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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모직, 부대내 북카페 조성..국군장병에 '독서문화' 전파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제일모직(028260) 리조트·건설부문은 28일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육군 9사단 백마부대 전차대대에 ‘북 카페(Book Cafe)’를 새롭게 조성하고, 도서 500권을 기증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했다고 밝혔다.이 날 북 카페의 완공을 알리는 현판식에는 허진옥 제일모직 건설사업부장(전무)과 백마부대 엄규용 전차대대장(중령) 등 50여 명이 참석했으며, 참석자들은 북 카페 내부에 테이블, 의자 등 가구와 도서를 배치하고 봄꽃으로 주변 화단을 조성하는 등 봉사활동도 함께 펼쳤다.이에 대해 9사단은 국군장병들의 건전한 문화활동과 힐링을 위한 북 카페 조성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강천수 사단장(소장) 명의로 제일모직 허진옥 건설사업부장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이번에 새롭게 탄생한 북 카페는 기존에 병사들이 휴게실로 사용하던 공간으로, 제일모직이 건설업의 특성을 살려 사내 전문가들이 직접 북 카페 내부 공간 설계부터 시공까지 전체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올해 입사한 신입사원들도 선배들과 함께 북 카페 조성에 참여했다.또한 제일모직 김봉영 사장과 임직원들은 도서기부 캠페인에 참여해 북 카페를 가득 채운 500권의 책을 기증했다.24평 규모의 북 카페 내부는 병사들이 자유롭게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오픈형 공간과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프라이빗 공간으로 나눠져 있으며, 바닥에는 친환경 소재의 카페트를 설치해 국군장병들의 건강까지 생각했다.특히 올해 입사한 건축, 조경 분야의 신입사원들은 백마부대의 특성을 살려 북 카페에 ‘마Good간’(마인드를 굿하게 만드는 공간)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다.한편 제일모직 리조트·건설부문은 임직원들이 읽은 도서 소개나 서평을 자유롭게 올려 공유할 수 있는 사내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사내 독서왕에게 해외 벤치마킹 기회를 주고, 유명 작가 특강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사내 독서문화 확산 캠페인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제일모직은 이번 북 카페 조성 활동 이후에도 군 부대의 시설 환경과 조경 개선 등 건설업의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나갈 예정이다.제일모직 리조트·건설부문은 28일, 경기도 일산 육군 9사단 백마부대 전차대대에 ‘북 카페(Book Cafe)’를 새롭게 조성하고, 도서 500권을 기증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을 펼쳤다. 북 카페를 찾은 제일모직 직원들과 전차대대 병사들이 함께 책을 보고 있다. 제일모직 제공▶ 관련기사 ◀☞[특징주]제일모직, 사흘째 약세… '아직 이른 지배구조 기대감'☞제일모직, 가치가 충분히 반영된 주가 수준…투자의견↓-유진☞코스피, 기관 매도에 하락 전환…2160선도 위태
- 스마트폰시대의 역설…글쓰기 열풍 분다
- 최근 우리 사회에 글쓰기 열풍이 불면서 관련 강좌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서평가 이현우 작가의 특강에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청중이 모여 열기를 실감케 했다(사진=국립중앙도서관).[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서울 중상위권 대학 졸업 예정인 이모 씨는 취업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을 맛봤다. 수십군데 기업에 원서를 냈지만 서류전형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학점, 토익, 인턴 경력 등 스펙은 모자랄 게 없었다. 주변에서 자기소개서가 문제란 말에 이 씨는 최근 글쓰기에 매달리고 있다. 바야흐로 글쓰기 열풍이다. 글을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을 뜻하는 작가와 독자의 경계는 이미 무너진 지 오래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터넷 블로그 등에는 일반인들의 맛깔나는 글들이 넘쳐난다. 글쓰기 능력이 곧 스펙으로 불리면서 관련 서적이나 학원을 찾는 이들까지 늘었다. ▲10대 문학소녀부터 60대 노신사까지 북새통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중앙도서관 5층 세미나실. 러시아문학을 전공한 문학박사이자 ‘로쟈’라는 필명의 서평가로 유명한 이현우 작가가 ‘독서와 서평 쓰기’라는 주제로 독자와 만났다. 10대 문학소녀부터 대학생, 중년 남녀는 물론 60대 노신사까지 빼곡이 좌석을 채웠다. 도서관 측이 마련한 60개의 좌석은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복도에 보조의자를 놓을 정도였다. 나른한 오후시간이었지만 이 작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집중하며 꼼꼼하게 메모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이날의 풍경은 최근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글쓰기 열풍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스마트폰과 PC로 상징되는 최첨단 기술문명의 시대에 역설적이지만 아날로그적인 느낌의 글쓰기가 유행하고 있는 것. 글쓰기는 실용적인 수요가 크다. 대학 진학은 물론 취업과 직장에서의 승진을 위해서도 필수가 됐다. 인문학 바람과 더불어 SNS 상에는 힐링 차원의 글쓰기도 유행이다. 글쓰기 능력이 곧 권력인 시대가 된 것. 이 때문에 ‘회장님의 글쓰기’(메디치미디어), ‘힘 있는 글쓰기’(토트), ‘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퍼플카우) 등 다양한 관련 서적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대학이나 문화센터, 사설학원에는 글쓰기 비법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글쓰기 기본은 독서…한국 독서현실은 암울”‘로쟈’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서평가 이현우 작가가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동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독서와 서평쓰기’ 특강에 참석, 청중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이 작가는 글쓰기 열풍과 관련 “글쓰기는 로봇이 대신해줄 수 없다. 읽고 쓰는 것은 모든 학습의 기본이다.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그동안 중요성이나 필요성에 비해 소홀하게 다뤄졌는데 최근 실용성 등 외부 여건과 맞물리면서 글쓰기가 강조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좋은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독서력에서 나온다”며 “‘아는 만큼 좋아하게 된다’는 말을 글쓰기에 비틀어서 적용하면 우리는 읽고 소화한 만큼 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글쓰기의 기본은 많이 읽고 쓰고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중국 송나라 때 문인 구양수가 강조했던 ‘다독(多讀)·다상량(多商量)·다작(多作)’의 교훈이다. 다만 독서현실은 암울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이 작가는 “최근 지방의 한 고등학교에서 ‘독서의 즐거움’이라는 특강을 진행했는데 절반이 졸더라”며 “1시간 30분 강연인데 겨우 1시간을 버티다 내려왔다”고 토로했다. 실제 청소년은 공부, 스마트폰, TV, 게임 등으로 독서에 필요한 절대시간을 빼앗긴다. 청소년기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대학생은 고액 등록금에 아르바이트 전선에 내몰려 책 읽기가 힘들다고 하고, 사회로 나와 취업을 한다 해도 바쁜 직장생활에 책 한 권 맘 편히 읽을 시간이 없다고들 한다. 결국 독서에 필요한 여유는 대개 중년 이후에도 찾아오는 구조라는 뜻이다. 이 작가는 “앞으로 독서현실을 그다지 낙관하기 어렵지만 포기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독서전망이 불투명해도 희망을 걸어야 하고 이를 띄우려는 사회적 분위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 ‘유망직업’ 사회복지사, 청소년지도사… 2014년 마지막 취득 기회
- [e-비즈니스팀] 평생 직장을 구한다는 것, 이젠 옛말일까? 2014년 유망 직업인 사회복지사, 청소년지도사 분야에선 통하지 않는 말이다. 재취업이나 경력 연장을 희망하는 30~50대에게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사회복지사, 청소년지도사 자격증은 국가자격증으로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점이수 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이다. 자격 취득 열풍이 일면서 학점은행제 기관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한 교육기관을 선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인가를 받은 4년제 종합대학교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부설 평생교육원(이하 디서평)은 믿을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사회복지사의 경우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이라면, 14과목을 이수하면 1 년안에 취득할 수 있다. 청소년지도사는 전문학사 이상 소지자로 전문학사는 3급(7과목 이수), 학사소지자는 2급(8과목 이수)를 통해 필기시험 면제자격이 주어지며, 매년 하반기에 있는 면접시험에 응시해 합격하면 취득할 수 있다. 사회복지사, 청소년지도사 취득 대표기관 디서평에서는 2014년도 마지막 개강을 준비 중에 있다. 또한 패키지 과정 등록 시 55%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사회복지사 실습연계 서비스, 청소년지도사 면접특강 제공 등 다양한 이벤트도 제공되고 있다.개강일은 11월 5일로 현재 인기강좌의 경우 조기마감이 예상되므로 관심있다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 자격증 취득과 관련한 문의는 홈페이지(http://life.scau.ac.kr/)를 통해서 가능하다.
- '광고쟁이' 박웅현 "독서가 에너지다"
-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차이는 인정한다 차별엔 도전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진심이 짓는다’ ‘생각이 에너지다’. 광고쟁이 박웅현(52·TBWA 코리아 전문임원)씨의 카피는 따뜻한 여운이 남는다. 그는 광고를 통해 옷으로 드러난 외형적 차이가 차별이 아님을, 2002년 육군 사관학교 첫 여성생도 임관을 비추며 남자와 여자는 박웅현 TBWA 크리에이티브 디렉터(한대욱 기자)차별의 대상이 아니라는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아파트 광고 역시 그가 2009년 만든 ‘진심이 짓는다’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평이다. 기존에는 아파트 광고가 그 아파트에 살지도 않는 드레스를 입은 연예인이 설거지도 할 수 없을 만큼 섬세한 사기 커피잔을 들고 나왔다면, 박웅현 씨는 평생 가장 값비싼 소비를 하는 입주자들의 고민을 광고로 만들었다. 그는 스스로를 가리켜 완벽한 ‘광고쟁이’라고 말하지만, 그의 한 줄은 광고이기 이전에 현시대에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가장 상업이어야 할 광고 15초. 그가 만든 그 짧은 장면에는 어쩐지 세상의 화두가 묻어 있는 느낌이다.15일 서울 신사동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평범한 사무실이지만 책상 벽 한켠을 그가 받은 메모와 편지들로 채웠다. 그 중 유독 ‘소년’ 박웅현이란 삽화와 글귀가 눈에 꽂혔다. 물리적인 나이를 떠나 그는 세상을 그리고 사물을 보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말랑말랑하게 바라보는 소년을 닮았다. 사물의 정수를 찰나에 표현하는 광고는 그런 그의 천직인지도 모른다.◇ 그를 키운 건 팔할이 ‘독서’박웅현 씨는 오는 28일 이데일리 주최로 열리는 여성포럼에서 알랭 드 보통과 대담한다. 그는 알랭 드 보통을 만나면 오늘의 그를 만든 프랑스의 교육과정에 대해 묻고 싶다고 했다.“알랭 드 보통이 23살에 쓴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읽고, 경이를 넘어 질투가 날 정도였습니다. 사랑을 해부한 철학서를 어떻게 20대 초반의 나이에 쓸 수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문득 그렇다면 인문학과 맞닿은 광고쟁이 오늘날의 박웅현을 만든 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프랑스야 토론식 수업이 있고, 나폴레옹 시대부터 내려온 대입 바깔로레아가 있다지만 한국의 교육과정이야 뻔히 아는바였기에 말이다. 더군다나 70~80년대에 중고등학교를 다닌 그에게 학교에서 창의성 교육을 기대하긴 어려우니 말이다.박웅현씨 책상 벽 한 켠에는 그가 받은 메모와 편지들로 채워져 있다.그를 키운 건 8할이 독서다. 그는 “인생을 풍요롭게 제대로 살고자 한다면 ‘아무것도 아닌 것’에 주목하라”며 “대단한 것들만 주목하지 마라”고 말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무 것인 게 삶이더라’가 그의 지론이다. 책은 이 아무것도 아닌 것을 대단한 것으로 만들어주는 세상과 그를 연결하는 촉수다. 그에게 세상에 접선하는 통로는 책일 때가 많지만, 그 어떤 것도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누군가에게는 음악이, 또 영화든 무엇이든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문제는 받아들이는 마음입니다. 무조건 많이 접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고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視而不見 聽이不聞(시이불견 청이불문)’ 보기를 하되 보지 못하고, 듣기를 하되 듣지 못한다. 그가 즐겨 인용하는 ‘대학’의 한 구절이다. 제대로 보려는 마음이 없다면 어떤 좋은 책도 음악도 어떤 자극도 흘러가는 풍경에 지나지 않는다고 그는 강조했다.가끔 책, 특히 고전이 좋다고 하지만 이를 접한다고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그의 답은 간단하다. “인문학을 접한다고 밥이 생기진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전보다 밥이 더 맛있어집니다.”◇ 자녀에 대한 투영은 ‘이타를 가장한 이기심일 뿐’그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독서는 그의 자녀 교육법에서도 유효하다. 그에게는 딸이 하나 있다. 박 연씨는 19살의 나이에 이미 ‘인문학으로 콩갈다’는 책을 낸 저자이기도 하다. 아버지인 박웅현 조차 “내 딸이지만 이렇게 ‘히까닥’(광고계 용어로 ‘튀는’) 하게 성장할 줄은 몰랐다”고 서평을 썼을 정도다. 그의 인문학 강의도 딸과의 인연에서 출발했다. 딸의 고액의 논술 과외 대신 아빠가 독서수업을 시작하여 다른 이들과도 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자 시작됐다. 딸 박연 씨는 틀에 박힌 인재상은 아니다. 학원 교육에 적응하지 못해 세 개의 학원을 일주일을 채우지 못했다. 빡빡한 학원 스케줄이 명문대에 가는 지름길이란 틀에 박힌 공식은 이 부녀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박연씨는 현재 미국 명문대에서 철학을 공부한다.부녀는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한다. 아버지이기 이전에 가장 친한 멘토이자 친구다. 부녀는 주말마다 같이 영화를 보고 서점을 들러 책을 골라 읽고 같이 얘기하는 게 일상이다. 여성가족부의 한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 중 아버지와 고민을 상담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0.9%에 불과하다는 조사와 상반되는 분위기다.박웅현 TBWA 크리에이티브 디렉터(한대욱 기자)요즘 박 씨에게 인문학이나 창의력 강의만큼 자주 들어오는 질문의 자녀 육아 관련 질문이다. 모두 가슴 한켠에는 친구 같은 부모로 남고 싶지만, 실제 현실은 공부하라고 윽박지르는 부모인 경우가 많다. 박웅현 씨의 자식 교육에 대해 ‘쿨해져라’고 강조한다. 그는 사랑이란 단어의 수식어로 ‘쿨’은 맞지 않을지도 모름을 전제한 뒤, “자녀를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는 것이 쿨한 사랑의 시작”이라고 말한다.그래서 그가 자녀 교육에 대한 질문에 항상 답하는 말은 “아이를 덜 사랑하라”다. 아이를 통한 부모 꿈의 투영이 아이를 망친다고 강조한다. 부모는 조언자는 될 수 있지만, 아이의 꿈을 강요할 순 없다. “부모가 아이의 결정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은 될 수 있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결정은 오롯이 아이의 몫입니다.” 부모의 지나친 욕심은 ‘이타’를 가장한 이기심, 그 한 줄로 요약했다.‘걸출한’ 딸을 둔 덕분에 더욱 친구 같은 부녀관계가 화제가 됐지만, 그는 아이의 성별을 떠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체득하게 한다면 그게 최고의 교육임을 강조했다. 그의 또 다른 화두는 ‘공존’이다.◇ 쾌도난마가 아닌 꼬인 실을 푸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가장 유행의 첨단을 달려야 하고 섬세함을 필요로 하는 광고계에서 그가 느끼는 여성의 장점이 궁금해졌다. 그는 이 질문에 냉큼 컴퓨터로 가 ‘읽은 책 카테고리’에서 한 줄의 문구를 찾아 읽어주었다.‘서양 문화는 꾸준히 양(陽) 또는 남성적 가치와 태도를 선호해 왔고, 그와는 상보적으로 대립하는 음(陰)을 가벼이 보았다. 서양인들은 융합보다는 자기주장, 종합보다는 분석, 직관적 지혜보다는 합리적 지식, 종교보다는 과학, 협동보다는 경쟁, 보전보다는 확장에 편중해 왔다. 양이 극에 달하면 음을 위하여 물러난다.’ 프리초크 카프라의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이제는 분리보다는 융합, 지식보다는 지혜, 경쟁보다는 협업 등 공존의 시대입니다. 양으로 말하는 남성중심의 추동에서 화합의 시대로 넘어왔습니다. 바뀐 패러다임에 더욱 맞는 가치가 여성성이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쾌도난마가 아니라 꼬인 실을 푸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고, 여기에 배려와 관계의 미학을 아는 여성성이 더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다소 위험하고 우스운 얘기지만 그는 남녀의 장점이 합쳐지는 ‘중성화’를 얘기한다. 물리적 중성화가 아니라 심리적 중성화다. 남자는 여성의 섬세함을 벤치마킹하고, 여성은 남성이 가진 추진력을 체득하면 그야말로 더 큰 에너지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위클리 북엔드] 국내 최초 북 카투니스트의 서평 모음집 <카페에서 책읽기>
- [이데일리 오지현 기자] 국내 최초 북 카투니스트의 서평 모음집 <카페에서 책읽기>출연 : 김성신 도서평론가[앵커멘트]어느덧 금요일입니다. 날씨가 참 따뜻해서 주말에 봄나들이 계획하신 분들 많으실텐데요. 주말을 함께해줄 책 한권 소개해드리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위클리 북엔드 함께해 주시는 분이죠. 김성신 도서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1. 오늘도 아주 재미있는 책을 가져오셨다고요?김성신 도서평론가 : <카페에서 책읽기>라는 책입니다. 부제가 내용을 더 궁금하게 하는데요. ‘뚜루와 함께 고고씽 베스트 컬렉션 39’입니다. 무슨 내용인가 싶어 살펴보니 서평집입니다. 보통 서평집이라면 다른 책을 소개하는 내용이지 않습니까? 대개는 무겁고 진지하게 쓰여지는데요. 이 책의 본문을 살펴보면 만화로 이루어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림 서평집‘입니다. 아주 독특한 아이디어인데요. 웹툰이라고 하죠? 인터넷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카툰을 그리거나 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저자가 한 권의 책을 읽고 책에 대한 자신의 느낌이나 감상, 설명 등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아주 독특한 형태의 서평집입니다.이 책의 저자는 ‘뚜루’라고 하는데요. 사실 저자의 필명이기도 하고요.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토끼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저자를 대신하는, 일종의 페르소나라고도 할 수 있겠죠. 2. 저자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다보니 더 궁금해지는데요. 어떤 활동을 하면서 알려지게 됐나요?김성신 도서평론가 : 어느 날 갑자기 책이라는 신세계에 빠져서, 자신이 글로는 채 표현하기 어려운 머릿속 상상의 세계를 카툰으로 그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원래 저자가 미술을 전공하신 분이라고 해요. ‘나는 글을 써서 이 책들에 대한 표현을 하기보다는 그림으로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겠구나’ 하는 아이디어를 갖게 된거죠. 그런 과정에서 책 읽기의 고수가 된 분이기도 합니다. 저자 ‘뚜루’의 겸손한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현저히 미흡한 글발 때문에 책을 읽고 나서 글로는 표현할 수 없었던 머릿속 상상의 세계를 그리기 시작’했고, 이것을 인터넷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는데요.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인터넷 서점 웹진의 제안으로 6년이 넘는 시간동안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엽기적인 토끼 ‘뚜루’가 책을 한 권씩 설명해주는 웹툰을 연재하고 있죠. 6년 동안 연재한 내용 중에서 독자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았던 작품만 모아놓은 것이 오늘 소개해드리는 <카페에서 책읽기>라는 책입니다. 3. 네티즌들로부터 사랑받은 ‘뚜루’만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요?김성신 도서평론가 : 뚜루의 서평이 다소 장난스러운 면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뚜루가 내 책을 다뤄주어 즐겁다”는 반응을 보이는 저자들이 많다는데요. 꼬집어주고 싶을만큼 앙증맞고 귀여운 토끼 캐릭터 ‘뚜루’ 덕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귀엽기도 하면서 굉장히 예리하거든요. 일반 독자들의 마음에 착 감기는, 특히 젊은 여성 독자들에게는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책의 특징을 정확하고 섬세하게 집어내는 부분이 ‘뚜루’의 인기 비결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4. ‘뚜루’가 어떤 책들을 좋아하는지도 궁금해집니다.김성신 도서평론가 : 굉장히 다양합니다. 가령 김애란 작가의 <두근두근 내인생>과 같은 본격적인 문학작품부터 시작해서 우타노 쇼고의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에 이르기까지. 괴이한 미스터리 호러부터 순수 문학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넘나드는 다양한 독서 편력을 보여주는데요.영화로도 유명했던 무레 요코의 <카모메 식당>을 뚜루의 방식으로 서평한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보통 작품의 문학사적 의미라든지, 영화화 되기까지의 과정 같은 내용은 인터넷만 찾아보면 알아내기 어렵지 않죠. 그런데 <카모메 식당>에 대한 뚜루만의 시각은 이렇습니다. “여자 혼자 밥 먹기 좋은 식당을 검색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책이다.” 이렇게 설명하거든요. 남성인 저로서는 그 순간 ‘아 그렇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남자들은 어느 식당이든 혼자 밥을 먹는 것에 심리적인 부담감이 없는데, 젊은 여성들은 그런 것에 심리적인 부담감이 있나 봐요. 하지만 <카모메 식당>이라는 한 편의 소설은, 내가 일부러라도 혼자 가서 밥을 먹어보고 싶게 하고, 그런 식당을 찾으려고 검색하게 만든다는.. 아주 섬세한 심리적인 부분들을 친근감있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 이 서평집만의 장점이라고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5. 장르를 넘나드는 ‘뚜루’만의 독서습관.. 특별한 독서 노하우가 있을까요?김성신 도서평론가 : ‘뚜루’만의 아주 발랄한 표현으로 “독서는 즐거움이고 감성 충만한 연애질이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치 카페에 들러서 커피 한 잔 마시듯이, 친한 친구를 만나서 수다 떨듯이 언제든지 내 마음을 통할 수 있는 대상이 책이라는 거죠.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책을 펼치면 수많은 사람과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즐거움이기도 하고요. 요즘 젊은 사람들의 독서라는 것이, 이 세상을 잘 살아나가기 위한 방법론을 깨우치기 위한 하나의 자기계발의 일종으로 마치 고행을 하듯이 독서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독서의 즐거움을 잊은 것이 아닌가. 본질적으로 독서는 즐거운 일이라는 점을 상기시킨다는 의미에서 이 책을 펴냈다는 자신의 기획 취지도 함께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도 같은 서평가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동감하는 부분입니다. 항상 공부만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공부로서의 책 읽기도 중요하지만, 나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일이라면 더 이상 좋은 것이 없겠죠. 이처럼 독서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상기시켜 준다는 측면에서, 이 책은 만화의 가벼운 터치로 책들을 다루고 있지만, 굉장히 훌륭한 양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앵커멘트]오늘은 책 <카페에서 책읽기>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감사합니다.※ 이 코너는 3월 29일 오후 1시 이데일리TV <이데일리투데이 4부> 에서 방송됐습니다. ※ 김성신 도서평론가와 ‘주말을 함께할 책 한권!’을 소개하는 <위클리 북엔드>는 매주 금요일 1시에 방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