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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의 주전 경쟁과 몸값의 상관관계
  • 이범호의 주전 경쟁과 몸값의 상관관계
  •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꽃범호' 이범호(29.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만만찮은 일본 무대 첫 발을 내딛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스프링캠프가 시작되자 마자 이범호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수비력은 물론 타격에서도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논조다. 실제 뭔가 큰 문제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아직 예열 단계이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의 논조는 그만큼 이범호에 대한 팀내 관심이 높다는 증거로 해석하는 것이 적당하다. 이범호가 이처럼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한가지다. 소프트뱅크의 3루수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시선이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소프트뱅크의 3루 자리엔 이범호를 포함해 3명의 선수가 경쟁중이다. 소프트뱅크의 거포 내야수 유망주인 마쓰다와 지바 롯데에서 이적한 오티스까지 3루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아직 마쓰다와 오티스 모두 이범호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 그러나 둘 모두 만만찮은 타격 실력을 갖고 있어 쉽게 볼 수만은 없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며 다시 한번 이범호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범호는 일본 진출을 추진하며 분명한 원칙 한가지를 세웠다. "헐값에는 절대 가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돈 욕심을 내서가 아니었다. 돈만 생각했다면 (세금 등 여러가지 면에서)한국에 남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었다. 이범호가 드러내놓고 '돈'을 이야기 한 것은 미래를 내다 본 계획이었다. 많은 돈을 받고 입단할 수록 팀내 입지가 넓어진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프로 구단은 손익계산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돈을 주고 영입한 선수에게 먼저 기회가 돌아가는 것은 어느나라나 마찬가지다. 새로운 무대에 적응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충분한 기회다. 선수가 원하는 만큼 모든 것을 받아낼 순 없지만 우선권을 얻는 것은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이범호는 결국 3년간 최대 5억엔에 소프트뱅크행을 택했다. 소프트뱅크보다 먼저 손을 내민 구단들이 있었지만 몸값이 충족되지 않아 장고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이제 분명한 경쟁의 출발선에 서게 되자 이범호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이 증명되고 있다. 최근 닛칸 스포츠는 소프트뱅크의 3루 경쟁을 보도하며 세명의 몸값을 비중있게 다뤘다. 몸값이 경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였다.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이범호가 연봉 약 1억3천만엔으로 가장 높고 오티스(8천만엔)와 마쓰다(3천500만엔)가 뒤를 잇고 있다. 소프트뱅크 입장에선 몸값 순으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소프트뱅크는 일본내에서 빅 마켓 구단으로 꼽힌다. 흑자를 낼 수 있는 시장과 모기업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생각만큼 투자에 후한 구단은 아니다. 고쿠보(2007년) 이후로는 이렇다 할 FA 보강이 없었던 팀이기도 하다. 이범호의 선택은 친정팀 선배인 구대성의 조언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구대성은 뉴욕 메츠(2005년)에 입단했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구대성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몸값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같은 실력이라면 많은 돈을 받는 선수에게 먼저 기회가 돌아가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범호라면 충분히 일본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의 튼실한 몸값은 그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우선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0.02.04 I 정철우 기자
인생을 바꿔 준 피묻은 한방
  • [최익성의 저니맨④]인생을 바꿔 준 피묻은 한방
  • ▲ 삼성 시절 최익성(오른쪽). 그의 출발은 사진처럼 주변인이었지만 점차 팀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야구의 격언 중에 매우 유명한 것 중 하나. "한 경기서 최소 3번의 찬스는 옵니다." 실제로 야구를 보다보면 그 말이 사실임을 알 수 있다. 경기를 열심히 쪼개 살펴보면 아무리 강한 상대와 붙어도 3번 정도는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인생과 매우 닮아 더 매력적이라는 야구. 때문에 인생에서도 3번의 기회는 찾아와야 정상이다. 하지만 막상 살다보면 선뜻 이 말에 동의하기 어려워진다. 돈 없고 빽 없는 평범한 우리네 삶에서 '역전의 찬스'는 언감생심. 그저 버텨내기만해도 용하다 싶을 때가 더 많다. '최익성의 저니맨'은 이제 잠시 성공을 이야기 하려 한다. '지독한 불운의 상징'처럼 느껴지는 그에게도 '반전의 기회'가 찾아온 적이 있었다. 최익성의 인생에서 기회가 있었다면 우리네 삶 속에서도 한번 기대해볼만 하지 않을까. 2군 첫해, 난 시즌 막판까지 2군 타격 1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루는 감독님이 물으셨다. "2군 타격왕 하면 소원이 뭐냐." 난 거침없이 대답했다. "1군에서 한 타석이라도 서 보는 것입니다." 타격왕이 확실시되던 어느날, 감독님 호출이 있었다. 그리고 단 한마디. "오늘 1군 가라." 난 정신이 없었다. 꿈같은 현실이었다. 1군 경기 전 훈련이 끝난 뒤 나는 탈진 상태였다. 내겐 너무도 긴 하루였기 때문이다.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어디에 있어야 할지도 모른 채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삼성은 해태 이강철 선배의 역투에 막혀 0-10으로 지고 있었다. 8회였나 9회였나, 갑자기 내 이름이 불렸다. 남들에겐 아무것도 아닌 상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겐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순간이었다. 구름을 걷는 듯 했다. 하체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상대는 여전히 이강철 선배. 눈 감고 떠 보니 볼 카운트 2-0였다. 그리고 3구째 나름 대비하고 힘껏 배트를 휘둘렀다. 포수 파울 플라이. 어디선가 "뛰어"라는 소리가 들렸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덕아웃에 돌아온 뒤 코치님께 치고 달리지 않았다며 꾸지람을 들었다. 그리고 곧바로 2군행 통보. 나중에 알고보니 김충 2군 감독님이 "2군에서 타격왕 하는 선수가 있는데 1군서 뛰어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간청해 이뤄진 1군행이었다. 정말 감사했다. 그리고 이제 다음 꿈을 꾸기 시작했다. 삼성의 주전 외야수였다. 다들 내 1군 경험은 그걸로 끝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난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일단은 어쩔 수 없이 군에 입대해야 했다. 난 지금은 사라진 6개월 단기사병이었다. 홀어머니 모시고 산 덕(?)에 혜택이 주어졌던 것이다. 이것 역시 아버님의 선물이라 생각했다. 짧은 군 생활을 마치고 팀에 복귀한 나는 다시 2군에서 평범하게 생활하고 있었다. 그렇게 1년이 흘러가며 시즌이 끝나고 말았다. 시즌이 끝나면 2군 선수들에겐 인생이 걸린 기로에 서게 된다. 정리되는 선수들의 명단이 발표되는 날이다. 삼성은 95시즌이 끝난 뒤 미국으로 교육리그를 보냈는데 그 명단에서 빠진 선수는 해고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먼저 투수가 호명되고 이어서 포수. 내야수를 거쳐 외야수의 이름이 불렸다. 그리고 마지막 한명. "최익성". 내 인생이 늘 그렇듯, 난 맨 마지막에서야 선택을 받으며 선수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다. 평소 동경하던 미국 야구를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다. 난 그렇게 치열한 45일을 보냈고 '교육리그 최고 유망주'라는 멋진 타이틀을 거머쥐고 돌아올 수 있었다. 그 사이 한국에선 큰 변화가 있었다. 삼성에 백인천 감독님이 부임하신 것이었다. 1996년 첫 팀 미팅. 난 매우 익숙한 한 마디를 듣게 된다. "난 여러분을 똑같이 평가하고 지켜보겠습니다. 이름이나 이전 성적은 중요치 않습니다. 경쟁에서 이긴 선수가 경기에 나서게 될 것입니다." 순간, 내 머릿속엔 '바로 이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스쳐갔다. 난 나만의 방식으로 미친 듯이 뛰었다. 하지만 생각처럼 쉽진 않았다. 객관적인 내 위치는 60명 중 50등 정도였다. 아무리 이름값을 따지지 않는다해도 그 차이는 너무 크게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날,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백 감독님은 훈련이 끝나면 선수 한명을 지목해 선수들 앞에서 파이팅이나 구호를 이끌어내도록 시켰다. 이 순간만은 모든 선수에게 반말을 해야 했다. 난 내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그날, 난 선수들 앞에서 큰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감독님께 물었다. "감독님, 제 이름 아십니까." 백 감독님은 약간 당황하신 듯 하더니 껄껄 웃기만 했다. 난 외쳤다. "너희들, 감독님이 내 이름을 잘 모르시는 것 같다. 내 이름을 목청 높여 10번 부르고 끝낸다." 그날 삼성 훈련장에선 처음으로 "최익성"이란 이름이 멀리 울러 퍼져나갔다. 내가 조금이라도 감독님께 더 다가갈 수 있는 순간이었다. 전지훈련 초반, 난 한차례 고비를 맞았다. 타격보다 더 엉성했던 내 캐치볼을 비웃는 선배의 농담 한마디에 흔들려 버렸던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조바심이 날 약하게 만들었던 탓이다. 그러나 이철성 코치님의 도움으로 고비를 넘길 수 있었고 무사히 캠프를 마칠 수 있었다. 시범경기서는 잠시 2군으로 떨어진 적도 있었다. '결국 이름만 보고 뽑는건가'싶어 또 한번 좌절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빠르게 기회가 왔다. 1군 주전 선수의 부상이 생기자 내가 가장 먼저 1군에 불려올라갔다. 1군 합류 첫날, 난 선발 출장의 기회까지 얻었다. 상대는 당대 최강 좌투수 이상훈선배였다. 결과? 두타석 내리 삼진. 그리고 세번째 타석은 내야 플라이였다. 다행히 이후로도 기회를 제법 얻었다. 내 보직은 좌완 투수를 상대하는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한동안 난 이상훈 송진우 조규제 구대성 등 최강의 좌완 투수들과 맞서야 했다. 빙그레와 경기였다. 0-1로 뒤진 8회. 구대성 선배를 상대로 1안타에 묶인 상황. 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불같은 강속구에 움찔한 사이 볼 카운트 2-0. '또 이렇게 삼진을 당하는구나' 싶었다. 그 짧은 순간, 난 결정을 내렸다. '어차피 보고 쳐도 못 치는거 눈 감고 쳐보자. 날 만만히 볼테니 정면승부 하겠지. 하나,두~울,셋 타이밍 맞혀 배트나 힘껏 휘둘러 보자.' 이것 저것 아무 생각없이 배트를 휘둘렀다. '딱'. 공이 배트에 맞았다. 순간 손에서 감각이 사라졌다. 눈 깜짝할 사이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 내가 구대성을 상대로 홈런을 친 것이었다. 그것도 프로야구 1군 첫 안타를 말이다. 기쁨도 잠시. 10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난 아무것도 아닌 성적표를 들고 다시 2군으로 내려왔다. 실망이 컸다. 솔직히 아프다는 핑계로 한동안 훈련도 게을리 했다. 그런데 얼마 후 다시 1군 복귀 콜이 떨어졌다. 더 이상 기회를 놓칠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LG와 잠실 3연전이었다. 첫 경기서 대타로 나서 2루타. 2차전은 3만 관중이 들어찼다. 우리가 1-3으로 뒤진 9회초 2사 만루. 감독님 목소리가 들렸다. "대타 최익성" 마운드엔 내 데뷔전을 망쳐(?)버린 이상훈 버티고 있었다. 또 2스트라이크에 몰렸다. 그러나 쉽게 물러서지는 않았다. 계속 파울을 쳐내며 저항했다. 라인쪽으로 파울 타구를 날리고 1루로 달려나가는 순간, 왼쪽 장딴지에 경련이 생기며 그대로 끄러지고 말았다. 잠시 훈련을 게을리했던 탓일까. 짧은 순간, 후회를 했다. 하지만 그대로 쓰러져 있을 순 없었다. 트레이너가 달려와 나를 업고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바늘로 찌르면 경련이 멈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하게 "바늘로 허벅지를 찔러달라"고 외쳤다. 긴급 처방 후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이미 내 정신이 아니었다. 좌측으로 날아가는 파울. 1루로 달려나가던 난 또 쓰러졌다. 이번엔 오른쪽 장딴지였다. 다시 트레이너에 업혀 덕아웃으로 돌아와야 했다. 난 감독님을 향해 외쳤다. "저 빼지 말아주세요. 칠 수 있습니다." 심판들까지 덕아웃으로 와서 빨리 선수를 교체하라고 했다. 그러나 감독님은 날 기다려줬다. 다시 바늘로 허벅지를 수차례 찌른 뒤 타석에 섰다. 그게 몇번째 공이었을까. 난 이상훈 선배의 공을 받아쳐 유격수 머리 위로 날아가는 동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트레이너 부축을 받으며 덕아웃에 들어온 난, 한동안 아무 생각이 없었다. 무슨 일이 스쳐간 건지, 좋은 건지 나쁜건지도 몰랐다. 숙소에 돌아와서야 기쁨이 몰려왔다. 며칠 뒤 김용철 타격 코치님이 날 불렀다. "너 1번타자 칠 수 있겠냐. 감독님이 너 1번 타자로 쓰고 싶다신다. 1번 타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연구하고 있어라." 다른 선수들은 이럴 때 어떤 기분이 들었을지 모르겠다. 난 세상을 모두 얻은 듯 했다. 그리고 곧바로 1번타자가 무엇인지 공부를 시작했다. ▶ 관련기사 ◀☞[최익성의 저니맨③]내가 늘 몸을 날려야 했던 이유☞[최익성의 저니맨②]내 기본기가 부족했던 이유☞[최익성의 '저니맨'①] 최익성이 책을 낸다고?
2010.01.07 I 정철우 기자
이범호 ''트레이닝+통역'' 맞춤 도우미 영입
  • 이범호 ''트레이닝+통역'' 맞춤 도우미 영입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이범호(28.소프트뱅크)가 성공적인 일본 적응을 위한 만점 도우미를 구했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이범호의 통역으로 한화에서 트레이닝 코치로 활동중인 조청희 코치를 영입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조 코치는 야구 선수 출신으로 지난 1990년 일본으로 건너가 5년간 전문 학교에서 트레이닝 교육을 받았다. 이어 95년부터는 한화 트레이너로 입단, 올해까지 선수들의 몸을 책임져 온 베테랑이다. 이범호와는 중학교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빼어난 일본어 실력은 물론이고 선수들과 유대감도 깊은 것이 장점. 구대성 등 한화 선수들이 일본에 진출할 때마다 통역으로 함께하려고 시도했었던 이유다. 그동안 여건이 맞지 않았지만 이범호와는 인연이 닿게 됐다. 조청희 코치가 합류하게 됨에 따라 이범호는 한결 편한 마음으로 일본무대 공략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우선 신인 시절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조 코치는 의학적 진단은 물론 마사지에도 탁월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부상 부위의 재활은 물론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오랜 세월 함께 하며 쌓인 신뢰는 외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 이범호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가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 조청희 코치의 영입에 흔쾌히 동의한 이유이기도 하다. 조 코치는 "이범호 선수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 되어줄 생각이다. 몸 상태를 잘 알고 있는 만큼 부상 없이, 또 스트레스 없이 경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개인적으로도 일본의 야구 시스템을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때문에 제안을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지바 롯데에 입단한 김태균도 한화 출신 트레이너를 고용, 개인 트레이너로 함께 할 계획이다. 이어 이범호가 조 코치와 통역으로 함께함에 따라 둘 모두 자신의 몸을 챙겨줄 지원군을 얻게 됐다. 둘의 일본 진출에 한결 힘이 실리고 있다.
2009.12.28 I 정철우 기자
토마스 떠난 한화 마운드 '마무리 투수 누가 맡나?'
  • 토마스 떠난 한화 마운드 '마무리 투수 누가 맡나?'
  • ▲ 한화 이글스 마무리 후보 양훈(왼쪽), 구대성. 사진=한화 이글스[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한화 이글스가 최악의 상황에 몰렸다. 안그래도 올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는데 김태균, 이범호에 이어 마무리투수 토마스까지 떠났다. 전력 공백이 말이 아니다. 당장 한화 입장에선 마무리 투수감을 물색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쓸만한 마무리 투수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한화로선 걷잡을 수 없는 추락의 길로 접어들 수도 있다. 일단 한화는 토마스가 떠난 상황에서 외국인투수 2명을 모두 선발투수로 뽑겠다는 입장이다. 어차피 토마스가 일본 등으로 떠난다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충격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외국인선수 2명을 모두 선발로 뽑는다면 마무리는 국내 투수가 맡아야 한다. 새로운 투수를 데려오기 어려운 만큼 기존의 불펜요원 기운데 해답을 찾아야 한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우완 파워피처 양훈이다. 양훈은 올시즌 한화가 시즌 중반 이후 추락하기 전까지 불펜을 이끌었던 주인공. 토마스가 개인적인 문제로 경기에 나오지 못할 때 실질적인 마무리를 맡기도 했다. 볼넷이 많다는 약점이 있지만 90⅓이닝을 던져 삼진을 71개 잡았을 정도로 구위는 괜찮다. 제구력을 보완하고 경기 운영 능력을 키운다면 마무리로 기대해볼만 하다. 노장 구대성의 마무리 복귀도 점쳐지고 있다. 한때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구대성은 2007년 1승6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한 이후 전업 마무리로 활약하지 않았다. 이후 무릎부상 등으로 고생했지만 최근 몸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올시즌 주로 원포인트릴리프로 활약하며 71경기 55⅔이닝을 던져 승패없이 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전성기 구위에는 못미치지만 경험이 워낙 풍부한데다 경기운영능력이 뛰어나다. 부상이 괴롭히지 않는다면 여전히 수준급 마무리로 손색이 없다. 그밖에도 올해 좋은 활약을 펼친 황재규, 마정길 등도 새로운 마무리감으로 기대를 해볼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외국인 마무리투수감을 물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국인선수 영입은 선발투수 보다 구원투수감을 구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국내 투수들의 마무리 전환이 여의치 않으면 외국인투수에게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2009.12.09 I 이석무 기자
송진우 "정말 행복한 선수 생활 이었다."
  • [송진우 은퇴]송진우 "정말 행복한 선수 생활 이었다."
  • [대전=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송진우는 끝내 울지 않았다. 누구보다 오래, 또 화려했던 선수 생활의 마지막 날. 마음의 동요가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송진우는 끝까지 미소를 지어보이려 애썼다. 그는 "울지 않고 웃으면서 물러나고 싶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마지막이라는 아쉬움 보다 그동안 야구 선수로서 누렸던 수많은 영광의 기억이 그를 힘껏 지켜주고 있었던 것이다. 다음은 송진우와 일문 일답. -선발 마운드에 서서 애국가 울려퍼졌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애국가가 울릴 땐 늘 그날 게임에 대한 생각을 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 많은 생각을 했던 시간이기도 했다. 이제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잘 던지려 했는데 안타를 맞아서 좀 아쉬웠다.(웃음). 결과가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느낌은 참 좋다. 내가 오늘 타자를 상대로 공을 던졌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은퇴식 중 언제가 가장 감동적이었나. ▲야구를 초등학교 4학년때 시작했다. 조중협 선생님은 날 야구로 이끌어 준 분이셨다. 은사님과 만남이 있을 때 마음이 찡했다. 꼭 모시고 싶었는데 구단에서 승락해주셔 감사하다. 그분은 내가 야구하는 동기를 만들어주신 분이었다. 야구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분이다. 김인식 감독님과 마지막을 함께 하는 것도 감동적이었다. 또 처음에 프로와서 시작한 김영덕 감독님 선배로 있었던 유승안 강정길 이강돈 이정훈, 함께 우승을 이끌었던 장종훈 한용덕 구대성 같은 선수들 보면서 내가 참 행복한 선수 생활을 했구나 생각했다. -가족들은 무슨 말을 해줬나. ▲아들은 아무 말 없었다. 은퇴를 알고는 있는데 아직 큰 감흥은 없는 듯 했다. 농담으로 내 기록을 너희들이 깨달라고 했는데 무리라고 하더라(웃음). 아마도 아내가 제일 아쉬워할 것 같다. 힘들때나 좋을 때나 함께해왔기 때문이다. -이젠 선수때와는 다른 길을 가야 하는데. ▲잘해야겠다는 것 보다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한다는 생각뿐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 처럼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 있을거라 생각한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은퇴 소식이 알려진 뒤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이 많았다. 지금까지 내가 잘한 것도 있겠지만 정말 주위의 도움도 컸다.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하루도 허투루 보낼 수 없었다. 정말 감사드린다.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오늘 은퇴식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오늘 사인은 직접 냈나.▲난 언제나 포수의 감을 믿고 하자는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 생각하며 던져왔다. 오늘도 그랬다. 이도형 포수가 삼진 욕심으로 체인지업 사인을 냈던 것 같다. 평소같으면 잡을 수 있었을텐데 마지막에 눈을 감고 말았다(웃음). -후회는 없나. ▲없다. 이런 은퇴식을 할 수 있는 선수도 많지 않을 것이다. 눈물을 흘리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많이 참았다. 야구를 하겠다고 생각하며 준비하는 것과 그만둔다는 전제로 만드는 것과 큰 차이가 있더라. 역시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것 같다. 다시 해야 겠다는 생각은 없고 그저 오늘 잘 마무리 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 관련기사 ◀☞[송진우 은퇴]야구가 가장 즐거웠던 남자의 뒷모습☞'송진우의 마지막 타자' 박용근 "공을 오래 보려 했는데..."☞송진우 은퇴 경기 공 3개로 마무리…내야 안타 허용☞[송진우 은퇴]김인식 감독 조언 "선수 수준 이해하는 지도자 되라"
2009.09.23 I 정철우 기자
  • '이여상 결승타' 한화, 롯데에 고춧가루
  • [이데일리 SPN 김영환기자] 한화가 갈 길 바쁜 롯데의 발목을 잡았다. 한화는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10회초 터진 이여상의 결승타에 힘입어 롯데에 4-2,역전승을 거뒀다. 8회 1점을 쫓아가며 2-2 동점을 만들었던 한화는 10회 기어코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9회 정규이닝까지 2-2로 롯데와 승부를 가리지 못한 한화는 10회 들어 선두 타자 김태완이 롯데 마무리 애킨스로부터 우익수 가르시아의 키를 넘는 안타를 쳐내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어 김태균의 볼넷과 이영우의 우전 안타로 무사 만루. 그러나 박노민의 날카로운 타구를 박기혁이 잘 잡아내 홈에서 아웃시키며 상황은 1사로 변했고, 타석에는 이여상이 들어섰다. 자칫 병살타를 친다면 무사 만루의 황금 기회를 놓칠 수도 있는 상황, 한화는 이 경기에서 3개의 병살타를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이여상의 적극적인 배팅이 결승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이여상은 애킨스의 초구를 노려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여상과 함께 김태균도 2타점으로 역전승의 주춧돌을 놓았다. 1회 연경흠이 2루타로 득점권에 진루하자 김태균은 롯데 선발 조정훈으로부터 좌전 적시타를 뽑으면서 선취점을 도왔다. 1-2로 끌려가던 8회에도 2사 주자 2루에서 우측 담장을 맞히는 안타로 2-2 동점을 이끌어냈다. 한화 선발 안영명은 9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 10승의 감격을 맛봤다. 9회 동안 롯데 타선을 3피안타 3볼넷으로 묶는 위력적인 투구가 눈부셨다. 연장 10회말 무사 1루서 등판한 구대성은 2007년 10월 1일 잠실 LG전 세이브 이후 약 2년여만에 세이브를 따냈다. 시즌 첫 세이브. 롯데는 이날 패배로 경기가 없던 4위 삼성에 1.5경기 차이로 벌어지며 4강행에 한 발 더 멀어지게 됐다. ▶ 관련기사 ◀☞'만루 축포' 김재현 "젊은 선수들 투지 덕에 분위기 살아났다."☞'그라운드 홈런' 이성열 "남은 시즌 후회 남기지 않겠다"☞SK 연승 행진 선두 KIA까지 잡았다…10연승 완성☞'결승 2점포' 김재호 "홈런 칠 때마다 졌는데 승리 기뻐"☞'김재호 이성열 홈런포' 두산, 히어로즈 제압
2009.09.08 I 김영환 기자
올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마당쇠는 누구?''
  • 올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마당쇠는 누구?''
  • ▲ SK 전병두(좌), 삼성 권혁(중), SK 이승호. 사진제공=SK, 삼성 구단[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시즌 막판까지 순위싸움이 혼전 양상으로 계속되면서 매 경기 포스트시즌을 연상시키는 접전이 계속 되고 있다.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경기가 계속되다보니 중간계투의 비중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원래 투수운영이 갈수록 분업화되면서 구원투수들의 중요성이 강조돼왔지만 최근 들어선 그 역할이 거의 절대적인 수준까지 이르고 있다. 흔히 불펜투수 가운데서도 자주 경기에 나서면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선수를 일컬어 '마당쇠'라고 한다. 구원투수로서 '마당쇠'라는 별명을 얻으려면 일단 경기에 많이 나와야 할 뿐만 아니라 이닝도 상당 부분 책임져줘야 한다. 그렇다면 올시즌 최고의 마당쇠는 과연 누굴까. 일단 올시즌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한 투수를 꼽는다면 LG의 류택현을 들 수 있다. 류택현은 올시즌 67경기에 나와 가장 많은 등판 회수를 자랑한다. 한화의 구대성이 63경기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류택현이나 구대성은 잦은 등판에 비해 이닝수는 적다. 각각 42이닝과 46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다. 경기 당 채 1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주로 좌타자를 상대로 원포인트 릴리프로 출전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닝수로 놓고 본다면 SK 이승호가 눈에 띈다. 이승호는 올시즌 무려 62경기에 등판하면서 97⅓이닝을 던졌다. 1경기 선발로 나온 것을 제외하면 61경기를 구원등판했다. 2경기에 한번꼴로 나오면서 한 번 등판하면 2이닝 가까이 책임진다. 구원투수로서 이닝수만 놓고보면 한화 양훈과 두산 임태훈 이재우도 만만치 않다. 양훈은 62경기에 84⅔이닝, 임태훈과 이재우는 각각 55경기에 85⅔이닝, 49경기에 87⅔이닝을 던졌다. 최근 순위싸움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등판 빈도가 늘어나고 있음을 감안하면 100이닝을 채울 가능성도 충분하다. 마당쇠의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척도는 다름아닌 홀드수다. 올시즌 홀드 순위를 살펴보면 삼성의 '필승 계투조' 권혁과 정현욱이 1,2위를 달리고 있다. 권혁은 60경기에 나와 76⅓이닝을 던지면서 무려 21홀드를 기록했고 정현욱도 58경기에서 76이닝을 투구해 16홀드를 따냈다. 두 투수 모두 2점대의 훌륭한 평균자책점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올시즌 최고의 마당쇠를 찾는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SK 전병두다. 전병두는 올시즌 43경기에 나와 120⅓이닝을 던졌다. 최근에는 구원투수로 주로 나오지만 시즌 초반만 해도 선발투수 역할을 맡았다. 그야말로 선발 구원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할 때 마운드에 오르는 진정한 마당쇠인 셈이다. 올시즌 40경기 이상 등판한 투수가운데 100이닝을 넘긴 투수는 전병두가 유일하다. 성적도 7승4패8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52로 결코 나쁘지 않으니 올시즌 '최강의 마당쇠'로 손색이 없다. 재미있는 것은 올시즌 위용을 떨치는 마당쇠들 가운데 왼손투수가 대부분이라는 것. 이와 관련해 구경백 경인방송 해설위원은 "왼손타자에 비해 왼손투수는 훨씬 희소성이 더하다. 특히 빠른 볼을 던지는 왼손투수는 더욱 그렇다. 그렇다보니 경기 중 타자가 왼손투수를 상대하게 되면 더욱 낯설게 느끼게 된다. 거기에 경기 중 왼손투수가 들어오게 되면 상대의 흐름을 끊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2009.09.08 I 이석무 기자
  • '데뷔 첫 승' 허유강 "무조건 많이 던지는 것이 목표"
  • [이데일리 SPN 김영환기자] 프로 데뷔승을 거둔 한화 허유강이 "똑같다. 크게 감흥이 없다"라며 덤덤한 첫 승 소감을 전했다.허유강은 2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2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자신의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3-3으로 팽팽히 맞서던 4회 1사 1,2루에서 등판한 허유강은 강귀태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계속된 2사 1,3루 위기에서 히어로즈의 더블 스틸을 이도형과 송광민이 막으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감했다. 5회에도 강정호를 투수 땅볼, 황재균과 김일경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6회 구대성에게 마운드를 넘겼다.허유강은 "올시즌은 그저 많이 던지는 것이 목표"라고 다짐을 밝혔다.다음은 허유강과의 일문일답.- 프로 데뷔승을 거뒀다.▲ 똑같다. 별 거 없다. 이기고 있을 때 잘 던지는 것이 기분이 더 좋은 것 같다.- 최근 페이스가 좋은데.▲ 아직 부족함을 느낀다. 만족스럽지 않다. 완벽하게 막고 싶은데 조금씩 빈틈이 생긴다.- 4월달 활약 이후 2군에 다녀와서 달라진 것이 있나.▲ 마음가짐이 바뀌었다. 그 땐 참 힘들었고 고통스러웠는데 마음을 잘 추스렸다.- 올시즌 목표라면.▲ 없다. 무조건 많이 던지는 것이 목표다.
2009.08.23 I 김영환 기자
'전설' 송진우가 21년 후배 류현진에게 전하는 충고
  • '전설' 송진우가 21년 후배 류현진에게 전하는 충고
  • ▲ 한화 송진우(좌), 류현진. 사진제공=한화 이글스[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송진우(43)는 1989년 4월 12일 대전 롯데전에서 단 4안타만 내주고 프로 데뷔전 완봉승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수립했다. 송진우의 신인 데뷔전 완봉승은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다른 선수들이 흉내내지 못하는 마지막 기록으로 남아있다. 송진우가 데뷔전 완봉승을 거둔 뒤 정확히 17년이 지난 2006년 4월 12일 류현진이라는 고졸신인이 다시 큰 일을 해냈다. 류현진은 LG와의 데뷔전에서 7⅓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빼앗으며 3피안타 무실점이라는 엄청난 투구내용을 뽐냈다. 송진우와 같은 완봉승은 아니었지만 그 충격은 17년전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았다. 당시에도 이미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던 송진우는 자신을 꼭 닮은 류현진과 함께 선수인생의 후반기를 보내게 됐다. 사실 2009년 은퇴를 선언한 송진우와 2006년 데뷔를 가진 류현진이 함께 한 시간은 많지 않았다. 채 4년이 되지 않을 뿐이었다. 하지만 송진우가 류현진에게 미친 영향은 가히 엄청나다. 류현진이 프로에 들어와 구대성으로부터 서클체인지업을 배우면서 진정한 최고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그런데 그 명품 체인지업은 송진우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1997년과 98년 연속 6승에 그친 뒤 좌절을 겪었던 송진우는 1997년 교육리그에서 우연히 배웠던 서클체인지업을 연마했고 이후 1999년 15승을 거두면서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이후 송진우는 자신이 서클체인지업을 후배 구대성에게 선물했고 구대성은 다시 류현진에게 그 구질을 소개했다. 그런면으로 볼때 오늘날 류현진의 성공에는 송진우라는 영향이 컸음을 부인할 수 없다. 프로 데뷔후 4년간 정신없이 달렸던 류현진은 올시즌 다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데뷔 첫 해 18승6패 평균자책점 2.23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둔 뒤 이후 완만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승수는 18승 이후 2007년 17승, 2008년 14승으로 낮아졌고 평균자책점은 2.23에서 시작해 2007년 2.94, 2008년 3.31로 높아졌다. 그리고 2009년 류현진은 계속된 강행군에 지친데다 팀성적 부진이라는 불운까지 겹치면서 10승 문턱에서 힘겨워하는 신세가 됐다. 올시즌 평균자책점도 4점대에 이른다. 그처럼 올시즌 어려움을 겪는 류현진을 바라보는 '21년 터울'의 아버지 뻘인 형 송진우로선 안타까움이 클 수 밖에 없다. 송진우는 19일 대전 삼성전에 앞서 류현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하면서 "류현진도 언젠가는 고비가 한 번 올 것이다. 특히 류현진은 원래 체질적으로 살이 잘 찌는 스타일이다. 아직 젊으니까 괜찮지만 나이가 들면 불어나는 체중 때문에 더욱 고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송진우는 "현진이와 같은 젊은 투수들은 지금 잘 나가더라도 언젠가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너무 자신감에 넘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능력을 가진 재목일수록 더욱 꾸준하게 훈련해야 한다. 남들보다 한 발 더 움직이고 1분 더 뛴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진심어린 충고를 전했다. 그 날 저녁 류현진은 팔꿈치 부상을 뒤로 하고 14일만에 선발로 나와 에이스 다운 구위를 뽐내며 시즌 9승째를 거뒀다. 류현진 개인적으로 40일만에 올린 승리였다. 팀이나 류현진 개인에게 모두 값진 승리였다. 이를 바라본 '전설' 송진우 역시 류현진의 모습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관련기사 ◀☞류현진 "두자리 승수-탈삼진왕 반드시 해낸다"☞'류현진, 화려한 복귀' 한화, 삼성전 8연패 수렁 탈출
2009.08.20 I 이석무 기자
  • 최동원·이만수·김용희·한대화… 전설의 선수들 아쉽게 밀려
  • [조선일보 제공] 최동원 현 KBO(한국야구위원회) 경기감독관은 우완투수 부문에서 선동열(6표)에 이어 3표를 얻었다. 7명의 감독 중 2명이 선동열과 최동원의 우열을 가릴 수 없다며 중복 투표를 한 결과이다. 롯데와 삼성에서 활약한 최동원은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유일하게 혼자 4승을 일궈냈다. 투수 로테이션을 철저하게 지키는 현대 야구에선 꿈도 꾸지 못할 기록이다. 그는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1984년에 27승을 올려 재일교포 장명부(전 삼미·30승)를 뺀 국내 투수 최다승 기록 갖고 있다. 한 시즌 최다 탈삼진(223개) 기록도 함께 세웠다. 좌완 선발로는 송진우(한화)와 재일교포 김일융(전 삼성)이 2표씩을 얻었고, 현역 '영건'인 김광현(SK), 류현진(한화)이 한 감독으로부터 복수추천됐다. 최고 우완 선동열과 최고 좌완 이상훈은 최고 마무리로도 1표씩을 얻었고, 구대성·송진우(이상 한화), 정대현(SK), 임창용(야쿠르트)이 최고 마무리에 이름을 한 차례씩 올렸다. 이승엽이 5표를 얻은 1루수 부문에서 해태에서 활약한 김성한(KBO 기술위원)과 김태균(한화)이 각각 1표를 얻었다. 김성한은 지명타자로도 1표를 받았다. 포수 중에선 삼성의 간판스타로 타점왕 4회(1983~1985, 1987년), 홈런왕 3회(1983~1985년), 타격왕 1회(1984년) 관록의 이만수 현 SK 코치가 2표를 얻어, '제자' 박경완에게 밀렸다. 두산 김경문 감독도 1명의 감독으로부터 최고 포수로 인정받았다. 2루수에선 김성래(전 삼성) 현 SK 타격코치가 2표, 김광수(전 OB) 현 두산 수석코치가 1표를 얻어 박정태(4표)에게 밀렸다. 롯데에서 2차례나 올스타 MVP로 뽑혔던 김용희 프로야구 해설위원과 1982년 세계선수권대회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3점 홈런을 때린 한대화 삼성 수석코치는 각각 2표를 얻어, 3루수 1위 김동주에 1표 뒤졌다. 외야수 부문에선 2차례(1991~1992년) 타격왕에 오른 '악바리' 이정훈(현 천안북일고 감독)이 좌익수와 중견수로 각각 1표, 심정수(은퇴)가 좌익수와 우익수로 1표씩 얻었다. 이종범(KIA)은 유격수 2표, 중견수 1표로 표가 분산됐다. 지명타자 부문에선 3루수 부문 3표로 최다득표를 한 김동주를 비롯, 김봉연·김성한(이상 은퇴), 페타지니(LG)가 1표씩을 얻었다. ▶ 관련기사 ◀☞7개 구단 감독들이 꼽은 역대 프로야구 '최상의 라인업'
류택현 "묵묵히 팀을 위해 던지는 지금이 행복할 뿐"
  • 류택현 "묵묵히 팀을 위해 던지는 지금이 행복할 뿐"
  • [조선일보 제공] LG 왼손 투수 류택현(38)은 국내 프로야구 투수 중 송진우(43), 구대성(40·이상 한화), 가득염(40·SK)에 이어 네 번째로 나이가 많다. 하지만 여전히 류택현은 '왼손 스페셜리스트'로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상대팀의 왼손 강타자를 막아내는 게 주요 임무. 그는 올 시즌 팀의 80게임 중 절반이 넘는 46게임에 출전해 26과 3분의 2이닝 동안 8실점,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 중이다. 그는 지난 5일 국내 프로야구 최초로 통산 100홀드를 달성했다. 한국 프로야구에 지난 2000년부터 도입된 '홀드(hold)'란 세이브 상황, 즉 팀이 3점차 이내로 앞선 상황에서 구원 등판해 후속 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길 때까지 팀의 승리를 지킬 때 주어진다. 승리 기록을 쉽게 챙길 수 있는 선발투수나 세이브 기록을 따내는 마무리 투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중간 계투 선수들을 위한 기록이다 . '100홀드'라는 새 이정표를 달성했지만 이날 류택현을 위한 떠들썩한 축하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경기 중은 물론 경기 후에도 그는 구단이나 팬들이 준비한 꽃다발을 안을 수 없었다. 그래도 류택현은 "묵묵히 팀을 위해서 던지는 지금이 행복할 뿐"이라며 밝게 웃었다. "확실히 중간 계투 투수는 인기가 별로 없어요.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전 그냥 가늘고 길게 야구하고 싶어요." 1994년 OB(현재 두산)에서 프로에 데뷔한 류택현은 제구력 불안과 부상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1999년 LG로 이적했다. 2군을 전전하던 그는 2002년 커브를 개발하면서 자신감을 찾기 시작했고, 팀의 믿음직한 구원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그는 "투수에겐 '칠 테면 쳐보라'는 자신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어떤 코스에 던져도 내 공만 좋으면 안타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련함과 컨트롤을 바탕으로 상대 타자들을 요리하는 류택현은 운동을 안 할 때에도 손의 감각을 살리기 위해 왼손 검지와 중지 끝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어깨를 단련하기 위해 운전하는 동안에도 왼손으로 고무줄을 잡아당기는 훈련을 한다. "16년 동안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했는데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래하는 게 더 뜻깊은 것 같습니다. 100홀드를 달성했으니 앞으로 1000경기 출장을 위해 오랫동안 마운드를 지킬 겁니다." 류택현은 "송진우 선배나 구대성 선배가 은퇴한 뒤 프로야구 최고참으로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로 남고 싶다"며 웃었다.
한화 지금이 리빌딩 적기다
  • [과연 그럴까]한화 지금이 리빌딩 적기다
  • ▲ 김인식 감독 [사진제공=한화이글스][이데일리 SPN 백호 객원기자] 확률적으로 따져도 10연패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승률이 3할밖에 되지 않는 팀이라 하더라도, 10경기를 내리 질 확률은 2.8%밖에 안 된다. 1년에 치르는 133경기를 곱하더라도 3.73%. 즉 아무리 실력이 떨어지는 팀(승률 3할)이라도 한 해에 10연패를 경험할 확률은 4%가 채 되지 않는다. 한화의 승률은 3할보다 높으므로, 한화가 10연패를 하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한화는, 달가울 리 없지만, 10연패를 해냈다. 그 결과 1일 현재 4위 롯데에 실질 승차로 11.5경기차 뒤지게 되었다. 7위 LG에도 실질적으로 7경기차 뒤진다. 현실적으로 올 시즌 전망은 극히 불투명해졌다. 이제 한화는 리빌딩을 마음에 두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음을 언론을 통해 강조하고 있다. 물론 스포츠맨십을 고려할 때 ‘포기’는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더 큰 승리를 위한 전략적 ‘후퇴’는 필요할 때도 많다. 한화로서는 올 시즌 4강 진입에 대한 꿈을 거두는 대신, 전성기가 지났으나 아직 활용 가치가 있는 베테랑을 내주고 내년 시즌 이후를 기약할 수 있는 젊은 선수를 받는 거래를 꾀해야 한다. 다행히 트레이드를 통한 리빌딩을 한다고 할 때, 한화 입장에서 유리한 몇몇 조건들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화를 제외한 7개 팀이 모두 치열하게 순위경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3위 SK, 두산, KIA가 3강 구도를 형성하여 항쟁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팀들은 모두 전략 강화를 꾀하고 있다. 4위 롯데와 7위 LG간의 격차는 실질적으로 3.5경기차밖에 되지 않는다. 역시 4~7위 팀들 모두 4강 진입을 위해 전력 수혈을 원한다. 한화 입장에서는 유일한 판매자로서 7개 구매자를 상대할 수 있다. 또 하나는, 한화에 올 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는 베테랑이 몇몇 있다는 점이다. 올해 성적이 좋기 때문에 당장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팀들에는 도움이 될 선수들이다. 한화의 미래를 위해 투자해볼 수 있는 자원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명타자 겸 포수인 이도형이다. 이도형은 현재 타율 3할4푼6리에 8홈런 31타점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54경기, 178타석에만 나섰기 때문에 규정타석에는 들지 못 하고 있지만, 현재 규정타석인 224타석에 많이 부족하지도 않다. 그의 OPS는 무려 9할6푼9리다. 이진영(LG) 이택근(히어로즈) 홍성흔(롯데) 최희섭(KIA) 같은 각 팀 주축타자들보다 OPS가 더 좋다. 또 하나의 매력적인 카드는 외야수 강동우다. 그는 타율 3할1리 8홈런 30타점 49득점 13도루를 기록 중이다. 규정타석에 들어, 타격 공동 15위에 올라 있다. 도루는 공동 9위. 출루율도 3할6푼1리로 괜찮은 편이다. 1~2번 타순이 허전하고 주전 외야수들(김원섭, 김주찬)이 전력에서 이탈해 있는 KIA나 롯데에 특히 좋은 자원이 될 수 있다. 투수 중에서는 사실 매물을 찾기 어렵다. 구대성(방어율 6.38), 최상덕(6.75), 정민철(9.87), 최영필(10.13) 같은 투수를 사갈 구단은 없을 것이다. 다만 마무리 토마스를 원하는 구단이 만약 있다면, 한화는 주저 없이 한국인 선수를 받고 내줘야 할 것이다. 한화는 투수진의 세대 교체에 실패했다. 젊은 투수를 키워내지 못했고, 나이든 선수를 내주고 젊은 투수를 데려오는 거래를 하지도 못했다. 사실 최근 몇 년간은 한화가 꾸준히 정상권에 도전했기에, 그런 트레이드를 할 여유도 없었다. 그렇다면 4강 탈락이 일찌감치 유력해진 올해가 기회가 될 수 있다. 순위 다툼에 몸이 달아오른 다른 팀들을 살살 부추겨 내년을 위한 최상의 거래를 빚는 데에, 한화 구단은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
2009.07.02 I 백호 기자
  • 임창용, 한국인 사상 첫 올스타 팬 투표 1위
  • [경향닷컴 제공] '나고야의 태양' 선동열도 누리지 못한 영광을 '야쿠르트 수호신' 임창용(33·야쿠르트)이 이뤘다. 일본 무대를 밟은 지 겨우 2년째다.  임창용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팬 투표를 통해 일본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출전한다.  일본야구기구(NPB)가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팬 투표 최종 결과에 따르면 임창용은 29만9835표를 얻어 센트럴리그 마무리 부문 1위로 뽑혔다.  임창용은 29일 현재 18세이브, 방어율 0.00으로 리그 세이브 3위에 올라있다. 20세이브를 올린 리그 1위 나가카와 가쓰히로(히로시마)를 3만8000표차 이상으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그동안 이승엽(요미우리)은 물론 삼성 선동열 감독, KIA 이종범(이상 주니치), 한화 구대성(오릭스), 조성민(요미우리) 등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스타급 선수들이 일본 무대를 거쳐갔지만 팬 투표를 통해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선수는 임창용이 처음이다. 이승엽과 선동열 등은 모두 감독 추천 선수로 올스타 무대를 밟았다.  임창용은 올해 18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30.2이닝 연속 무자책점 행진을 하고 있다. 센트럴리그는 물론 퍼시픽리그를 통틀어 '무자책점 마무리'는 임창용이 유일하다.  올스타 중간 개표 때부터 줄곧 1위를 지켜온 임창용은 '최대 변수'로 꼽혔던 최종 우편 집계에서도 선두를 지켜 선발 오다케 칸(히로시마), 중간 계투 야마구치 데쓰야(요미우리)와 함께 올스타전에서 센트럴리그 대표 투수로 뛰게 됐다.  이승엽은 센트럴리그 1루수 부문에서 20만1791표를 얻었으나 올해도 구리하라 겐타(히로시마·44만1840표)에 뒤져 2위에 그치며 감독추천 출전을 기대하게 됐다. 감독추천 출전 선수 명단은 7월6일 발표된다.  올스타전은 7월24일부터 이틀 동안 홋카이도 삿포로 돔과 히로시마 마쓰다스타디움에서 열린다.
  • "이종범만 노장이냐" 김동수·양준혁 등 맹활약
  • [조선일보 제공] 히어로즈의 포수 김동수는 만 41세 베테랑이다. 최근 1군 경기에 출장, 8경기에서 27타수 12안타를 때려 타율이 0.444나 된다. 히어로즈의 이숭용(38) 역시 최근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김동수와 함께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통산 최다 도루(549개) 기록 보유자인 히어로즈의 고참 전준호(40)는 부상을 당해 후반기 복귀를 노리고 있다. 삼성 양준혁(40)은 올해가 프로 16년째다. 통산 최다 홈런, 최다 안타 등 타자와 관련된 한국 프로야구 신기록은 거의 다 갖고 있다. 올해도 35경기에 출장해 0.306의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이다. LG 포수 김정민(39)은 이미 한번 은퇴를 했다가 2008년 복귀했다. 최근 왼쪽 다리를 다친 그는 "포스트시즌에는 꼭 뛰겠다"며 각오를 불사르고 있다. 같은 팀 최동수(38)는 지난달 30일 프로 16년 만에 10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우며 "내 진짜 목표는 20년을 뛰는 것"이라고 밝혔다. 마운드에선 송진우(43)가 최고령 투수다. 통산 최다승(210승) 기록 보유자인 그는 시즌 초반 구위가 옛날같지 않아 현재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구대성(40) 최상덕(38) 정민철(37·이상 한화) 가득염(40) 김원형(37·이상 SK) 류택현(38·LG) 등 옛날의 스타 투수들이 지금은 '조연'으로 마운드에서 볼을 던지고 있다. ▶ 관련기사 ◀☞이종범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
(게임르네상스)진짜 야구선수 나온다 `슬러거`
  • (게임르네상스)진짜 야구선수 나온다 `슬러거`
  • [이데일리 임일곤기자] 학창시절 전자오락실에 다녀봤다면 `스타디움 히어로`란 야구게임을 기억할 것이다. 장타력이 있는 뚱뚱한 캐릭터와 키가 작지만 발이 빠른 선수가 등장하는가 하면 사라지는 마구, 회오리 마구 등 다양한 구질이 등장하던 추억의 게임이다. 동네에 따라 다르지만 한판에 3회말까지 할 수 밖에 없어 끝을 보려면 동전 여러개로 정성을 들여야 했다. ▲ 일본 비디오게임사 `데이터이스트`가 만든 `스타디움 히어로`는 1990년대 전자오락실에서 인기를 끌었던 야구게임이다.네오위즈게임즈(095660)가 서비스하는 `슬러거`는 고전게임 `스타디움 히어로`에 사실적인 요소를 결합한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등장해 스타디움 히어로처럼 친근한 느낌이 들면서도 실제 야구 선수들의 세세한 특징을 그대로 살렸다. 선동열 등 유명 투수들의 투구폼도 100% 재현했으며, 김태균 선수가 방망이를 흔드는 특유의 자세도 똑같이 만들어 야구 매니아들에게 인기가 높은 게임이다. ◇ 마우스로 쉽게 조작..사실적 선수묘사 눈길 슬러거는 온라인 야구게임에선 처음으로 마우스를 이용해 쉽고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마우스를 이용한 다양한 구질, 타격, 수비 등의 조작이 가능하도록 구현한 것. 야구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누구나 손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 김태균 선수 캐릭터를 고르면 특유의 방망이 흔드는 폼을 볼 수 있다.캐릭터 마다 특징이 다르다. 캐릭터는 미니(Mini), 노멀(Nomal), 파워(Power) 세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체형에 따라 능력이 제각각이다.  게이머들은 각각의 캐릭터의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선수들의  능력치를 고려해 팀을 구성해야 높은 승률을 달성할 수 있다.  각 선수들의 바이오리듬에 따른 컨디션 시스템이 적용되기 때문에 그때그때마다 게임 양상이 달라진다. 선수들은 포지션과 라인업에 따라 성장치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등 전략적인 재미 요소가 반영돼 있다.  5등신 캐릭터를 사용해 실제와 같은 야구적인 표현을 강조했다. 선동열이나 구대성, 손민한, 최동원 등 유명 투수들의 특징적인 폼을 재현한 것도 눈길을 끈다. ▲ 5등신 캐릭터를 사용해 실제 선수들의 특징을 그대로 재현했다.◇ KBO와 라이센스 체결..실제선수 등장슬러거는 게이머가 야구 감독이 돼 상대방 팀과 게임을 붙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라이센스를 체결했다. 전국 57개의 고교 야구단과 8개 프로야구 구단이 그대로 나온다. 최근 2009 프로야구 최신 데이터도 반영돼 있어 올해 시즌 선수 이적현황과 신인 선수들도 기용할 수 있다. 김동주, 류현진, 이대호는 물론 이승엽 등 유명 선수들을 자신만의 선수로 키울 수 있는 육성모드도 특징이다. 선수들의 능력치 등을 상세히 적용해 플레이 할수록 선수의 능력이 증가한다. 특히 자신이 키워보고 싶은 선수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어 성장하는 캐릭터를 볼 수 있다.  프로야구를 기반으로 팀 생성 매커니즘을 그대로 게임에 옮긴 것도 눈길을 끈다. 슬러거는 야구팬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적극적으로 플레이 할 수도록 했다. 실제 슬러거에선 올해 두각을 보인 롯데 자이언츠를 선두로 기아 타이거즈나 삼성 라이온즈의 유저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 야구구단과 제휴 마케팅도 활발 슬러거는 작년부터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와 마케팅 제휴를 맺고 공동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롯데 거포 이대호 선수를 홍보대사로 기용해 다양한 홍보 마케팅을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동 마케팅은 구단의 새로운 팬은 물론 슬러거 유저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따라 올해에는 구단과의 제휴를 더욱 확대해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등 4개 구단과 함께 야구장을 통한 현장 이벤트와 대규모 광고로 슬러거를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2009.05.11 I 임일곤 기자
배짱 좋고, 제구력 좋고? "마무리 해"
  • 배짱 좋고, 제구력 좋고? "마무리 해"
  • [조선일보 제공] 프로야구에서 선발투수는 6이닝 3실점만 해도 '합격점'을 받는다. 하지만 마지막에 팀 승리를 지켜내는 마무리 투수는 안타 1개만 맞아도 '역적' 소리를 듣는다. '최고의 투수=최고의 마무리'라는 등식이 늘 성립하는 것도 아니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 한국 최고 투수로 명성을 날린 윤석민(KIA)은 지난 5일 히어로즈전에서 8회에 등판해 1점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해 패전 멍에를 썼다. 반면 같은 날 마무리 전문 오승환(삼성)은 한화를 상대로 9회 1이닝을 삼자범퇴로 가볍게 처리, 프로야구 최연소 및 최소경기 150세이브의 금자탑을 쌓았다. 1~2이닝 동안 9이닝을 완투하는 이상의 압박감을 이겨내야 하는 마무리 투수에게는 어떤 특별한 것이 있을까. ◆마무리 투수의 요건 ①강심장 마무리 투수는 동점 또는 역전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를 때가 많다. 그만큼 승부근성과 배짱이 요구된다. 마무리 투수로 명성을 날린 한화의 좌완 구대성(한화)은 "주자가 없으면 싱겁다"고 말하며 긴박한 상황을 즐겼다. 그가 3점쯤 앞선 9회에 마운드에 올라 안타를 1~2개 맞은 뒤 나머지 타자들을 범타 처리하며 경기를 끝낼 때면 "일부러 주자를 내보낸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②속구 앞세운 탈삼진 1점차 리드 때 1사 2·3루 위기라면 땅볼 타구로도 동점을 내줄 수 있다. 그래서 마무리 투수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이 빠른 볼을 주무기로 한 탈삼진 능력이다. 일본 주니치에서 마무리로 최고명성을 얻었던 선동열 현 삼성 감독은 153~154㎞의 직구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뒤늦게 속구 투수가 등판하면 볼이 더 빠르게 보인다. 현재 요미우리 구원투수 마크 크룬은 최고구속이 162㎞ 정도이다. ③낮게 떨어지는 변화구 강속구 못지않은 구원투수의 무기는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로 병살을 유도하는 능력이다. 외야플라이 한 개로도 점수를 내줄 수 있는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SK 정대현은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싱커가 주무기다. 베이징올림픽 결승에서 정대현이 쿠바 타자의 마지막 병살타를 이끌어 낸 볼은 낮게 깔린 슬라이더였다. 올해 선발로 변신한 두산의 정재훈은 마무리 시절 상하 변화가 큰 포크볼을 주무기로 구사했다. ④자로 잰 듯한 제구력 볼이 빨라도 마음먹은 곳에 던지지 못하면 볼넷을 내줄 수밖에 없다. 제구력이 흔들려 볼이 한가운데로 몰려도 역전당할 위험성이 크다. 오승환은 묵직하고 빠른 '돌 직구'를 타자들의 몸쪽과 바깥쪽으로 자로 잰 듯이 찔러 넣는 능력으로 최고 마무리로 우뚝 섰다. ⑤연투(連投) 능력 마무리 투수는 한 번 출장하면 4일 쉬는 선발투수와 달리 매일 불펜에서 어깨를 달구며 출격 채비를 갖춰야 한다. 2~3일 내내 마운드에 오를 때도 있다. 이효봉 프로야구 해설위원은 "김용수 LG 2군 코치가 국내 역대 최다 세이브(227) 기록을 보유할 수 있었던 것은 힘보다는 밸런스 위주의 투구를 앞세워 체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미·일의 최고 마무리 올 국내 프로야구에서 구원 부문 1위는 8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이다. 그는 2006년부터 최다 세이브 타이틀을 내주지 않고 있다. 오승환은 통산 150세이브로 이 부문 역대 6위에 올라있다. '고무팔' 송진우(한화)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200승-100세이브 고지를 함께 돌파한 선수다. 일본프로야구에선 야쿠르트 스왈로스 소속인 임창용이 올해 8세이브로 센트럴리그 2위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이 0.00점. 단 한 번의 실투도 없이 세이브 1위인 히로시마 카프의 나가카와 가즈히로(2패9세이브, 평균자책점 4.22)보다 더 영양가 높은 투구를 펼쳤다. 일본 통산 최다 세이브는 지난해 히어로즈에서 마무리로 뛰었던 다카쓰 신고의 286세이브. 미 메이저리그에선 현재 히스 벨(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조너선 브록스턴(LA 다저스), 프랭크 프랜시스코(텍사스 레인저스)가 8세이브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통산 기록에선 현역으로 뛰고 있는 트레버 호프먼(밀워키 브루어스·558세이브)과 마리아노 리베라(뉴욕 양키스·487세이브)가 역대 1·2위에 올라있다.
WBC가 한국 선수의 시즌 성적에 미치는 영향
  • [베이스볼 테마록]WBC가 한국 선수의 시즌 성적에 미치는 영향
  • ▲ 2기 WBC 대표팀 출정식 모습[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프로야구 개막이 코 앞이지만 여전히 화제의 중심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다. WBC 영광의 여운이 계속되는 것도 있지만 과연 WBC가 2009시즌 한국 프로야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더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WBC의 열기가 흥행몰이로 이어질지도 빼놓을 수 없는 관심사.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한가지 있다. WBC가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그것이다. WBC 참가가 선수들에게 독이 될수도 있다는 지적은 결코 쉽게 보아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WBC 3월 개최의 영향 WBC는 3월에 열리는 대회다.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3월은 4월부터 시작되는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즉 자신이 갖고 있는 베스트를 쏟아내는 시기는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WBC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예년보다 한달 정도 빠른 3월에 최고의 몸 상태를 갖춰야 한다. 말은 쉽지만 몸이 기억하고 있는 리듬을 감안하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투수들에게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몸의 변화에 야수보다 더 민감한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선 1회 WBC에 출전한 선발 투수들의 성적이 대부분 좋지 않게 나타났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한국은 어땠을까한국 투수들은 상대적으로 메이저리그 선수들에 비해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속도가 빠르다. 겨우내 연습량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연습 투구량은 최소 2배 이상이다.  때문에 WBC에 참가한 투수들이 받는 영향은 메이저리거에 비해 덜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1회 대회(2006년 3월)에 참가한 한국 투수들의 성적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결과에 도달한다. 상대적으로 국내리그에서 뛴 투수들의 성적이 안정적이었던 반면 메이저리거들의 성적은 모두 내리막길을 걸었다.  1회 WBC에 참가한 한국 대표팀 투수는 모두 13명. 이 중 부상으로 2006시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 봉중근을 제외하면 국내파는 모두 7명이었다.  이 중 2005시즌에 비해 성적이 나빠진 투수는 손민한(롯데) 박명환(당시 두산)과 배영수(삼성) 등이었다. 손민한은 18승에서 10승으로 박명환은 11승에서 7승, 배영수는 11승에서 8승으로 승수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방어율을 놓고 보면 큰 편차는 느낄 수 없었다. 박명환이 2.96에서 3.45가 된 것이 가장 높은 수치. 손민한과 배영수는 모두 2점대 방어율을 유지했다.  정대현(SK) 오승환(삼성) 정재훈(두산) 등은 오히려 성적이 크게 좋아졌다. 특히 오승환은 2006시즌 47세이브로 이 부문 아시아 신기록을 작성했다.  반면 메이저리거들은 나란히 부진했다. 박찬호(당시 샌디에이고)가 12승에서 7승으로 내려앉았고 서재응은 8승에서 3승으로 줄어들었다. 김병현만이 5승에서 8승이 됐지만 방어율은 4.87에서 5.57로 상승했다.  뉴욕 메츠에서 방출돼 한화에 새둥지를 튼 구대성은 그해 37세이브(방어율 1.82)를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한 바 있다.  ▲타자들의 부진투수들에 비해 타자들은 더 큰 편차를 겪었다. 대만전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을 마감한 김동주(두산)를 제외하면 1회 WBC에 나선 한국 대표팀 타자는 모두 16명.  이 중 2005시즌보다 타율이 오른 선수는 6명 뿐이었다. WBC를 통해 세계적인 거포임을 입증한 이승엽(요미우리)이 가장 눈에 띄었다.  이승엽은 2006시즌 일본 프로야구의 상징인 '요미우리'를 택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무려 41개의 홈런과 108타점을 뽑아내며 단박에 팀의 중심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현역 최고 유격수인 박진만(삼성)도 2006시즌 타율(.283)과 홈런(11개) 등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은 적잖은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이종범(KIA)은 2005년 타율 3할1푼2리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지만 2006시즌 2할4푼2리로 급전직하 했다. WBC서 4할 타율을 기록하며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었던 그 였기에 더욱 충격적이었다.  영원한 3할 타자처럼 느껴졌던 이병규(LG)와 이진영(당시 SK) 역시 3할을 밑도는 타율을 기록, 아쉬움을 남겼다.  타율만으로 타자의 성과를 모두 평가할 순 없지만 WBC에 참가했던 타자들의 전체적인 지표가 떨어진 것만은 분명하다.  이종범은 "대회에 맞춰 너무 일찍 페이스를 끌어올리다보니 정작 시즌에 들어가서 밸런스가 흐트러져 버렸다. (대회의 성공으로)지나치게 자신감만 갖게된 점도 어려운 대목이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많은 경기를 나서지 못한 선수라 할지라도 벤치에서 지켜보는 것 만으로 많은 공부가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1회 대회 이후 성적으로는 단기적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1회 WBC를 통해 병역혜택까지 얻으며 두마리 토끼를 잡은 이범호 김태균(당시 한화) 등은 2006시즌서 오히려 타율이 2푼가량 떨어졌다. 장기인 홈런도 6개(이범호) 10개(김태균)씩 크게 줄어들었다.  ▲이번엔 다르다?1회 대회에 이어 2회 대회에도 주전 우익수로 활약한 이진영은 "어려움이 있는 건 분명하지만 1회 때와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훈련의 강도가 달랐다는데서 찾았다.  이진영은 "1회 때는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 조절 정도의 훈련만 했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많았던 점도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한 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꽤 많은 훈련을 했다. 스프링캠프 만큼은 아니었지만 준비가 부족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같은 실패는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회 대회가 준 교훈이 있었기 때문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WBC도 중요하지만 시즌 역시 프로 선수들에겐 무시할 수 없는 삶의 터전이다. 한번 아픔을 겪은 선배들의 교훈이 후배들에게 남다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훈련량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알아서 많이 움직이며 할 일을 찾았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관련기사 ◀☞강승규 야구협회장 "야구발전위한 법률개정 추진"☞히어로즈 다이어리 발행...'히어로즈 첫번째 이야기'☞박찬호 이승엽 1차목표 통과 '대표팀 고사 한 풀이'☞이혜천 '전치 3주 부상' 개막 엔트리 진입 실패...이병규도 2군행☞[베이스볼 테마록]키플레이어 통해 본 8개구단의 고민
2009.04.01 I 정철우 기자
키플레이어 통해 본 8개구단의 고민
  • [베이스볼 테마록]키플레이어 통해 본 8개구단의 고민
  • ▲ WBC에서 부진했던 SK 김광현[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30일 열린 2009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서 8개 팀 감독들은 각각 올시즌 키 플레이어를 한,두명씩 꼽았다. '키 플레이어'란 문자 그대로 시즌 성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선수. 감독들의 마음 속엔 '해줄 것'이란 믿음보다 '해줘야 한다'는 기대가 더 크게 담겨 있다. 때문에 감독들이 지목한 '키 플레이어'를 따라가다 보면 그 팀이 안고 있는 문제와 고민의 한 자락을 엿볼 수 있다. ▲SK-김광현 한국시리즈 2연패팀인 SK는 올시즌에도 가장 탄탄한 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불펜이 강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속내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윤길현은 무릎 수술 탓에 시즌 출장 자체가 불투명하다. 조웅천도 현재 재활군에 머물고 있다.   좌완 불펜으론 정우람과 이승호가 건재하지만 오른쪽 날개가 약해진 것만은 분명하다. 신인 박현준은 아직 '기대주'일 뿐이다.   한 경기를 책임져줄 수 있는 에이스는 그래서 더 중요해졌다.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며 긴 이닝을 던져줄 수 있는 투수가 있어야 불펜 운영까지 덩달아 수월해질 수 있다. 김광현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상처를 하루 빨리 털어내지 못한다면 SK의 초반 레이스는 버거워질 수도 있다.   ▲두산-손시헌 이용찬 두산엔 유격수 요원이 차고 넘친다. 군에서 제대한 손시헌과 기존의 이대수 김재호. 여기에 FA 홍성흔의 보상선수인 이원석까지 가세했다. 트레이드 카드로 쓰기 좋은 선수들이 여럿 포진해 있는 것 역시 장점이다.      답은 이들 중 확실한 비교우위를 점하는 선수가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 고만고만한 선수가 많다는 건, 경쟁을 통한 성장에는 유리할 수 있어도 트레이드에는 별반 도움이 안된다.     군 입대 전 공.수에서 튼실히 유격수 자리를 지켜왔던 손시헌의 부활은 그래서 반드시 필요하다. 손시헌이 입대 전의 기량을 보여준다면 두산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전력 보강에 나설 수 있다.   마무리로 낙점된 이용찬은 성공 여부에 따라 두산 마운드 운영의 틀 자체가 바뀔 수 있는 카드다. 이용찬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시즌 중 또 다른 카드를 찾아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확실한 선발 요원이던 랜들 퇴출로 당분간 선발 공백이 불가피해진 두산 입장에선 더욱 그의 성공이 절실하다.   ▲삼성-김상수 삼성은 지난해 92개의 팀 홈런으로 이 부문 3위였다. 그러나 득점은 557개로 5위였다. 홈런 타자 앞에서 출루가 적었던 것, 그리고 누상의 주자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김상수는 그런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최적의 카드다. 많은 출루와 빠른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성근 SK 감독은 시범경기서 눈에 띈 선수 중 "삼성 김상수"를 첫 손에 꼽은 바 있다. "상대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플레이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삼성은 지난해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등 젊은 거포들의 등장으로 큰 힘을 얻었다. 그러나 아직 꾸준함까지 검증받은 것은 아니다. 만에 하나 지난해에 미치지 못하는 파워를 보일 경우에 대한 보험용으로도 김상수의 재치있는 플레이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화-신경현 한화는 올시즌 마운드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가장 중요하다. 타격의 파워는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팀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다만 벌어들인 점수를 지켜줄 투수들에게는 아직 의문점이 남아 있다.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등 노장 트리오는 마운드에서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그러나 김혁민 유원상 등 젊은 어깨는 다르다. 아직은 포수의 도움이 필요한 나이다.   김혁민 유원상등이 선발 한자리를 튼실히 버텨내 줄 경우 한화는 한결 수월한 경기 운영이 가능하다.   포수 신경현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볼배합은 물론 주자 견제능력까지 보여준다면 젊은 어깨들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공을 뿌릴 수 있게 된다.   ▲ 최희섭 [사진제공=KIA타이거즈]▲KIA-최희섭 KIA는 8개팀 중 가장 의문부호가 많이 달려 있는 팀이다. 전력의 플러스 요인만 따져보면 단연 최강이지만 그 기대가 모두 무너질 경우 허약한 팀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그 중심엔 최희섭이 있다. 최희섭의 방망이에 힘이 실린다면 이용규 장성호 등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러나 최희섭이 지난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경우 KIA는 매 경기 1점을 내는데 버겁던 최근 몇년간의 답답증이 재연될 수 밖에 없다.   조범현 KIA 감독은 미디어데이서 "마운드 운영으로 시즌을 풀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단 기대치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나아가보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최희섭이 더해진다면 보다 튼실한 전력 구성이 가능하다.   ▲히어로즈-황재균 강정호 정성훈은 꾸준함이 장기다. 있을때 크게 티가 나기보다는 없을 때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유형의 선수다.   히어로즈는 정성훈 트레이드 이후 한번도 걱정해본 적 없는 3루 자리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시즌을 맞고 있다.   3루는 생각처럼 쉬운 자리가 아니다. LG의 상징적 유격수였던 유지현도 포지션 변경을 택해야 하는 시점이 오자 "3루는 버겁다"며 2루를 택한 바 있다. 강습 타구는 더 많고 송구에 대한 부담도 크게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히어로즈 입장에선 10년 고민을 덜 수 있을지, 아니면 10년 고민의 출발점일지의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황재균과 강정호가 그 키를 쥐고 있다.   ▲LG-정찬헌 이범준 LG는 지난해보다 한결 나아진 전력으로 시즌을 맞게 됐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공격력에 한정된 예상이다. 마운드는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을 찾기 어렵다.   봉중근 기용설까지 유력하게 제기됐던 마무리 문제는 우규민과 이동현의 몫으로 돌아갔다. 부상과 부진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기에 아직 맘을 놓긴 이르다.   선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봉중근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지만 2, 3번 선발을 기대했던 박명환과 옥스프링의 페이스가 부상 후유증 탓에 기대만큼 올라오고 있지 않다.   박명환은 "빨라야 5월", 옥스프링은 "불안한대로 지켜봐야 하는 상황"일 뿐이다. 지난해 최하위 수모로 팀내에 가득 펴져 있는 패배의식을 걷어내기 위해선 4월의 선전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선발 두자리의 공백은 더욱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미완의 대기'가 '미완의 딱지'를 떼줘야 하는 이유다.   *롯데는 로이스터 감독이 키 플레이어를 특정하지 않았기에 제외합니다.▶ 관련기사 ◀☞SK 인천 뿌리내리기 1탄 '성화 봉송 릴레이'...박태환도 동참☞롯데 자이언츠 아이스크림 나왔다...롯데삼강 '자이언츠바' 출시☞박찬호 시범경기 2승째...5.2이닝 7K 위력투☞두산 '허리 부상' 랜들 결국 퇴출 결정☞[프로야구] 감독들이 꼽은 2009시즌 키 플레이어는 누구?
2009.03.31 I 정철우 기자
WBC 3년전 데자뷰? 'NO' 이번엔 다르다
  • WBC 3년전 데자뷰? 'NO' 이번엔 다르다
  • ▲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을 마치고 미팅을 하고 있는 모습.[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일본이 23일(이하 한국시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전서 미국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결과다. 벌써 일본과 5번째 대결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3년 전 아픈 기억도 고개를 젓게 만드는 이유다. 한국은 1회 WBC서 6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 했지만 미국이 멕시코에 덜미를 잡힌 덕에 간신히 4강에 오른 일본과 경기서 패하며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때문에 또 한번 마지막 승부를 일본과 치러야 한다는 점은 그다지 반가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3년 전과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경기를 대하는 선수들의 눈빛과 마음, 여기에 경기력까지 3년 전 그날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일본과 마지막 승부를 기대해봐도 좋은 이유다. 우선 일본의 결승행을 바라보는 선수들의 자세가 다르다. 1회 대회때만 해도 일본은 우리보다 전력면에서 앞서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선수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예선과 본선에서 두차례 승리를 거뒀지만 여전히 일본은 강한 상대라는 부담이 컸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WBC와 올림픽을 거치며 당당히 겨룰 수 있는 상대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았다. 5번이나 상대해야 한다는 건 분명 부담되는 일이지만 상대 팀이 일본이라는 것은 이제 그 이상도 그 이하의 의미도 아니다. 이진영은 "선수들의 마음은 똑같다. 일본이 결승전 상대라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력에서도 3년전 보다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1회 대회 4강전을 앞두고는 투수력에 큰 구멍이 생겼다. 있는 힘을 모두 짜내며 경기를 치르다보니 마운드 운영이 힘에 부쳤던 것이다. 특히 불펜 에이스 구대성이 경기 전날 담이 결려 4강전에는 아예 나서질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24일 결승전을 앞둔 한국의 투수력은 여유가 넘친다. 갑작스런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 등 큰 변수만 없다면 22일 베네수엘라전 선발이었던 윤석민을 제외하곤 모든 투수를 투입할 수 있다. 체력 안배도 잘 돼 있어 걱정을 크게 덜 수 있다. 또한 정현욱 정대현 등의 페이스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불펜 운영이 한결 수월해졌다. 김인식 감독은 베네수엘라 전에 앞서 "선발이 4이닝만 버텨주면 승산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불펜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는 의미다. 남은 승부가 결승전이라는 것도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이 될 수 있다. 1회 대회때는 4강 진출이 최종 목표였다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아무도 그만큼까지 해낼거라 생각하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또 병역 혜택도 4강 진출에 걸려 있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목표는 'WBC 첫 우승'이다. 다음이 없는 승부인 만큼 이번대회 최고의 집중력을 선수들에게 기대해 볼 수 있다. 여기에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우승을 차지할 경우 병역 혜택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 형성까지 가능한 분위기다.▶ 관련기사 ◀☞'5번째 일본전' 9번타자 가와사키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일본 미국 꺾고 WBC 결승행...한국과 5번째 대결☞이승엽 "한국의 힘은 하나 되어 싸우는 정신력"☞[이진영의 WBC 일기]결승전 상대? 중요한 건 자신감☞[WBC]'풀카운트 승부'로 풀어 본 박경완 볼배합의 위력
2009.03.23 I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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