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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등 당첨돼 아파트 샀으면”…‘2등 103장' 판매점에 로또 구매행렬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좋은 기운 받고 1등 당첨돼서 아파트 한 채 샀으면 좋겠어요. 모두 그런 마음이겠죠, 허허.”지난 4일 로또복권 추첨에서 2등이 103건 나온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의 로또판매점 모습(왼쪽). 7일 오후 2시 로또 판매점은 1등 당첨을 기대하며 로또를 사러 온 사람들로 붐볐다.(사진=황병서 기자)7일 오후 2시께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복권 판매점에서 만난 김모(64)씨가 빙긋이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김씨 뒤로 줄지어 선 10여명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그렇지”와 같은 추임새로 공감을 표했다. 그는 “은평구에서 청량리까지 왔다”며 “생전 로또를 사는 사람이 아닌데, (로또가) 한 번 터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이곳은 최근 로또복권 추첨에서 5개 번호와 보너스 번호를 맞힌 2등이 103건 나온 로또 판매점이다. 지난 4일 1057회 추첨에서 2등은 664건이었는데, 이 가게에서만 이례적으로 15%에 달하는 당첨 건수가 나왔다. 복권 판매점 주인은 전날 입구 간판 등에 ‘로또 복권 2등 103명 동시 당첨’, ‘로또 복권 당첨 특보(국내최초)’, ‘1057회 차 2등 103명 당첨(2023년 3월 4일 추첨)’과 같은 현수막을 내걸었다.20년 넘게 이곳을 운영한 주인 성모(80대·여)씨는 뜻밖의 ‘대박’ 사건에 당황해 하는 기색이었다. 성씨는 “오랫동안 로또 장사를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여태껏 2등은 2~3명 있었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많이 (당첨자가) 나온 건 처음이라 놀랍다”라고 했다. SNS(사회연결망서비스)를 중심으로 퍼진 로또 조작설과 관련해선 “말도 안 된다, 그러면 20년 동안 장사했는데 왜 한 번도 1등이 나오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실제로 지난 주말까지, 이곳은 이른바 ‘로또 명당’은 아니었다고 한다. 여느 로또 판매점처럼 담배, 음료 등을 판매하는 소규모 슈퍼마켓 역할도 겸하고 있었다. 동네 주민도 가끔씩 들러 로또를 사는 정도라고 했다. 청량리동에서 40년째 살고 있다는 양모(83)씨는 “이렇게 사람 붐비는 것을 처음 본다”며 “맞은 편 로또 가게에서 당첨자가 자주 터져 그쪽에 사람들이 많이 찾긴 했지만, 이곳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로또 당첨이 많이 되고 방송도 타니까 사람들이 줄을 서는 걸 다 보네”라고 했다.로또를 사려 줄 선 사람들은 ‘인생역전’이라는 기대감을 품고 있었다. 강서구 마곡동에서 왔다는 임모(74)씨는 “100장 넘게 당첨돼서 그런지 다들 귀신같이 알아보고 왔다”라며 “당첨되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 매주 사고 있다, 오늘 또 샀으니 일주일이 기다려진다”고 했다.사실 이 가게에서 당첨된 2등 로또 중 100장은 고객이 번호를 직접 정하는 수동 방식으로 동시간대에 판매된 걸로 확인됐다. 한 사람이 특정 번호들을 조합해 다량 구매했단 의미로, ‘명당’이어서가 아니라 그야말로 ‘운’이 좋아서 당첨된 셈이다. 한 로또 구매자는 “로또 명당이란 게 대체로 그렇다, 좋은 기운을 받아서 당첨될 가능성이 높이려고 일부러 멀리서라도 오는 게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 "유아인, 치료만 1년반 걸릴수도"...10대 운반책까지 마약 '비상'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 씨가 프로포폴 외에도 대마, 코카인 등 4종의 마약을 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우리 사회 마약 실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14살 중학생이 인터넷으로 구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는가 하면, 경찰에 검거된 마약 운반책 가운데 10대도 포함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났다.7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전날 마약 혐의로 중학생 A(14)양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A양은 그제 저녁 8시께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가상화페로 산 필로폰을 서울 전농동에 있는 집으로 배달받아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는다.경찰은 쓰러져 있던 A양을 발견한 어머니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했고, A양을 임의동행해 조사한 뒤 일단 귀가시켰다.A양은 경찰 조사에서 호기심에 마약을 투약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같은 날 경남경찰서 광역수사대는 SNS를 이용해 전국에 마약을 유통한 일당 82명을 검거했는데, 이들 가운데 10대도 1명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이들 대부분이 마약밀매 조직에 정식 채용돼 범행에 가담했다고 밝혔다.경남경찰청은 지난해 2월 텔레그램에 개설된 6개 공개 채널을 통해 수사에 나선 뒤 가상화폐와 통신, 계좌, CCTV를 토대로 이들을 검거했다.배우 유아인 씨의 지난 2021년 인터뷰 영상 (사진=YTN 영상 캡처)대검찰청에 따르면 전체 마약 사범 가운데 10대에서 20대 비율이 2017년 15.8%에서 지난해 34.2%로, 불과 5년 만에 2.4배 증가했고 30대 이하가 전체 마약 사범의 59.7%를 차지했다.‘마약 사범 잡는 검사계 저승사자’로 불린 김희준 변호사는 마약 하는 이들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마약 거래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며 “SNS라든가 인터넷을 통해서 거래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것에 능숙한 연령층이 어린 연령층”이라고 YTN 뉴스라이더에서 말했다.김 변호사는 “마약은 사실 호기심으로 많이 시작한다. 대부분 사람은 내가 한두 번 하고 끊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는데 마약은 끊을 수 없기 때문에 마약”이라며 “결국 뇌 질환으로 발전한다. 뇌의 보상체계 자체가 망가지기 때문에 한 번 중독되면 치유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라고 강조했다.유 씨와 같이 마약류에 노출돼 신경계 이상까지 의심된다면, 치료에만 1년 반 이상이 걸린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유 씨의 마약 추가 투약 혐의가 알려지면서 2년 전 수상 소감과 인터뷰 영상에서 그가 긴장한 듯 눈을 크게 뜨고 얼굴을 과하게 찡그리는 등의 모습이 재조명됐다.장옥진 해운대 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마약으로) 손상된 뇌 신경을 회복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회복이 안 되더라도 건강하거나 일부 회복된 다른 신경들이 손상된 뇌 신경의 기능을 대신할 수는 있다”면서도 “뇌 손상을 유발하는 다른 물질의 노출 없이, 말 그대로 단약을 최소한 1년 반 이상 지속해야만 회복이 진행된다. 어느 정도 회복되는지에 따라선 개인 차가 존재한다”고 YTN 뉴스와이드에서 설명했다.
- "내가 논란의 2등 당첨자"…로또 당첨금 후기 전했다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지난 4일 1057회 로또복권 추첨에서 2등이 664건이 나와 화제를 모은 가운데 그중 한 당첨자가 직접 후기를 전했다.2등 당첨자 A씨는 지난 6일 온라인상에 ‘로또 당첨 인증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로또 용지와 온라인으로 당첨을 확인한 모습을 갈무리해 올렸다.이번 회차에서 A씨는 2등 3개, 4등 3개에 당첨됐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추첨된 1057회 로또 당첨번호는 ‘8, 13, 19, 27, 40, 45’였고 2등 보너스 번호는 ‘12’였다.당첨번호 5개와 보너스 번호가 일치한 2등은 전국에서 664장이 나왔고, 2등 당첨금액은 각 689만 5880원이었다.통상 2등 당첨 건수는 100건 미만이지만, 이례적으로 1057회에서 많은 당첨자가 나오면서 2등 당첨금이 적어졌다.(사진=SNS 갈무리)이에 대해 A씨는 “이번 로또 2등에 대해 여기저기서 논란이 되기에 곧바로 번호를 확인했더니 제가 그 논란의 2등 당첨자였다”고 말문을 열었다.이어 그는 “2등 3개 당첨자인데 당첨금이..”라며 “그냥 3등 3개 당첨됐다고 생각하려고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A씨는 평소 같은 번호로 3개의 복권을 구입한다고 했다. 그는 “몇 년 전 같은 번호로 4등에 5개 당첨된 이후로 (이번 당첨) 번호로 바꿔서 매주 구매했다”며 “숫자 조합의 의미는 없다. 정해놓은 번호로 당첨될 때까지 산다. 원래 매주 같은 번호로 3개 이상 사 왔다”고 했다. A씨는 “수동으로 살 때 종이 체크한 거 갖고 다녀서 그 종이 내밀고 ‘3번 해주세요’라고 말하면 된다. 어렵지 않다”며 “당첨금을 더 많이 받으려는 욕심”이라고 말했다.아울러 그는 “2등 당첨됐으니 번호를 바꿔서 또 매주 같은 번호로 살 예정”이라며 “비록 1등에 당첨되지 않았지만, 다음 1등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라고 덧붙였다.(사진=이미지투데이)한편 이번 회차는 한 복권판매소에서 2등 당첨 로또복권이 103장이 나와 ‘무더기 당첨 조작설’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당첨금은 모두 7억 1027만 5640만 원에 달한다.해당 판매점에서 당첨된 2등 103장 중 ‘자동’은 1장, ‘수동’은 102장이었다. 또 수동 102장 중 100장은 같은 날짜, 같은 시간대에 판매돼 같은 사람이 구매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2등 당첨확률이 136만분의 1에 달하는 점, 지난해에는 회차별 평균 75.7명의 2등 당첨자가 나왔던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이에 복권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조작이나 번호 유출이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로또복권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복권위는 “조작을 위해서는 추첨방송 즉시 독립적으로 차단된 4개 시스템에 동시에 접속해 자료를 위·변조하고 인쇄 불능 상태의 복권발매기에서 실물복권을 인쇄해야 한다”며 “마감과 동시에 확정된 4개 시스템의 복권정보, 판매 마감 보고서 및 오후 8시30분 추첨이 된 당첨정보를 확인하는 추첨보고서까지 조작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기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킹덤이 보여줄 동양 판타지의 극치
- 킹덤(사진=GF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그룹 킹덤이 첫 콘셉트 포토를 공개했다.킹덤(훤·자한·단·아서·무진·루이·아이반)은 지난 7일 자정 공식 SNS를 통해 미니 6집 ‘히스토리 오브 킹덤 : 파트6. 무진’(History Of Kingdom : Part Ⅵ. MUJIN)의 첫 번째 단체 콘셉트 포토를 게재하며 본격적인 컴백 프로모션을 가동했다.공개된 사진에서 무진을 중심으로 둘러앉은 킹덤 멤버들은 ‘벚꽃 왕국’ 의상을 입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발산한다. 위용 넘치는 검사의 모습을 한 멤버들은 각자 근엄함과 도도함 등을 담아낸 다채로운 표정으로 여러 분위기를 아우르며 새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앨범명과 콘셉트 포토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앨범 주인공은 멤버 무진이다. 무진은 콧대에 오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뱀 문양의 피어싱을 한 채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손에 들린 화려한 문양의 검도 신비한 무드를 더한다. 지난 ‘미의 왕국’ 루이에 이어 새로운 서사의 주인공 무진은 ‘벚꽃의 왕국’을 배경으로 또 어떤 판타지를 펼쳐낼지 기대감을 모은다.훤, 자한, 단, 아서, 무진, 루이, 아이반으로 구성된 킹덤은 왕의 이름을 뜻하는 7인의 멤버 자체가 그룹의 세계관이다. 미니 1집 ‘비의 왕국’ 아서를 시작으로, 미니 2집 ‘구름의 왕국’ 치우, 미니 3집 ‘눈의 왕국’ 아이반, 미니 4집 ‘변화의 왕국’ 단, 미니 5집 ‘미의 왕국’ 루이까지 서사를 전개하며 세계관의 특별함으로 ‘시네마틱돌’로서 유니크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매 앨범마다 상상 이상의 독보적인 콘셉트로 국내외 K팝 팬들의 기대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킹덤의 미니 6집 ‘히스토리 오브 킹덤 : 파트6. 무진’은 오는 23일 오후 6시 전 세계 동시 발매된다.
- "케이팝 뒤에 사람 있어요!"
- ‘케이팝 제너레이션’ 2화 ‘ZERO TO ONE’[이데일리 고규대 기자]케이팝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한 티빙(tving) ‘케이팝 제너레이션’이 파트1를 마치고 오는 3월16일 파트2를 준비하고 있다. 케이팝 산업 발전의 맥락을 짚은 팩추얼 엔터테인먼트로 주목받은 ‘케이팝 제너레이션’의 제작기를 참여 스태프를 통해 6회에 걸쳐 들어봤다. <편집자 주>음반을 사면 포장을 뜯고 부클릿을 꺼낸 후 뒷장부터 보는 버릇이 있다. 보통 그곳에는 음반에 참여한 이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다. 크레딧 란이다. 음악을 듣는 형태가 스트리밍 서비스로 바뀐 후부터 앨범 소개 글에서 ‘더 보기’를 눌러 크레딧이 있는지 확인한다. 적힌 이름을 하나하나 훑은 후 이를 바탕으로 내가 듣게 될 음악을 상상하고 음반을 플레이한다. 내가 상상한 게 맞는지, 아닌지. 혹시라도 크레딧을 함께 남기지 않는 음원이 있으면 아쉬운 기분이 든다. 해당 음원을 발매한 기획사의 이름을 데스노트(?)에 적은 후, 곡을 하나하나 클릭해 작사·작곡·편곡자를 확인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머지 스태프의 이름을 확인한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했다. 내 삶에 대중음악이 긴밀히 스며들기 시작한 순간을 그때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음반이 발매되는 날마다 레코드 가게에 달려가 음반을 사고, 친구들과 그가 컴백 무대에서 립싱크했는지 아닌지 대화를 나눴다. 그는 노래하고 춤추는 퍼포머로도 훌륭했다. 그 전에 자신의 음악을 직접 만들고 콘셉트를 기획하는 프로듀서였다. 그를 따라 벙거지를 사고 회오리 춤을 따라 췄다. 그보다 더 관심 있던 건 프로듀서로서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그 모든 걸 만들었는가였다. ‘케이팝 제너레이션’의 한 장면.이후에도 내 관심사는 거기에 있었다.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인기를 얻은 듀스도 다른 친구들은 키 크고 스타일 좋은 김성재를 좋아했지만, 내가 관심 있는 멤버는 곡을 만드는 이현도였다. 이들 덕분에 ‘랩’이라는 걸 처음 알게 됐다. 레코드 가게에서 추천받아 구입한 크리스 크로스의 음반도 결국은 프로듀서인 저메인 듀프리를 향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이후 룰라, UP, 쿨, R.ef 등 댄스 가요의 전성기가 시작됐다. 그 즈음에도 나는 작곡가인 최준영·윤일상·장용진·김형석과 같은 이름을 먼저 확인했다.그렇게 음악을 만드는 이가 궁금해했던 아이는 커서 무엇이 됐을까. 짜잔. 음반을 제작하고 프로듀스하는 인디 레코드 레이블 대표가 됐다. 운명의 장난인지 내가 인디 레코드 레이블을 만든 2012년,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발표됐다. 그게 어떻게 케이팝이라는 게임을 바꿨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 케이팝은 유튜브와 SNS를 타고 섬나라와 다를 바 없는 한국을 뛰어넘어 어느새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장르로 자리 잡았다. 그와 동시에 블랙홀처럼 한국 대중음악과 그 주변 산업을 흡수하고 경계를 허물었다. 내가 낮에는 인디 음반을 만들고 밤에는 케이팝 글을 쓰며 ‘케이팝 제너레이션’의 스토리 프로듀서 일을 하게 된 이유다.그러니 케이팝을 만드는 사람을 다루는 ‘케이팝 제너레이션’ 2화 ‘ZERO TO ONE’은 각별할 수밖에 없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 만드는 이를 동경해 인디 레코드 레이블을 만든 걸로 모자라, 이들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에까지 참여한다니. 역시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지는 법인가? 언제나 케이팝 뒤의 사람들이 궁금했다. 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ZERO TO ONE’은 캐스팅과 트레이닝부터 곡 작업, 비주얼 작업 그리고 공연까지 케이팝이 만들어지는 이면에 있는 모든 과정을 담은 화다. 직접 궁금증을 파헤치고 왜 그들이 중요한지 이야기한다.SL8 전지훈, 강동연(왼쪽부터) 뮤직비디오 감독. Stray Kids ‘CASE 143’, aespa ‘Savage’ 등을 연출했다.대중음악의 역사는 새로운 자극이 기존의 것을 밀어내는 형태로 쓰였다. 록 음악의 디스토션 걸린 기타의 파열음 소리는 기존 음악에 존재하지 않던 음역의 서브 베이스를 내는 힙합 비트로 대체됐다. 어느 순간부터는 필터 걸린 신시사이저소리와 화려한 무대효과의 EDM 페스티벌이 대중음악의 주인공이 됐다. 케이팝은 지금까지 존재했던 어느 음악보다 자극적이다. 젊고 누구나 동경할만한 외모를 가진 이가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 모여 빈틈없는 동작으로 춤추며 노래를 부른다. 일반적인 음악 서너 곡을 섞어 놓은 듯 다양한 장르가 공존한다. 화려한 색감의 세트장, 패션, 그래픽 효과, 빠른 트랜지션과 컷으로 구성된 케이팝 뮤직비디오는 또 어떤가. 기존 음반의 네다섯 배 크기에 두꺼운 화보집, 엽서, 포토 카드, 스티커 등 온갖 요소가 들어 있는 케이팝 음반은 종합선물 세트를 연상하게 한다.임수호 작곡가. 아이유 ‘라일락’, 여자친구 ‘시간을 달려서’ 등을 만들었다.과잉과 자극의 음악 케이팝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케이팝에 미쳐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것도 정말 많이. 케이팝을 블랙홀이라 표현한 이유다. 2화 첫 장면에서 화사는 이와 같이 말한다. “저에게 케이팝이란 수많은 사람이 함께 일궈 낸 아름다운 혼종?”. 수많은 사람이 모여 케이팝이라는 하나의 점을 향해 전속력을 향해 달려간다. ‘ZERO TO ONE’을 보고 있으면 연인과 함께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기분이 들곤 한다. 황홀한 감정이 솟구쳐 탈진할 것 같은 그런 기분. 케이팝보다 100배는 작은 규모의 음반을 제작하고 있지만 같은 일을 하는 이로써 출연하는 이들이 뿜어내는 에너지에 이입되지 않을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ZERO TO ONE’을 다 본 나는 탑승했던 롤러코스터에서 내린 아이 같은 기분으로 엔딩 크레딧을 바라본다. 아이유의 ‘라일락’을 작업한 작곡가 임수호는 인터뷰에서 “음악 혼자 못해요. 같이 해야 해요. 그래야 오래 해요.”라고 말한다. 그렇다. 케이팝은 혼자 만들 수 없는 음악이다. 케이팝 다큐멘터리도 마찬가지다. 혼자 글을 쓰거나, 작은 규모의 인디 비즈니스만 해 온 내게 ‘케이팝 제너레이션’은 지금까지 해온 가장 큰 팀 작업이었다. 내가 한 건 아주 작은 일일 뿐인데, 이렇게 멋진 결과물이 탄생했다는 사실이 지금도 잘 믿기지 않는다. 함께 한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이 다큐멘터리는 탄생할 수 없을 것이다. 모쪼록 케이팝을 들을 때, 우리 다큐멘터리를 볼 때도 한 번쯤은 크레딧을 유심히 봐주길 권한다. 장담하건대 분명 즐겁고 입체적인 경험이 될 거다. 케이팝 뒤에 사람이 있다. 사람이 있기에 케이팝도 있다.하박국 스토리 프로듀서△글=하박국 스토리 프로듀서. 인디 레코드 레이블 영기획(YOUNG,GIFTED&WACK Records)를 운영하며 음악과 산업에 관한 글을 쓴다. ‘콘텐츠 워커’라는 정체성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다른 이가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로 돕는다.①‘케이팝 제너레이션’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 차우진 스토리 총괄 프로듀서②보이그룹은 언제까지 아이돌이야? / 김선형 PD·머쉬룸 컴퍼니 대표③케이팝 뒤에 사람 있어요 / 하박국 스토리 프로듀서④상자를 부수는 사람들 / 이예지 머쉬룸 컴퍼니 대표⑤“케이팝, 왜 하세요?” / 김윤하 스토리 프로듀서⑥그래서, 케이팝은 어떻게 되나요? / 임홍재 제작 책임 프로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