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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여성포럼]"어느 순간만 참아 넘겨라"
- 정희선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원장 (사진=김정욱 기자 98luke@)[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우리나라 과학수사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태국 푸켓에 쓰나미가 덮쳤을 때 유전자 대조로 자국민 신원을 모두 확인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고, 범죄 현장에서 채취한 혈흔이나 머리카락을 통해 오차범위 60억분의 1 내에서 DNA를 찾아낸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이 오차는 100만분의 1 수준이었다. 과학수사 수준을 이 정도로 끌어올린 여성이 있으니, 바로 여성 최초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을 지낸 정희선 씨다. 한때 국과수는 여성에게 벽이 높은 곳이었다. 사연 많은 시신이 부검을 위해 쉼 없이 들어오고 미스테리한 사건에서 자그마한 실마리라도 찾기 위해 현장을 샅샅이 훑어야 하며, 수만 가지 약물을 테스트하고 분석해 사인을 알아내는 그야말로 고되고 험한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어떤 곳보다 여성들의 기여도가 높은 곳이 됐다. 정 전 원장이 처음 국과수에 들어갔던 1978년 3명에 불과했던 여성은 원장 퇴임할 때쯤 43명으로 늘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으로 과학수사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앞만 보고 달렸다국과수는 전문분야라 상대적으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적었지만 정 전 원장도 절대 깨지지 않을 것 같은 유리천장에 부딪혀본 경험이 있다. 누가 봐도 정 전 원장이 능력이나 경력 면에서 승진할 차례였지만 다음 순서였던 남자 동료가 먼저 승진하는 억울한 상황을 두 차례나 겪었던 것. 욱하는 마음에 사표를 던질까 생각도 했지만 몰려드는 일에 정신없어서 그만둘 시간조차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승진 기회는 놓쳤지만 대신 얻은 것도 많았다. 승진 탈락을 같이 아쉬워해 주는 동료들의 배려와 이해, 그리고 외국 연구원으로 유학갈 기회였다. 정 전 원장은 “어느 순간만 참아 넘기면 기회가 오더라”라며 “두 번 미끄러지고 결국 승진한 이후에는 과장, 부장, 원장까지 고속 승진을 했다”고 말했다. 그 옛날 여성 직원들에게 흔히 떨어졌던 커피 심부름에 대한 정 전 원장의 대응도 프로다웠다. 이왕 할 것이라면 더 적극적으로 하자는 생각에 국과수 내에서 커피 잘 타기로 유명한 동료에게 방법을 전수받기까지 했다. 당시 커피 심부름을 시켰던 상사 중 한 명이 유영찬 전 국과수 소장(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으로 훗날 정 전 원장의 남편이 됐다. [사진=김정욱 기자 98luke@]◇포용하고 보듬어라 정 전 원장이 사회생활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인간관계다. 술 마시고 접대하면서 만든 인위적인 관계가 아니라, 진심을 담아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만들어진 관계다. 그는 큰 선물을 하진 않는다. 대신 누굴 만날 때 초콜릿 선물을 자주 하는 편이다. 설날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는 직원들을 모아 작은 케이크 하나 사 들고 옛 국과수 선배들에게 인사를 다니기도 했다. 이렇게 세심하게 챙긴 것이 결국 탄탄한 인간관계의 근간이 됐다. 정 전 원장은 “관계 설정이 잘 돼 있으면 어떤 일을 추진할 때 주변에서 기꺼이 도와주겠다고 몰려든다”며 “이 같은 도움 덕분에 업무에서 성과가 나고 그 성과가 쌓여서 결국 원장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원장이 제시한 또 하나의 팁은 기업이나 기관의 수장에게 잘 보일 생각 하지 말고 바로 윗 상사에게 인정받으라는 것이다. 그 평가가 자연스럽게 조직 내에 알려지기 때문이다. 그는 국과수 여성 후배들에게 소중한 멘토다. 여성 원장이 탄생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여성 직원들에게 목표와 꿈을 제공했을 터. 덕분에 현재 국과수에는 여의사가 5명이나 된다. 법의학과장도 여성이 맡고 있다. 정 전 원장이 국과수의 여성 후배들을 특히 자랑스러워하는 부분은 남성 못지않게 자긍심과 의협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여의사들에게 “의과대학을 나와서 돈 잘 버는 개업의의 길을 걷거나 대학에 남아 교수가 될 수도 있는데 왜 월급이 절반 정도 밖에 안 되는 험한 국과수에 들어왔느냐”고 물으면 “국가 안전에 기여할 수 있는 보람된 일을 하고 싶어서”라는 답이 돌아올 때 반갑다고 한다. 지난 7월 국과수 원장에서 퇴임한 정 전 원장은 이제 후배 육성에 적극 나서려 한다. 특히 대학에 과학수사 과정을 두어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이를 아시아 과학수사 교육기관 거점으로 키워 그동안 약했던 아시아 지역의 과학수사 수준을 높이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She is..숙명여자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입사해 여성 최초 과장, 부장을 거쳐 2008년 국과수 53년 역사상 첫 여성 원장에 올랐다. 올해 34년간의 국과수 근무를 마치고 퇴임했다. 국내 최초로 소변에서 필로폰 성분을 검출하는 시험법과 모근을 이용한 필로폰 검사방법을 개발했고 서래마을 영아 유기사건, 석해균 선장을 쏜 범인, 연쇄살인범 강호순, 유영철, 김길태 사건 등 미제로 남을 뻔한 여러 사건을 해결했다. 특히 그룹 듀스의 멤버인 김성재 사망 원인이 동물마취제였다는 점을 밝혀낸 사건은 유명하다.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국제법독성학회 회장에 뽑힐 정도로 해외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 미국發 훈풍에 실적 기대株 '주목'
- [이데일리 강예림 기자] 지난주 증시는 1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3차 양적완화 발표에 힘입어 코스피가 넉달 만에 2000선을 넘어섰다. 같은 날 오후,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단계 상향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코스피가 2000선에 안착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장세로 가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충족됐다”는 의견을 내놨다. 더불어 “코스피가 2050~215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제시했다. 이제 이번 QE3효과가 실물경기 회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실업률등 관련 지표의 개선을 확인하는 일만이 남아있다. 증권사들은 분기별 안정적인 순이익 및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부각되는 기업들에 주목했다.◇ 실적개선 기대株 ‘인기’이번주 증권사들의 주간 추천주에는 하반기 호실적이 예상되는 종목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GS건설(006360)은 이집트 정유공장 및 호치민 메트로사업 착공에 이어 탄자니아 발전소 착공.미착공 프로젝트의 착공으로 실적 개선 기대된다며 신한금융투자의 러브콜을 받았다.우리금융(053000)도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었던 건설 및 조선 여신에 대해 2분기 충당금을 충분히 확보했고, 이로 인한 불확실성도 감소할 것이라는 신한금융투자의 평가를 받았다. 또, 순자산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이익 변동성이 축소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SK이노베이션(096770)도 하반기 석유정제부문의 제품 판매량 증가 및 정제 마진 회복세가 기대됐다. 화학부문 역시 PX 스프레드가 2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함에 따라 실적회복이 예상된다며 우리투자증권의 추천을 받았다.우리투자증권은 3분기 매출액 및 조정영업이익이 전기대비 각각 1조5214억원, 839억원으로 전망되는 삼성SDI(006400)를 추천종목에 올렸다. 삼성SDI는 최근 SB리모티브 지분 인수를 확정해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도 주가흐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대신증권은 이달부터 아이폰5용 인셀 터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수율이 급격히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LG디스플레이(034220)를 추천했다. 특히 4분기 아이패드 미니용 패널 수요 본격화로 전체 특수 패널 수요가 긍정적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현대증권은 LG상사(001120)를 추천했다. 오만 유전생산 재개에 따른 실적 개선 및 E&P부문의 가치상승으로 4분기 뚜렷한 실적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KB금융(105560)은 4군데(SK증권,하나대투증권, 현대증권, 한화증권) 증권사의 러브콜을 받았다. KB금융이 ING생명을 인수할 경우, 기존 KB생명과 합쳐져 운용자산 규모는 빅3(삼성, 대한, 교보)에 이어 업계 4위로 뛰어오르게 된다는 점을 주목했다. KB금융은 올해 2분기 연결순이익 5474억원으로 견조한 실적이고, 3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적모멘텀 ‘주목’코스닥에서도 탁월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들에 관심이 집중됐다. 동양증권은 연성회로기판(FPCB)전문업체인 플렉스컴(065270)을 주목했다. 플렉스컴(065270)은 1분기 ‘깜짝실적’ 이후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이 예상됐다. 특히 삼성 신규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출시에 따른 하반기 실적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국내 연성회로기판(FPCB )업체 중 유일한 베트남 진출에 따른 자회사 보유 메리트를 갖고 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새로운 세포침투 펩타이드(단백질)를 개발해 장기성장의 잠재력을 확보한 젬백스(082270)를 추천했다. 젬백스는 새로운 펩타이드 개발을 완료함으로써 국내외 신약개발 및 염증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도 지상파 콘텐츠 직접유통의 실질적 수혜자인 SBS콘텐츠허브(046140),진성티이씨(036890),비아트론(141000),유아이디(069330),SIMPAC(009160), 인터플렉스(051370),성광벤드(014620)등도 추천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 로봇 도우미·스마트카·원격진료…20년 후 미래상은?
- [이데일리 황수연 기자] 안방 벽면 스크린에서 혈압, 심전도 등 몸 상태 진단을 받고 일어났더니 주방에서 도우미 로봇이 아침상을 차리고 있다. 필요한 디자인과 기능을 직접 주문해 구매한 나만의 스마트카로 출근하는 길, 스스로 주행하는 차 앞 유리창에 펼쳐진 오늘의 일정과 지난밤 온 영상 메일을 살핀다. 집에서 아이는 홀로그램을 통해 아이비리그 대학의 강의를 듣고, 부쩍 기운이 떨어진다는 아버지는 원격 진료로 의사와 상담을 받고 있다.산업융합이 가져올 2030년 미래상이다. 정부는 이 같은 미래를 위해 산업 강국, 생활 부국, 안심 대국이라는 3대 목표를 설정하고 제1차 산업 융합발전 기본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16일 지식경제부는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회 산업융합발전위원회’에서 “최근 소비자 기호의 다양성, 인문·예술의 가치 부각, 정보기술(IT) 등 4대 융합요소기술의 성숙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우위 요인으로서 융합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우선 인문·기술·소프트 산업이 융합된 산업 강국을 위해 연구개발(R&D) 기획부터 사업화 단계까지 전주기에 걸쳐 디자인 참여를 촉진하는 디자인 융합형 R&D 프로세스로 전환하고, 기술중심의 융합화 R&D 사업을 연극, 관광, 예술 등 인문학이나 IT 등 기술 분야 연구인력이 공동 참여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계획이다.또 IT를 활용한 원격 의료와 건강생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대용량 유전체 정보 분석기반을 구축하면서 개인 맞춤형 의료와 질병진단, 예방기술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장애인, 노년계층, 환경보호 등 다양한 주제의 기능성 콘텐츠를 제작하고 보급하기로 했다.걱정없는 안심 대국을 목표로 ‘재난안전 빅데이터 체제’를 구축하고, 심리인지 기술, 바이오 감지 및 IT 서버 기술 등의 융합화를 통해 지능형 범죄를 예방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태양광·풍력·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복합단지도 만들 계획이다.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세계 경제는 기술과 인문학이 융합돼 산업, 개인과 사회가 유기적으로 소통·협력하는 ‘대융합의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정부는 이번 제1차 산업 융합발전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산업·개인·사회 등 전 분야에 걸쳐 융합을 촉진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수립,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수연 기자 ppangshu@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