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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구체적인 경제제재 내용이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원유, 금융 등에서 제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중동 정세가 악화할 경우 상당 부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에서다.
다만 미국의 이란 제재와 관련해서는 이미 ‘학습 효과’가 있고, 업계에서도 대비책을 마련해 두고 있는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미국의 이란핵협정 파기로 인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곳이 정유업계와 석유화학업체들이다. 실제 앞선 7일 미국의 핵 협정 탈퇴 전망이 나오며 대표 국제 원유인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1월 이후 52개월만이다. 국제유가의 강한 상승세는 미국이 대 이란 경제제재에 돌입함으로써 원유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란 원유 수입 규모는 2850만배럴로 전년동기대비 37.4% 줄었다. 국가별 수입비중은 10% 선으로 지난해 14%보다 크게 떨어진 것이다.
국내 정유업체 중 이란 원유를 수입하는 곳은 SK이노베이션(096770)의 자회사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다. 에쓰오일(S-OIL(010950))은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로부터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미국 석유회사 셰브론이 지분 50%를 보유한 GS(078930)칼텍스도 이란 경제제재 해제 이후에도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았다. 이라크, 사우디, 아랍에미레이트 등 이란 외 중동국가에서 수급해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미국의 이란 핵협상 탈퇴로 인한 수급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어느 정도 대응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러시아, 카자흐스탄, 나이지리아 등에서 경질 원유를 도입하는 등 원유 수입선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포트폴리오 재편 등을 통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원유 수입 다변화를 통해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유업계보다 석유화학업계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석유화학업계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원재료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인한 이익 축소 때문이다.
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이란 핵 협정 탈퇴로 유가가 상승하면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겠지만, 제품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업계는 원재료 다변화 및 시황을 덜 받는 고부가 가치 제품 비중 확대를 통해 향후 유가 상승 등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