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전쟁]'터'를 장악한 자, 모든 것을 얻는다

(①-①) IT 플랫폼 전쟁으로 바뀐 인간 생활
오늘의 승자가 내일 장담할 수 없는 춘추전국 시대
향후 신종 기기 출현으로 경쟁 더 치열해질 것
  • 등록 2013-07-01 오전 7:00:00

    수정 2013-07-01 오전 7:24:38

IT의 발달로 하드웨어든 소프트웨어든 개별 품질의 퀄리티보다 어느 ‘플랫폼’을 거머쥐었는지가 성패의 요건이 되고 있다. PC용 운영체제(OS) 시장에서 독주했던 MS가 모바일 OS 시장에서는 구글과 애플에 맥을 못 추고 있는 사례에서 보듯, 이러한 변화는 IT 전 분야에 걸쳐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터’를 누가 잘 닦아 사람을 모으는지, OS, 방송, 게임, 전자지불 등 IT 각 분야에 걸친 플랫폼 전쟁을 짚어 본다.(편집자 주)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미국의 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사는 지난달 초 ‘구글 글래스’로 성인용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앱 ‘팃츠앤 글래스’를 내놓아 화제가 됐다. 구글이 제작해 개발자 대상으로만 공개한 구글 글래스는 안경 자체가 컴퓨터의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웨어러블 컴퓨터(용어설명)인데, 이 안경을 통해 ‘화끈한’ 영상을 눈 앞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든 것이다.

구글은 이 앱이 나오자 ‘누드’나 ‘성적인 행위’를 구글 글래스에서 이용할 수 없도록 관련 개발자 정책 약관을 변경했다. 이 제품은 내년께 공식 출시될 예정인데 성인용 콘텐츠 이용을 둘러 싸고 벌써부터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구글 글래스.
‘야한 동영상’ 시장이 웨어러블 컴퓨터의 발달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까? 비단 19금 영상뿐만 아니라 기술 발전이 거듭될 수록 영화를 보는 방법은 바뀌어 왔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극장에서만 즐기던 영화는 비디오테이프(VHS)의 개발로 집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CD, DVD가 비디오 시장을 얼마 간 대체했지만, 유선통신망의 발달로 개인간 공유(P2P) 및 웹 다운로드를 통해 영화를 보는 것이 일상이 됐다. 요즘에는 극장 상영 중인 영화를 집에서 대형 TV로 제공하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영화를 본다는 행위의 본질은 바뀐 게 없다. 그 행위가 이뤄지는 ‘터’가 바뀌었을 뿐이다.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는 ‘플랫폼(platform)’이 있다. 기차를 기다리는 장소나 연단 등을 뜻하는 플랫폼은 오늘날 새로 부여된 ‘IT 플랫폼’이라는 의미로 주로 쓰인다. IT 기반 서비스업체들이 치열하게 플랫폼을 장악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우리는 IT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창을 통해 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된 것이다.

‘플랫폼 전쟁(21세기북스)’을 쓴 비즈니스 컨설턴트 조용호씨(비전아레나 대표)는 “최근 2~3년간 스마트폰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새로운 서비스가 쏟아지면서 정보를 얻고 소통하는 방식이 급격하게 변해 왔다”며 “현재 선두주자는 있지만 이를 주도하는 세력이 언제 바뀔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빅뱅’의 빗장을 활짝 연 것은 애플이었다. 2007년 등장한 아이폰은 단순히 ‘똑똑한 휴대폰 단말기’여서가 아니라 뒷단에 각종 콘텐츠를 소비하고 물건을 사고 팔고 정보를 얻는 ‘장(場)’이라는 플랫폼이 있었기 때문에 시장 판도를 바꿨다.

이후 분야와 업종을 막론하고 플랫폼을 거머쥐기 위한 숨 가쁜 경쟁을 벌이며 오늘에 이르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뒤져 있는 모바일 OS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왕년의 1위’ 노키아의 휴대폰 부문 인수를 타진했으나 지난 6월 중순 가격 문제로 협상이 결렬됐다. 독자 OS를 갖고 있지 못한 삼성은 인텔 등과 연합해 OS 시장 진입을 엿보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로 모바일 OS 시장 1위를 거머쥔 이후 차세대 웨어러블 컴퓨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업체 게임빌(063080)은 최근 자사 게임 ‘스틸커맨더’를 구글 글래스에 연동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으며, 애플도 ‘아이워치’라는 유사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이동통신사와 지상파 방송사, 케이블방송사가 스마트 기기에서 방송 서비스를 하기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쥐기 위한 이통사와 카드사, 전자지불결제사의 신경전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에 인터넷을 처음 도입한 전길남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부총장은 “기술의 발전에 맞물려 시장을 획득하기 위한 IT기업의 쟁탈전 때문에 인간의 삶이 180도 바뀌었다”며 “앞으로 등장할 웨어러블 컴퓨터 및 스마트카 등 새로운 시장을 거머쥐는 곳은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접근을 하는 곳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웨어러블(Wearable) 컴퓨터 :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이 입었던 최첨단 수트가 등장할 미래가 머지 않았다. 직역하면 ‘입는 컴퓨터’로 몸에 착용하는 스마트 기기를 뜻한다. PC의 기능이 팔찌, 안경, 신발 등에 삽입되는 것으로, 구글 글래스가 가장 앞선 단계에 있다. 안경을 착용하면 문자메시지, 길찾기, 날씨 등의 정보가 눈 앞의 안경알에 표시되는 식이다. 음성명령이나 머리를 까딱 움직이는 행동을 통해 조작가능하다. 게임, 증강현실 등 이를 통해 가능한 서비스가 무궁무진해 이용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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