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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차르 ‘더 강한 푸틴’ 온다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다섯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되는 러시아 대선에서 17일(현지시간) 투표 마지막 날을 끝으로 선거 일정이 마무리됐다. 개표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당선자는 푸틴 대통령이다. 투표함을 열어볼 필요도 없이, 투표가 시작되기 전부터 누구도 의심하지 않은 결과다. 미국 CNN 등 외신들은 “우리는 누가 승자가 될지 이미 알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푸틴 대통령이 압도적 지지로 당선될 것으로 예상했다.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한 지역 학교 투표소에서 러시아 대통령 선거 투표를 마친 여성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벽화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FP)◇무늬만 대선서 ‘21세기판 차르’ 등극 이로써 ‘21세기판 차르(러시아 황제)’로 등극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이후 대통령으로 26년, 실권형 총리로 4년, 모두 합쳐 30년을 통치하게 됐다.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29년) 기록을 넘어섰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개헌으로 2030년에 열리는 대선까지 출마할 수 있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사실상 종신집권 길을 열었다.3명의 후보가 있지만, 푸틴 대통령의 적수가 없는 탓에 러시아 대선의 촉각은 역대 최대 득표율 80%를 넘느냐 못 넘느냐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2018년 4선 당시 득표율 76.7%를 뛰어넘을지 주목된다. 친정부 성향 러시아 여론조사기관 브치옴(VCIOM)은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79.6%로 나타났고, 유권자 75%가 푸틴 대통령에게 투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투표율=푸틴 대통령에 대한 열광도’를 나타내기 때문에 크렘린궁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투표 시작 전날 “어려운 시기와 복잡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며 “투표로 애국적인 입장을 표현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 중앙선관위원회에 따르면 투표 첫날인 지난 15일 3860만명이 투표에 참여해 전국 투표율은 36.1%를 기록했다.이번 러시아 대선은 역대 최대 득표 및 투표율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사흘간 진행했으며, 온라인 투표도 도입했다. 온라인 투표율은 90%를 달성했다고 러 관영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온라인 투표를 신청한 28개 지역 유권자들에게 426만8291개의 투표용지를 발급했다고 통신은 전했다.러시아는 국제 사회와 우크라이나의 비난에도 2022년 ‘새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 자포리지아주, 헤르손주 등 우크라이나 지역 4곳에서도 처음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소엔 누구를 뽑았는지 볼 수 있는 투명한 투표함을 설치했으며, 투표소 근처에 무료 콘서트나 배식 행사를 진행하거나 친러 성향의 사람들이 무장군인과 함께 집마다 투표함을 들고 방문해 투표를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부 러시아 국민이 액체 테러와 방화, 화염병 투척 등 저항 움직임도 잇따르며 10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우크라라이나가 선거 방해를 위해 투표소에 드론으로 포탄을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 관저에서 대통령 선거 온라인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 AFP)◇향수병에 빠진 러시아, 신냉전 확대 우크라이나는 “국제법 규범과 원칙을 노골적으로 무시한 것으로 점령지에서 진행하는 선거는 무효”라고 반발했으며, 유엔 안보리에서도 러시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야당도, 자유도, 선택도 없는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푸틴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비꼬았다.러시아가 외형상 민주주의일 뿐 실질은 권위주의적 독재 체제가 유지되는 이유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열광에 있다. 냉전 시대 미국과 대등하게 국력을 겨루던 영광을 되찾고 싶어하는 러시아인들에겐 ‘강한 지도자 푸틴’의 이미지가 향수를 자극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국민은 푸틴 대통령이 국가 발전을 위한 현실적인 전략을 쓰고 있으며, 신뢰·희망·미래에 대한 자신감 등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러 여론조사기관 브치옴은 전했다. 서방의 견제에도 석유와 천연가스, 밀 등 핵심 원자재를 자급자족하는 건재한 러시아 경제도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을 뒷받침하고 있다.‘푸틴 집권 5기’ 시대는 더 강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연두교서에서 우호국들과 전략적 연대 강화, 기술주권 확보 및 경제안보 강화 등 기존 대내외 정책 기조를 재차 강조했다. 미국 등 서구와의 관계악화로 고립과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국의 전략적 이해를 관철하는 강력한 대외 정책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회의를 주재하는 푸틴 대통령은 글로벌사우스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하며, 서방과 대립각을 강화할 전망이다.
- 글로벌 고금리 영향에…지난해 해외직접투자 21년만에 최대폭 하락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지난해 해외지접투자액은 1년 전보다 22.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고금리 및 중국 경기둔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 보면 광업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투자가 줄었다.지난 21일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 및 감만(위)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사진 = 뉴시스)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지접투자액은 총투자액기준으로 633억 8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2.2% 하락했다. 2002년에 전년보다 32.6% 하락 한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금리가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지속된 가운데, 중국 경기둔화·유럽 지정학적 위험 등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며 “우리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략에 따라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위주의 대(對) 미국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총투자액에서 회수금액(지분매각, 청산 등)을 차감한 순투자액은 514억 3000만 달러로 전년(647억 9000만 달러) 대비 20.6% 감소했다. 연중 투자액은 3분기까지 연속 감소했지만, 4분기부터 회복하는 조짐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광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전년보다 감소세를 보였다. 금융보험업이 지난해보다 256억 6000만 달러(-15.5%)줄어들며 가장 크게 줄었다. 뒤를 이어 △제조업(202억 5000만 달러, -19.7%) △부동산업(42억 4000만 달러, -42.6%) △도·소매업(25억 5000만 달러, △2.5%) 도 줄었다. 반면 광업은 1년 전보다 33억8000만 달러(40.1%)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313억 2000만 달러(-1.8%) 줄었고, △유럽(106억 6000만 달러, -32%) △아시아(106억 6000만 달러, -47.3%) △중남미(94억 1000만 달러, -18.3%) 순으로 유럽 및 아시아 투자감소가 두드러졌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년 전보다 277억 2000만 달러(-5.7%) 줄어들며 가장 크게 줄었따. △케이맨제도(61억 7000만 달러, -34.9%) △룩셈부르크(49억 5000만 달러, -0.1%) △캐나다(36억 달러, 44.3%) △중국(18억 7000만 달러, -78.1%) 순으로 투자가 제조업 위주로 크게 감소했다.
- [목멱칼럼]반도체 초격차 돕는 CFE
- 일부 글로벌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는 기업과만 거래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RE100(Renewable Energy 100%)이 적용되면서 국내 관심도 늘고 있다. 일부는 우리 정부가 RE100에 대해 무관심하다면서 수출 악영향을 우려하기도 한다.RE100은 연간 0.1 TWh 이상 전력을 소비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목표로 하는 자발적 캠페인으로 영국의 ‘CDP(Carbon Disclosure Project)’에 의해 2014년 시작됐다. 기업들은 녹색프리미엄, 인증서(REC)구매, 전력구매계약(PPA)체결, 자가설치 등으로 재생에너지를 조달하여 CDP에 실적을 제출한다. 2023년말 전 세계 426개사, 국내 36개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주목할 점은 최근 CDP 가입이 정체되는 점인데, 2023년엔 2019~2022년 대비 가입 기업 수가 줄었다. 목표는 좋으나 국가별 재생에너지 여건이 다른 상황에서 RE100의 추세적 확산은 쉽지 않다는 점이 일부 확인된 것이다. 우리가 특히 문제다. 국내 재생에너지 생산 여건이 좋지 않아 100% 재생에너지 의존이 쉽지 않다. 태양광은 국토 면적이 좁은데다 인구밀도가 높아 입지여건이 안 좋다. 풍력도 바람의 양과 질이 좋지 않은데다가 남북대치 상황에서 입지 확보도 어렵다. 전형적인 4계절로 인한 날씨의 변화는 재생에너지 생산엔 부정적이다. 빈번한 날씨 변화는 간헐성 혹은 변동성 문제를 야기한다. 전략 생산의 기복이 불가피하여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이 어렵다. 안정적 전력공급이 중요한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엔 이런 여건은 치명적이 될 수 있다. 2021년 대만 정전 사고 발생 시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 TSMC는 약 400억원의 손해를 입은 점은 타산지석이다.새로운 대안, CFE(Carbon Free Energy)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CFE는 재생에너지를 넘어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를 활용해 기업의 탈탄소화를 촉진하되 국가 간 기후격차 완화를 위한 협력을 추진하자는 움직임이다. 무탄소전력 사용실적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CFE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한편, 산업공정의 연·원료 탈탄소화에까지 적용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무탄소 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이미 수년전부터 확산돼 왔다. 미국은 2021년에 2030년 연방정부 시설은 100% 무탄소 전력만 사용토록 하는 행정명령을 제정하였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선 원전, 수소도 재생에너지와 동일한 세제혜택을 받도록 한 바 있다. 일본은 2018년, 2030년 전기 판매사업자의 전기 판매량 중 44%를 무탄소 전기로 의무화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움직임의 선도국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UN총회에서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 활용 필요성을 강조하고 CF연합을 제안했다. 영국·프랑스·사우디·UAE·네덜란드 등 5개국이 정상 합의 등을 통해 CFE 이니셔티브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고 올해 2월 열린 IEA 각료회의에서는 CFE 라운드테이블를 개최했다. IEA는 원전 등 무탄소에너지 도입 필요성에 따라 우리와 함께 글로벌 CFE 활용여건에 대한 공동연구를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작년말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탄소감축 주요 수단으로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수소·원전·CCUS도 명시했다.우리의 재생에너지 공급은 현재는 물론 가까운 미래에도 수요 대비 여유가 있을 전망이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재생에너지 구매 비용이 높다. PPA 기준(원/kWh, 태양광)으로 한국은 155원임에 비해 미국은 54원, 호주 39원에 불과하다. 향후 국제사회가 RE100만 고집한다면 우리 산업은 어려움에 처할 우려도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론 국제거래 위축 방지를 위해 RE100 관련 정부지원은 필요해 보이나 근본적으론 재생에너지를 넘는 CFE의 국제적 확산이 중요하다. 원전, 수소 등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제 논의를 진전시켜가야 할 것이다.
- 이레나 교수 “과학기술 발전 필요한 정책 만들 것”
-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세계 최고 원자력·방사선 전문가, 국내 소형 엑스레이 사업 선구자, 포기하지 않는 혁신가. 국민의힘이 여성·과학 인재로 영입한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의공학교실 교수를 부르는 다른 말이다. 그는 2024년 총선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다. 이 교수는 이명처럼 화려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1992년 미국으로 건너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원자력공학 석·박사를 마치고 30년 넘게 한우물을 팠다. 하버드대 의과대학 영상의학과 전임강사, 한국여성원자력전문인협회(WiN Korea) 회장,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원 원장, 소형 방사선 부품·제품 개발업체 레메디 대표 등이다.지난달 29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의공학교실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특히 이 교수는 2012년 창업한 레메디를 ‘소형 엑스레이(X-ray) 기술로 인류의 생명을 구하자’라는 경영철학을 바탕해 성공적으로 키워냈다. 수많은 수상 실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대표는 홀로서기를 한 첫해인 2012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여성창업경영진 우수상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제14회 의료기기의 날 대통령상도 수상했다. 레메디의 경우에도 2018년 강원도지사 강원도유망중소기업 인증서, 중소벤처기업부 수출유망중소기업 지정,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우수기업연구소 지정, 2020년 중기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 선정, 2022년 강원중기청장상, 2023년 조달의 날 대통령 표창 등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이 교수는 현장에서 후진 양성과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난해 다시 교직으로 돌아왔다. 이 같은 경력과 인품 등을 고려해 국민의힘이 이 교수를 영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조정훈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은 이 교수 인선에 대해 “90건이 넘는 특허 출원 경험이 있는 과학인재로 혁신기기를 통해 인류의 아픔을 치료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며 “이번에 대한민국 과학기술과 이공계 여성인재 양성, 바이오헬스케어 정책수립에 기여하기 위해 국민인재로 영입하게 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교수는 “국민의힘의 제의에 응답한 것은 정부부처와 논의하면서 실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정책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좋겠다고 판단해서다”라며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산업의 성장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의 연구비 부당 사용, 윤석열 정부 철학과 배치 등을 문제로 지적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정면돌파를 꾀하고 있다. 앞서 일부 언론에서는 이 교수가 2015년~2016년 ‘재난안전플랫폼기술 개발사업’ 관련 연구를 수행하면서 연구비 300여만원을 부당하게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300여만원의 환수 및 3년간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 제한 조치를 받았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이의신청 및 대면조사를 진행한 결과 최종적으로 참여제한 제재가 취소됐다”며 “검찰 조사 결과는 6년 전 이미 협의없음으로 종결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가 문재인 정부 시절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것을 두고도 윤석열 정부와 결을 달리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이 교수는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국회 기후변화 에너지대책 포럼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는 등 어느 정부 관계없이 전문가로서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자 했다”며 “윤석열 정부와도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 성상용 미리어드 대표 “비만 다음은 세포·유전자치료제...연간 50%씩 급성장”
-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도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수요에 따라 가치가 크게 달라진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트렌드를 잘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당뇨·비만치료제가 시장 전체를 키우고 있으며, 향후 못지않게 세포·유전자치료제(CGT)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성상용 미리어드생명과학 대표. (사진=미리어드생명과학)◇국내 제약·바이오 시장 체질 개선 중...‘투자 적기’성상용 미리어드생명과학(이하 미리어드)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CGT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유심히 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리어드는 2016년 설립한 제약·바이오 특화 전략 자문사이자 액셀러레이터(AC)다. 사업개발, 기업공개, 인수합병(M&A) 등의 자문과 제약·바이오벤처의 기획창업과 투자를 전문으로 한다. 한독(002390), 올리패스(244460) 올릭스(226950) 동아에스티(170900), 유틸렉스(263050), 네오이뮨텍(950220) 등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와 다수의 사업을 함께 진행한 바 있다. 성 대표는 “최근 제약·바이오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저평가된 바이오벤처의 인수합병(M&A)과 좀비 바이오벤처의 퇴출 등으로 역설적으로 시장 자체는 체질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을 이끌 CGT 등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은 반전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 대표가 올해 주목한 CGT는 세포, 유전자, 또는 그 둘의 조합을 이용하는 의약품을 뜻한다. 향후 유전, 만성 질환과 암 등 치료가 어려운 질병의 치료제로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CGT 시장은 2021년 75억 달러(약 10조억원)에서 2026년 556억 달러(약 73조원)로 커진다. 연평균 성장률(CAGR)이 무려 49.1%에 달한다. 성 대표가 당뇨·비만치료제,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헬스케어와 함께 CGT를 주목하는 이유다.성 대표는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더라도 상용화 후 시장 성공 사례가 없다면 위험부담이 큰 투자가 된다”며 “CGT는 희귀병인 척수성 근육 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세포 암 치료제 ‘킴리아’와 ‘예스카타’ 등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미리어드생명과학)◇“투자 나설 땐 창업주 포함한 개발진 과거·현재 봐야”그는 그간 기업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하며, 쌓아온 제약·바이오벤처 옥석 가리기 경험도 공유했다. 회사가 추구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 제대로 된 기업으로 투자금이 흘러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 대표는 “투자자들이 제약·바이오벤처를 볼 때 기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결과적으로 따져보면 그 가치는 크게 다르지 않다”며 “우리는 무수한 실패 가운데 실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표를 중시한다”고 설명했다.이어 “이를 위해서는 기술이 상용화됐을 때 시장 가치, 이를 지켜줄 권리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며 “더불어 창업주를 포함한 개발진의 과거와 현재를 보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리어드는 성 대표의 이 같은 철학을 바탕해 올해 1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조성, 초기 제약·바이오벤처 투자와 기획창업 확대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사업으로는 미국 제약·바이오벤처의 국내 상장 유치 등이 있다.성 대표는 “제약·바이오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우리나라에 대해 우호적으로 보는 미국 제약·바이오벤처도 많고, 실제 올해 국내 상장을 타진한 곳도 여럿 있다”며 “이들이 국내 시장에 들어온다면 메기 역할을 해 국내 제약·바이오 생태계의 확장과 건전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 윤흥길의 고집…30년만에 `문신` 완간 “필생의 역작”
- 5권짜리 장편 ‘문신’을 완간한 윤흥길 작가는 이번 소설에 대해 “독자들에게 불친절하기로 마음 먹고 썼다. 젊은 작가들이 추구하는 문학적 경향과는 다른 것을 고집스럽게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도 했다”며 “각양각색의 문학이 나오고 읽힐 때, 그 나라의 문학 풍토가 풍요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사진=문학동네 제공).[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얼음 조각을 쪼아 만든 듯 별들만이 뾰쪽뾰쪽 섬뜩하게 빛나는 밤이었다.”이 첫 문장을 쓰고 난 뒤 소설의 맨 마지막 줄에 ‘끝’자를 넣기까지 무려 30년이 걸렸다. 작가 인생 56년 차, 반 세월이 훌쩍 흘러간 셈이다. 작가는 그 지난한 시간을 ‘호사다마’ ‘파란곡절’ ‘간난신고’ 따위가 겹치고 포개지는 시절이었다고 회고했다. 소설가 윤흥길(82)이 소설 ‘문신’(전 5권·문학동네)을 ‘비로소’ 완간했다. 30년전 첫 서두를 썼고, 2018년 1~3권을 펴낸 후 5년이 흘러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2020년 완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례적으로 박경리문학상을 받았다.윤 작가는 ‘문신’이 ‘토지’ 같은 대하소설이 되지 못한 채, 결국 5권짜리 ‘중하(中河)소설’로 낙착됐다고 자조하면서도 “‘필생의 역작’이라 믿고 버티며 썼다”고 말했다. “막판에는 건강이 너무 나빠져서 ‘쓰다가 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할 정도로 악전고투했다. 내 작가 인생에 남을 필생의 역작이다. 모든 힘을 기울여서 노력 끝에 얻어 낸 작품이다.”윤흥길 작가의 5권짜리 장편소설 ‘문신’. 첫 서두 집필부터 탈고까지 30년 넘게 걸린 대작이다(사진=문학동네 제공).◇우리 민족의 귀소본능 이야기1968년 단편 ‘회색 면류관의 계절’을 통해 등단한 그는 소시민의 애환을 다룬 중편소설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1977)와 6·25전쟁의 비극을 그린 단편소설 ‘장마’(1980)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소설 ‘문신’은 일제강점기를 살아가는 한 가족의 엇갈린 신념과 욕망, 갈등을 치밀하게 그린 작품이다. 작가는 이번 작품에 대해 “우리의 근원적인 귀소본능에 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혼돈으로 가득한 폭력적인 시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통과해 나간 인간 군상들을 통해 인간 본연의 모습을 풍자와 해학으로 담아냈다는 평가다. 200자 원고지 6500장, 출간 도서 기준 20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대작이다.제목은 전쟁에 나가 죽으면 시신으로라도 고향에 돌아와 묻히고 싶다는 염원을 담아 몸에 문신을 새기는 ‘부병자자’(赴兵刺字) 풍습에서 따왔다. 그는 “어릴 적 6·25전쟁 당시 동네 형들이 입영 직전에 팔뚝이나 어깨에 문신 새기는 걸 자주 봤다”며 “형들이 며칠 동안 코가 삐뚤어지게 술을 마시고 동네 시끄럽게 하다가 군대에 갔던 기억을 소설의 한 요소로 녹여냈다”고 했다.◇필생으로 쓴 소설…불친절하기로 마음먹은 작품작품 배경이 전라도인 만큼, 맛깔스러운 방언과 판소리처럼 읽히는 감각적 문장은 우리말의 보고이자, 시대의 고전이라 할 만하다. 윤 작가는 “전라도 사투리와 토속적인 정서를 재현해 내는 작업이 가장 힘들었다”며 “판소리의 율조를 흉내내기 위해 조사를 많이 생략하고 어순을 바꾸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독자들에게 불친절하기로 마음먹고 썼다. 젊은 작가들이 추구하는 문학적 경향과는 다른 것을 고집스럽게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독자가 끝까지 못 읽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서도 작가는 이 소설이 세상에 나와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나라, 한 사회의 문학적 경향이 유행처럼 ‘패션화’하는 것을 경계했다. 작가는 “대세를 이루는 어떤 흐름이 한 나라의 문학 풍토를 석권하고 있다면 불행한 것”이라며 “각양각색의 문학이 나오고 읽힐 때, 그 나라의 문학 풍토가 풍요해진다”고 했다. 후배 작가들에게는 “‘작품을 이렇게 써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진 않다. 다만 ‘나는 이렇게 쓴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 일부러 불친절을 떨었다”고 웃었다.작가는 스스로를 “소설을 써서 창작욕을 충족시켜야만 연명이 가능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작품을 쓰지 않고는 못 배긴다. 소설을 쓰지 않으면 사는 맛도 안 나고 너무나 재미없는 세상이 된다”고 했다.차기작은 조선왕조 말기에 대한 장편을 구상 중이다. 윤흥길은 ‘작가의 말’에 이렇게 썼다. “요즘 내 소설적 관심은 현재에서 뒷걸음질해 역사나 전통 쪽을 자주 기웃거리고 있다. 미래의 궁극은 어쩌면 과거일지도 모른다. 인생의 출발점으로, 시작점으로 되돌아가다 보면 어느덧 고향의 품에 안기게 되고, 그곳에서 아직도 살아 숨 쉬는 민족의 정체성을 만나곤 한다.” 작가는 다음 소설 말미에도 ‘끝’자를 문신처럼 새겨넣을 터다.
- 尹 "청년에 투자하면 돈이 돼"…국가장학금 늘리고 출산장려금 비과세(종합)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국가 장학금 및 근로 장학금 대상 확대, 출산장려금 전액 비과세 등 청년들을 대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정을 운영하면서 청년들의 공정한 시각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청년의 힘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청년들이 발제자로 참석해 일상에서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대통령에게 직접 호소하는 ‘청년신문고’ 방식으로 진행됐다.토론회에는 각 부처의 청년보좌역과 2030정책자문단,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일반 청년 46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이주호 사회부총리,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장호진 안보실장을 비롯해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등이 함께했다.윤석열 대통령이 5일 경기 광명시 아이벡스스튜디오에서 ‘청년의 힘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린 열일곱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청년들, 이권 카르텔에 매몰되지 않아”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청년들은 기득권과 이권 카르텔에 매몰되지 않은 자유로운 존재”라며 “우리 일상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바로 이러한 청년들의 시각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윤 대통령은 K팝 아이돌인 BTS와 블랙핑크, 축구선수 손흥민 등을 언급하며 “이처럼 뛰어난 우리 청년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국가와 정부의 책무”라며 “누구보다 중요한 국정 동반자가 바로 청년들”이라고 추켜세웠다.윤 대통령은 이러한 청년들을 위해 국가가 아낌없이 뒷받침하겠다고 선언했다. 먼저 윤 대통령은 “경제적 여건 때문에 공부할 기회를 놓치는 청년이 없도록 국가 장학금 제도를 대폭 확대하겠다”며 “전체 200만명의 대학생 가운데 100만명이 국가 장학금을 받고 있는데, 수급 대상을 150만명까지 늘리겠다”고 했다.윤 대통령은 “공부와 일을 병행하며 학교 안팎에서 학비와 생활비를 벌 수 있도록 근로 장학금도 대폭 확대할 것”이라며 “현재 12만명이 지원을 받는데 내년부터 20만명으로 확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주거장학금을 신설해 연간 240만원까지 지원한다는 구상이다.윤석열 대통령이 5일 경기 광명시 아이벡스스튜디오에서 ‘청년의 힘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린 열일곱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과 최수지 문화체육관광부 청년보좌역의 2024 청년정책 추진계획 보고를 들은 뒤 박수치고 있다. (사진=뉴시스)◇기업 출산지원금 전액 비과세 방침윤 대통령은 청년들이 목돈을 모을 기회도 늘리겠다면서 “정부는 시중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청년도약계좌를 통해 자산 형성을 지원해왔다”며 “가입기간이 5년인 청년도약계좌를 3년만 유지해도 정부가 지원하도록 해서 자금 활용도를 높이고 더 많은 청년들에게 자산형성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군에 복무했던 전년도 장병 급여를 근거로 청년 보약 계좌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아울러 “운동을 하고 싶은데 경제적 이유로 이를 포기하는 국민이 없도록 수영장, 헬스시설 이용료 등에 대한 문화비 소득 공제를 적용하겠다”며 “청년들의 신체 건강뿐만이 아니라 마음건강도 챙기고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뿐만 아니라 “홀로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 가정이 많이 늘었다”면서 양육비 선지급제를 조속히 도입하겠다고도 역설했다. 이와 함께,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출산 지원금은 전액 비과세해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고 더 많은 근로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윤석열 대통령이 5일 경기 광명시 아이벡스스튜디오에서 ‘청년의 힘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린 열일곱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청년들에 대한 투자는 돈 되는 장사”이날 청년신문고를 두드린 청년들은 △근로장학금 확대 △국가장학금 확대 △기숙사비 결제 방식 다양화 및 월세 부담 완화 △양육비 선지급제 △해외여행안전과 청년 해외교류 확대 △마음 건강 지원 확대 △체육시설 문화비 소득공제 확대 △청년도약계좌 개선 △출산장려금 세제지원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평소 겪어온 어려움과 제도개선 필요성을 호소했다.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청년들에 대한 약간의 투자는 그야말로 돈 되는 장사”라며 관계부처를 향해 적극적인 개선을 당부했다.윤 대통령은 “부모의 지위가 자녀에게 세습이 되는 사회를 지양하고, 각자의 능력에 따라서 자기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청년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가장 첫 번째”라며 “두 번째는, 청년들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겪는 애로 사항들을 잘 파악해서 돕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