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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섭, 채해병 사건 조사 후 경호처장 등과 통화…"의혹 사실무근"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이첩한 채해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를 회수한 지난해 8월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과도 여러 차례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장관이 대통령실 관계자와도 긴밀히 소통한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이 전 장관 측은 제기되는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섭 전국방부 장관이 지난 3월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열린 방산협력 관계부처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지난해 8월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8차례에 걸쳐 김 처장과 통화하거나 문자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8월 4일 오전 10시 20분과 10시 22분에 김 처장이 먼저 전화를 걸어 27초, 35초간 통화했다.이튿날인 8월 5일에는 오전 10시 13분 김 처장이 이 전 장관에게 문자를 보냈고 이 전 장관이 오전 10시 16분, 오전 10시 34분, 오전 10시 56분에 잇달아 김 처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또 이 전 장관과 김 처장은 8월 7일 오후 7시 26분과 오후 8시 23분에도 전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당시는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이첩한 조사 기록을 국방부가 회수한 뒤 처리 방향 등을 논의하던 시점으로, 국방부와 직접적인 업무 관련성이 없는 경호처장이 이 전 장관과 여러 차례 연락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앞서 해병대 예비역들 사이에서는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이 김 처장 등에게 줄을 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되는 것을 막은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바 있다.김 처장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을 지낸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육사 40기인 이 전 장관보다 두 기수 선배다. 이 전 장관이 장관으로 부임하기 전부터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이기도 하다.이 전 장관은 8월 2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김 처장 외에 윤석열 대통령, 조태용 당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부터도 여러 차례 전화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이 전 장관은 그동안 이첩 회수와 항명 사건 수사 지시 등 일련의 과정을 스스로 결정했다고 밝혀왔으나, 그 전후에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연락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의구심이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다만 관련 의혹에 대해 이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국방부 장관으로서 대통령, 대통령실 관계자, 국무총리, 국무위원 등과의 통화를 한 것을 이상한 시각으로 보면 곤란하며 의혹의 눈초리를 받을 부분은 결단코 없다는 입장이다. 이 전 장관 측은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보좌해 국방사무를 관장하는 국방부장관을 지낸 사람으로서 대통령(나아가 대통령실 관계자 포함)과의 통화 여부, 그리고 그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통화 여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이 전 장관 측은 “지난해 7월 31일 해병순직 사건 관련으로 대통령의 격노를 접한 사실이 없고, 대통령실 그 누구로부터도 ‘사단장을 빼라’는 말을 들은 적도, 그 누구에게도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며 “그날 있었던 이첩보류 지시 등은 국방부 장관이 자신의 권한과 책임에 따라 정당하게 결정한 것으로 그 어떠한 위법의 소지도 개입될 수 없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설명했다.앞서 국방부는 지난해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초동 조사 결과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하자 당일 곧바로 회수하고 박정훈 전 수사단장을 보직 해임했다. 항명 사건에 대한 군검찰 수사도 시작했다. 지난해 8월 9일에는 채해병 사건을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해 재검토하도록 했다.
- 野 박홍근 "김호중 구속에 기획사 폐업…尹 미래 다르지 않아"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에 구속된 가수 김호중과 ‘판박이’라고 한 것을 두고 “김씨와 그를 감싸기만 했던 기획사가 폐업 수순에 들어섰는데, 이들의 미래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스1)박 의원은 2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4년 전에 한 신문 칼럼에서 ‘가수 김호중 씨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판박이다’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며 “그때는 너무 좀 억지 아니냐 싶었는데, 지금 돌아보니까 그 칼럼과는 다른 관점에서 ‘영락없이 판박이다’ 이렇게 제가 어제 글을 쓴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김호중 씨의 음주운전 사건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해병대원 특검법’ 거부권이 거짓과 은폐로 일을 일파만파 키우면서 오히려 더 수렁으로 빠지게 한 점에서 판박이”라며 “김씨도 음주사고 이후에 현장에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난 게 소위 ‘런종섭’, 이종섭 전 호주대사의 (도피성) 출국을 떠울리게 한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조작과 은폐 또는 사법 방해 행위로 뒤를 감추려고 했지만 결국 김호중 씨는 구속되고 말았고, 해병대원 사망사건 또한 마찬가지로 조작과 은폐 정황이 계속 드러나고 있고 대통령의 ‘셀프 방탄’을 위한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가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박 의원은 윤 대통령을 두고 “국민의힘 쪽에서 ‘야당이 계속 탄핵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고 정략적으로 얘기하고 있는데, 오히려 불을 낸 놈이 불난 데서 ‘불이야’라고 외치는 꼴”이라며 “자꾸 탄핵의 명분이나 마일리지를 쌓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윤석열 정권”이라고 지적했다.아울러 “박근혜 전 대통령 경우는 그 탈선을 우리 국민이 2016년 탄핵을 통해서 바로잡았다”면서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실정, 오만과 독선은 이번 22대 총선에서 국민이 선거로 준엄하게 심판한 것”이라고 봤다.또 “오히려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문고리’ 권력을 했던 비서관을 다시 또 기용한 것과 같이 ‘역주행’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선거에서도 심판을 받았는데 정신을 못 차리면, 다음은 불가피하게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퇴진을 요구하는 것에 직면하거나 아니면 탄핵이라고 하는 헌법적 장치가 작동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는 윤 대통령이 이른바 ‘채해병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게 탄핵 요건을 충족한 것이냐는 판단에 대해선 “향후에 조금 더 법리적 검토가 필요하고, 국민의 마음을 정확하게 또 읽을 필요가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그러면서도 “국회에서는 해병대원 특검법을 22대 때 최우선적으로 제출한 것과는 별개로 이제는 야당들이 국민과 함께 윤석열 정권 퇴진운동에 나서는 게 맞다”며 “차라리 대통령 임기를 단축시키면서 오히려 개헌 문제를 폭넓게 논의해서 ‘국민의 뜻, 또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 이렇게 대통령이 선언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선택지”라고 말했다.
- 채해병 특검 방어한 與…野 6당 “22대 국회서 재추진”
- [이데일리 이도영 이수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해병 특검법)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 폐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정부·여당을 비판하며 22대 국회에서도 채해병 특검법을 재추진하겠다고 압박했다.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이 부결됐다.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원들이 표결 결과에 자리에 일어서 항의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전임 원내지도부까지 동원한 추경호, 이탈표 최소화채해병 특검법은 이날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재석 의원 294명 중 찬성 179명, 반대 111명, 무효 4명으로 부결됐다. 본회의장에서 표결 결과를 지켜보던 해병대원들은 채해병 특검법이 부결되자 울부짖었고, 일부에선 ‘탄핵’을 외쳤다.재의요구권이 행사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다시 통과하려면 재적의원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날 재적의원 296명 가운데 윤관석 무소속 의원과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불참했다.출석 의원 중 야권 성향 의석수는 179석, 여권 성향은 115석(국민의힘 113)인 점을 고려 했을 때 여권에서의 이탈표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채해병 특검법 재표결 때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국민의힘 의원은 총 5명(김웅·안철수·유의동·최재형·김근태)이었다. 만약 이들이 찬성표를 던졌다면 범야권에서 이탈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웅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를 징계하라, 나는 (채해병 특검법에) 찬성했다”고 밝혔다.그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과 당원에 직접 서한을 보내고, 전화 통화와 대면 접촉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표 단속에 나섰다. 본회의 기간 중 해외 일정 자제령까지 내린 추 원내대표는 원내부대표단뿐만 아니라 윤재옥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 전임 원내지도부까지 동원해 당 의원들의 본회의 참석과 반대표 행사를 설득했다.국민의힘은 투표 전 특검법을 부결하기로 한 당론이 유지됐다고 평가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채해병 특검법 표결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이 당론으로 (부결을) 정했던 사안의 단일대오에 함께해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야6당 “尹이 수사외압 범인…22대 국회서 특검법 재추진”민주당, 정의당,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새로운미래, 진보당 등 야6당은 이날 본회의서 채해병 특검법이 부결된 직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22대 국회에서 채해병 특검법을 재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채해병 특검 부결로 분명해진 것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바로 해병대원 수사외압의 범인이라는 사실”이라며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해병대원 특검법을 재추진하겠다. 외압을 행사하며 사건을 축소·은폐한 배후가 누군지 낱낱이 밝히겠다”고 강조했다.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도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 첫 번째 의원총회에서 채해병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겠다”며 “(개혁신당을 포함한) 야 7당과 정의와 양심이 선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공동발의 의원 200명을 넘겨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채해병 특검법 부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과 함께 반드시 채해병 사망사건의 진상규명을 해내고, 그에 더해 정부·여당이 왜 이렇게 극렬하게 진상규명을 반대하는지를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나가겠다”고 역설했다.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끝끝내 특검을 피하려고 애쓰는 윤 대통령은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한편, 이날 본회의에선 전세 사기 피해자에 대한 ‘선(先) 구제 후(後) 회수’ 방식을 골자로 하는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표결에 동의한 민주화운동 사망자와 유가족 등을 예우하는 내용의 ‘민주유공자법’과 세월호 참사 피해자의 의료비 지원 기한을 5년 연장하는 ‘세월호 참사 피해 지원법’ 등도 야당 주도로 가결됐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맹점 사업자의 단체교섭권을 부여하는 ‘가맹사업법’과 쌀값이 기준 가격에서 폭락하거나 폭등하는 경우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매입하는 ‘양곡관리법’ 등은 이날 본회의에서 표결하지 않아 21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된다.
- “기 꺾겠다” 생후 15개월 때려죽인 친모와 공범, 징역 30년 구형
-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생후 15개월 된 아이의 ‘기를 꺾어주겠다’며 지속해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친모와 공범 등 3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이 이들 모두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했다.(사진=게티 이미지)대전지검은 28일 대전지법 제3형사부(김병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친모 A(29·여)씨와 공범 B(30)씨·C(27·여)씨에 대한 아동학대치사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이들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검찰은 “피해자인 만 1세 어린 아동이 감당하지 못할 방법이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검찰은 미필적 고의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이를 양형에 고려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도 재판부에 제출했다.이들은 지난 8월 말 동거남에게 가정폭력을 당한 지인 A씨 모자를 집으로 데려와 함께 생활하면서 그의 아기를 폭행하고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이들은 A씨가 돌이 갓 지난 아들 D군(1)을 훈육하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기를 꺾어주겠다”며 함께 때리기로 했다.B씨와 C씨는 지난해 9월 8일쯤 자신의 승용차에서 D군 발바닥과 머리 등을 수차례 때리는 등 이들은 한 달 동안 친모와 함께 D군을 학대했다. 밤에 잠을 자지 않거나 보챈다, 낮잠을 오래 잔다, 차에서 창문을 열었다는 등의 이유로 때렸다. 폭행 도구로 태블릿 PC, 철제 집게, 세척 솔, 휴대전화 충전기 등을 이용했다.A씨는 제주에서 돌아오는 차량 안에서 아들이 낮잠을 잔다는 이유로 구레나룻을 잡아당겼다. 아들은 결국 차에 얼굴을 부딪쳐 눈에 멍이 들었다. B씨는 또 아들이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팔을 때렸다.이들의 폭행은 갈수록 심해졌다. 9월 말부터는 함께 놀러 간 호텔에 있던 나무 구둣주걱을 집에 가져와 지속해서 D군을 폭행했다. 다른 이들의 눈에 띄지 않게 주로 허벅지를 때렸다.지난해 10월에는 B씨는 D군이 새벽에 깨서 보챈다며 A씨가 얼굴을 수차례 때리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그는 말리기는커녕 이에 더해 기저귀가 터지고 구둣주걱이 부러질 정도로 D군을 함께 폭행했다.아기 몸과 전신에 타박상과 멍 등을 발견한 의료진이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으며, 부검 결과 사인은 외상에 의한 저혈량성 쇼크사로 나타났다.(사진=게티 이미지)친모 A씨는 “아무런 준비 없이 아이를 낳았고, 저의 무지한 생각·행동을 하루에도 수십번 후회하고 원망하고 있다”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고, 죽는 날까지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진술했다.A씨 변호인은 “생후 15개월 된 아이를 지속 학대하고 사망하게 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공소사실을 은폐·축소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해달라”고 요청했다.또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삶을 되돌아보면, 좁은 빌라에서 피고인 삶이 그리 녹록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이를 다시 만날 수 없는 피고인 삶이 이미 형벌을 받는 것이 아닌지 살펴봐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1심 재판부는 친모인 A씨와 공범 B씨에게 각각 징역 20년, C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 ‘채해병 특검법’ 부결…군인권센터 “與, 양심 팔아 넘겨”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채해병 특검법(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이 국회에서 부결되자, 군인권센터는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범죄도피은닉에 동조한 공범이라고 비판했다.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이 부결됐다.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원들이 표결 결과에 울분을 토하며 본회의장을 나오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센터는 28일 ‘채해병 특검법 재의 부결 규탄 성명’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여당인 국민의힘을 비판했다.센터는 “국민의힘이 기어코 채해병 특검법 재의를 부결시켰다”며 “권력에 양심을 팔아넘긴 집권 여당의 모습이 21대 국회의 마지막 장면에 영원히 박제됐다”고 했다. 이어 “이로써 거부권을 수사 방해에 활용하며 헌정질서를 파괴한 대통령과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대통령이 법치의 바깥으로 도피하고 혐의를 은닉할 수 있도록 동조한 국민의힘은 나란히 심판받아야 할 공범이 됐다. 헌정질서 파괴에 동조했으니 위헌 정당이나 다름 없다”고 했다. 이들은 22대 국회를 향해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재의요구권은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없애주는 비상대권이 아니다”며 “채해병 특별법 거부권 대통령 본인과 그 측근들의 범죄 혐의 수사를 무마하기 위한 목적으로 행사됐다. 사실상의 수사방해고 증거인멸시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에 맞서자면 더욱 강하고 촘촘한 특검법이 필요하다”면서 “22대 국회는 대통령의 수사 무력화 시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더욱 강화된 형태의 특검법을 즉각 발의하고, 박정훈 대령과 해병대수사단 관계자, 생존장병 등이 국민 앞에서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는 국정조사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채해병 특검법 부결에 다른 군 사망사건 유가족도 입장을 냈다. 고(故) 윤승주 일병의 모친인 안미자씨는 “다른 유가족들과 함께 군사법제도를 뜯어고치자고 나섰던 일이 뜻대로 다 되지 않아서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많다”면서도 “그 빈틈을 비집고 채해병 사망사건도, 박정훈 대령 수사외압 사건도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이번 특검이 필요한 것”이라면서 “언제든 진실과 양심이 아니라 윗사람 눈치를 볼 수 있는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채해병 죽음의 원인을 제대로 규명할 수가 없고, 수사 외압의 진실도 밝힐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이날 채해병 특검법은 재석 의원 294명 중 찬성 179명, 반대 111명, 기권 4명으로 부결됐다. 재적 의원 296명 중 무소속 윤관석,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 등 2명이 불참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표를 얻어야 가결된다.
- 사망 훈련병 지휘관 신상 무분별 확산…젠더갈등 양상
-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픽사베이)[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육군 훈련병이 군기훈련을 받다가 쓰러진 뒤 이틀 만에 사망한 가운데 확인되지 않은 지휘관 신상 정보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8일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에서는 군기훈련 중 사망한 훈련병 사건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여군 지휘관 신상 정보가 유포되고 있다. 커뮤니티에는 한 지휘관의 실명, 성별, 나이, 출신 대학, 학과, 학번 등과 함께 사진도 올라오고 있다. 커뮤니티에서 누리꾼들은 “OO학번 여군이고, OO년에 임관했다“, ”OO대학교 학군단 출신 OOO“이라고 언급하며 지휘관의 신상을 공개하고 있다. 일각에선 성별을 문제 삼는 글을 올리는 등 젠더갈등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여군은 병사 지휘 못 하게 해야 한다“, ”여군들은 취사병이나 의무병 시켜라“, ”여자가 중대장인 게 문제“라고 여군 폄하 글을 올렸다. 육군 훈련병 사망 사건은 지난 23일 오후 5시 20분쯤 강원도 인제의 모 부대에서 발생했다. 당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이 쓰러졌고, 쓰러진 훈련병은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악화해 이틀 후인 25일 오후 사망했다. 군기훈련이란 지휘관이 군기 확립을 위해 규정과 절차에 따라 장병들에게 지시하는 체력단련과 정신수양 등을 말한다. 지휘관 지적사항 등이 있을 때 시행되며 ‘얼차려’라고도 불린다. 사망한 훈련병은 완전군장으로 연병장을 도는 군기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에 따르면 사망한 훈련병은 ‘횡문근융해증’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횡문근융해증은 무리한 운동, 과도한 체온 상승 등으로 근육이 손상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병이다.한편, 신상털기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다.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자와 받은 자는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 '尹 거부권' 채해병 특검법, 국회 재표결 문턱 못 넘고 '폐기'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해병 특검법) 재의의 건이 제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부결 폐기됐다.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이 부결됐다.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원들이 표결 결과에 자리에 일어서 항의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국회는 28일 본회의를 열고 이른바 ‘채해병 특검법’ 재의 표결 결과 재적 의원 296명 중 재석 294인, 찬성 179표, 반대 111표, 무효 4표로 부결했다. 대통령의 법안 재의 요구에 따른 국회의 재의 표결 의사정족수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현재 제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5명, 국민의힘은 113명이다. 이날 채해병 특검법 재의결을 위해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이 총집결하고, 국민의힘에서 김웅·안철수·유의동·최재형·김근태 의원 등이 당론에 반하는 찬성 의견을 밝혔지만 여권에서 이탈표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민주당은 지난 2일 열린 5월 임시회 첫 본회의에서 여당 반대 속에서도 채해병 특검법을 부의하고 표결을 강행해 통과시켰다. 지난해 10월 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뒤 180일의 숙려 기간이 지나면서 지난달 3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 지 한 달 만이었다.야권의 압박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채해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해당 법안은 다시 국회로 돌아왔다. 이에 민주당 등 야당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발’이라고 비판하며, 채해병 특검법이 이번 21대 국회에서 재의결로 통과돼야 한다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협조를 촉구했다.21대 국회가 이달 29일 폐회를 앞둔 사실상 마지막 본회의에서 채해병 특검법이 최종 부결 폐기되면서, 민주당은 오는 30일 22대 국회 개원 즉시 해당 특검법을 가장 먼저 재발의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본회의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간절한 의지를 국민의힘 의원들이 꺾어 버렸는데 참으로 옳지 않은 처신”이라며 “국민과 함께 반드시 채 해병 사망 사건의 진상 규명을 하고, 정부와 여당이 왜 이렇게 극렬하게 진상 규명을 방해하는지에 대해서도 한 점 의혹 없도록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날 것”이라고 말했다.
- 국제사회, 이 라파 공습 비난·규탄 봇물…네타냐후는 “비극적 사고”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스라엘이 국제사법재판소(ICJ)의 명령에 반해 라파 피란민 수용소를 공습하면서 국제사회에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비극적인 사고였다”며 라파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AFP)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크네세트(의회) 연설에서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피란민 수십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비극적인 사고(tragic accident)였다”고 밝혔다. 이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와) 관련이 없는 민간인에게 해를 끼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스라엘군 검찰에 이번 공습에 대한 조사를 명령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외부의 압박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사람들은 패배의 깃발을 들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승리의 깃발을 올릴 때까지 싸우겠다”며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할 때까지 라파 공격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라파 서부의 탈 알술탄 피란민촌을 공습했다.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중부를 겨냥해 로켓을 발사한 데 따른 보복 조치였다. 하지만 ICJ가 이스라엘에 라파 공습 즉시 중단 명령을 내린지 이틀 만에 이뤄진 공격인 데다, 민간인 사상자가 다수 발생해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소 45명이 숨지고 249명이 다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라파에서 많은 난민을 죽인 이스라엘의 공습에 분노한다”며 “이러한 작전은 중단돼야 한다. 라파에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위한 안전한 지역이 없다. 나는 국제법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한다”고 썼다. 구이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팔레스타인 국민, 하마스와 아무 관련이 없는 무고한 남성, 여성, 어린이가 (그들의) 권리를 고려하지 않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는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은 X를 통해 “우리는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살해한 공습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무장관은 “이번 공격은 가자지구에 안전한 곳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나는 가장 강력한 말로 규탄한다”며 이스라엘에 ICJ의 명령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이스라엘을 전쟁 범죄로 조사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의 최우방 국가인 미국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공격 책임이 있는 하마스 고위 간부 2명을 죽인 것으로 안다”면서도 “우리가 분명히 밝혀왔던 것처럼 이스라엘은 민간인 보호를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악시오스는 미 정부가 이번 사건에 대해 “레드라인을 넘었는지 평가 중”이라고 전했다. 이집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국가들도 이스라엘을 맹비난했다. 카타르는 “이번 공습은 가자지구에서 휴전 협정을 중개하려는 시도와 하마스가 아직 억류하고 있는 이스라엘 인질들의 석방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집트는 “이스라엘이 비무장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았다”며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했다”고 규탄했다. 유엔 안보리는 알제리의 요청에 따라 28일 오후 긴급 비공식 협의를 열어 이스라엘의 라파 공습에 따른 민간인 피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