떡 벌어지는 매각가뿐 아니라 2위 기업 요기요를 운영하던 DH가 국내 배달앱 서비스 1위 기업을 삼켰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그로부터 7개월 후인 같은 해 10월에는 DH가 운영하던 음식 배달앱 서비스 요기요가 약 8000억원에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GS리테일 컨소시엄에 팔리면서 열기를 이었다. 두 기업 인수에만 약 8조 4000억원이 넘는 거액이 오갔다.배달앱 인수를 바라보는 시장의 평가는 두 개로 나뉘었다. 긍정적인 쪽에서는 거액 베팅에 수긍이 간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나날이 급증하는 배달음식 시장이 놀라울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던 것도 한몫했다. 반면 코로나19라는 특수성을 걷어낸다면 현재 배달 시장 규모는 이상현상이라는 진단도 있었다. 코로나19 국면이 사그라진다면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초반에는 긍정론자들의 말이 맞는듯 했다. 우아한 형제들은 2021년 매출 2조88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매출 2조원 시대를 열었다. 코로나 직전 해였던 2019년(5654억원)과 비교하면 4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그 어느 분야와 견줘도 이렇게 쾌속 성장을 하는 업종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1일 서울시내에서 배달기사들이 음식배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치솟는 물가…‘배달비도 줄여야 산다’ 영원할 줄 알았던 성장세는 채 2년을 유지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당장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배달앱 사용자가 몰라보게 줄었다.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달 안드로이드와 아이폰(iOS) 스마트폰 기준 배달 앱 사용자(MAU)는 2310만명이라고 밝혔다. 2021년 12월과 비교해 166만 명이 감소한 수치다. 업체별로 보면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 쿠팡이츠 사용자 수는 각각 1993만명, 691만명, 384만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배민은 81만 명이 감소한 반면, 요기요는 214만명, 쿠팡이츠는 318만명이 줄었다. 비율로 따지면 요기요는 23.6%, 쿠팡이츠는 45.2%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배달음식 시장도 5개월 연속 거래액이 줄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음식서비스(배달음식) 온라인 거래액은 2조232억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2.3% 줄었고, 7월부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어쩌다가 사용자가 이렇게 줄었을까. 이유는 크게 몇 가지로 추릴 수 있다. 일단 코로나19가 주춤해지면서 배달음식을 찾는 수요가 줄었다. ‘시켜먹을 돈으로 나가서 먹자’거나 ‘장을 봐서 맛있는 거 해먹자’로 일정부분 돌아선 것이다. 두 번째로는 치솟은 물가 요인이 있다. 전기세도 오르고 가스비도 올라 마음이 심란한데, 장바구니 물가까지 오르니 속이 더 쓰리다. 외식 물가라고 가만히 있을 리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물가 상승률은 7.7%로, 1992년 10.3%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았다. 농담이 아니라 비싸져서 못 시켜먹는 사람들이 늘어났음을 부정할 수 없게 됐다. 서울 시내에서 배달 오토바이가 정차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만원보다 크게 다가오는 ‘천원의 벽’앞서 언급한 이유 외에도 배달음식 수요가 줄어든 데는 ‘정서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일단 배달료에 대한 거부감이 부쩍 높아졌다. 과거에는 할인 쿠폰도 파격적으로 주고, 배달비도 지금처럼 높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일부 지역에서는 배달비로만 음식값의 30~40%를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배꼽도 적당히 커야지’란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이럴 바엔 ‘시켜먹지 말자’며 근본적인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최근 배달앱 플랫폼이 수익 창출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고 있지만, 냉정하게 수수료 장사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배달앱 입장에서는 기름값에 인건비도 오르니 배달료를 올리거나 할인 프로모션을 줄이는 등 유리한 구조를 꾀할 수밖에 없다. 작금의 배달 수수료 인상의 기저에는 이런 논리가 있다. 최근에는 배달료 증가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하면 음식값을 매장에서 팔 때보다 더 비싸게 받는 ‘이중 가격’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 34개 음식점 메뉴 1061개를 조사한 결과 매장 내 가격과 배달앱 내 가격이 다른 음식점이 58.8%에 달했다. 음식점 5곳 가운데 1곳은 배달해서 시켜먹을 때가 음식값이 더 비쌌다는 말이다. 자영업자들은 매장과 배달 가격 차이에 대해 ‘남는 게 없어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중간에서 수수료를 떼어가니 배달 주문을 받아도 실제로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다만 배달앱 내 음식 가격이 매장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매장이 38.2%에 달했다는 점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배달음식 값이 더 비싸다는 말만 해줬더라도 이해 할텐데 그거까진 어물쩍 넘기지 말자는 소비자 반응도 있다. 2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음식점 거리에서 배달 라이더가 음식을 오토바이에 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신의 손가락에 달린 배달앱의 미래 수 조원을 들여 배달앱 서비스를 인수한 업체들도 걱정이 커지는 상황이다. ‘배달시장 성장세가 이제는 꺾인 것이냐’는 근본적인 물음에 봉착했다. 다만 아직 성패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자본시장에서는 배달앱 서비스의 진짜 성패는 퀵커머스(즉시배송)에 달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음식 배달 수요는 줄 것을 예견하고 있었다”며 “이미 배달앱 서비스들은 음식이라는 카테고리를 넘어 모든 상품의 배달화(퀵커머스)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달앱 본연의 수요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모두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월 사용자가 받쳐줘야 퀵커머스 등의 서비스가 시너지를 내는 데 사용자가 줄기 시작하면 애초에 그린 계획이 어그러지는 꼴이다”며 “이용자 사수를 위해 배달앱 서비스들이 어떤 묘안을 들고 나올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최근 배달의 민족이 편의점 상비약 배달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약사회가 반대 입장을 펼치면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배민은 전문의약품이 아니라 편의점에서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상비약 배달로 오남용 가능성이 적다는 입장이지만, 약사회는 ‘약 배달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얽히고설킨 배달앱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한계를 이겨내지 못하고 주저 앉게될까. 아니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낼까. 배고픔에 배달앱을 켰지만 부쩍 오른 배달료에 멈칫하는 여러분의 최종 결정에 어쩌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일감은 주는데, 라이더 늘려”…‘생존권 보장’ 외친 라이더유니온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이용자는 줄어드는데, 라이더는 계속 채용하고…실질적인 생존권 보장 대책을 마련해달라.”라이더유니온은 23일 서울 서초구 요기요 본사 앞에서 ‘라이더 생존권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광주 요기요 허브 앞에서도 동시 진행됐다. 라이더유니온이 23일 서울 서초구 요기요 본사 앞에서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배달 플랫폼 ‘요기요’는 요기요익스프레스를 통해 주문 접수와 배달대행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이곳은 배달의민족의 ‘배민 커넥터’, 쿠팡의 ‘쿠팡이츠’와 달리 전업 라이더가 위탁계약을 맺고 업무를 수행해왔지만, 지난달 9일부터 기존 배달 어플 ‘로드러너’를 ‘로지요’로 바꾸고, 관련 규정 역시 바꿨다. 이에 따라 전업 라이더 대신 누구나, 언제든지 새로운 라이더가 들어올 수 있게 됐으며 배달료 체계에도 변화가 생겼다. 라이더유니온에 따르면, 새 배달료 체계 하에서는 서울·수도권이 한 주 200건 이상, 비수도권 지역이 180건 이상의 배달을 수행해야 기존보다 임금이 깎이지 않는다. 반면 요기요 이용자 수는 지난해 1월 892만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684만명으로 24% 가까이 감소했다. 이용자가 줄어드는 반면 배달 수를 채워야 하는 환경에서 라이더들이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라이더유니온은 이러한 변화에도 요기요가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라이더유니온 측은 “경쟁 플랫폼과 대비해 레스토랑 고객 추가 확보 등 영업 활동은 하지 않아 일감이 부족한데, 라이더 추가 모집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업계 2위의 대기업임에도 라이더 생존권은 무시하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그동안은 열심히 일하면 그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었는데, 바뀐 체계 하에서는 소득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본사는 개별적인 라이더들의 생존권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본사 차원에서 최저소득 보장 등 생존권 대책을 마련해달라, 라이더를 이용하는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책무를 다 해달라”고 촉구했다. 플랫폼 노동자를 고용해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으로서 이들의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지켜줘야 한단 지적도 나왔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인력을 쓸 때는 마음대로 쓰고, 사용자 책임은 지지 않으며 유리한 것만 취하겠다고 하는 셈”이라며 “배달 라이더들을 경쟁으로 내모는 대신 안전한 노동 환경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요기요는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지역별 주문 상황에 따라 라이더를 모집하고 운영해나가고 있다”며 “다양한 협력관계를 고려해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KT CEO 흔들기 그만 둬야..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로 바꿔야 할 국회”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구현모 대표는 경영을 잘한다고 소문난 사람인데 인위적으로 바꾸려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이 가도 돈을 잘 벌 수 있나요? KT가 아무나 CEO로 와도 잘할 수 있는 기업인가요?”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는 국민연금은 KT CEO 선임에 과도하게 개입하기보다는 연금수익률을 높이는 데 집중했으면 한다고 했다.고물가로 올해 지급액이 5.1% 인상되면서 국민연금 재정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런데 KT 지분 10%를 가진 국민연금의 개입으로 KT 지배구조 위험성이 부각하면서 줄곧 3만 7,000원대를 달리던 KT 주가는 3만 4,000원대에 머물고 있다.그가 갑자기 ‘관점’을 꺼낸 건 아니다. 30년 동안 IT 산업에 종사하면서 느낀 게 ‘관점을 통해 생각의 방향이나 구조를 바꾸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게 됐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관점 디자이너’로도 불린다.“국민연금, 될성 부른 스타트업에 네·카와 함께 투자 검토했으면”박 대표는 국민연금은 실력 있는 스타트업이 찬바람을 이기는 버팀목이 되는 일에 더 신경 썼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설문조사(스타트업얼라이언스)를 보니, 스타트업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기관으로 28%는 카카오, 25%는 네이버, 9.5%는 삼성을 꼽았더라”면서 “국민연금 같은 곳에서 네이버·카카오가 투자하는 스타트업에 함께 투자하면 수익률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조언했다. “배달의민족에 투자한 골드만삭스는 배달의민족이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돼 합병하자 투자 신화를 쓰지 않았나. 국민연금은 왜 못하는가”라고도 했다. 골드만삭스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2014년 배민에 3,600만 달러를 투자했고, 2019년 배민이 5조 원에 가까운 기업가치를 평가받자 엑시트해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경기 침체로 자본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을 위한 네이버·카카오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이를테면, 카카오나 네이버에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이상 비상장기업) 다섯 개씩 생기도록 지원하라고 한다면, 한국 경제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규제 논리에 얽매어 있다”고 아쉬워했다. “국내 빅테크 기업들이 커지니까, 영향력이 크니까, 앞으로 이런 행동을 하면 문제가 심각해질 거야”라는 말도 안 되는 지레짐작을 하면서 서둘러 규제하려고 할 게 아니라 국민의 삶이 좋아져? 세계에서도 통해? 이런 거라면 나라가 나서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기업들이 정치인 인맥도 보면서 사업구상 안 하게 국회가 노력해야”국회의 역할도 강조했다. 기업을 옥죄서 힘을 보여줄 게 아니라 ‘무엇을 도와드릴까요’가 돼야 한다고 했다.그는 “기업에 ‘똑바로 안 해!’라고 윽박지를 게 아니라, ‘메이 아이 헬프 유?(May I help you?)’가 돼야 한다”면서 “자꾸 기업들을 못살게 굴면 기업가들은 다른 창의적인 생각을 못한다. 뇌의 80% 이상을 규제 방어에 쓰게 되기 때문”이라고 걱정했다. “대통령께서도 공무원이 기업을 괴롭히면 전화하라고 하시지 않는가? 기업이 잘되는 것이 정부가 잘되는 길이고 잘되면 업어주시겠다고 하지 않는가? 정치가 행정이 이 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박 대표는 “기업은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면 대관조직을 세팅한다. 이것은 기업의 슬픈 현실”이라면서 “예전 역사에선 ‘정경유착’이 문제였다면 지금은 ‘정치참견’이 문제다. 수백만, 수천 만명이 쓰면서 일상을 긍정적으로 바꾼 서비스도 정치인 입김에 휘청휘청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을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대한민국 특유의 정치환경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예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은 지구본을 보면서 사업구상을 하는데 국내기업은 국회의원 인맥도를 보면서 사업구상을 해야 한다고. 제발 이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국회의원들, 그리고 정부의 높은 분들도 노력해주시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마무리했다.
- '탈플라스틱' 주목에 제지업계 '종이'로 '친환경' 앞장
-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탈(脫)플라스틱 및 탈비닐 인식의 확산으로 종이가 그 대체재로 재조명받고 있다. 한솔제지(213500)와 무림제지가 종이의 친환경성을 적극 알리는 이유 중의 하나다.특히 식품이나 유통업계에서 친환경 종이 소재로의 변화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소비재 시장에서 빠르게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사용하는 모습은 이제 흔한 풍경이다.친환경 포장용기 ‘프로테고’.(사진=한솔제지)24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친환경 종이 포장재 프로테고(Protego)와 친환경 종이 용기 테라바스(Terravas) 등을 필두로 식품과 제과업체를 비롯 다양한 업체와 활발한 협업을 진행하며 적용 범위를 확대해가고 있다.테라바스는 ‘자연을 담는 용기’라는 뜻으로, 기존 플라스틱 계열의 폴리에틸렌(PE) 코팅 대신 한솔제지가 개발한 수용성 코팅액을 적용한 종이용기다. 종이류 분리배출이 가능해 재활용이 쉽고 내수성 및 내열성이 우수하다.이디야, 폴바셋 등 국내 대표적인 카페 프랜차이즈에서는 테라바스 종이컵과 빨대 등을 도입했다. 배달의 민족에서 운영하는 식자재 쇼핑몰 배민상회에서도 테라바스의 종이컵, 용기 등을 판매하고 있다. 밀키트 전문기업 마이셰프와 함께 밀키트 포장용기를 친환경 종이 용기로 전환하기 위한 공동 연구도 진행 중이다.한솔제지가 개발한 친환경 제품 중 하나인 프로테고는 식품, 의약품, 화장품, 생활용품 등 다방면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및 알루미늄 소재의 연포장재를 대체할 수 있다. 내용물의 보존성을 높이고 종이류 분리배출을 통해 재활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무림은 100%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제품군들로 구성된 별도의 친환경 브랜드 ‘네오포레’를 론칭했다. 네오포레는 기존 무림의 브랜드인 ‘네오(Neo)’와 프랑스어로 ‘숲’을 뜻하는 ‘포레’를 합성한 것으로, 흙 속에서 생분해 돼 자연으로 회귀되는 ‘숲으로 돌아가는 종이’가 브랜드 아이덴티티다.친환경 종이컵 원지 ‘네오포레 CUP’은 유럽 시험 인증기관인 ‘TUV 오스트리아’가 공식 발급하는 ‘생분해성 인증(OK compost)’을 획득했다. 이 인증은 생활폐기물 또는 산업폐기물이 환경 독성을 띄지 않고 일정기간 내 자연적으로 분해되는지 여부를 시험·증명하는 국제적 환경인증이다. 네오포레 제품은 45일이면 생분해된다.네오포레 스트로(사진=무림페이퍼)무림은 ‘네오포레 CUP’에 이어 종이빨대용 원지 ‘네오포레 STRAW’등에도 잇달아 생분해성 인증을 추진, 테스트를 통과했다. 무림은 최근 네오포레 스트로를 신라호텔에 공급했다. 서울신라호텔과 제주신라호텔 내 레스토랑과 카페 등 식음료를 취급하는 전 매장에 무림의 종이 빨대가 활용된다.무림의 친환경 종이 ‘네오포레’는 다른 업종의 기업들과의 협업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한국콜마, CJ대한통운(000120) 등과 손잡고 플라스틱이나 비닐을 대체할 새로운 종이 제품도 개발했다. 화장품 용기에 종이 튜브를 적용했고 비닐 뽁뽁이를 종이 완충재로 대체했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일회용품 소비가 급증하면서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친환경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영역”이라며 “기존 플라스틱, 비닐 등 화학 소재의 대체재로 종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제품 개발을 통해 친환경에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 “AI, 5G·6G 적극 투자”…KIF, 5년동안 3조원 펀드 조성
-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28일 코엑스 에셈볼룸에서 ‘KIF투자조합 결성 20주년’을 기념한 행사를 개최하고 향후 운영방향을 밝혔다. (왼쪽부터) 김광수 성균관대학교 교수, 김형곤 KTOA 사무국장, 최혁준 화이트큐브 대표, 이태희 국민대학교 교수, 이상헌 SK텔레콤 부사장, 이상학 KTOA 부회장, 윤영균 KT 상무, 김성묵 LG유플러스 담당, 지성배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 법무법인 태평양 류광현 변호사[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KIF(Korea IT Fund) 투자조합이 향후 5년간 4000억원 신규 출자를 바탕으로 3조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한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지만, 국내 최초 ICT 전문모태펀드라는 무게감에 걸맞게 꾸준한 투자를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데브시스터즈·배민 등 벤처투자 결실 맺어그래픽=이데일리 이정훈 기자김형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사무국장은 28일 결성 20주년을 맞아 코엑스 아셈볼룸에서 열린 행사에서 “ICT산업 트렌드, 벤처투자 자금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안정적 수익을 유지하면서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인공지능(AI), 5G·6G 등 디지털 혁신을 위한 딥테크 분야에 집중하는 특화펀드를 조성한다. KIF는 2002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벤처투자를 위해 3000억원을 출자해 조성한 ICT 전문 모태펀드다. 2000년 닷컴버블 붕괴의 여파로 벤처캐피탈(VC) 업계가 암흑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탄생했다. 조성 이후 KIF는 78개의 벤처펀드를 결성하고 누적 4조 7000억원의 ICT 벤처투자 재원을 조성했다. 이를 통해 1400여개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했으며 투자기업 중 164개 기업이 코스닥 등에 성공적으로 상장됐다. 1기가 ICT제조업 중심, 초고속 인터넷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다면 2기는 스마트폰 대중화에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배달의민족, 데브시스터즈, 리디 등 다양한 벤처기업들이 발굴됐다. 현재 진행 중인 3기는 AI 등 디지털융합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KIF 자산도 3000억원에서 5368억원(2021년 기준)으로 늘어났는데, KIF의 운용사인 KTOA는 3기가 끝나는 시점엔 자산이 7000억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펀드 운영 방식 다양화…전문성 강화”현재 상황 역시 KIF 결성 당시와 비교하면 만만치 않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신규 투자는 1917개사 대상 5조375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1분기와 2분기가 각각 전년동기대비 24.3%, 57.9%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급격하게 성장세가 꺾인 셈이다. 4분기에는 4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모태펀드를 통해 ICT벤처투자의 마중물을 붓겠다는 KIF는 가뭄 속 단비다. VC들이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모태펀드가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KIF 투자재원은 선(先)투자한 기업들의 자금 회수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만큼, 내년도 투자시장 상황에 따라 내년도 투자 자금 규모 역시 일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국장은 “현재는 펀드 제안과 블라인드 방식으로만 펀드가 결성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운용사가 제안하는 방식도 적용해보고 프로젝트펀드도 여력이 된다면 조성할 예정”이라며 “내년부터는 전문가 자문풀을 운영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법·제도의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유안타인베스트먼트, 과기정통부 장관 표창 수상이날 행사에서는 우수 VC를 대상으로 한 시상식도 진행됐다. 2004년부터 KIF와 함께 다수 벤처투자펀드를 결성한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SKT는 프리미어파트너스, KT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LG유플러스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를 각각 우수 운용사로 선정하고 시상했다. KTOA는 기업 상장(IPO) 실적에서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보였던 아주아이비투자를 우수 운용사로 선정했다. 이상학 KTOA 부회장은 “이통사가 국내 최초로 민간 모펀드인 KIF펀드를 결성해 20년간 ICT 벤처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며 성공적으로 운용됐다”며 “벤처기업과 함께하는 미래 비전을 가지고 ICT 벤처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디지털혁신 분야에 대한 펀드 투자와 창업육성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