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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너마저…잠 못 이루는 서학개미
-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미국 대형주에 투자한 30대 회사원 서준영 씨는 요즘 밤잠을 통 이룰 수 없다. 지난해에는 매일 밤 미장(미국 주식시장) 수익률을 체크하는 즐거움에 잠을 못 자도 피곤한지 몰랐지만, 요즘은 반토막 난 주가에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며 몸도 마음도 힘들어지고 있다. 서씨는 “요즘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도 잘 안 보게 된다”며 “보면 힘들다”고 털어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개인 투자자들에게 미국 증시는 고수익률을 보장했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강남아파트와 나스닥은 죽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특히 테슬라는 지난해 10월26일 ‘천슬라(테슬라 주가 1000달러를 뜻하는 신조어)’를 달성하면서 국내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당시 테슬라의 주가 상승률은 전년말 대비 45%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나스닥 지수 상승률도 18%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불과 5%대 상승에 그쳤고, 삼성전자는 13%대 하락세였다. 너도나도 미국 증시에 뛰어들게 된 배경이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글로벌 대장 증시의 변동성 확대…“저점 판단은 아직” 그런데 올해 들어 미국 3대 지수는 지난해 말 대비 급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본격적인 긴축 행보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악재가 맞물리면서다. 3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기준 나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 19.8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13.30%, 다우존스 지수는 9.01% 각각 떨어졌다.미국 주식의 하락세는 최근 더욱 두드러진 모습이다. 지난 29일 나스닥은 무려 4%대 급락하며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아마존의 실적 실망감과 빅테크주 중심의 하락이 지수 하방을 이끌었다. 아마존 실적이 7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손실을 기록하며 14%대 폭락했다. 인텔이 반도체 부족 사태가 2024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대형 기술주인 애플, 알파벳, 엔비디아, 인텔 등이 줄줄이 하락 마감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치를 밑도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과 우려스러운 경제 지표 등 공포 심리가 작용하며 중국 봉쇄령의 장기화 등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 변동성 확대가 지속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넷플릭스에 이어 아마존마저 투자자를 실망하게 하면서 과거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관련주의 황금기가 끝나간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전으로의 회귀를 앞두고 탈(脫)코로나 시대에 성장할 빅테크 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진행 중”이라면서 “실적이 부진한 넷플릭스와 알파벳, 아마존의 공통점은 구독 경제 사업 모델을 갖춘 기업들”이라고 짚었다.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저점이라고 말하기는 조심스러운 구간”이라며 “빠질 만큼 빠졌지만, 상승 전환이 되려면 매크로 변수가 해소 해야 하는데 아직 해소된 게 없기에 저점이라고 말하긴 섣부르다”라고 말했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서학개미의 기술주 사랑…물타기냐, 관망이냐문제는 최근 대형 기술주 중심의 하락이 해외 주식 개인투자자, 일명 서학개미의 포트폴리오에 치명적이라는 점이다.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미국 주식 보관금액 규모 1위는 테슬라로 나타났다. 무려 137억2846만달러, 현재 환율 기준으로 17조4021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2위인 애플(49억4593만달러)과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엔비디아(27억7475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22억8407만달러) △알파벳(22억2334만달러) △프로셰어즈울트라프로QQQ ETF(16억4484만달러) △아마존(13억5642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이 중 프로셰어즈울트라프로는 나스닥 100지수의 3배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추종하는 지수가 1% 상승하면 3%의 이익을 거둘 수 있지만, 반대로 1% 내리면 3%의 손실을 보는 구조의 상품이다.특히 예탁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투자자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직전 분기 대비 1.08% 증가한 1016억8000만달러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1106억9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14.45% 감소했다.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관금액이 최대치라는 점에서 충분히 물렸다고 볼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그만큼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고 짚었다.그렇다면 향후 투자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전략이 유효하지만, 개인투자자라면 빅테크를 집중 매수할 수밖에 없는 한계도 확실히 있다”며 “각자의 상황에 맞게 추가 저점 매수 혹은 현금 보유가 적절할 것”이라고 조언했다.이어 “빅테크 기업들의 성장세도 코로나19 회복기 때 30%씩 나왔지만, 지금은 정상화하면서 10%대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향후 성장성을 지속해나갈 기업을 선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한편 최근 한 달간 서학개미가 순매수한 주식으로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추종하는 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가 6억5730만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프로셰어즈울트라프로QQQ ETF가 4억1592만달러로 2위를, 엔비디아 3억4711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 테슬라, 미국서 모델3·모델Y '급제동' 신고 사례 급증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차량이 고속으로 달리다가 갑자기 브레이크가 걸리는 현상, 이른바 ‘팬텀 브레이킹’(phantom braking) 문제로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급제동으로 위험에 처했다는 불만 및 신고 사례가 최근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사진=AFP)◇작년 10월 리콜·SW 업데이트 이후 신고 급증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3개월 동안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신고된 테슬라 차량에 대한 불만을 분석한 결과, 2019년에 출시된 모델3, 2020~2022년 출시된 모델3 및 모델Y의 팬텀 브레이킹 사례가 10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전 22개월 동안 34건 대비 눈에 띄게 급증한 것이다. 아울러 해당 모델 차량과 관련된 전체 신고 건수(189건)의 절반 이상인 57%를 차지한다. 테슬라 차량의 팬텀 브레이킹에 대한 지적은 관련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오랜 기간 제기돼 왔다. 대부분은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하던 도중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차량에는 두 가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탑재돼 있다. 차량 간 간격 및 차선 유지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오토파일럿’이 기본 장착돼 있으며, 평생(1만 2000달러) 또는 월간(199달러) 구독료를 내면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Drivin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FSD는 자동 차선변경과 신호등 인식, 운전자가 주차장에서 차량을 부를 수 있는 ‘스마트 호출’ 등의 개선된 기능을 추가 제공한다.NHTSA에 접수된 불만은 작년 11월 51건, 12월 32건, 올해 1월 24건으로 테슬라가 지난해 10월 리콜을 진행하기 시작한 이후 급증했다. 당시 테슬라는 FSD 베타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차량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이후 자동 비상 제동 시스템이 오작동하고 있다며 리콜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 등은 전날 테슬라가 FSD 베타 버전을 탑재한 미국 내 테슬라 약 5만 3822대를 리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FSD 소프트웨어가 정지 신호에서 완전히 멈추지 않고, 속도만 살짝 줄인 뒤 그대로 주행하는 ‘롤링 스톱’(Rolling Stop)을 허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능 역시 지난해 10월에 진행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서 추가됐다. 테슬라는 또 같은 시기에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카메라 제품군을 보완하기 위해 차량의 레이더 센서 사용 기능을 중단했다. 앞서 테슬라는 같은 해 5월 북미 지역에서 생산되는 모델3 및 모델Y 차량에는 기존 레이더 센서 대신 ‘비전’ 시스템을 장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8개의 카메라를 이용해 자율주행을 가능토록 하는 시스템이다. 차량 주변 최대 250m까지 360도 시야를 제공하며 12개의 초음파 센서를 활용해 물체를 감지할 수 있다고 테슬라는 소개하고 있다. WP는 “리콜 및 레이더 센서 사용 중단 시기와 불만 접수가 급증한 시기가 일치한다. 테슬라 차량 소유자와 안전 전문가들은 시스템 변경 이후 오작동이 발생했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AFP)◇불만 제기 차량 소유주들 “목숨 위협” 한목소리NHTSA에 접수된 불만 사례들을 살펴보면 한 테슬라 차량 소유주는 반대편 차선에서 다가오는 대형 트럭을 인식한 뒤 시속 80㎞로 달리다가 급제동하며 미끄러졌다고 보고했다. 일부 소유주들은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팬텀 브레이킹 현상이 발생했다고 우려했다. 심지어 차량 소유주의 임신한 아내가 급제동으로 배에 충격을 받는 일도 있었다. 한 운전자는 “뒤따르는 차량 운전자는 물론 나와 승객 모두의 목숨을 위협하는 일이었다. 그 순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더라면 결과는 재앙이 될 수도 있었다”며 “테슬라 차량에 이같이 심각한 안전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017년형 모델X를 소유한 또 다른 운전자는 “과거 팬텀 브레이킹 현상이 있긴 했지만 매우 드물었다. 하지만 2021년 5월 ‘비전’ 소프트웨어 배포 이후 밤낮으로 발생했다. 매일 팬텀 브레이킹을 경험했다”고 꼬집었다. NHTSA는 팬텀 브레이킹 관련 조사를 실시할 것인지 여부 등과 관련해 테슬라와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NHTSA 대변인은 “접수된 소비자들의 불만을 인지하고 있으며 위험 기반 프로세스를 통해 이를 검토하고 있다. 프로세스에는 제조업체와의 논의와 조기 경보 보고 데이터 및 추가 데이터에 대한 검토가 포함된다”며 “데이터에 위험이 존재한다고 판단되면 즉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홍보 부서를 해체한 테슬라는 WP의 관련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WP는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오토파일럿이 더 안전하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회사의 운전자 지원 접근 방식에 대한 책임과 성능에 의문을 제기하는 리콜이 여러 차례 이뤄졌고, 안전 문제를 포함한 규제당국의 엄격한 조사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