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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한투자]운용사가 먼저 움직였다…너도나도 사회책임투자
- 지긋지긋한 코리아디스카운트(Korea Discount), 이젠 벗어날 때가 됐다.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되는가 하면 기업에 지배구조 개선과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잘 팔리는 기업의 상품도 사장이 갑질하면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결국엔 매출도 나빠진다. ‘돈만 잘 벌면 되지’란 생각이 ‘어떻게 돈을 벌었느냐’로 번지면서 기업의 지배구조, 사회적 책임 등은 기업 투자에 있어 고려해야 할 상수가 되고 있다. 이는 동시에 코리아디스카운트를 떨쳐버릴 기회 요인이기도 하다. 이데일리는 연중기획을 통해 착한투자를 정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편집자주][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지난 17일 ‘삼성 착한책임투자 펀드’를 출시했다. 기업 실적 외에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즉 ESG(Environmet·Social Responsibility·Governance) 요인까지 고려해 일명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사회책임투자(SRI, 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펀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ESG 상장지수펀드(ETF)를 이르면 이달 말 첫 상장한다. 기업 실적만 보던 투자 패턴이 사회책임까지 고려한 투자로 점차 변하고 있다. ◇ ESG ETF 첫 상장…운용사 ‘사회책임펀드’ 러시2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ESG 등 사회책임을 고려해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총 18개로 이들의 설정액은 3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전에도 사회책임을 고려한 펀드가 출시됐으나 별다른 관심을 얻지 못했다. 심지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총액이 27조원(6월 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나 사회책임, 지배구조와 관련된 ETF는 아예 없는 상태다. 그러나 기류가 바뀌고 있다. 2년간 감감무소식이던 사회책임펀드가 올 들어서만 두 개 출시됐다. 하이자산운용은 지난 5월 최영권 대표 취임 이후 첫 펀드로 ‘하이사회책임투자펀드’를 내놨고, 삼성액티브자산운용도 ‘삼성착한책임투자펀드’를 출시했다. 삼성착한책임투자펀드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매긴 기업 ESG평가등급을 참고해 하위 등급 종목은 투자에서 빼고 나머지 종목 중 현금흐름, 배당수익률, 주주구성 등을 점수화해 약 50개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한투운용도 의결권자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 등과 ESG를 고려한 사회책임투자펀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와이즈에프앤(Wisefn)과 기업의 ESG등급을 기초로 한 지수를 개발해 관련 ETF를 이르면 이달말 첫 상장한다. 삼성운용도 MSCI와 손잡고 ESG ETF를 연내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되고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의 기업 경영에 대한 참여가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회책임,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호식이두마리치킨’을 시작으로 미스터피자, 종근당, 하림 등 일명 갑질 기업 논란에 휩싸인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065150)의 주가는 5월 중순 2000원에서 지난달 1200원선까지 하락했고 현재는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위해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반면 청와대가 모범기업으로 꼽은 오뚜기는 ‘갓뚜기(God+오뚜기)’로 불리며 주가가 올랐다. 문재인 정부의 기업 갑질 철퇴 정책에 따른 영향이기도 하지만 기업의 사회 책임이 투자에 있어 중요한 고려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단 방증이다. 이는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 세계에서 책임투자전략으로 투자하는 펀드가 22조8900억 달러로 2년 전보다 25% 가량 증가했다.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책임투자펀드도 급증하고 있다. 캐나다·유럽·미국에선 책임투자펀드의 리테일(Retail) 비중이 2014년 13.1%에서 지난해 25.7%로 증가했다. ◇ 수익률은 코스피 못 따라가다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선 사회책임투자펀드가 정착했다고 보기 어렵다. 그동안 영업이익 등 실적 위주로 투자되는 경우가 많아 별 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유도 있지만 수익률도 기대보다 낮았다. 올해 출시된 펀드를 제외한 16개 사회책임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1.55%에 불과해 주식형 펀드(15.95%) 및 코스피 지수 상승률(16.54%)보다 크게 모자랐다. 5년간의 수익률을 비교해도 사회책임펀드는 16.86%로 코스피(21.33%)에 못 미쳤다. 2015년 12월 한국거래소와 지배구조원이 만든 ‘KRX ESG 리더스(Leaders) 150지수’와 코스피 지수를 비교해봐도 코스피 지수의 수익률이 더 좋다. ESG리더스 지수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1.8%인 반면 코스피는 14.7%에 달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삼성전자(005930)가 독주하다보니 삼성전자 비중이 높은 코스피 지수를 ESG리더스 지수가 따라가질 못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독주 이전인 2015년 한 해 수익률만 비교하면 ESG리더스 지수가 3.56%로 코스피(1.81%)의 두 배에 가까웠다.
- 청와대의 이유 있는 '갓뚜기' 초청
-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이번 기업인과의 대화에는 일자리 창출·상생협력 우수 중견기업 오뚜기(007310) 등이 참여할 예정이며, 일자리 창출 및 상생 협력을 주제로 토론할 예정입니다“23일 청와대에서는 깜짝 발표가 있었다. 27~28일 열리는 대통령과 기업인의 대화에 유일한 중견기업으로 오뚜기가 포함된 것. 사전에 어떤 얘기도 듣지 못한 오뚜기는 발칵 뒤집혔다.사실 이번 대화에 참석하는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나머지 14개 기업의 면면과 비교하면 오뚜기는 한참 뒤처진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가 오뚜기를 옵서버 자격으로 대화 참석을 요청한 건 그만큼 오뚜기가 일자리 창출과 상생 협력에 뜻을 모아왔기 때문이다.선대 회장이자 창업주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으로부터 시작된 오뚜기의 47년 상생 경영의 역사는 아들인 함영준 회장으로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쓰지 말라”함태호 명예회장은 1969년 국내 최초로 카레를 생산해 대중화시켰다. 1971년에는 토마토 케첩, 1972년에는 마요네즈를 국내 최초로 판매하는 등 국내 식품업계에 큰 획을 그었다. 2010년 아들 함영준 회장에서 오뚜기를 맡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그는 지난해 9월 별세했다.살아생전 함태호 명예회장의 경영철학 중 하나가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쓰지 말라’는 것이다. 함 명예호장은 시식사원 1800여 명을 순차적으로 정규직으로 채용했고, 현재도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 근로자를 포함한 기간제 노동자는 전체 3099명의 직원 중 36명에 불과하다.고(故)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여성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적이다. 오뚜기의 여성 고용률은 60%가 넘는다. 남성 직원의 2배 수준이다. 대형마트 시식사원에 집중돼 있기는 하지만 정규직이라 고용 안정성이 높다.이번 청와대의 초청 역시 오뚜기의 고용 문화와 맞닿아있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시작으로 민간부문에서도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프랜차이즈 갑질과 비정규직에 논란이 커지면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오뚜기의 고용 행보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며 “청와대 역시 이번 기업인과의 대화에 모범 사례로 특별히 오뚜기를 초청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하청업체와의 상생 경영도 주목 받았다. 오뚜기는 현재 건면시장에서 판매 중인 모든 제품을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생산하고 있고, 참치캔 역시 지난해 초 직접 제조에서 OEM으로 바꿨다. 그만큼 하청업체들의 매출도 늘어나고 고용 능력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함영준 오뚜기 회장토스트 브랜드 ‘석봉 토스트’와의 인연도 오뚜기의 대표적인 상생협력 사례다. 오뚜기는 2000년대 초반 석봉 토스트가 불우이웃과 노숙자에게 토스트를 무료로 나눠주는 등 선행을 베푼다는 사실을 알려지자 자사 마요네즈와 케첩 등의 소스를 10년 동안 무상으로 제공했다.함영준 회장 역시 아버지 함태호 명예회장의 경영 철학을 이어받아 ‘정도경영’, ‘윤리경영’을 펼쳐왔다. 지난해 함 명예회장에게 오뚜기 주식을 상속 받으면서 낸 1500억원대 상속세가 대표적이다. 함 회장은 관련 법 조항에 따라 1500억원대의 상속세를 5년 간 납부하기로 했다.함영준 회장의 상속세 납부는 올해 초 불거진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편법 승계 논란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넘치는 ‘갓뚜기’ 미담만큼 점유율·주가↑‘갓뚜기(신을 뜻하는 갓(God)과 오뚜기의 합성어)’로 불리는 오뚜기가 ‘착한 기업’ 이미지가 오뚜기의 시장 점유율과 매출 증대 그리고 주가 상승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24일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지난 3월 오뚜기의 라면 시장 점유율은 25%이다. 1월 25.3% 보다는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지난해 23%, 2년 전인 2015년 20%보다 크게 늘었다. 2014~2015년 메이저리그 투수 류현진을 앞세워 대대적인 광고마케팅을 했을 때보다도 늘었다.매출 역시 늘었다. 올해 1분기 오뚜기 매출은 53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억원 늘었다.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난 매출 증대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농심(004370)과 삼양식품(003230) 등 경쟁사의 가격 인상에도 가격을 동결했다.지난해 초 굵은 라면 열풍 이후 별다른 히트 신제품이 없었는데도 오뚜기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수 있었던 건 지난해 말부터 쏟아진 오뚜기 미담 덕분이다. 오뚜기의 미담을 접한 소비자는 오뚜기 제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했고, 점유율과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주가 역시 올랐다. 정부가 오뚜기를 초청한다고 발표한 직후인 24일 오뚜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71% 급등한 주당 79만5000원을 기록했다. 장중 한 때 주당 88만4000원까지 뛰었다.
- ‘갓뚜기’ 오뚜기, 文대통령 만난다
-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청와대가 발표한 첫 경제인 간담회 참석 기업 명단에 중견기업인 오뚜기가 포함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15대 그룹 중 농협 제외한 민간 14개그룹, 일자리창출 상생협력 우수 중견기업인 오뚜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과 만날 예정”이라며 “실질적 대화를 위해 참석자들을 두 개 그룹으로 나눠오는 27일과 28일 이틀 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청와대는 참석기업 명단에 오뚜기를 전격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의는 물론이고 오뚜기측도 사전에 초청 대상임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새 대통령 취임 이후 기업인들과 만나는 간담회는 통상적으로 자산을 기준으로 하는 재계 순위로 초청 기업을 선정했다. 따라서 올해는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KT, 두산, 한진, CJ 등 14개 대그룹이 초청을 받았다.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 중 초청을 받은 기업은 오뚜기가 유일하다.재계에서는 ‘갓뚜기’로 불리는 오뚜기의 ’착한기업‘ 이미지가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와 상당부분 부합된 것을 초청 이유로 보고 있다. 청와대도 오뚜기를 일자리창출 상생협력 우수 중견기업이라고 치켜세웠다. 실제로 오뚜기는 정규직 고용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분기보고서 기준 오뚜기의 전체 직원 3099명 중 36명만이 기간제 근로자로 비정규직 비율이 불과 1.16%에 그쳤다. 그러나 오뚜기를 단순히 정규직을 많이 고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초청했다고 보는 시각은 드물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오뚜기가 신처럼 훌륭하다는 의미에서 ‘갓(God)뚜기’라고 호평을 받는 배경에는 오뚜기가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소리없이 실천한 사례가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우선 기업의 상속세 탈세 논란이 잦은 한국 사회에서 오뚜기는 성실납세의 전형을 보여줬다.지난해 9월 고 함태호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나자 함영준 회장은 자산 1조6500억원대의 오뚜기를 상속받으며 1500억원가량의 상속세를 5년에 걸쳐 분납하기로 해 신선한 충격을 줬다. 재벌들이 편법적 수단을 동원, 오너 2, 3세들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것과는 달리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 외에도 함 명예회장 타계 이후 함 명예회장의 남모르게 사회복지재단에 주식을 기부한 사실과 심장병어린이 돕기 등 미담이 속속 드러났다. 2008년 이후 10년동안 가격동결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지 않는 경영방침도 오뚜기를 ‘갓뚜기’의 반열에 올렸다. 따라서 오뚜기의 사례를 통해 자연스럽게 대기업 오너들에게도 ‘문재인식 상생경영’을 주문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초청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며 “참석 여부 등은 내부 논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