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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억원 현상수배범 포함된 탈레반 새 내각에…미국 "지켜볼 것"(종합)
  • 58억원 현상수배범 포함된 탈레반 새 내각에…미국 "지켜볼 것"(종합)
  • 탈레반이 7일 임시정부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사진=AFP)[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무장조직 탈레반이 발표한 임시정부 인사들에 국제사회가 테러리스트로 지정한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전부 남성으로 구성됐으며 포용적인 정부를 만들겠다는 애초 약속과도 크게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발표된 탈레반 인사에 미국은 우려를 표했다. 7일(현지시간)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공개한 아프간 과도정부 내각 명단에는 현상금 58억원이 걸린 지명수배범이 포함됐다. 내무부 장관 대행을 맡을 시라주딘 하카니다. 미 법무부가 현상수배를 내건 시라주딘 하카니(사진=미 법무부)그는 미국이 지정한 테러리스트에 오른 인물로, FBI가 현상금 500만달러(약 58억원)를 걸고 지명 수배중이다. 지금도 미국인 인질 1명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가 이끄는 하카니 네트워크는 탈레반뿐 아니라 알카에다와도 긴밀한 관계에 있다. 미국 시민 1명을 포함해 6명의 사망자를 낸 2008년 카불 호텔 테러와도 관련이 있다. 총리 대행을 맡는 인물도 국제사회가 테러리스트로 지정한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다. 그는 탈레반의 고향인 남부 칸다하르 출신으로 지난 20년간 탈레반 최고위원회인 레흐바리 슈라를 이끌었다. 군사보다는 주로 종교 관련 분야에서 일했으며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이어진 탈레반 과거 통치기에는 외무부장관과 부총리를 맡았다. 이 때문에 국제무대에 나서기는 다소 부족한 ‘경량급’으로 분류된다. 이날 발표한 새 내각에는 여성 장관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탈레반 고위 인사는 BBC에 “아직 내각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BBC는 이날 발표가 이뤄진 날에 탈레반은 카불에서 자유를 요구하는 여성 시위대에 총격을 가했으며, 여성의 사회 진출을 막는 이슬람 종교법 샤리아에 따른 통치를 선언한 탈레반이 여성 장관을 임명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 탈레반에 대항하는 여성 시위대가 7일 카불에서 자유를 요구하고 있다(사진=AFP)탈레반은 이날 정상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 탈레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는 “탈레반은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이웃 국가와 다른 모든 국가와의 강력하고 건강한 관계를 원한다”며 샤리아와 충돌하지 않는 한 국제법과 조약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은 탈레반 내각 명단에 우려를 나타냈다. 미 국무부는 “명단에 오로지 탈레반이나 제휴 조직원들만 이름을 올렸고 여성은 아무도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몇몇의 소속과 행적도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탈레반이 과도 정부 내각을 제시한 것으로 이해한다”면서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그들을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년간 내전으로 경제가 피폐해진데다 기후위기로 인한 가뭄까지 겹치면서 아프간 경제는 붕괴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프간 예산 80%를 차지하는 국제사회 지원도 탈레반 장악 이후 끊긴 상황이다. NPR은 “탈레반 새 지도자들은 경제 붕괴를 피하기 위해 국제적 지지를 절실히 필요로 하지만, 새 정부가 지지를 얻을 것 같진 않다”고 내다봤다.
2021.09.08 I 김보겸 기자
아프간 카불 국제공항 테러…지금까지 알려진 것들
  • 아프간 카불 국제공항 테러…지금까지 알려진 것들
  •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폭발이 일어난 후 부상당한 아프간인들이 병원 침대에 누워있다. (사진=AP 연합뉴스)[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을 포함해 총 사망자가 90명에 이르렀다고 주요 외신들이 26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부상자는 미군 18명 등 15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음은 카불 국제공항 테러와 관련, 외신 보도들을 1문 1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 카불 공항 폭발과 관련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미군 중부사령부 사령관인 케니스 맥켄지 중장은 “공격은 2명의 자살 테러범의 폭탄으로 시작됐고 총격이 뒤따랐다”고 전했다. 이날 저녁 아프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애비 게이트에서 1차 폭발이, 이로부터 약 250m가량 떨어진 배런 호텔에서 2차 폭발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배런 호텔은 해외로 대피하려는 아프간인들이 주로 머무는 곳으로, 이전에는 미국인들의 대피를 위한 집결지로도 사용됐다. - 사상자 수는 △카불 주재 미국 대사는 폭발 직후 해병대 4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알렸으나 이후 그 숫자는 빠르게 증가했다. 현재까지 보도된 바에 따르면 미군이 13명, 아프간인이 최소 90명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도 150여명에 달했으며 사상자 수는 추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방부는 사상자들의 신원이나 부대, 직급 등과 관련해 세부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 폭발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맥켄지 중장은 이슬람국가(IS)를 배후로 지목했다. IS측 역시 자신들이 운영하는 아마크 뉴스통신을 통해 동영상을 게재하고 카불 폭탄 테러 공격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IS의 아프간 지부 격인 ISIS-K(이슬람 국가 호라산)가 직접적으로 공격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 폭탄 테러의 원인은△ISIS-K는 서방과 전 세계, 인도주의자 등 접근할 수 있는 모두를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정부와 동맹국 관료들은 최근 며칠 동안 ISIS-K의 공격 위협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ISIS-K는 탈레반이 충분히 극단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최악의 잔악행위로 국제사회 비판을 받아왔으며, 지난해엔 카불 산부인과에 총격을 가해 24명의 사망자를 내기도 했다. 사망자 대부분이 어린아이들과 임산부들이었다. - 미군 철수에 영향은△맥켄지 중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정한 8월 31일까지 미군 및 아프간 조력인 등을 철수시키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 아프간에 남아 있는 인원은△미 국방부와 국무부에 따르면 약 1000명의 미국인이 아직 아프간에 남아 있다. 이외에도 미국 대사관에 고용된 아프간인, 과거 미 정부를 위해 일해 특별 이민 비자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대피를 기다리고 있다.
2021.08.27 I 방성훈 기자
'인질', 시간순삭 액션+스릴러
  • '인질', 시간순삭 액션+스릴러[스크린PICK]
  •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개봉 영화를 소개합니다.◇인질평소와 똑같던 어느 새벽, 서울 한복판에서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대한민국 톱배우 ‘황정민’(황정민 분)이 납치된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 속 살기 위한 극한의 탈주가 시작된다.‘믿고 보는 배우’ ‘8월의 사나이’ 수식어가 따라붙는 황정민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황정민이 황정민을 연기,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한다. 이야기의 단순함을 황정민의 열연으로 커버하며 94분간 빠른 속도로 몰아친다. 그 안에서 황정민을 괴롭히는 김재범, 류경수, 정재원 등 납치범들의 활약상도 돋보인다. 오락영화로 더할 나위 없는 ‘가심비’ 영화의 등판이다.감독 필감성. 러닝타임 94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8월 18일.◇모가디슈대한민국이 UN가입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시기.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일촉즉발의 내전이 일어난다. 통신마저 끊긴 그곳에 고립된 대한민국 대사관의 직원과 가족들은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북한 대사관의 일행들이 도움을 요청하며 문을 두드린다.‘모가디슈’의 드라마틱한 탈출극은 믿기 힘들지만 실화다. 호기심을 유발하는 실화 바탕의 서사, 스펙터클하면서도 서스펜스 넘치는 연출, 절제의 미덕을 아는 배우들의 노련한 앙상블 등으로 풍부한 볼거리와 즐거움을 갖췄다. 특히 후반부 카체이싱 액션만으로도 ‘모가디슈’는 올 여름 영화로 선택할 이유가 충분하다.감독 류승완. 러닝타임 121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7월 28일.◇프리 가이평범한 직장, 속얘기 터놓는 친구 그리고 한 잔의 커피. 총격전이 난무하는 무법도시나 다름없는 ‘프리 시티’에서 가이(라이언 레놀즈 분)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성에게 첫눈에 반하고, 가이는 그녀에게서 프리 시티는 비디오 게임이며 자신은 프리 시티에 사는 배경 캐릭터라는 사실을 듣고선 혼란에 빠진다.‘레디 플레이어 원’의 MMORPG 게임 혹은 NPC(Non-Player Character) 버전이랄까.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고 말하고 싶지만 현실은 NPC와 별반 다르지 않을 때가 많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게임 속 배경 캐릭터가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배경 캐릭터이기를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가이의 반란을 응원하게 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스터에그 중에는 마블 팬이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 있다.감독 숀 레비. 러닝타임 115분.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8월 11일.
2021.08.21 I 박미애 기자
‘성중독’ 핑계 댄 애틀랜타 총격범…인권단체는 반발
  • ‘성중독’ 핑계 댄 애틀랜타 총격범…인권단체는 반발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지난 3월 미국 애틀랜타의 스파와 마사지숍 등에서 총기를 난사해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을 살해한 총격범에게 종신형이 선고됐다. 인권단체 등에서는 범죄의 심각성을 고려했을 때 사형이 아닌 종신형을 내린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스파와 마사지숍 등에서 총 8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로버트 애런 롱에 대한 재판이 27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체로키카운티 법원에서 열렸다. (사진= AFP)27일(현지시간) 애틀랜타 현지 언론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총격범 로버트 애런 롱은 이날 조지아주 체로키 카운티 법정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과 추가 징역 35년형을 선고받았다. 4명의 총격 살인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데 따른 것이다. 롱은 이날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지만 성(性)중독이 범행의 원인이었다며, 인종차별 등에 기반한 증오범죄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사건 이후 처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최후변론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희생자에 대한 사과의 말도 하지 않았다.롱은 이날 자신의 죄를 인정하면서 범행 과정을 자세히 털어놨다. 롱은 지난 3월 16일 애틀랜타 풀턴 카운티 스파 2곳과 체로키 카운티의 마사지숍 1곳에서 총기를 난사해 모두 8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롱은 사건 당일 아침에도 3시간 동안 포르노를 시청했며, 원래는 극단적 선택을 할 계획이었으나 마사지숍 주차장에서 술을 먹다가 계획을 바꿔 다른 사람들을 살해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선 “성욕을 제대로 참지 못하는 나 자신이 싫었다”고 밝혔다. 롱은 재판 내내 증오범죄라는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롱은 “이전에 성중독 치료를 받았으며 신경안정제도 복용했지만, 언젠가부터 먹지 않았다”고 진술했다.체로키 카운티 검찰 새년 월리스 지검장은 재판 후 기자회견을 통해 “사형을 구형하면 정식 재판 절차가 오래 걸리며, 항소 절차까지 포함하면 얼마나 오랜 기간이 걸릴지 알 수 없었다”며 “유족들은 오랜 기간 고통을 견디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은 체로키 카운티에서 아시아계 여성 2명과 백인 남녀 등 4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에 대한 것이었다. 한인 4명을 숨지게 한 사건에 대해서는 오는 8월 풀턴 카운티 법원에서 재판을 받는다. 해당 재판을 맡은 패니 윌리스 검사장은 롱에게 증오범죄를 적용하고 사형을 구형할 뜻을 밝힌 상태다.한인을 비롯한 애틀랜타 아시안 이민자와 인권단체들은 롱이 사형이 아닌 종신형을 받은 것에 크게 반발했다. 아시안 아메리칸 정의 진흥센터 애틀랜타 지부(AAAJ)의 스테파니 조 지부장은 AJ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재판이 정의를 실현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그(롱)는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책임을 지겠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1.07.28 I 장영은 기자
암살당한 아이티 대통령, 야권 퇴진 요구 받아와…배후는 누구
  • 암살당한 아이티 대통령, 야권 퇴진 요구 받아와…배후는 누구
  •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대통령 사저에서 괴한 총격에 사망했다(사진=AFP)[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카리브해 빈국 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53) 대통령 암살 배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이즈 대통령이 국민과 야권으로부터 퇴진을 요구받아왔다는 점에서 정국 혼란과 관련한 암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모이즈 대통령은 2017년부터 아이티를 이끌어왔다. 카리브해 히스파니올라섬 서쪽에 위치한 아이티는 인구가 1100만명에 불과하며 빈곤율은 60%에 달하는 극빈국이다. 통치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이미 아이티 국민들은 부패 스캔들과 경제위기 심화, 치안 악화로 정부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모이즈 대통령은 야당과도 끊임없이 대립했다. 2015~2016년 대선 혼란 탓에 모이즈 대통령이 예정보다 1년 늦은 2017년 2월 취임한 것을 두고 야권은 전임자 임기가 끝난 2016년 2월부터 그의 임기를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다. 야당은 모이즈 대통령에게 올 2월까지 임기를 마치고 사임하라고 촉구해왔다. 모이즈 대통령도 가만있지 않았다. 지난 2월 7일 대법관 등 야권 인사들이 자신을 죽이고 정권을 전복하려 한다며 이들을 무더기로 체포하면서다. 당시 국제사회는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이나 쿠데타 시도의 구체적인 증거나 정황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모이즈 대통령 사저에서 경찰과 포렌식 전문가가 총격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사진=AFP)아직까지 모이즈 대통령 암살 배후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 사저에 침입한 괴한들이 영어와 스페인어 등, 아이티 공용어가 아닌 언어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외국 용병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보시트 에드몽 미국 주재 아이티 대사는 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암살은 “외국 용병과 전문 킬러들에 의해 저질러진 잘 짜여진 공격”이라고 말했다. 범행 현장에서는 괴한들이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 행세를 했지만 미 국무부가 즉각 부인했다. 사건 당시 찍힌 영상에서 누군가가 미국 억양의 영어로 “DEA 작전 중이니 물러서라”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암살범이 DEA 요원이라는 것은 “완전한 거짓”이라고 부인했다. 모이즈 대통령 암살 직후 아이티는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임시 총리는 이날 긴급 각료회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하고 군과 경찰 통제를 강화했다. 아이티와 국경을 마주한 이웃 도미니카공화국도 모이즈 대통령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곧바로 육로 국경을 폐쇄했다.아이티 대통령 암살 직후 전역에 계엄령이 내려졌다(사진=AFP)
2021.07.08 I 김보겸 기자
테러범 아이폰도 안 풀어준 애플, 중국에는 개인정보 내줬다
  • 테러범 아이폰도 안 풀어준 애플, 중국에는 개인정보 내줬다
  • 지난해 10월 아이폰12 출시를 앞두고 중국 상하이 애플스토어 앞에 중국 소비자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사진=AFP)[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애플이 중국 당국에 중국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넘겨 온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의 20%를 책임지는 중국에서 영업을 계속하기 위해 애플이 신념을 저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현직 직원 17명과 애플 내부문서, 보안 전문가들을 인터뷰해 애플이 중국 당국의 개인정보 검열을 도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2017년 6월부터 시행된 중국의 사이버보안법에 따라 중국 아이폰 고객 데이터를 중국 정부와 중국 국영기업이 소유한 서버에 양도했다. 중국 내에서 수집된 개인정보는 중국에 보관해야 하도록 의무화한 데 따른 것이다. 보안 전문가들과 애플 엔지니어들은 NYT에 “애플의 양보로 중국 정부가 사용자 개인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6년 2월 애플이 테러범의 아이폰 잠금을 해제해달라는 FBI 요청을 거절한 뒤 한 시위자가 “나는 애플을 지지한다”는 종이를 들고 있다(사진=AFP)6년 전 테러범의 개인정보도 보호해야 한다는 애플의 신념과 정반대다. 애플은 지난 2015년 12월 크리스마스 행사를 하던 미 캘리포니아주 장애인 복지센터에서 총격을 가해 14명을 숨지게 한 용의자의 아이폰 5C 잠금을 풀어 달라는 미 연방수사국(FBI) 요청을 거부했다. 휴대전화를 강제로 열어보게 하는 새 운영체제는 곧 악당을 위한 백도어(우회 경로로 데이터에 접근하는 프로그램)를 만드는 것과 같다는 이유에서다. 애플은 중국 규칙에 위배될 것 같은 앱을 사전에 제거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애플은 천안문 광장, 중국 파룬궁, 달라이 라마, 티베트와 대만 독립 등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주제에 대한 앱을 검사하기 위해 별도의 앱 리뷰어를 고용했다는 것이다. 억만장자 궈원구이가 중국 공산당 비리를 폭로하기 위해 쓴 앱 검열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8년 2월 중국 당국이 궈원구이 앱 차단을 애플에 요구하자, 애플 임원들로 구성된 검토위원회는 중국 앱스토어에서 제거해야 할 내부 명단에 그의 이름을 추가했다고 한다. 궈원구이가 중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5달 뒤 궈원구이가 다시 앱 등록을 신청하면서 중국 앱스토어에 그의 앱이 등장했다. 당시 애플은 이를 승인한 담당자를 해고했다. 애플 측은 해당 담당자의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타임스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중국 앱스토어에서 5만5000개의 앱이 삭제됐다. 이 중 3만5000개는 게임이고, 나머지 2만개는 외국 뉴스와 동성애 데이트 서비스, 암호화된 메시지앱 등 다양하다. 중국 정부는 민주화 시위를 조직하고 인터넷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도구들도 죄다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1분기 애플의 전 세계 매출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다. 177억달러 규모다. 과거 테러범 개인정보도 보호해야 한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던 애플이 정작 중국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당국에 넘긴 것은 중국 시장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2021.05.18 I 김보겸 기자
"미얀마 군부, 시신 되찾으려는 시위대 유가족에 10만원 내라"
  • "미얀마 군부, 시신 되찾으려는 시위대 유가족에 10만원 내라"
  • (사진=AFP)[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얀마 군부가 반(反)정부 시위대 유가족들에게 시신 수습 비용 85달러(한화 약 10만원)를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인권 감시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은 전날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 북동쪽으로 약 90㎞ 떨어진 바고에서 지난 9일 최소 82명이 미얀마 군경에 의해 살해됐다고 밝혔다. AAPP는 미얀마 군경이 소총과 수류탄을 사용해 시위대를 유혈 진압했다면서 집단학살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CNN은 인근 마을로 피신한 바고 주민들 및 목격자 인터뷰를 토대로 현재 바고 지역에서는 인터넷이 차단돼 있으며, 미얀마 군경이 인근 지역을 수색하고 다닌다고 전했다. 한 목격자는 “(지난 9일) 총격 사건 이후 시체가 영안실에 쌓여 있었다”며 “위협을 느껴 우리는 근처 다른 집으로 이동해야 했다”고 말했다. CNN은 또 바고대학교 학생회의 페이스북 계정을 인용해 “시신을 되찾으려는 유가족들에게 미얀마 군경이 12만짯(kyat·미얀마 화폐 단위·약 10만원)을 청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족의 목숨을 앗아간 것도 모자라 시신을 돌려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또한 바고대 학생회의 게시물이 사실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미얀마 관영 매체인 ‘글로벌 뉴라이트 오브 미얀마’는 오히려 군경이 지난 9일 바고에서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폭도들이 수제 총, 화염병, 화살, 수제 방패, 수류탄 등을 사용해 보안군을 공격했다”고 했다.미얀마 주재 미국 대사관은 전날 트위터에 “우리는 바고와 그 주변에서 보안군이 민간인을 상대로 전쟁 무기를 반복 사용해 발생한 무의미한 인명 손실을 애도한다”고 게재했다. 그러면서 “군부는 위기를 해결할 능력이 있으며 폭력과 공격을 종식시키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이와 관련, 글로벌 뉴라이트 오브 미얀마에 따르면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사령관은 “군부는 정권을 잡은 것이 아니라 다당제 민주주의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조치를 취했을 뿐”이라고 밝혔다.앞서 미얀마 군부 대변인인 조 민 툰 준장도 CNN 인터뷰에서 “장군들은 선거 부정을 조사하는 동안 이 나라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 유혈 사태는 폭동적인 시위자들의 잘못”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한편 AAPP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쿠데타 이후 현재까지 누적 사망자 수는 700명을 넘어섰다.
2021.04.12 I 방성훈 기자
미얀마 군부의 막말…"군경이 죽이려면 한시간에 500명 죽었을 것"
  • 미얀마 군부의 막말…"군경이 죽이려면 한시간에 500명 죽었을 것"
  •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미얀마 군사정권이 시민 대량 학살 의혹을 부인하면서 막말을 쏟아내 공분을 사고 있다.양곤 시내에서 미얀마 군부 반대 시위대가 군부 진압대와 충돌하고 있다.(사진=AFP)10일 민주진영 임시정부격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 등에 따르면 전날 군사정권의 조 민 툰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군경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자동화기를 사용한 적이 없다”며 “군부가 정말 시민들을 죽이려 했다면 한 시간 내에 500명도 죽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일부 시민들은 SNS에서 툰 대변인이 ‘수 시간 내’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이 발언은 군부가 시위대에 대해 최소한의 무력만을 사용하는 등 자제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툰 대변인은 앞서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군부 행동은 쿠데타가 아니며 총격에 사망한 피해 어린이가 나오는 것은 시위대가 고의로 어린이들을 최전선에 세워 참여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CRPH는 “군부가 대량학살 의도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온라인상에서는 “그의 말은 군경이 우리를 죽일 것이라고 협박한 것”, “군부가 미얀마 국민의 목숨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발언”이라는 질타가 쏟아졌다.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총격 등 군경의 폭력으로 사망이 확인된 이는 618명으로 집계됐다.특히 군경은 시위대를 급습하는 과정에서 중화기를 사용했으며, 폭발하는 탄환도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가 목격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군경이 시신을 어디론가 가져가면서 정확히 몇 명이 숨졌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서도 군경이 기관총은 물론, 로켓추진수류탄과 유탄발사기 등 전쟁터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중화기들을 사용하는 장면이 시민들의 SNS를 통해 널리 알려진 바 있다.
2021.04.10 I 이재길 기자
미얀마 군경 발포로 시민 4명 또 숨져…韓외교부 ‘철수권고’
  • 미얀마 군경 발포로 시민 4명 또 숨져…韓외교부 ‘철수권고’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미얀마 군경이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에 발표해 4명이 또 숨지면서 누적 사망자 수가 550명을 넘어섰다. 미얀마 사태가 악화하면서 외교부는 미얀마 전 지역의 여행경보를 ‘철수권고’로 상향했다.지난 3일 미얀마 군경에 저항하기 위해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가 공기총을 들고 있다.(사진=로이터)r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들은 지난 3일 군인들이 미얀마 곳곳에서 벌어진 시위 참가자들에게 총격을 가해 총 4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중부 몽유와 지역에서 3명이 숨졌고, 몬주(州) 타똔에서 1명이 사망했다. 또 중부 바고에서도 1명이 총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은 이날 오전 집계 결과 지난 2월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지금까지 모두 550명이 숨졌고 이 가운데 46명이 어린이라고 발표했다. 미얀마 군부는 전날 시민들의 의사소통을 막기 위해 전역에서 와이파이(WI-FI) 등 무선 인터넷 접속을 전면 차단했다. 미얀마 당국은 또 이날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과 두 명의 언론인을 포함해 모두 18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시위 진압에 나선 군인들의 명령에 불복하도록 선동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해진다.미얀마 내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외교부는 지난 3일 미얀마 전 지역의 여행경보를 3단계(철수권고)로 상향 조정했다. 외교부는 이 지역으로의 여행을 취소·연기하고, 이미 체류 중인 경우에도 긴요한 용무가 아닌 한 철수할 것을 권고했다.앞서 외교부는 지난 1일 미얀마에 체류 중인 재외국민은 중요한 업무가 아닌 경우 귀국하고 상황이 상당히 호전될 때까지는 일체 입국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의 여행경보는 남색경보(여행유의)-황색경보(여행자제)-적색경보(철수권고)-흑색경보(여행금지) 등 4단계로 운영된다. 외교부는 또 미얀마 정세 악화에 따라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대본을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주미얀마 대사관과 함께 주 1∼2회의 임시항공편을 4월부터 필요할 경우 주 3회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미얀마 정세 변화를 면밀히 파악하면서 재외국민보호를 위한 대비태세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21.04.04 I 최정훈 기자
한미일 등 12개국 합참의장 미얀마 군부 유혈진압 규탄..중·러는 '침묵'
  • 한미일 등 12개국 합참의장 미얀마 군부 유혈진압 규탄..중·러는 '침묵'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미얀마 유혈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시위대를 향한 군부의 무차별 폭력의 강도가 세지면서 한미일 등 12개 합참의장은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미얀마 주재 미국 대사, 유럽연합(EU) 대표단을 비롯해 국제기구들도 미얀마 군부의 행태를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미얀마 군부 세력을 비난하는 합동참모본부의 공동성명. (사진=미국 합참 홈페이지 캡처)28일 함동참모본부는 공동성명을 통해 “미얀마 군부와 경찰의 비무장 시민에 대한 치명적 무력 사용을 비난한다”며 “즉각 폭력을 중단하고 미얀마 시민에게 잃은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주도로 발표한 이번 공동 성명에는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12개국이 참여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전문 군대는 행동에 대한 국제 표준을 준수하고 국민을 해치지 않고 보호할 책임이 있다”며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한 군부를 비난했다. 이는 ‘미얀마군의 날’인 27일 쿠데타 규탄 시위 참가자 중 114명이 숨졌다는 소식 이후 나왔다. 이는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하루 기준 가장 많은 사망자 수다. 미안먀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밝힌 누적 사망자 수와 이날 숨진 희생자들을 더하면 군부의 총탄에 사망한 사람 시민은 450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군부는 4살 이하의 어린 아이들부터 시위에 참가하지 않은 행인들까지 가리지 않고 무차별 폭력을 가하고 있다. 군부는 미얀마군의 날 시위 전날 미얀마 국영 MRTV 등을 통해 “머리와 등에 총을 맞을 위험에 처할 수도 있음을 배워야 한다”며 협박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미얀마 주재 각국 정부 관계자들도 나섰다. 미얀마 주재 유럽연합(EU) 대표단은 성명을 통해 “어린아이들을 포함,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을 살해하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미얀마의 76회 국군의날은 영원히 테러와 불명예의 날로 새겨질 것”이라고 비난했다.미얀마 주재 미국 대사인 토머스 바이다 역시 “어린이를 포함한 비무장 민간인들을 살해하는 것은 소름 끼친다”고 목소리를 냈다.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분별없는 폭력을 종식하기 위해 국제사회 동반자들과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일본 정부는 이날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담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이뤄지는 시위 활동에 대해 실탄이 사용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강한 어조로 비난하기도 했다.이어 “미얀마 군부가 시민에 대한 폭력을 즉시 중단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 최고고문을 비롯한 구속된 이들의 석방과 민주 정치 체제를 조기에 회복할 것을 다시 강하게 요구한다”고 덧붙였다.미얀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 긴급 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 보고관은 “전세계가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지는 국제 긴급 정상회담을 열어야 한다”면서 “군부가 대량학살을 지속하고 있는데 비난과 우려 표시에 그치는 것은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원유와 가스 등 수입원과 무기 구매선으로부터 군부를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8개 국가들은 ‘미얀마군의 날’ 열병식에 외교 사절단을 파견한데 이어 서방 국가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미얀마 유혈 사태가 강대국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미얀마 군부는 여전히 여러 우호세력이 있다”면서 “미얀마 군부 학살 비난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과 러시아 등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유엔 차원의 행동적 제재를 막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전했다.
2021.03.28 I 이윤화 기자
피의 토요일…무차별 학살 미얀마 결국 내전으로 치닫나
  • 피의 토요일…무차별 학살 미얀마 결국 내전으로 치닫나
  • 사진=AFP[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27일(현지시간) 제76회 미얀마군(軍)의 날 하루에만 군경의 무차별 진압에 100명 이상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군경의 무차별 학살이 이어지자 민주진영에선 소수민족 무장반군과 손을 맞잡아 무장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얀마가 ‘내전’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미얀마 현지매체 ‘미얀마 나우’ 등 외신에 따르면 최대도시 양곤을 비롯해 만달레이·사기잉·바고·마그웨·카친 등 40여개 도시에서 미얀마 군경은 시위대를 향해 발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나우는 이날에만 9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나 소셜미디어(SNS) 상에선 사망자가 100명이 넘는다는 게시물이 퍼지고 있다.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하루 기준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것이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전날(26일)까지 군경의 강경 진압에 따른 희생자는 328명이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소속 총선 당선자들의 모임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가 임명한 사사 유엔 특사는 온라인 포럼에서 “군부 수치의 날”이라고 규정한 뒤 “군부 장성들은 300명 이상의 무고한 시민을 죽여놓고 군의 날을 축하했다”고 꼬집었다.실제 이날 군부는 군인·무기를 대거 동원한 열병식을 거행, 힘을 과시했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TV연설에서 “안정·안전을 해치는 폭력행위는 부적절하다”며 현 상황의 책임을 시위대 측에 전가했다.대내외의 분노가 치솟는 가장 큰 이유는 군경의 무차별 유혈진압 대상에 어린이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현지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7살, 10살, 13살 어린이가 총격에 희생됐다고 썼고, 로이터통신은 사망자 중 5살 어린이가 포함됐다고 적었다. SNS엔 총격을 입은 어린아이들의 사진·동영상이 퍼졌다. 국제사회의 규탄 목소리가 커진 배경이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우리는 버마(미얀마) 보안군이 자행한 유혈 사태에 충격을 받았다”고 썼다. 미얀마 주재 미국대사인 토머스 바이다는 “어린이들을 포함한 비무장 민간인들을 살해하는 것은 소름 끼친다”고 군부를 비판했다.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장관도 트위터에서 어린이들을 비롯한 민간인들에 대한 살인을 규탄하고 “이 분별없는 폭력을 종식하기 위해 국제사회 동반자들과 협력하겠다”고 했다.따라서 CRPH가 주도하는 민주진영이 소수민족 반군과 손잡아 공동 무장투쟁을 벌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 무장반군인 샨족복원협의회(RCSS)의 욧 슥 의장은 로이터에 “군부가 계속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고 사람들을 괴롭힌다면 모든 소수민족 그룹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경우 미얀마는 ‘내전’이란 최악의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또 다른 반군 중 하나인 카렌민족연합(KNU)의 파도 소 무투 사이포 의장도 “군경의 시위대 공격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와 관련, 이라와디는 “미얀마 내 가장 유서깊은 KNU의 압박은 흘라잉 사령관을 궁지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KNU는 쿠데타 전까지 군부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다.사진=AFP
2021.03.28 I 이준기 기자
미얀마 군경 아이들 무차별 총격…벌써 아동死 20명
  • 미얀마 군경 아이들 무차별 총격…벌써 아동死 20명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에서 어린 아이들의 희생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군경에 의해 사망한 아이들은 총 사망자 328명 중 2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3일(현지시간) 만달레이에서 경찰 총격으로 가슴에 총을 맞고 목숨을 잃은 14세 소년 툰툰 아웅의 장례식 (이미지출처=AFP)군경들은 쿠테타 반대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을 향해서도 폭력을 행사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20명 이상의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었는데, 이중 일부 사망자들의 연령대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희생된 아이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만달레이에서는 집 안에서 아빠 무릎 위에 앉아 있던 7살 킨 묘 칫이 군경의 갑작스러운 총격에 목숨을 잃었다. 전날엔 집 문을 잠그던 14살 툰 툰 아웅이 집앞에서, 20일에는 만달레이에서 15세 소년 조 묘 텟이 자신의 일터 근처에서 사망했다. 국제 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세이브더칠드런은 미얀마에서 희생되는 아이들을 위해 공식 성명을 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평화적으로 시위를 하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물고간 이러한 공격에 아이들이 계속 희생된다는 사실에 몸서리가 쳐진다”며 “살상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이어 “이 아이들의 죽음은 특히 그들이 위해로부터 안전해야 하는 곳인 집에 있을 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에서 특히 우려스럽다”며 “많은 아이가 거의 매일 살해당하고 있다는 점은 군경이 인간 생명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1.03.27 I 이윤화 기자
잇단 총격사태에도 꿈쩍 않은 美의회…바이든 "행정명령 검토"
  • 잇단 총격사태에도 꿈쩍 않은 美의회…바이든 "행정명령 검토"
  •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경찰(BPD) 청사 앞에 주차된 경찰차가 시민들이 총기 난사 사건으로 숨진 경찰관 에릭 탤리(51)를 추모하기 위해 올려 놓은 조화로 둘러쌓여 있다. 전날 볼더의 식료품점 ‘킹 수퍼스’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며 탤리 경관을 포함해 총 10명이 목숨을 잃었다.(사진=AFP)[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총기 규제 강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의 희생자가 나온 미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 이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콜로라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며 10명이 목숨을 잃은 데 따른 대책이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연설에서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으로 게양한 조기가 내려지기도 전에 또 총격 참사가 발생했다”며 “10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콜로라도주 총격 사건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으며 희생자의 가족들이 어떻게 느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회가 총기 규제 강화를 위한 입법에 즉시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상원은 (총기 구매) 신원조사의 허점을 막기 위한 하원의 법안 두 가지를 즉각 통과시켜야만 한다. 이는 당파적인 문제가 아닌 미국의 문제다. 이 법안들이 미국인들의 생명을 살릴 것”이라며 “미래에 생명을 구하기 위해 기본적인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라면 한시도 지체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하원은 지난 11일 개인이나 총기 판매 허가를 받지 않은 경우 총기 거래 시 신원조사를 의무화하고 연방 수사관이 수행하는 신원조사 기간을 사흘에서 열흘로 늘리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여기에 더해 바이든 대통령은 공격용 무기와 대용량 탄창 금지를 위한 입법도 상·하원에 요구했다.그러나 공화당의 저항이 크다. 이날 미 상원 법사위원회에서는 하원에서 올라온 총기 규제 법안과 관련해 청문회가 열렸는데, 공화당 의원들은 해당 법안에 한목소리로 반대 의견을 냈다. 공화당 의원들은 민주당이 제안한 법안은 총기가 관련된 폭력 사건을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미국인의 무장 권한을 규정하고 있는 수정헌법 제2조의 총기 휴대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조회가 궁극적으로는 미 국민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소지하려는 총기를 빼앗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얘기다.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총기 문제로 비극적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민주당은 살인을 막지 못하는 법안을 제안하며 어리석은 총기 규제 쇼를 벌인다”며 “법을 준수하는 시민에게서 총을 빼앗으려는 시도”라고 했다. 상원 법사위 공화당 간사인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도 “최근 발생한 사건들은 경찰에 대한 자금 지원이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거들었다. 또 법안들이 미 상원 문턱을 넘으려면 60% 이상의 표를 얻어야 하는데,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은 50석씩 동석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있다는 점이다. 조 맨친 상원의원 등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총기 규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심지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조차 “투표는 할 것”이라면서도 법안 표결 일정은 확정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기엔 대규모 정치후원금 등 정치권을 향한 총기업계의 로비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전날 10명의 희생자를 낸 미 콜로라도주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FP)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를 거치지 않고도 대통령 권한으로 발동할 수 있는 행정명령도 고려하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백악관은 총기 안전을 위한 조치뿐 아니라 지역 사회에 만연한 폭력에 대응하기 위한 행정명령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한편 미 언론들은 총기 규제 필요성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격용 무기 금지 법안이 발효된 후 1994년부터 10년 동안 6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형 총기난사 사건이 37%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이 법이 만료된 2004년부터 그다음 10년 동안에는 6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이 183%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CNN 방송은 다만 “지난 7일간 미 전역에서 7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졌다. 비극적 사건들로 사망자 발생을 막기 위해 총기 규제 법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도 “총기를 규제할 수 있는 법이 있더라도 애틀랜타나 콜로라도 총격범을 막을 수 있었을지는 모를 일”이라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총기 규제가 연방정부가 아닌 주정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2021.03.24 I 방성훈 기자
7세 소녀도 총격 사망…미얀마 군부, 되레 "시위대 탓" 책임 전가
  • 7세 소녀도 총격 사망…미얀마 군부, 되레 "시위대 탓" 책임 전가
  • 23일(현지시간) 만달레이에서 경찰 총격으로 가슴에 총을 맞고 목숨을 잃은 14세 소년 툰툰 아웅의 장례식 (이미지출처=AFP)[이데일리 성채윤 인턴기자] 미얀마 군경의 무자비한 유혈 진압에 죄 없는 어린이들까지 잇달아 목숨을 잃고 있어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7세 소녀가 군의 총격에 숨졌다고 23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현지 장례업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안군이 도시 외곽에서 발포할 당시 이 소녀는 집에서 아버지 무릎 위에 앉아 있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와 함께 만달레이에서만 집 문을 잠그다가 가슴에 총을 맞고 목숨을 잃은 14살 소년 툰툰 아웅을 포함해 최소 8명이 숨졌다고 현지 언론 미얀마나우가 보도했다.앞서 지난 20일엔 한 찻집에서 일하던 15세 소년 조 묘 텟이 총소리를 듣고 밖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나갔다가 군경의 총기 난사로 사망했고 최대 도시 양곤에서도 15세 고교생 아웅 카웅 텟이 군경의 총탄에 희생되는 등 어린이 희생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미얀마에서 군경의 총기 난사로 목숨을 잃은 어린이들이 2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어린이 인권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은 전했다. 세이브 더 칠드런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집에 있을 때 아이들이 살해당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며 “매일 많은 아이들이 희생되고 있다는 사실은 군정이 사람의 생명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이에 대해 조 민 툰 군정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군경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164명이 숨졌다며 유감을 표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지난달 1일부터 현재까지 총 261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실종자와 군경의 시신 유기 등을 고려하면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조 민 툰 대변인은 군경 중에서도 희생자가 9명이나 발생했다며 “기물을 파괴하고 불안을 조장하는 이들을 평화 시위대로 부를 수 있겠는가”라며 책임을 시위대 측에 돌리기도 했다.
2021.03.24 I 성채윤 기자
'콜로라도 참사' 총격범은 21세 남성…1급 살인 혐의 기소
  • '콜로라도 참사' 총격범은 21세 남성…1급 살인 혐의 기소
  • 10명의 사망자를 낸 콜로라도주 총격사건이 벌어진 킹 수퍼스 (사진=AFP)[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김보겸 기자] 10명의 사망자를 낸 미국 콜로라도주 수퍼마켓 총격 참사 사건의 용의자는 21세 남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용의자에게 1급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2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콜로라도주 볼더카운티 경찰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총격 사건의 용의자는 21세 남성 아흐마드 알 알리위 알리사라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에게 10건의 1급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날 볼더 교도소에 그를 수감할 예정이다.이번 사건은 지난 16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한국계 4명을 포함해 8명이 숨진 지 일주일 만에 또 발생한 것이어서 미국 내에 충격을 더하고 있다. 알리사는 전날 오후 2시30분께 콜로라도주 볼더의 수퍼마켓 체인점 ‘킹 수퍼스’에서 내부에 있던 직원과 고객 등을 향해 총기를 난사해 에릭 탤리(51) 경관 등 10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탤리 경관 외에 나머지 9명의 희생자는 20~65세의 평범한 시민들로 나타났다. 사망자는 데니 스트롱(20), 네븐 스태니식(23), 리키 올스(25), 트랄로나 바르코비아크(49), 수잔 파운틴(59), 테리 리커(51), 케빈 머호니(61), 린 머리(62), 조디 워터스(65)다.볼더 검찰은 알리사는 콜로라도주 중부 도시 알바다 출신이라고 전했다. 생애 대부분을 미국에서 살았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사고 현장을 담은 영상에는 상의를 입지 않은 백인 남성이 수갑을 찬 채 끌려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에 의해 구급차에 실려 갈 때 다리에 피를 흘리며 절뚝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알리사는 당시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며 총격전을 벌이다 다쳤고, 체포 직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 현재 안정된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경찰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 남성이 용의자인지 확인해 주지 않았다. 다만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영상에 나온 사람이 알리사인 것으로 보인다.경찰은 수사 초기 단계여서 범행 동기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리스 헤롤드 볼더카운티 경찰서장은 “우리는 주, 연방당국과 함께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며 “이들 가족을 위한 정의를 실현할 것”이라고 했다.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이 사건을 보고 받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트위터에 이같이 알리며 “계속 진행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트위터에 “슬픔과 비통의 시간에 콜로라도 주민에게 기도를 보낸다”고 적었다. 앞서 콜로라도주에서는 대규모 총격 사건이 두 번 발생한 적이 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로 꼽히는 1999년 4월 컬럼바인 고교 총격 사건이 콜로라도주 리들턴에서 발생했다. 이 학교 학생 두 명이 교정에서 총탄 900여발을 난사해 13명이 사망했다. 2012년 7월에는 콜로라도주 오로라시에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상영하던 상영관에서 조커를 모방한 20대 백인 남성이 최루탄과 연막탄으로 추정되는 깡통을 던진 뒤 총기를 쏴 12명이 사망했고 58명이 다쳤다. 콜로라도 식료품점 총기 난사사건 용의자 (사진=폭스뉴스)
2021.03.24 I 김정남 기자
애틀랜타 참사 일주일만에 또 악몽…식료품점 총격으로 10명 사망
  • 애틀랜타 참사 일주일만에 또 악몽…식료품점 총격으로 10명 사망
  • 10명의 사망자를 낸 콜로라도주 총격사건이 벌어진 킹 수퍼스 (사진=AFP)[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 콜로라도주 슈퍼마켓 체인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경찰관 1명을 포함해 10명이 사망했다. 지난 16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한국계 4명을 포함해 8명이 숨진 지 일주일만이다. 용의자는 부상을 입고 현행범 체포됐으며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희생자 신원과 ‘증오범죄’ 여부를 포함한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22일(현지시간)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오후 2시30분쯤 콜로라도 볼더 지역의 ‘킹 수퍼스’ 식료품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총기를 든 괴한은 내부에 있던 손님과 직원들을 향해 총알 수십 발을 쐈다. 총격으로 마트에 있던 손님 등 9명이 사망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한 경찰관 에릭 탈리(51)도 숨졌다. 경찰은 나머지 사망자 9명의 신원을 확인해 유족에게 통보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콜로라도 식료품점 총기 난사사건 용의자 (사진=폭스뉴스)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사고 현장을 담은 영상에는 상의를 입지 않은 백인 남성이 수갑을 찬 채 끌려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에 의해 구급차에 실려 갈 때 다리에 피를 흘리며 절뚝거리는 모습이었다. 다만 경찰은 이 남성이 용의자인지는 확인해 주지 않았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한 총이 AR-15 소총으로 보인다고 CNN이 전했다. 식료품점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현지 주민들은 사건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아들과 함께 장을 보러 나왔다는 새라 문섀도(42)는 “계산대에 있었는데 총성이 울리기 시작했다”며 “4번째 총소리가 났을 때 아들에게 도망가자고 했다. 그 때 우리 쪽으로 총소리가 두 번 들렸다”고 말했다. 라이언 보로우스키는 CNN에 “매장에서 쇼핑을 할 때 첫 번째 총성을 들었고 세 번째 총소리가 났을 때에는 모두가 달려가고 있었다”며 “이곳이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인 줄 알았는데, 과자와 탄산음료를 사러 나왔다가 죽을 뻔했다. 이제 안전한 곳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 사건을 보고받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트위터에 이같이 알리며 “계속 진행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도 트위터에 “슬픔과 비통의 시간에 콜로라도 주민에게 기도를 보낸다”고 적었다. 2012년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상영 중인 영화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추모하기 위해 배트맨 셔츠를 입은 시민들(사진=AFP이번 사건이 일어난 콜로라도주에선 대규모 총격 사건이 두 번이나 발생한 적이 있다.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참사 중 하나로 꼽히는 199년 컬럼바인 고교 총격 사건도 콜로라도주 리들턴에서 발생했다. 이 학교 학생 두 명이 교정에서 총탄 900여발을 무차별 난사해 13명이 사망했다. 지난 2012년 7월에도 콜로라도주 오로라시에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상영하던 상영관에서 조커를 모방한 20대 백인 남성이 최루탄과 연막탄으로 추정되는 깡통을 던진 뒤 총기를 난사해 12명이 사망하고 58명이 다쳤다.
2021.03.23 I 김보겸 기자
애틀랜타 총격범에 "나쁜날" 온정 발언 경찰…빗발치는 해임 청원
  • 애틀랜타 총격범에 "나쁜날" 온정 발언 경찰…빗발치는 해임 청원
  •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미국 애틀랜타 총격범에 대해 온정적인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경찰에 대한 해임 청원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논란 빚은 미 애틀랜타 경찰 대변인 (사진=연합뉴스)사건 발생 이틀 후인 지난 1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청원 사이트 ‘체인지’에 올라온 조지아주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 제이 베이커 대변인의 해임을 요구하는 청원에 21일까지 7만8000명 이상이 호응했다.지난 17일 베이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에 대해 “그는 완전히 지쳤고 일종의 막다른 지경에 있다. 어제는 그에게 정말 나쁜 날이었다”고 말했다.아시아계 여성들에게 총을 난사한 용의자가 겪은 하루가 “나쁜 날”이었다고 덤덤하게 말하는 동영상은 온라인을 통해 급속히 확산했고 경찰이 범행을 두둔하는게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켰다. 또 그가 과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중국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티셔츠 이미지를 페이스북에 올린 사실도 확인됐다. 그는 해당 이미지를 17일 밤 삭제했다.논란이 확산되자 에리카 넬드너 체로키 카운티 커뮤니케이션 국장은 지난 18일 성명을 통해 총격 사건 조사와 관련 자신이 언론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청원인인 테이트 리는 베이커가 소셜 미디어에 인종차별주의적 콘텐츠를 게시하는 등 아시아계 커뮤니티에 대한 인종적 편견을 가졌다는 것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청원인은 “베이커는 체로키 카운티 주민을 보호하겠다고 맹세했지만 인종차별주의적 편견은 공동체의 아시아계 구성원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2021.03.22 I 황효원 기자
증오? 성중독?…애틀랜타 총격에 美여성계는 "둘 다"
  • 증오? 성중독?…애틀랜타 총격에 美여성계는 "둘 다"
  • 18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총격사건을 추모하는 꽃다발이 놓여 있다(사진=AFP)[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한인 등 아시아계 여성 6명을 포함해 8명에게 총을 쏴 사망하게 한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에는 증오범죄와 성중독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경찰은 피의자 로버트 에런 롱의 ‘성중독’을 이유로 증오범죄 혐의 적용에 거리를 뒀지만,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는 성차별과 따로 떼어놓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들에게는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불가분하게 얽혀 있다”고 전했다. 전날 “이번 사건에 인종차별적 동기가 있었는지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선을 그은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 대변인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NYT는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들에게 인종차별은 원치 않는 성희롱의 형태를 띄고, 성희롱이 인종차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특히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는 여성에 집중되는 경향이 많다고 NYT는 전했다. 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 섬 주민에 대한 혐오 사건을 조사하는 단체, ‘AAPI 혐오를 멈춰라(Stop AAPI Hate)’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접수된 사건 3800건 중 3분의 2 이상이 여성을 타깃으로 한 사례였다. 배경에는 ‘아시아 여성은 순종적’이라는 고정관념이 깔려 있다. 성연 최모로우 미국아시아태평양여성포럼(NASF) 전무는 이번 사건이 예견된 일이었다며 “우리가 줄곧 두려워한 것은 우리(아시아계 미국인 여성) 몸의 대상화와 과잉 성애화가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총격범은 수사관들에게 스파와 마사지숍들이 자신을 성적으로 유혹한다고 여겨 이를 제거하고 싶었다 밝힌 바 있다. 미 애틀란타에서 “반아시아 혐오범죄를 멈춰라”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사진=AFP)하지만 아시아인을 향한 공격이 증오범죄로 기소되는 사례는 드물다. 인종차별적 동기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가령 과거 노예제를 연상케 하는 올가미나 나치 문양으로 변질된 스와스티카를 사용하는 것은 흑인과 유대인을 향한 증오심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반(反)아시아계 범죄에서는 이런 표시가 없다는 것이다. 또 역사적으로 많은 반아시아계 범죄는 이들이 운영하는 가게 약탈을 동반하기에 범행 동기를 가려내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 언어 장벽이나 이민 자격 등 문제로 범죄 신고를 꺼리는 경우도 많다. 스튜어트 루 뉴욕경찰(NYPD) 아시아계 증오범죄 태스크포스 대책반장은 “많은 이들이 가해자가 보복할까 두려워 문제삼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관련 절차도 매우 주눅들게 한다. 경찰서에 가서 형사를 만나고, 검사와도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자 수사 당국은 증오범죄 기소 가능성을 열어두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케이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이 “지난해 반아시아 혐오범죄가 급증한 점을 감안할 때 (애틀랜타 사건) 희생자 대부분이 아시아인이라는 사실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조기 게양을 지시하는 등 분노 수습에 나선 영향이다. 총격 용의자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대변인도 교체했다. 체로키 보안관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무신경하고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해당 발언을 한 제이 베이커 경감을 공보 업무에서 물러나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피의자에 대해 “그는 완전히 지쳤고 일종의 막다른 지경에 있다”며 “어제는 그에게 정말 나쁜 날이었다”며 온정적인 태도를 보여 분노를 샀다. 베이커 경감은 과거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티셔츠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17일 밤 돌연 삭제하기도 했다.
2021.03.19 I 김보겸 기자
기네스 팰트로·대니얼 대 킴도…'스탑아시안헤이트'
  • 기네스 팰트로·대니얼 대 킴도…'스탑아시안헤이트'
  • 기네스 팰트로·대니얼 대 킴(사진=SNS, 이데일리DB)[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아시안 혐오 범죄에 대한 규탄하는 움직임이 확산 중인 가운데 할리우드 스타들도 목소리를 냈다.‘아이언맨’ ‘어벤져스’ 시리즈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기네스 팰트로는 17일 SNS에 “아시안 혐오를 멈춰라”(StopAsianHate)는 문구가 실린 이미지를 게재했다. 이와 함께 그는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에 깊은 애정을 보낸다”며 “당신들이 우리나라를 더 좋은 나라로 만들고 있으며, 우리는 당신들을 사랑한다”라는 글도 남겼다.한국계 미국인 배우로 ‘로스트’로 얼굴을 알린 대니얼 대 킴(한국명 김대현)은 이날 CNN ‘쿠오모 프라임 타임’과 인터뷰에서 과거 인종 차별 범죄로 동생을 잃은 사연을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그는 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용의자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경찰에 대해 “인종차별과 이번 사건 사이에 연결고리가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땐 회의적인 감정이 들었다”고 일침하며 “이건 우리 역사의 일부”라고 꼬집었다.앞서 지난 16일 미국 애틀랜타에서는 총격으로 8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특히 8명의 사망자 중 한인 여성이 4명이나 포함돼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시아계를 향해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 범죄라는 규탄이 일었다.총격범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평소 “모든 미국인은 우리 시대 최대의 악인 중국에 맞서 싸워야 한다”라고 말하는 등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 온 것으로도 알려졌다.
2021.03.19 I 박미애 기자
한국계 배우 대니얼 대 킴 "女동생도 인종차별 피해자, 차에 치여 사망"
  • 한국계 배우 대니얼 대 킴 "女동생도 인종차별 피해자, 차에 치여 사망"
  •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대니얼 대 킴. (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계 인종을 상대로 한 혐오 범죄가 세계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이를 규탄하는 할리우드, 팝계 주요 인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대니얼 대 킴 역시 자신의 여동생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이를 적극 비판했다. 대니얼 대 킴(한국명 김대현·53)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여동생 역시 인종차별 범죄의 피해자였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킴은 17일(현지시간) CNN ‘쿠오모 프라임 타임’에 출연해 나눈 인터뷰를 통해 최근 애틀란타에서 벌어진 연쇄 총격 살인 사건을 언급하며 자신의 여동생 역시 2015년 인종 범죄의 희생양이 됐다고 밝혔다.킴은 “집 근처에서 러닝을 하던 동생에게 한 남성이 차를 몰고 다가오더니 갓길이 아니라 인도로 가라고 소리를 쳤다”며 “동생은 남성의 말을 따라 인도로 항했지만, 가해자는 차를 후진시켜 여동생을 차로 쳤다”고 설명했다.이어 “당시 충격을 받은 동생은 가해자에게 ‘지금 나를 친 거냐’고 했지만 이 남성은 또 차를 후진시켜 도망치는 여동생을 다시 차로 쳐 사망하게 했다”고 덧붙여 좌중에 충격을 줬다.킴은 당시 동생의 사건을 담당한 수사관들이 이를 인종 차별에 따른 혐오 범죄로 인식하려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킴은 “실제 용의자는 이미 다른 아시아 여성들을 폭행한 전력이 있었음에도 그의 여동생을 살해한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 “차를 살해 무기로 삼은 가해자는 끝내 난폭운전 혐의만 적용됐다”며 “이 사건에서 누구도 정당한 정의로 여동생을 돕지 않았다”고도 호소했다. 그는 최근 빚어진 애틀랜타 한인여성 총격사건에 대한 보안관의 발언을 언급하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 사건을 브리핑한 보안관은 당시 총기 난사로 여덟 명을 살해한 로버트 애런 롱(남·21)에 대해 “롱은 많이 지쳐보였고 나쁜 하루를 보냈다”며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공분을 산 바 있다. 이에 대해 킴은 “이건 우리 역사의 일부”라며 “인종차별과 이번 사건 사이에 연결고리가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땐 회의적인 감정마저 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18일 미 하원 법사위원회에서 열린 이번 총격 사건 청문회에도 참석해 한인 측 입장을 대변하기도 했다. 킴은 이에 대해 “한 나라의 역사엔 미래로 가기 위해 지울 수 없는 과정을 보여주는 순간들이 있다”면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그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 2300만명의 우리는 단결했고 깨어나고 있다”며 연대를 강조했다.앞서 지난 1968년 부산에서 출생해 2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귀화한 킴은 김윤진과 함께 미국 ABC 드라마 ‘로스트’에 출연해 이미 한국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배우다. 그는 ‘로스트’ 외에도 영화 ‘헬보이’ ‘스파이더맨2’ 등에 다수의 할리우드 작품에 출연했다.한편 지난 16일 미국 애틀랜타에서는 총격으로 8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특히 8명의 사망자 중 한인 여성이 4명이나 포함돼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시아계를 향해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 범죄라는 규탄이 일었다. 총격범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평소 “모든 미국인은 우리 시대 최대의 악인 중국에 맞서 싸워야 한다”라고 말하는 등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 온 것으로도 알려졌다.
2021.03.19 I 김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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