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426건

내년엔 드레곤볼을 잡아라
  • 내년엔 드레곤볼을 잡아라
  •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타조세대`란 말을 들어봤는가. 노후 불안에 시달리면서도 딱히 대비책이 없는, 그래서 자포자기 상태에 빠진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맹수가 다가오면 머리만 모래 속에 파묻는 타조를 빗댔다. `생활스터디`는 어떤가. 취업준비생들이 하루 거의 모든 일과를 함께하며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학습스터디를 일컫는다. 공무원이나 임용고시부터 토익점수 올리기까지 그 영역은 상황을 넘어선다. 타조세대나 생활스터디는 2011년을 `빛낸` 신조어다. 경제적 불안과 일상을 위협하는 어려움은 곧바로 사회문화를 읽어내는 공식코드로 연결됐다. 그렇다면 이 신조어들이 과연 2012년에도 위력을 떨칠 것인가. 해마다 이맘 때 사회경제를 꿰뚫는 10대 트렌드를 선정해온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김난도 교수팀이 올해도 쉬지 않았다. 내년을 전망하는 트렌드를 짚어냈다. 10가지 트렌드 키워드는 앞자를 따서 `드래곤볼(DRAGON BALL)`로 깔끔하게 정리됐다. D는 진정성을 전하라(Deliver true heart), R은 이제는 로가닉 시대(Rawganic fever), A는 주목경제가 뜬다(Attention! Please), G는 인격을 만들어 주세요(Give’em personalities), O는 세대공감 대한민국(Over the generation), N은 마니아, 세상 밖으로(Neo-minorism)다.   또 B는 스위치를 꺼라(Blank of my life), A는 자생·자발·자족(All by myself society), L은 차선, 최선이 되다(Let’s plan B), L은 위기를 관리하라(Lesson your risk)로 설명한다. 키워드를 관통하는 공통분모로는 `불확실성 시대에 혹독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설득과 공감 능력`을 꼽았다. 그러나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갈수록 똘똘해지는 소비자들에게 `진정성`을 전해 `주목` 받되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얻어내야 한다. 그러려면 상품에 `인격을 부여하는 일`도 필요하고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면 기꺼이 `차선책`도 선택해야 한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 오가닉만으로 부족해 여기에 날것 상태가 유지된 `로가닉`을 선호하기 시작한다. 메이저가 지배하는 주류보다는 희소성을 중시하는 `마이너`를 좇는 추세가 늘어난다.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자발`적 성향이 뚜렷해지고, 가끔 자신의 스위치를 끄기도 하는 `여백`의 삶을 지향한다.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비주류가 전면에 나서게 된다는 `마이너`에 대한 조명이다. “저마다 독특한 스토리로 무장했을 때 마이너는 더 이상 약점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거만하고 지루한 전통적인 메이저가 소멸해가는 징후를 포착한 것이기도 하다. 60년 만에 돌아온다는 흑룡해를 맞을 드래곤볼은 던져졌다. 해마다 그래왔듯 잡느냐 못 잡느냐는 장비를 고민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결정되지 않겠는가.  
2011.12.09 I 오현주 기자
오바마·잡스…"혼혈이 더 우월"
  • 오바마·잡스…"혼혈이 더 우월"
  •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해리 S.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흑인의 동등권을 옹호했던 진보적 인사였다. 1948년 그가 흑인지위향상협회에 참석해 `모든 국민의 권리와 평등을 수호하겠다`는 감동적인 연설을 한다. 그때 누군가가 물었다. “인종차별정책을 폐지하면 인종 간 결혼이 더 빈번해질까요.” 그러자 트루먼이 즉각 대답했다. “그래서도 안 되고 그럴 수도 없습니다. 당신 같으면 딸을 흑인과 결혼시키겠습니까.” 반세기 전 일이다. 지금은 사정이 나아졌을까. 아니다. 미국에서 인종문제는 여전히 화약고다. 결혼에는 더욱 인색하다. 혼혈이 열등할 것이란 두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편견으로 단단한 과학성을 무시하는 형국이다. UCLA 생물학 교수를 지낸 저자가 그 오해에 확실한 물증을 들이댄다. 진화생물학·유전학·동물학·식물학 등을 죄다 끌어들여 인종 간 결혼이 이로운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 중 핵심을 이형접합에서 찾았다. 쌍을 이룬 유전자가 형태·크기·성질이 다른 이형접합일수록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거다. 해법은 인종 간 결혼이다. 그렇게 태어난 혼혈은 완벽에 가까운 좌우균형을 이룰 수 있다. 책은 `진화가 곧 다양화`란 근거를 확인해가는 과정이다. 한마디로 유전자가 섞이면 훨씬 건강하고 똑똑하고 아름다워진다는 말이다. 버락 오바마, 스티브 잡스, 타이거 우즈가 모두 혼혈이지 않냐고 했다. 어쨌든 서양인들 사례뿐인 건 아쉽다.
2011.12.09 I 오현주 기자
화폐 나오기 전부터 빚 있었다
  • 화폐 나오기 전부터 빚 있었다
  •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기원전 2402년 메소포타미아. `라가시`의 엔메테나가 글을 새겼다. `움마`의 왕이 수십년 동안 라가시가 합법적으로 소유했던 농경지를 점령하고 있다는 고발이었다. 이어 물어내야 할 비용까지 친절하게 계산해준다. 농지와 밀린 임차료, 그 이자까지 복리로 따지면 `움마는 라가시에 보리 4.5조리터를 내놔야 한다`. 이는 선전포고였다. 전쟁에서 라가시가 승리를 거두자 그는 곧 칙령을 발표한다. 왕국 내 모든 부채를 탕감한다는 내용이었다. “자식을 어머니에게 돌려주고 어머니를 자식에게 돌려준다. 모든 이자를 폐지한다.” 인류 역사기록에 처음 등장한 부채탕감이다. 그런데 이 배경을 끌어낸 데는 좀 익숙지 않은 논리가 들어있다. 돈보다 먼저 등장한 부채, `빚`이 그것이다. 흔히들 돈의 탄생과 관련해 믿고 있는 상식이 있다. 물물교환의 수고를 덜기 위해 화폐가 만들어졌고 이후 금융과 신용이 발달하게 됐다는 것 말이다. 그러나 그 상식은 “모조리 틀렸다”. 미국 출신 인류학자인 저자의 발언은 강고하다. 경제학을 인류학적으로 들여다봤더니 죄다 뒤바뀌어 있더란 얘기다. 신용이 먼저 있고나서 화폐가 생겼으며 그 다음 물물교환이 화폐사용의 부산물로 나타났다. 이때 화폐는 일종의 차용증처럼 쓰였다. 다시 말해 빚이 돈보다 먼저 생겼다는 설명이다. “돈은 거의 물건과 부채의 증거 사이를 오갔다.” 막연한 추정이 아니다. 메소포타미아 서판에는 외상과 부채, 사원이 정한 배급량, 사원토지임차료까지 적혀 있다. 또 아프리카 티브족을 비롯해 브라질·호주의 현대 원시부족 가운데 물물교환으로 유지되는 공동체는 없었다.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이 화살과 고기를 교환했다는 증거도 찾을 수 없다.  이 근거들은 부족의 삶을 지탱하는 건 교환이 아니라 부채라는 방증으로 쓰였다. 부족들은 감자 한 포대를 `닭 한 마리와 바꾸자`는 것이 아니라 그저 `빌려 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부채가 이후 무엇으로 상환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부채가 사회적 관계가 되는 동시에 공동체 유대를 강화하는 힘이란 사실이다. 경제학자들이 그간 부채의 역할을 깡그리 무시해온 까닭도 분석했다. 개인들이 곡식과 옷, 구두를 교환하는 데 여기에 전쟁, 죽음, 성, 노예 같은 요인이 개입한다면 계산이 합리적으로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란 거다. 저자는 이것을 경제학의 결정적 착오로 봤다. 부채의 개념을 애써 시장에만 국한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가령 갑자기 들이닥친 강도가 있다고 하자. 총을 들이대며 1000달러를 보호금으로 요구하는 행위와 1000달러의 융자를 요구하는 행위가 뭐가 다르냐는 거다. 그러나 특별한 경우가 있다. 세력균형이 이동하거나 강도가 총을 상실하게 되면 융자는 달리 취급된다. 따라서 부채는 정치와 경제, 권력과 착취의 역사여야 맞다고 했다. 한마디로 거꾸로 쓴 경제사다. 인류의 역사는 곧 빚의 역사였다. 저자는 최근 연달아 터지는 금융위기도 결국 “부채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해 발생한 위기”라고 정리한다. 지난 5000년은 부채라는 개념 아래 폭압이 정당화된 시간들이다. 이제 그만 그 부채위기에서 자유로워지자는 간결하지만 단순치 않은 결론을 냈다. ▶ 관련기사 ◀☞초짜 컨설턴트의 최신 경영전략☞16세기 조선엔 처가살이만 있었다☞에펠탑도 팔아넘긴 화이트칼라
2011.12.02 I 오현주 기자
초짜 컨설턴트의 최신 경영전략
  • 초짜 컨설턴트의 최신 경영전략
  •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저스틴 캠벨. 얼마 전 명문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땄다. 곧바로 세계적인 경영컨설팅회사에 신입사원으로 입사, 고대하던 첫 업무를 맡는다. 석유화학전문기업 HGS의 신기술 사업화 프로젝트를 위한 컨설팅이다. 승승장구다. 그런데 경영전략 수립과정에서 생기는 수많은 문제들을 그가 과연 해결해 낼 것인가. 캠벨이 경영전략을 만드는 과정을 마치 퍼즐 맞추듯 풀어냈다. CEO를 만나고, 부서나 임원 간의 묘한 이해관계를 들여다보며, 팀워크 문제를 설명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모두가 소설이란 거다.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캠벨이 뛰어난 기량을 발휘해 모든 일을 척척 해결할 것으로 기대해선 안 된다. 소설은 차라리 캠벨의 초짜다운 면모를 들춰내는 쪽을 택했다. 임원과 면담할 때마다 팔랑귀가 돼 갈피를 못 잡고, 상사에게선 밥 먹듯 야단을 맞고, MBA에서 배우지 못한 현실이 난감하기만 하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펴냈다. 주로 최신 경영이론을 소개하는 그 잡지가 내놓은 유일한 소설이다. 그렇다면 왜 굳이 소설이었나. HGS는 `플라스티웨어`라는 암호명이 붙은, 남성 드레스 셔츠를 시제품으로 만드는 신기술의 사업화로 고민을 했다. 그런데 그 갈등이 소설의 플롯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거다. 다시 말해 경영전략 수립을 둘러싼 인물들의 복잡한 심정을 그려내기에 소설만큼 적합한 형식은 없었다는 얘기다. 조직상황과 반드시 부딪칠 수밖에 없는 경영전략에 대한 설명이 이만큼 현장감을 얻기도 쉽지 않을 듯하다. ▶ 관련기사 ◀☞16세기 조선엔 처가살이만 있었다☞에펠탑도 팔아넘긴 화이트칼라
2011.12.02 I 오현주 기자
16세기 조선엔 처가살이만 있었다
  • 16세기 조선엔 처가살이만 있었다
  •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오언관은 도를 같이 공부하는 친구였는데 남편이 말하기를 `당신 같은 처가 있고 오언관과 같은 친구가 있으니 나의 일생의 행운이오`라고 하였습니다. 세 사람이 앉아서 종일토록 도를 논하여 때로 야심하게 하였습니다”(`광해군일기` 광해군 6년 8월19일). 1614년 조선 광해군 6년 조정이 고민에 빠졌다. `칠서(七庶)의 옥`이란 역모 사건을 수사할 때였다. 오언관과 이여순이 잡혀 왔다. 역모와는 관계가 없었으나 수사 도중 이들 두 남녀의 행위가 의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양반집 부녀자인 이여순이 외간남자인 오언관과 산천을 유람했다는 사실이 문제가 됐다. 이여순을 문책해야 하느냐를 두고 조정은 시끄러웠다. 대신들은 목소리를 높였으나 광해군 생각은 달랐다. 간통의 근거가 명확치 않다는 판단이었다. 이여순은 사면됐다. 그런데 관심을 끄는 것은 사건보단 배후다. 사료대로라면 남녀 구분이 칼 같던 조선에서 혼인한 여성이 남편친구와 학문적 유대감을 가질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다음 경우는 어떤가. `늙으신 어머님을 고향에 두고/ 외로이 서울로 가는 이 마음/ 이따금 머리 들어 북촌을 바라보니/ 흰 구름 떠 있는 곳에 저녁 산만 푸르네.` 신사임당이 남긴 시 한 수다. 그가 친정에 다녀가면서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친정을 향한 애절한 마음이 잠깐 다니러 간 그 길에 생겼다는 건가. 아니다. 신사임당은 혼인한 지 근 20년만인 서른여덟에야 비로소 친정을 떠났다. 이 시가 지어진 건 바로 그때다. 신사임당은 친정인 강릉에 38년을 머물렀고 서울에선 10년을 산 것으로 돼 있다. 며느리보다 딸로서 오래 산 것이다. 그가 살았던 16세기 중반은 현모양처의 토양조차 조성되지 않았다. 시집을 전제로 자식과 남편을 섬기지 않았던 까닭이다. 여기서 당시 혼인관행을 엿볼 수 있다. 남귀여가혼(男歸女家婚). 여자 집에서 살림을 시작하고 남자는 본가와 처가를 주기적으로 오가는 형태란 뜻이다. ▲ 조선의 `혼인식`. 신랑이 식을 올리려 신부 집에 가는 장면. 조선 전기의 혼인은 여자가 시집을 가는 게 아니라 남자가 장가를 가는 형식이었다(사진=너머북스).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으로 있는 저자가 전하는 조선의 `색다른` 가족상이다. 세상에 알려진 내용과 많이 달랐다는 거다. 17세기 이전까지 딸은 친정 부모의 제사를 지낼 수 있었고 상속재산을 결혼 후에도 관리했다. 칠거지악? 말은 있었으나 적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가령 큰 죄로 몰렸던 자식을 못 낳는 문제조차 `양자`로 해결됐다. 한마디로 당시 조선은 “꽉 막힌 남성 중심 사회가 아니었다.” `장인 집(장가)에 든` 남자가 이리저리 옮겨 다닌 풍습은 18세기까지 이어졌다. 이를 깨뜨린 건 중국 바람이다. 부계 위주 문화가 선진적이란 인식이 비집고 들어온 탓이다. 여인의 숨통을 조이는 시집살이가 시작된 건 이때부터다. 딸이란 정체성이 며느리로 바뀌는 순간 가족의 역학관계는 적잖은 변화를 겪는다. `천 개의 표정`은 표현 그대로 천차만별의 위치와 상황에 있던 얼굴들을 의미한다. 적자와 적처, 종부와 종손, 또 그 외곽엔 양자와 서얼, 첩과 기생 등이 포진했다. 개별 인생을 산 듯 보이지만 축적돼 역사가 된 이들이다. 역사로 인해 미미해지지 않은 삶이라 저자는 치켜세운다. `역사는 진행형`이란 주장을 에둘러 전한 것일 게다. ▶ 관련기사 ◀☞에펠탑도 팔아넘긴 화이트칼라☞예술의 요람엔 삶이 배어 있다☞불확실한 미래, 시나리오로 대응
2011.11.25 I 오현주 기자
에펠탑도 팔아넘긴 화이트칼라
  • 에펠탑도 팔아넘긴 화이트칼라
  •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20세기 초 루스티히 백작이라 불리던 남자가 있다. 그는 사기꾼이다. 체코에서 태어났지만 활동 무대는 국경을 넘겼다. 1920년대 초 첫 사기극은 미국 플로리다에서였다. 조야한 위조지폐인쇄기를 팔아 30만달러에 달하는 돈을 챙겼다. 1925년 파리에선 정부기관을 사칭했다. 1889년 건립된 에펠탑이 유지·관리비용 때문에 막대한 재정부담이 되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착안했다. 이제라도 해체해 고철로 팔자는 비판적 논조에 그는 휘파람을 불며 동조했다. 이후 공문서를 간단히 위조한 그는 즉각 불러들인 여섯 명의 고철상 중 한 명에게 에펠탑을 팔아넘겼다. 핀란드 재무장관, 유럽은행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저자가 세계 10대 금융범죄를 분석했다. 특히 이들 범죄가 화이트칼라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에펠탑을 매각한 빅토르 루스티히를 비롯해 18세기 초 이미 주가를 조작한 존 블런트, 피라미드 사기를 창조하고 `폰지사기`란 말을 만들어낸 찰스 폰지, 헤지펀드 사기를 치고 150년형을 받은 버나드 메이도프 등. 화이트칼라 사기꾼들이 소시오패스였다는 것도 눈여겨 본 부분이다. 비폭력적 사이코패스라는 얘기다. 매력적인 외모와 지성, 높은 자긍심과 이기주의·자기중심성 등도 유별나게 부각됐다. 책은 2500여년 전 돈과 함께 쌍생아처럼 태어난 금융범죄의 역사가 곧 세계경제사였다는 것을 강조한다. 결국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백신만이 해결책이라 했다. 투자원칙을 새기고 경계, 또 경계하라 이른다. ▶ 관련기사 ◀☞예술의 요람엔 삶이 배어 있다☞불확실한 미래, 시나리오로 대응
2011.11.25 I 오현주 기자
예술의 요람엔 삶이 배어 있다
  • 예술의 요람엔 삶이 배어 있다
  •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사진작가로 50년. 여전히 필름카메라를 고집한다. 그는 성철스님에게 포즈를 취하게 한 유일한 사진가였다. 소설가 최인호는 그 앞에서 딸을 목마까지 태웠다. 문화·종교계 인물들은 그가 들이댄 카메라를 보곤 순순히 어떤 표정을 보여줬다. `아시아 최초의 매그넘 회원` `1세대 기록사진의 선구자`란 수식이 늘 따라붙는 주명덕. 그러나 칠순을 넘긴 노작가에게 더이상의 명성은 필요없다. 작업공간이 그렇게 말한다. 주명덕의 작업실은 경북 안동에 있다. 잡풀 우거진 길목을 따라들어가야 다다를 수 있는 외진 마을이다. 원래는 시골분교였다. 1995년부터 `주명덕 아뜰리에`라 이름 붙이고 그는 그곳에 `잦아들었다`. 작업실에서 가장 애정을 쏟는 곳은 암실이다. 그는 붉은색이 아닌 주황과 노랑 사이 색을 띠는 암등을 쓴다. 감도 높은 고급인화지 탓이다. 불을 끄고서도 한참을 기다려야 서서히 켜지는 암등은 시간을 기다릴 줄 아는 그와 썩 닮았다. 27살 젊은 디자이너. `장기하와 얼굴들` `브로콜리 너마저` 등 앨범 디자인에 박은 복고풍 한글 레터링으로 히트를 쳤다. 김기조는 아직 학생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만이 그의 무기다. 홍대 앞 사무가 잦지만 정작 그가 작업실을 차린 곳은 서울 쌍문동 어느 부동산 옆 가겟방이다. 뭐하는 데냐며 불쑥 문을 열기도 하고, 길에서 끌어온 잡동사니를 보고선 혹시 고물상이 아니냐고 물어오는 동네 사람들도 작업실 풍경의 일부다. 한켠을 차지한 로봇 같은 크고 작은 장난감 소품까지 영감의 원천이다. 한국 문화계를 이끌고 있는 스물네 명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들여다봤다. 거장 반열에 오른 이도 있고 이제 막 아티스트란 타이틀을 단 이도 있다. 화가, 패션디자이너, 가구디자이너, 미디어아티스트, 일러스트레이터, 건축가 등 장르를 국한하지 않았다. 그저 그들의 고유 공간을 소개하면서 예술관에 대해 묻고 답을 들었다. 인터뷰에 나선 저자들도 이들과 무관치 않다. 두 저자는 한 디자인잡지에서 기자로 같이 일했다. ▲ 회색벽돌로 뒤편의 쇼룸과 구분한 작업실. 이인우와 이현석, 두 패션 디자이너가 이끄는 SLWK의 서울 소공동 작업공간이다(사진=우듬지).전체적인 분위기나 입체적인 조망이 주도하지만 세부적인 묘사에도 공을 들였다. 다양한 각도에서 담아낸 사진들이 한몫을 했다. 사진은 공간적 상상력을 프레임 밖으로 넓히고 또 가지 친다. 무엇보다 예술가들의 취향에 따라 특징을 잡아낸 것이 흥미를 돋운다. 이런 식이다. “벽에 세워둔 150호짜리 캔버스는 높은 천장 때문에 오히려 작아 보인다”(화가 하상림), “옛날 관공서에서 썼을 법한 철제책상 등이 미국영화 속 사립탐정의 사무실을 재현해놓은 듯하다”(인테리어디자이너 김승재), “1·2층은 사무실, 다목적홀, 전시실, 생활공간, 손님방, 주방, 세탁실 등으로 꼼꼼히 나눠져…”(사진작가 주명덕). 작품이 탄생하는 현장이 작업실이다. 책은 그 안에서 도대체 무엇이 나오는가가 궁금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곳이 철저하게 생존의 장소였다는 것을 저자들은 강조한다. 낭만과 여유, 기개와 신념보다는 규칙과 착오, 맥락과 흐름이 지배하는 것을 봤다고 했다. 결국 스물네 명 작업실에 비친 자신 삶의 공간을 제대로 들여다보라는 의미로 읽힌다. ▶ 관련기사 ◀☞불확실한 미래, 시나리오로 대응☞화성서 `서바이벌` 찍을 날 온다☞갈림길에선 어려운 길을 선택하라
2011.11.18 I 오현주 기자
불확실한 미래, 시나리오로 대응
  • 불확실한 미래, 시나리오로 대응
  •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1980년대 후반 석유화학업체 쉘의 최고경영진은 환경문제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 세계적으로 환경보호가 화두로 뜨고 있던 터다. 일단은 방어적인 태도를 취했다. 물론 과학적 근거와 공학 논리는 탄탄하다. 하지만 세상의 흐름을 따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과학적·공학적 이미지를 버리라고 지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때 떠오른 것이 시나리오. 최고경영진은 세상이 `대단히 친환경적으로` 변하는 시나리오를 요청했다. 그리고 대형투자 프로젝트는 모조리 현재 사용되는 시나리오와 대비해 경제성 평가를 하도록 했다. 투자제안서를 관철시키려는 관리자들은 결국 아이디어가 친환경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영국 전략경영학자인 저자가 불확실한 비즈니스 미래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로 `시나리오 경영`을 역설했다. 시나리오는 과정이다. 최고의 전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이란 의미다. 영화 대본처럼 서술과 줄거리, 비공식적 대화까지 넣어 조직에서 발생하는 모든 전략적 대화와 아이디어를 체계화하는 것이다. 예측은 답을 주지만 시나리오 기획은 결정적인 질문을 이끌어낸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미래를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시나리오가 갖는 중요성은 경영환경과 조직이 서로 진화해가는 학습과정이란 데 있다. 조직 내에서 전략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최고의 언어가 시나리오라는 주장이다. ▶ 관련기사 ◀☞화성서 `서바이벌` 찍을 날 온다☞갈림길에선 어려운 길을 선택하라☞구제역, 범인은 인간이다
2011.11.18 I 오현주 기자
화성서 `서바이벌` 찍을 날 온다
  • 화성서 `서바이벌` 찍을 날 온다
  •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20세기 초.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로망`은 원양 정기선을 한번 타보는 것이었다. 태어나서 처음 본, 세상에서 가장 큰 물체에 올라타 대서양을 건너는 일은 꿈 그 자체였다. 대서양 넘는 일이 차라리 옆 동네 방문하는 것보다 쉬워진 21세기엔 꿈도 바뀌었다. 우주다. 그런데 이 우주는 단지 여행지 개념이 아니다. 거대한 산업체다. 이런 상상은 어떤가. 가까운 미래 서른여섯 명을 수용하는 우주정거장이 만들어진다. 당장 가 보진 못해도 그곳을 들여다보고 싶어하는 대중들이 몰릴 것이다. 방송사가 그런 호재를 놓칠 리 없다. 그래서 `우주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한다. 열두 명의 경쟁자들과 촬영기사, 의료진 몇 명이 꾸리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탈락자가 있어야 박진감이 생기지 않겠는가. `당신은 지구로 돌아가야 합니다` 혹은 `우주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라는 진행자 멘트는 최대 하이라이트가 된다. 무모한 상상 같은가. 아니다. 과학적 근거도 충분하다. 실제 나사(NASA)가 제기한 이 가능성을 덥석 문 업체는 미국 `비글로우 에어로스페이스 공장`. 이들은 2017년까지 해마다 15∼20차례 로켓을 쏘아올려, 정거장에 30일 머무는 데 2500만달러(약 279억원), 60일엔 3000만달러를 받을 계획이다. 한치 앞도 못 내다보는 것이 사람이라지만 미래의 변화상은 여전히 민감한 주제다. 책은 그 긴장감이다.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현재의 트렌드와 묶어냈다. 미국서 사회학·비즈니스·대중문화 등 인문과 경영, 문화를 넘나드는 저술가로 활동 중인 저자가 나섰다. 그 변화들을 대략 스케치해보면 이렇다. 2009년 일본서 속이 훤히 비치는 투명한 피부의 금붕어가 개발됐다. 해부용이다. 하지만 이 기술이 비단 물고기에만 적용되진 않을 것이다.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시스루` 개와 고양이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가상경제`가 현실경제가 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가상세계에서 가상현금이 유동하는 경제 말이다. 실제 호주 시드니에 사는 한 청년은 `엔트로피아 유니버스`라는 가상세계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달랑 현금 2만6500달러에 가상의 섬 하나를 구입한 후 임대수익으로 해마다 1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거다. 부작용은 파생 직업군(?). 온라인도둑이다. 가상공간에서 가상상품을 훔쳐내는 일을 생업으로 삼는 사람들도 기승을 부릴 거란 얘기다. 기술과 환경을 동시에 고려한 묘안도 보인다. 비행기를 재활용한 집이다. 지난해 퇴역한 보잉747기를 캘리포니아 말리부에 옮겨 자연친화적인 주택으로 만든 일은 비상한 관심을 일으켰다. 비행기의 두 날개는 지붕이 됐고 꼬리는 전망대, 동체 조각은 미술 전시실이 됐다. `좋다` `나쁘다`의 평가는 배제됐다.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두자는 취지로 보인다. 비슷비슷한 미래전망서와 구분되는 점은 구체적인 논거들을 현실과학에서 찾아냈다는 것이다. 최근 2∼3년 동안 저자는 이슈가 된 미래예측 자료들을 모으는 일에 몰두했다. 대세는 혁신이다. 혁신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또 낙관적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비관적으로 받아들일 것인가는 독자의 몫이다. 이는 가상이 아닌 실제 상황이다. ▶ 관련기사 ◀☞갈림길에선 어려운 길을 선택하라☞구제역, 범인은 인간이다☞[새 책] 정상의 풍경 외
2011.11.11 I 오현주 기자
갈림길에선 어려운 길을 선택하라
  • 갈림길에선 어려운 길을 선택하라
  •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54세에 회사에서 잘렸다. 30년간 일했던 회사였다. 다 좋다. 그런데 54세 남자가 새롭게 찾을 수 있는 직업이란 게 뭐가 있나. 경비원? 청소업무?  그래서 한 번 더 일어서보기로 작정하고, 일본 최초의 희소금속 전문회사를 세웠다. 90여개국을 돌아다니며 희소금속을 사들이기 시작한다. 여행가방에 주판 하나 넣고 쫓아다닌 지 불과 4년 뒤 5000억원 매출의 사장이 된다. 일본 `어드밴스트 머터리얼 저팬`을 창립한 사장이 일러주는 생존법은 여기서부터다. 우선 세계 희소금속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발휘된 협상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가 먼저 시작한 일은 나라별 민족성을 꿰뚫는 일이었다. 러시아인은 변덕스럽다. 만족했을 땐 배부른 곰 같지만 반대의 상태 땐 상처난 곰이 된다. 인도인은 끈질긴 협상가다. 시간을 자유자재로 다루면서 마치 게임을 하듯 차원이 완전히 다른 발상을 한다. 또 레바논인이나 시리아인은 빈틈이 없다. 주지는 않고 빼앗기만 하는 민족이다. 또 다른 생존법은 방랑이다. 22살 때 해외 방랑여행을 나섰다. 35개국을 돌고 마지막으로 인도에 도착했을 때 남은 것은 헐렁한 자루 하나였다고 했다. `방랑백수`란 말은 그렇게 나오게 됐다. 한곳에 머무는 `정주백수`와 다른 의미까지 설명하며 자신이 이룬 성과를 대견해한다. 정주보다 어려운 방랑을 선택한 결과라는 거다. 갈림길에 섰다면 쉽지 않은 길로 가라는 것, 저자가 이르는 충고이자 당부다. ▶ 관련기사 ◀☞구제역, 범인은 인간이다☞[새 책] 정상의 풍경 외☞[클립_한국문학] 난설헌 외
2011.11.11 I 오현주 기자
구제역, 범인은 인간이다
  • 구제역, 범인은 인간이다
  • [이데일리 장서윤 기자] 지난해 겨울부터 올 봄까지 대한민국을 뒤흔든 구제역. 피해액은 3조원에 달하고 350만마리의 가축이 살처분됐다. 하루에 수백마리의 소를 죽여야 했던 방역요원들은 지금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매몰 현장의 침출수는 여전히 불안하다. 대규모 재앙을 몰고 온 구제역의 실체는 무엇이며 대책은 있는 걸까. 수의사학자인 저자는 지난 100여년간 구제역 유행과 대처법을 두고 나온 논쟁을 세밀하게 기록하며 원인과 해결책을 찾는다. 1839년부터 현재까지 영국, 아일랜드, 아르헨티나 등 서로 다른 시기와 장소에서 발생한 구제역의 실체를 파악하며 어떤 정책이 주효했는지도 짚고 있다. 구제역 파동 당시 한국이 겪었던 문제도 대부분 발견된다. 초기 미숙한 대응으로 인한 질병 확산, 백신과 도살 사이의 정치적 선택, 수입통제에 뒤따르는 국제관계 문제, 식육수출 지장을 우려해 늦어진 백신 등은 한국 사례를 판박이처럼 옮긴 듯하다. 저자에 따르면 바이러스 질환인 구제역은 현대 농업이 집약적 축산을 하고 사람과 동물, 물자가 빈번하게 이동하면서 발생·확산된다는 점에서 필연적으로 `인간이 만든 질병`이다. `구제역은 반드시 다시 유행한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무조건적인 도살보다는 안전한 백신접종,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관련기사 ◀☞[새 책] 정상의 풍경 외☞[클립_한국문학] 난설헌 외☞[책꽂이] 정부를 팝니다 외
2011.11.11 I 장서윤 기자
 정상의 풍경 외
  • [새 책] 정상의 풍경 외
  • [이데일리 문화부] 정상의 풍경 스티브 태핀·앤드류 케이브|364쪽|21세기북스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직원이다. 그들이 없다면 당신은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 권한을 위임하고 혁신을 장려하라.” 세계 정상급 CEO 200명과의 인터뷰를 했더니 답은 직원에 있었다. 이들 기업들은 1.8조달러, 이탈리아 경제규모와 맞먹는 수익을 내고 있다. 동서양을 아우른 리더들이 경제위기 이후 `리셋된` 경제에 대처하는 방법을 말한다.   내 몸을 알고 싶다 스티븐 주안|340쪽|청림출판 비밀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비밀을 담고 있으면 병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비밀이 있다는 자체가 병을 만드는 건지 내향적 성격으로 병이 생기는 건지는 알 수 없다. 세계인이 보낸 질문에 과학자·인류학자·교육자인 저자가 명쾌히 답한다. 왜 인간은 키스를 할까, 오페라가수들은 왜 뚱뚱할까 등 인간 몸에 관한 150여가지 궁금증을 풀어준다.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 서효인|288쪽|다산북스 한국 프로야구와 함께 태어나 자라온 시인이 `서툰 제구력으로 던졌다`는 산문집. 야구에 대한 애정을 가득 실었다. 경기에 졌을 때 분노 다스리는 법, 야구장에서의 징크스 등을 설명하고 야구용어까지 세심히 챙겼다. 하지만 별미는 야구에 빗댄 인생철학. “우리는 대부분 2군이거나 후보”지만 그 이닝 끝에 있을 역전만루홈런을 기대한다고 위로한다.  ▶ 관련기사 ◀☞[클립_한국문학] 난설헌 외☞[책꽂이] 정부를 팝니다 외☞세금 비슷한데 삶은 극과 극…왜?
2011.11.11 I 문화부 기자
 정부를 팝니다 외
  • [책꽂이] 정부를 팝니다 외
  • [이데일리 문화부] 정부를 팝니다 폴 버카일|360쪽|시대의창 미국의 행정 규제법 분야에서 손꼽히는 법학자인 저자는 사기업이 운용하거나 위임될 수 없는 공적 영역이 엄연히 있다고 말한다. 책은 이를 민영화했을 경우 불거질 문제점들을 심층적으로 파헤친 결과물이다. 결론은 공적 영역을 민간 영역에 팔아서 안 된다는 것.   김탁환의 원고지 김탁환|366쪽|황소자리 `불멸의 이순신` `방각본 살인사건` `밀림무정` 등을 통해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소설가 김탁환. 그는 어떤 고통과 환희를 반복하며 막막한 창작의 바다를 항해했을까. 지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그가 창작 중 틈틈이 적은 단상을 모았다.   폴은 어떻게 재고관리 해결사가 되었을까? 엘리 골드랫|312쪽|웅진윙스 1980년대 초 `제약이론`을 통해 시스템 생산성을 향상시킨 저자의 유작이자 그가 제시한 새로운 유통업 지침서. 원가절감이나 긴축재정보다 매장의 재고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회사의 순이익을 비약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소설 형식을 갖춰 읽기 쉽다.   지금 당장 금리공부 시작하라 윤채현|320쪽|한빛비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한다는 뉴스는 방송이나 일간지 경제뉴스에서 늘 머리기사로 보도된다. 금리변동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변화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결국 경제흐름을 살피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금리공부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절대수익 투자법칙 유택정|336쪽|에디터 주식투자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매매 기법이 아니다. 현직 증권사 임원인 저자가 투자자들의 실패 원인을 투자할 때 감정을 적절히 통제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해서라고 역설한다. 시장의 등락과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위해 우선 체크해야 할 일들을 꼼꼼하게 제시한다.  ▶ 관련기사 ◀☞세금 비슷한데 삶은 극과 극…왜?☞직원만 바꿔라? 리더십부터 바꿔라☞[새 책] 글자로만 생각하는 사람 이미지로 창조하는 사람 외
2011.11.11 I 문화부 기자
세금 비슷한데 삶은 극과 극…왜?
  • 세금 비슷한데 삶은 극과 극…왜?
  •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바버라와 이사벨은 공통점이 많다. 선진국에 산다. 바버라는 미국, 이사벨은 독일이다. 똑같이 상위 10%에 드는 중산층이다. 직장에서 중간관리자로 일하는 것도 같다. 그런데 한 가지가 다르다. 사는 모양새다. 교육문제 때문에 교외에 사는 바버라는 늘 교통체증 속에 출근을 한다. 야근을 자청하는 회사 분위기에 칼퇴근 운운하는 건 `나를 잘라주세요`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여가? 그런 게 뭔지도 모른다. 반면 이사벨은 승용차가 필요없는 대중교통 천국에 살고 있다. 퇴근 이후에 회사에 남는 건 상상도 해본 일이 없다. 보육비는 공짜인 데다 매년 주어지는 6주간 휴가를 어떻게 쓸지가 늘 고민이다. 이 차이는 왜 미국이 아니고 독일이어야 하는가를 설명하는 서두인 동시에 결말이다. 열쇠는 `복지`다. 책은 미국과는 생판 다른 독일의 복지에 관한 이야기다. 미국 한 변호사가 독일에서 체험한 복지현장을 생생히 훑는다. 바버라의 인생과 별반 다르지 않게 살았던 그는 충격에 휩싸였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유럽보다 훨씬 높은 미국인의 삶의 질이 왜 이 정도밖에 안되냐는 거다. 더구나 경제위기로 빚더미에 앉은 건 미국이다. 독일은 멀쩡하다.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압박에 미국인들은 더 오래 일하면서도 부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지만, 독일인은 `9 to 5`를 즐겨도 빚지지 않고 산다. 분석에 들어갔다. 유럽, 특히 독일이 미국과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노동자의 권리였다. 노사제도·고용·연금 등에서 독일 노동자들은 법적으로 보장된 권한을 누리고 산다. 소비자로서의 지위도 다르다. 교육·의료·공공시설 등에서 독일인은 미국인보다 정부로부터 많은 것을 제공받는다. 소비자로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건 세금 때문이란 진단도 꺼내봤다. 그러나 미국의 세금이 턱없이 적은 것도 아니다. 유럽의 80%에 달한다. ▲ 독일에선 휴일에 일을 하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이다. 미국인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나흘씩이나 되는 휴일’이 넘쳐나도 독일 사회는 잘 돌아간다(그림=부키).1979년부터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공익소송에 앞장서고 있는 저자는 노동변호사다. 이 배경은 중요하다. 노동법과 노동조합, 노동복지가 무엇보다 눈에 잘 들어왔다는 얘기다. 그가 볼 때 신자유주의에 매몰돼 황폐해진 미국에 독일 모델은 진정한 대안이었다. 왜 독일이냐는 질문에는 `대국`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8300만명 인구의 독일은 유럽의 대국이다. 제조업 강국이라 중산층 일자리 걱정이 없고, 노동자들의 높은 사회의식은 `신문의 나라` `책의 나라`란 별칭을 끌어냈다. 결정적으로 독일은 사회민주주의 국가다. 혹시 모를 오해의 소지는 사전에 잘라냈다. “나는 결코 유럽식 사회민주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미리 선언한 거다. 이는 버락 오바마를 염두에 둔 포석일 수도 있다. 오바마는 한때 사회주의자가 아니냐는 논란에 곤혹스러워 했다. 그러나 저자가 볼 때 그도 결국 사회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구제금융을 통해 투자은행을 살리려 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먹고 살만한 나라들의 고민은 결국 복지로 귀결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인 줄 진작 알고 있었지만, `선성장 후복지` 논리 위에 정리해고가 일상인 한국의 현실에 책이 던지는 파장은 크다. 미국 것이라면 앞장서서 좇고 있는 한국도 미국이 생각을 바꾸면 달라지게 될지 모를 일이지만 말이다. ▶ 관련기사 ◀☞직원만 바꿔라? 리더십부터 바꿔라☞[새 책] 글자로만 생각하는 사람 이미지로 창조하는 사람 외☞[클립_한국여행] 사계절, 전라도 외
2011.11.04 I 오현주 기자
직원만 바꿔라? 리더십부터 바꿔라
  • 직원만 바꿔라? 리더십부터 바꿔라
  •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맞붙은 빌딩에 두 기업이 있다. 겉으론 그다지 다르지 않다. 그런데 막상 문을 열고 들어서니 결정적 차이가 보였다. `알파기업`은 상사 위주로 돌아간다. 상사는 비전을 품은 중요한 존재며, 위계질서는 곧 조직이다. 변화는 일찌감치 경영진에 의해 결정된다.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질 속죄양을 찾는 일이 급하다. `베타기업`에서 상사는 방해만 되는 존재다. 기업을 이끄는 건 시장의 요구일 뿐 비전은 직원이 만들어낸다. 문제가 생기면 사람보다 시스템을 점검한다. `알파`와 `베타`는 전통적 경영패러다임이 효용을 다했다는 신호다. 경영 위주의 알파는 리더십 위주의 베타와 철저히 구분된다. 독일 리더십전문가인 저자가 수직적이고 영웅적인 기존 경영으로 인한 병폐를 지적하면서 묻는 건 하나다. 알파와 베타, 어디서 미래가 보이는가다. 위기는 항상 있어 왔다. 시장은 변하고 기업들은 적응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해결을 위해 조직은 알파와 베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저자의 제안은 베타다. 문제가 생겼을 때 리더라면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한다. 직원들이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다. 일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사람들은 저절로 움직인다고 했다. `언리더십`이 그거다. 직원에게만 바꾸라고 강요하는 기업들에 일침을 놓는다. 리더십과 경영을 혼동하지 말라는 거다. 권력으로 누르고 지시만 하고 있다면 리더이긴 틀렸다는 얘기다. 기껏해야 낡은 경영자일 뿐이다. ▶ 관련기사 ◀☞[새 책] 글자로만 생각하는 사람 이미지로 창조하는 사람 외☞[클립_한국여행] 사계절, 전라도 외☞[책꽂이] 전략의 본질 외
2011.11.04 I 오현주 기자
숨겨진 강점 찾는 긍정의 힘
  • 숨겨진 강점 찾는 긍정의 힘
  •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미식축구로 대학에 입학한 흑인 청년 조. 그는 수업에서 낙제하면 대학 축구팀 선수로 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발표의 기초’라는 과목시간. 백인 할머니 교수는 조에게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조는 “미식축구요.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좋아해요”라고 답했다. 교수는 조의 모습을 보고 긍정심리학에 기반한 교수법을 활용해보기로 마음 먹는다. 교수는 조에게 “이번 학기 너의 학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위해 무엇을 해줄까”라고 물었고 조는 “내 인생에서 딱 한 번만 시험에 통과하도록 도와주세요”라고 답했다. 조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한 뒤 도움을 구하는 모습에 교수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 경쟁을 수용하고 술수를 쓰지 않으려는 정직함은 조의 강점이었다. 한 학기 동안 교수는 조의 강점을 격려하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었다. 결국 조는 첫 시험에서 31점을 받았지만 마지막 시험에선 85점을 받았다. 인간의 강점에 초점을 맞춘 긍정심리학을 네 권의 시리즈로 담았다. 그 중 첫 번째인 책은 긍정심리학의 근간을 이루는 인간의 강점을 발견하고 이를 확대·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론을 담았다. 식상한 자기계발서 수십권보다 이 한 권을 통해 스스로의 강점을 먼저 파악하는 게 오히려 자기계발에 더 도움이 될 듯하다.▶ 관련기사 ◀☞40만종 식물 이름 누가 다 지었을까
2011.11.04 I 김용운 기자
40만종 식물 이름 누가 다 지었을까
  • 40만종 식물 이름 누가 다 지었을까
  •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추의 시 ‘꽃’이다. 이 시에서 가장 핵심적인 구절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라는 부분이다. 나 외의 다른 존재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첫 걸음은 대상의 이름을 부를 때다.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는 것들에게 이름을 붙여준 이는 과연 누구인가.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의 원예 담당 전문기자인 저자는 베네수엘라 포타로 강의 열대우림을 트레킹하며 혼란에 빠졌다. 30년간 원예 전문가임을 자처했지만 “거대한 나무들의 발치에 펼쳐져 있는 복잡하고 빽빽한 덤불 숲 속에 서식하는 생물 가운데 그 어떤 것의 이름도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어서다. 그리고 이내 생각을 더듬었다. 식물학은 현재 인간이 발견한 식물에 학명을 부여해 약 40만종의 식물을 구분해 놨다. 그 기원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열대우림에서 벗어난 저자는 자신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도서관과 박물관, 식물원을 뒤지고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자료를 모았다. 그렇게 탄생한 책이 바로 ‘The Naming of Names’다. ‘2천년 식물 탐구의 역사’로 번역된 책은 2005년 영국에서 출간된 후 극찬을 받았다. 제목만 보면 식물 탐구서로 보이지만 책장을 펼치면 식물 자체에 대한 설명보다는 식물의 명명 체계, 즉 분류학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 테오프라스토스의 저서 ‘식물연구’로부터 시작해 18세기 스웨덴의 학자 칼 폰 린네가 라틴어에 기반한 이명법을 만들어 식물의 학명에 대한 통합적인 원칙을 만들기까지 약 2000년간의 여정을 담았기 때문이다. 이 여정은 단지 식물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동서 교역사, 중세 수도원의 비밀스러운 정원, 르네상스의 분위기, 구텐베르크의 인쇄술과 그 영향력, 종교혁명의 갈등 등 서양사의 흐름을 새로운 시각에서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발명에 따른 출판업의 발전 과정과 식물 탐구의 상관관계를 자세히 서술한 부분은 우리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라 눈길을 끈다. 700여 페이지가 넘는 분량은 소화하기가 만만치 않다. 백화만발하듯 풍성한 저자의 문체는 읽는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현학에 따른 피곤함이 느껴지기도 해서다. 다행히 본문에 삽입된 고대 희귀 필사본에서부터 근대 식물도감까지 158개의 삽화는 행간에 여유와 함께 책의 품격을 높였고 그 자체만으로도 책의 가치를 더했다.
2011.11.04 I 김용운 기자
 글자로만 생각하는 사람 이미지로 창조하는 사람 외
  • [새 책] 글자로만 생각하는 사람 이미지로 창조하는 사람 외
  • [이데일리 문화부] 글자로만 생각하는 사람 이미지로 창조하는 사람 토머스 웨스트|560쪽|지식갤러리 세상에는 글 못 읽는 천재들이 넘쳐났다. 배우 톰 크루즈나 창조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도 난독증을 앓았다. 그러나 이들이 업적을 이뤘던 건 문제를 극복해서가 아니라 그러한 문제 덕분이었다. 글이 아닌 이미지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창조성 발휘에 시각적 사고가 담당하는 역할을 짚었다. 글자나 언어에 갇힌 생각의 한계를 넘어서라 이른다.   생추어리 농장 진 바우어|408쪽|책세상 호프라는 돼지와 힐다라는 양, 수소 오피와 암탉 마멀레이드는 생추어리 농장에 산다. 이들에겐 사연이 있다. 공장식 농장이나 사육장에서 자라다 상품가치가 없어진 어느 순간 아무렇게나 버려졌던 것이다. 지난 20여년간 수천 마리 동물을 구조했던 생추어리 농장 이야기다. 동물학대가 왜 인간학대일 수밖에 없는지를 생생한 현장언어로 옮긴다.   그림 모으는 남자 김생기|240쪽|스타북스 “그림을 보면 화가의 생활과 성격이 나온다. 거침없는 선에선 맺고 끊음이 강직한 화가가 보이고 밥그릇을 앞에 놓은 개의 뾰로통한 표정으로 화가의 감정을 눈치챈다.” 미술품 컬렉터가 인사동 화랑가에서 배운 그림을 보는 방법, 그림 구입하는 노하우, 그 안에서 터득한 인생얘기를 털어놓는다. 책에 총총 박힌 컬렉션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관련기사 ◀☞[클립_한국여행] 사계절, 전라도 외☞[책꽂이] 전략의 본질 외☞영어가 출세의 도구가 된 과정은…
2011.11.04 I 문화부 기자
 사계절, 전라도 외
  • [클립_한국여행] 사계절, 전라도 외
  • [이데일리 문화부] 사계절, 전라도 최상희|440쪽|북노마드 `전라도는 추억보다 느리게 가고 싶은 너를 위한 곳이다.` 오랜시간 여행작가로 활약해온 저자가 자신의 고향인 전라도에 대한 알찬 여행서를 냈다. 전라도의 사계절을 망라해 쓴 책.   GO! GO! 익사이팅 테마열차 길기연·신익수|284쪽|매일경제신문사 기차의 깜짝 놀랄 만한 변신을 목격하고 싶다면? 여행업계에 오래 종사해 온 두 명의 저자가 명품 럭셔리 기차부터 기차 테마 파크까지 기차 여행만의 매력을 풍부하게 담았다.    서울, 성 밖을 나서다 이현군|244쪽|청어람미디어 직접 두 발로 걸어다니며 찾아낸 살아있는 서울 역사지리 교과서. 서울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의 모습이 됐으며 과거에는 어떤 의미를 지닌 장소였는지 쉽고 생동감있게 그려냈다.   대한민국 대표 여행지 1000 유연태 외|832쪽|넥서스 여행의 달인 5명인 엄선한 대한민국 대표 여행지 1000곳은? 당일치기 여행부터 전국 일주까지 기간·계절·목적에 상관없이 늘 곁에 두고 볼 만한, 한 권으로 끝낼 수 있는 여행사전. ▶ 관련기사 ◀☞[책꽂이] 전략의 본질 외☞영어가 출세의 도구가 된 과정은…☞소득이 많으면 더 행복하다?
2011.11.04 I 문화부 기자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