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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성부비동염, 방치하면 치명적 위험...적절한 치료로 재발 벙지해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만성부비동염은 코 주위 얼굴 뼛속 공기주머니인 ‘부비동’ 염증이 12주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부비동 염증은 대부분 한 번 나빠지면 회복되기 어려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부비동은 코 주위 얼굴 뼛속에 공기가 차 있는 공간으로, 코 주변에 상악동, 사골동, 전두동, 접형동이 있다. 부비동은 음성을 공명하며, 흡입하는 공기의 습도 및 비강 내 압력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부비동 내벽은 점막으로 덮여 있으며, 자연공이라는 구멍을 통해 비강(코 내부 공간)으로 연결돼 있다. 점막에서 분비하는 점액은 외부 물질과 병원균을 포획하고 섬모 수송 작용을 통해 자연공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순천향대 부천병원 이비인후과 이재용 교수는 “만성부비동염은 오랜 염증으로 점막이 붓고, 섬모 수가 감소하며, 기능 저하가 나타난 상태다. 방치하면 드물지만 안와 주위 농양, 안구봉와직염, 뇌수막염, 뇌농양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증상은 코막힘, 비강의 농성 분비물, 코가 목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안면 통증, 두통, 후각 저하, 악취, 기침 등이다. 또, 만성부비동염 환자는 비부비동 점막에 물혹이 동반되는 경우가 비교적 흔한데, 이 경우 그 크기에 따라 코골이, 외비 변형, 안구돌출, 복시 등을 동반할 수 있다. 그 외 피로, 집중력 저하, 치통, 이충만감, 구취 등 증상이 나타난다. 급성부비동염에 비해 발열이나 안면통, 두통 등 통증은 드물게 나타난다.진단은 병력 청취, 내시경 등 신체검사 소견, CT 등 방사선 검사 결과를 종합해 진단할 수 있다. 비인두에 농성 비루 여부, 비중격(비강을 양측으로 나누는 연골과 뼈 부분) 만곡이나 코의 중 · 하비갑개(비강 내로 돌출된 콧살 부위) 비대 등 해부학적 구조 이상, 비용 동반 유무를 관찰한다.만성부비동염의 원인은 다양하다. 부비동이 정상 기능을 유지하려면 부비동 자연공 개방, 정상적인 점액 섬모 기능, 분비물 생성 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이러한 요인이 손상되면 부비동염이 발생할 수 있다. 면역 결핍도 만성부비동염의 원인 중 하나로, 잘 치료되지 않는 소아 환자라면 면역 결핍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 치과 수술이 증가하면서 치아가 원인이 되는 치성 부비동염도 증가하고 있다. 그 외 알레르기나 진균 감염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만성부비동염의 치료는 크게 약물 · 보조요법으로 이루어진 보존적 요법과 수술요법으로 나뉜다. 약물요법으로는 일차적으로 항생제와 혈관수축제를 사용하고, 원인과 증상에 따라 거담제, 진통제, 항히스타민제, 경구 및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를 병행해서 사용한다. 보조요법은 가피 형성 억제 목적으로 점막을 가습하고, 점액의 점성을 낮춰 원활한 배액과 섬모운동을 촉진한다. 생리식염수 비강세척, 국소온열요법, 습윤제를 첨가한 증기 흡입 등이 있다.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80년대 중반 개발된 부비동 내시경 수술은 확대되고 깨끗한 시야를 제공해 병변을 정확하게 제거할 수 있고, 정상 점막 보존에 용이해 수술 후 더 빠른 치유를 기대할 수 있다. 수술 방법은 자연공을 확장해 부비동의 병변을 제거하고 환기를 유지하며, 비강 내 구조적 이상 제거 및 교정, 필요시 병적 점막을 제거한다. 수술로 부비동 기능이 정상화되더라도, 섬모 기능 촉진 및 점막 염증 제거를 위해 항생제를 포함한 약물요법은 병행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약물 및 수술치료에도 불구하고 3~14%의 환자에서는 재발에 의한 재수술이 필요하다.최근 물혹을 동반한 만성부비동염 환자에서 생물학적 제제(Biologics)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생물학적 제제란 생물체에서 유래한 물질이나 생물체를 이용해 생성한 물질을 함유한 의약품으로, 염증성 질환의 병태생리 내에서 특정 분자 경로를 표적으로 치료한다. 최근 Dupliumab, Omalizumab 등 단일클론항체 제제들이 미국 FDA 승인을 받는 등 임상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이재용 교수는 “만성부비동염은 ‘축농증’으로, 흔히 말하는 비염과 혼동할 수 있지만 다른 질환이다. 비염은 알레르기나 외부 자극 물질, 점막 내 자율신경계 이상 등에 의해 점막 충혈, 맑은 콧물, 재채기, 가려움 등이 주된 증상이지만, 만성부비동염은 부비동 염증으로 인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성부비동염 환자라면, 건강한 점막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인 비강 세척, 습도 유지, 외부 자극을 피하기 위한 마스크 착용, 금연, 금주, 면역력 증강, 기저질환 관리 등이 도움이 된다.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하는 경우가 있으니 수술 후에도 정기적인 관찰을 통해 재발 감시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엔지켐생명과학, 녹용 0.002% 물질 재현 성공...대량 투약하면 만병통치약[천연물, K바이오 도약선봉]⑬
- 신종인플루엔자 치료제로 유명한 타미플루는 팔각회향이라는 중국의 천연물질을 활용, 개발돼 큰 성공을 거두었다. 아스피린, 탁솔도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치료제다. 일본에선 천연물질을 이용해 고지혈증 치료제 메바로친과 면역억제제 프로그랍을 개발했다. 세계 최초 항생물질인 ‘페니실린’도 푸른곰팡이에서 발견했다. 1940년대부터 현재까지 개발된 175개의 소 분자 항암제 중 약 75%가 천연물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대부분 대형 제약사는 천연물 신약 개발을 중단했거나 관련 연구비를 축소했다. 신약 개발에서 천연물은 극히 낮은 수율과 물질 공급이 어렵기 때문이다. 복잡한 화학구조로 합성이 어렵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월 보건복지부 등 11개 부처는 공동으로 보건의료기술육성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안의 골자는 천연물 신약의 개발 및 사업화다. 천연물은 동의보감·명심보감을 통해 이미 경험적인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했다. 독성이 낮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이데일리는 최근 정부 정책 기조와 천연물 신약의 장점을 살펴 국내 천연물 연구자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했다. 이번 취재는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지원했다. [편집자주][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①임상 2상에서 중증 구강점막염 지속기간을 위약군에 비해 100% 줄이고, 중증 구강점막염 발생률도 24.5%p 감소시켰다.②방사선에 전신피폭된 동물에 투약했더니 생존율 향상과 백혈구, 호중구, 혈소판, 적혈구 등 혈액세포 수가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다.③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아데노신 삼인산 생성을 억제한다. 대장암 동물실험에서 암 성장 억제율이 71%에 달했다. 면역항암제의 암 성장 억제율은 39%다.④T세포 보조세포인 Th1과 Th2 균형 유지로 염증을 제어한다. 아토피치료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만병통치약 얘기가 아니다. 엔지켐생명과학(183490)이 녹용을 모방해 만든 EC-18(PLAG)의 임상 및 동물실험 결과다. 녹용의 약리적 우수성에 관한 연구는 차고 넘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운용하는 학술지(JFDA, Journal of Food and Drug Analysis)에선 녹용 수용성 추출물(AVEAA)이 T세포, 대식세포 등의 면역세포에 영향을 줘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연구됐다. 또 다른 학술연구에선 녹용에 주요 성분은 감마-아미노부티산(GABA), 시알산 등은 면역체계 강화와 항염증 효과로 병원균 감염 시 생존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용은 마우스 비장세포 생존율을 회복시키고 면역 촉진 사이토카인을 활성화했다. 비장세포는 림프구, 대식세포, B세포, T세포, 수지상세포 등 면역 체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들을 말한다.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이데일리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 회장이 EC-18의 효능과 임상성과에 대해 발표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이데일리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통일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EC-18이 천연물 치료제서 경쟁력과 개발 성공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손기영 회장 및 김정석 신약R&D본부 기반연구팀장(박사, 이사)를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했다.◇ 천연물 합성해 녹용 재현...대량 투약으로 효능 강화문제는 녹용에 약리적 작용을 하는 성분은 0.002%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녹용 1㎏당 0.02g 밖에 없단 얘기다. 김정석 이사는 “EC-18은 팜유, 홍화씨 등의 천연물에서 추출한 성분을 합성해 만들어냈다”며 “천연물질에서 원료 추출하고 합성해 녹용 물질을 그대로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즉, EC-18은 녹용 물질을 재현한 천연물 치료제”라며 “이 치료제는 녹용과 동등한 효능을 낸다”고 강조했다.서울 아산병원의 김상희, 김명환, 이승규 교수 등은 녹용의 약리적 성분인 EC-18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성분은 ‘팔미토일-리놀레오일-아세틸-라세믹-글리세롤’(PLAG)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이 물질을 도입해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손기영 회장은 “선천 면역 세포로 불리는 백혈구가 우리 몸에 50%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이 백혈구의 50%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호중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항암제 투약을 지속하면 호중구가 혈액 밖으로 빠져나가며 감소한다”면서 “이는 항암제를 맞은 암환자들의 면역력이 급격히 약화되는 원인이 된다”고 덧붙였다.녹용은 혈액 밖으로 호중구가 유출되는 걸 막는다.김 이사는 “바이러스, 병원체 등이 체내 유입되면 팜프(PAMP) 신호가 활성화된다”면서 “또 이런 바이러스, 병원체 등으로 세포 손상이 일어나면 담프(DAMP) 신호가 활성화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기까지는 자연스러운 선천면역 반응”이라면서 “문제는 화학항암제가 정상세포에 손상을 주면, 팜프, 담프 신호가 끝없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연한 얘기겠지만 T세포가 과발현되면서 다시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면서 “그러면 다시 호중구가 배출돼 면역력 저하가 나타난다”고 덧붙였다.녹용은 이 같은 악의 순환고리를 끝는다. 김 이사는 “녹용은 담프와 팜프 신호를 차례로 제거한다”면서 “T세포 과발현이 줄어들면서 정상세포 손상을 멈추게 한다. 또 호중구 유출이 중단돼 면역력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곁들였다. 이어 “우리가 개발한 EC-18이 녹용과 동일한 효능을 내기 때문에 독보적 물질이라고 부르는 것”이라며 “EC-18은 1kg에 0.02g 미량으로 존재하는 물질을 대량 제조해 몸에 투여하면 약이 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EC-18은 천연물질 합성을 통해 녹용을 모방한 특징으로, 안전성 문제도 없다.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 회장.◇ 구강점막염, 우주방사선 등 치료제 개발 지속이 치료제는 십 년 가까이 연구와 임상을 거듭하며 상업화에 다가가고 있다.가장 앞서 있는 것은 구강점막염이다. EC-18은 지난해 3월 구강점막염을 적응증으로 FDA 임상 2상을 완료했다. 현재 복수의 기업과 기술수출 또는 공동연구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진행 수순이면 임상 3상 진입이 머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김 이사는 “화암화학·방사선요법으로 치료받은 암환자의 약 40%가 구강점막염에 걸린다”면서 “두경부암 환자의 경우 약 90%가 구강점막염에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만 연간 6만6000명의 두경부암 환자가 발생한다”면서 “그럼에도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구강점막염의 1인당 치료비는 2만5000달러(3200만원)로 글로벌 전체 시장 규모는 2조 3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8월 구강점막염 치료제 개발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던 갈레라(Galera Therapeutics)의 중증 구강점막염 치료제 아바소파셈(avasopasem)이 FDA 품목허가에 실패하면서 엔지켐생명과학의 EC-18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우주방사선 치료제로도 대규모 공급계약을 목전에 뒀다는 평가다. EC-18은 영장류 시험을 성공할 경우, 미국 정부비축 의약품으로 연평균 1000억원 이상의 공급계약이 기대된다. 현재 이 치료제는 급성방사선증후군을 적응증으로 설치류(마우스) 실험을 끝내고, 영장류(원숭이) 실험을 준비 중이다. 임상자 방사선 피폭 위험으로 설치류를 임상 1상, 영장류를 임상 2상으로 간주한다. 각각의 시험에 성공할 경우 미국 복지부와 게약을 진행한다. 비슷한 예로 미국 복지부는 지난해 10월 암젠의 급성방사선증후군 치료제 엔플리에트를 2억9000만달러(3700억원)어치 구매했다. 전략물자 구매는 3년 주기로 이뤄진다.특히, 최근 근로복지공단에서 북극항로 근무이력이 있던 대한항공 전 승무원의 사망사고에 대해 우주방사선 피폭에 의한 산업재해를 인정하면서, 상업적 가치도 커졌다는 분석이다.이 외에도 EC-18의 항암 효능을 앞세워 대장암, 췌장암 항암제로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손 회장은 “EC-18은 구강점막염, 급성방사선증후군, 호중구감소증 등에서 임상적으로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다”면서 “후속 연구개발과 기술수출을 통해 빠른 상업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 신약 기술수출 발표,주가폭락 굳어지는 패턴...예외적 상승조건은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제약바이오 주식 시장에서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소재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라는 투자 격언이 그대로 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기술수출이 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지속되는 경우는 대부분 다국적 제약사 대상이었다. 이데일리는 지난해와 올해 기술수출 13건의 사례와 주가 상관관계를 심층 분석했다. 이번 분석은 상장사이면서 계약 규모(계약금)를 공개한 기업 위주로 이뤄졌다. 장 마감 이후 공시는 다음 거래일 기준 주가로 확인했다.분석 결과,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계약 체결 후 주가는 큰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경우도 많았다. 오히려 곧 기술수출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계약 체결 전 주가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계약 상대방이 글로벌 빅파마이거나 계약규모가 1조원 이상일 경우 계약 체결 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2022년과 2023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기술수출 표. (그랙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기술수출 관련 주가 상승, 기대감에서 시작이번 사례 분석에서 계약 체결 공시 당일 5% 이상 주가 상승을 기록한 곳은 에이비엘바이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종근당 뿐이었다. 이외 대부분의 기술수출은 주식 시장에서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했다. 종근당바이오, 코오롱생명과학, SK바이오팜, 티움바이오, 차바이오텍의 경우 기술수출 계약 체결을 알린 당일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다만, 기술수출 체결 10일 또는 일주일 전부터는 기술수출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인해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기술수출 약 일주일 전 주가가 3만3000원 가량이었으나 기술수출 전날 3만7000원까지 올랐다.또 SK바이오팜과 제넥신은 계약 체결 10일전 대비 계약 체결 전날 주가가 8% 가량 상승했다. 티움바이오의 경우에도 계약 체결 일주일전 1만7450원이던 주가가 계약 체결 전날 1만8200원으로 약 4% 올랐다.실제로 기술수출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폭등 하는 경우는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지난해 7월 압타바이오는 당뇨병성 신증 신약후보물질 ‘아이수지낙시브’(APX-115)의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확보했다는 공시를 냈는데, 이후 기술수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공시 당일 주가가 29.79% 올랐고 다음 개장일에도 17.95% 상승 마감했다.퓨쳐켐 역시 지난달 개발 중인 전립선암 치료용 PET 방사성의약품 ‘FC705’와 관련해 중국 HTA와 체결한 텀 싯 계약을 기반으로 본계약 체결 전 최종 협의를 마쳤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기술수출 본계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간외 매매에서 주가가 10% 오르기도 했다.◇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 관련 깊은 ‘계약금 비중’은?기술수출에 대한 가치 평가는 다양한 기준에 의해 이뤄진다. 대표적인 것이 계약 상대방과 총 계약 규모다. 특히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계약금 비중을 중요한 척도로 꼽고 있다.계약금은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업프론트)으로도 불린다. 계약 상대방이 도입한 후보물질 개발을 중단한 뒤 권리를 반환해도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돈인 셈이다. 따라서 전체 계약 규모 중 계약금의 비중이 높다는 것은 계약 상대방 입장에서 도입하는 후보물질의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계약금 비중은 5% 안팎인 경우가 많다.하지만 기술수출 사례 분석 결과, 계약금 비중이 높다는 것 자체로는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못했다. 차바이오텍은 올해 3월 아스텔라스 재생의학센터와 약 430억원 규모 플랫폼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전체 계약 중 계약금이 200억원으로 계약금 비중이 약 46%에 달했지만 공시 당일 주가는 오히려 1.50% 하락했다.종근당바이오 또한 큐티아테라퓨틱스와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금 비중이 27.71%로 높았지만 계약 체결 공시 당일 주가는 -0.78%를 기록했다.◇계약 체결 후에도 상승세 이어가는 ‘두 가지’ 조건은?이처럼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가는 기술수출 계약 전 기대감에 오르고 계약 체결이 이뤄지면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기술수출 계약 이후 기술수출 계약 상대방과 총 계약 규모에 따라 더 큰 폭으로 주가가 오르는 경우도 있었다. 이 경우 두 가지 조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구체적으로 계약 상대방이 글로벌 빅파마인 경우 시장 반응과 관심은 계속 이어졌다. 또한 계약 상대방이 글로벌 빅파마이면서 전체 계약 규모가 1조원 이상이면 상한가 가능성이 더욱 높았다. 아울러 계약 체결일 포함 3거래일 가량은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제약바이오 업계 지난해 첫 기술수출 스타트를 끊은 에이비엘바이오의 경우 글로벌 빅파마인 사노피와 퇴행성 뇌질환 치료 후보물질 ‘ABL301’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총 계약 규모는 약 1조2700억원이다. 상한가 가능성이 높은 ‘글로벌 빅파마’와 ‘총 계약 금액 1조원 이상’ 조건을 충족한 만큼 주가는 계약 발표 당일 29.78%에 이어 4.02%, 11.76%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지난 6일 82년 기업 사상 최대 기술수출에 성공한 종근당 역시 글로벌 빅파마인 노바티스와 계약을 맺었으며, 총 계약금액이 1조7000억원 가량으로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 상한가에 가까운 26.11%의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상한가까지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빅파마 암젠과 1조6050억원 규모 항체약물복합체(ADC) 원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는데, 당일 약 10% 상승한 뒤 2일 후까지 주가가 지속 상승했다.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만해도 바이오 기업이 기술수출에 성공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주가가 폭등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투자자들도 계약 상대방, 계약 규모 등을 다각도로 따져가며 투자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지금일본바이오는] 토와약품 디지털치료제 개발 등 9월 이슈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최근 2주간의 일본 제약바이오 소식을 한국어로 제공한다. 지난주 들려온 일본 에자이의 디지털 치료제 자회사 설립 소식, 다케다의 ‘엔타이비오’ 피하주 크론병 적응증 확대 임상 승인, 토와약품 디지털치료제 개발 착수 등이 주요 이슈다. ◇ 日 에자이, 디지털 사업 자회사 설립일본 에자이는 12일 치매발병을 예측하는 디지털 사업회사 ‘Theoria Technologies’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Theoria Technologies’에서는 에자이가 보유한 데이터 제공 등을 활용하여 예측 알고리즘 개발과 디지털 솔루션 창출, 외부 데이터 제공 등을 실시할 예정으로, 2024년 4월에 사업을 개시하고, 우선 24년도에 경도 인지장애(MCI)·치매의 조기발견을 위한 발병 위험 예측 알고리즘의 서비스 제공을 시작할 계획이다.에자이는 조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recanemab)’를 개발하는 한편, 치매를 앓는 환자와 가족의 사회 과제 해결을 목표로 디지털 솔루션 개발 및 다른 산업과의 제휴로 치매 에코 시스템 구축에 노력해 왔다. 이번 설립한 신회사는 치매의 종류와 단계에 상관없이 모든 생활자의 ‘생존을 뒷받침‘ 하기 위해 생태계 구축의 기반이 되는 투명하고 중립적인 치매 플랫폼의 핵심을 담당하게 할 방침이다.2024년 중 MCI·치매 조기 발견을 위한 발병위험 예측 알고리즘 개발을 실시하며, 또 치매 당사자의 일상생활 동작을 기록함으로써 환자, 의사, 간병인 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지원하는 앱의 개발과 제공을 함께 한다. ◇ 에자이, 치매 협력 기구 구축...빌게이츠 벤처스 등과 협력영국의 저명한 의료 전문지 FIERCE에 따르면 일본 제약사 에자이를 비롯해서 생명과학, 데이터 과학, 학계 및 벤처기업 투자사 등이 연합한 치매 연구 협력 기구가 최근 설립됐다. ‘NEURii’로 명명된 이 연합기구는 공동으로 치매 사례를 예측하고 모니터링해서 궁극적으로 치매 진단을 위한 디지털 솔루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와 AI/머신러닝 분석을 활용하여, 치매의 초기 징후를 파악하고 병의 진행을 모니터링하는 저렴하고 세계화 가능한 툴을 개발하자는 것이다.창립멤버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카네맙 개발 일본 제약사 에자이, 빌 게이츠가 설립한 투자회사인 게이트 벤처스, 영국 에든버러 대, 영국 국립 연구기관인 헬즈 데이트 리서치 UK, 비영리 연구기관인 라이프에릭 등이다. 한국 에자이 뇌건강지킴이 플랫폼 새미 (사진=한국에자이)에자이에 따르면 이들 기구는 에자이의 기존 약물 연구 및 개발을 기반으로 현재 진단 및 치료법을 보완해서 궁극적으로 치매 치료에 도움이 되는 디지털 도구 구축이라는 거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NEURii’ 작업은 인공 지능 및 기계 학습 기술에 의존하여 새로운 도구를 형성하는 데 사용될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산더미 같은 임상 데이터와 환자의 대화 패턴을 분석하여 치매의 초기 징후를 포착하거나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맞춤형 AI 알고리즘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케다 ‘엔타이비오’ 피하주, 미국서 크론병 적응증으로한 임상 승인 다케다 약품 공업은 9월 14일, 항α4β7 인테그린 항체 ‘엔타이비오’ (베드리주맙)의 피하 주제제에 대해서, 중등증으로부터 중증의 활동기 크론병에 대한 유지 요법을 대상으로 한 신청이 미 FDA(식품의약국)에 의해 수락되었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중등증에서 중증의 활동기 궤양성 대장염 치료약으로도 신청 중이다.◇ 토와약품, 치매 디지털 세라퓨틱스 개발 착수토와약품은 9월 14일 치매의 주변 증상에 대한 디지털 세라퓨틱스(DTx)를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이어폰형 뇌파계를 다루는 스타트업 VIE STILE(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과 NTT 데이터 경영 연구소의 3사에서 공동 개발을 위해 업무 제휴했다. 치매에 따른 행동·심리 증상에는 근본적인 치료약이 없고, 후생노동성의 가이드라인에서도 약물치료는 추천되어 있지 않다. 효과적인 비약물 요법이 요구되고 있다고 하며, 3사는 브레인테크를 활용해 이러한 과제의 해결을 도모한다.일본 주요 제약 회사들 (사진=이데일리DB)◇ 아스텔라스, 아일랜드에 신공장…총 공사비 3.3억 유로아스텔라스 제약은 9월 14일 아일랜드 남서부 트러리에 무균 제제 제조 라인을 갖춘 공장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총공비는 3.3억 유로(약 522억엔)를 전망한다. 2024년에 착공해, 28년까지 조업을 개시할 예정. 무균제제의 제조능력을 강화하여 항체의약의 개발·상업화를 가속한다.◇ 日 애브비 ’스키리지‘ 궤양성 대장염 적응 추가 신청日 애브비는 9월 14일 항IL-23p19 항체 ’스키리지‘(일반명 리산키주맙)에 대해 중등증에서 중증의 활동기 궤양성 대장염의 적응 추가를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관해도입요법과 그 후의 유지요법이 대상으로, 관해도입요법에는 점적 정주 제재를, 유지 요법에는 피하주제제를 사용한다. 승인되면 건선, 크론병, 장폐농포증에 이은 네 번째 적응이 된다.◇ 다케다 ‘닌라로’ 저용량 제형 추가 신청다케다 약품공업은 9월 22일 경구 프로테아좀 억제제 ‘닌라로캡슐’(일반명 익사조미부시트산에스테르)에 대해 0.5mg 제제의 제형 추가를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종래에는 2.3mg, 3mg, 4mg의 3규격으로, 0.5mg 제제의 추가에 의해 다발성 골수종의 유지 요법으로 저용량(1.5mg)의 선택지를 제공한다.◇ 아사히 카세이, CAR-T 개발에 일본 국립 암 연구 센터와 공동 연구일본 국립암연구센터와 아사히화성은 9월 20일 CAR-T 세포요법 개발에 관한 공동연구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 센터는 주로 3개의 CAR-T 세포요법의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으며, 일부는 임상시험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공동연구에서는 동센터의 벡터, 세포제조, 면역분석 기술을 아사히화성으로 이관하여 시즈의 공동연구개발과 제조판매 승인에 필요한 제조, 공급, 품질관리법을 확립. 시판 후 CDMO에서의 제조로 연결한다.◇ 펩티드림, 제넨텍 및 RI-PDC 라이센스 계약일본 펩티드림은 20일 스위스 로슈 산하의 미국 제넨텍과 방사성의약품을 공동으로 연구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항암제 등 실용화를 목표로 실시되는 이번 계약체결로 제넨텍은 해외 임상시험과 제품화를 담당하고 펩티드림은 일본 내 임상시험과 제품화 권리를 갖기로 했다.펩티드림은 2023년 7~9월 예상 결산실적에 제넨텍으로부터 받게 될 계약일시금 4000만달러를 편성했다. 개발의 진전과 승인취득에 따른 성공사례금 수입으로 10억달러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펩티드림은 아미노산이 나열된 펩티드를 이용한 신약개발에 강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펩티드는 체내 목적한 장소에만 정확하게 작용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에 핍티드를 조합하면 암세포만을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다.방사성물질을 체내에 투여하면 환부 외에도 피폭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취급이 어렵다. 암세포 등을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는 펩티드와 조합하면 효과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카르나바이오, 신약 후보의 도출처가 해산카르나 바이오사이언스는 9월 20일 자사 창제의 STING 길항제를 도출하고 있는 미국 프레쉬 트럭스 테라피틱스(구 브리켈 바이오텍)가 청산·해산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카르나바이오는 2022년 2월에 브리켈과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있으며, 향후 계약에 대해 프레쉬 트럭스와 협의하겠다고 한다.◇ 참천, 24년 3월기 실적 예상 상향 조정참천제약은 9월 20일 2024년 3월기 실적 예상을 수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정 후의 예상(풀 베이스)은 매출 수익 2850억엔(종래 예상 대비 120억엔 증가), 영업이익 350억엔(30억엔 증가), 세전 이익 329억엔(31억엔 증가), 당기 이익 250억엔(26억엔 증가). 해외를 중심으로 한 매출 신장과 비용 최적화로 실적이 상정을 웃돌아 가고 있는 것 외에 미국 사업의 합리화가 계획보다 빨리 완료될 것이었다는 것을 반영했다.◇ 오츠카, 백혈병 치료제 ‘INAQOVI’ 유럽서 승인오츠카 제약은 9월 19일 DNA 메틸화 억제 배합제인 INAQOVI가 유럽에서 승인되었다고 발표했다. 적응은 표준 도입 화학 요법이 적합하지 않은 성인의 급성 골수성 백혈병. 이 약은, DNA메틸화 억제제 ‘다코젠’(일반명·디지타빈)의 유효 성분에, 분해를 억제하는 신규 대사 효소 억제제 cedazuridine을 첨가한 세계 최초의 경구 DNA메틸화 억제 배합제.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2020년에 승인받았으며 대호 약품 공업의 미국 자회사가 판매하고 있다.
- 무토준 韓후지LS 대표 "필름 기술을 바이오,의료에 접목한게 후지필름의 대박 비결"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기술의 진보는 단숨에 시장을 바꾼다. 디지털 카메라가 그랬다. 이 기술로 필름 산업은 빠르게 죽었다. 필름의 제왕으로 100년을 호령하던 코닥은 2000년대 초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같은 업종에 있던 후지필름은 달랐다. 후지필름은 자신들의 고유 영역을 버리고 과감히 신성장 분야인 바이오·헬스케어 사업, TAC필름 등에 뛰어들었다. 기존 사진에 쓰던 필름 기술을 바이오 및 의료계로 연결시킨 것이다. X선 필름과 내시경에 기존 필름 노하우를 담았다. 이후 그것을 헬스케어로 발전시켰다. 2008년에는 도야마화학공업(현 후지필름 도야마화학)을 인수해 제약바이오 사업까지 확대했다. 고모리 시게다카 후지필름 회장의 선견지명은 주효했다. 현재 후지필름그룹의 헬스케어(CDMO 포함) 매출 비중은 32%(작년 기준 약 9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한 후지필름은 최근 한국 사업에 힘주고 있다. 이미 한국으로부터의 매출은 5000억원을 넘었지만 바이오 사업에 성장 여력이 있다고 보고 최근 한국 바이오법인(한국후지필름라이프사이언스)도 설립했다. 주요 사업은 배지 등 바이오 원료 사업이다. 해당 법인을 이끄는 무토준 후지필름 한국법인 대표를 만나 그룹의 성장 동력과 한국 법인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무토준 후지필름 한국라이프사이언스 대표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후지필름그룹의 업종 전환은 20년 걸려서 진행된 대전환이었다. 과거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필름을 의료계로 연결했고 그것을 헬스케어로 연결했다.”무토준 한국후지필름 라이프사이언스(한국후지LS) 대표는 후지필름의 성공적 전환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생존을 위해 20년간 변화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무토준 대표는 필름 사업 기술을 그냥 버리지 않고 X선 필름과 내시경에 적용하는 방법을 고심했고 성공적인 전환을 이뤘다고 했다. 사업 방향은 예방-진단-치료 세 가지 키워드로 진행됐다고 했다. 무토준 대표는 “후지필름이라고 하면 보통 사진 회사로 떠올리지만 이제 해당 비즈니스는 14% 정도로 가장 비중이 작다. 반면 헬스케어 사업부가 32%로 가장 크고, 반도체, 바이오 소재 등 전자 재료 머티리얼즈가 24%, 복사기 등 비즈니스이노베이션은 30%로 이렇게 크게 4개의 카테고리로 그룹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후지필름, 필름→의료용 방사선→제약바이오로 산업 전환 성공실제 후지필름은 헬스케어에 분야에 속한 제약바이오 산업 전환으로 성공을 이룬 케이스로 꼽힌다.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인 ‘아비간’을 내놓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 파이프라인을 꾸준히 늘렸다. 이에 후지필름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작년 9조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 후지필름은 미국 줄기세포 개발 기업인 셀룰럴 다이나믹스도 인수, 재생의학 분야의 신제품 개발에도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임상 1상 이상 진입한 파이프라인은 총 8개다. 적응증은 알츠하이머, 고형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등이다. 무토준 대표는 “후지필름의 가장 큰 미션은 사회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면서 사회에 공헌하는 것인데 최첨단 의료를 발전시켜 세계인의 병을 치료하는 것이 매우 보람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 치료제로도 가능성을 보여주는 등 그룹에서 신약 개발도 지속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버드대에서도 후지필름을 비즈니스 전환 성공 사례로 교육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후지필름은 코어 기술로 유기화학, 케미컬 기술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업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후지필름 연구소 전경 (사진=후지필름)◇ 후지필름, 한국라이프사이언스 법인 통해 배지 판매 ‘주력’ 후지필름은 최근 한국에서 바이오 원료 분야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를 위해 작년 10월 한국후지필름 라이프사이언스를 설립했다. 한국후지LS는 바이오프로덕션과 세포 및 유전자 기반의 첨단 치료제를 위한 고품질의 세포배양배지를 공급할 예정이다.한국후지LS는 한국 고객을 위해 맞춤형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고객과 직접 소통함으로써 ‘맞춤형 배양 배지(맞춤형 MDO 서비스)’를 공급한다는 게 후지필름의 계획이다.무토준 대표는 “한국법인이 설립된 건 고객사의 불편함을 더 빨리 해결하기 위함”이라며 “화관법 등 관련 법령 대응이 필요한데 한국법인 부재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 회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무토준 후지필름 한국라이프사이언스 대표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무토준 대표에 따르면 후지필름그룹은 인수합병한 ‘Irvine Scientific’를 통해 1970년부터 배지 사업을 해왔다. 역사로 치면 50년 정도 노하우를 가진 것이다. 이에 관련 기술이 많이 축적되어 있는 상황이다. 기존에는 바이오 의약품으로써 단일클론항체가 대세였다면 최근에는 ADC, ‘Bio-sepcific Ab’등 다양한 형태의 바이오 의약품이 개발되고 있다. 공장도 전 세계 다양한 대륙에 건립했다. 현재 네덜란드, 미국 캘리포니아, 일본 아이치와 도다 등에 4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신규 공장도 건립 중이다. 완공되면 총 가능한 연간 생산량은 2400t이 넘을 예정이다. 한국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한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무토준 대표는 “한국 시장은 재생의료나 유전자 치료 같은 분야가 향후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한국후지LS는 향후 영업 사원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직판 체제의 구축을 통해 고객사와의 접점을 더욱 밀접하게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무토준 대표는 “당분간 향후 고객사를 늘리는 것과 현재 고객사와의 관계를 더 밀접하게 구축하는 등 네트워크를 늘리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배지 분야에서 최종적으로는 한국의 리딩 컴퍼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서의 발전은 곧 세계적인 발전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기에 최종적으로는 한국의 바이오업계 발전에 공헌하는 일본 기업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 사용후핵연료 처분에 필요한 핵심 소재 국내서 생산할 길 열었다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우리나라가 그동안 수입해 오던 다목적 산업재 ‘벤토나이트’를 우리 기술로 품질을 높여 대량 생산할 길이 열렸다.한국원자력연구원은 김봉주 저장처분성능검증부 박사 연구팀이 국내산 저품질 벤토나이트를 외국산과 동등한 품질까지 높일 수 있는 생산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김봉주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가 벤토나이트 품질 향상을 위해 초음파, 부유 선별 과정을 시험하고 있다.(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벤토나이트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점토의 일종이다. 물을 흡수하면 부피가 팽창하는 특성을 지녀 토목 분야에서 방수재로 많이 쓴다. 불순물을 흡착해 없애는 능력도 우수해 화장품, 의약품 원료로도쓰는 다목적 산업재다.고준위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 처분 분야에서도 벤토나이트가 핵심 소재다. 우리나라는 사용후핵연료를 지하 수백 미터 아래에 격리하는 심지층처분 방식을 고려하는데 벤토나이트는 사용후핵연료를 담은 처분 용기 주변에 완충재로 사용돼 지하수 유입을 막고, 방사성물질 이동을 저지하기 위해 필요하다.벤토나이트의 방수, 흡착 능력은 주성분 광물인 몬모릴로나이트 함량이 높을수록 우수하다. 몬모릴로나이트는 천연 점토 자원으로 얇은 층들이 쌓인 층상 구조를 지녀 다른 점토에 비해 층 사이로 물을 더 많이 흡수하고 팽창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산 벤토나이트는 몬모릴로나이트 함량이 외국산에 비해 낮아 산업적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때문에 몬모릴로나이트 함량이 높은 고품질의 벤토나이트는 중국, 미국, 인도, 호주, 몽골 등 해외 수입에 의존했다.연구팀은 국내산 벤토나이트의 품질 향상을 위해 습식 공정과 물리적 선별 공정으로 몬모릴로나이트 함량을 높였다. 벤토나이트를 물과 섞어 슬러지를 만들고 초음파로 광물질 입자를 분산시켰다. 이후 슬러지에 미세 기포를 투입해 가벼운 입자를 띄우는 부유 선별 방식으로 비교적 가벼운 몬모릴로나이트 입자를 분리했다. 이런 공정으로 벤토나이트 내 몬모릴로나이트의 함량을 60%에서 94%까지 높였다. 고품질 벤토나이트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부유 선별 장치도 개발해 실증 준비를 마쳤다.연구팀은 앞으로 고준위폐기물 처분장을 운영하게 되면 완충재로 대량의 벤토나이트가 필요하며, 미국산 벤토나이트를 수입하지 않고 국산화 공정을 통해 자체 공급한다면 약 6000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원자력연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사용후핵연료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단의 지원으로 대량 생산 공정시스템을 개발하고, 실증 연구를 하고 있다. 추가 실증 연구로 방사성폐기물처분 분야 외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방안도 찾을 계획이다.주한규 원장은 “이번 공정 개발은 국내 원자력 산업 기술 선도력을 강화하고, 국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한 좋은 사례”라고 했다.
- [기고]안전한 우리 수산물로 챙기는 건강한 삶
-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사계절이 뚜렷하고, 한류와 난류가 만나 다양한 수산생물이 서식한다. 이를 활용한 음식문화도 발달돼 있다. 2021년 우리 국민의 1인당 연간 수산물 섭취량은 68.4㎏으로 육류(66.2㎏), 쌀(67.0㎏) 보다 많았다. 이는 세계 평균보다 약 3배 많은 것으로, 우리나라는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 중의 하나다.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유럽임상영양학회지(EJCN)는 2021년 판에서 “G7 국가 중 심장질환 환자가 적고, 기대수명이 높은 나라는 수산물을 상대적으로 많이 섭취하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2023년 국제학술지인 분자영양식품학회지(MNFR)에 실린 우리 국민 13만458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가공되지 않는 수산물을 많이 먹는 사람은 심혈관 질환이 적어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남자는 2.9년, 여자는 3.5년 높다는 2022년 통계청의 발표도 수산물 섭취가 우리 국민의 건강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갖는다. 1968년 미국의 한 의사는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을 통해 MSG가 들어간 중화요리가 가슴 압박감, 두통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MSG 유해성 논란의 시발점이 됐고, 충분한 과학적 뒷받침 없이 기사화되며 전 세계적으로 이슈화됐다. 그러나 1987년 세계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유엔식량농업기구(FAO)·WHO 합동 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JECFA)는 “MSG는 건강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없다”고 발표했고, MSG의 1일 섭취허용량도 없앴다. 20년 가까이 유해성 논란으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MSG 첨가 식품을 기피하게 됐으나, 결국 과학적인 근거 없이 야기된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결론났다.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와 수산물 안전 논란도 마찬가지다. 여태껏 잘 몰랐던 방사능이라는 존재는 우리에게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을 주지만, 후쿠시마에서 방류되는 오염수는 ‘우리 바다와 우리 수산물 안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해양수산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2011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국내 생산단계 및 유통단계 수산물을 약 8만건을 검사했지만, 방사능 기준치를 초과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것은 지난 12년간 우리 바다의 모든 해역에서 생산되는 어류, 패류, 해조류, 갑각류, 두족류 등 모든 수산물을 무작위로 검사해서 나온 결과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최근 8년간 우리 바다 해수의 세슘 농도가 일본 원전사고 이전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우리 바다, 우리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것은 이렇게 수 많은 반복적인 조사·분석을 통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다.수산물은 우리 국민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자,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유용성분을 다량 함유한 건강식품이다. 국내 유수의 연구기관들에서 수십 년에 걸친 조사· 연구를 근거로 한 과학적 결과를 믿고, 안심하고 소비하길 바란다.
- 엔지켐생명과학, 갈레라 실패로 경쟁자 사라져...'구강점막염' 치료제 급부상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엔지켐생명과학(183490)의 구강점막염(SOM) 치료제가 초대형 호재를 맞았다. 최대 경쟁자였던 갈레라의 구강점막염 치료제의 신약 허가가 불발됐기 때문이다.미국 갈레라(나스닥 상장사)는 지난 9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에 구강점막염 치료제 아바소파셈이 FDA 품목허가가 불발했음을 공지했다. (갈무리=김지완 기자)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9일(현지시간) 갈레라(Galera Therapeutics)의 중증 구강점막염 치료제 아바소파셈(avasopasem)의 식약허가 신청(NDA)에 대해 품목허가 승인을 불허했다. FDA는 이날 CRL 서신을 통해 아바소파셈의 임상 3상에서 중증 구강점막염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냈다. 아바소파셈은 67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중증 구강점막염은 주로 두경부암 환자의 방사선 치료로 발생한다.CRL은 Complete Response letter 약자로, FDA에서 품목허가 신청에 대해 승인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 발행하는 문서다. CRL을 수령하게 되면 회사에선 허가 재제출, 철회, 공청회 요청 등 3가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CRL 발행 후 1년 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FDA는 허가 취소로 간주한다. 갈레라는 CRL 수령 직후 NDA 재제출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2.3조 시장 무주공산갈레라는 품목허가 불발 후, 치료제 개발 포기를 시사했다. 갈레라의 회장이자 CEO인 멜 소렌센(Mel Sorensen) 박사는 “아바소파셈의 승인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지만 “최근 (갈레라) 인력이 70%가량 줄었고,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 두번째 파이프라인인 루코소파셈(Rucosopasem)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루코소파셈은 비소세포폐암과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하고 있다.엔지켐생명과학 관계자는 “항암화학·방사선요법으로 치료받은 암환자의 약 40%가 구강점막염에 걸린다”면서 “특히 두경부암 환자의 경우 약 90%가 구강점막염에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만 연간 6만6000명의 두경부암 환자가 발생한다”면서 “그럼에도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고 설명을 곁들였다.당초 FDA는 구강점막염 치료제가 부재한 상황을 고려해 아바소파셈을 ‘심속심사 대상 및 혁신의약품’(Fast Track and Breakthrough Therapy)으로 지정했다. FDA 신속심사 대상이 되면 개발한 신약에 대한 심사 및 허가절차를 줄여 시장에 신속하게 출시되도록 한다. 혁신의약품은 치료가 제한적인 중증질환에 적용되는 것으로 기존 치료제보다 유효성이나 안전성의 개선이 눈에 띄는 의약품에 대해 빠르게 허가받을 수 있도록 혜택을 제공한다.구강점막염의 1인당 치료비는 2만5000달러(3200만원)로 글로벌 전체 시장 규모는 2조 3000억원에 이른다. 갈레라의 아바소파셈이 글로벌 구강점막염 치료제 시장을 차지할 유력 후보였으나, 이번 실패와 치료제 잠정 개발 포기로 2조 3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무주공산이 된 셈이다.◇ 이대로면 엔지켐이 최대 수혜이번 갈레라의 아바소파셈 품목허가 불발에 엔지켐생명과학이 최대 수혜기업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엔지켐생명과학 관계자는 “갈레라의 부진한 임상 결과를 보면서 실패를 예견했었다”면서 “갈레라 아바소파셈의 이번 품목허가 불발 사유는 대조군 대비 치료 효과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갈레라 치료제 물질 자체가 좋지 않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그는 “결국 개발 중인 다른 치료제가 구강점막염 치료제 시장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데, 엔지켐생명과학의 EC-18이 가장 유력하다”며 ““EC-18은 FDA 임상 2상에서 PP군(프로토콜을 수행한 임상자)은 투약기간 중 구강점막염 발병일 0일로 100% 감소를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이전부터 엔지켐생명과학의 EC-18이 개발 중인 구강점막염 치료제 가운데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갈레라의 아바소파셈은 위약군 대비 구강점막염 발병기간이 56% 줄어들고, 발병률이 16% 감소했다. EC-18은 투약기간 100% 감소에 발병률은 35% 줄어들었다. 또 다른 구강점막염 치료제(SGX943) 개발사 미국 솔리제닉스는 임상 3상에서 1차 지표 달성에 실패했다. 더욱이 EC-18은 경구제(알약)로, 정맥주사제인 아바소파셈과 SGX-943 보다 투약 편의성에서 앞선다. EC-18은 지난해 3월 FDA 임상 2상을 완료했다. EC-18은 연내 기술수출 또는 공동연구 형태로 FDA 임상 3상을 계획 중이다. 업계는 EC-18이 투약기간이 7주로 짧고, 경구제 특성으로 임상자 모집·등록이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엔지켐생명과학 관계자는 “그간 구강점막염 치료제 임상 단계가 가장 앞서 있던 갈레라의 아바소파셈의 부진으로 EC-18이 저평가 받았다”면서 “이번 아바소파셈 품목허가 불발로, EC-18이 재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현재까지의 글로벌 구강점막염 임상 단계를 볼 때, EC-18이 글로벌 최초 구강점막염 치료제로 FDA 승인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아울러 현재까지 공개된 임상 결과를 종합할 때, 당분간 EC-18을 넘어서는 후속 치료제 등장도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한편,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달부터 미국에서 구강점막염 적응증으로 EC-18 기술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