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4천만원 전기차 2년 타면 8백만원..헐값 중고거래 왜?

전기차 포함 친환경 중고차 등록대수 전년比 25%↑
전기 중고차 거래가격 하락..신차 구매 심리에도 영향
  • 등록 2017-07-11 오전 6:00:00

    수정 2017-07-11 오전 9:00:54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2년을 달린 전기차 중고차 가격이 신차 구매 가격의 4분의 1까지 떨어진 ‘헐값’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연식의 휘발유나 경유차가 신차 가격의 50% 이상의 중고차 가격을 유지하는 것과 달리 하락폭이 커 추후 신차 구매 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현재 SK엔카 홈페이지에 등록돼 판매 중인 전기차는 국산차 19대, 수입차 12대다. SK엔카 측은 “전기차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보급된 시기가 늦어 중고차가 많진 않지만 서서히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고차 가격, 2년 만에 신차의 1/4

전기차는 중고차로 팔 수 있는 의무 보유 기간이 2년이다. 따라서 현재 등록된 차들은 대부분 2014년식(2015년형)이 주를 이룬다. 차의 상태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중고차 시장에서 보통 2~3년 된 차량은 신차 가격의 절반 이상을 유지한다. 하지만 전기차는 3분의 1 또는 4분의 1까지 떨어져 찾는 사람도 드문 상황이다.

2만㎞를 주행한 2015년형 기아차 레이EV는 850만원에, 1만㎞를 뛴 2015년형 르노삼성 SM3 Z.E.는 1190만원에 거래 중이다. 레이EV는 일반인 대상 신차 구매가격(보조금 제외)이 3500만원, SM3 Z.E.는 3900만~4100만원임을 고려하면 각각 신차가격의 24%, 29% 선에서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같은 연식의 레이 가솔린 모델은 더 많은 6만㎞를 주행하고도 똑같이 850만원에 판매 중이다. 신차 판매가격인 1139만~1570만원에 비해 절반 이상의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SM3 역시 가솔린 모델은 7배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뛰고도 신차가격의 40%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현재 전기차가 가장 많이 보급된 제주특별자치도는 중고 전기차에 대한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좌남수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올 초 제주도 경제통상산업국 소관 주요업무 보고에서 전기차 보급 문제를 지적했다. 좌 의원은 “4000만원이 넘는 전기차가 2년 타고나면 700만~8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보급하는 데만 혈안이 될 게 아니라 사후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배터리 성능 저하에 충전 인프라 문제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과 변속기가 없다. 이 때문에 전체 가격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이 사실상 유일한 평가요소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중고 배터리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기 때문에 가격 폭락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2011년형 닛산 리프의 경우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가 신차 때 160㎞에서 현재 100㎞ 이하로 현격히 떨어지고 있다.

아울러 배터리 성능 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인 업체별 배터리 교환 프로그램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보상기간이 끝난 배터리를 교환하는 점도 소비자에겐 부담으로 돌아간다.

또 제주도를 제외하면 여전히 전국적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이 미비하다는 점도 중고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 큰 걸림돌이다. 오히려 신차 가격의 절반가량을 정부 보조금 혜택으로 받고, 개인용 충전설비도 지원받아 최신형 전기차를 사는 것이 이득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구형 전기차 모델의 배터리 교환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주거나 업체에서도 교환 프로그램 기간을 연장해주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지원 없이는 중고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하거나 전기차 신차 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앞으로 전기차는 생각 이상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소비자가 가장 불안해하고 있는 중고 전기차의 가격을 지킬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소비자 욕구를 증대시키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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