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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5일부터 외국인 대상 모든 종류 비자 발급 재개
  • 中, 15일부터 외국인 대상 모든 종류 비자 발급 재개
  •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이 15일부터 외국인에 대한 모든 종류의 비자 발급을 재개한다.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사진=AFP)14일(현지시간) 주미 중국 대사관 위챗 공식 계정에 따르면 중국은 인적 교류를 더욱 촉진하기 위해 베이징 기준 15일 자정부터 외국인의 각종 중국행 비자의 심사발급을 재개한다. 이와 함께 2020년 3월 28일 이전에 발급되고 여전히 유효 기간 내에 있는 비자 효력을 되살리고, 각종 항만비자의 심사 및 발급 또한 재개할 방침이다. 중국은 또한 하이난, 상하이 기착 크루즈 등 무비자 입국 정책도 재개할 예정이다.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조치에 대해 그동안 중국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준 엄격한 방역 정책인 ‘제로 코로나’에서 벗어나는 또 다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3년간 코로나19에 대응해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을 이어오며, 2020년 3월28일 이전에 발급된 비자에 대한 효력을 모두 중지했다. 같은 해 8월 유학생과 취업자(Z비자 소지자), 비자 신청 시점에서의 유효 거류증 소지자 등에게 비자 발급을 재개했다. 이후 점진적으로 여타 종류의 비자들도 발급이 재개됐으나 관광비자는 줄곧 막혀 있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강도 높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면서 올해 1월 8일부터 해외 입국자에 대한 의무 격리 및 도착후 핵산(PCR) 검사를 중단했다. 한편, 인적 교류가 정상화되면서 항공사들은 지속적으로 국제선 운항편을 늘리고 있다. 중국 대형 증권사 시틱증권은 올해 국제선 운항 횟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진전의 50~60%를 회복하고, 2024년이 되어서야 기존 수준을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3.03.14 I 김윤지 기자
‘일할 사람 없어요’…낙후된 근로환경 고쳐 구인난 해소 첫발
  • ‘일할 사람 없어요’…낙후된 근로환경 고쳐 구인난 해소 첫발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와중에도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열악한 업종에 대해 정부가 일자리 지원 대책을 마련했다. 제조업과 물류·운송, 음식점업 등이 포함된 6대 업종의 낙후된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외국 인력 도입에 속도를 내는 게 골자다. 6대 업종과 구직자를 매칭하는 고용서비스도 개선할 방침이다.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빈일자리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고용둔화가 전망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빈 일자리’는 여전히 상당한 규모를 유지하는 노동시장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다. 빈 일자리는 현재 비어 있거나 1개월 안에 새로 채용될 수 있는 일자리를 의미한다. 채용이 이뤄지면 곧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지만 비어 있는 일자리라는 의미에서 구인난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20만명 규모를 유지하던 빈 일자리는 지난달 18만명 규모로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고용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업종별 인력이동 및 비대면 일자리 확산 등 일시적 요인과 낙후된 근로환경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에 기인한 것”이라며 “불균형이 지속될 경우 구직자와 구인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고용지표 및 잠재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정부는 이번 빈 일자리 해소방안으로 현장의 어려움이 큰 6대 업종을 선정해 맞춤형 대응을 하는 방식을 택했다. 6대 업종은 △제조 △물류·운송 △보건복지 △숙박·음식점 △농업 △해외건설 등이다. 특히 업종별 대책은 업종별 구인난 원인과 산업별 특성에 맞춰 일자리 질 개선부터 수요-공급 매칭지원까지 다각적인 내용이 포함됐다.자료=고용노동부 제공먼저 제조업 중 조선업은 원하청 격차 완화를 위한 조선업 상생협약 이행을 유도하고 인력유입-유지-양성을 지원하기 위한 조선업 상생 패키지를 지원한다. 또 원활한 외국인력 공급을 위해 조선업 전용 외국인력 쿼터 신설(2년 한시)을 추진하고 현장에서 즉시 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원하청 협업 컨소시엄을 통한 직업훈련도 강화한다.뿌리산업은 스마트 공장 등 제조업 고도화 및 위험공정 협동로봇 개발 등을 통해 근로여건 개선을 지원하고, 제조업의 첨단산업으로의 고도화, 신규인력 유입 촉진을 위한 첨단화 전략도 마련한다.물류·운송 분야에선 택시기사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플랫폼 기반 택시의 선운행 후자격 취득을 추진한다. 중형택시에서 대형승합·고급택시로의 전환 절차를 인가제에서 신고제로 개선해 고급 서비스 시장의 인력 유입도 도모한다.물류·택배 작업자의 노동강도 완화를 위해 단순 반복적인 상하차 및 분류작업의 자동화 기술개발 등 자동화 설비 구축 지원도 확대한다. 상하차업무에 방문동포 취업을 허용하고, 인력난이 심한 분류업무에 대해서도 취업 허용을 검토한다.보건복지 분야에선 요양보호사 경력개발 및 직업전문성 강화를 위해 5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교육 후 선임 요양보호사로 배치한다. 관리업무를 부여하는 승급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수급자 대비 요양보호사 비율을 상향 조정해 업무강도 완화를 지원한다.음식점업의 경우 우수 한식당 서버, 그릴마스터 등 세부직종 성공모델 홍보를 통해 인력 유입을 유도한다. 재외동포에게도 주방보조원, 음식서비스 종사원 등 단순노무 취업을 허용한 지역특화형 비자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외국인 유학생의 시간제 취업 허용 시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자료=고용노동부 제공농업은 농촌인력중개센터(농촌)와 취업지원기관(도시) 간 협의체를 구성해 도시 유휴인력을 구인하고, 농촌에 알선하고 교통편의, 숙박비, 식비 등 지원한다. 또 2027년까지 청년농 3만명 육성을 위해 올해 4000명을 신규 선발하고 창업 준비단계부터 성장까지 전주기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한다.해외건설의 경우 현장훈련 및 해외건설 특성화대 선정을 통해 해외건설분야 청년인재 양성을 지원한다. 해외 오지에 파견돼 장기간 근무한 해외건설 근로자에게 주택 특별공급 기회를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도 추진한다.빈 일자리에 인력을 매칭하기 위한 고용서비스도 개선된다. 신속취업지원 TF를 최근 구인난 상황을 반영해 중점지원업종 재선정 등 개편한다. 구직급여 수급자의 구직활동 의무 및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구인난 업종에 취업한 경우 등 재취업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조기재취업수당을 차등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또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고졸 인력의 일자리 연계 강화를 위해 1학년부터 도제준비과정을 신설하는 등 일학습병행을 확대하고, 고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진로탐색부터 취업지원까지 제공하는 맞춤형 통합서비스 지원도 추진한다.당장 현장 인력이 필요하나 국내 인력 유입이 어려운 업종의 상황을 고려해 단순외국인력(E-9) 쿼터를 11만명으로 확대한다. 또 산업계 숙련근로자 수요를 고려해 숙련기능인력(E-7-4) 쿼터의 연내 추가 확대도 추진한다.
2023.03.08 I 최정훈 기자
한국외대, 교육부 주관 제3주기 교육국제화역량 인증대학 선정
  • 한국외대, 교육부 주관 제3주기 교육국제화역량 인증대학 선정
  •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한국외대가 교육부가 주관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시행하는 제3주기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IEQAS) 인증대학으로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본관 전경. (사진=한국외대 제공)3주기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는 국제화 역량 우수 대학을 선정해 지원을 강화하고 인증 이후 대학의 지속적 유학생 관리 노력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다. 이들은 평가체계 개선 방안 정책연구, 의견수렴 등을 통해 학위과정 유학생의 선발부터 졸업까지 전 과정을 영역별로 평가했다. 교육목적과 운영상 차이가 있는 학위과정과 어학연수 과정에 대한 평가를 분리하여 학위과정 인증을 보유한 대학에 한정하여 어학연수 과정 인증 신청을 가능하게 하여 어학연수 기관에 대한 관리를 강화했다.한국외대는 불법체류율, 국제화 사업계획·인프라, 외국인 유학생 학업·생활 지원, 중도탈락률, 외국인 유학생 상담 비율 등 교육부가 제시한 모든 평가지표 기준을 충족해 3월부터 2026년 2월까지의 인증을 받았다.한국외대는 지난 2주기에 이어 이번 3주기에서도 연속 인증을 받으며 지위를 계속 유지하게 됐다. 인증을 받은 대학은 비자 발급 절차 간소화, 어학연수생의 신입생 정원 100% 선발, 또한 인증대학의 대학원에 대하여 외국인 유학생을 정원 제한 없이 선발할 수 있으며, 해외 유학 박람회 개최 시 참여 우대 등 교육부 공식 사이트를 통해 인증대학 홍보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
2023.03.06 I 김형환 기자
“선다형 수능 창의력 말살…챗GPT시대에 서술형 개편 필요”
  • “선다형 수능 창의력 말살…챗GPT시대에 서술형 개편 필요”
  • [이데일리 신하영·김형환 기자] 저출산·학령인구 감소 여파가 국가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다. 특히 교육계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폐교’가 예상되는 대학가를 비롯해 이제는 수도권 유·초·중·고교까지 신입생 모집난을 겪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개혁은 유·초·중등 부문에서의 국가책임 강화와 대학 자율성 확대가 골자다.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낡은 교육체계를 미래형 인재 양성에 맞게 혁파하는 데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유보통합·늘봄학교를 통해 만 0~11세까지의 돌봄·교육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원대한 계획은 유치원·초등교사들의 반발에 직면해 있다. 대학의 자율성을 확대해 반도체 등 미래 산업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도 이공계 최우수 인재들을 빨아들이는 ‘의대 블랙홀’ 현상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이데일리는 지난 24일 서울 중구 이데일리 본사 회의실에서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좌담회를 열었다. 이날 좌담회에는 20대 대선에서 윤 대통령의 교육공약을 설계한 나승일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전 교육부 차관)을 비롯해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이데일리가 지난 24일 개최한 교육 좌담회에서 김도연 전 교육부 장관(오른쪽) 나승일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오른쪽에서 세번째),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교육부가 올해 상반기까지 개편안을 내놓겠다고 예고하면서 새 대입제도가 교육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큰 틀의 대입 개편은 없을 것이라고 시사했지만 이날 좌담회에선 큰 폭의 대입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도연 전 장관은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신해 정답을 찾아주는 사회가 도래하고 있지만, 지금의 오지선다형 수능은 학생들의 질문하는 능력, 창의력을 말살하고 있다”며 “미래형 인재를 키우기 위한 논·서술형 수능 도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박남기 교수도 “수능은 지금의 오지선다형보다는 서술형 평가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상훈 교수는 수능 비중을 축소하고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중을 늘리는 개편이 필요하다고 봤다. 배 교수는 “학생이 대입에 지원하기까지의 성장 과정을 평가한다는 의미에서 학종이 오히려 고교학점제에 부합하는 전형”이라고 강조했다. 학생이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골라 듣는 선택형 교육과정인 고교학점제를 표준화된 대입 시험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의미다. 반면 나승일 교수는 “새 대입제도는 초·중등 교육의 정상화, 대학 교육의 경쟁력 확보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각 대학이 인재상을 명확히 설정하고 전공 학문의 특성을 반영한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표준화된 대입 시험으로는 고교졸업·대입 자격만 평가하고, 구체화된 입학 전형은 대학이 설계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주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2025년 전면 시행될 예정인 고교학점제에 대해선 교사·강사 확보가 관건이란 주장이 중론을 이뤘다. 학생들에게 과목 선택권을 보장해줘야 학점제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만큼 다양한 교과목을 담당할 교사·강사가 필요하다는 의미에서다. 나 교수는 “교사들의 담당 교과목을 유연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 역시 “과학 교사라면 생물·물리·화학 등을 모두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며 “지금처럼 각각의 교과 담당을 나누고 칸막이를 두는 제도는 고교학점제 시대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 교수는 “대학에 입학한 성인들도 자신의 진로를 찾지 못하는 게 현실인데 고1 학생에게 조기에 진로를 선택토록 하고 이에 따라 과목을 이수토록 하는 게 과연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자칫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왼쪽부터 김도연 전 교육부 장관, 나승일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사진=김태형 기자)-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2028학년도 대입제도에 관심이 쏠린다. 향후 대입제도는 어떻게 개편돼야 하나.△김도연=교육이란 미래 사회에 대비해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다. 미래 인재는 정답을 찾는 인재가 아니다. 챗GPT(대화형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사람을 대신해 인공지능이 답을 찾아주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지금의 오지선다형 수능은 질문하는 능력, 창의력을 말살하는 시험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지식 전달형 수업과 오지선다형 수능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을 억제해왔다. 12년간 창의력을 말살하는 교육을 받다가 대학에 와서 창의력을 키우려니 학습 능력이 저하되는 것이다. 미래 인재를 키우기 위한 논·서술형 수능 도입을 고민해야 할 때다. △나승일=우리나라는 유·초·중등 교육이 모두 대입이란 굴레에 종속돼 있어 이를 혁신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새 대입제도는 초·중등 교육의 정상화, 대학 교육의 경쟁력 확보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시대를 반영한 대입 개편이 필요하다. 각 대학이 인재상을 명확히 설정하고 전공 학문의 특성을 반영한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교육부가 적절히 지원할 필요가 있다. △박남기=입시제도 개편에는 이원화 전략이 필요하다. 현행 입시제도 하에선 개천에서 용이 나기 힘들다. 대입 정원의 절반은 실력으로, 나머지 절반은 배경을 보고 뽑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 배경을 보고 선발한다는 의미는 합격자 중 일정 비율을 ‘소외 지역 고교 출신’에게 할당해야 한다는 의미다. 소외 지역 고교 출신은 사회배려자전형처럼 별도의 트랙에서 경쟁토록 해야 한다. 다만 수능은 지금의 오지선다형보다는 서술형 평가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인간의 언어를 이해·처리하는 인공지능 기능이 강화되면 채점의 공정성이나 시간적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배상훈=현재 개편 논의가 한창인 ‘2028학년도 대입’은 고교학점제 세대를 평가하기 위한 대입제도로 수능 중심의 대입과는 그 취지가 맞지 않는다. 학생이 대입에 지원하기까지의 성장 과정을 평가한다는 의미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오히려 고교학점제에 부합하는 전형이다. 저출산 시대에는 학생 맞춤형 교육을 통해 인재를 키워야 한다. 해당 학생이 고교 3년간 어떻게 성장했는지, 진로·적성에 따라 이수한 선택과목이 지원한 전공과 부합하는지를 보고 선발해야 한다. 지금처럼 서울 주요 대학에 정시 40%를 강요하는 것은 과하다고 생각한다. 수능 선발 비중은 20~30%로 축소하고 나머지는 학종으로 뽑아야 한다. 다만 숙명여고·조국 사태 등의 재발을 막기 위해 학종의 신뢰성을 강화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 -최근 카이스트(KAIST) 등에서 이공계 인재가 의대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과학기술 인재들이 의대 진학을 위해 재수를 선택하는 세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김도연=혹자는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해 과학고·영재학교 출신의 의대 진학을 아예 금지하자고 하지만 헌법상의 권리인 직업선택의 자유를 어떻게 막겠는가. 결국 사회가 학생들에게 다른 길을 선택하게끔 만들어줘야 한다. 지금은 수능에서 98점 받은 학생이 의대에 가면, 99점은 받은 학생은 이공계를 진학하고 싶어도 손해 본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 측면에서 수능이 최근의 ‘의대 블랙홀’ 현상에 영향을 줬다고 본다. 정시모집 기준으로 지금은 수능 최상위권이 의대에 진학하고 차순위 학생들이 이공계로 진학하고 있다. 수능 위주의 평가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의대 선호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대입 개편 이후에는 이공계 인재에 대한 처우 개선도 필요하다. 의사 면허를 취득하면 고용안정과 고연봉이 보장되지만 이공계 박사는 그렇지 못하다. 정부가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이공계 인재들을 전폭 지원해야 한다. △나승일=의대 선호 현상의 본질은 경제적 유·불리에 따른 것이다. 의사는 안정적 직업이며 직업 선택은 개인의 문제이지만, 국가가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취지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의대가 유리하고 이공계가 불리한 현상부터 개선해야 한다. 단적으로 군 복무기간이 18개월로 단축되면서 이공계 병역특례의 실효성이 저하됐다. 전문연구요원제도는 이공계 석·박사급 인력이 군 복무 대신 병무청장 지정 업체에서 3년간 근무하는 제도이지만, 군 복무기간이 줄면서 병역특례란 말이 무색해진 것이다. 과학을 좋아하는 인재가 적성·소질을 살려 이공계로 진학한다면 국가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병역특례를 비롯해 이공계 학생들에 대한 장학·국비유학제도 등 정부 차원의 유인책이 절실하다. △박남기=모든 개인은 자신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행동하기 마련이다. 의대 블랙홀 문제를 해소하려면 국가의 정책 방향을 따르는 게 개인에게도 유리하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 지금은 의사가 되면 사회적으로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우수 인재가 의대로 몰리고 있다. 예컨대 과학고 재학 중에 받은 장학금을 회수한다고 해도 학생들은 의대를 선택하고 있다. 과학기술 인재 양성이 설립 목적인 과학고·영재학교만이라도 졸업 후 5년간 의대 진학을 차단하거나 의대생이 일반사병으로 군 복무하는 것을 막고 5년간 군의관으로 복무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지금은 의대 졸업 후에 받는 사회적 혜택은 크지만 그에 따른 책임은 적다는 점이 문제다. △배상훈=의대 선호 현상은 대학의 연구역량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최상위권 대학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대학원은 학생을 충원하지 못해서 난리다. 정부가 대학원생을 지원하는 두뇌한국(BK)21사업에 대학원들이 목숨을 거는 이유다. 이공계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은 의대를 가거나 연봉이 높은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로 향하고 있다. 이공계를 졸업한 뒤 갈 수 있는 안정적 직장이 부족한 탓이다. 학생들이 대학원에 지원하지 않으면 대학의 연구역량은 저하될 수밖에 없으며, 학문후속세대(대학원생과 박사과정을 마친 연구인력)가 붕괴될 수 있다. 이대로 간다면 우리나라에선 과학기술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되지 못할 것이다. 이공계 인재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데일리가 지난 24일 개최한 교육 좌담회에 김도연 전 교육부 장관(오른쪽) 나승일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오른쪽에서 세번째),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나승일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교사·강사 확보 등 아직 산적한 문제가 많은 상황인데.△김도연=고교학점제는 우리 교육이 반드시 가야 할 방향이다. 학령인구 급감 시대에는 적성·진로에 맞춘 학생 개개인의 성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는 문재인 정부 공약으로 2017년부터 논의를 시작, 약 6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준비가 안 됐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2025년 전면 시행이니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준비해야 한다. 도시와 지방 간 교육 격차 문제는 충분히 예견되는 일이다. 그렇기에 농어촌 학교의 교·강사 확보 문제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아직 전면 시행까진 2년이란 시간이 남았고 발생 가능한 문제점들이 예견되니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 보완해야 한다. △나승일=학습 동기를 유발하고 학생들의 선택권을 강화하겠다는 고교학점제의 취지에 100% 공감한다. 다만 고교학점제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학부모들은 대입제도와 연계되지 않아 불안하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강사 확보다. 교사·강사 부족 문제를 풀려면 교사들의 담당 교과목을 유연화해야 한다. 예컨대 국어·수학·영어 등 보통교과 교사들은 맡을 수 있는 교과목 수가 한정돼 있다. 교원양성과정에서 본인이 이수한 과목과 연관된 과목이라면 다양한 교과를 맡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박남기=2025년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는 말만 학점제이지 사실상 ‘선택과목 확대’라고 보면 된다. 만약 지금 나와 있는 계획대로 고교학점제를 전면 시행한다면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문제가 오히려 심화할 수 있다. 대학에 입학한 성인들도 자신의 진로를 찾지 못하는 게 현실인데 고1 학생에게 진로를 선택토록 하는 게 과연 가능한지 의문이다. 만약 자신의 진짜 장래 희망을 고3 때 발견했는데 그간의 이수 과목과 진로가 다르다면 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학생들의 실용주의적 선택도 늘어날 것이다. 대학생들도 학점 받기 편한 과목을 선택하고 있는데 고교생들이라고 그러지 말란 법이 없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하겠다고 하지만, 수업을 재미있게 하는 것은 교사와 학교의 책무이지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배상훈=고교학점제라는 제도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 취지가 좋다고 해서 도입한 제도가 취지대로 긍정적 효과를 낼지 미지수다. 수능 반영 과목이나 대입에서 점수 따기 좋은 과목으로의 쏠림 현상도 우려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능 제2외국어 과목 중 아랍어 선택 학생이 많았는데 이는 대부분의 학생이 아랍어를 못하기에 상대적으로 점수 따기가 쉽다는 이유로 ‘아랍어 로또’라고도 불렸다. 교사·강사 확보도 관건이다. 교사들은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교사 1인당 5개 과목은 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외부 전문가를 기간제교사로 채용하는 방안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 담당 교과목을 유연화해야 한다. 과학교사라면 생물·물리·화학 등을 모두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각각의 교과 담당을 나누고 칸막이를 두는 제도는 고교학점제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다.-현 정부의 고등교육 분야에서의 교육개혁을 요약하면 대학에 대한 규제 완화인데.△김도연=우리나라는 사립대가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사립대가 많은 국가다. 국내 사립대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대학별 인재상과 교육 방법이 다양화돼야 하는데 정부의 규제로 대학별 특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는 교육부령(학교법인·사립학교 직인 규칙)에 따라 대학 총장·학장의 직인마저 크기·서체를 제한받는다. 이러한 불필요한 규제를 모두 없애고 대학에 자율권을 줘야 한다. 등록금 인상 규제도 혁파가 필요하다. 올해로 15년간 이어진 반값 등록금 정책으로 대학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사립대의 실질 등록금은 오히려 23% 인하됐다. 등록금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사립대들이 물가 압박에 교육·연구 혁신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나승일= 현행 교육체제가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이 어렵다는 공감대에서 교육개혁이 강조되고 있다. 디지털시대에 다양한 창의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개인의 잠재력이 충분히 발현되는 교육개혁이 필요하다. 획일화되고 규제 위주의 교육체제를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게 다양화하고 자율성·창의성의 가치를 살리는 교육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대학에 대해선 재정 지원을 늘리고 국고지원에 대해선 대학이 인건비·경상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용도 제한을 풀어줘야 한다. 국가장학금 2유형(올해 예산 3800억원)과 연계해 등록금 인상을 억제했던 규제 역시 개선해 법정 상한선까지는 등록금을 올릴 수 있게 해야 한다. △박남기=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는 대폭 풀어야 한다. 등록금 규제도 마찬가지다. 지금처럼 국가장학금 2유형 지원과 연계해 등록금 인상을 억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 사립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부가 등록금 규제를 지속하려면 이에 상응하는 운영비를 지원해야 한다. 물론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부실대학에 대한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배상훈=정부 규제에는 법령상 명시적 규제와 행정지도 목적의 규제가 있는데 문제는 후자다. 대학들은 이런 규제로 교육부의 눈치를 보게 된다. 예컨대 정부가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했을 때도 대학들은 학내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지 교육부에 문의했을 정도다. 혹시라도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 향후 교육부 관리·감독에서 지적받을 수 있어서다. 대학들이 교육부의 규제에 길들여 있어 스스로 결정을 못 내리는 경우도 많다. 마침 윤석열 정부 들어 대학에 대한 규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한 만큼 불필요한 규제를 풀면서 더이상 행정지도 목적의 규제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유·초등분야의 교육개혁은 ‘유보통합·늘봄학교로 0~11세 돌봄·교육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하자‘는 것이 골자인데 교사들의 반발이 크다. △김도연=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는 필요하다. 다만 의도가 선한 정책이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유보통합이 필요하다면 설득과정에 조금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어느 누가 유아교육의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반박하겠는가. 유보통합뿐만 아니라 무엇인가를 통합하는 과정에선 반발 여론이 생기게 마련이다. 공선사후(公先私後)라는 가치를 내세워 반발하는 구성원을 설득하면서 유보통합을 추진해야 한다. △나승일= 유아교육의 질적 수준은 유치원·어린이집 통합(유보통합)을 통해 끌어올려야 한다. 아이들에게 유보통합을 통한 질 높은 공교육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출발선부터 생기는 교육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어린이집·유치원 어느 곳을 이용하든 교육 격차가 생기지 않게 하려면 단계적 통합이 필요다. 이 과정에서 보육·유치원 교사 간 처우에 대한 차이를 줄이고, 보육교사가 통합교사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자격 요건을 구체화해 유치원 교사들의 반발을 완화해야 한다. △박남기=지금의 저출산 문제를 완화하려면 보육·돌봄의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다만 이에 상응하는 재정투자가 부족한 점은 아쉽다. 유보통합을 예로 들면 별도의 재원은 마련하지 않고 기존 시도교육청에 배정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고 한다. 이는 결국 시도교육감들의 반발을 촉발하게 될 것이며 유보통합 추진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결국 유보통합은 이뤄져야 하지만 교사들의 반발도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어린이집 교사와 유치원 교사의 자격 기준이 달라 생기는 문제이기에 단계적으로 자격 기준을 상향평준화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늘봄학교에 대한 교사들의 반발은 업무부담 탓인데 교육부가 교사들에게 업무부담을 전가하지 않겠다는 점을 늘봄학교 시범 운영을 통해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배상훈=유보통합은 유아교육의 공교육화가 궁극적 목표다. 유보통합은 그 전 단계로 볼 수 있다. 유치원 교사들의 반발도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차별적인 교육환경을 용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늘봄학교도 민생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지만, 교사들의 업무부담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당국은 늘봄학교 업무를 전담할 인력을 대거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초중등교육에만 집중됐던 교육교부금 지원을 유아·고등·평생교육으로도 확대해야 하며 이러한 관점에서 유보통합 추진과 고등교육특별회계 신설은 바람직한 변화다. 이데일리가 지난 24일 개최한 교육 좌담회에 김도연 전 교육부 장관(오른쪽) 나승일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오른쪽에서 세번째),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배상훈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교육부가 현행 교육감 직선제를 ‘시도지사-교육감 러닝메이트(동반 출마)제’로 바꾸는 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김도연=현행 교육감 직선제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은 제도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탈정치·비정치를 내세우지만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은 파란색이나 빨간색 옷으로 정치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또 유권자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선거구에 어떤 후보가 출마했는지 모른 채 투표하는 ’깜깜이 선거‘ 논란도 여전하다. 선거 후에는 당선된 교육감들이 선거법 위반 등으로 재판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차라리 직선제를 러닝메이트제로 바꾸는 게 낫다. 정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시도지사와 동반 출마하면 선거 비용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는 사례도 감소할 것이다. △나승일=교육감 직선제는 주민들의 직접 투표로 교육감을 선출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깜깜이 선거 논란을 비롯해 후보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너무 큰 선거 비용으로 인한 선거법 위반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물론 러닝메이트제가 최선은 아닐 테지만 현실적이고 긍정적인 차선책은 될 수 있다. 가장 쟁점으로 꼽히는 후보의 추천 과정 등 세부 내용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등을 통해 마련하면 된다. 수차례 교육감 선거를 겪어본 국민도 직선제의 폐해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 사회적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된 사안이라 소통을 통해 대안을 마련할 때다. △박남기=러닝메이트제가 과연 교육감 직선제로 인한 폐해를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교육감 선거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후보들은 정당에 엄청난 기여를 해야 할지 모른다. 그 과정에서 교육전문가보다는 정치적 인물이 출마하게 되고 결국 교육감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공산이 크다. 러닝메이트제 도입 주장은 교육자치를 폐지하자는 말과 다름 없다. 다만 단기적으로 현행 제도를 바꾸기 힘든 만큼 국가가 선거비를 우선 부담하는 선거공영제를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개인이 선거비를 부담하면서 금권선거·보은인사 논란이 있었는데 선거공영제를 도입해 후보의 금전적 부담을 줄여주면 이런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 △배상훈=교육감 직선제 하에선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보단 어떻게 단일화하느냐가 당선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다. 단일화만 잘 되면 투표율이 50%가 되지 않아도 당선 가능성이 커진다. 각 정당의 후광효과를 얻기 위해 옷 색깔로 자신의 정치성향을 표현하는 등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도 훼손되고 있다. 또한 교육감의 권한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교육감이 자신이 전혀 모르는 지역의 학교장 발령까지 내고 예산을 내려주고 있다. 인사·예산권으로 초월적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셈이다. 광역자치단체의 교육감이 학교장 인사권을 모두 갖기보다는 교육지원청의 교육장 등으로 이를 이관, 교육감 권력을 일부 제한·분산할 필요가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4년제 대학의 91%가 올해 정시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했는데 향후 대학 구조조정은 어떻게 해야 하나.△김도연=벚꽃이 지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고 하는데 수도권도 이제 예외가 아니다. 대학 구조조정은 정원감축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지역 산업에 기여할 대학을 육성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 파산 직전의 대학 설립자·이사장이 잔여 재산을 환수할 수 있게 퇴로를 열어줄 필요가 있다. △나승일=부실대학이나 한계 대학은 과감하게 구조조정해야 한다. 2000년 이후 매년 폐교하는 대학이 1~2곳씩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 재정이 열악함에도 버티는 대학들이 있다. 이는 퇴로가 없기 때문인데 관련 법 개정이 되지 않는 한 청산되는 대학의 잔여 재산은 국고로 귀속된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 스스로 문 닫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계상황에 놓인 대학들을 정리하고 이곳에 투입되는 재정을 다른 대학에 주는 게 낫다. 한계 대학을 직업훈련기관으로 전환하거나 기업이 인수, 교육원으로 활용토록 하는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 △박남기=장기적으로는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만큼 해외에서 학생들을 끌어와야 한다. 동남아 학생들 사이에선 한국 대학 진학에 대한 수요가 크다. 국가 차원에서 이들을 받아들이고 한국어 교육을 제공, 국내 대학·대학원 진학을 유도해야 한다. 외국 학생들을 고등학교 단계에서 받아들여 기숙학교 형태의 교육기관에서 교육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배상훈=대학구조개혁을 단순히 대학 개수 줄이기로 이해하는 자세는 지양해야 한다. 부정·비리 대학을 제외하고, 생존할 대학을 많이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대학 하나가 사라진 지역은 소멸 위기를 맞게 된다. 해당 대학에 다니는 학생뿐만 아니라 주변 상인, 임대업자 등이 타격을 받으면서 지역경제가 붕괴될 수 있다. 동일 지역 내 대학 간 중복·유사학과를 구조조정하고 대학 간 교육과정을 공유하는 방식도 필요하다. 대학이 사라지기 시작하면 지역 경제가 무너지며 이는 결국 동일 지역 내 다른 대학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대학 간 협력으로 동반 생존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2023.03.02 I 신하영 기자
불필요한 MRI·초음파 검사·비용 확 늘어난다
  • 불필요한 MRI·초음파 검사·비용 확 늘어난다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앞으로 두통·어지럼증으로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은 후 이상이 없으면 자기 부담이 늘어난다. 이상소견이 있는 경우에만 건강보험에서 보장하는 것으로 제도가 변경돼서다. 상복부 초음파도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만 급여를 적용키로 했다.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이 제3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보건복지부는 28일 ‘2023년 제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개최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을 논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틀어 막아 재정건정성을 확보하고 이를 필수의료 등 보장 강화방안의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과도한 MRI 초음파 검사 건강보험 이젠 적용 제외현재 MRI 검사의 경우 두통·어지럼증에 선행 검사(신경학적 검사)에서 이상이 없음에도 최대 3회까지 건강보험으로 보장했다. 초음파 검사도 수술 전 초음파 시행 시 급여가 적용되도록 했다. 이후 불필요하게 동시 검사하는 이상 사례가 발생하는 등 건강보험 재정 누수가 발생하자 보건당국은 개선안을 마련한 것이다. 앞으로는 MRI의 경우 신경학적 검사상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에만 급여를 인정하고 최대 2회 촬영으로 횟수도 줄인다. 상복부 초음파는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만 급여를 적용하고 초음파 전체도 같은 날 여러 부위 촬영 시 최대 산정 가능 개수를 제한하기로 했다.그 밖의 재정 규모가 큰 MRI·초음파, 급여 전환된 등재·기준 비급여 항목도 이용량, 급여기준 등을 검토·분석 후 필요시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문심사 확대 및 전산시스템 개선 △MRI 등 이용량 급증 항목은 사전예고 후 집중심사(선별집중심사) 등 진료비 심사 강화하기로 했다. 영상 촬영 청구량 높은 다촬영 의료기관 중심으로 현장점검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올해부터 강화하기로 했던 근골격계 등 MRI·초음파는 필수항목 중심으로 제한적 급여화를 추진키로 했다. 그 외 등재·기준비급여는 의학적 유용성, 치료효과성, 재정부담 등 급여진입 기준 적합여부 재검토 후 급여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약품비도 관리를 강화한다. 2020년 7월 이후 신규 약제부터 기준요건(생동성 시험실시 등)에 따라 약가를 차등 산정했지만, 앞으로는 2020년 7월 이전 기 등재된 약 2만개 약제도 기준요건을 평가해 약가를 차등 인하하기로 했다. 임상적 유용성 등이 불분명한 약제 중 청구액이 연간 약 200억원 이상이고, 외국 1개국 이하에서 급여되고 있는 경우 약제 재평가 대상이다. 특허만료 만성질환 약제 등을 외국 약가와 비교하는 재평가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고가약은 신규 등재 시 일정기간 투약 후 효과가 없을 때 업체가 공단에 약가 일부를 환급하는 등 다양한 유형의 위험분담제를 적용해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의약품 청구 내역을 활용해 실거래가 조사를 실시하고, 실거래가 수준까지 약가를 인하하기로 했다.◇ 의료 쇼핑 환자·방관 의료기관도 점검과다한 의료 쇼핑 관리도 강화한다. 연간 365회 이상, 즉 매일 1회 이상 의료기관을 찾아 외래 진료를 받는 경우 본인부담률을 90%로 대폭 상향하되, 불가피한 사례에는 예외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과다의료 이용자 등록·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과다이용을 조장하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기획조사를 시행하기로 했다.본인부담 상한제와 관련, 소득 상위 30%의 상한액도 인상된다. 본인부담 상한제는 의료비 지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소득별 상한액을 설정해 이 금액을 넘는 의료비가 발생하면 환급해주는 제도다. 앞으로 소득 6∼7분위는 기본 상한액은 현재와 같지만 요양병원 120일 초과입원시 상한액은 289만원에서 375만원으로 인상된다. 소득 상위 30%인 8∼10분위의 본인부담 상한액은 모두 인상되며 10분위에 해당하는 사람이 요양병원에 120일 이상 입원할 경우 상한액은 598만원에서 1014만원으로 늘게 된다.입원필요성이 낮은 환자의 장기입원 방지를 위해 의료적 필요도를 고려해 환자분류체계를 의료중도·경도에 대해 의료적 평가기준을 강화한다. 퇴원환자의 원활한 지역사회 복귀 지원을 위해 퇴원환자지원사업 대상을 입원 후 120일 경과자에서 90일 경과자로 완화한다. 요양병원 가산 수가(의사 5~13%·간호인력 20~60% 확보 수준에 따라 지급 중)를 종합점수 기반으로 지급 제한해 종합점수 하위 5%인 69개소는 수가를 제한하기로 했다. 외국인의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 입국 즉시 의료 이용이 가능했던 것을 체류 6개월 경과 후 가입이 가능하도록 손질한다. 다만,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는 현행대로 입국 즉시 자격 취득 가능하도록 했다. 장기간 해외 체류 중인 국외 영주권자가 지역가입자로 국내 입국한 경우 입국 후 6개월 경과한 후부터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장기간 해외 체류자 중 해외유학생, 주재원 등 비영주권자는 현재와 같이 입국 즉시 건강보험 이용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 마련했다.건강보험 자격도용을 방지하기 위해 병원에서 환자 자격확인을 의무화한다. 자격도용이 적발되면 부당이득 환수 한도를 1배에서 5배로 증액했다.
2023.02.28 I 이지현 기자
대학이 지식을 개방하면 벌어지는 일
  • [목멱칼럼]대학이 지식을 개방하면 벌어지는 일
  • [이기준 연세대 치과대학장] 수십년간 미디어의 대표주자였던 TV의 영향력이 각종 SNS및 개인방송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할리우드의 절대 다수 영화사에서 극구 반대하던 OTT 서비스는 이제 영화 등 영상물의 인기를 판단하는 하나의 척도가 됐다. 여기에 인공지능 챗 GPT의 고도화된 서비스는 구글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학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기존의 저명한 학술지들에 도전장을 내밀고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개 접근(Open access)을 전제로 연구자들을 끌어모으는 신생 학술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미래를 예단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특정 추세가 주류가 될 것이라고 단언하는 건 금물이다. 하지만 미디어의 각 분야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은 ‘콘텐츠의 개방과 접근성의 확대’다. 대면과 비대면 시장에서 소통의 다변화도 이에 포함될 것이다. 즉 한두개의 소통 채널을 인위적으로 제한해도 다른 채널을 통한 정보 유입을 통제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는 얘기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전환기에 대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대학의 생존전략을 생각해본다. 우선 콘텐츠의 개방과 접근성이 확대되는 흐름에 따라 공유 정책을 계속 확대하는 일이다. 학술적 성과를 유수 저널에 발표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각종 채널을 통해 그 성과를 잘 알리는 일이 중요해졌다. 이런 지식의 대폭적 공유를 통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우수 인력의 관심을 유도할 수도 있다. 이들을 국내 대학에 유치해 생산적인 연구개발에 투입하는 건 개방화의 한 모습이다. 예컨대 일부 대학에서 이미 실시하는 온라인 과정이나 별도 비학위과정의 확대를 통해 K-교육이 연구인력 유입의 진입로가 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실제 지금 대학엔 해외 유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기간 다소 증가세가 주춤했던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22년 16만명 선을 회복했는데 이는 10년 전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어학 연수나 단기 방문 등 비학위과정 학생수가 일시적으로 감소하긴 했지만 장기간 체류를 요하는 학위과정 유학생 수는 계속 늘어 전체의 78%에 달하는 12만 4000명이다. 일찍이 ‘인구절벽’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교육부가 정책적으로 해외 유학생 유치를 적극 유도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이 기간 K-팝 및 드라마 등 한류열풍으로 대한민국의 인지도가 크게 상승한 것도 한몫했을 것이다. 즉 국가적 소프트 파워의 상승이 대학에도 영향을 미친 셈인데 이는 콘텐츠의 개방과 접근성이 확대된 결과이기도 하다. 각종 체류 문제, 언어적 소통 및 생활 적응의 한계 등에도 불구하고 최근엔 한국 학생보다 더 뛰어난 연구 역량과 실적을 보이는 해외 유학생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의 양적 성장이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옥석을 잘 가려 지원과 장려를 해준다면 이들 해외 유학생들이 국가 연구개발 역량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우수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내국인뿐 아니라 해외에서 유입된 해외 연구인력 중 탁월한 성과를 보이는 연구자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연구활동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지금 해외 유학생들은 연구직으로 잔류하거나 산업체 취업을 위해선 비자 연장 문제 등 각종 제약조건이 많다. 산업계가 우수 인력 확충에 전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해외 우수인력 채용이 좀 더 원활해질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이 필요한 지점이다. 해외 유학생의 연구교원 임용도 적극 장려해야 한다. 연구개발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연구개발 인력 확충은 글로벌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위기의 순간엔 폐쇄적 정책보다는 개혁, 개방이 더 효과가 있었다. 대학의 위기도 이런 콘텐츠의 개방과 인력의 개방화 정책으로 새로운 기회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2023.02.27 I 송길호 기자
부영그룹 우정교육문화재단, 외국인 유학생에 장학금 지급
  • 부영그룹 우정교육문화재단, 외국인 유학생에 장학금 지급
  • 우정교육문화재단 CI[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부영그룹 우정교육문화재단이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83명에게 2023년 1학기 장학금 약 3억3000여만 원을 지급한다고 23일 밝혔다. 우정교육문화재단은 부영그룹 창업주 이중근 회장이 2008년 설립해 2010년부터 한국으로 유학 온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 해외 유학생들에게 매년 두 차례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2013년부터는 대상 국가와 수혜 학생을 대폭 늘리고 장학금 액수도 1인당 연 800만원으로 증액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42개국 출신 2283명의 유학생들이 약 89억 원에 이르는 장학금 혜택을 받았다. 장학생 선발에는 학생들의 성적, 학업태도, 성취도, 재정적 필요성, 향후 사회공헌 계획 등이 종합적으로 심사된다. 우정교육문화재단 관계자는 “한국의 높은 물가로 유학생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재단 설립자인 이중근 회장의 뜻을 담아 전달되는 장학금이 유학생들의 꿈을 이뤄나가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한편 부영그룹은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함으로써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장학사업, 교육 및 문화시설 기증 외에도 올바른 역사 알리기, 노인복지 향상, 군부대 지원, 임대료 없는 어린이집, 재난·재해 성금 기탁 등 현재까지 1조원이 넘는 비용을 사회에 기부함으로써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다.
2023.02.23 I 김아름 기자
"안 사귀면 죽이겠다"…前 여친 기숙사 침입한 男 결국
  • "안 사귀면 죽이겠다"…前 여친 기숙사 침입한 男 결국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헤어진 여자친구를 만나겠다며 대학 여자 기숙사에 침입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외국인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21일 대전지법 형사 7단독(김도연 판사)은 특수협박과 특수폭행, 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우즈베키스탄 국적 A(22)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사진=이미지투데이)A씨는 지난해 12월 15일 오후 11시께 대전의 한 대학교 여자 유학생 기숙사 1층 창문을 통해 전 여자친구 B(23)씨 방에 들어간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틀 뒤 오후 10시께도 남자 기숙사의 공용 공간을 통해 B씨의 방 앞까지 침입했으며, 한 시간 뒤인 이 대학 도서관 앞에서 “다시 사귀지 않으면 죽이겠다”며 B씨를 흉기로 위협한 혐의도 받고 있다.또 A씨는 B씨 지인이 거주하는 다가구 주택까지 따라가 그를 발로 차고 밀어 넘어뜨리는 등 폭행한 혐의도 있다.재판부는 “피고인이 여자 기숙사에 무단으로 침입해 추가 피해가 발생할 위험성이 컸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국내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2023.02.21 I 김민정 기자
대한상의 "규제에 막힌 기업투자 11.7조원…정부에 해결요청"
  • 대한상의 "규제에 막힌 기업투자 11.7조원…정부에 해결요청"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대한상공회의소 규제·투자애로접수센터에서 11조원이 넘는 투자 대기 프로젝트를 발굴해 국무조정실, 산업통상자원부에 해결을 요청했다고 20일 밝혔다. 대한상의 규제·투자애로접수센터’가 지난해 11월14일 연 이후 100일 동안 접수받은 규제 및 기업애로 과제는 102건으로, 이중 규제에 막혀 계획한 투자에 애로를 겪고 있는 과제만 총 11조6900억원(25건) 규모다.(자료=대한상의)대한상의 규제·투자애로접수센터는‘접수’와 ‘정책조정’을 분리해 민과 관의 강점을 극대화한 민관 합동 규제개선 채널이다. 전국 7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지역센터에서 접수한 기업애로는 국무조정실을 통해 소관부처에 전하고, 부처의 검토결과를 건의기업에게 피드백한다. 관계기관 및 이해관계자의 갈등이 얽히고설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한 투자애로 과제는 산업통상자원부로 전달해 이해관계자 협의 및 현장점검 등을 진행한다.대한상의가 현장에서 발굴한 주요 건의를 보면, 분야별로는 기업 경영활동에 어려움을 더하는‘경영애로’가 36.3%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투자애로’(24.5%), ‘노동’(14.7%), ‘환경’(14.7%), ‘신산업’(7.8%), ‘입지(2.0%)’ 순으로 나타났다. 내용면에서는, 전체 건의의 약 10%가 산업단지 입주 기준 완화와 인프라 개선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산업구조가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기존 산업단지 제도에 여러 지역기업들이 어려움의 목소리를 냈다.지역별 접수센터에는 ‘외국인 근로자 비자제도 개선’ 관련 애로가 다수 접수돼 인력수급 문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외국인 유학생의 시간제 취업 업종과 근무시간이 실제 지방의 외국인력 고용 현황과 큰 괴리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접수과제 중에는 수소복합충전소와 관련한 애로 해소요청도 있었다. 자연녹지지역의 경우 다른 용도지역에 비해 건폐율이 낮아 수소복합충전소 구축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기업들은 한시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건폐율 완화제도(20%→30%) 상시화를 건의했다. LPG충전설비와 수소충전설비간 이격거리 기준을 마련해 달라는 건의도 있었다.이상헌 대한상의 규제혁신팀장은 “접수센터를 통해 규제 및 기업애로 과제가 계속 접수되고 있지만 실제로 해결된 과제는 많지 않다”며 “투자·규제애로의 처리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계부처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2023.02.20 I 최영지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주간계획(2월20~25일)
  • 산업통상자원부 주간계획(2월20~25일)
  •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다음은 내주(2월20~25일) 산업통상자원부 주요일정 및 보도계획이다.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022년 7월21일 경기도 화성시 반도체 소재기업 동진쎄미켐 발안공장에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발표 후 생산라인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산업부)◇주요일정△20일(월)09:00 비상경제장관회의(본부장, 서울청사)10:00 산중위 법안소위(1·2차관, 국회)14:00 수출기업 현장방문(장관, 세종 비전세미콘)△21일(화)10:00 국무회의(장관, 서울)10:00 산중위 전체회의(본부장 및 1·2차관, 국회)5:00 엑손모빌 사장 면담(2차관, 서울청사)16:00 로봇친화빌딩 현장방문(1차관, 네이버, 분당)17:00 로봇업계 간담회(1차관, 분당)△22일(수)10:00 도레이 회장 면담(장관, 롯데H)15:00 탄소중립 R&D 라운드테이블(장관, 포시즌스H)14:00 기계업계 간담회(1차관, 석탄회관)16:00 에너지공기업 경영혁신회의(2차관, 석탄회관)△23일(목)10:00 차관회의(1차관, 서울청사)14:00 바이오업계 간담회(1차관, 무보)14:00 법사위 전체회의(2차관, 국회)15:00 외투기업 간담회(본부장, 롯데H)△24일(금)10:30 저소득층 에너지 효율개선 현장방문(장관, 서울 서대문 로뎀나무)14:00 본회의(장관, 국회)◇보도계획△19일(일)11:00 2023년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신규테마 선정 및 과제 공고△20일(월)06:00 2023년 소재부품장비산업 맞춤형 기술지원강화14:00 장관, 수출플러스 위해 반도체 수출현장 점검11:00 제3차 RCEP 공동위원회 개최11:00 2023년 1월 자동차산업 동향△21일(화)06:00 등유 배달비 등 바우처 적용범위 확대11:00 첨단로봇산업 발전협의회 발족 및 업계 간담회 개최11:00 보잉코리아 사장 면담13:00 외국인 유학생 조선업 취업설명회 개최(법무부 공동)11:00 효율관리기자재 운용규정 일부개정고시(안) 행정예고11:00 2022년 전기설비 전기안전관리 현황11:00 한-몽골 및 한-조지아 EPA 공청회 개최 안내△22일(수)10:00 장관, 도레이 CEO 면담15:00 탄소중립 기술개발 라운드테이블 개최11:00 1차관, 기계업계 수출·투자 애로 점검11:00 에너지 공기업의 강도 높은 자구노력 추진11:00 2023 드론쇼 코리아 개최(과기부·국방부·국토부·부산시 등 공동)11:00 대산산단 석유화학업계와 대학 간 채용연계형 학과 신설11:00 자동차의 에너지소비효율 및 등급표시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고시(안) 행정예고11:00 탄소 기반 무역규제 대응기반 구축 본격화11:00 넷제로(Net Zero) 에너지 국제표준 최초 개발△23일(목)06:00 중남미 진출기업 릴레이 간담회 개최11:00 1차관, 바이오기업 투자·수출애로 점검11:00 주한외국상의 및 외투기업 간담회 개최11:00 수소모빌리티용 수소 수급 관련 협의체 발족11:00 산업계와 함께 반도체 고급인력 양성 나선다11:00 EU 역외보조금 기업설명회 개최 11:00 2023년도 에너지이용합리화사업을 위한 자금지원 지침 공고13:00 제433차 무역위원회 개최11:00 해외인증 지원을 위한 기업간담회 개최11:00 노후 김치냉장고 제품 사용중지 및 리콜 조치 당부△24일(금)10:30 장관, 사회복지시설 에너지효율개선 현장 방문06:00 난방비 지원대책 현장 집행체계 구축11:00 기계로봇분야 R&D 우수성과 수행기관 간담회
2023.02.18 I 김형욱 기자
“한국, 미래 강국 되려면 AI 대평원에 싸울 ‘기마군단’ 키워야”
  • “한국, 미래 강국 되려면 AI 대평원에 싸울 ‘기마군단’ 키워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한림대학교 도헌학술원(원장 송호근)이 1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반도체 및 디지털 산업의 현황을 진단하고 미래를 탐색하는 ‘AI시대, 한국의 디지털·반도체 산업과 대학교육’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이번 심포지엄은 산학연 협력과 대학의 인재육성을 통해 국내 과학기술을 선도하고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심포지엄에는 산업계와 학계, 연구 분야 등 관계자 300여명과 언론인 40여명이 참석했다. 윤대원 학교법인일송학원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AI시대가 도래하면서 지구촌 국가들은 또 한 번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운명의 시간을 맞게 됐다. 오늘 한림대학교 도헌학술원 학술심포지엄은 산업체와 대학, 언론,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참으로 잘 구성된 심포지엄”이라며 “반도체 산업의 미래에 대한 국가와 국민의 큰 관심 속에서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시스템 반도체 국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하고 물질주의에 현혹되지 않고 인간 중심의 기술 발전을 이뤄내 한국 사회의 깊은 울림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송호근 원장은 개회사에서 “세계 반도체 강국으로 우뚝 선 한국이 인공지능(AI)의 대평원을 바라만 봐야 하나? 제주도의 말을 공급하는 목장이 갑마장(甲馬場)인데 이젠 갑마장을 넘어 ‘기마군단’을 키워야 한다. “서울·수도권과 수도권 이남 지역으로 나눠 40개 특성화 대학을 만들고, 1년에 100명씩 10년 육성하면 4만명의 기마군단을 만들 수 있다”고 ‘4만 양병설’을 화두로 꺼냈다. 이어 “AI와 반도체 산업의 인재육성을 위해서 산학협력을 통해 미래 청년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국가설계를 지금부터 해나가야 한다”며 “지금 국회는 AI디지털특별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이어서 기조발제에서는 삼성전자 SAIT 김기남 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경험을 나누고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김기남 회장은 “반도체는 미래 사회의 핵심 전략이자 자산이며 대한민국 반도체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향후 반도체 기술을 위한 글로벌 패권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고 기술 혁신만이 유일한 해결책이기 때문에 기업, 국가, 학계의 상호 역할 분담을 통한 반도체 기반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반도체 시장의 전망은 밝으며, 반도체 핵심 경쟁력 요소는 첨단기술 경쟁력, 우수한 인재, 적극적 투자, 건실한 생태계”라며 ”항상 기술의 흐름을 파악하고, 기술의 변곡점을 놓치지 않으며, 선행해서 새로운 기술을 도전적으로, 절박하게 개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박정호 대표이사 부회장은 “앞으로 AI 챗봇 서비스 분야가 반도체 수요의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라며 “AI시대에 일어날 기술 혁신의 중심에 항상 메모리 반도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예상으로는 2031년 학·석·박사 기준으로 총 5만 4000명 수준의 인력이 부족하다. 전국 지역 거점 대학에 반도체 특성화 성격을 부여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반도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주제발표에서는 ‘디지털 시대 한국의 대학교육· 대안을 찾아서’를 주제로 ▲오세정 전 서울대학교 총장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대학교육’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기정학 시대의 인재확보 전쟁’ ▲최양희 한림대학교 총장 ‘AI시대 지방대학의 활로를 찾는다‘에 대해서 강연했다.오세정 전 총장은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 대학 교육과 서울대학교의 실험, 우리나라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발표했다. 오 전 총장은 “대학 입학제도를 개선하는 등 교육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대학에서 미래 인재의 핵심역량을 위한 인재상을 세우고 이에 맞춰 교육과정을 개편해야 하며,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미래 사회에서 대학이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이광형 총장은 미중 패권경쟁 시대 인재 확보를 위한 국가간 경쟁상황과, 한국의 우수인재 확보 전략, 해외 고급인재 유치를 위한 한국형 천인 계획 등에 대해서 강의했다. 이 총장은 “국제 경쟁의 성패가 인재확보에 달려있음을 인식하고 국가전략 분야 인력양성과 인재유출을 막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고 우수 외국인력을 유치해야 한다”며 “한국형 천인계획으로 이공계 우수 유학생과 졸업자에게 국적을 부여하고 매년 1000명을 인재양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최양희 총장은 대학의 새로운 모델이 필요한 시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대학의 혁신방안을 제안했다. 또 한림대학교가 추진 중인 캠퍼스 공간 해체, 사이버 공간 확장, 온라인 1년 석사과정 개설, 복수전공 필수화 등을 소개했다. 최 총장은 “AI, 반도체 등 새로운 기술과 연관된 대규모의 인재 공급을 위해서는 반드시 지방대학의 혁신이 동반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통적인 교육의 개념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기술이 중시되는 새로운 시대에서 대학교육은 단순 커리큘럼의 변화에서 벗어나 구조적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 또 정부의 교육정책 변화도 필수적이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맞춤형 교육정책이 가능하다면 대학교육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림대학교 도헌학술원 개원(1월 11일)한 기념으로 열렸다. 도헌학술원은 ▲융합연구선도 및 관련사업 ▲국내외 연구기관·연구자와 학술교류 및 네트워크 구축 ▲인문사회 및 의료·공학분야 연구기반 구축지원 ▲일송기념사업회 운영 ▲지역사회 연구 및 지자체 협력 ▲정책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도헌학술원의 주요 사업으로는 포럼 및 심포지엄 개최, 연구보고서 발간, 정책세미나 및 정책연구, 학술원 저작상 수여, 시민지성강좌 운영, 학술지 및 불리틴 발행 등이 있다.
2023.02.16 I 이순용 기자
글로벌엘림재단, 다문화가족 네트워크 구축 나선다
  • 글로벌엘림재단, 다문화가족 네트워크 구축 나선다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글로벌엘림재단이 오는 27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외교부, 서울시, 국회 관계자 등을 초청해 다문화가족들의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다.글로벌엘림재단의 행사 모습(사진=글로벌엘림재단).이번 행사에서는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해 메시지를 전한다. 외국인 유학생, 다문화가정 청소년, 외국인근로자 등을 초청해 장학금, 학비지원금, 자조활동 지원금도 전달할 예정이다. 글로벌엘림재단은 그동안 국내에 거주하는 다문화공동체를 대상으로 유익한 프로그램들을 제공해왔다. 학비 지원은 물론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 또한 10개 언어로 다양한 상담을 제공하는 한편 각국 인재 양성을 위해 현지 외국인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을 초청, 글로벌엘림 인턴십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글로벌엘림재단은 다문화가족과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들의 국내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재단 관계자는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국내 생활에 잘 적응하고, 본국에 돌아가서도 한국에 오는 외국인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이를 위해 장학금 지원, 단기숙소 제공, 트라우마·심리상담, 동아리 지원 등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3.02.16 I 이윤정 기자
신라면세점, 비씨카드와 내·외국인 고객 유치 업무 협약
  • 신라면세점, 비씨카드와 내·외국인 고객 유치 업무 협약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신라면세점은 중국, 동남아 관광객을 잡기 위해 비씨카드와 내·외국인 관광객 마케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비씨카드 글로벌사업본부 임남훈 본부장(오른쪽), 호텔신라 TR부문장 김태호 부사장(사진=호텔신라)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중국·동남아 관광객을 위한 신규 모바일 결제 시스템 선제적 도입 △중국·동남아 유학생 멤버십 클럽 운영 △동남아 관광객 유치를 위한 각종 투어 프로그램 개발 및 인플루언서 홍보 △ 외국인 환대주간 정기적 운영 및 트래블 키트 지원 등이 주요 내용이다.비씨카드는 해외 사업을 확대해 국가간 결제망 제휴에 힘써왔으며,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결제 시장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있다.신라면세점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 특히 중국 및 동남아 고객의 유입을 활성화한다는 전략이다. 비씨카드가 보유한 글로벌 역량을 적극 활용해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다.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비씨카드와의 업무 협약을 통해 더 많은 고객들이 신라면세점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앞으로도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고객들의 쇼핑 편의 증대에 힘써 한국 관광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혜택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3.02.16 I 정병묵 기자
법무부·산업부, 조선업 인력난 해소 지원…외국인력 2000명 투입
  • 법무부·산업부, 조선업 인력난 해소 지원…외국인력 2000명 투입
  •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청사 전경 (사진=이데일리)법무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조선분야 외국인 인력에 대한 비자심사 실적을 발표하고, 이달 중으로 E-7(외국인 기능인력)과 E-9(조선분야 저숙련인력) 자격을 가진 외국인력 2000여명이 조선업 현장에 투입할 것이라고 5일 밝혔다.법무부와 산업부는 조선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업계의 요청을 반영해 용접공 고용업체 기준 완화, E-7 도입비율 한시적 상향 등 제도개선을 추진했으며, 지난 1월 ‘외국인력 도입애로 해소방안’ 발표 이후 심사 전담인력을 확충해 고용추천부터 비자발급까지의 심사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이번 조치로 적체돼있던 비자 심사 대기 건과 이후의 신규 신청 건도 모두 해소됐으며, 앞으로도 행정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이 1개월로 유지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아울러 법무부와 산업부는 조선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추가 제도개선과 조선업 취업설명회 등을 추진한다. 그동안은 조선분야 외국인 용접공 비자 심사에 자격증, 경력증명서, 기량검증확인서 등의 자격요건이 필요했으나, 경력증명서 제출을 한시적(2년간)으로 면제하기로 했다. 이번 경력증명 면제는 산업계 전문가, 수요 업체가 직접 국제 용접 자격증 소지자의 기량을 검증한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2년간 한시적 운영 후 타당성 여부를 재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내 인력 활용을 위해 내국인 구직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선업 기술 교육을 실시 후 조선업종에 취업 연계하고, 채용지원금을 지원하는 ‘지역조선업 생산인력 양성사업’을 2월 6일부터 시작하며, 구직자와 조선업 구인자를 매칭하는 ‘찾아가는 조선업 취업설명회’도 2월부터 실시할 예정이다.또 국내 외국인 유학생의 조선업 취업을 유도하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이 다수 재학 중인 대학에 직접 방문해 조선업 취업 비자특례제도 안내 및 조선사 취업설명회를 실시하고, 조선업 밀집지역에서는 국내 구직자와 조선사를 매칭해 취업까지 연계하는 취업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정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조선업 현장애로 데스크 등을 통해 현장의 어려움을 추가로 발굴하여 해결책을 모색하는 등 조선업의 인력부족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3.02.05 I 이배운 기자
우리 안의 다문화 모습은…국립민속박물관, 보고서 발간
  • 우리 안의 다문화 모습은…국립민속박물관, 보고서 발간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우리 곁에서 생활하는 다문화의 모습을 포괄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보고서가 나왔다. 국립민속박물관이 발간한 ‘우리 안의 다문화’(총 3권)다.보고서는 서울, 경기권, 강원권, 경상권의 다문화공간을 조망하고 이 공간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생활문화를 기록했다. 2022년 권역별 생활문화 전국 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2021년부터 추진한 민속조사 사업의 결과물이다.‘서울·경기 무슬림들의 생활문화’에서는 한국 무슬림의 역사와 이슬람 거리의 형성, 국내 거주 무슬림의 사회적 관계망, 무슬림들의 경제생활과 할랄 산업, 식생활 등에 대해서 다뤘다. 이태원 모스크와 주변의 이슬람 거리는 우리에게 이슬람과 관련해 가장 잘 알려진 공간이라는 점에서 주요 조사 공간으로 삼았다. ‘춘천 외국인 유학생들의 생활문화’에서는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유학생들의 생활문화와 모스크, 할랄 음식점, 쇼핑 공간을 살펴봤다. 다문화 사회의 특징을 보여줄 변화가 강원도에서 진행되고 있음에 주목했다. 이를 춘천의 유학생, 이들의 삶과 긴밀하게 연관된 모스크, 음식점, 마트 등을 통해 밝혀보고자 했다. ‘부산·경남 러시아어권 이주민들의 생활문화’에서는 러시아어권 이주민들의 생활사와 이주민 지원단체의 활동을 조사했다. 부산·경남지역 내 거주하고 있는 러시아어권 이주민의 이주역사와 생활사를 파악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흔히 ‘러시아 거리’라고 불리는 부산역 앞의 텍사스촌과 주요 공업단지인 김해시·양산시 등지의 이주 노동자들, 이들의 문화 적응전략을 조사했다.‘우리 안의 다문화’ 모습(사진=국립민속박물관).
2023.01.28 I 이윤정 기자
“대학 재정 책임, 유학생·대학원생에게 전가 말라”
  • “대학 재정 책임, 유학생·대학원생에게 전가 말라”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와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원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원생과 유학생 등록금 인상을 규탄하고 있다.(사진=뉴시스)[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대학원생·유학생에 대한 등록금 인상을 규탄하고 나섰다. 일부 대학이 올해로 학부 등록금은 15년째 동결한 반면 대학원생·유학생 등록금은 올리고 있는 데 대한 반발이다. 이들은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재정문제의 책임을 전가하는 대학원·유학생 등록금 인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2009년부터 올해까지, 15년간 등록금 동결 정책에 나서고 있지만 대학원생·유학생은 이런 정책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은 “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 들어가는 학생위원은 학부 학생 대표들뿐”이라며 “대학원생·유학생 대표의 등심위 참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현행 고등교육법상 대학은 최근 3년 치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5배까지 등록금 인상이 가능하지만, 정부가 국가장학금 지원과 이를 연계하면서 다수의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하고 있다. 다만 이는 국내 학생들의 학부 등록금에만 해당한다. 대학원생이나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은 올려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실제로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에 따르면 대학원·유학생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는 대학은 서울시립대(4.05%)를 비롯해 △서강대 2.0~4.0% △성균관대 2.0% △한양대·중앙대 각 5.0% △고려대 1.3%(대학원), 7%(유학생) 등이다. 이들은 “등심위에는 국가장학금 2유형 참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대학원생·유학생 등록금 인상안이 우후죽순 올라오고 있다”며 “대학 운영의 어려움을 대학원생과 유학생들에게 전가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정부의 적절한 재정지원 정책이 없으니 대학 재정난에 학생들의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며 “정부는 교육에 대한 책임을 지는 주체로서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지원 강화와 적절한 규제를 통해 학생들에게 전가되는 부담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3.01.27 I 신하영 기자
영국신사 꿈꾸는 왕서방…시대 트렌드 이끈 '삽화'<16>
  • 영국신사 꿈꾸는 왕서방…시대 트렌드 이끈 '삽화'[정하윤의 아트차이나]<16>
  • 삽화 ‘과거와 현재’(1932). 서구 문물·문화가 밀려들던 1930년대 중국 상하이 배경으로 전통적인 가족과 서구화한 가족을 대비해 묘사하고 있다. 앞쪽에 두고 좀더 크고 세심하게 묘사한 그림이 이미 분위기를 가져갔다. 모던한 서구식 복장을 한 아빠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 ‘이상적’이란 거다. ‘양우’ no.75.중국 그림을 보지 못한 지 한참입니다. 한국 미술시장이 자못 뜨거웠던 지난해와 올해, 세계의 작가와 작품이 우리를 기웃거리던 때도 중국은 없었습니다. 중국 ‘큰손’ 컬렉터의 규모와 수가 미국을 제쳤다는 얘기도 이미 2~3년 전입니다. ‘으레 미술은, 그림은 그런 것’이라며 반쯤 우려하고 반쯤 체념했던 한국화단을 뒤흔든, 기발한 감수성으로 뒤통수를 내리쳤던 중국 작가들이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예술을 예술이 아닌 잣대로 들여다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술에 기대하는 희망 역시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정치에도 경제에도 답이 없다 생각할 때 결정적인 열쇠를 예술이 꺼내놨습니다. 오랜시간 미술사를 연구하며 특히 중국미술이 가진 그 힘을 지켜봤던 정하윤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지점 그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마침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다들 움츠리고 있을 때 먼저 돌아보는 시간이고 먼저 찾아가는 길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깊고 푸른 ‘아트차이나’로 안내합니다. <편집자 주> [정하윤 미술평론가] 아빠 육아 예능이 TV 프로그램에서 대세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부터 ‘아빠! 어디가?’ 최근 ‘물 건너온 아빠들’ 등등. 출연하는 아빠들은 엄마 없이 아이들을 돌보고 함께 여행도 잘한다. 뿐만 아니다. TV 속에는 요리 잘하는 남자들도 참 많다. 전문 요리사가 아님에도 앞치마를 두르고 능숙하게 전복을 손질하거나 생선회를 뜨고, 메뉴를 개발해 편의점에 출시도 한다. 현실은 어떨지 몰라도 요즘 TV 프로그램만 보면 육아하는 아빠, 살림에 능한 남자들이 21세기 대한민국에는 참으로 많은 것 같다. 시대와 지역을 살짝 바꿔 20세기 초 중국으로 가보자. 듣자 하니 중국 남자들은 요리가 수준급이라 하던데, 정말일까. 가장 대중적이었다고 할 당시 잡지 이미지를 참고해 보겠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0년 전인 1933년 상하이에서 출간된 ‘양우’(良友·1926. 2~1945. 10)란 종합잡지에 실린 삽화다(한국으로 치면 ‘별건곤’이나 ‘삼천리’에 비할 수 있겠다). 집안에 한 남자가 어정쩡한 자세로 서 있다. 집안 꼴은 난리다. 정리가 안 된 너저분한 침대에는 빨래가 대롱대롱 걸린 빨랫줄이 연결돼 있다. 식탁에 앉은 아이는 울고 있다. 배가 고픈 모양이다. 남자는 한손에는 냄비를, 한손에는 양동이를 들고 요리를 해야 하나 청소를 해야 하나 허둥대는 중이다. 입으로는 아이를 달래면서. 엄마는 어디로 갔나. 삽화 제목이 ‘와이프가 친정에 갔을 때’라며 그 답을 친절히 알려 준다. 그래도 아내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벽에 걸린 사진 속에 존재한다. 이 모든 상황을 예견했다는 듯 씩 웃고 있는 모습으로. 이런. ‘대륙’ 남자들이 가사와 육아에 능하다는 소문은 정녕 거짓이었나. 삽화 ‘아내가 친정에 갔을 때’(1933). 빨래가 제멋대로 널린 너저분한 집안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한 남자가 보인다. 아이는 울고 있는데, 한손에 냄비, 다른 한손에 양동이를 든 채 갈팡질팡하는 남자. 마치 밀려드는 서구 문화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고 있는 1930년대 상하이에 사는 중국 남성을 대변하는 듯하다. ‘양우’ no.80, p.35.◇옛 중국 관습은 낡고 후진, 결국 버려야 할 것으로 그려 글쎄,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그보다 1년 전 같은 잡지에 실린 또 다른 삽화는 조금 다른 이미지를 보여준다. 주인공은 전면에 서 있는 가족이다. 아이를 안고 걷는 훤칠한 아빠는 흡사 영국신사처럼 중절모를 쓰고 트렌치코트를 입은 채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다. 그 옆에 모피코트를 입은 아이 엄마는 남편의 팔짱을 끼고 발맞춰 걷고 있다. 남부러울 것 없는 핵가족이다. 그들의 왼편으로는 정확히 반대되는 모습의 가족이 보인다. 복장은 청나라 시대 스타일. 여자는 아이를 안고 있고, 남자는 또 다른 아이의 손을 잡고 있다. 표정은? 그리 좋지 않다. 부유해 보이지도, 딱히 화목해 보이지도 않는다. 삽화가 말하는 바는 명확하다. 모던한 서구식 복장을 하고 아빠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 ‘이상적’이라는 것. 둘 중 누가 1930년대 상하이의 현실인지는 모르겠다손 쳐도, 분명한 사실은 ‘이상적인 아빠’가 전통적인 가부장적 스타일은 아니라는 거다. 적어도 ‘양우’를 만든 사람들, ‘양우’를 읽는 사람들에게는. 그렇다면 ‘워너비 엄마’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같은 잡지의 광고 이미지를 참고해 보자. 화면은 둘로 나뉘어 있다. 왼쪽에는 빗자루, 오른쪽에는 청소기로 청소를 하는 여성의 모습이 보인다. 비질에는 먼지가 엄청나게 나고, 청소기를 돌리니 아주 깔끔하다(그림이라 소음은 들리지 않는다). 먼지가 풀풀 날려 하나 마나인 비질과 깨끗하고 세련된 청소기. 무엇을 택하는 것이 더 ‘똑똑한’ 주부인지는 자명하다. 광고 ‘상하이 전기회사’(1932). 청소기 광고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기 광고다. 매일 여섯 시간 사용했을 때 고작 4분(1원元=10각角=100분分)의 비용이 든다는 문구가 보인다. 잡지에는 가전제품을 이용해 살림하는 아내가 세련됐다는 것을 강조하는 청소기·다리미 광고 시리즈가 있었다. ‘양우’ no.71, p.13.식품 광고 역시 비슷하다. 요즘 마트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는’ 켈로그 시리얼 광고 속 엄마는 집안에서 상을 차려놓고 가족을 기다리고, 아빠와 아이는 활기차게 인사를 하며 집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엄마의 식탁은? 시리얼이다(그림 속 아빠는 그 상차림에 매우 만족한 표정이다). 서양식 간편한 식사준비가 세련된 현대식 주부란 점을 어필한 거다. 굳이 외국인 모델까지 그려 가면서 말이다. 이 모든 이미지는 한곳을 가리킨다. 남자라면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 여자라면 서양식 가사를 선택하는 사람이 선망할 만하다는 것이다. 선망의 대상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누군가 혼자 머릿속에서 그려냈을 리 없다. 시대의 산물이다. 20세기 초 중국에는 서구식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할 수밖에 없는 시대 상황이 있었다. 일찍이 아편전쟁을 시작으로 서구 열강은 중국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상하이는 심지어 ‘쪼개진 수박’이라고 불렸다. 이쪽은 프랑스령, 저쪽은 영국령 등 힘센 서구 나라들이 나눠 먹었기 때문이다. 서양의 모든 것은 힘 있고, 세련되고, 멋지고, 응당 따라야 할 이상향처럼 느껴졌다. 물론 반대 입장도 있었지만 ‘서구=좋은 것’이란 거대한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옛 중국의 많은 관습은 낡은, 후진, 결국 버려야 할 것으로 비쳐졌다. 근엄하고 권위 있는 아버지보다는 육아·가사에 적극 참여하는 아빠, 전통을 고수하기보다는 편리한 서양식 살림을 신속히 도입하는 엄마가 선망의 대상이 됐던 것이다. 게다가 ‘양우’의 편집자들은 서구화를 지향하는 엘리트 지식층이었으며, ‘양우’는 코스모폴리탄이라 할 수 있는 상하이를 중심으로 발행됐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살펴본 이미지들은 그 태생 자체가 서구지향적이었던 거다. 광고 ‘켈로그 시리얼’(1934). 아빠와 아이가 활기차게 인사를 하며 들어오는 집안에서 엄마는 음식을 차려놓고 이들을 반기고 있다. 식탁에 차려진 것은 시리얼. 서양식 간편한 식사준비가 세련된 현대식 주부란 점을 어필하고 있다. ‘양우’ no.87.◇현실과 이상 사이엔 늘 괴리가 있는 법그렇다면 과연 현실은 어땠을까. 혼자 아이와 남겨진 채 우왕좌왕하는 아빠, 능숙하게 아이를 돌보는 아빠, 둘 중 누가 진짜였을까. 정말 100년 전 중국에서 전기 청소기를 돌리며 시리얼로 식사준비하는 엄마가 있었을까. 글쎄, 있더라도 극히 일부가 아니었을까. 아무리 상하이가 국제항구도시가 됐고, 현대식 옷을 입고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많았다 해도 가정 전체가 서구식으로 사는 것은 쉽지 않았을 거다.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니까. 게다가 미디어는 언제나 현실과는 좀 다른, 이상적인 모습을 극대화해서 보여주는 법이다. 한국만 해도 TV 속 육아 예능과 현실의 곤두박질치는 출산율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지 않나. 그러니 ‘양우’에서 보이는 이미지는 현실 자체라기보다 편집자들이 믿는 유토피아 버전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맞다. 다만 우리가 ‘양우’에 게재된 이미지들을 통해 알 수 있는 유의미한 사실은 사회가 격변하던 20세기 초 중국에서 ‘아빠’ 또는 ‘남편’, ‘엄마’ 또는 ‘아내’의 이미지에 균열이 나기 시작했다는 거다. 여기에 21세기 한국의 미디어가 바람직하다고 보여주는 모습도 20세기 상하이의 잡지가 선망했던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까지. 잊지 말아야 할 것 하나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는 언제나 괴리가 있다는 점이다. 광고나 미디어, SNS 속 이미지는 현실 그대로가 아닌 이상에 가깝다. 20세기 초 중국 잡지에서 발견한 이미지는 따라서 그 시대의 ‘현실’이 아닌 ‘이상향’으로 읽어야 한다. 21세기에도 마찬가지다. TV 화면 속 여러 이미지를 현실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그저 ‘요즘 사람들은 이런 걸 멋지다고 여기는군’ 하며 하나의 경향으로만 보는 게 여러모로 좋을 듯하다. 아무튼 우리는 ‘현생’을 살아내야 하니까. ※‘양우’(良友)중국에서 20년 남짓 간행한 종합화보잡지다. 1926년 2월 상하이에서 창간해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되기 전인 1945년 10월 폐간했다. 당시 서구와 교류가 활발했던 국제도시 상하이를 배경으로 중국이 겪은 근대적 변화과정, 서양이 들여온 근대문물을 사진·원색그림·흑백삽화 등으로 보여줬다. 여성 모델이 돋보이도록 섬세한 사진기법으로 꾸민 컬러 표지가 인기를 끌었고, 내지에도 질 좋은 화보를 제공해 당시 중국에서 간행한 인쇄물 중 가장 정교하고 아름다운 화보란 평을 들었다. 중국 신문·잡지 출판역사상 발행기간이 가장 길고, 전파범위가 가장 넓으며, 발행부수가 가장 많은 잡지로 꼽힌다. △정하윤 미술평론가는…1983년 생. 그림은 ‘그리기’보단 ‘보기’였다. 붓으로 길을 내기보단 붓이 간 길을 보고 싶었단 얘기다. 예술고를 다니던 시절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푹 빠지면서다. 이화여대 회화과를 졸업했지만 작가는 일찌감치 접고, 대학원에 진학해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내친김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중국현대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실 관심은 한국현대미술이었다. 하지만 그 깊이를 보려면 아시아란 큰물이 필요하겠다 싶었고, 그 꼭대기에 있는 중국을 파고들어야겠다 했던 거다. 귀국한 이후 미술사 연구와 논문이 주요 ‘작품’이 됐지만 목표는 따로 있다. 미술이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란 걸 알리는 일이다. 이화여대 등에서 미술교양 강의를 하며 ‘사는 일에 재미를 주고 도움까지 되는 미술이야기’로 학계와 대중 사이에 다리가 되려 한다. 저서도 그 한 방향이다. ‘꽃피는 미술관’(2022), ‘여자의 미술관’(2021),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2019), ‘엄마의 시간을 시작하는 당신에게’(2018) 등을 펴냈다.
2023.01.27 I 오현주 기자
정부, '도전 K-스타트업 2023' 참가팀 모집 통합공고
  • 정부, '도전 K-스타트업 2023' 참가팀 모집 통합공고
  •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정부가 국내 최대 규모의 범부처 창업경진대회인 ‘도전 K-스타트업 2023’ 참가팀 통합 모집공고를 내고 9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도전 K-스타트업은 2016년 중기부,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부 등 4개 부처 협업으로 시작한 이래, 협업부처 및 예선리그가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매년 평균 5000여팀 이상이 참가하는 등 유망 (예비)창업자들이 혁신적인 창업아이템을 선보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경진대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 환경부, 여성가족부, 국토교통부, 방위사업청, 산림청, 특허청 등까지 총 11개 부처가 협업해 개최한다.오는 26일 통합공고를 시작으로 8월까지 부처별 예선리그를 진행한다. 이후 예선리그를 통과한 (예비)창업자들이 경쟁하는 통합본선(200개팀)을 거쳐 왕중왕전에 진출할 30개팀을 가리게 된다.10월에는 최종 무대인 왕중왕전을 통해 올해 최고의 창업기업 10개사와 예비창업자 10개팀을 선정해 총 상금 15억원(팀당 최대 3억원), 대통령상·국무총리상 등을 시상하는 것으로 9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올해는 지난해 대회에 비해 참가자격을 강화하고 예선리그를 확대 운영한다.올해 대회 참가자격은 참가자간 형평성과 성장가능성이 높은 유망 창업기업 발굴이라는 대회 취지를 적극 반영했다. 이에 업력 7년 이내의 창업기업에서 업력 3년 이내의 초기 창업기업(예비창업자 포함)으로 업력 기준을 강화하고, 투자유치 실적도 기존 누적 50억원 이내에서 누적 30억원 이내로 제한했다.종전 10개 리그였던 예선리그는 11개로 확대한다. 공공연구성과기반 기술창업 활성화를 위해 과기정통부 주관의 연구자리그를 신설·운영한다.또한, 교육부 주관의 학생리그 내에 유학생 트랙을 운영한다. 중기부에서 지난해 발표한 ‘K-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전략’의 후속조치로 외국인 유학생의 국내 창업을 촉진하기 위해 신설했다.이영 중기부 장관은 “위기 상황일수록 과감히 도전하는 창업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추구하는 창업자들의 많은 도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3.01.25 I 함지현 기자
"붉고 큰 마오 얼굴이 떴습니다"<15>
  • "붉고 큰 마오 얼굴이 떴습니다"[정하윤의 아트차이나]<15>
  • ‘옛 세계를 파괴함으로써 새 세계를 건립한다’(1967). 마오쩌둥 시대의 중국 미술과 미술계는 이 한 장의 포스터로 요약할 수 있다. 문화대혁명(1966~1976) 전반부에 집중적으로 무수히 제작한 포스터는 홍위병이 앞장서 옛것을 무너뜨리는 거친 폭력성을 담고 있다. 실제로 홍위병의 발과 망치 아래 찬란했던 중국 문화와 미술은 사정없이 부서졌다. “최대한 강하게, 되도록 빨리, 가능한 많은 이미지”란 마오의 명령을 수행하는 최적의 매체로 떠오른 포스터는 1920∼1930년대 이미 쌓아둔 목판화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속하고 저렴하게 마오시대가 요구한 이미지를 대량생산할 수 있었다. 포스터. 110×80㎝,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대 소장.중국 그림을 보지 못한 지 한참입니다. 한국 미술시장이 자못 뜨거웠던 지난해와 올해, 세계의 작가와 작품이 우리를 기웃거리던 때도 중국은 없었습니다. 중국 ‘큰손’ 컬렉터의 규모와 수가 미국을 제쳤다는 얘기도 이미 2~3년 전입니다. ‘으레 미술은, 그림은 그런 것’이라며 반쯤 우려하고 반쯤 체념했던 한국화단을 뒤흔든, 기발한 감수성으로 뒤통수를 내리쳤던 중국 작가들이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예술을 예술이 아닌 잣대로 들여다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술에 기대하는 희망 역시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정치에도 경제에도 답이 없다 생각할 때 결정적인 열쇠를 예술이 꺼내놨습니다. 오랜시간 미술사를 연구하며 특히 중국미술이 가진 그 힘을 지켜봤던 정하윤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지점 그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마침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다들 움츠리고 있을 때 먼저 돌아보는 시간이고 먼저 찾아가는 길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깊고 푸른 ‘아트차이나’로 안내합니다. <편집자 주> [정하윤 미술평론가] 화가 잔뜩 난 채 온몸에 힘이 들어간 청년이 커다란 망치를 내려친다. 세상 무엇이라도 파괴할 기세다. 왼팔에 찬 붉은 완장은 그가 홍위병임을 알려준다. 문화대혁명 시기 마오쩌둥의 붉은 군대, 물불 가리지 않던 젊은 부대 ‘홍위병’. 홍위병 청년이 때려 부수려 하는 대상은 왼쪽 하단에 있다. 불상, 유교 경전, 예수 그리스도의 상, 서양 레코드 등등. 별 나쁜 것도 아니건만 왜 없애려는 것일까. 그 이유를 왼쪽 상단에 적힌 글자가 친절하게 안내한다. “옛 세계를 파괴함으로써 새 세계를 건립한다.” 풀어 말하자면 지금 이 청년은 발 아래 쪼그라져 있는 잡다한 물건들, 다시 말해 ‘옛 세계’를 부숨으로써 ‘새 세계’를 건설하는 중이다. 명분은 그럴듯할지 모르지만 이 주장에 내재한 폭력성은 감출 수 없다. 꽤 무섭고 다분히 선동적인 이 이미지는 문화대혁명(1966~1976) 전반부에 셀 수 없이 만들어진 포스터의 전형적인 예다. 한 번 보면 이해를 못할 수도, 잊을 수도 없는 이런 이미지는 건물에, 길바닥에, 집 벽에 붙어 ‘인민’들의 삶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문화대혁명 초반에는 화가 잔뜩 난 홍위병 무리가 집을 ‘압수수색’하는 일이 잦았다. 그들의 기준에서 파괴돼야 마땅할 물건들을 찾아 그 소유주와 함께 처단하는 것이 홍위병의 ‘일’이었다. 물건은 즉각 파괴됐다. 물건의 주인은 사람들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자아비판’을 하고, 어딘가로 끌려가 사라지기도 했다. 서로가 서로를 고발했다. 어제 감자를 나눠 먹은 친한 옆집 아주머니가 오늘 그 감자 담은 그릇에서 ‘부르주아’ 냄새가 났다며 당에 이웃을 찔렀다. 혁명정신에 고취된 아이들이 부모를 신고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홍위병은 수시로 출동했다. 망치를 들고. 찬란했던 문화가 부서지고 관계가 깨졌다. 이 모든 행태는 “옛 세계를 파괴함으로써 새 세계를 건립한다”는 말로 정당화됐다. ◇‘홍량광 고대전’ ‘삼돌출법’…영웅 마오, 붉고 크고 빛나게 돌출그 무서운 시대에 미술은 당의 이념을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 강렬한 이미지가 사람들의 머리와 마음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을 마오쩌둥은 잘 알았다. “최대한 강하게, 되도록 빨리, 가능한 많은 이미지를 생산해 모든 인민에게 닿게 하라!” 이 명령을 수행하는 데 최적의 매체는 포스터였다. 1920∼1930년대 이미 쌓아둔 목판화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속하고 저렴하게 당이 원하는 이미지를 대량생산했다. 마치 공장처럼 또는 군대처럼, 망치를 들고 ‘옛것’을 때려 부수는 이미지를 무수히 찍어냈다. 물론 홍위병이 필요했던 문화대혁명 전반부까지만이다. 이후 더 이상 그들의 역할이 필요치 않게 되면서 홍위병은 해산됐고, 그들의 이미지도 사라졌다. 그 자리를 대체한 것은 농민, 노동자, 군인이었다. 우상화한 마오쩌둥과 함께. ‘마오주석 만세, 세계 혁명가들의 마음속 붉은 태양’(1969)이 문화대혁명 후반부의 전형적인 포스터다. 무엇이 가장 먼저 보이는가. 당연히 하늘 위에 동동 떠 있는 마오쩌둥이다. 제목에서 말하는 ‘붉은 태양’이 바로 그다. 그 아래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가운데 푸른 옷을 입은 노동자를 기준으로, 왼편에는 군인, 오른편에는 농민이 있다. 마오의 중국에서 가장 멋진 사람들로 여겨지던 그룹이다. ‘마오주석 만세, 세계 혁명가들의 마음속 붉은 태양’(1969). 마오시대 문화대혁명 후반기에 제작한 포스터 유형. 하늘로 띄워올린 마오쩌둥과 그를 바라보며 환호하는 농민·노동자·군인, 또 우방국 외국인들이 대거 등장했다. ‘붉은 태양’이 중국의 수장이란 걸 알린 포스터는 마오 우상화 작업의 절정을 보여준다. 미국 오리건주 조던 슈니처 미술관 소장.그런데 그 양옆으로는 어쩐 일인지 외국인들이 가득하다. 문화적 다양성을 옹호했다고 오해하면 안 된다. 이들은 마오의 중국과 사상적으로 동일한 우방 나라의 사람들이다. 세계의 사회주의·공산주의 지지자(포스터 제목에 따르면 혁명가)들인 거다. 모두 마오쩌둥의 어록인 붉은 책을 손에 들고 ‘태양’을 향해 열렬히 환호하고 있다. 포스터의 의미는 자명하다. 세계의 사회주의·공산주의자들의 ‘붉은 태양’은 중국의 수장, 마오쩌둥이라는 것.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믿던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포스터가 지금 우리 눈에는 다소 조야해 보일 수 있지만, 실은 철저한 규칙 아래 그려진 것이다. 일명 ‘홍량광 고대전’과 ‘삼돌출법’. 이게 뭔 해괴한 말인가. 풀어보면 간단하다. 일단 첫 번째 규칙은 그림의 주인공, 다른 말로 마오는 ‘홍=붉고’ ‘량=밝고’ ‘광=빛나게’ ‘고=높고’ ‘대=크고’ ‘전=완전하게’ 그리라는 것. 포스터에서 마오쩌둥의 혈색이 과하게 붉고, 머리 주변으로 후광이 둘러싼 것은 이 규칙 때문이다. 갑자기 하늘로 들려 올린 것도, 다른 사람보다 말도 안 되게 사이즈가 큰 것도 마찬가지다. 고대 이집트 벽화에서 파라오를 가장 크고 완벽한 모습으로 그렸던 것과 동일한 이치라 하겠다. 두 번째 규칙인 ‘삼돌출법’은 영웅을 그리되, 더 중요한 영웅은 약간 돌출해서, 그보다 더 중요한 영웅은 가장 돌출해서 그리란 것이다. 그러니 붉은 깃발 아래서 소리치고 있는 이들 모두는 영웅이다. 하지만 영웅이라고 다 같은 영웅은 아니다. 그중 조금 더 난 영웅인 중국의 노동자·농민·군인은 가운데 두고 조금 크게 그려서 기타 영웅들보다 부각했다. 최고 영웅은 물론 마오쩌둥이다. 따라서 범접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높이 그려 최고로 돌출한 거다. 문화대혁명 시기의 모든 포스터는 당에서 마련한 이런 ‘흥미로운’ 규칙에 따라 제작됐다. 인물들의 표정도 볼 만하다. 마오쩌둥부터 가장 가장자리에 있는 작은 사람까지 모두 허연 이를 드러내며 밝게 웃고 있다. 하나같이 혁명정신에 고취돼 있으며 행복한 모습이다. 사실일까. 그럴 리가. 그 무렵 중국은 경제적으로 정말 궁핍했다. 모두가 이렇게 건장하고 혈색이 좋지 않았단 말이다. 게다가 1968년에 진짜로 이렇게 외국인까지 마오쩌둥을 칭송하며 활짝 웃었을 리 없다. 다시 말해 이 이미지는 사실이 아닌, 고도로 이상화한 모습이다. 좋은 말로는 곧 도래할 미래에 대한 청사진, 조금 비아냥거리자면 ‘뻥’이라고나 할까. 마오쩌둥 시대에서 행해진 ‘집단 창작’ 전경. 여러 명이 매달려 거대한 포스터를 공동제작하고 있다. 그저 강렬한 이미지뿐일 듯한 당시 포스터 작업에는 나름의 철저한 규칙이 있었다. 마오쩌둥을 그릴 땐 ‘붉고 밝고 빛나고 높고 크고 완전하게’(홍량광 고대전), 영웅을 그릴 땐 중요도에 따라 차등을 둬 돌출할 것(삼돌출법). 물론 1순위에 올릴 최고 영웅이 마오쩌둥이었던 건 더 말할 필요가 없다.◇“정치 목적 포스터도 작품…마오 이념 일방적 강요는 잘못”마오쩌둥 시기에 제작한 포스터가 얼마만큼 심미적 만족을 줬는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회의적이다. 마오쩌둥은 분명 감동을 줄 수 있도록 형식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런 포스터의 형식면에서 감동을 받는 자가 과연 몇이나 될지. 적어도 지금 우리의 기준으로는 그리 많았을 것 같진 않다. 뭐 그래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개인의 취향 따위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으니까. 국가는 만들고, 인민은 감동(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반혁명분자다. 그런데 의문이다. 과연 이런 포스터도 ‘예술’이라 할 수 있을까. 딱히 아름답지도, 그다지 예술가의 혼도 느껴지지도 않는데 정말 이들을 ‘작품’이라 불러도 될까, 미술에는 다양한 형식과 목적이 있다. 그렇기에 마오시기의 포스터처럼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내용 전달을 우선시하는 ‘작품’도 있을 수 있다. 전 세계, 전 시대에 걸쳐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제작한 작품은 무수히 많다. 내용을 우선시한 작품, 정치에 봉사하는 미술 자체가 잘못됐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마오시기의 문제는 오직 그것만 존재했다는 데 있다. 다른 것은 전부 틀렸고, 오직 당에서 정한 규칙에 따라 그 사상을 전달하는 작품만 옳다고 여긴 것은 엄연한 잘못이다. 예술작품은 각기 다른 생각과 취향을 표현하는 장이(어야 한)다.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사회가 우리가 믿는 건강한 사회다. 그리고 예술이 때때로 그 사회의 건강지표가 되기도 한다. 자, 그렇다면 이제 동시대 한국의 예술을 떠올려 보자. 지금 우리 사회는 얼마나 건강한가. △정하윤 미술평론가는…1983년 생. 그림은 ‘그리기’보단 ‘보기’였다. 붓으로 길을 내기보단 붓이 간 길을 보고 싶었단 얘기다. 예술고를 다니던 시절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푹 빠지면서다. 이화여대 회화과를 졸업했지만 작가는 일찌감치 접고, 대학원에 진학해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내친김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중국현대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실 관심은 한국현대미술이었다. 하지만 그 깊이를 보려면 아시아란 큰물이 필요하겠다 싶었고, 그 꼭대기에 있는 중국을 파고들어야겠다 했던 거다. 귀국한 이후 미술사 연구와 논문이 주요 ‘작품’이 됐지만 목표는 따로 있다. 미술이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란 걸 알리는 일이다. 이화여대 등에서 미술교양 강의를 하며 ‘사는 일에 재미를 주고 도움까지 되는 미술이야기’로 학계와 대중 사이에 다리가 되려 한다. 저서도 그 한 방향이다. ‘꽃피는 미술관’(2022), ‘여자의 미술관’(2021),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2019), ‘엄마의 시간을 시작하는 당신에게’(2018) 등을 펴냈다.
2023.01.20 I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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