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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난 이 책의 번역자라 말하지 않는다"
- [오마이뉴스 제공] <오마이뉴스>가 <마시멜로 이야기>의 대리번역 의혹을 최초로 제기하면서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해온 번역출판계의 '대리번역'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다음은 한국사 관련 저술가이자 8년차 번역가인 이윤섭씨가 보내온 글이다. 몇차례에 걸쳐 대리번역 작업에 동참한 바 있는 이씨는 번역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는 법령 제정 등 실질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쉽지만 깊이 읽는 한국사>(삼국시대편)와 <천하의 중심 고구려>, <역동적 고려사> 등의 저서와, <오사마 빈 라덴>과 <베이루트에서 에루살렘까지>, <대중의 미망과 광기>, <시계는 평평하다> 등의 번역서가 있다. <편집자 주> 나는 전문 번역자는 아니다. 그러나 상당히 알려진 책들의 번역자, 또는 공역자로 이름이 나왔고, 그 과정에서 출판계의 숱한 문제점을 보아 왔다. 개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여 묻어 두고 있었다. 대리번역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지금 내가 겪었던 일들을 공개하여 문제 개선에 작으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뜻에서 이 글을 쓴다. 내가 번역자로 처음 이름을 달게 된 책은 2001년 10월에 나온 명상출판사의 <오사마 빈 라덴>이다. 9·11 테러 직후 '오사마 빈 라덴이 누구냐' 하는 대중의 호기심이 엄청나던 때였다. 그래서 제일 먼저 그에 관한 책을 출판하면 상당한 정도의 판매가 보장되었고 잘하면 베스트셀러가 될 수도 있었다. 9·11 테러가 난 직후 이 출판사에서는 미국 중앙정보부에서 근무한 요세프 보단스키가 쓴 <오사마 빈 라덴>을 신속히 번역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래서 총 11장인 내용을 번역자 11명에 맡겨 10일 안에 번역하고 2일 만에 교정을 끝내고 나머지 후속작업을 벌여 15일 만에 출간할 계획을 세웠다. 출판사는 원고를 거의 다 맡긴 상태에서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에게 한 장의 번역을 맡기고 나머지 번역 원고를 감수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번역자는 나 이외에 한 사람을 정해 두 사람의 공역으로 하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추석에도 쉬지 않고 내가 맡은 부분을 번역하였다. 원서는 일종의 테러사건 수사기록에 가까운 것으로 내용이 지루하여 진지하거나 참을성 있는 독자가 아니라면 다 읽기 힘든 책이었다. 게다가 저자의 중동에 대한 이해가, 대부분의 미국인이 그러하듯이 천박했다. 한 마디로 독자에게 권할 만한 책은 아니었다. 그 다음에는 나머지 번역된 원고를 원서와 대조하였는데, 시간에 쫓기면서 2일 동안 출판사에서 밤을 새워 원고를 수정했다. 그런데 번역자들이 자신이 번역자로 이름이 나오지 않기 때문인지 성의 없이 번역한 원고가 많았다. 번역에는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있어야 하는데, 번역자들이 중동 역사나 시사에 지식이 모자라는 점이 번역에 그대로 드러났다. 워낙 짧은 시간에 번역한 원고들이라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지만 도저히 넘어갈 수 없는 번역 원고가 있었다. 번역을 잘했는지 못했는지는 원서와 대조하지 않고 번역문만 보아도 대개 알 수 있다는 것이 상식이다. 제대로 된 번역은 문맥이 매끄럽고 이해가 잘 된다. 오역이 많으면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이 많고 전체적으로 글이 매끄럽지 못한 법이다. 그러나 이 상식은 대단히 잘못된 것임을 곧 깨닫게 되었다. 한 일간지의 외신부장을 지냈고, 번역한 책만 5권에 이르는 한 번역자의 원고는 군더더기가 없고 유려하여 거의 손을 볼 필요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원서와 대조해 보니 첫 문장부터 엉망이었다. 문장마다 고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엉터리 번역에 질려서 출판사 직원들에게 '이 사람은 영한 자동번역기로 번역한 다음에 문장을 다듬은 것 같다'고까지 말하기도 했다. 도대체 얼마나 오역이 심한지 알아보기 위해 전부 원서와 대조하기로 했다. 그 문장은 "오사마 빈 라덴이 점령지로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원서 문장은 "Osama was preoccupied with…"였다, 알다시피 'be preoccupied with∼'는 '∼ 생각에 사로잡히다'라는 뜻이다. 가공할 오역, 아니 작문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문장이 앞뒤 번역 문장과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울렸다는 것이다. 번역하다가 한 문장을 오역하게 되면 앞 뒤 문장과 문맥이 맞지 않으므로 번역자가 오역했다는 것을 깨닫고 수정하게 된다. 그런데 이 경우는 잘 어울렸다. 전부 소설이었던 것이다. 한 문장도 남기지 않고 모두 수정했다. 책을 내는데 또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으니 몇 페이지가 빠진 상태에서 인쇄에 들어간 것이다. 시간이 없어 그 부분이 들어간 장을 통째로 제외했다. 이 과정을 겪으면서 책은 졸속 기획하여 시간에 쫓겨 내면 절대로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역자로 나오게 되니 걱정이 앞섰다. 날림 졸속 번역이라는 평을 받아도 할 말이 없었다. 그래도 제일착으로 나오니 주요 일간지들이 크게 다루었는데, 가장 먼저 보도한 <문화일보>의 서평에서 빠른 시간 안에 번역한 것치고는 번역이 괜찮다라는 평에 안도했다. 그러나 나는 지금도 이 책을 번역했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두 번째 번역은 2003년 창해출판사에서 나온 <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까지>였다.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저자로 한국에 널리 알려진 토마스 프리드만의 출세작으로, 원서는 1989년 발간되었는데 이상하게도 한국에는 늦게 번역되었다. 나는 1998년 외국어대 이란어과에 3학년으로 편입하여 1학기를 다닌 적이 있다. 그 때문에 외국어대의 여러 교수들과 박사들을 알게 되었다. 모 교수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와 중동에 관한 책을 번역해 달라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고 하였다. 계약 조건을 말하더니 반씩 나누어 번역하자고 제안했다. 용돈이 필요하던 나는 별 생각 없이 받아들이고 원서를 받기 위해 학교로 찾아갔다. 모 교수는 그 사이에 출판사 직원과 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금을 받았다. 교수실로 들어가니 내가 수락하지 않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계약금 절반을 준 다음에서야 전부 번역하라고 했다. 출판사에 같이 번역할 사람이 있다는 말을 했다고 했다. 그러니까 출판사는 공역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인데 내가 전부 번역하고 공역자로 나오지 않는다면 대리번역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공역자로 나와도 실제로는 공역이 아니므로 문제였다('50% 대리번역'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 계약 조건도 문제였다. 계약금에 인세 3∼4% 정도였는데 한국에서 중동에 관해 나온 책은 2쇄를 찍기가 힘든 것을 고려하여 1쇄로 끝난다면 번역자에게 들어오는 금액은 300만원 정도였다. 이를 반씩 나누면 150만원 정도이고 원고지로 계산하면 원고지 1매당 500원 꼴이다. 보통 영어 번역이 원고지 1매당 2500~3000원 수준이라는 점을 헤아릴 때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조건이었다. 결국 번역하다가 짜증이 나서 출판사에 연락하여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출판사는 <동아일보>에 실린 그 교수의 칼럼을 보고는 역자로 결정했다고 말했다(한국의 출판사들은 대개 교수 등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무 말도 못하고 지위가 없는 번역자들은 천시한다). 교수들이 대리번역을 잘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번역할 시간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 교수는 안식년이어서 시간이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교수가 안식년에 더 노는 것이 보통이다. 이 때문에 번역을 포기할까 하다가 모 교수가 반은 다른 애들에게 부탁하겠다고 하였다. 그 다른 애들 4명도 각양각색이었다. 다 졸업생들이었는데 한 명은 박사(나중에 이란어과 교수로 채용됨), 둘은 외국어대 영어과 졸업생으로 직장에 다니고 있었고, 나머지 한 명은 외대 졸업생으로 서울대 언어학과 석사 과정에 있었다. 나중에 교수가 된 아무개 박사가 번역한 문장 중에는 '해군이 후퇴하였다'라는 문장이 있었다. 육군도 아닌 해군이 후퇴한다는 말은 있을 수가 없다. 원문은 'withdrawal of marine'으로 '해병대의 철수'라는 뜻이다. 해군은 navy, 해병대는 marine인데 그리 어려운 영어단어가 아니다. 동사 'withdraw'는 '후퇴하다, 철수하다, (예금을) 인출하다' 등의 뜻이 있는데 역시 어려운 단어는 아니다(그런데 이 박사는 나중에 촘스키의 한 저서를 2권으로 번역했다). 우여곡절 끝에 번역서가 공역으로 출간되었는데 주요 일간지들이 서평에서 크게 다루어 주었다. 그러나 이 책도 내가 번역했다는 말은 하지 않는 편이다. 또 한 번은 나도 출판사도 교수에게 사기를 당해서 결국은 대리 번역이 되었다. 번역자는 곽아무개 교수(경영학)로 나왔다. 그는 출판사에 자신이 번역한 책이라면서 대학 교재로 쓸 것이기 때문에 초판을 다 사겠다는 조건으로 출판을 요청했다. 출판사는 속아서 나에게 감수를 부탁했다. "교수님이 영어는 잘 하시는데 외국에 오래 살다 와서 한국어가 어색하니 문장을 좀 봐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번역한 원고는 오역투성이에다가 이름, 지명 등 고유명사마저 틀렸다. 글자 크기마저 달랐고, 번역을 빠트린 구절도 종종 있었다.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들에게 맡긴 것이다. 그는 아이들이 번역한 것을 한 번도 검토해보지 않고 그대로 출판사에 넘긴 것이다. 여기에 대한 그의 변명이 더 기가 막혔다. 출판사가 전해준 말로는 자신이 번역했는데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어색한 표현을 잡아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제각각 수정해서 그리 되었다는 것이다. 3월 전에 나와야 교재로 쓸 수가 있었다. 그래서 2월 하순에 번역을 맡은 나는 3월 초까지 번역과 감수를 끝내야 했다. 진탕 고생해서 그 교수에게 받은 것은 번역료와 감수료를 다 합해서 고작 200만원이었다. 번역 과정을 볼 때 곽 교수가 번역자로 나온 그 책은 결코 좋은 번역이 아니다. 그래도 양호한(?) 번역에 속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책은 저술이든 번역이든 그것이 출간되기까지 과정이 복잡하다. 또 원고만 좋으면 좋은 책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편집부에서 오자 정도나 바로잡고 그대로 낼 수 있는 수준의 원고는 저술이든 번역이든 매우 드물다. 저자가 오랜 노력 끝에 열심히 연구하여 쓴 원고는 약간의 보완만 하고 그대로 낼 수 있으나 이런 원고는 한국의 학문 풍토상 적을 수밖에 없다. 적은 원고료에 빨리 하라고 독촉을 받는 번역인 경우에는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시간을 넉넉히 주고 원고료를 지금보다 최소한 2배 이상 주어야 번역의 질이 나아질 것을 기대할 수 있는데 현재 이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번역자는 하나도 없다. 보통 출판사 편집부가 보기에는 문제투성이 원고가 들어온다. 오자 정도가 아닌 오류를 잡아주기에는 역량이 미치지 못한다. 생각해 보라. 의학 전문 분야 책 원고일 경우 저술이든 번역이든 의사도 아닌 편집부 직원들이 어떻게 그 오류를 알 수 있겠는가. 역사 등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대기업 형태로 많은 전문 인력을 보유한 미국이나 유럽 출판사와 달리 영세한 한국 출판사가 발간하는 책은 그 질이 좋기가 어렵다. 전문 출판사의 책이 상대적으로 믿을 만하고 이것저것 잡다하게 내는 종합출판사의 책은 더 문제가 많다. 한국의 대형출판사도 미국이나 유럽 출판사에 비하면 턱없이 영세하다. 일단 들어온 원고는 편집부가 손을 보는 경우도 있고 외부에 맡기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 '손을 본다는 것'이 대단히 애매한 말이다. 번역의 경우 원서와 대조를 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를 하지 않고(하지 않는 경우보다는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대강 글만 매끄럽게 고쳐 내기도 한다. 원서와 대조할 경우 일부 오역만 고칠 수도 있지만 거의 재번역이라 할 정도로 손을 많이 보는 경우도 있다. 이 손을 잘 보느냐 못 보느냐에 따라 책의 질이 결정된다. 또 잘한 번역이라 하더라도 번역자의 공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명도가 높은 사람이 실제로 번역을 했지만 편집 과정에서 재번역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손을 많이 본 번역서도 대리번역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몇 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번역만 놓고 출판계를 말하면 출판사와 번역자, 독자 모두에게 문제가 있다. 특히 독자들이 얄팍한 속임수에 잘 넘어가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독자들은 변별력이 없어 이벤트나 허명에 넘어가기 쉽다. 한국에서는 허명이 높은 것이 부채가 아니라 엄청난 자산이 된다. 문제해결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당장 실천 가능성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그만 두고, 한 가지 구체적인 제안을 하고자 한다. 한국의 출판계에서는 계약서 작성을 잘 하지 않고 구두 약속이 보통이다. 그 이유는 따질 필요가 없는데, 이 때문에 수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피해는 거의 전부 번역자 감수자가 입는다. 그러나 번역자는 계약서 작성을 요구하기 어렵다. 번역 감수를 의뢰할 때 반드시 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는 법령을 만들고 위반할 경우에는 벌금을 부과하는 등 처벌하는 규정을 만들면 계약서는 자동으로 만들어진다. 이를 문화관광부 등 공공기관에서 한 통 보관하는 것을 의무화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 (클릭! 서평)새로운 비즈니스 지도 `감성 트렌드`
-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미스터 뷰티(Mr. Beauty), 미스 스트롱(Ms. Strong)을 아시나요?" 전통적으로는 `강한 남성`과 `아름다운 여성`이 미덕이었다. 그러나 세대가 변하면서 `아름다운 남성`과 `강한 여성`이 뜨고 있다. 최근 `왕의 남자`로 하루 아침에 스타덤에 오른 이준기와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삼순이`와 `금순이`는 새로운 시대의 미덕을 반영한다. 실제로 최근 제일기획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17~39세의 남성들은 필요하다면 남성도 메이크업을 할 수 있고(62.7%), 외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42%)고 응답했다. 또 요리를 즐기거나(36.7%), 연상의 여성과 결혼도 상관없고(71.3%), 육아휴직을 고려해 볼 수 있다(52%)고 말했다. 여성들도 가급적 힘이 센 것이 좋고(53.3%), SUV와 같이 큰 차를 운전하는 것이 멋져 보이며(63.3%), 연하 남성과의 결혼도 상관없다(54.7%)고 했다. 또 부모 부양 의무는 아들·딸 모두 같고(86%), 여성이 경제적 능력이 된다면 남성이 가사를 돌볼 수도 있다(63.3%)고 답했다. 신간 `감성 트렌드`는 이처럼 변해가는 고객의 트렌드를 읽어내야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키워드는 `감성`이다. 소비의 주요 관점이 기능이나 양에서 질과 감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 비유가 재밌다. 대중적 소비를 하는 소비자는 `아톰`이고 감성적 소비를 하는 소비자는 `캔디`다. 아톰은 제품의 양과 가격을 중시하고 합리적인 방법과 지식을 추구한다. 반면 캔디는 개성과 차별화된 질, 감성을 중시한다. `드림 소사이어티`의 저자이자 미래학자인 롤프 옌센은 GNP 1만1000달러가 넘는 국가는 꿈과 감성을 중시하는 `드림 소사이어티`가 된다고 정의했다. GNP 1만1000달러라는 `감성 변곡점`을 넘어서면서 급격히 감성 사회로 변한다고. 우리나라도 1인당 GNP가 1만1000달러를 넘었다. 감성 변곡점을 넘어 감성화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저자는 소득 증가와 주거수준 향상, 감성적 성향이 강한 여성 소비자층의 부각, 여유로운 생활에 대한 욕구 증대로 라이프 스타일이 감성으로 흐르는 것에 주목하고 시장을 지배할 최고 가치이자 기업이 선택해야 할 제 1 전략으로 `감성`을 꼽았다. 아울러 감성 전략으로 시장 곳곳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KTF는 한솔엠닷컴과 합병하면서 내세웠던 `First in mobile`이라는 회사 중심의 경영 컨셉을 최근 오렌지색 물감 위에 `Have a good time`이라는 문구를 띄워 고객 중심으로 바꿨다. 태평양은 `롤리타 렘피카`라는 디자이너 이름을 향수에 적용한 감성 상품으로 어렵다는 프랑스 화장품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영화 `웰컴투 동막골`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전쟁 이야기를 동화적인 감수성으로 풀어내 지난해 최고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했다. 건설 업계에서 현대건설보다 후발주자였던 삼성건설은 여성 고객의 취향에 맞게 실내 디자인을 설계하고 인테리어를 고급화한 `래미안(來美安)`이라는 브랜드를 선보여 수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아파트 디자인을 패션 디자이너인 앙드레 김에게 의뢰했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2000만원이 넘었지만 36대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최근 은행들이 커피전문점과 동거하는 `스토어 인 브랜치(Store in branch)` 추세도 감성 전략의 일환이다. 감성 가치 창조자들은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본 장기 불황의 탈출구도 `감성`이었다.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는 최근 감성 전략으로 선회하고 디자인이 예쁘고 얇으면서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단말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3세대 휴대전화 시장에서 NTT도코모를 이긴 KDDI의 `au`가 감성 전략을 내세워 성공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로 도약하고 있는 도요타와 최고 명품 세단으로 꼽히는 렉서스도 감성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감성 마케팅으로 성공한 기업을 꼽으라면 뭐니뭐니 해도 스타벅스다. 스타벅스의 성공 비결은 매스 마케팅 시대의 마케팅 전략 4요소로 일컬어지는 제품(product), 가격(price), 유통(place), 촉진(promotion) `4P`에 사람(people)을 추가한 것. 품질도 사람이 결정하고 매장 분위기도 사람이 좌우하며 사람간의 친밀감이야말로 최고 판촉요소이기에 스타벅스는 `사람`을 마케팅 요소 중 으뜸으로 꼽고 있다. 제품에만 감성 전략을 도입해서는 절반의 성공에 그칠 수 있다. 기업 경영 자체가 감성화 돼야 한다.저자는 감성 트렌드를 주도하기 위한 기업의 실행방안과 감성 기업이 되기 위해 조직 구성, 감성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모습도 제시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리더는 리더의 자격이 없다고. 부하로부터 "나는 이번에 부임한 상사에 의해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일이 이렇게 재미있다는 것을 처음 느낍니다. 요즘 최고의 충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것이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라는 고백을 받아낼 수 있어야 감성 리더라고. 저자는 감성 트렌드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며 무게를 뒀다. 수십년간 형성돼온 인구학적, 문화적 변화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감성 바람이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딱딱하고 무거운 경영서적과 달리 실생활에서 피부로 느껴지는 사례 중심으로 쉽고 재미있게 구성해 책장이 훌훌 넘어간다. 제목의 `트렌드`를 반영하듯 저자가 내세운 사례들도 갓 구워낸 빵처럼 따끈따끈하다. <작가>김영한. `총각네 야채가게` `스타벅스 감성 마케팅`으로 유명한 저자는 삼성전자와 휴랫팩커드에서 10년간 영업과 마케팅 실무를 담당하면서 시장을 예측하는 기술, 소비자를 분석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이후 삼성, 현대, LG, KT 등의 기업에 컨설팅 및 교육을 했다. 현재 마케팅 MBA의 대표로 마케팅과 플래닝 교육, 경제경영서 저술 활동을 벌이고 있다. <출판사>해냄 <정가>1만원
- (클릭! 서평)그린스펀 경제학의 위험한 유산
-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사람들은 그를 마에스트로(Maestro), 역사상 최고의 경제학자, 세계의 경제 대통령이라 부른다. 그 어떤 대통령의 임기보다 오랜 18년동안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했던 그는 바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앨런 그린스펀`이다. 31일 퇴임하는 그를 두고 미국 언론은 "워싱턴에서는 드물게 최고일 때 물러난다"고 평했다. 1998년말 러시아가 대외 부채를 갚지 못해 전세계가 혼란에 빠졌을 때 영국의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세계의 이목이 앨(Al)에게 쏠려 있다"는 제목을 달았다. 여기서 `앨`은 그린스펀이다. 1999년 5월4일 뉴욕타임즈는 "그린스펀만 있다면 금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라는 기사를 썼다. 2000년 3월 타임유럽은 다음과 같은 우스꽝스러운 질문을 제기했다. "전구를 바꾸는 데 몇 명의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필요할까?" 잡지는 다음과 같이 재미있는 대답을 했다. "한 명이다. 그린스펀이 전구를 들고 있고 나머지 세계가 그를 중심으로 회전하면 된다." 같은 해, 프랑스는 그린스펀에게 프랑스 최고의 레종도뇌르 훈장을 수여했다. 2년후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세계 경제를 안정시킨 뛰어난 공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이끈 지혜와 경험이 영국에 많은 교훈을 줬다`며 기사 작위를 수여했다. 그가 가는 곳곳마다 빨간 양탄자가 깔렸다. 그린스펀은 시장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고 앞을 내다보는 정책을 제시해 명성을 쌓았다. 그는 수많은 위기와 변수 속에서 미국 경제를 고성장·저물가·저실업의 `신화`로 이끌었다. 의장 취임 두 달 만에 맞은 주가폭락(블랙 먼데이)를 극복해냈고, 90년 걸프전 발발로 인한 오일 쇼크에 적절히 대처했다. 또 94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아시아·러시아 등에 불어닥친 외환위기와 2002년 발생한 9·11 테러의 충격도 무사히 넘겼다. 여기까지가 18년 권좌에서 물러나는 위대한 거장 그린스펀의 `빛나는 전기`다. 그렇다면 거장이 남긴 유산은 어떨까? 미국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 경제학 교수 래비 바트라는 신간 `그린스펀 경제학의 위험한 유산(Greenspan's Fraud)`에서 "거장이 남긴 유산이 실로 위험하다"며 빛나는 전기 이면의 어두운 그림자를 파헤쳤다. 그는 그린스펀의 신화가 `허상`이며 `그리노믹스(Greenomics, Greenspan+Economics)`라 불리던 그린스펀의 경제철학과 이론, 정책이 잘못됐음을 독하게 따져 묻는다. 바트라 교수에 따르면 세계 경제 대통령 그린스펀은 경제에 어려움이 닥쳐 올 때마다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지 않고 미봉책으로 일관했다. 미국 경제의 만성 질환인 수요 부족과 공급 과잉이 이를 반증한다. 설명하자면 이렇다. 그린스펀의 저임금 정책은 임금 인상이 생산성 증가에 미치지 못하게 했고 이로 인해 수요 부족과 공급 과잉이 일어났다. 그린스펀이 사용한 해결책은 부채 증가였다. 위기가 시작되는 시점마다 그는 연방기금 금리를 내려 수요 부족을 메웠고 부채를 창출했다. 엉터리 처방으로 작은 위기는 막았지만 수요 부족과 공급 과잉은 주기적으로 찾아왔다. 급성 질환이 만성 질환이 돼 버린 것이다. 책은 이 과정에서 그린스펀이 `자유시장`이라는 미명하에 부자의 지갑을 불리기 위해 중산층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사기를 쳤는지 이야기한다. 또 그린스펀의 `그때 그때 달라지는 경제 철학`에도 주목한다. 때로는 세금을 내리는 작은 정부를 지지했다가 정작 세금을 올리는 법안을 지지하고 무역적자 확대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얼마 안가서 무역 적자 확대가 별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책은 그린스펀의 이같은 변덕이 정치가나 월스트리트 투자가에게 유리한 주장을 펼쳐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주관적 이기주의`에서 비롯됐다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또한 그의 `뛰어난 현실 감각`이 그가 18년이란 오랜 기간동안 권좌에 머무는데 기여했다고 비꼰다. `변덕과 처세의 달인` 이것이 사람들이 `마에스트로`라고 칭송하는 그린스펀의 실체라는 것. 여기서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진다. 그리노믹스는 2004년까지 어떤 성과를 남겼는가? 책은 연간 6000억달러가 넘는 미국의 무역적자와 4000억달러가 넘는 연방 예산적자, 6조달러의 연방부채,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가 넘는 총부채, 3조달러가 넘는 대외부채, 생산자 임금의 수백배에 달하는 최고 경영자 임금이라고 답한다. 또한 막대한 빚더미와 소득불균형이라는 고질병을 안고 있는 미국 경제가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그리노믹스의 `위험한 유산`이라고 강조한다. 이제 그린스펀은 18년의 임기를 마치고 후임인 벤 버냉키에게 바통을 넘긴다. 과연 버냉키는 그린스펀의 낡고 냄새나는 구두를 신고, 머리에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여러 악재를 이고 제대로 길을 걸을 수 있을까. 그린스펀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발간된 이 책은 우상화된 그린스펀의 가면을 색다른 시각으로 벗겨낸다. 또 그리노믹스의 지적 사기를 통렬하게 파헤친다. 그러나 그린스펀이 함께 일했던 여직원과 염문을 뿌렸다는 등의 인신공격은 위험한 유산 목록에 포함시키기에 적절치 않아 보인다. 어쩌면 바트라 교수는 그 누구보다 그린스펀을 `완벽한 거장`으로 기대했는지 모르겠다. <작가>래비 바트라. 댈러스의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국제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여섯권의 책을 저술했다. 그중 `1990년의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 of 1990)`을 포함한 두 권의 책은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가 됐다. NBC, CNN, CNBC 등 방송에 자주 출연하며 뉴욕타임스, 타임, 뉴스위크 등 많은 신문과 잡지에 기고한다.<출판사>돈키호테<정가>1만7000원
- (클릭! 서평)멋대로 살아라
-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처음 이 책이 내 손에 쥐어졌을 때 "눈길은 끌지만 썩 맘에 들지 않는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모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를 난 쓸 생각이 없다`로 시작되는 머릿말을 접했을 때 조금 불편해졌다. "어떤 책일까?"하는 생각으로 책장을 쭈르륵 넘겼을 때 지나치게 많이 등장하는 주인공의 사진에 "이거 화보집 아니야?"하는 의심까지 들었다. 그러나 책장을 넘길수록 잡다한 생각이나 의심, 불편한 마음은 따뜻한 봄날 눈녹듯 사라졌다. 그녀의 밝고 경쾌한 발걸음을 따라 장단 맞추며 온 가슴으로 울고 웃게 됐다. 시인 류시화는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에서 이렇게 적었다.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사람의 머리와 가슴까지 30cm밖에 안되는 거리`라고. 그녀는 딱 힘을 빼고 한 발자국 뛰었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포~올~짝~. 우리도 따라해 볼까. 먼저 근육 풀기! 그녀는 심각한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심각한 인간이 받는 벌이란 결국 그 `심각함`이라고. `심각함`과 `신중함`은 다르다고. 심각함은 굳은 얼굴과 무거운 마음의 딱딱한 등껍질속에 웅크리고 들어가 삶의 수많은 아름다운 순간들을, 농담들을, 놀이들을 놓쳐버리는 것이라고. 준비 운동을 마친 우리에게 그녀는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제안한다. 인도에서 길거리에 버려진 가난한 개들에게 마음이 꽂힌 `안나`, 그녀는 전 재산을 팔아 매일매일 산만한 빵 광주리에 빵을 가득 사서 앙상하게 뼈만 남은 개들을 먹인다. 만나는 관광객마다 덥썩 끌어안는 포옹주의자 `사히드`. 허깅을 우습게 보지 마라. 치밀하게 계산할 줄 아는 명석한 두뇌(IQ)와 섬세하게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가슴(EQ), 끌어당기고 리드할 수 있는 카리스마(CQ)의 오묘한 배합이 바로 허깅(HQ, Huggish Quotient)이다. "답례하실 필요 없어요. 멀리서부터 우리 마을에 와 주신 분들께 그냥 춤을 추어드린 것 뿐이예요" 가난하지만 자존심을 잃지 않는 히말라야 여인까지.본격적인 수업 시간! 따뜻한 건 환영이지만 뜨거운 건 조심할 필요가 있다. `열연`은 거부한다. 이렇게 말하기 정말 미안하지만 어떠한 관계도 영원하지 않기에. 조금 `cool`한 냉각장치가 필요하다. 차가운 버터가 단단하게 서 있을 수 있는 것처럼. 외롭다면 위로받자. 괜찮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누구나 위로를 원한다. "All by myself"를 외치는 브리짓 존스도, 신혼의 신부도, 구걸하는 아이도, 악수하는 정치인도. 경고한다. 위로받지 못한 상처는 포악한 마음으로 흉터진다. 도저히 웃을 수 없는 순간에도 웃자. 그러면 `웃을 수 없는 순간`이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웃음은 어두운 방안에 불을 켜는 것과 같다. 아무리 깊고 오랜 어둠일지라도 씨앗만한 불빛만 있다면 단숨에 아침 안개처럼 사라져 버린다.힘겨운 요가 동작들을 끝내고 온몸의 근육이 구석구석 즐거운 땀냄새에 젖어 환희에 찼을 때 그녀는 `의미심장한 명상`을 제안한다. "그대들의 손가락을 보라. 무엇이 보이는가? 힘차고 당당한 엄지는 에고(ego)다. 언제 어디서나 불쑥불쑥 고개를 쳐든다. 나, 내것. 검지는 지배욕이다. 모두을 내 휘하에 두고 싶고 마음대로 움직이고 싶은 욕망. 중지는 동물적인 욕구. 가슴 밑바닥에서 숨겨진 채 끓고 있는 육욕과 탐욕이 그대들 손 한 가운데에서 가장 길게 자라고 있는 것을 보라! 약지는 지식욕이다. 그것은 자리만 바꾼 지배욕과 같다. 지식으로써 남 위에 서고자 하는 욕구. 보라. 검지와 약지는 똑같은 길이로 동물적 욕구를 떠받치고 있다. 소지는 사랑받고자 하는 나약한 의지다. 보호받고자 하고 애정의 그늘에서 자란 이끼 같은 심성이다. 그대들에게 말한다. 이제부터 명상을 할 때에 엄지와 함께 그 모든 손가락을 돌아가며 맞대어 에고와 함께 그 욕망들이 모깃불처럼 하나씩 사그라드는 것을 지켜보도록 하라. 지배의 욕망, 육신의 쾌락, 지식의 욕구, 애정의 갈구가 가뭇없이 사라진 자리에 무엇이 남는가? `쉬움(Easiness)`, 그것만이 남는다. 그 쉬움의 상태가 그대 본연의 모습이다. 그것을 늘 거울처럼 가슴에 지니도록 하라"<작가> 곽희영.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나라기획, 금강기획에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했다. 1999년, 회사를 그만두고 인도 정부의 문화교류장학생 프로그램으로 유학을 떠난다. 정통요가, 춤, 태극권, 명상 등을 배우고 귀국해 클럽메드 GO(Gentle Organizer)가 됐다. 잡지 `코스모폴리탄` 등 외국 언론에 `동양의 신비로운 요가 강사`로 소개되기도 했으며 `아시아 지역 대표 GO 4인`으로도 뽑혔다. 5개국어를 구사하며 가방 두개와 웃음을 가지고 전세계를 누비고 있다.<출판사> MCS<정가> 9500원
- (클릭! 서평)별의 상인
-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택시 운전과 파출부 일을 하며 어렵게 살아하는 부부에게 인생 역전의 기회가 찾아온다. 43억원 로또에 당첨된 것이다. 과연 그들은 이후 아름다운 동화의 엔딩처럼 `happily ever after`했을까? 빌려준 돈을 떼이고도 서운한 소리를 듣기 일쑤였으며 친하게 지냈던 이들이 돈 앞에서 변하기 시작했다. 대학에 들어간 아들은 학교에서 `로또`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돈으로 대학 왔다는 괴소문까지 들어야 했다. 무려 170억원의 당첨금을 탔던 또 다른 부부. 아내는 일을 그만두고 노는 데만 정신 팔린 남편이 못마땅했고, 남편은 친정 식구들에게만 돈을 쓰는 아내에게 화가 났다. 결국 당첨 9개월만에 이혼, 이후 계속된 소송에 몸과 마음이 누더기가 됐다. 얼마전 이같은 내용을 담은 `로또 당첨자들 어떻게 사나`라는 시사 프로그램이 방영돼 세인의 주목을 끌었다. 프로그램은 벼락부자가 된 이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돈만 있어 행복해질 수 없음을 시사했다. 눈에 보이는 `부(富)`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부`를 잃은 이들의 불행함을 고발했다. 질적인 행복이 내재되지 못한 양적 잣대로 측정되는 `성공`이 온전한 `성공`인가에 대한 교훈적 주제는 늘 있어왔다. 최근에는 이같은 교훈적 주제를 담은 경영 서적이 쏟아지고 있다. 경영에도 소위 `웰빙(well-being)` 바람이 불고 있는 것. 이들은 더 이상 승리를 위해 피터지게 싸우라고, 치열하게 짓밟고 올라서라고, 빼앗으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예의를 갖추라고, 남을 배려하라고, 나눔의 미덕을 실천하라고 이야기한다. 모래 바람이 부는 황폐한 땅의 주인이 되기 보다는 오아시스의 물을 나눠 마시며 웃으라고 한다. 그럼으로써 진정한 `부`를 가지라고 권고한다. `별의 상인`은 짧은 동화 형식을 빌려 마치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처럼 쉽고 재미있게 `진정한 성공`의 비법을 이야기한다. 핵심은 `타인의 성공을 도움으로써 나의 성공을 이루라`는 것. 대상인이 되고자 해안도시로 들어간 `레키`는 대상인 현자에게 마법의 양피지를 산 후 그의 가르침에 따라 항아리 무역상인 `알`의 성공을 도우며 점차 대상인이 되는 비법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서로 나누고 성공을 빌어주는 `별의 바다`의 별의 상인, 대상인이 된다. 그러나 함께 현자에게서 마법의 양피지를 산 스탐은 레키의 성공이 자신의 성공을 갉아먹는게 두려워 레키의 배들을 침몰시킨다. 그리고 무장선을 지휘해 수많은 선원들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된다. 유혈이 낭자하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권선징악`이라는 교훈적 동화를 대입하면 풀리지 않는 방정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의 부는 무한`하기에 모든 사람이 성공해 부를 서로 나누어가질 수 있다는게 저자가 전하는 강력한 메시지다. 스탐과 같이 `부의 경쟁 세계`에 살 것인지, 레키와 같이 `부의 공존 세계`에 살 것인지는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 후기를 통해 밝힌 저자의 소회가 인상적이다. `타인의 실패를 바라는 자신, 독점하고 싶어하는 자신, 나 혼자만 좋으면 좋다고 생각하는 자신, 그런 자신을 깨닫게 되더라도 스스로 질책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경쟁으로 인해 상처입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깨닫지 못했다면 창피해하거나 벌을 주는 대신 부드럽게 안아주십시오.` <작가> 이누카이 타보. 비즈니스의 성공과 마음의 행복을 동시에 손에 넣을 수 있는 `Happy & Success`를 사람들에게 전하는 성공 소설 작가다. 24세때 경쟁심만으로 중고차 판매업을 시작했지만 실패했고 `성공은 다른 사람의 성공에 공헌했을 때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성공자의 가르침에 따라 재도전해 4년후 마케팅 컨설턴팅 회사와 투자회사 등의 비즈니스 오너가 된다. 30대부터 사업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Happy & Success`를 사람들에게 전하는 책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출판사> 국일미디어<정가> 9800원
- 네이버, 책서비스 오픈
- [edaily 김윤경기자] NHN(035420)의 검색 포털 사이트 네이버(www.naver.com)는 도서 본문 검색 서비스에 이어 국내 포털 중 처음으로 서지정보, 가격비교 등 도서에 관련된 총정보를 제공하는 `네이버 책`(http://book.naver.com) 서비스를 오픈했다고 7일 밝혔다.
네이버 책서비스는 총 150만권 이상의 서지 정보를 기반으로 책 소개, 저자 소개, 목차 등 기본 정보 뿐 아니라, 미디어 서평, 네티즌 평점, 관련 서적 추천서비스 등 책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지난 7월 시작한 도서본문 검색 서비스 등을 총체적으로 제공한다.
또 리브로, 북파크, 예스24, 알라딘, 모닝365 등 국내 7개 주요 도서 쇼핑몰의 책 정보와 가격정보를 제공, 이용자들이 일일이 도서 쇼핑몰을 찾아 다니지 않아도 쇼핑몰별 할인정보, 배송정보, 적립금여부, 이벤트 등 정보 비교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원하는 책은 즉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 책서비스는 이달 중 도서에 대해 여러 가지 다양한 서평들을 모은 웹진 형식의 `북진`(Bookzine) 서비스와 이용자들이 직접 쓴 북 리뷰 정보를 서로 교환할 수 있는 도서 커뮤니티 서비스 등도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NHN은 앞으로 국내 최대 e북 데이터베이스(DB)를 보유하고 있는 북토피아와 함께 연간 1만권 이상의 도서 본문 컨텐츠를 추가해 나가는 한편, 출판업계와 함께 독서 운동을 전개해 책 읽기 문화를 장려하고 도서판매 증대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다.
- (서평)반도체에 생명을 불어넣은 사람들1,2
- [edaily 하정민기자] 트랜지스터를 만든 벨 연구소는 이 기술을 라이센스 얻으려는 소니에게 "가격이 워낙 비싸 보청기 용으로나 쓸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소니의 연구원들은 트랜지스터의 성능을 높이고 대량생산으로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춰 휴대용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만들어냈다.
요즘 각광받고 있는 LCD(액정 디스플레이)도 첫 발명은 웨스팅하우스의 작품이었고 시제품을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은 RCA였지만 미국기업들은 더 이상 앞서지 못했다. 최초의 LCDTV를 시장에 내놓은 것은 세이코와 샤프였다.
세계적인 첨단기술을 가진 기업들의 도전과 성공, 좌절과 실패를 다룬 책이 나왔다. `반도체에 생명을 불어넣은 사람들1, 2`(굿모닝 북스)가 그것.
이 책을 쓴 밥 존스턴은 과학과 기술, 첨단기술 분야의 전문기자로 영국 과학주간지인 `뉴 사이언티스트` 일본 특파원과 홍콩에서 발행되는 시사주간지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의 기술 분야 담당 특파원을 거쳐 미국의 월간지 `와이어드` 기고 편집자로 있다. 이 책을 옮긴 박정태는 한국일보 국제부 차장, 머니투데이 국제부장을 거쳐, 머니투데이 편집위원 겸 국제경제평론가로 있으며 `아시아 경제위기 1997~1998`을 지었으며 `존 템플턴의 영혼이 있는 투자` `템플턴 플랜`등을 번역했다.
이 책에서 밥 존스턴은 본 전자산업을 일궈낸 창조적 기업가들의 성공스토리를 묶어 패전의 잿더미에서 출발해 세계 초일류 전자산업을 일궈낸 일본의 기업인과 엔지니어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소개한다.
최초의 휴대용 계산기를 만들어낸 샤프의 사사키 다다시, 계산기용 LCD 개발에 성공한 와다 도미오, 수정 손목시계를 최초로 상용화한 세이코의 나카무라 쓰네야, 이 시계에 LCD를 얹을수 있게 한 야마자키 요시오, LCD 텔레비전을 개발한 모로즈미 신지, CCD개발을 완성해 캠코더를 가능케 한 소니의 이와마 가즈오, 반도체 레이저를 이용해 새로운 레이저 프린터를 만들어 낸 캐논의 야마지 게이조 등이이 책에 나오는 주요한 엔지니어들.연구소에서 새우잠을 자며 숱한 밤을 새운 끝에 신제품을 개발해낸 이들의 열정이 흠뻑 배어있다.
열 네살 때 시계상의 견습공으로 들어가 스물 한살에 세이코를 만든 하토리 긴타로, 의료기기 수리공으로 일하다 우연히 미국산 오르간을 수리한인연으로 야마하를 창업한 야마하 도라쿠쓰, 산부인과 전문의 출신으로 오로지 독일의 라이카에 견줄만한 카메라를 만들겠다는 집념을 이뤄낸 캐논의 초대 사장 미타라이 다케시 등 전설 같은 기업인들의 드라마도 펼쳐진다.
밥 존스턴은 이 책을 쓰는 데 5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했고 이 책의 주인공들과 100회가 넘는 인터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