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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용수철처럼 집값이 튀어오른 일명 ‘수용성(수원·용인·성남)’ 내 일부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는 게 확실시되면서 급매를 하겠다는 집주인과 이를 찾기 위한 매수자들의 막판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다만 어느정도 예견됐던 규제인 만큼 혼란스럽거나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주부터 조정대상지역 추가 지정 등의 얘기가 나오면서 이미 매물 가격 조정이 상당수 이뤄졌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반면 새롭게 추가 지정으로 거론된 안양시 만안구, 의왕시 등은 그야말로 ‘폭풍전야’처럼 고요와 긴장이 교차하고 있다.
수원 “규제 이전 집 팔자” 가격 하향조정
지난달 ‘신분당선 연장선 예비타당성 통과’ 발표 직후 집값이 9억원(전용면적 84㎡ 기준)까지 뛰었던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 ‘호반베르디움더센트럴’ 아파트는 현재 7억5000만~8억원까지 호가가 내렸다. 금곡동 A공인 관계자는 “7억원 초반에 나온 매물 중에 6억8000만원까지 가격을 내려 팔겠다는 집주인도 있다”며 “아무래도 규제 지역으로 지정되면 대출이나 실거주 요건 등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아 매수자를 찾기 어려워 빨리 팔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면 매수자들은 호가와 대출 규모를 물어보며 지금보다 훨씬 더 몸값을 낮춘 매물이 나오면 연락달라는 문의도 상당했다”고 말했다. 현재 수원시 일대는 팔달구와 광교지구를 제외하곤 권선구, 영통구, 장안구 등 전 지역이 규제 무풍지역이다.
반면 수·용·성 열풍의 한 곳인 용인시는 이미 수지·기흥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보니 크게 동요치 않는 분위기다. 다만 가격 상승세는 한풀 꺽였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공통된 설명이다. 성복동 A공인은 “수지구 일대 대장주인 ‘성복역 롯데캐슬골드타운’ 전용 84㎡짜리는 가장 비싸게 내놓은 매물은 여전히 14억원대”라며 “이전과 비교해 값을 더 높여 부르려는 움직임은 확실히 잦아들었지만, 이미 규제 지역으로 지정된 만큼 내성이 있어 크게 동요치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수원 ·안양·의왕 등 5곳 규제 지정되나
정부가 오는 20일 발표할 예정인 추가 조정대상지역에는 수원 영통·권선·장안구 등 3개 구와 안양 만안구, 의왕시 등 경기 서남부 5곳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수원은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노선 추진 등 교통 호재를 안고 집값이 크게 뛰었고, 과천과 인접한 안양시와 의왕시 역시 전세를 낀 갭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높은 집값 상승률을 보였다.
또 그동안 집을 1채만 소유한 세대주는 해당 집을 2년 이상 보유하게 되면 그 주택을 처분할 때 양도소득세 비과세, 즉 면제를 받았다. 그러나 조정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취득한 주택은 2년 이상 보유는 물론 실거주 2년 조건을 충족할 때 양도세 비과세가 가능해진다. 즉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이전보다 대출 규모도 줄어들고 집을 팔 때 여러 제약도 따른다.
여기에 정부는 조정대상지역 내 대출 규제가 느슨하다는 판단에 LTV를 50%로 낮출 수도 있다. 특히 주택가격 9억원을 경계로 대출 규제를 차등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조정대상지역 지정시 대출 제한 및 세금 강화가 주된 내용일텐데 이를 통해서는 풍선효과를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또 다른 곳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큰 만큼 원점으로 돌아와 공급을 늘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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